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회사를 논할 때, 많은 사람들이 연봉, 근무시간, 혹은 복지와 같은 것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신입사원들은 지금의 관리자들이 가지고 있는 애사심과는 사뭇 다른 회사관을 갖고 있다. 특히 예전과는 달리 삼성, SK, 혹은 현대와 같은 대기업을 다닌다는 자부심만으로 더이상 인재들을 붙잡기 어려운 세상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회사와 각 팀의 리더들은 팀원들에게 명확한 커리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이상적으로는 좋은 멘토가 되어야 한다. 좋은 리더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는 있지만, 6년 연속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 뽑힌 구글이 접근하는 방식을 보면 좋은 리더의 자질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구글의 인재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
항상 인재를 찾는 데 혈안이 된 실리콘 밸리의 회사들,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어렵게 확보한 좋은 인재들이 자꾸 떠나자 설문을 통해 왜 회사를 떠나는지 알아본 결과, 인재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상사를 떠나는 것이였다.
구글의 멋진 식당과 멋진 사무실 등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일부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상사였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수동적으로 좋은 상사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에 반해, 구글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모든 직원을 모두가 꿈꾸던 상사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구글은 좋은 매니저가 갖는 자질들을 찾기 시작했다. 좋은 상사들은 단순히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좋은 리더십을 가진 상사라는 평판을 갖는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사람들은 모든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위의 발견을 바탕으로 구글은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단순히 교육에 그치지 않고, 배움을 실제로 적용하고 발전하고 있는지, 또 팀원들도 그런 변화를 감지하는지 등을 조사했다. 교육 과정을 이수한 직원들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로 변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글은 좋은 리더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잊혀지지 않는 상사다. 구글 인사팀장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들의 팀원들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퇴사율도 낮고,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느낀다. 한마디로 이 팀의 모든 것이 알아서 잘 돌아간다.
좋은 리더, 잊혀지지 않는 상사들은 우리 모두를 바꾼다. 더 좋게 바꾼다. 이런 리더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는 것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보고, 또 우리가 그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좋은 상사들은 큰 꿈을 꾸고,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준다.
구글의 방식만이 유일하게 리더를 길러내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 아래 요소들을 고민해보고 스스로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상사,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1. 좋은 상사는 열정적이다.
직장 상사가 스스로의 삶과 직업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보다 더 좌절스러운 것은 없다. 리더가 열정이 없는 일에 팀원들이 열정을 느낄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좋은 상사는 열정적이다. 이들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확신이 있고,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과정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 팀에 합류하고 싶어할 것이다.
2. 자기의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다.
어떤 상사들은 두번의 고민도 없이 사람들을 위기에 빠뜨리고 버리기도 한다. 최고의 상사는 통찰력을 가지고 위기가 생기기 전에 팀원들을 구출해낸다. 때로는 코치가 되어주기도 하고, 일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있으면 그것들을 치워주기도한다. 어떤 때는 팀원들이 스스로 만든지도 모르는 똥을 치워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팀원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대신 그 자리로 가 스스로를 희생해가며 팀원들을 보호한다.
3. 좋은 상사는 체스를 두지, 체커스 게임을 하지 않는다.
체스와 체커스 게임은 같은 판 위에, 다른 종류의 말을 가지고 게임을 한다. 체커스는 마치 바둑알처럼 똑같이 생겼고,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체커스 게임의 알과 같이 각 팀원을 개성없이 같은 취급을 해버리면, 어떻게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반면에 체스는 모든 말이 다른 역할, 다른 능력, 그리고 다른 한계를 갖고 있다. 좋은 리더는 팀원들의 장단점과 선호도를 꿰뚤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능력치를 최대로 뽑아낸다.
4. 항상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상사들은 실수를 덮기 위해 거짓말하지 않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팀원들은 상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잔머리를 굴리며 에너지를 낭비할 일이 없다. 이런 팀들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한결 수월하다.
또 팀원들끼리 솔직한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숨길 필요도 없고, 모르는 것들을 편안하게 물어보고 서로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
5. 좋은 상사는 폭풍 속의 등대 같은 존재다.
이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휘둘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도 흥분하지 않고 “자자, 우리 모두 이성을 찾고 문제가 뭔지 찾아보자. 아무것도 가정하지 말고 하나씩 풀어나가 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본인도 문제가 뭔지 모르더라도 함께 질문을 던져가며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가고, 팀원들이 불확실성에 떨지 않도록 꿋꿋이 선봉을 지키며 헤쳐나간다.
6. 좋은 상사들은 인격적인 사람들이다.
이들도 결국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이들은 자신들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또 이들은 팀원들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인격적으로 대한다. 먼저 인격적으로 팀원들을 대하고, 그다음에 상사로써 행동한다. 다르게 말하면 이들은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상황에 따라 감정을 잘 이용할 줄도 안다.
7. 진정한 팀 플레이어다.
이들은 팀워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팀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달린다. 좋은 상사는 자신이 더 우월하거나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실수를 인정하고 팀원들도 그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이런 겸손함이 결국 팀원들이 따라오게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1. 듣는다, 아니 경청한다
대화의 75%의 시간을 듣는데 할애해라. 리더들이 하는 보편적인 실수 중 하나가 팀원이 커리어 조언을 구하면 바로 어떤 말을 해줘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이게 맞더라’ 류의 조언 말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와 재능을 가진 분야는 다르다. 대화 시간의 대부분을 듣는데 할애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아래와 같은 탐색형 질문을 통해 팀원을 더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를 가장 신나게 하는 일이 무엇이니?”
“너의 강점 중 더 개발(계발)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니?”
이런 질문의 답을 경청한 후, 그 사람에게 조언과 다음 스텝을 제시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리더로 한 발짝 다가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팀원이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고, 이미 어느 정도 결론을 정해놓고 듣는 척만 한다면 상대방이 금방 알아챈다는 사실이다.
팀원에게 영감을 주고, 멘토가 되어 가르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팀원을 보호해라. 그리고 장애물이 있으면 제거해주고, 한 명 한 명을 인격적으로 대하라. 결국 이것들을 기억하고 실행할 수 있으면, 함께 일했던 팀원들은 당신을 평생 기억하지 않을까?
원문: 최종원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