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을 향한 관심은 지난 수년간 대중 사이에서 급증해 왔다. TV 예능 프로에서도 뇌과학이나 영재, 재능에 관해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이 이를 시청한다. 서점에는 뇌의 구조나 작동 방식에 관한 책부터 재능을 키우는 방법을 다룬 책 등이 폭증한다. 부모는 내 아이가 무언가에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으면 경쟁이 계속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해 영재 검사를 받고 재능을 키워줄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뇌과학과 재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뇌신경 전문의가 재능과 뇌과학의 연계에 관한 책을 발간했다. 모든 것을 태울 듯한 더위의 뜨거운 기세가 사라지고 아침이면 가을의 느낌이 물씬 나는 8월 마지막 날, 뇌신경과 전문의이자 신간 『재능을 만드는 뇌신경 연결의 비밀』의 작가 신동선 씨를 만나 보았다.
비투비 교육 연구소(이하 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의 이론을 책으로 내신 걸 축하드립니다. 책의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신동선 작가(이하 신): 감사합니다. 저의 이론이라는 말씀은 감사하지만 사실 저의 이론은 아닙니다. 그저 여러 뇌과학, 심리학 분야의 핵심내용들을 모으고 정리해서 자기계발에 꼭 필요한 요소로 재해석한 책입니다.
뇌과학 분야는 사실 쉽지 않지만 자기계발에 필요한 금맥이 존재합니다. 특히 뇌신경 연결 과학은 절대적 금맥입니다. 뇌과학과 자기계발에는 서로 이어줄 접점이 많습니다. 저는 두 가지, 뇌과학과 자기계발 모두를 깊게 경험한 사람입니다. 두 간극을 연결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려운 뇌과학을 자기계발에 필요한 쉬운 내용으로 바꾸어주는 것이지요.
이 책은 재능에 얽힌 오해를 풀고 재능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안내합니다. 책은 뇌신경 연결을 재능이라 명확히 정의합니다. 그리고 뇌신경 연결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를 안내해주는 것이지요.
비: 책을 쓰겠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결심 동기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 재능을 향한 많은 오해를 보았습니다. 저 또한 재능이 그저 타고 난 것이라고 쉽게 믿던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재능에 대하여 재정리가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믿음의 변화가 있지요. 그 믿음은 간략합니다.
해도 안 된다. → 하면 된다.
가훈 같죠. 그런데 ‘제대로‘ 하면 진짜 되더군요. 많은 사람이 위안받기를 원합니다. 안 되는 이유를 찾고 힐링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런 힐링은 그리 오래 못 갑니다. 하면 진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힐링이 되더군요. 그건 오래 가는 진짜 힐링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변화는 무언가를 요구합니다. 반드시 일정량 반복해야지요.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이런 원리를 알면 조급해하거나 운명에 짓눌리지 않습니다. 전략을 세우고 필요한 반복량을 채울 고민을 하게 됩니다. 진정한 힐링은 위안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길을 명확하게 아는 것도 힐링의 한 부분이지요.
비: 저자 약력을 보니 뇌신경학자라고 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어떤 분야인지, 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그리고 뇌과학자에서 재능이라고 하는 교육 분야에 특별하게 관심 둔 계기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 저는 신경과 전문의입니다. 2005년도에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당시 신경과 전문의 시험을 보고 공중보건의로 3년간 지금의 병원에 근무했습니다. 치매 특화 병원인 경기도노인전문용인병원입니다. 관련된 여러 기관에서 함께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치매를 공부하면서 결국 치매는 어르신들의 머릿속에 소중히 모은 뇌신경 연결들이 서서히 사그라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뇌신경 연결은 다양한 모듈로 존재하는구나‘라고 정리할 수 있었지요.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시절 병원의 많은 선생님이 골프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분위기를 타고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빠져들었습니다. 다양한 연습을 시도하고 고민하며 성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운동신경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꽤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당시에 또 하나 함께 했던 것이 독서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이후 한 번도 제대로 독서를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요. 그리고 어쩌다 보니 수년간 엄청난 양을 읽었습니다. 신경과 지식, 골프, 독서. 이 세 가지는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서로 접점을 만들기 시작하더군요. 그게 약 5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서로 달라 보이던 셋은 결국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즉 ‘뇌신경 연결’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신경과 지식은 날카로워지고, 골프를 꽤 잘 치게 되었고, 독서에 저만의 시스템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지식을 아들에게 적용하고, 다른 자기계발에도 적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실험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비: 책의 제목이나 내용이 뇌과학과 재능이라는 쉽지 않은 분야의 이야기인데요. 뇌과학 분야가 최근 여러 분야의 독자에게 관심을 끎에도 많은 분이 어렵게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뇌과학 관련 지식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둬야 할 필요성은 무엇일까요?
신: 뇌과학은 사실 어렵습니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도 사실 쉽지 않은 영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유용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부분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뇌과학을 큐레이션하는 역할인 겁니다.
뇌과학은 계속 더 명확한 원리를 찾아갈 겁니다. 자아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를 이해하는 굉장히 유용한 도구입니다. 특히 뇌신경 연결의 과학은 가치가 엄청납니다. 저는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여러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번 책도 그 작업의 한 부분입니다.
책 내용 이외에도 더 많은 곳으로 뻗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예를 들면 비즈니스도 뇌신경 연결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지금 그 실험을 깊게 진행 중입니다.
비: 책의 내용을 보니 반복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반복이라는 행동 양식은 결국 습관하고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미국 작가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 같은 책을 보면 긍정적인 행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좋은 습관을 계속 가지게 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런 이론과 선생님 책의 차별성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 『습관의 힘』은 참 좋은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습관의 고리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안내해주었기에 의미가 있지요. 저는 이런 습관의 고리 또한 뇌신경 연결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작심』이라는 이전 책에서 간략히 다루었지요.
이번 책은 뇌신경 연결의 원리에 더 집중했습니다. 이 원리는 모든 뇌사용의 기본이 됩니다. 향후 저는 이런 뇌신경 연결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삶의 영역에 대한 것도 다루려고 합니다. 뇌신경 연결의 과학은 여러 삶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입니다. 이런 베이스캠프를 짓는 책이라 보시면 됩니다. 간략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재능은 뇌신경 연결이며, 뇌신경 연결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런 뇌신경 연결을 만들기 위한 생물학적 세팅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반복이죠. 참 알면서도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반복의 위대함을 마음 깊게 새겼으면 합니다. 반복의 위대함을 정확히 알면 다양한 것으로 확장하고 적용할 수 있지요.
사실 반복은 창의를 위한 것으로도 사용합니다. 습관을 만들고, 의지를 만들고, 믿음을 구축하고, 영어, 골프, 독서를 위해 쓰입니다. 알면 알수록 그 가치에 깊게 감동하게 됩니다.
비: 책에 전문 분야의 내용이 많아 크게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책을 쓰기로 하고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신: 책 내용은 사실 신경과 전문의에게도 친근한 내용은 아닙니다. 다양한 책을 통해서 심리학, 자기계발서를 다시 접했습니다. 저에게, 아이에게, 여러 사람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지요. 그 과정에서 얻은 걸 짧고 간결하게 정리하고자 했지요.
사실 ‘어렵지 않게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쉬운 내용이라도 처음 접하는 독자의 눈높이로 보아야 하는데, 이런 눈높이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요. 눈높이 조절에 출판사에서 많은 피드백을 해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익숙해서 당연한 것을 더 쉽고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던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하고 내용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얼마나 쉽고 간결하게 느낄지는 다시 피드백 받아보아야 알겠지요.
비: 마지막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책 쓰길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 사실 저도 제가 책을 쓰리라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책을 쓰는 것이 타고난 재능이라 생각하면 못 씁니다. 어떻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선배, 선생, 고수에게 배우고 익힙니다. 그리고 품어서 자신의 시스템으로 만듭니다. 다작하는 작가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그저 그들을 따라 하면 됩니다.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업그레이드하시길 빕니다.
원문: 비투비 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