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2분기까지 6개월 연속 성장을 하고 있고 청년 실업률은 16년 기준으로 한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5%대라 사람을 구하지 못해 기업들이 난리고 일반 국민의 생활 만족도는 조사 이래 최고치인 73%에 달하고 있는 게 바로 현재 일본 상황이다.
특히나 아베가 취임한 12년도부터 올해까지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 없이 연속 플러스 성장을 거두고 있고 닛케이 지수는 두 배 이상 뛰었고 오랜 침체를 지속하던 부동산도 오르고 있으며 고질적인 엔고도 지속적으로 절하되어 일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과 수출액이 상승일로에 있다.
기업들은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고 청년들은 어디로 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만 하면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게 지금 막 총선이 끝난 일본 상황이다. 한마디로 일본 국민들은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몸소 느끼고 있는 중에 총선이 열렸다.
그렇다면 아베 집권 전 일본 상황은 어떠했을까? 아베 집권 전 일본은 리버럴 세력인 일본 민주당이 4년간 집권을 하고 있었다. 08년 하반기에 세계적 금융위기가 터져서 전 세계가 극심한 경기위축으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집권한 일본 민주당은 구조개혁이란 명분하에 방만한 재정을 감축한다며 오히려 긴축재정 정책을 실시한다.
그 결과는 민주당이 집권한 09년 첫해에 -5.4%라는 최악의 경기 침체를 일본에 초래시킨다. 뒤늦게 부랴부랴 재정을 투여했지만 10년도에 반짝 성장한 후 다시 11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주저앉는다. 또한 강한 일본의 상징이라며 엔고를 방치하여 수출 경쟁력 하락과 수출 감소를 자초했고 기업의 수익 감소와 투자 위축을 초래해 마이너스 성장을 가져왔고 소비세 인상 논란에 도후쿠 대지지 대응 논란까지 겹치며 최악의 민심 이반을 초래한다.
일본 민주당이 집권한 09년부터 12년까지 4년간은 절반이 마이너스 성장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빴으며 일본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실업률이 치솟으며 민심이 흉흉해지고 여러 스캔들에 정무 능력 부족으로 거의 매년 총리가 뒤바뀌는 극도의 침체기이자 혼란기였다.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미국과 관계가 최악으로 나빠졌으며 이는 집권 후반기 중국과 센카쿠 열도 영토 분규 및 대규모 반일시위 발생 시 일본의 외교적 수세를 초래하게 된다.
모두가 일본의 암담한 미래를 걱정할 때 아베가 집권했고 아베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무제한 통화량 증가, 이를 통한 엔저 유도 등으로 일본의 극적으로 회복시키고 이후 탄탄한 경제 실적을 바탕으로 5년간 안정된 정국을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일본 국민에게 최악의 무능 집단으로 찍히고 정권을 잃은 정권을 잃은 일본 민주당은 이후 당내 리더쉽과 조직을 회복하지 못하고 내부 분란과 분열을 지속하다가 지리멸렬하며 결국 여러 당으로 분열되며 자멸하게 된다.
이런 맥락과 배경을 고려해 본다면 과연 아베에게 또 몰표를 던져 자민당 일당 독주를 방조한 일본 국민들을 단지 낮은 정치의식을 사람들이라고 깎아 내릴 수 있을까? 좀 극단적인 비유를 하자면, 현재 한국의 민주당 정권이 5년 중 3년간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어 실업자가 늘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한 후 자유한국당이 홍준표를 내세워 당선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홍준표가 재정확장 정책과 공격적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를 회복시켜 청년 실업이 해소되고 경제가 플러스 성장되어 실질 소득이 증가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그다음 진행된 총선에서 과연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선택할까, 야당을 선택할까? 그리고 만약 자유한국당이 압승했다고 해서 정치에 좀 관심 있는 사람들은 또 일반 국민들이 그렇게 당하고서 또 수구세력을 선택했다고 분통 터져 하며 그들의 우매함을 탓하는 게 과연 설득력이 얼마나 있을까?
정치가 당위와 도덕성으로만 결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간단할까 싶지만, 실제 정치의 결과에는 그 외의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 공산당이 그렇게 오랫동안 안정되고 일당독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치적 탄압 같은 원인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결정적인 원인은 30년이나 지속된 초고속 경제성장률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야 아베가 일본 사회 보수 우익화와 잘못된 과거 부정의 대마왕으로 보일 뿐이지만 일상의 삶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일본 국민들에게는 정치 경제 사회적 안정을 가져다 준 꽤 괜찮은 지도자로 비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민주당도 일본 민주당 처럼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엄청난 삽질을 하다가 자멸하고 홍준표가 당선되어 홍노믹스 같은 걸로 경제를 회복시키고 청년 실업률을 크게 낮춘다면 자유한국당이 한국 사회를 또 거꾸로 돌린다 하더라도 한국 국민들이라고 자유한국당을 선거에서 철저히 외면할 수 있을까?
정치적으로 본인이 리버럴에 가깝다면 어제 아베 독주를 허용한 일본 총선 결과를 보고 일본 정치와 일본 국민들의 답 없음을 혀를 끌끌 차며 비웃기보다는 일본 리버럴 정치 세력의 철저한 몰락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게 나는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민주당의 강점인 정치 사회 분야의 개혁만으로는 정권의 성공과 재집권에 한참 불충분하다.
무엇보다 경제적 성과가 가장 중요하며 거기에 외교적 성공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다행히 지금 세계적 경기 회복으로 수출 경기가 좋은 상황이라 경제에 있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이런 외부적 요인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잘못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 정권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정책과 개혁을 시행하기를 바라며 가능하다면 이미 성공한 아베노믹스도 벤치마킹하길 희망한다. 설사 한국 사회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와 외교에서의 성공 없이 성공적 국정 운영과 재집권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누구나 뼛속 깊이 새기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내가 누구보다도 더 자유한국당의 재집권을 정말 바라지 않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원문: 필책의 중국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