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의 결말은 애잔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진한 여운 때문인지,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수상의 인기 때문인지, 개봉된 지 수 개월이 지났음에도 계속 상영이 되는 영화입니다.
더불어 라라랜드 OST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줄거리와 뜻을 해석해 봅니다. 두 번째 단락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읽지 말기를 바랍니다.
[글의 순서]
- 라라랜드, 뜻과 아카데미 상
- 결말과 줄거리
- OST와 해석
라라랜드, 뜻과 아카데미 상
영화 <라라랜드>의 뜻은 “비현실적 세계(La La Land)”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꿈의 나라”로도 나오는데, 현실로는 이루지 못하는 세상이 라라랜드의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을 해석해 보면 라라랜드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듯이 라라랜드의 줄거리는 정말로 이루지 못한 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라라랜드의 OST 또한 높은 작품성으로 사랑받았습니다. 미국 도시 LA는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4월 25일을 “라라랜드 데이”로 선포하기도 했으며, LA시장이 피아노로 직접 라라랜드 OST를 연주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감독 ‘데미안 샤젤’은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단 두 편의 영화만을 제작했지만, 라라랜드로 골든글로브상과 아카데미상에서 최연소 감독상을 받는 진기록을 남겼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12월에 개봉했지만 끊일 줄 모르는 관객의 호응 때문에 6개월이 넘도록 상영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4,600억 원이 넘는 흥행수익을 거두었는데, 제작비가 약 340억이었으니 14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영화입니다. 그중 한국에서의 수익이 세계 3위를 기록했으니, 뮤지컬 영화의 성공이 어렵다는 한국 사람의 감성을 성공적으로 자극한 셈입니다. 제목이 로맨틱한 라라랜드의 뜻을 해석하자면 사실 이룰 수 없는 꿈입니다.
라라랜드의 줄거리는 감독 데미안 샤젤이 직접 맡았고, 라라랜드 OST는 ‘저스틴 허위츠’가 맡았습니다. 작품상 수상자가 잘못 발표되는 최악의 방송사고로 인해 작품상은 못 탔지만, 음악상 등 6개 부분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라라랜드는 <타이타닉> 이후 1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에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 <노트북>의 ‘라이언 고슬링’이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 역을 했고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엠마 스톤’이 여자 주인공 “미아”역을 했습니다. 영화 라라랜드의 결말에서 미묘한 감정연기를 잘 해낸 엠마 스톤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탔습니다.
라라랜드의 줄거리는 사실 흔하게 보는 TV 드라마 같습니다. 하지만 감독과 촬영팀, 음악팀은 흔해빠질지 모를 라라랜드의 결말까지도 완벽하게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영화 <라라랜드>가 장기 상영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잔하고 아쉬운데, 그렇다고 펑펑 울 정도의 감정도 아니면서 영화를 보고 나와도 계속 생각이 나게 하는 매력, 이것이 라라랜드가 가진 힘입니다. 또한 재즈의 선율이 가득한 라라랜드 OST 음악은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음악감상용으로도 아주 훌륭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화 같은 이름이지만 안타까운 라라랜드의 뜻이 두고두고 생각납니다.
라라랜드 결말과 줄거리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보면 두 젊은이가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라라랜드의 뜻이 비현실적인 꿈의 세상인 것과는 다르게 현실적인 문제에 굴복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첫 장면에서 남녀 주인공이 만나게 되지만, 지나가다가 마주친 우연일 뿐입니다. 여주인공 ‘미아’는 배우지망생입니다. 영화 오디션을 볼 때마다 실패를 거듭하지만, 영화사의 커피숍에 근무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남주인공의 직업은 순수 재즈를 열망하는 뮤지션이지만, 세속적인 음악을 하기 싫어하는 백수의 처지입니다.
순수 재즈 연주만 고집하다가 여기저기서 잘리지만, 결국은 먹고 살기 위해 푼돈 벌이에 나선 세바스찬을 미아가 다시 발견하며 인연이 시작됩니다. 처음엔 서로를 비현실적 꿈이나 좇는 것처럼 대하며 티격태격하지만, 아름다운 석양의 배경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라라랜드의 결말이 예상되지 않을 정도로 서로 꿈을 향해 노력하고, 오히려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해 주며 열심히 살아갑니다.
힘을 얻은 미아는 1인 연극을 준비하며 꿈에 부풉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던 둘, 미아와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지금은 직장도 돈도 없지만, 언젠가는 멋진 재즈바를 열 사람이라고 세바스찬을 애써 변호해주는 미아의 통화를 듣게 된 세바스찬은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돈이라는 세속적인 무게감으로 인해 세바스찬은 마음에 없는 퓨전재즈팀에 들어갔습니다. 전국 공연을 돌며 점점 바빠지는 세바스찬, 미아와의 시간은 자꾸 줄어들고, 급기야는 미아의 1인 연극에 방문하지 못하게 됩니다.
미아의 1인 연극은 혹평을 받으며 완전히 망하고… 늦게나마 찾아온 세바스찬이 사과를 했지만, 왜 순수재즈를 포기하냐는 원망스런 말까지 듣게 됩니다. 미아 때문에 꿈을 포기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세바스찬도 격해지고, 둘은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남긴 채 헤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헤어지는 것이 라라랜드의 결말은 아닙니다. 미아는 꿈을 포기한 채 고향으로 돌아가고, 헤어진 후 어느 날 연락이 안 되는 미아를 찾으며 세바스찬에게 연락이 왔는데 미아의 1인 연극에 왔던 기획자가 미아를 캐스팅하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배우로 캐스팅된 미아는 프랑스로 공연을 떠나게 되자 세바스찬과 의논을 합니다. 세바스찬은 드디어 꿈을 이루는 미아를 위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었습니다. 자신은 꿈을 포기하고 살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라라랜드의 줄거리는 몇 년 후로 건너뜁니다. 미아는 성공하여 유명한 여배우가 되어 있는데, 결혼한 남자는 세바스찬이 아닙니다.
미아와 남편은 우연히 세바스찬이 운영하는 재즈바를 방문하게 됩니다. 아직도 미아를 못 잊고 미아의 사진을 걸어 놓은 세바스찬… 그러나 부와 명성을 얻고 남의 아내가 되어버린 미아… 서로 아는 척도 하지 못한 채, 세바스찬은 미아를 위해 마지막 재즈 연주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미아가 재즈바를 나설 때, 세바스찬이 미소를 보내 주며 라라랜드의 결말을 맺습니다.
라라랜드 OST와 해석
꿈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의해 헤어지는 두 주인공. 영화 라라랜드 줄거리의 시작은 “어쩌면 이루지 못할지도 모르는 꿈”을 그렸지만, 라라랜드의 결말은 “이루지 못 한 사랑”으로 그 주제가 바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라라랜드는 어쩌면낭만적이지 않은 결말을 보여줍니다. 열정적인 사랑도 아니고 격한 슬픔을 주는 영화도 아니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참아내는 모습이 진한 여운을 주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어쩌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상상하는 장면은 정말로 중요한 장면입니다. 처음부터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도 장기 상영을 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을 가진 영화들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차가 막힌 도로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첫 대면을 하는 장면의 밝은 곡은<Another Day of Sun> 입니다. 라라랜드 OST 중 가장 활기찬 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그냥 지나치는 사람일 뿐 아무런 인연도 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친구들을 따라 간 파티에서 되레 외로움만 느끼고 가게 된 미아는 우연히 세바스찬이 연주하는 레스토랑에서 멋진 곡을 듣게 됩니다. 이때 나오는 라라랜드 OST는 <Mia & Sebastian’s Theme>입니다. 가게 주인은 세속적인 연주를 원했지만 세바스찬은 끝내 연주하고 싶은 순수 재즈를 연주하고는 해고당하게 됩니다.
세월이 흐른 후 어떤 파티에서 다시 마주친 세바스찬과 미아는 LA의 멋진 배경에서 드디어 호감을 가지게 되는데, 스윙풍의 이 곡은 <A Lovely Night>였습니다.
라라랜드 OST 중에서 트럼펫과 베이스, 드럼이 아주 흥겹게 어우러지는 곡이 있습니다. 미아가 “사실은 재즈가 싫다”고 하자 세바스찬은 진짜 재즈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재즈바로 데려가는데, 그 때 나오는 곡이 바로 <Herman’s Habit>입니다. 드디어 라라랜드 줄거리에서 연애 감정의 가장 충만한 시점으로 넘어가고, 데이트 약속을 잡은 세바스찬이 혼자 거닐며 휘파람을 부는 <City of Stars>곡이 입니다. 나중에 세바스찬과 미아가 같이 피아노에 앉아 혼성 듀엣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베이스음이 가득한 유쾌한 재즈를 좋아한다면 세바스찬과 미아가 데이트를 즐길 때 나온 <Summer Montage / Madeline>를 들어보길 바랍니다. 행복한 시절을 상징하는 라라랜드 OST입니다. 라라랜드의 결말로 넘어가기 전에 흥겨운 곡들이 계속되는데, 세바스찬이 공연할 때 나오는 <Start A Fire>도 흥겹습니다.
라라랜드 OST 전체를 감싸며 도는 리듬 중에 “단단 단다단”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Engagement Party>는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연주되는 느린 곡인데, 라라랜드 결말 부분에서는 빠르게 변주되어 다시 나오기도 합니다.
점점 우울하게 줄거리가 변하면서 눈물이 왈칵 나게 하는 멜로디가 나오는데, <Epilogue>와 <The End>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 두 곡은 같은 동기마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Epilogue>는 슬픈 멜로디와 빠르고 흥겨운 연주가 변주되며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순간들을 보여 주는 영화입니다. <The End>는 눈인사를 끝으로 진짜 이별을 한 뒤의 마지막 인사로 해석되는 곡입니다.
이렇듯 눈물을 억지로 짜내지 않으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라라랜드는 완성도 있는 전개와 강한 여운 때문에 아카데미 수상은 물론,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원문: 키스세븐의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