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민경남(시네케라,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 KN Properties 대표): 주로 실물 부동산을 투자, 운용, 그리고 매각하는 일을 합니다. 투자자로부터 투자자금을 받아 오피스 등 실물 부동산을 매입하고, 보유하며 임대차 조건 극대화, 각종 개보수 공사 등을 해요. 그렇게 최대한 자산의 가치를 높여 다시 시장에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일입니다. 전 직장 KB에서는 시행사에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PF 대출해주고 원리금을 회수하는 일도 했었는데요, 보통 전자는 실물형 펀드, 후자는 대출형 펀드라고 명명합니다.
리: KB에서는 꽤 큰 딜을 하셨죠?
민경남: 대충 딜 하나에 자산 1,000억 이상은 오갔다고 보면 돼요. 임차인들도 그냥 돈 많은 개인부자가 아니라, 주로 대기업 계열사입니다. 매수자, 매도자 모두 기관 투자자들 또는 저희 같은 펀드죠. 1,000억짜리 부동산의 소유자가 개인일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 순 자산 20억 가진 사람이 올인해서 30~40억짜리 빌딩을 매입하지 않습니다. 순 자산 60~70억은 넘어야 30~40억짜리를 매입합니다. 물론 여러 채를 매입합니다. 올인은 너무 위험하니까요.
리: 숨은 현금 부자의 니즈는 없나요?
민경남: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부자가 부동산 펀드에 투자한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물론 최근에는 부동산 공모 펀드가 유행하기 시작했지만요. 빌딩을 매입할 때는 보통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2~3개월 이내에 투자자와 대주로부터 투자금과 대출금을 모집하여 약정한 매매대금 지급일에 맞춰 지급해야 합니다. 하루라도 늦어지면 안 됩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최종 통과하면 약정된 날 투자합니다. 하지만 개인은…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과 사랑에 빠진 이유: 건축과 숫자가 결합했다는 매력
리: 엄청난 일을 하시는데, 실전 부동산 관련 책을 내셨…
민경남: 자는 시간 빼고 종일 부동산만 생각해요. 회사에서도 부동산, 집에서도 부동산, 지하철에서도 부동산만 봐요. 자리에 앉으면 보고서 읽고 자료 만들고… 그러다 보니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제안받고 딱 2개월 만에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서 후딱 써버렸죠.
리: 어쩌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민경남: 원래 의대에 가고 싶었어요.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나니 의사 하면 굶어 죽지는 않겠다 하고. 그런데 점수가 안 나와서 홍대 건축학과를 갔죠. 가고 나니 디자인 실력은 떨어지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도 싫고…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며 외국은 좀 나은가 하며 봤는데 거기도 건축 설계는 3D에 고생이었어요. 밤도 너무 많이 새고요.
리: 건축은 싫지만 부동산은 좋다?
민경남: 제가 수학은 꽤 잘했어요. 수능에서도 만점 받았고, 대학교는 과 수석으로 졸업하고요. 진로 고민을 하던 중 건축과 숫자를 결합한 부동산과 금융이라는 것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학부생 시절부터 부동산학과 대학원 수업을 청강했어요. 대략 졸업 1년 전부터 구직활동을 했어요. 다른 친구가 토익과 자격증을 공부할 때 저는 제 진로와 적성을 찾는데 몰입했고, 부동산 업계에 골인했죠.
리: 그렇게 부동산 업계에 들어가니 어떻던가요?
민경남: 입사하자마자 금융위기가 터져서 다들 난리였어요. PF 개발 사업은 올 스톱 되고.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많이 매각했죠. 당시에만 해도 부동산 펀드의 세제 혜택이 지금보다는 나았기에 부동산을 사들이기가 참 좋았습니다. 연기금이나 보험사에서 자금을 모집하여… 그렇게 펀드, 리츠가 활성화됐죠. 그렇게 기업은 살아나고, 펀드나 리츠 쪽은 계속 성장하고, 투자자들은 배당받고…
사업자들이 끊임없이 강남 빌딩 임대를 선호하는 이유
리: 처음 업계에 들어왔을 때 비해 요즘 오피스 경기는 어떤가요?
민경남: 제가 처음 직장생활 하며 캐시 플로우 짤 때는 향후 공실률을 3%라고 썼어요. 하지만 지금은 최소 7%, 상황 따라서는 10%는 써야 해요.
리: 서울 오피스 투자는 주로 어느 지역에 하시나요?
민경남: 서울 오피스 상권을 보통 셋으로 나눠요.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광화문 일대), KBD(Kangnam Business District, 테헤란로 일대), YBD(Yeouido Business District, 여의도 일대). 이 셋을 주요 권역으로 보고 투자합니다. 타 지역은 이 셋과 비교하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죠. 이 중 강남은 잠실, 판교, 강동 등으로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공실률 높아진다고 고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선방한 거예요.
리: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민경남: 저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는데… 임차인, 즉 의사결정권자들의 선택 때문이라고 봐요. 오너, CEO 급은 교육, 교통 등의 인프라가 좋은 강남에 사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의사결정권자가 최종 결정할 때 강남 소재 오피스 임대차 계약서에 사인할 때가 많아요. 저도 건물주 입장에서 CEO가 어디 사는지 확인을 해요. 실제 계약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니까요.
다들 왜 강남 가격이 안 떨어지느냐고 하죠. 그런데 표면적인 걸 제외하고, 실제를 들여다보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강남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건물주들도 나름 그걸 활용해서 패를 까죠.
리: 어떤 패죠?
민경남: 렌트 프리(Rent free, 무상임대차 기간)죠.
리: 안 그래도 위워크(we-work, 공유 오피스 운영 회사)가 20년 임대에 2년 프리를 받았다는 썰도 돌더군요.
민경남: 그거보다 더 받는 경우도 많아요. 12개월 중 4개월 얹어주는 지역도 있어요. 진정한 임대차 조건은 실사해봐야 알지만… 임대인 시장에서 임차인 시장으로 헤게모니가 옮겨갔습니다.
리: 굳이 빌딩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데도 다 오르지 않았나요?
민경남: 서울 한정으로만 이야기하면 최근 5년간, 아마 10년으로 해도 아파트보다는 빌딩이 더 올랐어요. 아파트는 굉장히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3년간 서울의 핫한 아파트 단지가 대략 30% 올라가서 착시 효과가 생긴 거죠. 최근 10년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프를 그려보면 물가 상승률이나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에요.
리: 빌딩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지는 우위는 뭘까요?
민경남: 임차인이 우량하다는 게 커요. 굉장히 깔끔하죠. 임대료 연체라는 게 없어요. 작은 리테일들이야 중간중간 연체하겠지만… 그리고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저희만의 리그죠.
리: …라는 건 아파트보다 빌딩 투자를 추천한다?
민경남: 주변에 의사나 돈 많은 친구가 부동산 투자하겠다고 하면 아파트 한 채 사고,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해요. 수년간 매일 3시간 이상 투입할 시간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하죠. 상가나 빌딩은 굉장히 난도가 높아요. 매입할 때부터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팔 것이지 등 전략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짜야 하고요.
유동성, 금리, 수요 및 공급은 물론이고 건물에 대한 물리적 이해가 필요해요. 출입구, 주차장, 전용면적, 기둥, 기계, 정비실, 수도, 로비 배치, 인건비가 얼마나 드는지 모든 걸 따져야 해요. 돈 있다고 무턱대고 지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리: 일반인도 투자 가능한 영역인가요?
민경남: B2B 영역이다 보니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펀드 만기도 길고, 환매도 안 되고요. 그래도 요즘 일부 자산운용회사에서 공모형 펀드를 출시해요. 그런 공모 펀드를 통해 임대료 수입에 대해 배당받아가고, 매각하면 매각차익에 대해 수익을 배당으로 챙기는 방법이 있어요.
상권도 결국 빈익빈 부익부가 커질 수밖에 없다
리: 강남 이야기만 했는데 여의도와 광화문 쪽은 어떤가요?
민경남: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을 좋아하는데… 옛날에 인터뷰에서도 확장성 없이 3면이 물로 막힌 지역이라 좋아한다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서울도 고지대가 많고 개발제한 구역으로 둘러싸여 있죠. 다만 여의도는 좀 임차인이 한정돼 있어요. 금융기관, 언론기관, 정치 관련 기관… 아직까지는 임차인들이 한정된 공간이에요. 반면 광화문 시청 등을 비롯한 도심은 임대료가 좀 비싸서… 보통 광화문-강남-여의도 순으로 봐요.
리: 광화문이 왜 강남보다 비싼 거죠?
민경남: 보통 임차인이 많이 찾는 곳이 제일 비싼 곳이에요. 예로 대표님이 베트남에 지사를 하나 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연히 중심지 가려 하지 않겠어요? 외국계 기업은 도심을 선호하다 보니 종로구와 중구가 그 혜택을 받죠. 대사관들도 거의 종로구와 중구에 있잖아요?
리: 그러면 수익적인 면은 어떻게 보세요?
민경남: 모르겠어요. 요새는 탈권역적인 게 있어서… 예로 통일교에서 보유한 파크원이 향후 여의도 최대 공급인데 그게 공급되면 여의도 오피스들이 망가질 것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여의도에 소재하는 기업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모든 기업이 이전을 검토해볼 수 있는 오피스라 생각해요.
요새는 권역 간 장벽이 많이 없어져서 어디가 좋고 나쁨은 판단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수자가 따질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매물은 한정되었는데 시장의 유동성은 넘쳐납니다. 왜 요새 운용사들이 해외 투자 펀드를 많이 만들겠어요? 국내에서 나오는 매물을 다 매수해도 현금이 남기 때문이죠.
리: 탈권역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아까 권역은 왜 이야기한 건가요?
민경남: 저희 회사에서 하는 건 정말 대형 빌딩이잖아요. 광화문, 강남, 여의도… 세 권역을 벗어나는 게 몇 개 없어요. 사실 세 권역을 벗어나면 대형빌딩 자체가 잘 없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오피스 임차인들 투어 시킬 때 중심권역 벗어나면 잘 안 보려고 해요. 보통 직원들 수십 명이 볼 때도 있는데 상암동 같은 데 가자고 하면 그냥 가지 말자고 하죠.
보여줘야 뭔가 이야기가 되는데 보여주지도 못하니 이야기 자체가 안 돼요. IT 아무리 발전해도 직접 가봐야 하는 게 부동산이에요. 개인 투자로 아파트를 구입할 때도 이 세 권역으로의 접근성이 초등학교 학군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직주(직장·주거) 근접성이라고 하죠.
리: 그래서 비싼 데만 더 비싸진다…
민경남: 맞아요. 과거부터 거래되는 평단가를 보면 올라가는 지역만 더 올라가더라고요. 아파트도 오피스도 다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이게 비싼 건물일수록 더 그래요.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부자의 자산 규모 대비 구입할 수 있는 부동산의 규모가 작아서가 아닐까 싶더군요. 생각해 보세요. 순 자산 100억 있는 부자가 5~10억짜리 아파트를 구입할지 20억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지.
대형 빌딩 시장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고 봅니다. 자산이 큰 기관은 많고 돈은 넘치니 좋은 대형 빌딩을 사 모을 수 있으니까요. 나라마다 연기금 많잖아요? 아부다비 국부 펀드 같은 오일 머니, 싱가폴 투자처… 이런 초자산가들 입장에서 1,500억이나 2,000억이나 다 싸요. 그냥 좋은 거 사려고 하지. 이런 사람들이 서울 변두리에 건물 사려 하겠어요? 그러다 보니 그냥 비싼 건 계속 오르는 게 대형 빌딩 시장이에요.
부동산 투자, 엄격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끊임없이 체크하라
리: 개인투자는 언제 시작하셨나요?
민경남: 직장 들어가자마자 아파트 경매에 참여했는데 소심해서 참여하는 족족 다 떨어졌어요. 제일 후회되는 투자가 2008년 잠원동 한신아파트 17평형이었는데 당시 3억 3,000 수준에 나왔어요. 돌이켜보면 금융위기 터지고 최저점이었거든요. 어머니까지는 현장 답사시켜드리고 승인받았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못 샀죠. 최근에 살짝 빠졌지만 그래도 10억은 넘습니다. 하지만 후회해서 뭐 합니까? 그냥 ‘어차피 그때 샀어도 현재까지 보유하지 못했을 거야, 10년 보유하려면 멘탈이 정말 강해야 하는데…’ 하며 정신 승리하는 거죠.
리: 가장 아쉬운 점은 뭐였어요?
민경남: 그때는 너무 어릴 때라 아예 몰랐어요. 부동산 금융과 회계를 몰랐죠.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금융을 좀 공부하고 5년 정도 지나고서야 좀 알았죠. 그 이후로 열심히 손품 발품 팔아가며 공부하고 강북 아파트, 송파구 빌라, 역삼동 상가 등 다양하게 경매 등을 통해 매매를 계속했어요. 요즘은 토지와 상가만 봅니다.
리: 여기저기 다 손대면 신경 쓰이고 골치만 아프지 않나요?
민경남: 처음엔 정말 그랬죠. 몇 년 하다 깨달은 게, 내가 마음 편하지 않으면 안 되겠단 거예요. 그래서 가격 가이드라인 정해놓고 원하는 그 가격 안 나오면 거래를 안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그러다 보니 보유했던 상가는 내놓은 지 무려 만 1년 만에 매각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저 자신이 자랑스러운 건 가이드라인 이하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게 되려면 본인의 재무제표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분석해야 하죠. 자세한 내용은 제 책 『돈 버는 부동산에는 공식이 있다』에 나와 있지요. 지금은 신경 안 쓰이게 5개 이내만 투자하고요. 직장인이다 보니 연 1개 거래를 목표로 삼습니다.
리: 투자할 때 레버리지는 끼시나요?
민경남: 아주 많이 사용합니다. 저 같은 30대들은 자본금이 적잖아요. 레버리지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죠. 단 망하지 않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합니다. 투자는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거고 버티면 이기는 거예요. 일전에 갭투자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자기자본비율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거예요. 레버리지 많이 낀 갭투자는 사실상 파생상품이잖아요. 정책 여하에 따라 언제든 훅 갈 수 있어요. 본인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더라고요.
리: 주로 뭘 모니터링 하세요?
민경남: 제 개인 재무상태표죠. 소득, 원리금, DTI, DSR, 이들을 수시로 계산해요. 그러면서도 뭘 사고팔면 어떻게 바뀔지 계속 체크하죠. 주택은 더 이상 투자 안 할 거라고 제 블로그에 몇 개월 전에 써놨고, 상가나 토지는 계속 봐요.
리: 왜 그쪽으로 눈을 돌린 거죠?
민경남: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하니까요. 사실 전 정부 대책이 세게 나올 거라 예상했고, 아파트는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사실 지금도 팔고 싶은 아파트가 있지만… 원칙을 정하고, 원칙에 따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버틸 계획이에요. 아직은 빚을 감당할 수 있고 소득이 있으니까요.
한국 경제 상황, 객관적으로 여전히 좋다
리: 책은 어쩌다 쓰게 되셨나요?
민경남: 부동산 업계 있다고 하니까 지인들이 질문을 워낙 많이 해서요. 제 업무 영역은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인데 자꾸 아파트를 물어보더라고요. 그게 좀 귀찮아서 지인들이 질문한 걸 모아서 썼어요. 인지도도 하나도 없는 제가 쓴 책인데 초판이 5쇄까지 나오고 개정판까지 나왔어요. 생각보다 엄청 팔려서 놀랐어요.
리: 개인적으로는 엑셀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민경남: 일전에 ‘경제적 자유 성취 시점 계산기’라고 제 블로그에 올렸더니 사람들 댓글이 엄청 달리더라고요. 제 성격이 은근 오타쿠스러워요. 모든 걸 계량화하려 하죠. 투자라는 게 너무나 예측하기 힘든 영역이라 계량화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계량화하려 해요. 대출받을 때도 절대 변동 금리 조건으로 안 받고요. 리스크 많은데 금리까지 왔다 갔다 하는 건 싫으니… 정부가 고정 금리로 바꾸려는 것도 결국 가계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인 거죠.
리: 아파트와 상가를 분리하여 핵심 팩터를 꼽아 주신다면…
민경남: 아파트는 수요와 공급, 학군, 교통 매매가 대비 전세가(전세가율), 유동성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학군의 경우, 저는 초등학교를 가장 먼저 봅니다. 혹자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는 중학교 학군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우선 지도로 투자하는 ‘아파트에서 초등학교까지 얼마나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가’ ‘횡단보도가 얼마나 적은가’ 확인하죠. 전세가율은 실수요자가 얼마나 많은지. 투자가치와 거주의 가치를 보여주니까요. 전세가가 높을수록 실수요가 많으니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요.
리: 중·고등학교 학군은 이제 죽었나요?
민경남: 여전히 있죠. 하지만 중·고등학생은 버스 타고 다닐 수 있으니 초등학교와는 다르죠. 그리고 학군의 중요성은 홍콩, 캐나다도 등 해외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한국은 자원 없고 좁은 땅덩어리에서 머리로 싸우는 곳이라 한참 더 갈 것 같아요. 그래서 대치동 초등학교 보면 학급 수가 고학력으로 갈수록 늘어요. 전학생들 아직도 막 들어오죠. 학군 책은 여전히 베스트셀러고.
그리고 생활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동네의 학업 성취도와 학교 선호도가 높습니다. 대표적인 동네가 대치동, 반포동, 광장동입니다. 학교들이 여러 개의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임대 아파트를 싫어하겠습니까.
리: 아파트 쪽에 가던 돈이 상가 쪽으로 올 수도 있다고 보나요?
민경남: 가겠죠. 풍선효과는 분명 존재하니 상가뿐 아니라 주식 등으로도 흘러가겠죠. 지금 경기 어렵다고는 해도 유동자산은 넘쳐요. 통화량이 매년 7.5% 늘어날 정도로. 그 돈이 어디론가 흘러가야 하니까요. 최근 몇 년간의 부채증가율 예금증가율보다 높았던 것, 그리고 OECD 국가 중 GDP 대비 가계부채 순위가 높다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직 가계의 금융자산의 규모는 금융부채의 2배입니다.
리: 뭐 이리 상태가 좋죠?
민경남: 우리나라 굉장히 건강해요. 외화 보유량도 넘치고.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 좋은 나라가 위에 7개 국가밖에 없어요. 일본, 중국보다 위고 프랑스랑 비슷한 수준이에요. 제 글 중에 상당히 히트친 게 연초에 우리나라 상장사 기업의 영업이익 보고 쓴 글인데,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 상당히 좋습니다. 당장 도로에 다니는 저 외제 차를 보세요. 신문을 읽을 때도 사실(fact)과 의견(opinion)을 정확히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팩트라도 일부 통계로 일반화의 오류는 없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리: 앞으로도 잘 관리될까요?
민경남: 정부가 계속 집값 모니터링 하겠죠.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크게 꺾어 집값을 떨어뜨리고 거래량을 줄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GDP 성장률에서 건설투자의 비중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거래량이 줄면 아파트 보유자나 자산가보다 이사업체, 공인중개사, 법무사, 도배업자 등 영세업자들이 더 힘들어집니다. 거래가 없어지는 게 그런 위축 효과가 있거든요. 이런 쪽으로도 뭔가 다들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파트와 상가 투자, 내게 맞는 쪽으로 움직여라
리: 강남 사람들 돈도 많은데 왜 이리 열 내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민경남: 글쎄요… 이게 과거 10년 치 보면 오히려 너무 안 올랐고. 2013년 미분양 아파트에 양도세 면제해준 건 정부에서 사라고 독려한 거잖아요. 요 몇 년 좀 올랐지만 이제 와서 적폐라니… 해보시면 알겠지만 부동산은 사는 것보다 보유하고 버티는 게 훨씬 힘들어요. 부동산 투자를 감정 노동, 외줄 고개 타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댓글 보면 다주택자 적폐라고 욕하는데 2가구 정도면 나름 리스크 크게 짊어지고 가는 거예요.
리: 그러면 부동산 부자는 어떨까요?
민경남: 실제 부채가 별로 없는 다주택 보유 부자들은 정부 규제 신경도 안 쓸걸요? 그냥 버티면 되니까. 어차피 심리가 죽어버리면 전세 몰리고, 어차피 집은 부족하고, 전셋값이 올라가니 세입자끼리 싸우죠. 그리고 다주택자들은 그걸 이용해 다양하게 비용 전가를 해요. 임대 수수료, 사이닝 피, 인테리어… 인테리어 비용을 세입자에게 전가합니다. 협상 전문가들인 다주택자들을 너무 궁지에 몰면 결국 임차인, 없는 사람들이 힘들어집니다.
리: 상가 투자에서의 팩터를 본다면?
민경남: 첫째로 유동인구고 둘째가 수요와 공급이죠. 주변 배후지는 크고 경쟁은 적은 곳을 찾아야 해요. 아무리 세대 많아도 상가가 크면 답이 없으니 상가는 작고 배후는 크고… 간판 덕지덕지 붙여 놓고 주변 배후 수요를 독점하는 그런 상가가 좋죠.
리: 그 밖에 요인이 있다면요?
민경남: 세 번째는 금리죠. 금리와 수익형 부동산은 반비례 관계에요. 수익률=수익/가격이잖아요. (※ 주: 홍춘욱 박사님의 글은 주택시장과 금리가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며, 상가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리: 하지만 그 금리도 움직이지 않습니까?
민경남: 그렇기 때문에 상가 투자자는 임대료를 금리 인상 속도보다 더 빨리 올리면 돼요. 상가투자의 핵심은 내가 기존 임대료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죠.
리: 그런데 좋은 상가는 잘 안 나오죠?
민경남: 상가는 아파트와 다르게 장난 아니게 LTV가 낮아요. 보유한 분들도 돈 많은 일부 60대 위주고요. 망가지거나 상속 이슈가 있거나 그런 상가 외에는 찬스가 잘 나지 않아요. 그 와중에도 임대료 상승 여력이 높은 곳을 찾아내는 게 발품이고 실력이죠.
리: 그렇게 따지면 그냥 고생하지 말고 아파트 하는 게 나아 보이는데요.
민경남: 꼭 그렇지도 않은 게, 아파트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적어요. 일단 국토부에 실거래가가 다 공개되잖아요. 너무 투명한 시장이에요. 그리고 시장이 너무 크다 보니, 그냥 시장 따라 같이 가는 거죠. 반포 자이 움직이면, 광진구, 송파구, 동작구까지 움직일 수 있어요. 반면 상가는 좁은 상권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좀 있죠. 그리고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라도 상가 보유는 가치 있을 겁니다.
[시네케라 민경남] 지금부터 부동산 투자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
- 부동산 투자에 관심은 있는데, 확신이 없어서 망설이거나 사 놓고 불안해하는 분
- 투자 전, 그리고 거래 전에 무엇을 꼭 알아야 하는가?
- 엑셀을 통해 부동산 관리는 물론 내 삶까지 정량화하기
- 임장에서의 핵심과 부동산 계약에서 주의할 점
- 날짜: 2019년 3월 28일
- 시간: PM 7:30~9:30
- 장소: 강남역 비타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4길 33 비트빌딩 B1)
부동산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부동산 초고수 3인이 함께하는 ‘2019 부동산: 아직 부자될 부동산은 남아 있다’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