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끝없는 경쟁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피 끓는 경쟁의 유전자가 이미 우리 안에 잠재되어서일까? 고대인들은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에게 칼을 겨누게 했고, 현대인들은 브라운관 너머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다.
우리나라도 다를 것은 없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느덧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벚꽃연금의 주인공 ‘버스커 버스커’부터 광고주들의 뜨거운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워너원’까지,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 낸 스타들이다.
하지만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포맷을 따온 〈코리아 갓 탤런트〉의 경우 평균 2% 내외의 저조한 시청률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다. ‘악동뮤지션’ 등 많은 스타를 배출한 〈K팝스타〉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제작이 잠정 중단되었다.
하락세의 이유는 간단하다.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과장된 연출을 통해 화제성을 확보한 다음 ‘PD픽’이라 풀리는 출연자들의 노출 빈도를 높여 정해진 결과를 만들어가는 그 방식에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뻔하디뻔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공식 속에서 JTBC의 〈믹스나인〉은 조금의 변주를 선보인다. 보통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경우 지원자를 모집하는 반면 〈믹스나인〉은 국내 최고 연예기획사인 ‘YG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가 전국의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서 예선을 실시하는 것이다.
방식 자체가 신선하다 보니 흥미로운 그림도 많이 나온다. 과거 YG 소속이던 가수들이 양현석 대표를 만났을 때의 어색함이라든가, 영세한 소속사 대표가 앨범을 발매하기 위해 김밥 100줄을 싸서 파는 장면들은 일반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믹스나인〉만의 즐거움이다.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믹스나인〉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본경연 및 투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1차 사전투표에서는 라이브웍스컴퍼니 소속 이루빈과 페이브엔터테인먼트 소속 참가자 이수민이 남녀 1위, 2차 사전투표에서는 WM엔터테인먼트 소속 김민석과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소속 전희진이 남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본투표에 참가하고 싶다면 ‘믹스나인’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프로필 사진을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WM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센터 김효진과 페이브엔터테인먼트 소속 여자 센터 이수진을 비롯해 치열한 기획사 투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70명 전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투표를 마쳤는가? 축하한다. 남은 것은 당신이 뽑은 빛나는 소년·소녀들의 모습을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마다 만나는 것이다. 합격과 탈락이 순식간에 오가는 치열한 경쟁의 소굴에서 당신이 선택한 ‘부둥부둥 내 새끼’들이 살아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