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Quartz에 기고된 「The success of “Womenomics” in Japan masks its growing gender gap」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베노믹스’ 경제 개혁 청사진에 담은 여러 목표 중에서도 더 많은 여성 일자리를 창출시킨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이에 한정시키면, ‘우머노믹스(Womenomics)’는 성공적이다. 아베가 취임하고 4년 반 동안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경제 상황에서 기업들이 여성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면서, 15세부터 64세까지의 노동 인구 중 여성 비율이 매년 1% 이상씩 상승했다. 10년 전의 경우, 노동 인구 중 여성의 비중 증가율은 0.5% 미만에 불과했었다. 지금 일본의 여성 노동 시장 참여율은 미국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 발표한 최신 글로벌 성별 격차 지수(Global Gender Gap Index)는 현재 상황을 보다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실제 일본은 2016년에 기록했던 144개국 중 114위라는 순위에서 3계단 하락해, 사상 최악의 순위를 기록했다. ‘경제활동 참여도’ 순위는 4계단 상승한 114위를 기록해 WEF는 이를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치적 역량’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103위에서 2017년 123위로 하락했다. 무려 20위나 하락한 것이다.
WEF의 조사 결과는 아베가 총선에서 승리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온 것이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아베는 경제 개혁의 성공을 극구 선전했다. 하지만 인기 있는 여성 도쿄 도지사 코이케 유리코가 신생 정당을 구성해 아베 권력 장악에 도전하려고 시도했음에도 일본 의회와 내각 내의 성 불평등은 극명해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의 여성 의석 비율은 단 9%에 불과하다. 여성 의원 비율 면에서 일본은 선진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심지어 일본 한 여성 의원은 올해 초 임신한 것에 대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WEF는 일본 여성들의 동일 직종 임금 격차는 개선되었지만, 노동 시장에서 전반적인 여성의 그림은 여전히 남성보다 열악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와 연계하고 있는 경제 정책 이니셔티브 해밀턴 프로젝트가 어제 내놓은 보고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재 일본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율은 (미국 여성들보다) 높아졌지만, 그들의 노동 시장 경험에 대한 보상은 떨어진다.”
미국 여성들이 정규직이나 관리직에 고용될 가능성은 일본 여성들보다 여전히 훨씬 더 높다. 예를 들어, 일본 내 레스토랑 체인점과 편의점들은 가정주부들을 시간제로 고용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2015년 이후 OECD 국가들 중 성별 임금 격차가 두 번째로 큰 국가다. 1위는 한국이다.
참고로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수준에서 일본과 비교되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보다 더 나빠져 두 계단 하락한 118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여성의 정치적 역량의 척도 면에서는 개선되었지만, 경제활동 참여도에서는 악화되었다.
원문: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