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누구나 하는 것, 알게 모르게 중요한 것이 양치질입니다. 양치질의 어원을 보면 꽤나 오래된 인류의 관심거리였음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인간은 언제부터, 어떻게 이를 닦아왔을까요? 의외로 현대에 우리가 하고 있는 방식의 치약, 칫솔의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현대인에게 치약과 칫솔의 발명은 의외로 큰 영향을 준 사건이기도 합니다.
고대의 치약, 칫솔의 역사
현대의 전 세계 사람들은 누구나 양치질을 합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개념이 없거나 대충 헹구는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 물론 고대 때부터 이를 닦는 도구가 있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치약이라는 공산품이 발명되는 것은 화학의 힘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일입니다. 칫솔과 치약의 역사를 살펴보면 서양의 경우 고대 이집트 시대까지 올라가며, 동양에서도 아주 오랜 옛날부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집트인들은 ‘연마제’를 만들어서 이를 닦는 방법으로 이용했습니다. 계란 껍데기이나 굴 껍데기 등을 곱게 갈아서 이를 닦았고, 심지어는 동물뼈와 돌가루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동물뼈를 이용하는 것은 중세 유럽에서도 사용되었는데, 중세에는 동물뼈를 불에 태운 후에 가루를 만들었기 때문에 좀 더 고운 가루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상쾌한 향이나 뽀드득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인간의 오줌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줌은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있어서 이에 쌓인 노폐물을 녹일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지독한 냄새와 위생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줌으로 이를 닦았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 때는 포르투갈인들의 오줌이 진하다는 소문 때문에 양치질용 오줌을 수입해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양치질 어원과 유래
고대 이집트에서는 계란 껍데기, 돌가루 등의 연마제를 몰약에 섞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지금의 치약과 비슷합니다. 지금 사용하는 치약도 치아의 표면을 갉아내는 연마제가 들어있어서, 결국은 마찰에 의해 이를 닦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치약과 칫솔의 발명은 단순히 치아건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체적인 위생을 끌어올리며 인류 생명 연장에도 공헌을 했습니다.
초기의 인류에게 치약은 있었지만 현대와 같은 칫솔은 없었기에 손가락에 묻혀서 닦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칫솔 보급 전까지는 소금 등을 손가락에 묻혀서 이를 닦았습니다.
그런데 바빌로니아 등지에서는 ‘츄스틱’이라 하여, 나뭇가지를 부러트려서 이를 문지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원시부족들이 이런 방법을 사용하니 아마도 이것이 칫솔의 원형이 아닐까 짐작되고 있습니다.
동양에서의 고대 칫솔은 버드나무 등으로 만든 이쑤시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양치질의 ‘양치(養齒)’는 버드나무 가지를 뜻하는 ‘양지(楊枝)’에서 왔다고 합니다. 가지 지(枝)자와 발음이 비슷한 이 치(齒)자가 대신 와서 양치질이 된 것입니다.
‘양치질’의 유래가 버드나무에 있는 것은 성분 속에 소독 효과가 들어 있다는 것을 옛사람들도 알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양치질의 원형인 나뭇가지에서 솔모양의 칫솔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중국 당나라 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1500년대에는 현대의 칫솔과 비슷한 형태의 칫솔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고위층들은 동물뼈에 빳빳한 돼지털을 박아서 사용했다고 하니, 지금의 칫솔과 비슷한 방법으로 양치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에서는 돼지털보다 부드러운 말의 털을 이용해서 솔형태의 칫솔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칫솔, 치약의 발명과 개발
치약이 없을 때의 조상들은 소금으로 이를 닦았습니다. 지금처럼 아주 고운 소금이 아니었기 때문에 소금 자체가 치아 표면을 갉아내는 연마제 역할을 했고, 소금의 작용을 이용해서 위생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소금 가격이 매우 비쌌다는 것입니다. 소금을 만드는 염전을 국가가 관리할 때가 있었을 정도로 지금처럼 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은 소금으로 이를 닦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래를 이용해서 이를 문지르는 양치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와 같은 치약은 1850년대에 처음 개발되었고, 튜브에 넣어서 팔기 시작한 것은 1896년 미국의 ‘콜게이트’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치약이 본격적으로 대중화가 시작된 시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치약이 들어온 것은 일본에서 개발한 ‘치마분’에서 시작됩니다. 1889년 들어온 치마분은 가루로 만든 치약이었는데, 이것도 가격이 비싸서 형편이 좋은 집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 나일론 칫솔은 1938년 ‘듀폰’사가 개발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 후 독립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치약도 칫솔도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어떤 가정은 하나의 칫솔로 온 가족이 양치질을 하기도 했고 여전히 소금과 모래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고비용의 부담을 해결해 준 것은 바로 화학공업입니다. 화학이 발전하며 공산품을 저렴하게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어 칫솔과 치약의 보급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1950년대의 칫솔과 치약은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952년에 칫솔을, 1954년엔 치약을 ‘락희공업사’에서 개발해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락희공업사는 미군용보다 1/3이나 싸게 판매하면서 우리나라 양치질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당시의 ‘락희’는 영문 Lucky를 한자음인 락희(樂喜)으로 발음한 것입니다. 지금의 LG화학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한때 럭키치약은 페리오치약과 더불어 국내 치약시장의 80%를 점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당연한 듯이 누구나 하는 양치질…. 치약과 칫솔의 발명 덕분에 건강과 생명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생활의 역사 이야기입니다.
원문: 키스세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