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For Electric Car Owners, ‘Range Anxiety’ Gives Way to ‘Charging Time Trauma’」를 번역한 글입니다.
사람들이 전기 자동차를 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이다. 배터리 충전소가 멀리 있고, 그 수도 몇 개 없다면, 누가 전기 자동차를 타고 싶겠는가?
하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있다. 바로 충전 시간에 대한 두려움이다. 주유소에서 5분이면 기름을 넣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전기 자동차 충전은 까마득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현재 전기 자동차를 가정에서 충전하기 위해서 하룻밤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으며, 상업용 고속 충전소에서도 한 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
폭스바겐의 자회사로 미국 전역에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CEO 마크 맥냅은 “먼 거리를 운전하면서, 1~2시간 동안 멈춰 서 있는 상황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소식은 충전 시간이 결국 10분가량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나쁜 소식은 이것이 몇 년 안에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의 손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체들이 전국에 더 많은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으며, 기술 개선으로 이미 충전 시간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충전 설비에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충전 단계를 사용할 수 있다. 1 단계는 1 ~ 1.5kW 정도의 전기를 공급하는 표준 AC 콘센트다. 이를 통해,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115마일인 포드의 포커스 전기 자동차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약 30분이 걸린다. 2 단계는 일부 대형기기에 사용되는 종류인 240V AC 콘센트에 연결된 전문 충전 장치를 사용하며, 7 내지 9kW 충전에 약 5.5 시간이 소요된다.
일부 상업용 충전소에서는 고속 충전기를 사용하는 보다 고급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대략 50 kW의 직류 전력을 제공하며, 포드의 포커스의 경우 30분 충전으로 90마일을 달릴 수 있다(배터리 화학으로 인해, 80% 충전 이후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진다.)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자사 차량만을 대상으로 120kW의 전력을 제공하는 “슈퍼 충전소”를 운용하고 있으며, 75분 충전으로 3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올해 유럽에 처음으로 설치되는 차세대 충전소는 350kW의 전력을 제공한다. 독일 업체 보쉬의 전기 자동차 사업부의 사업 개발 이사인 찰리 얀키티스에 따르면, 이러한 도약으로 차량 범위에 따라 충전 시간이 10분 내지 15분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한다. 테슬라의 설립자 엘론 머스크는 더 빠른 속도의 충전 방식이 연구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여러 업체들이 충전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자회사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미국 전역의 고속도로를 따라 대용량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미 전역에 전기 자동차 충전 인프라 건설과 교육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한 지역에만 8억 달러를 책정해 놓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계획은 2020년 말까지 캘리포니아 도심 지역의 직장 시설과 아파트 건물 등에 2단계 충전 설비 350곳을 설치하는 것이다. 또한 고속도로를 따라 불특정 다수의 고속 충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며, 각 충전소에는 여러 개의 충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동시에 미국 내 다른 지역에도 추가로 540곳의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차량 충전소 설치 업체인 차지포인트는 향후 몇 달 안에 400kW 규모의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CEO 파스콸레 로마노는 개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독일 자동차 대기업 BMW, 다임러 및 폭스바겐이 포트와 합작으로 대륙 전역에 350kW 급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초기 규모로 400곳의 고속 충전소를 설치하고, 2020년까지 ‘수천 곳’을 설치해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드의 전기 자동차 및 인프라 담당 글로벌 책임자 마이크 틴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해결책을 물색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아직 남아있는 숙제
하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있다. 첫 번째는 제조업체마다 지역마다 표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오늘날 상용 충전 설비에는 전혀 호환성이 없는 3가지 종류의 플러그를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쉐보레, 닛산 또는 폭스바겐의 전기 자동차는 테슬라의 충전 설비로는 충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표준 상용 충전소에서 어댑터 플러그를 사용해 충전이 가능하며,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자사의 충전소가 다양한 플러그에 호환성을 갖출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문제는 현재 도로를 달리는 전기 자동차 중 어떤 것도 350kW 급 고속 충전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그레이드 문제가 아니다. 고속 충전에는 발열을 막아주는 두꺼운 케이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속 충전이 가능한 자동차를 언제 내놓을지 밝힌 자동차 업체는 아직 없다. 포르쉐의 미션 E 전기 자동차는 2020년경 출시될 예정이며, 15분 충전으로 250마일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와 차지포인트는 2019년까지 350kW 급 충전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자동차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유틸리티 업체들 또한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이미 준비에 나섰다. 주 정부의 탄소 배출 제로 규정에 따라, 모든 자동차 업체들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일정 숫자의 무 탄소 배출 자동차를 판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캘리포니아는 고속 충전 설비의 대량 설치의 허브가 되었다. 캘리포니아의 유틸리티 업체 중 하나인 서전 캘리포니아 에디슨은 새로운 충전 설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중 25%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업체의 수석 부사장 캐롤린 최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설치 준비가 되는 데로, 우리도 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준비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충전소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내 공공 전기 차량 충전소는 단 16,000곳가량에 불과하며, 속도별로 약 44,000개의 개별 충전 설비를 갖추고 있다. 비교해 보면, 미국 전역에는 120,000곳의 주유소가 있으며, 그중 많은 곳이 10개 이상의 주요 설비가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충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을 때마다 충전을 해놓아야만 할 것이다.
차지포인트에 따르면, 현재 전기 자동차 중 80%가 가정에서 충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업계 경영진은 휘발유나 경우 자동차를 주유하는 것처럼 전기 자동차도 그렇게 충전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차지포인트의 로마노는 “전기 자동차는 휘발유 자동차보다 오히려 말과 비슷하다.”라면서, 말과 비슷한 이유는 타지 않을 때마다 먹이를 먹여야 하기 때문으로, “차를 타지 않고 다른 일을 할 때 연료인 전기를 채워놔야 한다.”라고 말한다.
원문: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