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사실 이 책에 대한 질문거리가 많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월천대사(이주현): (웃음) 아직 아빠가 아니니까… 아직 애가 없으니까요.
리: 아… 그런가요? 애가 있어도 아빠는 상대적으로 별로 신경 안 쓰지 않나요?
월천대사: 요즘에는 아빠의 도움도 많이 필요해요. 기숙사 학교 다니는 아이면 금요일에 아버지가 아이를 데려와서 바로 학원에 내려주고, 집에 와서는 빨래를 풀어주면 엄마가 빨래를 돌려놓죠.
리: 기숙학교라든지 자사고라든지 학생 숫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월천대사: 많아졌어요. 과학고, 외고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영재고도 생겼고, 자사고도 생겼단 말이에요. 그런데 자사고가 문제에요. 잠원동을 보면 세화고 하고 현대고가 자사고 지정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학교가 압구정고와 서울고밖에 없게 됐는데, 서울고는 워낙 학교가 인기 있는 곳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아이들이 이제 3호선으로 연결이 되는 도곡동 은광여고까지 가요. 예전에는 세화여고, 세화고, 서울고, 현대고, 압구정고를 골라서 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중에 학교 세 곳이 없어진 거예요. 반포권은 자사고 폐지가 사실 더 유리하죠.
리: 그런데 사실 이쪽은 살기에 재력이 너무 높게 필요하지 않나요?
월천대사: 그게 10년 전하고 지금하고 완전 달라요. 그때만 해도 대치동은 직장인 아빠가 있고, 전업주부 엄마들이 선생님의 진도를 악착같이 체크하는 그런 맹모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5~6년 사이에 변화가 많이 일어났어요. 지금은 대치동이 전셋값도 매매값도 굉장히 많이 올랐죠. 그래서 이제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전문직 내지는 중산층이 들어와 사는 곳으로 바뀌었어요. 주차장만 봐도 차가 달라요.
리: 사실 대치동 도곡동 가면 30평 아파트가 10억 정도 하죠?
월천대사: 지금 신축이 33평이 23억에서 25억이에요. 그리고 30년이 넘은 이른바 ‘우선미’라고 해서 우성, 선경, 미도도 19억에서 22억 사이에요. (인터뷰 발행 되던 중 또 1억이 올랐다)
리: 그러면 강남뿐 아니라 중계동이나 목동도 한 12억 가나요?
월천대사: 목동은 많이 올라서 그 정도 하죠. 목동은 특이한 게,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있는데 여기를 단지 안이라고 불러요. 그리고 단지 밖이 있죠. 이 단지 안에 사는 게 워너비에요. 예전에는 이 단지 밖이 4억 원이면 단지 안은 8억 원 정도였거든요. 2016년 정도인데 그때는 재건축 이슈가 없었을 때죠.
그런데 지금 2018년 상반기에는 가격이 3배가 넘게 차이가 나요. 학군 프리미엄 2배에 재건축 프리미엄이 얹히니까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2016년 여름에 많이 들어왔어요. 게다가 그때는 전세투자로 해서 1억 2,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만 있으면 진입 가능했어요.
리: 그런데 어떻게 보면 목동도 그 긴 시간을 생각하면 크게 안 올랐네요?
월천대사: 원래 더 올랐어야 해요. 그런데 목동은 지금 통합으로 재건축을 들어가려고 해요. 그러면 오~래 걸려요. 그냥 으쌰으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구청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으로 움직여야 해요. 그리고 또 이게 지금 앞단지는 2종 주거지구에요. 뒷단지는 3종이고요. 그래서 통합을 하게 되면 앞단지는 3종으로 종상향을 해달라고 하죠. 그러면 더 높게 지을 수 있게 되고, 일반 분양분이 증가하면서 앞단지의 사업성이 좋아지죠. 그래서 뒷단지에서는 또 왜 쟤네만 혜택을 주냐면서 억울해하고… 재건축 연한 강화, 안전진단 강화 등 초기재건축에 제동을 걸고 있어서 사실 지구단위 계획이 발표되고 더 올랐어야 하는 건데 상승력이 막힌 거죠.
또 지금 서울시에서 집값을 잡아야 하는데, 이번 상승장을 견인하는 원인 중 하나가 재건축이었잖아요. 개포동, 반포도 그렇고. 그래서 투기를 억누르려고 하는 것도 있죠. 실거주를 장려하고요.
내 아이가 공부할 곳은 어디일까
리: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에서 학군 좋은 곳으로 꼽은 대표적인 곳들이 있잖아요? 대치동, 중계동, 목동, 분당, 일산, 평촌.
월천대사: 사실 학군이라는 건 거기 들어와 있는 명문 학교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학원가죠.
리: 학원가가 중요해지는 시기는 초중고 중에 어떤 때인가요?
월천대사: 대치동과 비 대치동이 다른데요. 대치동은 늦어도 예닐곱 살에 들어올 것을 권장하고요. 여섯 살이면 영어를 문장으로 줄줄 쓸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어요.
리: 역시 미친 동네군요…
월천대사: 부모님들이 대부분 재력을 가진 전문직인 경우가 많다고 했잖아요? 의사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옆집 의사, 윗집 의사, 진짜 이런 경우가 많아요. 이 사람들은 내 아이가 영특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생님 찾아서 오게 돼요. 초 상위권에 있는 아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게 대치동밖에 없어요. 초6이 고2 과정을 척척 무리 없이 풀어요. 진짜 중요한 게 ‘무리 없이’ 푼다는 거예요. 대부분 선행학습이라는 건 부모가 아이에게 무리하게 시키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공부를 정말 잘하는 학생들은 본인이 좋아서 앞선 학년 진도를 따라가죠.
리: 대치동은 굉장히 어릴 때부터 애들을 밀어서 공부하는 느낌이지 않나요?
월천대사: 그게 대치동에 대한 오해에요. 아이들을 민다,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스스로 문제집 한 권을 풀지 않으면 어린이집을 안 가요.
리: 어린이집을요…? -_-…?
월천대사: 6살짜리가, 그러니까 40개월 정도인데 사설 학습지 한 권을 안 풀면 영어유치원을 안 가요.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걸 다 풀어야 가는 거예요. 엄마는 너무 힘들죠. 그런데 아이가 영특한 걸 어떻게 해요?
리: 대치동이 초 상위권 아이들을 위한 지역이면 모든 수도권에서 다 몰려오는 건가요?
월천대사: 거의 다 몰려와요. 그게 지리적인 특성인데, 책에도 쓰여 있듯이 학원가는 지리적인 여건이 좋아야 해요. 이것도 상가잖아요. 한 동네 수요 만으로는 학원은 영세업종이라 영업을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초상위권의 학생수 수요가 충족이 되어야 반이 열리니까요.
리: 대치동이 그렇게까지 교통이 좋다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나요?
월천대사: 좋아요. 대치동과 역삼동, 도곡동까지가 소위 말하는 학군 지역이고 이게 테헤란로 남쪽이죠. 북쪽으로 보면 압구정동, 청담동, 논현동 이런 쪽에는 대형학원가가 없잖아요. 공부를 시키려면 다 대치동으로 오게 돼요. 잠실도 탄천 건너면 금방이에요. 광장동에서도 20분이 안 걸리고요.
리: 남동권은 그렇게 포섭한다고 치고, 서울 북쪽이나 서쪽도 대치동으로 가야 하나요?
월천대사: 정말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할 수 없이 선생님 찾아 오는데, 초상위가 아니라면 대부분 중계동이나 목동 학원가에서 커버를 해요. 머니까요.
리: 중계동과 목동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월천대사: 목동은 서쪽을 커버하죠. 부천에서도 오고, 가재울 뉴타운에서도 아직 학원가가 없어 목동으로 와요. 거기서도 진짜 똑똑한 애들은 주말에 대치동으로 가고요. 일산에서도 조금 잘하면 목동, 더 잘하면 주말에 대치동 학원가로 와요.
리: 그러면 3개 권역이 경기도까지 다 커버하는 건가요?
월천대사: 아니요. 그래서 평촌 학원가가 굉장히 큰 거예요. 경기도에서 학원가가 제일 큰 곳은 분당이 아니라 평촌이에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분당은 대치동에서 가깝거든요. 고속도로, 지하철 등 가깝고 쉽게 올 수 있죠.
리: 야탑, 정자, 수내 같은 곳에 나름 학원가가 있지 않나요?
월천대사: 분당은 학원이 흩어져 있어요. 큰 학원가가 딱 있는 게 아니라 정자동 학원가, 수내동 학원가, 수내역 근처에 AK백화점 근처, 수내동 돌고래 종합상가, 샛별중 인근에 있고요, 이매동 등등에 흩어져 있어요.
리: 2000년 내외만 해도 대형 학원이 생겨나는 추세였는데, 그건 지금도 유지되나요?
월천대사: 대형학원은 신도시 같은 데서 잘 먹혀요. 그런 곳들은 원생을 많이 모객해서 학원이 운영할 수 있도록 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학원가가 센 목동이라든가 중계동이라든가 대치동 같은 곳은 초대형 전교과학원이 잘 안 먹혀요.
리: 아예 소수로 불러모아서 하는 건가요?
월천대사: 그런 게 요즘 인기를 끌죠. 대치동에서 성공하는 학원이 있으면 학원 대형화가 되는 시기가 있어요. 학원이 몸집을 불리면서 프랜차이즈화가 되기 시작하면 이제 멀리 경기도 등 각지에서 와요. 그러기 시작하면 이제 대치동 엄마들은 그 학원에서 애들을 빼죠.
리: …? 왜 빼죠?
월천대사: 타 지역 아이들이 많이 오니까 소위 ‘물 버리는 거’죠. 그래서 또 다른 곳으로 움직여요. 아이들의 공부와 질을 유지하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학원들도 그런 점을 잘 알아요. 그런데 정말 대형학원으로 많이 성공하는 곳들도 많아요. 영어에서 빅3 어학원이 있어요. 피아이(Peai), 렉스킴(LexKim), ILE(I Love English). 그런데 요즘은 그 외에도 인기있는 학원들이 새로 생겼어요
리: 다 모르는 데인데, 애들 전용학원인 건가요?
월천대사: 네. 정말 정말 대형학원이에요. 이 대형학원을 빅3라고 부르고, 이 빅3를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대기 학원도 있고요. 그런데 요즘 영어교육은 초등영어가 아니라면 예전보다는 많이 시키는 비중이 줄어 들었어요.
리: 학원이… 마치 아파트 브랜드처럼 군(群)이 있는 거네요… 그러면 맨 위에 있는 학원들은 프랜차이즈처럼 여기저기 진출하는 건가요?
월천대사: 지점을 늘리지는 않아요. 지점을 늘리는 데 성공한 곳은 정상어학원, 청담어학원 정도죠. 그런데 하늘교육이 한창 세를 넓힐 때 마찬가지로 펀딩을 받아서 전국으로 넓힌 거고요.
리: 생각해보면 이상우 씨는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에서 오직 일자리만 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월천대사: 맞아요. 지난번 기사의 빠쑝 님도 이야기했지만 투자관점으로만 본다면 직장 오고 갈 수 있는 교통의 편리함을 고려하는 것이 투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리: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도 전부 다 대기업이 하나씩은 들어가면 무조건 올라간다고 보던데, 학군 같은 경우에는 왜 그렇게 넓게 형성이 안 되는 거죠?
월천대사: 공부를 누구나 다 잘하지 않으니까요. 이게 핵심이에요. 초 상위권은 상위 1%, 그리고 상위권은 10%에요. 부모들이 보내고 싶어도 내 아이가 10%가 되어야 SKY 같은 좋은 데를 가잖아요?
리: 중계나 목동도 상위권을 위한 지역인가요?
월천대사: 맞아요. 노원 학원가가 잘되는 이유는 학생 수가 많기 때문이에요. 인구 구성을 보면 신혼부부들이 7호선을 따라서 맨 처음에 자리 잡는 곳이 노원이에요. 이쪽은 가격도 괜찮고. 살기에도 너무 좋고요. 여기 보면 작은 평수가 많아요. 하계, 중계, 상계를 보면 중계동 학원가를 빼고 나머지 지역들은 다 작은 평수가 많단 말이에요. 작은 평수=학생 머릿수에요. 일단 학생들 머릿수가 있어야 학원 장사가 돼요.
옛날에 엄청나게 세를 불렸던 TOPIA 아카데미라는 데가 있어요. 중계동에서 엄청 날렸어요. 이게 한참 외고 전성시대에 인기를 엄청 끌던 학원이었는데 그게 가능했던 건 노원구의 그런 인프라가 의정부, 길음뉴타운, 성북구, 강북구를 모두 끌어안았기 때문이죠. 그런 주거 배후지의 정중앙에 ‘은사’라고 부르는 은행사거리가 있는 거죠. 중계동 학원가를 받쳐주는 힘이에요. 중계동에 학원이 중개사 말씀으로는 600개가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리: 은행사거리 쪽도 더럽게 비싸지 않나요.
월천대사: 더럽게 비싸지는 않아요. 다른 핵심지에 비해서 덜 올랐어요. 은행사거리가 학원가 중심인데 사실 전철역에서 조금 먼 곳에 위치해요. 일단 전철역이 있는 초핵심 중심 상업지구는 비싸고, 유흥시설도 많기 때문에 학원가는 그런 것을 피해서 한적한 곳에 생겨요. 노원역 백화점 있는 쪽은 거의 환락가인데 그런 곳에 있는 학원을 애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걸 좋아할 부모님은 없죠.
또 학원가를 보면 대부분 약간 한적한 곳에 있어요. 임대료가 싸고, 학원 버스를 쫙 댈 수 있잖아요. 대치동만 셔틀을 잘 운행 안 해요.
리: 왜 안 하죠? 전국 각지에서 다 오잖아요?
월천대사: 알아서 오니까요. 중계나 목동은 셔틀을 운영해요. 단, 목동의 윗단지 소형 학원들은 차량운행 안하죠. 평촌도 되게 잘 되어있고요. 학원가는 한 곳을 아우르는 게 아니라 사방팔방에서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인다고요. 딱 그런 위치에 자리를 잡거든요. 평촌 학원가는 4호선 역에 있는 곳이 아니라 외곽순환고속도로 밑에 있어요. 여기가 안양, 과천, 의왕, 인덕원, 또 내려오면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군포, 산본을 다 아우르는 입지란 말이에요.
또 평촌에 아파트가 25평, 20평, 18평짜리가 많아요. 또 과천도 적은 평수가 많았었죠. 그러니까 머릿수가 많고, 옆에 있는 신도시까지 다 아우를 수 있으니 대형 학원이 들어가기 매우 좋은 입지였죠. 그러니까 학원가가 생기고요.
내 아이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까?
리: 부모 입장에서는 투자 관점뿐 아니라 애를 키운다고 생각하면 되도록이면 대치동, 중계동, 목동, 분당, 일산, 평촌 가까이에 사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세요?
월천대사: 부모가 잘 결정을 해야할 것 같아요. 우리 애를 공부를 시켜야 할 것인가, 아닌가. 그런데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내 자식에 대해 객관성을 갖기는 참 불가능하죠. 내 새끼니까 너무 예쁘고 천재 같고. 그런 마음이 든단 말이에요. 대치동 같은 경우에는 예닐곱 살 때부터 준비해야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학원 입학이 가능해요. 입학 기준 수준이 안되면 학원 때문에 이사를 왔는데 학원을 못 가요. 영어유치원도 많이 보내고 집에서도 꾸준히 영어책을 많이 읽히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이면 『해리 포터』 원서를 줄줄 읽어요.
리: 미치겠다…
월천대사: 다른 지역에서 또 애를 대치동으로 보내는 걸 고민하게 되는 게 4~5학년 때부터예요. 이때부터는 과학, 국어 같은 과목 공부를 시작하고 또 진로를 고민하게 되거든요. 그때 되면 부모님들도 느끼는 게, 초등학교 입학할 때는 아파트 단지에 학교 있어 통학 거리가 짧고 안전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애들 공부시켜보고 학원 찾아보고, 과외 선생님 구해보면 사는 곳의 교육이 약하다는 걸 느끼게 돼요. 선생님 한 번 구하려면 사방팔방에 전화해야 하고요.
리: 과외 선생님 구하는 건 쉽지 않아요?
월천대사: 아니에요. 좋은 선생님들은 굳이 다른 동네로 갈 필요가 없어요. 대치동에서 유명해지면 옆 단지 갈 필요도 없고 한 단지 안에서 다 끝나요. 굳이 내가 학생 하나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죠. 그러면 그 지역에서는 원하는 선생님을 부르기 어렵고, 특히 초 상위권 학생한테 맞는 선생님은 다른 동네에는 거의 없죠.
또 초등학교에서 3~4학년이 되면 학군이 필요하단 걸 느끼게 되니까 이제 학군 지역은 전학을 많이 와서 학년이 높을수록 학생 수가 역피라미드가 돼요. 반대로 비학군 지역은 피라미드 형태로 점차 학생 수가 줄고요. 막 학군 지역은 네 반으로 입학했다가 졸업할 때는 열세 반이고 그래요.
리: 그 동네 중학교 가려고 들어오는 건가요?
월천대사: 그렇죠. 중학교가 중요하니까. 그래서 특히 6학년 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전입을 많이 해요.
리: 높은 학력의 부모의, 높은 학구열이 있다는 건 그 지역에 일자리가 좋으면 그런 부모가 모이잖아요? 그러면 수원이나 광교 이런 쪽에도 학군이 생길 수 있지 않아요?
월천대사: 그래서 미래학군이라는 걸 이야기하는 거예요. 일단 학군은 확고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SKY는 없어지지 않잖아요. 거기를 가고 싶은 수요가 있고 또 의치한이라고 해서 의대, 치대, 한의대를 가는 수요가 있잖아요.
그리고 대학이 많아지고 정원이 많아지고 학생 수가 늘었다고 해서 대학 가기가 쉽나요? 지금 저 같은 90년대 학번이 갈 수 있었던 학교를 지금 다시 입시를 치르라고 하면 저는 아마 떨어질 거예요. 중경외시라고 해서 중앙대, 경희대, 외대, 시립대를 일컫는 용어가 있잖아요?
리: 거기를 한 5% 라인으로 보죠?
월천대사: 그런데 저 때는 SKY 이외에는 용어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중경외시라는 말이 생겼잖아요. 요즘 애들 입시를 실제로 치러보면 너무너무 어려워요. ‘인서울에 있는 학교가 서울대다’ 이런 농담이 나올 정도로… 입시가 정말 힘들고, 좋은 대학 가는 건 여전히 힘들다는 건 인정을 해야 해요. 게다가 좋은 대학들은 정원이 예전보다 오히려 줄었거든요.
또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예전에는 그냥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녔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가정별로 한두 명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웬만하면 서울로 올려보내요. 사실 서울에 있는 대학 가기 힘들어진 이유가 거기에서 시작된 거예요. 애들이 상경하면서부터 지방과 서울의 양극화가 벌어졌어요. 또 서울에 있는 학교들은 정원을 줄이는데, 특히 예체능 정원을 많이 줄였어요. 예대나 음대는 대형강의가 어려우니까 교수 한 명당 학생 수가 적잖아요. 그러면 학교에서는 좋은 사업이 아니니까 계속 줄이는 거죠. 인서울 가기가 힘들다, 고로 학원가는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학원가가 여거저기 생기거나 확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는 거죠.
리: 장지동 같은 경우에는 법조계가 들어오잖아요? 그런데도 학군 형성이 안 될까요?
월천대사: 그래서 2016년에 위례에 학군이 생길까? 하는 칼럼을 썼는데, 위례는 법조타운이 생기면서 변호사, 법원 공무원 등이 옮겨왔는데 그분들의 배후주거지잖아요. 그리고 또 서울과 붙어있어서 송파구권역은 서울로 고등학교를 갈 수도 있는 명품 신도시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학원가가 생길만한 지역도 2군데를 찍어놨어요.
아, 제가 학군이 공식이 있다고 했잖아요? 동탄, 위례, 미사 이 세 군데 학원가가 분명히 생긴다고 했는데 그게 맞았어요. 그런데 위례는 단점이, 대치동이랑 너무 가까워요.
리: 그렇네요. 동탄은 아예 격리되어있죠?
월천대사: 동탄은 광교와 영통이 가까워요. 그래서 자체적으로 학군이 생기지만 정말 날고 기는 엄마들이 원하는 학군이 생기기에는 광교라는 공룡이 있죠. 광교는 지금 영통과 수지에 원래 살던 삼성 직원들이 새 아파트를 찾아 많이 넘어갔어요. 광교는 지금 도시가 만들어지는 상황인데, 신도시가 완성되려면 원래 10년 정도가 걸려요. 그런데 광교는 벌써 애들이 공부를 이미 꽤 잘해요. 학원가도 잘 안 되어 있는데 말이죠.
리: 빠숑 님이 이야기하신 게 보통 신도시나 아파트가 들어서면 기반시설이 깨끗하게 가는 데 한 10년 걸린다고 하셨거든요. 학원은 어떤가요?
월천대사: 학원은 초기에 알음알음 들어오기 시작해요. 그리고 인근에 학원가가 가깝지 않으면 동네 학원이 굉장히 잘돼요. 예를 들면 미사는 입주한 지 5년도 채 안 됐거든요. 그런데 학원이 다 들어와 있어요. 여기는 학원가가 너무 멀어요. 대치동도 너무 멀고, 강동구는 아직은 학원이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미사는 굉장히 빨리 들어찼어요. 요즘에는 진짜 10년도 안 걸리는 것 같아요.
리: 학원은 상대적으로 빨리 들어오는 건가요?
월천대사: 아이들 머릿수만 많으면요. 신혼부부와 다자녀를 우대해주고, 또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분들이 많이 입성하는 곳이 신도시잖아요. 신도시 특성상 애들이 많아요. 처음에 들어오면 어린이집 대란이에요. 뭐가 잘 되겠어요? 영어 유치원, 놀이 학교가 잘되겠죠.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까 많이 생기고, 사설 어린이집도 잘 생겨요.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니까요.
초등학교도 늘 과밀상태에요. 이게 미리 넉넉하게 학교를 확충해주고 교사도 다 전근을 시키면 좋은데 정작 입주한 후에 학생 수가 적으면 나라 입장에서는 손해잖아요. 아쉽지만 바글바글해지면 그때 얼른 확충을 해주는 거예요. 미사에서는 학교를 증축해야 하는데 개학하고도 공사가 다 안 끝나서 엄마들이 민원 넣는 경우도 있었어요.
리: 아이가 있는 집에서 부동산을 고려할 때 학군이 몇 번째 정도 중요한 팩터라고 보세요?
월천대사: 부부 맞벌이 소득으로 소득이 월 600만 원 이상 되는 중산층 이상 가정이고,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이면 제1의 우선순위가 돼요. 아이 학교 때문에 이사하는 게 가장 고민이에요. 저도 정말 상담을 많이 해요. 젊을 때는 전철이 가깝고, 회사 다니기 가깝고, 그거면 되는데 아이가 자라면 안전했으면 좋겠고, 아이와 함께 지내는 또래 집단이 착했으면 좋겠고, 드센 아이들이 없고 엄마들이 관리를 잘해줬으면 좋겠고, 또 학원 알아보는 데 고생하지 않아도 보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원하거든요.
그때는 정말 성적보다도 엄마들이 원하는 게 이런 거예요. 내가 직장 맘이더라도 애들 공부를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초등학교가 끝나고 내가 끝나고 올 때까지 아이를 케어해 줄 수 있도록 태권도 버스가 데려가서 2시간 후에 태권도가 끝나면 다시 또 수학 학원 버스가 데려가고, 그렇게 끝나고 집에 8시에 오면 엄마 만나서 밥 먹고 씻는. 이런 안정화된 코스가 목동, 중계동에서는 가능해요. 그러니까 워킹맘도 너무 편하죠.
리: 맞벌이한테는 엄청 중요하겠네요.
월천대사: 안심할 수 있죠. 아이가 어딘가에 맡길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에요. 학부모라면 그런 것들을 걱정 안 할 수가 없어요.
리: 마곡 같은 곳은 그냥 목동으로 흡수될 것 같나요?
월천대사: 지금은 흡수되지만 마곡도 생길 거예요. 마곡은 일자리가 엄청 늘어나고 있어요. 또 실제로 우장산이나 화곡 쪽은 마곡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올랐고요. 제가 미래학군을 책에서 3가지로 정의했어요. 우선은 일자리가 확충될 곳이에요. 두번째는 새아파트가 들어설 사이즈가 큰 뉴타운이고요. 마지막은 일자리와 멀지않게 개발되는 신도시에요. 일자리 이야기만 해볼께요. 마곡과 판교, 그리고 또 책에는 안 나오지만 광명-시흥 테크노밸리도 클 거고요. 여기가 굉장히 크게 개발돼요. 광명에 정말 많은 도로와 교통시설을 어마어마하게 확충해줘요. 또 여기에 광명역 역세권을 복합 개발하면서 그냥 일자리만 넣는 게 아니라 일자리, 엔터테인먼트, 쇼핑, 호텔까지 다 있는 MICE 같은 복합 개발을 하려고 해요. 그리고 이게 철산동, 하안동, 광명동까지 다 개발이 같이 계획되어있고요.
리: 그쪽은 교통이 좀 애매하지 않나요? 7호선 하나밖에 없고?
월천대사: 7호선은 황금 노선이에요. 일자리를 봐요. 가산 디지털단지를 지나고 강남구청까지 강남을 관통하는 노선이란 말이에요. 7호선은 좋은 노선 중에 하나에요.
리: 핵심이라고 하는 2, 3, 7, 9호선이 다 강남을 지나네요.
월천대사: 그게 가장 중요하죠. 일자리가 제일 많으니까요.
리: 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빡세게 입시 공부를 안 시키는 부모도 많잖아요? 그러면 그때는 학군에서 중요한 건 안전이 되는 건가요?
월천대사: 네, 통학의 안전이죠. 학군이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첫째는 우리가 소위 생각하는 대치동, 목동, 중계동 같은 학원가에요. 두 번째는 통학의 안전이에요. 학교가 단지 안에 있어서 찻길 건너지 않아도 된다거나, 아니면 또 같은 동네 안에서 워너비인 학교와 단지를 말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학군의 불모지라고 불리우는 영등포권역에서보라매초등학교가 근처에서는 되게 유명해요.
리: 초등학교가 유명해요?
월천대사: 그 동네에서는 엄마들이 제일 보내고 싶어 해요. 그래서 보라매초등학교에 배정받느냐 안 받느냐에 따라서 아파트값이 차이가 나요.
리: 그러면 그 동네에서 짱 먹는 아파트를 들어가라는 건가요?
월천대사: 제가 그런 데를 욕망아파트라고 이름 붙였어요. 투자 세계에서는 대장주라고 부르고요, 저는 엄마들의 욕망 단지라고 부르죠.
리: 이게 실제로 도로 하나 차이로 학교에 배정을 못 받고 그런 케이스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럴 경우에 프리미엄이 얼마나 차이 나나요?
월천대사: 동네마다 비율이 다른데요. 제가 사는 강변역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학군은 광남학군, 양진학군 두 군데가 있어요. 광남초와 양진초를 배정을 못 받고 구남초를 배정받는 지역은 가격이 조금 빠져요. 이게 연식으로는 같은 25년인데 학군 지역이 10억 정도면 구남초 지역은 한 8억 정도 하니까 20% 내외로 차이가 나는 셈이죠. 좀 심하게 벌어지면 이 지역의 대장주는 13억이 넘는데, 비학군 지역은 7억 후반까지도 떨어져요.
리: 그런 프리미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거라고 보시나요?
월천대사: 명문학군이 유지가 되면 유지가 되는데, 변수가 한가지 있어요. 신축 아파트에 대한 니즈.
리: 신축을 되게 긍정적으로 보시네요?
월천대사: 신축은 이번 상승장의 새로운 변화에요. 저번 장과 이번 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신축이냐 구축이냐 차이에요. 1기 신도시와 서울에 있는 핵심 지역, 노원구 같은 택지 지구의 아파트들이 너무 늙었어요. 나이가 25년 이상인데 다음 개발성이 있느냐를 봤을 때 물음표인 곳이 많아요. 리모델링 될 거야? 재건축이 가능해? 라고 봤을 때 안 되는 곳들이 많거든요. 사업성이 없으면 추가분담금 감당도 힘들고요. 그래서 지금 서울 중심부의 거의 40~50년 된 아파트 중에 아직도 재건축을 못 하는 아파트가 상당히 많아요.
리: 중구에 그런 썩은 건물들이 있죠…
월천대사: 연식만 보면 당연히 해야 했어요. 그런데 안 하잖아요. 이런 곳에 연식만 보고, 입지만 보고 될 거라고 생각해서 핑크빛 생각으로 장기투자 하시면 물릴 수도 있어요.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리: 학군 아파트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가격 방어와 가격 상승을 다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이게 안 맞을 때도 있나요?
월천대사: 그럼 일산 신도시는 학군을 꼈는데 후곡마을은 왜 그렇게 못 올랐을까요? 또 평촌 같은 경우에는 구축이 큰 재미를 못 봤어요. 일산, 평촌은 강력한 학원가를 가졌음에도 근처의 신축이 더 많이 올랐어요. 이게 이번 상승장이 저번과 달랐던 점 중의 하나에요. 그래도 실거주 가치는 높기에 떨어지진 않았지만 폭등은 못 하고 소소하게 올랐죠.
리: 그런데 학군이라는 게 초등학교, 중학교는 그렇게 한 몸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고등학교부터는 학군 개념이 바뀌지 않아요?
월천대사: 요즘에는 학종도 있고, 수시 제도가 바뀌면서 내신을 많이 보기 때문에 최근에는 탈 대치를 하는 움직임도 많이 일어나요. 그런데 그건 주의하셔야 하는 게 우리 아이가 학구열이 약한 곳에 가서도 독야청청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이사 가기 전에 우리 아이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셔야 해요. 아이가 분위기를 타지 않고, 와글와글해도 혼자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은 내신 따고 좋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험이고 도박일 수도 있어요. 내신도 못 따고 수능 점수도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강남은 내신은 안 나와도 수능이 잘 나와요. 그래서 낙타 바늘 같기는 하지만, 또 N수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정시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죠.
리: 요즘에 상담도 많이 하시죠? 어떤 분들이 많으신가요?
월천대사: 결정을 잘 못 하는 분들이 많아요. 집값이 오르는 걸 어? 어? 어? 하면서 보기만 하니까 미칠 것 같고, 또 이제 애 때문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보던, 가고 싶던 핵심 지역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리: 그러면 못 가는 거죠…
월천대사: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리는 거예요. 그런데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대출도 막힌 거예요. LTV가 70%까지 되던 게 이제는 30~40%까지도 가잖아요. 그리고 보시던 지역이 있어서 눈을 낮추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리: 무주택자는 비슷하게 60~70% 수준으로 해주지 않나요?
월천대사: 투기지역하고 투기과열지역는 안 돼요. 그래서 광교가 많이 오른 거예요. 광교는 비조정 지역이라서 LTV 70%가 나왔어요. 그게 작년에 광교가 많이 오른 이유 중 하나에요. 광교는 대출을 많이 끼고 살 수 있었거든요.
사실 광교는 정말 좋은 도시에요. 수원의 명품 도시가 될 거예요. 거기는 주변에 일자리가 정말 많다는 게 장점이에요. 광교는 진짜 수원 인근에서는 짱먹는 동네가 될 수밖에 없는 좋은 동네에요.
리: 결정하기 어려운 건 그렇다 치고, 애 때문에 이사를 해야 하는데 너무 비싸다고 하면 그때는 가라고 하나요?
월천대사: 옛날에는 상담이 엄청 쉬웠던 게 ‘제가 33평으로 옮겨갈 건데 집을 팔까요?’ ‘집이 어디신데요?” ‘압구정 한양 아파트요. 25평이라서 넓히려고요.’ ‘(웃음) 갖고 계시고, 대출 70% 받아서 학군 지역으로 전세를 가시든 하나를 더 사시든 하세요.’ 그렇게 조언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아주 세밀하게 재무상담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돼요. 8·2 부동산 대책 이후로 너무 다양해져서 어떤 단지가 A한테는 좋은 물건인데 B한테는 좋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입지보다 중요한 건 사람
리: 사실 학군이 좋다고 들어가기 전에 애들을 먼저 파악하라고 하셨는데 그건 성실함이 중요한가요?
월천대사: 머리(웃음). 공부하러 들어가는 거잖아요. 머리죠. 그리고 성실함.
리: 아이가 똑똑할수록 비싼 학군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가요?
월천대사: 똑똑한 걸로는 안 돼요. 초등학교 때 IQ 높고 똑똑했어도 엉덩이 힘이 없으면 또 못 버티고 점수가 안 나와요. 그냥 학원 가기 전에 5분 만에 휙 보고 가서 100점 맞고 오는 애들 있잖아요? 얘네들이 고등학교 가면 무너져요. 자기 머리만 믿고 공부를 한 번도 길게 한 적이 없고 벼락치기만 한 거예요. 이게 중학교까지는 먹히는데 고등학교부터는 안 먹혀요. 그러면 성적이 안 나오죠.
이게 고등학교 때도 상위권인 애들은 성실해요. 열이 펄펄 나도 학원을 가요. 대부분 청소가 늦게 끝나서, 오늘 벌점 받아서 이런 핑계를 대요. 그런데 상위권 아이들은 누구에게 징징대거나 변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하면 그만인데’하고 기분 나쁜 거예요. 열이 펄펄 나는데 오늘 못 간다고 하기가 싫어서 학원에 와요. 그래서 애 낯빛이 안 좋아서 물어보면 그제야 아프다고 해요. 쉴 거냐고 물어보면 또 진도 밀린다고 하고 간대요.
리: 반대로 애가 그냥 공부를 못하면 좋은 학군이 불필요하지 않나요?
월천대사: 음… 그럼에도 학군에 들어가면 좋은 게, 사실 이건 이야기하면 욕먹을 수도 있는데 저는 학군 좋은 지역은 아이들이 드세지 않다고 생각해요. 엄마들이 100% 끼고 도는 동네는 크게 분쟁이 안 생겨요. 엄마가 진짜 밀착케어를 하다 보니 애들이 나름 순하거든요. ‘뭐 역삼이라고 애들 담배 안 피우냐?’ 그런 이야기들도 하시는데 물론 그런 애들도 있지만 비율이 적죠.
리: 담뱃값이 올라서 조금 다를 것 같기는 한데…
월천대사: (웃음) 예를 들어서 한 학부모님이 학군 좋은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를 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알림장을 올리면, 올리자마자 조회 수가 주르륵 올라간대요. 그런데 비학군 지역, 생활보호대상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막 싸움이 일어났는데 5학년 아이가 의자로 친구를 찍더래요… 그래서 너무 놀라셨다고 하더라고요. 논란이 될 이야기지만 오늘은 교육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거니까. 마음이 무거워 지는 이야기긴 합니다.
리: 성적 외에도 생활환경이라는 측면이 있는 거군요?
월천대사: 그렇죠. 제가 아이를 낳을 때 살던 곳이 그리 환경이 좋은 곳은 아니었어요. 아파트 밀집지역이 아닌 1-2인 세대가 선호하는 지역이였어요. 그래서 딱 아이 태어나니까 든 생각이 ‘이사 가야겠다’였어요. 사실 학군 지역에 들어온다는 게 성적만 보고 들어오는 게 아니에요. 우리 아이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친구들이라든가 분위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어쨌든 애가 친구따라 가더라도 학원을 다니면 마음이 놓이는 것도 있고요.
리: 지방은 학군이 어떤가요?
월천대사: 지방은 진짜 대구나 대전 정도 빼고는 학군이 별로 없어요.
리: 대구 수성구는 엄청 학군이 세잖아요? 그런데 같은 부촌인데 부산 해운대구는 왜 없는 거죠?
월천대사: 전통적인 맥락이 있는 것 같아요. 해운대는 상업이 발달한 곳이잖아요. 무역과 교역, 자갈치 시장, 국제시장, 업종을 봐도 다양해요. 하지만 대기업이 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울산은 학구열이 있어요. 특히 한 회사가 좌지우지하는 곳은 학군이 있어요.
리: 결국 또 일자리랑 학군이랑 맞물리네요.
월천대사: 다 맞물려있죠. 부산은 대학을 안 나와도 잘 먹고 잘살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물론 부산에서도 일부 분들은 공부를 시키고 싶어 하시죠. 해운대 같은 경우에는 집이 잘사니까 학군이 있어요. 서울처럼 영어유치원도 잘 되고요.
하지만 부산이나 다른 지방의 학구열은 결국 대구나 대전에는 못 미쳐요. 진짜 대구 수성구는 서울 못지않아요. 수성구 엄마들이 의대를 많이 보내십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정도 가면 이제 서울에 집을 사줘야 하니까 부동산을 공부하러 많이 들어오십니다.
그런데 또 학군은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모든 곳에 존재할 필요가 없고, 또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만으로도 안심하고 만족해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고요. 가재울뉴타운이 그런 경우인데, 단지 안에 살면 너무 쾌적하다고 하시거든요. 애들 초등학교도 너무 좋고. 그런데 그런 곳의 단점이 중학교 가면 이제 고민이 돼요. 초등학교까지는 너무 좋은데, 중학교에 가면 학원가가 딱히 세지 않고 애들 대학을 보내야 하니까 그때부터 힘든 거예요.
리: 성실한 애들은 어디서 키워도 상관이 없는데, 애매하게 머리 좋은 애들이 더 문제겠네요?
월천대사: 성실한 아이들도 너무 알려지지 않은 학교에서 졸업을 하면 수시 성적은 될지언정, 입학사정관한테 가서 면접을 볼 때 너무 학교가 처지니까 핸디캡이 생기는 거죠.
리: 학종은 학교생활과 내신 성적이 좋으면 꽤 커버가 되잖아요?
월천대사: 잠재력도 본답니다? (웃음) 잠재력을 어떻게 볼까 싶죠? 아이들이 교복 입고 가잖아요. 그렇게 아이들 잠재력을 본답니다 (웃음). 진로 적성을 굉장히 중시해요. 수시가 좋은 제도이기는 한데 저는 반대해요. 정시 확대를 부르짖는 편인데, 수시 제도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요. 돈이 없고 엄마가 그쪽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입시를 치르기가 되게 어려워요. 원서에도 ‘저는 관악산의 정기를 받아…’ 이런식으로 은근히 학교를 표시한다고 하던데요.
리: 그래서 수시보다 학종으로 가는 것 아닌가요?
월천대사: 성실한 학생들은 옛날처럼 정시 제도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공부 잘해서 성적 잘 받으면 좋은 데 가는 게 좋죠. 지금은 복잡하잖아요? 저는 반대해요.
리: 학원비도 무진장 비싸죠?
월천대사: 학원비도 있고, 특목고 같은 학교를 들어가면 학비 외에 돈이 많이 들어요. 잘 사는 아이들이 오기 때문에 그 안에서 아이들끼리의 소비도 있고.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도 해외로 가고, 민족사관학교 같은 데는 또 애들이 승마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거죠. 지금도 특목고를 죽이고 축소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높은 분들의 자녀들은 다 특목고를 가잖아요? 우리한테는 평범한 교육을 하고, 그냥 사교육이 없어도 된다고 계속 시험도 폐지하죠.
제가 묻는 한 가지가 있어요. 여러분의 자녀와 저의 자녀가 다른 곳에 살고, 또 A 수강생, B 수강생, C 수강생이 모두 다른 곳에 사는데 아이들이 결국 다 만나요. 어디서 만나냐면 대학입시에서 결국 만나요. 그게 문제거든요. 내가 사는 동네에서 우리 아이가 잘났다고 해도 어차피 다른 동네와 입시에서 만나고, 또 나중에 결국 사회에서 만나거든요.
리: 제가 그래서 책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게, 남고를 되게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월천대사: 저도 아들이 있는데요. 남고 보낼 것 같아요. 여학생들이 너무 공부를 잘해요. 여학생들과의 경쟁을 이길 수가 없어요.
리: 압도적으로 잘하나요?
월천대사: 네, 요즘에 정말 여학생들은 대단해요. 반면 남자아이들은 꼼꼼하지 못하죠. 예를 들면 프린트 모으는 것도 성실함의 일부로 봐요. 여자애들은 그걸 다 받으면 파일첩에 쫙 모아요. 그러면 도장만 받으면 돼요. 그런데 남자애들은 책을 탈탈탈 털어서 하나씩 떨어트려요. 주섬주섬 모으면 하나씩 없어서 감점받고 그러는 거예요. 당할 수가 없어요.
리: 그래서 남고 가면 학종 같은 건 좀 잘 되나요?
월천대사: 학종은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동아리 활동도 다 진로에 맞춰서 해야 해요. 경영학과를 가고 싶으면 경영학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요. 진학하는 것보다 진로가 뭐냐가 더 중요해요. ‘너 이 과 왜 왔어?’ 하면 ‘제 꿈이 이거라서요’가 되는 거죠. 이게 다 연관이 되어 있어서 동아리 활동과 프로젝트 하는 것들이 다 진학하려는 과와 일치해야 연관성에서 점수를 받아요.
리: 이런 걸 통합 관리해주는 학원들도 있나요?
월천대사: 대치, 목동, 중계동에는 있어요.
리: 결국 거기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네요…
월천대사: 가면 더 편하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일단 학원이나 선생님 찾아서 다니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것만 해도… 나중에 학부모가 되면 선생님 찾는 게 일이에요. 선생님 찾겠다고 전화를 사방팔방 돌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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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연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일시: 2018년 8월 30일(목) 오후 7:30~9:30
- 장소: 강남역 비타임
- 강사: 월천대사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