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리즈 글 세 번째, 마지막 편입니다. 앞의 두 편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 붕괴된다?’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을 통해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나 경기 등의 수요 요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다음 순서로 공급 요인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림은 주택 인허가 실적 및 한국 주택 가격 상승률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한국 주택 시장이 매우 효율적이며 또 탄력적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이내 인허가 실적이 늘어나며, 이게 다시 길면 5년 짧으면 2년 이내에 입주로 이어지며 주택 시장을 누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택 시장은 가격이 급등할수록 이후에 찾아올 불황의 그늘은 깊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런지 살펴보기 위해 ‘주택 인허가 실적’을 3년 Lagging해 보았습니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 축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역전시킨 것으로, 붉은 선이 상승하는 것은 곧 가격 하락을 의미합니다. 즉 3년 전 호황 국면에 대거 인허가된 주택이 입주에 이를 때,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런 면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의 대규모 인허가는 2019년까지 주택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7년 접어들어 주택 시장은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이죠. 왜 그럴까요? 주택 공급 물량이 많은데도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두 가지 요인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한국 전체로 볼 때 주택 공급이 불균등하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KB부동산 통계는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전국 아파트 가격은 1.34% 상승, 그리고 6대 광역시 아파트 가격은 1.11% 상승에 불과하니까요. 반면 서울은 4.01%나 상승 중입니다.
서울만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워낙 이야기를 많이 해서 요약하겠습니다. 신규 택지 공급이 없고, 더 나아가 재개발 과정에서 오히려 주택 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즉 전국 단위 부동산 공급이 많아 앞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으나 그간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적었던 서울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탄력이 강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정부의 대응을 어렵게 만듭니다.
2013~2014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지방 부동산 시장은 날아가고 있었죠. 그렇지만 정부는 그때 계속 금리를 내렸습니다. 경제 전반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만 가지고 금리 인하를 주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정반대 현상이 출현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안정되어 있는데 서울만 뜨거우니… 정부 입장에서는 전면적인 부동산 규제보다는 지역적 규제, 즉 투기지구 선정 같은 조치가 선행될 듯합니다.
두 번째 부분은 수요 요인에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내수 경기는 수출에 의해 주도됩니다. 수출이 좋으면 내수도 좋고, 반대로 수출이 안 좋으면 내수도 안 좋아집니다. 이런 관계에서 볼 때 최근 수출 호조 흐름은 내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가 좋아질 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따라서 최근의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 흐름은 서울의 수급 불균형 및 내수 경기 호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올해까지야 입주 물량이 그리 많지 않으니 큰 문제 없다 생각듭니다만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은 지역은 일시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상의 요인은 수요와 공급 등 원론적인 요인에 기반 둔 분석일 뿐 투기적인 흐름 혹은 패닉 등 심리적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분석이 기초일 뿐 여기에 더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부동산 시장은 입지 분석이 무엇보다 우선하기에 전국적인 경기분석과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원문: 시장을 보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