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재료 손질도 버거워하는 요리실력이라면 시도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세상에는 맛있는 요리만큼이나 편리한 조리도구들도 많이 있으니까. 셰프를 꿈꾸는 게 아니라면 부족한 스킬은 장비빨로 얼마든지 매울 수 있다. 지금부터 당신의 자신감을 높여줄 다양한 조리도구들을 살펴보자. 재료 손질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녀석들로만 준비했다.
강판, 어디까지 써봤니?
강판은 뚫려 있는 구멍 모양에 따라 그 종류가 나누어진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은 별과 유사한 패턴이 새겨져 있는 강판이다. 즙내기용인데, 양념에 넣을 무즙을 만들 때나 토마토 주스를 해먹을 때 특히 유용하다. 오이, 무 등을 세로로 가늘게 채 써는 강판도 우리에겐 친숙하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며 치즈 전용 강판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요즘 추세는 하나의 제품으로 다양한 손질이 가능한 멀티 제품이다. 다지기, 슬라이스, 채썰기, 즙내기 등의 칼날이 포함돼 있고, 본체에 바꿔 끼우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사각 박스 형태로 생겨 면마다 다른 칼날을 내장한 제품도 있다.
곱게 다지기, 슬라이스, 채 썰기, 즙내기, 물결 모양 슬라이스까지 모두 가능한 만능 제품이다. 상판 끝에 물결 모양 슬라이스 날이 고정으로 부착돼 있고, 나머지 4종의 칼날은 상황에 맞게 바꿔 끼울 수 있다. 채소를 좌우로 움직이다 보면 자칫 손을 다칠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채소를 끼울 수 있는 별도의 홀더가 존재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몸체에 칼날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분실의 위험이 없다.
4면 박스에 5종의 칼날이 있어 다양한 식재료 손질을 돕는다. 갈고, 채썰고, 슬라이스를 내는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울트라코어스, 파인, 코어스, 미디움리본, 라지쉐버 칼날로 구성돼 있는데, 파인과 코어스 칼날은 같은 면에 나란히 있다.
재료를 갈면 박스 안쪽에 모이는 구조며 손질이 끝나면 바닥 뚜껑을 열어 꺼내면 된다. 측면에는 식재료의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 표시창이 있어 편리하다. 손잡이 쪽엔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고무 재질을 사용했다.
짜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과즙
레몬이나 라임 등의 과즙은 잡내를 잡고, 풍미를 더 하는 데 효과적이라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곤 한다. 하지만 레몬을 잘라 손으로 짜면 씨앗이 섞여 들어갈 수 있고, 과육도 손상돼 쓴맛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스퀴저를 사용하면 힘들이지 않으면서 양질의 과즙을 얻을 수 있다. 뾰족한 요철 부위에 반으로 자른 과일을 꽂고 돌리면서 짜면 된다. 아래쪽에 구멍이 뚫려 있어 과즙이 바로 떨어지는 형태와 스퀴저 밑에 통이 달려 즙을 모으는 형태가 있다. 사용 편의성이 더 높은 후자 제품이 많이 출시되는 추세다.
덴마크 디자인 전문 기업 룸 코펜하겐의 제품이다. 뉴욕 MOMA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된 올레젠슨의 컬렉션 중 하나. 상큼한 노란 색상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즙을 짜는 스퀴저와 그것을 모을 수 있는 저그가 합쳐진 형태다.
주둥이가 무척 가늘어 주스 속 알맹이나 찌꺼기를 손쉽게 걸러낼 수 있다. 독성 없고 인체에 무해한 멜라민 수지 소재로 제작됐다. 130℃와 같은 고온이나 -20℃가량의 저온에서도 품질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직수입 제품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 큰 장점이다. 홈이 깊고 뾰족해 레몬, 오렌지 등의 과일즙을 짤 때 빼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과일 크기에 따라 스퀴저 크기도 조절할 수 있는데, 작은 과일일 때는 본체 그대로 사용하고, 큰 과일일 땐 노란 스퀴저를 중앙에 끼우면 된다. 모인 과즙은 양옆으로 쉽게 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기대 이상의 기능을 지닌 제품이다.
다지기, 절구로 다양한 소스 만들기
우리나라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마늘과 생강이다. 특히 겨울 김장을 할 때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재료. 갈비나 생선찜을 할 때 재료의 잡내를 잡아내는 데 탁월하고, 찌개에 살짝 넣어주면 감칠맛이 더 살아난다. 하지만 마늘, 생강, 생강은 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게 되면 거북할 수밖에 없다. 요리에 잘 스며들도록 넣기 전 다져주는 작업은 필수다.
분쇄기에 마늘을 넣고 손잡이를 돌려주면 끝이다. 칼날이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설거지할 때 손 다칠 위험이 없다. 한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아담한 크기라 수납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보통 마늘을 간 다음 별도의 용기에 옮기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상단 분쇄기 부분을 떼어낸 다음 제품에 포함된 투명 뚜껑을 닫으면 그 자체로 보관 용기가 된다.
힘들이지 않고 다진 마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하단 몸체에 통마늘을 넣은 다음 상단 본체로 꾹 눌려주면 다진 마늘이 아래로 쏟아져 나온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제품 결합 시 빨간 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사용이 끝나면 둘을 분리해 흐르는 물에 씻어주면 된다.
완제품으로 나오는 후춧가루를 사용하면 간편하긴 하지만 통후추만의 깊은 풍미는 결코 따라갈 수 없다. 후추 갈이 종류는 크게 수동, 전동으로 나누어지는데, 좌우로 돌리며 후추를 갈아내는 손놀림이 멋있다면 수동을, 빠르고 간편한 것을 선호한다면 전동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본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아스벨사이 제품이다. 통 후추를 보관하는 부분은 유리 재질, 후추를 가는 날 부분은 세라믹 재질로 제작돼 위생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뚜껑 부분에 굵기 조절이 가능한 레버가 포함돼 있다. 본체를 거꾸로 기울인 다음 왼쪽으로 돌리면 굵게, 오른쪽으로 돌리면 고운 입자로 갈린다.
기존 클래식 모델보다 분쇄 성능이 향상됐고, 용량도 커졌다. 6단계 굵기 조절이 가능한데,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작은 입자가,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굵은 입자로 설정된다. 상단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작동한다. 건전지 넣는 곳은 버튼 바로 아래쪽에 자리하며 AAA 건전지 6개로 구동된다. 전면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돼 위생성, 내구성을 모두 챙겼고 무광이라 세련된 분위를 풍긴다. 곡선 형태라 잡았을 때 편안하다.
두드릴수록 고소한 향을 내뿜는 깨. 으깨서 가루를 내면 고소한 맛을 살리는 훌륭한 재료가 되어준다. 그런가 하면 딱딱한 껍질을 지닌 호두나 은행 등의 견과류는 별도의 기구 없이는 먹기가 어렵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대명사인 깨와 견과류를 간편하게 먹도록 도와주는 조리기구로는 무엇이 있을까?
영국의 유명 셰프 제이미 올리버의 이름을 그대로 딴 브랜드 제품이다. 이 돌절구는 천연 대리석으로 제작돼 무척이나 묵직하다. 외관은 매끈하지만, 내부는 거칠게 처리해 깨나 견과류 등을 손쉽게 갈 수 있도록 했다. 천연 돌인 만큼 처음에는 올리브유 등으로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씻을 땐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를 사용해야 한다.
독일 주방 조리도구 전문 브랜드 게푸의 제품이다. 2개의 구멍이 있어 1cm부터 5cm까지 다양한 크기의 견과류를 부술 수 있다. 견과류를 끼운 다음 양쪽 손잡이를 잡고 눌러주면 된다. 부술 때의 충격과 제품 마모 현상을 막기 위해 마찰 면에는 완충 장치가 내장돼 있다. 덕분에 오랜 시간 사용해도 변형 없이 쓸 수 있다.
돈가스를 만들 때 고기를 망치로 두드리는 모습을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고기를 연하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인데, 이 과정을 거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맛은 확연하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몇 가지 도구만 준비해둔다면 부드러운 돈가스를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독일 프리미엄 주방브랜드 WMF에서 선보인 조리도구다. 시중에 판매 중인 대부분의 조리용 망치는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다. 이 제품은 스테리스 스틸을 사용한 것이 특징. 스테인리스는 오랜 시간 사용해도 본래 형태와 광택을 유지하고, 산에 강한 것이 강점이다. 투박하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방법은 망치만이 정답이다? ‘땡’ 틀렸다. 힘들이지 않고 돌리는 방법도 있으니까. 날카로운 칼날이 자리한 헤드를 고기에 대고 돌려주면 손쉽게 힘줄을 끊을 수 있다. 사이사이 구멍이나 양념도 훨씬 더 잘 밴다. 헤드 부분은 스테인리스 재질이며 손잡이는 천연 목재로 제작됐다.
흔하디 흔한 집게도 용도가 있다?
맛있는 요리를 완성했다면 이제 맛있게 먹어야 할 차례. 여러 사람과 음식을 나누어 먹을 때 집게를 옆에 두면 무척이나 유용하다. 요리 종류에 따라 다른 집게를 놓는다면 당신의 요리 감각이 더욱 빛날 것이다. 재료가 뭉개지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떨어뜨리는 낭패도 막을 수 있다.
휘슬러 조리기구 최고급 라인에 속한 제품으로 강도가 높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제작됐다. 집에서 종종 파스타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면 이 제품을 주목할 것. 일반 집게보다 잡는 부분의 면적이 넓어 양상추 등의 잎채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다. 집게 끝부분엔 톱니 모양의 홈이 파여 있어 스파게티 면발도 미끄러지지 않고 잘 잡힌다. 볼이나 팬에 걸칠 수 있게 설계됐고, 손잡이 부분에 미끄러움 방지 패턴이 적용돼 사용 편의성에 신경 썼다.
이 제품 역시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했다. 길이가 15cm로 아담한 편이라 가정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탄력이 좋고, 톱니 모양의 홈이 파여 있어 고기 뼈를 바를 때나 식재료를 구울 때 무척 유용하다. 고기용이지만 치킨이나 얼음 등을 집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녹이 잘 슬지 않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세척 후 물기를 닦아 보관하면 더욱 청결한 사용이 가능하다.
생선 살은 부드럽고 연하기 때문에 집을 때 부스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집게 부분의 한쪽엔 실리콘 헤드를 다른 한쪽에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했다. 300℃의 열에도 끄떡없는 프리미엄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면접은 넓은 데다가 부드럽고 유연해 생선 살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핸들 안쪽이 비어 있어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을 수 있고, 식기세척기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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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황민교 ([email protected])
원문: 다나와 D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