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갈색 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르나요?
가죽, 초콜릿, 갈색 머리, 잘 익은 고기…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르겠지만,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나무와 흙의 느낌일 겁니다.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자연의 색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브라운이 결코 만만한 컬러인 건 아닙니다. 잘못 조합된 브라운은 금방 고루하거나 촌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회색빛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도배된 오늘날 도시의 삶에서 브라운은 차라리 특별한 색깔에 가깝습니다. ‘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럽지’는 않은, 굉장히 미묘하면서도 아이러니한 컬러인 것이죠.

출처: Ronaldo7.net
현대 사회에서 브라운은 굉장히 다양한 느낌을 주는 컬러가 되었습니다. 레드나 옐로우처럼 휘황찬란한 유채색이 아니면서도 포인트가 될 수 있고, 그레이나 블랙과 같이 무거운 무채색이 아님에도 베이직이 될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컬러죠. 패션에 관심이 많고, 미에 대해 남다른 감각을 지닌 사람들 중에서 브라운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1. 브라운 메이크업의 매력
브라운을 언급하면서 화장품이 빠질 수 없겠죠. 사람의 피부 톤도 브라운 계열이니까요. 그래도 얼굴에 컬러를 입히는 것인 만큼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게 많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아이템은 얼굴의 윤곽과 볼륨을 살려주는 ‘컨투어링 키트’입니다.
컨투어링 메이크업은 다양한 밝기의 파운데이션 혹은 컨실러를 조합하여 입체적인 얼굴을 만들어줍니다. 돋보이거나 높이고 싶은 곳은 밝게, 가리고 싶은 곳은 어둡게 연출할 수 있죠. 재작년부터 유행했지만 그 열기가 올해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호평을 받고 있는 건 닥터자르트 컨투어링 키트. 한국 여성의 피부 톤에 딱 필요한 세 가지 컬러로 구성돼 있습니다.

출처: 닥터자르트 홈페이지
음영 메이크업을 이야기할 때 꼭 언급되는 바비 브라운의 ‘토스트’와 로라 메르시에의 ‘진저’ 역시 브라운 계열의 아이템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브라운의 두 섀도우는 이미 입소문을 통해 알려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발색샷을 보면, 토스트는 옐로우, 진저는 핑크에 가까운 컬러가 나온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전자는 그윽하고 분위기 있는 느낌을, 후자는 좀 더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출처: 바비브라운/로라메르시에 홈페이지
2. 브라운의 매력은 역시 가죽에서
가죽 아이템에 있어서 만큼은 역시 브라운이 주인공입니다. 가죽 자체도 브라운 계통인지라 색이 잘 나온 가죽 제품은 자연스러움과 세련됨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손잡이가 있는 학생용 가방’에서 유래한 사첼백(Sachel Bag)은 단정하고 클래식한 느낌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출처: The Cambridge Satchel Company
사첼백은 베이직한 형태를 가진 만큼 질감과 컬러가 특히 중요합니다. 브라운의 세련미를 뽐내기에 딱 맞은 가방이라는 뜻이겠죠.

출처: 루치카 홈페이지
가죽의 사피아노 패턴이 진하면서도 무겁지는 않은 ‘카멜’과 만나면 클래식한 느낌은 두 배가 됩니다. 자연미와 세련미의 완벽한 조합. 이처럼 브라운 컬러가 잘 어울리는 가방이 또 있을까요?
3. 완전소중 ‘브라운’ 액세서리 시리즈
의류에서는 무난함으로, 가구에서는 고풍스러움으로 우선 다가오는 게 브라운이지만 액세서리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포인트가 될 수 있긴 하지만, 밝고 화사한 유채색에 비해 뭔가 포스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그 모든 제약을 뚫고 당당히 잇 아이템으로 떠오른 브라운 템이 있으니, 네이버와 라인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대세 캐릭터 ‘브라운’ 시리즈가 바로 그것입니다.

출처: LINE FRIENDS
보통 굿즈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진하고 선명한 브라운을 캐릭터 컬러에 맞춰 그대로 사용한 게 특징입니다. 브라운 단독으로는 자칫 너무 심심해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튈 수 있는데, 곰돌이 캐릭터로 포인트를 줘서 심심함과 촌스러움을 잡고 귀여움을 키웠네요.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우리 완소 브라운이…
4. 가전제품에도 뻗치는 브라운의 마력
브라운이 가진 가죽과 나무의 이미지 때문인지, 브라운 계통의 가전제품은 웬만해선 발견하기가 어려운 색이었죠. 백색가전이라는 말처럼 화이트나 실버 톤, 좀 세련됐다고 해도 블랙에 레드 등으로 포인트를 넣은 게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과 스타일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인 만큼 근래 LG와 삼성 두 회사 모두 브라운 톤의 냉장고를 내놨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출처: LG전자 홈페이지
과감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색다릅니다. 여전히 전자제품 특유의 딱딱함이 남아 있고, 삼성 셰프 컬렉션의 경우 자연스러운 브라운이라기보단 이름 그대로 브론즈에 가깝긴 하지만, 확실히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묻어나옵니다. 나무로 꾸며진 주방에선 좀 밋밋해 보일 수 있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다른 대형 가전제품이 아닌 냉장고가 색다른 컬러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TV는 아무래도 디스플레이 때문에 블랙 계열을 벗어나지 못할 거고, 세탁기는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게 중요하니까 화이트 계열을 벗어나기가 어렵겠죠. 그래도 ‘색다른 색’의 전자제품들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으니, 집안 인테리어의 포인트로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5. 자동차에도 브라운이?
잠깐 숨을 돌리고 창밖을 바라봅시다. 차도에 참 많은 차들이 지나다니네요. 어떤 색인가요? 십중팔구는 화이트, 그레이, 아니면 블랙일 겁니다.

세계적으로도 무채색의 차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긴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유채색 자가용의 비율이 굉장히 낮은 국가입니다. 어느 정도는 튀는 걸 피하는 문화 탓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렇잖아도 무채색 빌딩과 아파트가 가득한 곳이다 보니 유채색 자동차는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래도 최근엔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다양한 색상의 차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달 르노삼성에서 새롭게 내놓은 QM3 쇼콜라 브라운은 개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띕니다.

출처: 르노삼성 공식 블로그
요즘 들어 레드와 블루 등 다양한 컬러의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브라운 톤의 자동차는 쉽게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QM3 쇼콜라 브라운은 자동차 특유의 유광과 선루프의 투톤을 잘 이용해 갈색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모두 잡아냈습니다.
메이크업과 패션에서 브라운이 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담당했다면, 가전기기와 자동차에서 브라운은 쉽게 볼 수 있는 컬러가 아닌지라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건 덤이죠.

출처: 르노삼성 홈페이지
다재다능 세련된 컬러, 브라운
지금까지 여러 분야별로 눈길이 가는 브라운 아이템들을 살펴봤습니다. 역시 핵심은 어느 아이템에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는 점이죠. 베이직한 부분부터 특별한 포인트까지, 또 자연스러움에서 세련됨까지, 이렇게 혼자서 다양한 역할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컬러는 브라운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패셔니스타들이 잊지 않고 꼭 챙기는 컬러일 테고요.
아직 마음에 드는 브라운 아이템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이참에 나만의 브라운 아이템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