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이야기에 앞서,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 Steve Cutts 의 영상을 먼저 보시죠.
이 영상은 최근 국내에서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꽤 회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의도나 반응은 대략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등의 폐해와 인간성의 상실, 아날로그적 감성이나 교류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정리가 될 듯합니다. 여러분도 그러셨나요?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
최근 가장 핫한 키워드입니다. 이 글(가짜 마케팅 전문가를 구분하는 방법) 에서도 밝혔지만, 개인적으로 약 파는 얘기인 것 같아 거북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만 그 의미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4차 산업 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낸 혁명 시대를 말한다. 이 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무인 운송 수단(무인 항공기, 무인 자동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과 같은 6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다.
제4차 산업 혁명은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적 세계를 빅 데이터에 입각해서 통합시키고 경제 및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신기술로 설명될 수 있다.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적인 세계의 통합은 O2O를 통해 수행되고, 생물학적 세계에서는 인체의 정보를 디지털 세계에 접목하는 기술인 스마트워치나 스마트 밴드를 이용하여 모바일 헬스케어를 구현할 수 있다.
– 위키백과
뭐 어려운 얘기 많습니다만 의미야 대략 아실 듯합니다. 그중 핵심 키워드를 뽑아보면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적인 세계의 통합’ 정도일까요. 그러니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통합되고 융합되어 기술이든 인간이든 진보하고 연결성과 동시성 따위가 구현된다, 그런 대단한 새로운 시대라는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는 미국의 교육학자 Marc Prensky가 2001년 그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아예 디지털을 탄생에서부터 접한 Bone digital과 어릴 때부터 원어민처럼 사용하는 digital native, 아날로그에서 후천적으로 습득한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정도로 정리됩니다. 아예 못 넘어온 사람은 원주민이었던가. 아무튼.
저는 디지털과 관련된 업을 십여 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근데 이 본 디지털이나 진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접하면 이질감을 느낍니다.
그들은 다릅니다. 이를테면, 게임 캐릭터를 꾸미고 ‘현질’을 하는 것과 오프라인상 소비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유튜브 등의 영상과 TV 콘텐츠가 다르지 않고, ‘본방 사수’란 단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유튜브 스타가 곧 TV 스타이고, 리모콘도 조작 못 하는 어린아이가 TV와 유튜브와 VR을 동시에 접합니다. 스마트기기로 글을 배우고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데스크탑PC 보다 자연스럽습니다.
연락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연결되어 있으며, 단절의 의미가 그 전 세대와는 자못 다릅니다. 자기만의 페이지를 갖고 온, 오프라인상에서 의사 표현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며, 화면을 터치하거나 손가락으로 이미지를 키우는 게 당연한 세대.
앞으로는 이런 세대가 사회의 중심이 됩니다. 그들이 바로 본 디지털, 디지털 네이티브입니다.
유감(遺憾)
그러니까 이야기가 어디로 흐르냐면, 제 책 『#소셜쓰고앉았네』의 도입단에서도 고민해본 ‘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다’와 비슷한 결말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볼까요?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일까요?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있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더이상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 의미와 의의와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통합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무용함의 지점입니다.
그러니까, 책을 읽어야 하나요? 지금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글과 정보를 접합니다. 지금 세대가 성찰이 부족한가요? 그 어느 때보다 우수하고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세대를 취업도 못 하게 만드는 세상입니다. SNS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낭비인가요?
게임에 돈 쓰고 온라인에 열정을 쏟는 것은 바보인가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우리나라는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나요?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면 불행해지나요? 온라인 상의 허세나 반사회적 행동 등으로 세상이 잘못되고 있나요? 그러니까, 오프라인에서 성찰하고 책을 읽고 사람과 눈을 마주쳐야 진실하다는 이야기인가요?
백 보 양보해 뉴스만 봐도 이를테면 ‘오프라인’의 세계가 더 심각해 보이는데요. 우리는 과연 눈을 마주친 상대 앞에서 더 진실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그런 고민과 그런 유감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발전해 갑니다. 이런 의도된 감상에 당연한 듯 달리는 반응들. 이거 좀 한가하지 않나요?
원문: 짬봉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