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A wealth of common sense에 기고된 「The Benefits of Being a Psychopath」를 번역한 글입니다.
약간의 광기도 없는 천재란 있을 수 없다. – 아리스토텔레스
뇌에 손상이 있는 사람이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
2005년 다양한 대상자의 도박 습관을 살펴본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그렇다. 연구진은 뇌의 감정 영역에 병변이 있는 환자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뇌 손상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했다.
각 참가자에게 20달러를 주고 동전 던지기에 베팅을 시켰다. 앞면이든 뒷면이든 베팅이 틀리면, 1달러를 뺏고, 베팅이 맞으면 2.5달러를 주었다. 간단히 계산해 보면, 이 게임의 예상 이익은 0.75달러가 될 것이다((0.50 x -1달러) + (0.50 x 2.50달러)). 카지노에서는 절대 이런 확률을 기대할 수 없다. 맞았을 경우의 보상이 틀렸을 경우의 손실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간단한 결정은 베팅에 매번 참가하는 것이다. 실제 결과에서는 온전한 뇌를 가진 사람들의 베팅 참여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상금을 유지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에 감정적 제약이 없는 사람들은 베팅을 계속했고, 더 큰 이득을 얻었다.
뇌에 감정적 제약이 거의 없는 이들은 사이코패스다. 사람들은 사이코패스를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이며, 사기에 능하고, 냉담하며, 양심이 없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존 웨인 게시 또는 제프리 다머 같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들이 갖고 있는 최악 중의 최악의 성격이지만, 대부분의 정신 장애와 마찬가지로 수술이 필요한 정신병이다.
케빈 더튼의 저서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원제: Wisdom of Psychopaths)』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사이코패스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무자비하고, 집중력이 있으며, 매력적이고, 정신적으로 거칠며, 두려움이 없고, 조심성이 많은 등 사이코패스의 긍정적인 특징을 열거하고 있다. 예를 들어, 5명의 CEO 중 1명은 사이코패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리 대학의 연구진은 기업가, 사이코패스 환자 및 정신장애가 있는 범죄자, 세 그룹에 대해 심리 프로파일링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정신장애가 있는 범죄자들보다 기업가들이 사이코패스 환자가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사이코패스 특징을 더 많이 지니고 있었다. 범죄자들은 충동과 신체적 공격 성향이 높았을 뿐이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은 많은 고등 전문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최고의 의료 전문가들은 당면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중 인간적 요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더튼은 거리낌 없이 자신을 의식적 사이코패스라고 인정하는 많은 변호사들을 인터뷰했다. 스위스의 트레이더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특정 주식 트레이더들의 행동이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모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이들 모두가 이런 힘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냉철하고 객관적인 행동이 도움이 되는 곳이 있다고 확신한다.
가장 훈장을 많이 받은 폭발물 처리 요원의 심박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심할 때 심박수가 일정하게 유지되기도 힘든데, 그들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들은 집중력도 뛰어나지만, 자기 능력을 자신하기 때문에, 흥분되는 상황일수록 더 차분해진다.
이런 수준의 침착성은 전염성이 있지만, 다른 시험에 따르면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초보 스카이다이버들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땅을 향해 돌진할 때 땀 시료를 채취했다. 이어 이 시료를 사용하여 두려움에 젖은 땀 냄새를 맡은 다른 이들의 반응을 시험했다.
피험자를 MRI 장치 속에 들어가게 한 뒤 땀 냄새를 맡게 했다. 뇌에서 공포를 담당하는 부분이 밝게 나타난 MRI 결과로부터, 스카이다이버들의 두려움이 실제로 피험자에게 전달되었음을 발견했다. 전염성이 있는 감정적 스트레스는 군중 심리의 원인을 설명해 준다.
기능성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들이 사이코패스의 특성 중 유용한 일부를 모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스포츠 심리학자들이 프로세스 목표(process goal)라고 부르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순간의 흥분에 휩싸이지 않고, 감정을 제어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언가 사소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2010년 루이스 우스투이젠은 브리티시 오픈 골프 챔피언십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그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고, 메이저 대회 우승 전전도 없었으므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가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스포츠 심리학자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믿었다. 우스투이젠은 골프 장갑 엄지손가락 부분 아래에 작은 빨간 점을 찍었다.
그 목적은 이전 샷의 결과를 생각하기보다 눈앞의 샷을 치는데 마음을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그는 스윙을 할 때마다 그 빨간 점을 쳐다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혔고, 스윙에 집중했다. 어떤 면에서, 그는 내면의 사이코패스와 교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감정은 유용할 수 있지만, 파괴적일 수도 있다. 비결은 상황을 파악해, 자신의 의사 결정 능력에 언제 도움이 되고, 언제 해가 될지 아는 것이다. 종종 적당히만 사용한다면 정신 장애가 유용할 때가 있다.
원문: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