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6 셀카 모드가 그렇게 잘 나온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셀카를 구걸해 보았습니다.
1. 대학원생 임지은 (27)
안녕하세요, 저는 임지은이라고 해요. 최근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대학원에 들어가니 이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 없이 덧나.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저는 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좀 더 읽지 않았던 걸까요. 항상 밝기만 했던 제 얼굴에 조금씩 슬픔이 녹아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에게는 G6가 있는 걸요. G6의 다양한 보정 기능을 사용하니, 제 얼굴에도 따스함이 묻어났어요. 전 아직 실패하지 않았어요. 대학원에 가서도 얼마든지 꿈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G6 덕택에 자신감을 찾고, 더 나은 인생을 찾아보려 해요. 사랑해요. LG… 는 훼이크고, 스터디 하는데 갑자기 이상한 놈이 찾아와서 셀카 찍게 하더니 도망갔어요. 광고 무료로 해준다는 말, 기억하겠습니다.
2. 프레시코드 CMO 유이경 (28)
매일 같이 신선한 샐러드를 배송하고 있는 프레시코드 유이경입니다. 이 날은 비가 왔어요. 무척이나 우중충한 날씨… 이 날씨는 가뜩이나 스타트업 야근 지옥으로 어두운 저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미세먼지 지옥 대한민국, 저는 이번에 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대선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해요. 이왕이면 프레시코드에서 샐러드를 시켜먹는 후보라면 더욱…
하지만 G6를 사용하는 순간 저의 이런 어두움은 사라졌습니다. 너무나 화사해진 저의 얼굴에, 미세먼지까지 사라진 느낌을 받았어요… 는 모르겠고, 갑자기 셀카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이니 회사 광고나 좀 하겠습니다. 프레시코드 샐러드로 몸과 마음을 정화해 보아요. 샐러드는 프레시코드. / 문의는 02-792-0215.
3. 엔코드 김지혜 마케터 (26)
저는 디코드라는 유럽 디자이너 브랜드 셀렉샵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지혜라고 해요. 제 친구는 원래 둘이었어요. 술과 카드죠. 그런데 요즘 카드도 한계에 다다르며 저를 버리고, 오직 술만이 제 친구랍니다. 매일같이 처음처럼 참이슬을 마시고 있죠. 다이죠부! 대장부! 클라우드! 카스! 세계맥주는 4캔에 만원!!! 인생은 술이야! 정말 술이야! 맨날 술이야!
술에 지친 제 피부를 구원해준 건 G6님이셨습니다. 약간의 보정으로 피부를 성형시켜줬네요. 이제 매일 술을 마셔도 셀카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겨우 점심 한 그릇에 얼굴이 팔렸으니… 다들 디코드 많이 다운 받아 주세요. 여기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사장님, 제가 이렇게까지 회사를 위한답니다… 월급 올려주셔서 제 카드 좀 뚫어주세요….
4. 한소라 팬심 디자이너 (29)
저는 팬심이라는 아이돌 스타트업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한소라입니다. 마이워크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문을 두드리더니, 광고에 써야 한다고 셀카를 좀 넣어달라고 애걸복걸했습니다.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하게 됐습니다.
원래 셀카 잘 안 찍어서, 필터를 썼더니 뭔가 누렇게 뜬 느낌입니다만… 아무튼, 팬심은 아이돌 랭킹 서비스입니다. 매일매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하트를 보내고, 팬들과 함께 어울려 대화할 수 있어요. 또 오빠들 이름으로 적립금을 쌓을 수도 있고, 그 적립금은 스타의 이름으로 좋은 곳에 기부돼요. 아이폰은 안드로이드는 여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5. 이승환 대기업 오너 (36)
안녕하세요, ㅍㅍㅅㅅ와 어벤져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 오너 이승환입니다. 구라가 아니라 실화입니다. 회사 이름이 ㈜대기업입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고저, 주변 여성들께 구걸하여 이렇게 셀카를 찍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눈이 너무 훈훈해지셨을 것 같아, 제 셀카도 첨부합니다.
보다시피 동네 아저씨가 밀랍인형으로 변신했습니다. 이미 망한 인생에 자신감이 차오르기 시작하네요. 내친 김에 소개팅 앱에도 한 번 올려 봤습니다.
보다시피 거절당했습니다(…) 아만다 직원에게 문의하자, 셀카만 올리면 규정 위반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만다 망해라 그래서 그냥 뽀샤시하게 생긴 친구 사진을 올려봤습니다.
합격이었습니다(…) 유부남인데도 얼굴을 팔아준 36세 최수리 씨에게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아무튼 G6 만세입니다. 셀카도 만세입니다. 다만 소개팅 앱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냥 안생긴다는 인생의 격언을 새기고 살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필터도 잘생기고 예뻐야 먹힙니다. 아니면 성형할 수 있을 때까지 돈을 법시다. 그 정도 돈 벌면, 이미 생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