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부,하고 계신가요?
2016년 ‘아름다운 재단’ 산하 ‘기부문화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2015년 대한민국 국민 중 기부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5.6%로 지난 2013년 조사 때 나왔던 48.5%보다 2.9%가량 낮아졌습니다. 2005년 조사에는 68.6%였으니 10년 사이 무려 23%가 낮아진 겁니다.
그렇다면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당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다음으로 기부단체를 믿지 못한다는 답변과 기부에 관심이 없거나, 기부 방법을 알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경제적인 어려움 없어도 기부를 할 수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기부에 관심을 유도할 수 있으며 기부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할 방법.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서비스가 있습니다.
1. 네이버 해피빈
2005년 7월에 시작된 해피빈은 네이버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부 플랫폼입니다. 국내 최초의 공익 플랫폼이라고 자신들을 설명하고 있죠. 초기의 해피빈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콩을 나눠주며 그 콩을 통해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미투데이 같은 서비스에도 도입하며 점점 더 큰 규모로 성장했죠.
현재는 자사의 서비스에서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거의 사라졌고, 해피빈 내에서 활동을 하면 받을 수 있는 해피에너지 스탬프를 통해 콩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2017년 현재의 해피빈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습니다.
- 나눔기부를 통해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모금을 할 수 있습니다.
- 공감펀딩을 통해서는 일종의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습니다.
- 정기저금은 기부를 위해 적금처럼 정기적으로 계좌이체를 통해 기부금을 모아두는 일종의 기부 저금통입니다.
- 캠페인에는 해피빈의 파트너들과 참여형 봉사활동이나 제품 판매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모아두었습니다.
2005년 시작된 해피빈은 2017년 현재 누적 기부액이 674억에 달하며 누적 사용자는 1,300만 명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5천만 명이라고 보면 4명 중 한 명은 해피빈을 통해 기부를 해 본 적이 있다는 말이니 정말 대단하죠.
그런 해피빈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기부를 하는 방법이 어려워진 느낌이 있습니다. 콩은 한 개당 100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콩을 지급해 주었지만, 현재는 스탬프로 바뀌었고 스탬프는 5개를 모아야만 콩 1개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사용하며 얻은 콩으로 기부하던 간접기부에서 직접 충전한 콩으로 기부하는 직접 기부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비스가 시작된 첫해에 총 기부금액이 7억 8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 중 후원콩과 기업 기부금이 6억 5천만 원 정도로 그 비중이 83%에 달했죠. 하지만 12년이 지난 2016년, 총 기부금액이 106억 정도였는데 63억이 후원콩과 기업 기부금이었습니다. 그 비중이 59%로 24%가 낮아졌죠. 그 추세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아직 2달 정도 지난 2017년이지만 그 비중이 이제는 5:5까지 낮아졌네요. 어떻게 보면 기부에 관심을 가지는 사용자는 정해져 있고 그 사용자들은 더 많은 기부를 원하셔서 이런 흐름으로 왔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실제 앞에서 언급했던 기부문화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기부를 하는 사람의 수는 줄었지만 인당 기부금액은 늘어났다고 합니다.
자료를 보면 인당 기부금액은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계신 분들의 평균금액 증가는 더 큰 폭임을 알 수 있지요. 그렇다고 하면 네이버의 정책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서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2. 같이가치 with 카카오
네이버가 하면 다음도 해야겠죠? 2007년 12월 다음도 기부 관련 서비스가 생깁니다. 다음 아고라 내의 희망모금 메뉴로 시작되었죠.
아고라는 네티즌들이 각종 청원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모금활동이 시작되었고, 그걸 메뉴화 시킨 겁니다. 2011년 4월 ‘희망해’라는 이름으로 독립 서비스로 나왔고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 2016년 3월 현재의 ‘같이가치’가 되었습니다.
모금활동으로 시작된 ‘같이가치’는 2017년 현재 같이기부라는 형태의 모금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이타요’라는 형태의 독특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죠. 매거진에서는 같이가치의 소식이나 웹툰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이기부가 일반적인 기부활동이라고 한다면, 같이타요는 조금 독특한 형식입니다. 속마음버스는 서울시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로, 말 그대로 속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버스를 제공합니다. 그 안에서 1시간 40분가량의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소중한 사람과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을 나누는 거죠.
어떤버스는 미스테리봉사여행이라는 컨셉입니다. 약간은 진부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미스테리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재미를 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시켜서 몇 가지 주어진 아이콘만으로 추측하고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신청해서 낯선 사람들과 단체로 버스에 올라타고 봉사를 하러 가는 겁니다. 2월의 여행은 이미 끝났고 3월의 여행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의 콩과 같은 소셜화폐가 과거에는 있었지만, 같이가치로 개편된 이후에는 특별히 없습니다. 대신 SNS로 공유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응원하는 방식으로 100원의 금액을 기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참여기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같이가치는 현재 누적 기부액이 146억을 넘었으며 누적 참여자는 2015년 기준으로 764만여 명입니다. 이후 자료는 찾기가 어려워 현재는 얼마나 누적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3. 쉐어앤케어
지금까지 나왔던 서비스들이 모두 포털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시작했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쉐어앤케어는 유일한 스타트업 서비스입니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쉬운 기부 플랫폼’이라고 칭하는 쉐어앤케어는 2015년 7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1년 반이 조금 더 되었네요.
쉐어앤케어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곳을 연결해주며, 그 스토리를 캠페인으로 담아내면 사용자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공유하여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용자의 게시물을 사용한 사람들이 그 내용에 동감하여 ‘좋아요’를 누르면 그 역시 기부로 이어지는, 말 그대로 소셜기부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에서 기부문화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경제적인 이유로 기부를 못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쉐어앤케어는 온전히 스폰서를 통해 기부금액을 모금하며 기부를 사용자들의 공유를 통해 만들어냅니다.
실제 쉐어앤케어가 2016년을 결산하며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대비 2016년 큰 성장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7년 현재 누적 사용자는 41만 명이며 누적 기부액은 14억을 넘었습니다. 이게 작은 스타트업이 이루어낸 성과라고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쉐어앤케어는 캠페인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금되는 과정부터 모금된 금액, 물품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후기까지 보여주고, 영수증과 같은 증빙자료들도 게시하지요. 이 역시 기부문화연구소가 발표한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못해서 기부를 안 한다”라는 의견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겠네요.
또한 ‘쉐케뉴스’라는 코너를 통해 자신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언론 기사나 진행했던 캠페인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고 있지요.
예를 들어 최근 진행되었던 캠페인인 영화 《눈길》 시사회의 진행 소식이나 과거 초인종 의인 故 안치범 님을 기리는 소화기 기증식 같은 소식들이 눈에 띕니다. 또 이벤트 코너에서는 자신이 기부했던 금액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네요.
쉐어앤케어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매일, 매월 공유를 통해 가장 많은 좋아요를 얻은 사용자의 랭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수나 정치인,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이 상위에 랭크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네요.
하지만 위의 두 서비스와는 달리 간접기부에만 묶여 있습니다. 해피빈과 같이가치를 보면 직접 기부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쉐어앤케어도 분명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제가 쉐어앤케어에 합류하였습니다
그동안은 제가 몸담았던 서비스를 소개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이 강력한 인프라를 가진 회사들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고 있는 소셜기부플랫폼에 도전하여 사회공헌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드리고 싶었고, 더불어 제 소식도 함께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과거 페이스북에 좋아요 1개당 1달러를 기부하겠다는 글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쉬운 행동이라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었지만 그게 정말 기부로 연결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좋아요’가 무슨 도움이 되냐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쉐어앤케어의 ‘좋아요’는 정말로 도움이 됩니다. 공유는 1,000원이 기부되고, 내가 공유한 글에 ‘좋아요’가 눌릴 때마다 나의 이름으로 200원씩 기부가 됩니다. 그렇게 모인 기부금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14억이 넘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라고 하죠? 쉐어앤케어는 정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와 쉐어앤케어를 앞으로 지켜봐 주세요.
원문: 최윤웅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