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블룸버그지의 “How to Spot a Bull or Bear Market”을 번역한 글입니다.
약세장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정의는 여러 시장 지수들이 고점 대비 20% 하락한 상황을 의미한다. 또한, 시장 조정은 10% 하락을, 시장 하락은 5% 하락을, 시장 붕괴는 30% 이상의 하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10단위 숫자를 사용한다는 것을 (동시에 영장류가 10개의 손가락과 10개의 발가락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이런 십진수 편향에 합리적 기준은 없다. 이런 수치의 의미를 뒷받침하는 어떤 데이터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반대의 경우를 보자. 강세장의 정의는 저점 대비 20% 상승한 것이다. 왜 20%일까? 왜 25%나 30%, 또는 21.759%는 안 될까? 이 수치의 기원은 역사적으로 알 수 없지만, 투자자에게는 더 큰 질문이 있다:
“이러한 정의가 유용하기는 한 걸까? 위험 관리, 자본 배치 또는 시장 사이클을 생각하는데 도움이 될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2015년 고점 대비 저점까지의 깊이를 보자. S&P 500 지수는 15.2% 하락한 반면, 러셀 2000지수는 27.2% 하락했다. 이것이 당시 S&P 500 지수가 약세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아는 데 도움이 될까?
2009년 3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이어진 심각한 시장 조정 시기를 생각해 보자. S&P 500 지수는 21.58% 하락한 반면, 러셀 2000지수는 30.7% 하락했다. 어떻게 해야 S&P 500 지수는 약세장이었고, 러셀 2000지수는 붕괴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이런 전통적 정의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약세장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무엇이 좋았을까?
이 같은 정의는 의미가 없으며, 어떤 의미 있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도울 수도 없다. 위험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본을 언제, 어떻게 배치할지 알려주지 않는다.
기껏해야, 어떤 투자자들이 무의미한 숫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또 어떤 투자자들이 이 무의미한 숫자를 믿고 있는지 가려낼 수 있을 뿐이다. 어떤 실제적 유효성이 있는지 고려해 보지도 않고, 대대로 이어져 온 시장의 신화 중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시장의 정의는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20년 동안 시장을 정의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 2000년대 초, 강세장과 약세장에 대한 다른 정의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로서 사용할 수 있고, 장기간의 시장 추세 동안 실제 일어났던 일을 반영하는 유용한 정의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시장에서의 수익과 손실을 출발점으로 삼아, 장기적인 경제 동향과 투자자 심리를 동등하게 추가해 평가하는 것이 실용적임을 찾아냈다.
이렇게 강세장과 약세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보았다:
• 장기 강세장: 일반적으로 10년 내지 20년 동안 장기간 진행되는 강세장으로, 광범위한 경제 변화에 따라 움직이며, 기업의 매출과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 조성된다. 시장 변동성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이 강세장이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이 1달러의 수익 대비 점점 더 높은 주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지가 커진다는 것이다.
• 장기 약세장: 위와 반대 상황을 반영한다. 계속된 장기 강세장이 진행된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변동성이 증가하고, 주기적인 상승과 하락이 빈번한 기간이다. 지배적인 특징은 투자자들이 동일한 순이익에 대해 점점 더 낮은 주가를 지불하려 하는 것이다.
백분율로만 시장을 정의한 것보다 추가된 두 가지 요인은 보다 광범위한 장기적 토대와 순이익 배수의 확대 또는 축소라는 아이디어다.
산업, 기술 및 경제적 진보의 물결은 노동자의 임금, 소비자의 주머니 및 기업의 이익으로 진행된다. 생활수준의 향상은 시대의 심리에 반영된다. 당연히,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 사이클이 진행될수록 투자자들은 1달러 순이익 대비 기꺼이 더 높은 주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PER 배수가 상승하는 것처럼, 주가 배수의 확장은 기업 수익 상승 이상으로 투자 수익률을 견인한다.
그러므로 단기간의 적당한 현상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중요한 변화를 반영한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20년 또는 1980년대와 1990년대의 기술 시대를 생각해보라. 둘 다 비슷한 특성을 지닌 20년 동안의 호황이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시장의 주가 수준이 아니라, 순이익 배수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느냐이다.
우리는 시장 수익률의 원천을 살펴볼 경우, 주가 배수의 확대보다 기업 순이익의 개선을 훨씬 과소평가라는 경향이 있다. 1982-2000년 강세장의 수익률 중 3/4은 PER 배수의 상승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세장의 출발점이었던 1982년 12월 31일 당시 인플레 조정 S&P 500의 순이익은 31.72달러였다. 18년 후, 강세장의 끝자락에서는 70.39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시장 지수는 1,000% 상승했다. 사이클의 시작에서 약 7이었던 PER 배수는 약 34로 끝났다. 시장 수익률 대부분은 기업의 순이익 상승이 아니라, 동일한 순이익 대비 더 높은 주가를 지불하려는 투자자 심리에 기인한 것이었다.
걱정의 벽을 타고 계속해서 상승하는 시장에 당황한 투자자라면 이런 상황의 기반이 되는 투자자 심리를 필히 살펴봐야 한다. 약세장은 결국이 투자자 심리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따라서 전문가의 말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