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풋이 주는 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인풋이 드라마틱하게 다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고만고만한 경험에서 더 좋은 아웃풋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인사이트를 가지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누군가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그는 파란불로 바뀌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교통사고가 제일 많이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한다.
이 차이에 관한 것이다.
2.
누구는 여행에 가서 너무나 근사한 풍경, 너무나 대단한 경험을 해 놓고도 고작 느끼는 게 ‘멋있다’ ‘다시 가고 싶다’ ‘집에 가기 싫다’고 생각하고, 혹은 ‘집이 최고다’ ‘집 떠나야 고생이다’라고만 생각한다. 이뿐이라면 그건 그냥 1차원적인 아웃풋일 뿐이다. 그 정도 수준의 아웃풋은 그렇게 거창한 여행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낼 수 있다.
인풋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사이트 없이 내놓는 아웃풋은 의미가 별로 없다.
3.
다독, 중요하다. 나쁘다거나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다독이 다른 사람과 차별화를 만든다는 관점에는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독을 한 사람과 다독하지 않은 사람이 차이 난다는 것이지, 다독을 하지만 인사이트가 없는 사람이나 다독을 안 하지만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 중 승자는 언제나 후자다.
4.
유아기나 아동기에는 당연히 다양한 인풋을 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성인이라면 무분별한 인풋의 섭취보다는 ‘한 번 더 생각하는 훈련’이 생각의 깊이를 바꾸어 줄 것이다.
5.
그래서 뭘 어찌해야 하냐고? 간단하다. 나는 사람들에게 1번의 what과 2번의 why를 던지라고 이야기한다.
- 1st what: 그 일은 무슨 현상인가? (정의가 무엇인가?)
- 2nd why: 그 일은 왜 일어나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
- 3rd why: 그 일을 개선하려면(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예시를 들어보자.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
- 1st: 교통사고는 무엇인가? 차와 차, 혹은 사람과 차가 부딪치는 것.
- 2nd: 왜 일어나나? 신호가 바뀌는 순간에 출발하는 차(사람)와 끝내 길을 건너려는 차(사람)이 엉키면 일어난다.
- 3rd: 보행 신호가 끝나는 것과 차량 출발 신호가 바뀌는 것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하지 말고, 차량 출발 신호를 1초 뒤에 준다.
같은 신호등을 앞에 두고 ‘신호 바뀌었다 건너면 되는 것 아닌가?’ 보다는 이게 낫지 않을까.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조금 더 나은 아웃풋을 꺼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풋의 크기를 늘리는 것보다는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훈련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원문: 김재성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