※ Sovereign Man의 「In case you missed Bitcoin’s epic rise…」를 번역한 글입니다.
소프트웨어에서 생성된 나온 숫자 열이 어떻게 10몇만 달러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답은 경제학의 기본 이론인 수요와 공급에 있다. 미술 작품, 고층 콘도미니엄, 금괴, 고급 시계 같은 것들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에 달렸다. 기존 통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통화라는 것도 거의 디지털이다. 예를 들자면 현재 미국 달러 공급 규모는 약 13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약 10%만이 지폐와 실물 동전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달러 화폐 공급은 전자화된 은행의 데이터베이스에 숫자로만 존재한다. 여러분이 은행 웹 사이트에 로그인해 계좌 잔고를 확인하면 장부 속에 여러분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있는 것과는 다르다.
달러, 유로, 엔, 위안, 스위스 프랑 모두 본질적으로 디지털 화폐다. 단지 중앙은행에 의해 통제될 뿐이다. 따라서 중앙은행가들의 의도에 따라 화폐 공급량은 정기적으로 늘었다가 줄었다가 한다. 이들이 내일 잠에서 깨 수조 달러의 화폐를 시장에 내놓자고 결정할 수도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일어난 일이다.
반면에 화폐의 수요는 사용자 수, 화폐가 상품 및 서비스 비용 지불에 사용될 수 있는 ‘노드’ 의 수, 화폐의 신뢰도 등 여러 요소를 기반 둔다. 미국 달러는 수억 명의 사용자가 있으며 커피숍에서부터 그 옆에 있는 정부 세무서에 이르기까지 수억 곳 이상의 장소에서 사용한다. 또한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독보적인 존재 가치를 누리며,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안전 자산으로 여긴다.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초록색 종잇조각(또는 이 종잇조각의 디지털 표상)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애초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려는 의도로 만들진 이 디지털 또는 종이 달러가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이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고,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달러는 가치 있다. 비트코인(그리고 다른 암호화폐)도 비슷하다. 다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비트코인의 공급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공급을 주관하는 중앙은행도 없고, 난데없이 추가로 발행될 수도 없다. 총 2,100만 비트코인으로 끝날 것이다. 영원히.
따라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근본적으로 수요에 달려 있다. 앞으로 이 암호화폐 사용자들의 증감 여부, 지불 매체로 이 암호화폐를 취급할 업체의 증감 여부, 이 암호화폐의 트랜잭션 수의 증감 여부에 달려 있다. 이 세 가지가 증가하면 이 암호화폐의 미래 수요도 증가할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이 암호화폐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런 추론이 사실이 될 좋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염두에 둘 것은 어떤 것도 영원히 직선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매우 변동성이 크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공급과 수요에 연관되어 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다시 5,000달러로, 이윽고 1만 달러를 넘어가면서 많은 이들이 공황에 빠져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중개 업체인 코인베이스에는 추수 감사절에만 10만 개 이상의 새로운 계정이 추가되었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1,000만 개에 달하는 새로운 계정이 추가되었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매도하고자 하는 이들의 수는 매우 적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매일 10%씩 가격이 올라간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면 팔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조금 팔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이가 비트코인을 손에서 놓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엄청난 상승 모멘텀으로 가격이 다음 달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중에 가격이 두 배로 뛸 물건을 오늘 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많아질수록 매도하려는 이들의 수도 줄어든다. 반면 매수하려는 이들의 수는 늘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가격이 급등하는 주된 이유이다. 단순히 반사적인 행동이다.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사람들은 더 사고 싶어 한다. 그리고 팔려는 사람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가격을 더 상승시키는 동력이 되고 이러한 주기가 계속된다. 그럴수록 일반 대중들은 합리적인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1만 2,000달러나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매수하고 싶다면,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 수요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상승세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공황에 빠져 매수 대열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 ‘평생 한 번밖에 없는 기회’를 놓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잠꼬대 같은 소리다. 카일 배스 같은 투기 세력은 2008년 주택 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공매도에 쏟아부었다. 2016년 브렉시트에 앞서 보수적인 레버리지를 사용해 영국 파운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한 달도 안 돼 10배의 수익을 올렸다.
암호화폐는 좋은 기회였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있다면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에는 항상 다른 훌륭한 기회가 나타날 것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