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New York Times에 Noam Scheiber가 기고한 ‘How a Rising Minimum Wage Affects Jobs in Seattle’을 번역한 글입니다.
3년 전 시애틀은 몇 년에 걸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미국 전국 최초로 15달러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몇 주, 시애틀의 첫 번째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결과에 전혀 반대되는 결론을 담은 두 가지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우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분교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결과는 최저임금을 절반 이상 올리지 않은 한 대폭적인 고용 감소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난 2014년 4월 시애틀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9.47달러에서 11.0달러로 인상했으며, 2016년 1월 다시 13달러까지 인상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근로자들은 이보다 인상 폭이 낮았다.
버클리 연구자들의 논문은 레스토랑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최저 임금이 10% 오를 때마다 이 산업의 전체 임금이 1% 상승하며 고용에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워싱턴대학교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버클리 연구와 달리 자세한 근로시간과 시급 정보를 가지고 분석을 시도했다. 이런 데이터를 이용해 그들은 버클리 연구자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레스토랑 산업뿐 아니라 더 다양한 사업들을 연구할 수 있었다.
이 결과 최저임금의 인상이 근로자 수의 변동뿐 아니라 근로시간의 변화까지 불러왔다는 더 ‘총체적인 변화’를 밝혀낼 수 있었다. 그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한 결과 소득이 증가한 대신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저소득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2016년 기존 11달러였던 최저임금이 13달러로 인상된 후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임금은 3% 인상되었지만 저임금 직종 종사자의 노동시간은 약 9% 줄어들었다. 이 결과, 평균적으로 상당한 소득 감소가 벌어졌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는 워싱턴대학교 연구자들의 연구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매우 뜨거운 노동시장 여건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혼재되었다는 비판이다. 노동시장의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시애틀의 고용주들은 임금을 인상해 결과적으로 보수가 높은 직업이 보수가 낮은 직업을 대체했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 하에서 시애틀의 저임금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어 ‘총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다시 말해, 고임금 일자리의 ‘총 근로시간’만 증가하는 상황이 출현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벤 지퍼러(Ben Zipperer) 박사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경기호황’을 맞이했을 때 나타나는 정상적인 이동과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식별하는 겁니다. 워싱턴대학교의 연구는 크게 효용이 없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와 ‘노동시장의 호황에 따른 이동’ 효과를 분리하는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은 시애틀과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았으면서도 경기호황을 누리는 비슷한 도시를 비교하는 것이다. 만일 시애틀의 비교대상군 도시가 시애틀과 비슷한 ‘총 근로시간 감소’ 현상을 겪지 않았다면 이는 시애틀의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시간의 감소 현상을 촉발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비교대상군 도시가 시애틀과 비슷한 ‘총 근로시간의 감소’를 겪었다면 시애틀에서 벌어진 일은 최저임금이 아닌 노동시장의 호황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워싱턴대학교 연구자들은 워싱턴 주 안에서 비교대상군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워싱턴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시애틀이 다른 도시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비교 대상 도시들은 ‘총 근로시간의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퍼러는 여전히 흠이 있는 연구라고 비판한다. 워싱턴 주에서 시애틀은 다른 지역 내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위상을 가지고, 또 강력한 노동시장의 호황을 누린다. 결과적으로 시애틀을 워싱턴 주 내의 다른 도시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비판은 다시 한번 원래의 질문을 상기시킨다. 시애틀의 ‘총 근로시간 감소’는 노동시장의 호황 때문인가, 아니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인가?
시애틀의 창문청소업자 마이카 짐러(Micah Simler)는 3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15개의 건물을 청소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이미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을 3명의 근로자에게 지급하며, 이는 최저임금의 인상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호황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시애틀은 지금 호황을 누리고, 저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어요.”
2017년 1월 1일부터 직원들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시애틀의 레스토랑 얼라이언스(Alliance)를 운영하는 질리안 헨체(Jillian Henze)는 “워싱턴대학교의 연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들은 이야기와 데이터가 일치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의 한 사람인 마크 롱(Mark C Long) 교수는 연구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그는 2016년에 발생한 대대적인 근로시간 감소 현상이 11달러에서 13달러로 급격하게 인상한 최저임금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밝혀낸 데 자긍심을 느낀다.
“최저임금이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되었을 때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경기의 호황이 그간 지속되었음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의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대대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해 시애틀 노동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던 것은 사실일 수 있다. 롱 교수는 또 다른 설명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는 비교 대상 지역을 선정하는 문제에 대한 비판에도 공감을 표시한다.
“우리가 선정한 비교대상군 지역이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을 때의 시애틀과 비슷하지 않다면 결과가 편향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14곳에 분점을 소유하고 직원 300명을 고용한는 이든 스토웰(Ethan Stowell) 레스토랑의 CEO 앙헬라 스토웰(Angela Stowell)은 아직 최저임금법을 평가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레스토랑 체인이 더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고용을 줄여야 할 이유를 찾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서비스 차지를 20% 추가하고 메뉴 가격을 살짝 올렸다.
“제가 아는 시애틀의 레스토랑 20곳 중 어느 곳도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사람을 줄인 곳은 없습니다.”
원문: 시장을 보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