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담당으로 일하며 가장 자주 하는 일 중 하나가 보도자료 쓰는 일이다. 미리 계획된 자료도, 갑자기 쓰는 자료도 있다. 끊임없이 하는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늘 쉽지 않다. 특히 스타트업 보도자료는 늘 쓴다고 해서 습관처럼 쓰기가 더욱 어렵다. 기자에게 낯선 정보가 많고 회사조차 처음 접하거나 안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을 쓰더라도 더 신뢰도를 높일 방법은 없을까, 더 관심을 끌 내용은 없을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처음 홍보 담당이 되고 보도자료를 쓸 무렵, 보도자료 쓰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찾은 답은 ‘보도자료가 기사처럼 써야 하는 글이기 때문’이었다. 기사는 자주 쓰는 형태의 문장이 아니다. 기자도 아닌 내가 기사 형태의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이 어색함을 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보도자료를 일종의 ‘제안서’라고 가정하고 썼다.
우리 회사를 혹은 우리 서비스를 이런 관점에서 여기에 포인트를 두고 이렇게 바라보아 주시면 이러저러한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프리젠테이션한다는 기분으로 쓰기 시작하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고 쓰기가 수월해졌다. 나만의 보도자료 쓰기 꿀팁을 정리해보기도 했다.
사실 보도자료 쓰기보다 배포하기와 배포한 후의 일이 훨씬 더 재미있다. 아침에 일찍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기자와 대화한다. 그냥 짧게 자료를 보냈고 받았다는 대화만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 안부를 묻고 회사일이 요즘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 자료를 읽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는지 다시 질문하기도 하고
- 만난 지 오래됐으니 오랜만에 커피 한잔하거나 점심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자고 청하기도 하고
- 회사에 새 소식이 있으니 대표님 인터뷰를 잡아 달라고도 한다.
기자 중 많은 분은 보도자료를 보고 다른 회사에서 받은 보도자료 내용과 묶어 더 큰 기사를 생각해내기도 한다. 당장 이 자료 내용을 기사화하지 않더라도 이후에 관련 내용의 취재할 때에 참고자료가 된다.
무엇보다 취재 분야에서 일어나는 가장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해준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좋은 보도자료는 이렇게 한 번 기사가 게재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이후의 일을 끊임없이 물어온다.
기사가 게재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많은 스타트업의 홍보 담당 여러분, 우리 계속 기운 내 기자와 대화해보아요. 그리고 기자 여러분, 스타트업 홍보 담당의 보도자료 많이 읽어보시고 연락 주세요. P2P금융이 궁금할 때는 언제든 렌딧의 홍보 담당 꼬날을 떠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원문: 꼬날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