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그 취미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 ‘와, 너 이 정도면 이걸로 돈 벌어도 되겠다’며 칭찬받는 뛰어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분도 그런 경험을 가진 적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것은 판이하게 다른 문제다. 만약 여러분이 흥미 있는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생업’으로 전환하려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질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매일 해도 할 수 있는가?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그 일을 매일 하더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가? 노래 부르는 것이라면 노래를, 요리하는 것이라면 요리를, 강의하는 것이라면 강의를 매일 하더라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의외로 취미로 했을 때와 매일 할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즐기려고 하는 게임을 스트레스받아가며 하루 종일 연습하는 프로게이머가 존재하듯, 지금 내가 즐기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매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2. 진심으로 몰입해 보았는가?
‘앞으로 할 수 있겠냐’가 아니라 ‘그 일을 위해 진심으로 몰입해 본 경험이 있는가’ 스스로 물어보라.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그 어떤 요소도 개입하지 않더라도 가끔은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밥 먹는 시간조차 아깝고, 잠자는 시간이 낭비로 느껴질 만큼 몰입해 본 경험이 있는가?
필자의 경우, 고등학생 때 〈타이타닉〉이라는 주제에 심취하여 관련 헌정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던 웹 언어와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학교생활이 다 끝나고 11시는 되어야 집에 왔는데도 새벽 두세 시까지 그 일을 하면서 피곤한지 전혀 몰랐다.
최소한 이 수준으로는 몰입해 보았는가? 그런 몰입의 경험이 있음에도 필자는 개발자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가? 이러한 몰입의 경험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생업으로 삼을 때 열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열정이 없으면 당연히 쉽게 지친다.
3. ‘잘하는 것’인가?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인가?
굉장히 많은 사람이 빠지는 함정이다. 실제로 시도는 해본 적이 없는데 그냥 주변에서 ‘너 이런 거 하면 잘할 거 같아’라는 말을 많이 듣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렇다. 가끔씩 눈을 내리깔고 상대방을 쳐다보면 ‘검사 같은 거 하면 진짜 잘하겠다’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다. 그런데 검사를 하려면? 사법고시를 통과해야 무얼 해도 할 것 아닌가?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 진짜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주변에서 ‘너 이거 하면 진짜 잘할 것 같아’라는 말에 기대지 말아라. 그들은 그 발언에 책임져 주지 않는다.
4. 칭찬해주는 사람 중 ‘프로페셔널’이 존재하는가?
당신이 취미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 당신을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칭찬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깨닫지 못한다. 당신이 주변에서 그 취미에 두각을 드러낸다 해도 그건 아마추어 사이에서나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생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프로페셔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 주변에서 칭찬해주는 사람 중 그 일로 돈을 버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는가? 없었다면 허황된 꿈에서 깨어야 한다.
5. 양이 늘어났을 때도 지금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보통 음식 잘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극찬으로 ‘음식점 차려도 되겠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건 가정식으로 한 끼 차렸기 때문에 가능한 품질이 나오는 것이다. 라면을 하나 끓이는 것과 30개를 한꺼번에 끓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음식으로 예를 들었지만 노래 같은 경우도 똑같다. 여러분이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3시간의 콘서트를 전국 투어 수준으로 돌아다닐 만큼 여러분의 목 체력이 받쳐주는가? 프로는 그런 것이다. 한번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기간, 수없이 많은 양을 소화할 때 실제로 생업이 될 수 있다.
6. 그 분야의 1등과 비교했을 때 나의 어떠한가?
프로 볼러가 되기 위해서는 시험을 두 차례 통과해야 하는데 그 점수가 각각 190점대, 220점대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주변에서 볼링깨나 친다는 사람들도 150 넘으면 상당히 잘 친다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지금 프로 통과 기준을 말하는 것이지 그곳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주변에서 그 일을 잘 하는 사람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일을 업계 최고와 비교해도 여전히 자신 있는가? 그 정도라면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아니라면 그냥 취미로만 남겨두는 것이 현명하다. 아마추어에서는 골프 싱글을 치면 아주 잘 치는 것이지만 그 실력으로 PGA를 데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7. 지금 일보다 더 벌 수 있는가?
많은 사람이 ‘좋은 일을 하며 적게 벌어도 난 행복할 거야’라고 하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물론 실제로 적게 벌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기에 그런 분들의 선택에는 강력한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하지만 현재 하던 일을 놓고 다른 일을 할 때 마음속에 ‘더 나은 경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직하더라도,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더라도 그곳에서 벌 수 있는 돈은 어느 정도인지 꼭 생각해보자. 지금 하는 일보다 더 벌 수 있는가? 아니면 지금 일보다 덜 번다 해도 상관없는가? 지금 하는 일보다 얼마나 덜 벌어도 버틸 수 있겠는가?
결론
취미는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다. 하지만 이 고마운 활동이 프로페셔널의 영역으로 바뀌는 순간 여러분을 옥죄는 도구로 변모할 수 있다. 여러분의 삶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는 정말 중요한 요소다. 일은 일의 영역으로, 취미는 취미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더 현명할 것이다.
이 글은 도전하지 말라 재단하는 글이 아니다. 언제나 전쟁 속에서 영웅은 나오지만, 그 수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취미와 일은 별개가 좋다. 하지만 끝내 도전하고 싶은 당신, 도전하라! 이 글을 읽고도 더욱 확신이 든다면 과감히 뛰어들길 바란다. 당신은 분명히 성공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