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P2P 펀드 어니스트펀드 COO로, 내부 운영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Q. 운영총괄이라니, 따까리 같은데요…
-_-;; 쉽게 말하면 그렇죠. 대출, 투자, 제품 개발 등 각종 노가다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유의미한 상품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Q. 어쩌다 어니스트펀드에 오신 겁니까?
대학교 때 신용평가 연구를 좀 했어요. 경제학 중에서도 신용평가 쪽을 공부하며 박사를 가려 했는데, 먹고 살려다 보니 로스쿨로 갔어요. 그런데 서상훈 대표가 사업하자고 꼬시는 거에 넘어갔죠. 마침 신용평가 연구도 좋아했으니, 심리 기반의 신용평가로 여러 특허를 내고 그랬죠.
Q. 회사는 잘 되고 있나요?
네. 8월 말까지 누적 투자금액이 400억이었는데, 9월 한 달 만에 100억이 더 들어왔어요. 회사가 항상 계단식으로 성장해 왔어요. 처음에는 개인 신용대출로 꾸준히 올라가다가, 올 초 부동산 라인을 추가하며 또 한 번 올라섰어요. 부동산 쪽이 성숙하며 9월에 다시 한번 올라온 것 같네요.
Q. 성숙?
금융이란 게 그렇더라고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실행 과정이 정말 오래 걸려요. 우리가 100억 해야지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좋은 딜을 소싱할 수 있는 영업조직, 이걸 깐깐하게 봐줄 심사역, 이걸 좋게 봐주는 투자자, 투자자들이 믿을만한 평판까지 모든 합이 맞아야 해요. 하나라도 빠지면 아무것도 안 되거든요.
Q. 그동안 뭐가 빠져서 성장이 정체 단계였던 거죠?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생각할 상품 라인이죠. 어니스트펀드는 개인 신용으로 시작했잖아요. 그동안 브랜드 가치는 충실히 쌓았고, 이제 부동산 투자 상품이 잘 나오면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Q. 그래서, 회사가 돈은 잘 벌고 있습니까?
아마 올해 9월 기준으로 드디어 손익분기를 넘은 것 같아요.
Q. 벌써??? 은근 P2P 회사 잘 되네요?
테라펀딩 같은 경우는 거의 1년 전부터 흑자 내고 있었어요. 피플펀드도 흑자인 걸로 알고요. 그리고 은근히 안 보이지만, 중형 P2P 업체 중에 잘 버는 회사들 있어요. 부동산의 경우 안정적으로 딜 끌고 와서 부도만 안 내면 흑자는 나와요. 한 달 30억 딜 만들고 수수료 3~4%면 1억 매출은 나오잖아요. 리스크 평가 잘 할 사람, 영업 잘 할 사람만 핵심으로 있으면 사람이 그리 많이 필요하진 않아요.
P2P 시장이 개인신용에서 부동산으로 넘어온 이유
Q. 그동안 어니스트펀드는 개인신용 쪽만 건드렸는데, 부동산은 왜 추가하신 거죠?
고객의 니즈가 가장 컸어요. 우리의 비전은 ‘웰스 테크(wealth tech)’에요. 기술로 대중의 부를 증식시켜주는 거죠. P2P 신용대출로 시작했지만, 웰스 테크의 매우 일부분이라 생각해요. 주식, 채권 펀드는 물론 가상화폐까지, 이런 다양한 투자로 자산을 키워주는 게 저희의 비전이에요.
Q. 왜 니즈가 높은 겁니까?
일단 담보가 있으니 이해하기 쉽고 안전하다 느끼죠. 그리고 무엇보다 만기가 짧아요. 개인신용은 만기가 36개월 정도인데, 부동산은 프로젝트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년이 안 돼요. 아직 개인 투자자들의 P2P 투자에 개념이 그렇게 익숙하진 않으니 주식처럼 펀드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36개월 동안 돈을 묻는다는 개념에 좀 반감이 있죠. 실험을 여러 차례 해봤는데, 부동산 펀드도 수익률보다 만기에 따라 모집률이 2~3배 정도 차이가 나요. 심지어 1~2개월 차이에도 말이죠.
Q. 앞으로도 P2P는 부동산 쪽으로 흐를까요?
정부규제가 강하다는 전제하에, 그럴 수밖에 없어요. 전세계적으로 볼 때, 신용대출은 거의 기관투자 쪽에서 넣어요. 부동산하고 SMB(small medium size business;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을 칭함) 쪽 자산은 거의 개인이 많이 와요. 반면 개인 신용 쪽은 금융기관에서 넣고요.
물론 시간이 지나고 시장이 성숙하면 신용대출에도 개인이 들어오기도 하고, 부동산에도 기관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과 같은 초기 시장에서는 정부 규제가 들어오며 금융기관이 들어오는 건 좀 힘들어졌어요. 그래서 금융 규제가 강한 한국은 부동산으로 계속 몰리는 거죠. 그러다 보니 개인신용은 당분간 커지기 힘들 것 같아요. 당분간은 8퍼센트, 렌딧, 그리고 어니스트펀드, 이렇게 3사로 계속 가지 않을까 싶네요.
Q. 반대로 빌리려는 사람 입장에서 설명해주신다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90% 정도가 대출 거부됩니다. P2P 불안하다고들 하지만, 그런 인식이 있기에 심사도 엄정합니다. 다들 중금리대출을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이러려면 카드론이나 제2, 제3금융권 대출 중에서도 비교적 우량한… 약 15~20%의 금리를 쓰던 분들이 건너와야, P2P의 10~15% 중금리로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부동산 자금을 빌리려는 쪽은 좀 낫나요?
아무래도 담보가 있으니 개인만큼은 아니죠. 승인률 의사결정보다 오히려 모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이 더 중요해요. 부동산 쪽은 20% 내외의 승인율을 가져갈 수 있지만, 해당 업체가 조달할 수 있는 투자금액이 승인된 전부를 소화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면 결론적으로 거절할 수밖에 없죠. 그나마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대출상품은 모집이 안 돼서 아쉽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고, 최종적으로 승인되어 모집되는 비율은 한 자리일 것으로 생각해요.
Q. 그렇다면 기업이나 기관에서 돈을 넣으려 하지 않을까요? 여기는 이자율 5%도 어마어마하니…
그렇죠. 게다가 부동산은 평가 기준이 좀 주관적이니, 통계로 돌릴 수 있는 개인신용 쪽을 선호하죠. 또 단기 회전보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려 해요. 대형 기관은 심사하는 것만 해도 비용이거든요. 다만 일반 기업과 달리,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이런 곳은 정부에서 제한 걸어서 못하고 있어요. 사실 금융사에서는 연이율 5%만 해도 높으니 하고 싶어하죠. 지금도 정부 관계자들과 P2P 업체들이 계속 이야기 중이에요.
P2P 펀드 안전하게 고르기: 협회 가입사인지 확인하라
Q. 신용과 부동산을 다 해보니,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신용이 통계(statstics)의 영역이라면, 부동산은 평가(valuation)의 영역이에요. 테라펀딩 대표님께서 “부동산은 100개를 잘 해도, 그다음 하나를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분이 시행, 경매 등 부동산을 바닥까지 다 겪은 분이거든요.
Q. 그게 무슨 말이죠?
신용대출은 일단 돈을 빌리는 사람이 대단히 많잖아요? 그러면 그 표본으로부터 균질적인 집단을 찾아낼 수 있어요. 나이스 몇 등급이라거나, 월 소득이 얼마라거나… 그런데 우리가 속초에 호텔을 하나 짓는다고 해요. 여기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 다를 거에요. 그래서 금융 공학으로 커버할 수 있는 신용대출에 비해 사람 손을 많이 타죠.
Q. 신용과 부동산 비율은 얼마나 되죠?
계속 부동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요. 고객들이 계속해서 이쪽을 선호하니까. 다음 주에는 몇 달 만에 신용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데 이것도 개인신용대출과 개인 부동산대출을 한 포트폴리오에 담은 거에요. 그 정도로 P2P 펀드는 부동산 선호가 높습니다. 이번에 포트폴리오를 엮은 것은 위험분산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본 거고요.
Q. 부동산이 담보가 높다지만, 결과적으로 망하면 같지 않나요? 아직 P2P 부동산 펀드가 대중화된 지 얼마 안 돼 부도율을 확인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사실 개인신용 쪽은 생각 이상으로 우량해요. 연체 일어나도 추심활동이 있어서 빵꾸 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어요. 부동산은 아직 좀 더 지켜볼 단계이긴 하지만, 역시 지금까진 별문제가 없고요.
Q. 솔직히 지금 P2P에서 하는 거, 저축은행이 먼저 했잖아요. 그러다 PF로 개짝 났는데… 물론, 시장 상황의 영향이 크다지만 쉬이 안심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실제로 저축은행 쪽에서는 지금 P2P에서 PF 건드리는 걸 많이 우려스러워하죠.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실은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NPL, 후순위, 가계주택 쪽은 터져도 청산가치가 있기에, 그렇게 크게 터지진 않죠. 하지만 PF 심하게 날아가면 흉물만 남고, 땅 팔아봐야 원금의 10~20% 건지고 끝이죠. 사실상 원금 상실 우려도 있으니까요.
Q.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주의해야 할까요?
이 때문에 ‘한국P2P금융협회’가 발족됐어요. 협회에 여러 규정이 있는데, 그 중 과도한 이벤트와 혜택 억제 등도 있습니다. 작은 곳 중에는 묻지마 투자를 조장하는 곳들이 좀 있어요. 무슨 추첨을 통해 크루즈를 보내주겠다는 등, 경품만 이자율로 환산하면 4~5%가 되는 케이스도 있어요. 15% 투자율까지 생각하면 20% 고이율 투자상품인 거죠. 그만큼 리스크도 높은 건데, 이건 일반인들 눈엔 잘 보이지 않죠. 일단 여기 비가입사는 좀 유의해서 보는 게 좋습니다.
Q. 협회 가입사들은 좀 다른가요?
주기적으로 서로 상품을 체크하며 리스크 공지 제대로 안 하거나 심사를 날림으로 하는 곳은 제재를 가하고, 과도하다 싶을 경우에는 제명시킵니다. 우리 어니스트펀드만 해도 투자 시나리오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죠.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흐를 것인데, 어떤 악재 A, B, C가 겹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기까지 다 공지드려요.
소형에 이어 대형 PF로 뻗어 나가는 P2P 펀드
Q. 돈 꽂는 사람들에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요-_-?
규제는 강한 데 반해, 정작 이런 보호장치 규정은 굉장히 약해요. 상장사들 보면 온갖 잡다한 정보 다 공개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에서 정보를 어느 만큼 공개하라는 권고가 매우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에게 제대로 정보를 주지 않고, 고이율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곳들은 저축은행 터질 때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겠죠.
Q. 말 나온 김에 저축은행, 어찌 보면 지금 P2P에서 다루는 부동산은 저축은행에서 다루는 부동산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그런 소문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위험성보다도 속도의 문제에요. 저축은행이 일반 은행보다야 일처리가 빠르지만, 그래도 PF 한 번 통과하려면 심사 기간만 4~6주는 걸려요. 반면, P2P는 보통 1~2주 만에 결과가 나오죠. 심지어 심사 신청하고 대출까지 2주 안쪽에 끝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저축은행에서 처리하던 게 P2P로 넘어온 거죠.
Q. 아니, 그래도 심사만 한 달은 걸려야지…
아니에요. 내부 프로세스의 문제에요. 페이퍼워크와 이번 주 리스크 심의를 1주일에 한 번 할 것을, 2~3번 한다거나. 예로 모 은행 심의위원회는 매주 1회로 정해져 있어요. 빨리 주고 싶어도 한 달은 무조건 걸리는 거죠. 그런데 부동산 하는 분들 중에서는 당장 2~3주 후에 돈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Q. 정말 위험해 보이는 인간인데요(…)
우리도 부동산 P2P를 처음 검토할 때는, 긴급성이 리스크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대금 지급 일자와 계약 의무 수행 문제가 꼬일 때가 있어요. 그리고 저희 어니스트펀드는 대형 PF를 주로 하지만, 보통 P2P 사이드는 빌라 등 소형 PF가 많거든요. 이쪽은 어찌 보면 저축은행에서도 쉽게 기회를 얻지 못했던 곳들이, 새로운 자금 공급처를 찾은 거죠.
Q. 대형과 소형의 차이를 좀 더 해주신다면…
우리처럼 대형 PF를 건드리는 P2P사는 많지 않아요. 피플펀드, 비욘드펀드 정도일까요. 증권사처럼 사이즈 큰 곳에서 90%를 채우면 저희가 나머지 10%를 채우는 식이죠. 그래서 멤버 구성도 많이 달라요. 테라펀딩처럼 소형 PF를 하는 곳은 저축은행, 시행사 출신이 많은 데 반해, 우리 사이드는 생명보험사, 자산운용사 출신이 많아요. 영업 방식도 좀 다른데, 아무래도 우리는 큰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우량 차주를 찾는 직접 영업을 많이 뛰죠.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니 이쪽에서부터 점점 소형 쪽으로 확장해갈 것 같아요.
Q.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동산 P2P 투자에 대해서 들어보신 분들이 아직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향후 2~3년 내로 재테크 좀 한다는 분들 포트폴리오에는 부동산 P2P 투자상품이 적어도 1개 이상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동안 금융기관 혹은 돈 많은 적격투자자들에게만 열려있었던 투자기회를 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열어드린다는 점에서 저희는 금융의 민주화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부동산 P2P 투자상품에 참여하게 된다면 P2P 업체들은 더 좋은 투자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은 더욱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의 민주화의 주인공은 일반 개인투자자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의 이런 비전에 더 많은 투자자분들이 공감해주시고 함께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