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모바일 시대라지만 영화는 역시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로 즐기는 게 제격이죠. 최근 열린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간담회는 그런 영화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현장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돌비가 뭐냐구요? 돌비 하면 영화 끝나고 잠깐 뜨는 로고만 생각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 얘기가 나온 김에 돌비에 대해서부터 설명하고 넘어가죠.
돌비는 사운드와 비디오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영화 끝나고 뜨는 돌비 로고 잘 아시죠? 이건 많이들 알고 있는 음향 포맷이에요. 이 기술을 활용해야 더 멋진 효과음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거죠.
이런 돌비 기술은 이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고, 영화관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죠. 저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 비전 간담회에 초대를 받았는데요, 돌비 애트모스는 사운드 기술 중 끝판왕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돌비 비전은 영상 기술 중 끝판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당연히 아무 데에서나 재생은 안 됩니다. TV나 휴대폰, 노트북, 사운드바 등이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 비전을 지원해야 하죠. 돌비 비전은 소니, 필립스, TCL, vizio, 그리고 LG의 고가 제품군에서 볼 수 있으며, 돌비 애트모스는 AV 전문 스피커나 LG, 삼성, 야마하 사운드바 제품군 등에서 만나볼 수 있죠.
그 중에서 LG는 핵심 파트너입니다. 사실 LG의 강점은 TV용 대형 OLED 디스플레이죠. 전세계에서 아직까지 OLED 대형 패널을 이 정도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밖에 없을 정도에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모두 LG의 올레드 패널을 쓰고 있죠. LG W7은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올레드 TV인데요, 이번 간담회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TV였습니다.
사실 초고가형 모델에만 돌비 비전이 적용된 건 아니에요. 최근 출시되고 있는 LG UHD TV중 많은 모델이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거든요. 애플 팬들도 주목! 아이폰 X랑 아이폰 8, 그리고 아직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애플 4K TV에도 돌비 비전이 들어갔어요. 반복학습하자면 돌비 애트모스는 사운드, 돌비 비전은 영상!
돌비 애트모스
일단 돌비 애트모스가 어떤 기술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죠.
위의 영상은 돌비 애트모스 기술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다시 글로 풀어 이야기해보죠. 보통 집에 있는 티비는 2채널이에요. 쉽게 얘기해 좌우에서 사운드를 쏴 주는거죠. 그걸 5방향, 7방향에서 쏘는 게 5.1, 7.1 채널이고요.
근데 돌비 애트모스는 아예 그걸 넘어서서, 전후 좌우는 물론 위에서까지 쩌렁쩌렁 소리를 울리며 몰입감을 줘요. 공간 개념이 360도로 확장된 거죠. 이를 위해서 스피커를 관객의 앞과 양 옆, 뒤는 물론이고 천장에까지 설치해요. 비행기가 날아가는 장면이라 치면, 머리 위에서 비행기 소리가 나는 거죠.
간담회에서 영화 ‘옥자’를 봤는데요. 자동차 추격씬이 나오는데, 터널 지나갈 때 정말 머리가 천장에 닿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실감나는 사운드를 위해선 사물이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서 스피커가 각기 다른 소리를 내야 해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간다면 처음엔 왼쪽에 배치된 스피커들에서, 나중엔 오른쪽에 배치된 스피커들에서 헬기소리를 자동차 엔진 소리를 내는 거죠. 이 소리가 나는 위치를 채널이라고 하고, 소리가 나는 구역의 개수에 따라 5채널, 7채널 하는 식으로 이름이 붙어요. 여기에 서브우퍼가 하나 추가되면 5.1채널, 7.1채널이 되는 거구요.
돌비 애트모스는 이게 완전히 차원이 달라요. 5.1채널, 7.1채널 같은 건 과거의 유산이죠. 5개든 7개든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스피커 시스템 전체에서 물 흐르듯이 소리가 나거든움직이거든요.. ‘몇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의 틀을 완전히 벗어 던졌달까요.
천장에 스피커를 설치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집에선 어려운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없단다요새 나오는 가정용 돌비 애트모스 장비는, 스피커는 바닥에 설치하고 그 소리를 천장에서 반사시키는 방식도 있어요. 주파수도 다르게 해서 꼭 천장에 스피커를 단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요.
돌비 비전
이번엔 돌비 비전에 대해 알아볼까요?
지상파 UHD 시대가 개막했다고들 하죠? UHD는 가로가 대략 4000픽셀에 달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죠. 그만큼 사람들이 화질을 중시하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화질은 해상도로만 설명할 수 없어요.
HDR 얘길 잠깐 했었죠? HDR은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High Dynamic Range)의 약자인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가장 밝은 부분부터 가장 어두운 부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명암, 색상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표현하는지를 말하는 거예요. 그걸 잘 표현한다고 해서 High가 붙은 거구요.
이 HDR 기술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아이폰을 예로 들면, 카메라 앱 화면 상단에 HDR이라고 써 있는 걸 볼 수 있죠. 흔히 사진을 잘 못 찍으면 하늘이 다 날아가버리거나 인물이 너무 어둡게 나오거나 하는 일들이 생기는데요, HDR을 켜면 그런 걸 방지해줘요. 거의 동시에 여러 장 찍은 사진을 합성해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디테일을 잘 살려주죠. 돌비 비전도 이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예전에는 TV가 이런 밝기, 명암, 색상, 디테일 같은 부분에 별로 신경을 못 썼어요. 그 수준의 화질을 구현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었던 거죠. 사실 지금 최상위 TV 모델들도 촬영 원본의 디테일을 100% 살리지는 못해요.
하지만 돌비 비전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에요. 촬영 원본의 디테일을 거의 그대로 살릴 수 있거든요. 고급 tv도 최대 밝기가 1,000cd/m² 수준을 겨우 달성하는데 돌비 비전은 그 열 배인 10,000cd/m² 까지 표현할 수 있어요.
물론 밝기만 한 건 아니죠. 사실 영상 제작 과정에서, 첫 촬영 원본을 편집하고 후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원본의 디테일이 상당부분 날아가게 돼요. 우리가 보는 건 원본에 비해 퀄리티가 좀 떨어진 영상인 거죠. 하지만 돌비 비전으로 마스터링하면 거의 원본 그대로의 화질을 최종 결과물로 얻을 수 있어요. 영상 제작자들에겐 꿈 같은 기술이죠.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는 돌비 애트모스 / 돌비 비전로 마스터링된 대표적인 영화에요.
위에서 이야기했듯,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체험하기 위해서 꼭 큰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고가형 뿐 아니라 다양한 모델이 돌비 비전을 지원하고 있거든요.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우리나라의 LG전자인데,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비비전을 지원하는 50 인치대 UHD TV를 구입할 수 있어요.
힘들다면 스마트폰 중에서도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게 있어요. 바로 LG G6이죠. TV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돌비와 협업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고 색감이 사실적이에요.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 애플의 새 아이폰 모델인 아이폰 8과 아이폰 X도 돌비 비전을 지원하고요.
한국에서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이 갖춰진 영화관은 메가박스 MX관, 롯데시네마 SUPER PLEX 관등이 있어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LG OLED TV는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가 둘 다 적용되어 있구요.
좀 더 본격적으로 사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돌비 애트모스가 지원되는 사운드바나 홈시어터 스피커를 쓸 수도 있어요. 보통 상품 설명에 ‘5.1.2채널’ 이라든가 ‘7.1.4채널’ 같은 식으로 써 있는데요, 일반적인 5.1채널 또는 7.1채널 스피커에 돌비 애트모스만의 천장 스피커가 추가된 것을 의미해요. 끝에 붙은 .2, .4가 바로 그 천장 스피커의 개수를 뜻하는 거죠.
영화 등 영상 매체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좋은 장비가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구석구석 숨겨진 디테일들을 놓치기 쉽죠. 장대한 풍광을 연출하는데 채도도 명도도 떨어지는 TV로 봐서야 그 맛을 제대로 접할 수가 없어요.
돌비 비전은 제작자의 의도를 100%에 가깝게, 가장 완벽하게 안방까지 전달해주는 기술이구요. 사운드가 주는 감성과 몰입감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돌비 애트모스는 청각 경험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최고의 사운드 기술이죠.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