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을 하는 것이라면 용어는 사실 몰라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모르면 찾아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혼자 하는 일보다 같이하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회의를 한다거나 광고주를 만났는데 상대방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커뮤니케이션에 지장을 줍니다. 심각한 수준이라면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겠지요.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상황입니다. 광고주 직원과 광고 대행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직원과의 전화 통화입니다.
광고주: 이번 달 성과 보고서 잘 봤어요. 그런데 전월에 비해 CAC가 많이 떨어졌네요? MAU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요. 혹시 전월 대비해서 캠페인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담당자: 아하, 이번 달에 젊은 여성 타겟으로 페이스북 리타겟팅 동영상 광고를 한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CAC가 뭐지… 어디서 들어는 봤는데…)
광고주: 아, 정말요? 저희 지금 LTV가 3만 원 정도 되나요? KPI 달성하려면 CPI는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할 것 같아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담당자: (멘붕 초기 단계에 진입) 아… 어떤 캠페인이 좋을지 머리 굴리고 있는데요. 이번 주 안으로 정리해서 한번 보여드릴게요. (KPI는 알겠는데 LTV는 뭐지…? CPC는 알겠는데 CPI는 또 뭐야… 이거 용어를 모르니까 대화가 되질 않네)
광고주: 네, CVR 최대한 높여서 이번 달에 최대 매출 찍어 봅시다. 리타겟팅 광고의 영향인지 Organic 트래픽도 덩달아 오르고 있네요. 물론 전반적으로 Bounce Rate가 높아지긴 했지만요. 지난주 ASO 작업 후 앱 업데이트가 이번 주 반영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앱 다운로드 수가 엄청나게 늘었네요!
광고주와 전화 통화에서 대행사 신입 직원이 위기를 잘 모면한 것 같네요. 이만하면 선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면 대부분의 광고주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런 직원이 우리 회사의 광고 대행을 담당하고 있다니… 담당자 바꿔주면 안 되나? 대행사를 바꿔야 하나?
최악이네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 없습니다. 마케터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게 마케터의 숙명이죠. 어디 다른 직군은 안 그런가요. 다 비슷비슷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는 정해져 있습니다. 아래 용어들만 아셔도 회의에서 상대방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ARPU (Average Revenue Per User)
특정 기간 1명의 사용자가 지불한 평균 금액입니다. 보통 ‘알푸’ 라고도 많이 부르는데요. 게임이나 쇼핑몰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표죠. 통신사에서도 많이 쓰이고요. ARPU가 높다는 건 굉장히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LTV (Life Time Value)
고객 생애 가치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접속해서 이탈하기까지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생산해 낸 수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LTV가 1만 원이라면 기간을 전체로 했을 때 신규 고객이 유입 후 이탈할 때까지 총 1만 원의 수익을 우리에게 안겨준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고객 획득 비용을 LTV보다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CAC (Customer Acquisition Cost)
신규 고객 획득 비용입니다. 1명의 고객을 우리 서비스로 유입시키기 위해 사용한 금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투입된 광고비 대비 유입된 신규 사용자 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광고비에 1만 원을 써서 5명의 신규 사용자가 유입되었다면 CAC는 2,000원입니다. CAC를 낮추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앱스토어 최적화가 있고요. 분석 툴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율이 낮은 채널을 버리거나 예산을 줄이는 등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ASO (App Store Optimization)
앱스토어 최적화입니다. 이전 글에서 다뤘던 주제인데요. 다시 말씀드리면 앱스토어 검색 시 자사의 앱이 상위에 랭크되도록 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제목, 아이콘, 설명 등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앱 아이콘의 테두리 색상을 변경하면서 어떤 색상이 반응이 좋은지 A/B 테스트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 ‘마케터가 알아야 할 앱스토어 최적화(ASO) 전략’에 적혀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DAU (Daily Active User)
앱 분석을 할 때 DAU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즉, 하루에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앱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DAU가 높다는 건 그만큼 재방문 유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지가 획득을 이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게 신규 유입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마케터에게 DAU를 높이고 유지하는 건 숙명 같은 일입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정체기가 오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지요.
MAU (Montly Active User)
동일한 의미로 MAU가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월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앱을 사용하는지를 나타냅니다. 국내 쇼핑몰 트래픽을 비교하는 기사를 보시면 MAU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데요. 페이스북의 MAU는 얼마일까요? 자그만치 10억 명 입니다. 카카오톡 MAU가 약 4,200만 명(2016년 11월 기준)이니까 참 대단한 수치라고 할 수 있죠.
UV (Unique Visitor)
‘사용자 수’라고 많이 쓰입니다. 조회 기간에 방문한 유니크한 사람의 수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에서는 사용자라는 지표가 바로 UV와 동일한 의미입니다. 클릭 UV라는 말을 쓰시는 분이 간혹 있는데 그런 지표 없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분이시라면 이를 혼동해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CPI (Cost Per Install)
1개의 앱이 설치되는데 사용된 광고 비용을 말합니다. 당연히 낮을수록 좋습니다. 낮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앱스토어 최적화하셔야겠죠. 가장 좋은 건 입소문입니다. 앱이 좋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 CPI는 급격하게 하락합니다. 광고비를 아끼는 가장 현명하면서도 어려운 방법이 바로 입소문입니다. 주로 모바일 게임 쪽에서 CPI 용어가 많이 사용됩니다.
CVR (Conversion Rate)
전환율을 의미합니다. 전환율은 무조건 측정하셔야 합니다. 너네 회사 전환율이 얼마니 라는 질문에 담당 기획자 또는 마케터라면 바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지표입니다. 기획 끝나고 운영은 나 몰라라 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기획과 운영이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전환율은 목표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쇼핑몰이라면 구매 완료가 되겠고요. 보험사의 경우 상담신청 버튼을 클릭하는 게 전환율 달성의 기준이 될 겁니다. 전환율을 0.5%만 올려도 그에 따른 매출은 엄청난 성장을 합니다. 일반적인 커머스 사이트의 평균 전환율이 1.2% 정도라고 하네요. 사고자 하는 게 명확히 정해진 상품일수록 전환율이 높습니다. ‘이거 사야지’라고 마음 먹으면 보통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패션보다는 생활용품 카테고리 상품의 전환율이 높은 이유입니다. 여러분 사이트의 전환율은 얼마인가요?
Bounce Rate
이탈률이란 고객이 웹사이트 또는 앱에 접속 후 아무런 액션을 하지 않고 나간 비율을 의미합니다. 광고를 많이 하면 이탈률 일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데요. 이탈률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이상적인 숫자는 20% 내외인데요. 이탈률이 60%를 넘어가면 이를 낮추기 위해 메인 리뉴얼을 한다거나 다양한 미끼 상품을 던집니다. 이벤트 페이지의 경우 이탈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페이지의 흡입력이 떨어진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면 구성을 일부만 변경을 주는 등의 시도를 해봐야겠죠. A/B 테스트를 하는 것도 괜찮겠고요.
이 외에도 더 많은 용어가 존재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다루지 않고 다음 글에서 나머지 용어를 다루겠습니다. 부디 신입 마케터 분들이 회의 또는 미팅에서 멘붕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자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취업할 때나 이직할 때도 동일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는 게 부끄러운 겁니다. 자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용어들입니다. 굳이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 그렇게 외워도 안 보면 금세 잊어버립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시대의 지식이란 정보가 어디 있는지 빠르게 찾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외우는 건 알파고에게 맡기자고요. 정답이 없는 세상이라서 재미있는 거죠. 지표와 익숙해지려면 관련된 글이나 보고서를 많이 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원문: kayros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