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물론 계획은 세운 다음 반드시 지켜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무계획으로 일관하다 보면 ‘오늘 뭐 하지?’라는 멍함이 자주 찾아오게 되지요. 시간이 촉박한 일을 하는 경우라면 그 일에 차질이 생길 테고, 여유가 있는 일을 한다 하더라도 쓸데없이 퇴근 시간이 늦어질 것입니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분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To-do list’를 작성하는 것이죠. 이 리스트를 잘 작성하시는 분은 그날의 할 일을 적고, 중요도까지 적어서 리스트를 완성 시킵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훌륭한 계획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제가 전 직장에서 배웠고, 지금도 다양한 일과,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는 ‘Check-in/ Check-out’ 계획법입니다. 보통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이야기하면 호텔이나 공항을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는 일은 비슷합니다. 말 그대로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죠.
업무를 위한 Check-in/ Check-out은 To-do list와 매우 비슷합니다만, 아주 작은 차이로 인해 더 강력한 효과를 지니게 됩니다. 예시를 보면서 함께 ‘Check-in/ Check-out’ 작성법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1. 할 일 목록 앞에 네모칸을 만든다
보통 To-do list를 작성하실 때 할 일 앞에 점을 찍으시거나 – 표시를 하시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Check-in/ Check-out 방법론을 사용하실 때에는 앞에 네모나 동그라미 등, 빈칸이 있는 도형을 삽입해 주세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이 완료되면 다 했다고 ‘Check’ 하기 위해서죠.
2. ‘할 일’을 쓰지 않는다. 한 일의 ‘결과물’을 적는다.
사실 이 사항이 단순한 To-do list와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많은 분이 To-Do list를 작성하면서 ‘오늘 무엇을 할지’를 적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list를 적으면 ‘했다’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output도 나오지 않았음에도 내가 오늘 ‘무언가를 했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과물을 매일 내는 사람과 결과물을 내지 않는 나날이 쌓이면 그 차이는 엄청나겠죠.
사진에서 하이라이트 된 부분이 그 날의 Deliverable/ Output 입니다. 즉 이 날에는
- 전사 전략회의 Time line
- XX 산업 성장 전망 Report
- XX 기업 기초 재무제표 요약 Report
이 세 가지의 리포트가 나와야 이날의 일이 끝난 겁니다. 이 세 가지 output을 내기 위해 해야 하는 부수적인 활동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자료를 찾고, 읽고, 숙지하고, 공부하고 이런 일들은 Check-in/ Check-out에 적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하다말고 하다말고’ 하는 버릇을 없앨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아웃풋이 나온 게 아니면 그 일을 하지 않은 게 되는 것이니까요.
3. 이어서 해야 하는 일은 점선으로 표기한다.
모든 일이 하루 동안 시작해서 하루에 끝나면 참 좋지만 일이란 게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업무가 끝나고 Check-out을 할 때, Check를 점선으로 해 줍니다. 내일 이어서 이 일을 해 나가면 되는 방식입니다.
4. 중요한 일부터 List-up 하고 그날 꼭 할 필요 없는 일은 별도 구분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리스트는 중요도 순서로 작성합니다. 여기서 ‘중요도’라 함은, 그 날 가장 먼저 끝내야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일은 반드시 기간을 정해서 끝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끝내야 하거나 개인적으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속해서 이어지는 작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작업을 보통 De prioritized-work 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그 날 끝내야 하는 일과는 별도로 구분합니다. 바로 점선 아래에 있는 일이 Deprioritized-work입니다.
이곳에서는 조금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due date를 볼 수 있는 것이죠. Check-in/ Check-out의 기본은 언제나 ‘당일 끝낼 업무’를 적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록해두지 않으면 잊어버릴 위험이 있는 장기적 업무/ 반복적 업무는 Deprioritized-work로 구분하되 완료 시한을 적어둡니다. 만약 진척도를 표시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라면 진척도도 지속해서 표시해 주면 좋습니다.
지금껏 업무를 막연히 시작하셨던 분이라면 이 방법을 통해 훨씬 더 체계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고 To-do list를 적어 오시던 분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시간 관리를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자가 인생을 더욱 밀도 있게 삽니다. 그 시작을 Check-in / Check-out 작성과 함께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원문: 김재성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