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son Zweig Blog의 ‘Escaping the Magnetic Pull of a Bubble’를 번역한 글입니다.
거품이 터지기 전에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아주 똑똑하거나 아주 운이 좋아야 한다. 아니면 둘 다거나. 바로 지난 칼럼 ‘미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는 방법’에서 사무엘 리가 시험 중인 원칙이다. 리는 인기 가상 화폐인 이더리움을 매수했다. 이더리움 가격이 거품이며, 언젠가 터질 게 확실하며, 매수 자금 거의 전부를 날릴 거란 점을 분명히 인식했다. 하지만 잘만 되면 이미 장부상으로 얻어 놓은 수익 약 1,500%를 훨씬 넘는 수익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품으로 들어가는 것의 문제점은 거품이 더 커지면 커질수록 빠져나오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익이 점점 늘어나면 그보다 더 많은 이익이 생기길 바라고, 자기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자산을 현금화하기가 더 싫어진다. 거품이 커지면 합리적 사고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자기장이 생긴다.
2000년 인터넷 거품이 붕괴했을 당시, 기술주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던 투자자 845명을 대상으로 한 2006년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54%가 이미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주식을 매수했다. 주가가 더 상승할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의 절반이 기술주의 주가가 거품 상태라고 확신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매도를 너무 늦춘 나머지 쫄딱 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2000년 2월 발표된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중 48%가 주식 시장이 거품 상태에 있음을 인지한 반면(실제로도 그랬다) 주가가 여전히 싼 편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3%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투자자들은 이후 12개월 동안 15.2%의 추가 수익을 예상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S&P 500 지수는 8.2% 하락했다.
아니면 아래 광고를 보자. 1929년 9월 14일 자 신문에 실린 것이다.
현재 스탠더드 & 푸어스의 전신인 스탠더드 스터티스틱스는 1719-20년의 주식 시장 거품을 “모든 유럽인들이 헛다리를 짚었으며, 투기꾼들은 완전히 몰락했던 시절”이라면서 조롱했다. 하지만 1929년에는 “여러분은 예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모든 투자자가 ‘팩트’를 알아내는 시대가 되었기에 ‘거품’을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그게 사실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1929년 9월의 미국 주식 시장은 인플레를 감안해도 평균 장기 수익 대비 32배 이상으로 고평가되어 있었다. 예일대 교수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그 당시까지 기록된 최고 기록이었다. 스탠더드 스터티스틱스의 광고가 나오고 6주가 지나자, 주식 시장은 하루 동안 12% 폭락했으며, 1929년의 대공황이 진행 중이었다. 오늘날 많은 금융 역사학자들은 1929년을 최악의 거품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거품을 알아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시장 평론가들은 채권, 주식, 금, 벤처캐피털, 사모 펀드, 금융 기술 회사, 시장 추적 인덱스 펀드 및 그 밖의 다른 모든 것들이 거품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에게 인터넷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터질 거라고 경고했던 쉴러에게 시장 고점을 알아보거나 강세장과 거품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2011년 그는 “과거의 거품이 옳았다 해서 다음번에도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1841년 『대중의 미망과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를 펴낸 기자이자 역사가였던 찰스 맥케이(Charles Mackay)조차도 거품에 휩싸였다. 1637년 네덜란드에서 튤립 구근을, 1720년 사우스시의 주식을 구입했던 사람들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이들을 조롱했던 이 당대 최고 거품 비평가도 자기 코앞에 닥친 거품은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맥케이는 1840년대 중반 영국 철도 주식 호황을 찬미했지만 그 당시 많은 투자자가 쪽박을 차고 말았다. 아마 그도 이들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간단히 말해 거품을 만지작거리며 놀다 보면, 결국 정상적인 사고를 그르칠 수밖에 없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