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토이저러스 파산이 시사하는 바는?』의 주요 내용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문제는 토이저러스가 아니라 대표 Offline 유통업체가 파산한 것
지난 9.18일 완구유통업체 토이저러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토이저러스는 미국의 대형 장난감 체인으로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토이저러스의 파산신청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종말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루어볼 필요가 있다.
토이저러스의 표면적인 파산 이유는 부채관리 실패였다. 2005년 토이저러스는 차입매수방식(LBO)으로 인수 합병되었다. 이때 발생한 막대한 부채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자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4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해결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산신청을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토이저러스 파산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선호 장난감 변화, 즉 아이들의 소비패턴에 대한 변화가 그 첫 번째 실질적 이유이다. 전통적인 장난감에 대한 선호가 점차 약화되고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가 새로운 놀이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이와 같은 소비패턴의 변화가 전통적인 장난감 유통 업체인 토이저러스 이익에 타격을 입혔다. 토이저러스뿐만 아니라 완구업체 1위인 레고도 전체 직원의 8%인 1,400여 명 정도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아이들의 소비패턴 변화의 영향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
둘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소비구조 변화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판매가 각광받는 이유는 편리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통구조 개선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가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현상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통틀어 쇼루밍(Showrooming)이라고 칭하는 등 새로운 현상에 대한 신조어까지 나타났다.
토이저러스는 2006년 처음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 중심 경영전략에 매달리며 기존 토이저러스 소비자들을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기업에 빼앗겼다. 17년 9월 11일 USA 투데이 기사에 의하면 장난감 리뷰 사이트 TTPM 편집장도 토이저러스가 웹사이트, 앱, 온라인 등 디지털에 대한 투자가 너무도 느렸음을 지적했다.
미국내 소비패턴 변화는 토이저러스 사례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의 성장에 또다른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 메이시스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서킷시티, 라디오쉑, HH그레그 등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들과 페이리스, 짐보리, 퍼퓨매니아와 같은 유통업체들도 파산보호를 신청했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토이저러스 파산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 유통구조의 격변과 융합을 잘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오프라인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의 파산이 시사하는 바는 우선 온라인 중심의 소매판매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물건을 두고 상대적으로 중간마진이 적은 온라인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중심의 소매판매는 저물가 현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적인 예로 장난감을 들 수 있다. 장난감 물가상승률은 02년 이후 평균 상승률인 5.91%을 중심으로 등락하다가 아마존의 존재감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한 15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난감 물가가 전체 CPI에 차지하는 비중은 0.274%로 미미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업종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소비구조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토이저러스의 사례를 보면 향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산업간의 융합을 빠르게 이루어낼 수 있는 기업이다. 아마존 왕국이 그 예이다.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유통, 배송, 미디어 콘텐츠, 인공지능, 클라우딩 컴퓨팅, 전자기기 등 전방위적으로 전통적인 산업들에 침투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을 아마존 왕국이라고 표현한다.
단지 문어발식으로 사업확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업종의 장점을 융합해 해당 사업을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유기농 식품 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을 파괴함과 동시에 유기농식품에 대해 공격적인 가격할인에 나서며 유기농 식품 업계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전통적인 유통 기업들은 변화가 없다면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융합을 잘하는 기업이 살아남아 향후 기업의 모습은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하는 초거대 기업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공산이 높다.
원문: KoreaVi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