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메마르고 피부가 푸석푸석 건조해지는 계절이다. 이맘때면 사람들은 집이나 사무실에 크고 작은 가습기를 하나둘씩 꺼내놓기 시작한다. 기계와 물, 콘센트만 있다면 건조함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는 효율성이 장점. 많은 사람에게 이미 겨울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크기도 모양도 성능도 제각각인 가습기들이 지금도 사람들 곁에서 수분을 보충해주고 있다.
그런데 가습기는 기계이기에 번거로운 일이 따른다.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사용하는 내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물때나 곰팡이가 생겨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완벽한 세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계 내 세균번식은 감당해야 할 일이다. 편리하지만 그만큼 주기적으로 신경 써야 할 일이 은근히 많다는 사실.
그렇다면 이번 겨울에는 자연 친화적인 천연 가습기를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 무엇보다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고 관리하기도 한결 수월하다. 또한 고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범위도 넓다. 자신만의 생활방식과 스타일에 맞춘 천연 가습기로 이제부터 건강하고 촉촉한 겨울나기 시작!
솔방울
솔방울을 물에 담가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15분 정도 삶아 살균한다. 두세 번 헹군 후 1시간 정도 물에 담가둔다. 물을 잔뜩 흡수하면서 오므라진 솔방울을 바구니나 구멍 있는 쟁반에 두면 된다.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필 수 있으니 반드시 통풍되는 용기에 담아야 한다.
물이 모두 증발하면 솔방울이 활짝 펴지는데 다시 물에 담그면 한껏 오므라든다. 그러면 천연 가습기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소나무 향 솔솔 내뿜는 솔방울 가습기는 인테리어 효과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다.
숯
수분을 머금는 성질을 가진 숯을 집안에 두면 건조함이 사라진다. 그뿐 아니라 흡착력도 뛰어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된다는 사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숯 가습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손바닥 크기를 넘는 길이의 통 숯을 준비하여 흐르는 물에 헹궈낸다. 그리고 통풍이 잘되는 하루 정도 잘 말린다. 그릇이나 통에 숯을 세로로 담아 크기의 반절 정도를 물에 잠기도록 해 보관한다. 사이사이에 돌이나 조화를 두면 그럴듯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식물 가습기
실내에 두면 천연 가습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식물을 소개한다.
행운목은 수분 배출량이 뛰어난 수경 식물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실내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크기를 골라 두면 가습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공기도 상쾌하게 만든다. 단 직사광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개운죽은 마트나 일반 꽃집에서도 흔히 구할 수 있는 수경 식물이다. 다른 화초에 비해 키우기도 편해 관리가 무척 쉽다. 행운목과 마찬가지로 공기청정과 실내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에 약 1L의 수분을 뿜어내는 아레카야자는 거실은 물론 침실, 화장실 등 직사광선만 없다면 어느 곳에서든 잘 자란다. 공기정화 능력도 뛰어나 나사에서 뽑은 공기정화 식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펠트지 가습기
원하는 색상의 펠트지로 좋아하는 모양을 만들어 물에 담가놓으면 친환경 가습기로 그만이다. 준비물은 펠트지와 글루건, 그 외에 취향에 따른 장식품 등이다. 연말 시즌을 맞이해 분위기를 한껏 낼 수 있는 트리 모양, 별 모양 등으로 만들면 더욱 그럴듯하다. 삼투압 작용을 하는 펠트지가 집안 곳곳에 수분을 채워줄 것이다.
건조한 공기로 인해 괴롭다면 천연 가습기를 당신 곁과 실내 곳곳에 두어보자. 수분을 채워주고 분위기도 살리는 색다른 아이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