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첫 만남
“3억 2천.”
이효진 대표가 외쳤다.
이 3억 2천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8퍼센트’를 통해 개인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있는 ‘쏘카’의 현장이었다. 쏘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아니… 이제는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조차 없는 대기업이다. 그 대기업이 왜 8퍼센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서비스인가.
이효진. 그녀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성 리더로 알려져 있다. 아마 올해 말에는 유명 경제지의 주목해야 할 여성 리더 10인에 선정될지도 모른다. 그녀는 무심한듯 시크하게 큐브라떼를 시키고서는, 인터뷰어에게 카드를 긁게 했다. 이런 작은 절약 정신이 그녀의 성공을 낳은 게 아닐까. 박근혜의 창조경제에 가장 어울리는 그녀를, 사당동 낡은 카페에서 만나 보았다.
리승환(이하 리): 안녕하세요.
이효진(이하 효): 안녕하세요.
리: 안녕하다고 하지 말고 소개를 해보세요.
효: 8퍼센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효진입니다. 한 달 반 전에 애 엄마가 됐어요. (아이의 사진을 보여준다) 예쁘죠?
리: ……
효: 너무 예쁜 것 같아요. 우리 애기.
리: …… 아이와 회사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효: 저한테 왜 이래요…
리: 진정한 기업가라면 무릇 가족을 버릴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효: 아이를 어떻게 포기해요.
리: 아이를 사랑한다면 회사를 포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효: 고객님들과 우리 직원들을 어떻게 포기해요.
리: 어쩌시겠다는 겁니까?
효: 왜 이러시는 거에요. 대체…
1. P2P와 사랑에 빠지다
리: 8퍼센트 하기 전 무엇을 했나요?
효: 우리은행 다녔어요. 영업점, 트레이딩부, 파생상품 딜러, 퀀트(계량적으로 위험을 예측해주는 일)등등해서 8년 다녔네요.
리: 그렇다는 것은 나이가 많다는 것이겠군요.
효: 24살부터 다녔으니까. 애 엄마가 될 나이네요.
리: …… 아무튼 결혼하고도 계속 일을 한 착실한 근대 여성이군요.
효: 네. 결혼하고도 3년 정도 더 일했어요.
리: 남편이 돈을 못 버는군요.
효: … 그냥 평범하다 해두죠ㅋ 은행다닐 때도 나름 재미있게 다녔어요. 하지만 오래 하고 싶진 않았죠. 더 의미 있고 설레일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서 은행을 그만 두었어요.
리: 그때부터 창업을 결심하신 건가요?
효: 아니오. 그냥 놀았어요. 페이스북에 ‘백수 클럽’이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심심하면 멤버들끼리 낮술 먹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P2P 금융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됐어요. 그리고 완전 꽂혀버린 거죠. 정말 계산 없이 사랑에 빠졌어요. 이거 한국에서 내가 해야겠다. 시장 크기, 매출, 이런 계산 해보지 않고, 진짜 바로 다음날부터 이걸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죠.
리: 아이보다 더 사랑하나요?
효: ……
리: 죄송합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후 무엇을 하셨나요.
효: 무턱대고 서비스 준비를 시작했어요. 작년 여름에는 렌딩클럽을 방문하여 직접 살펴봤죠.
리: 렌딩클럽?
효: P2P 대출 회사에요. 소액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대출 고객에게 전해주죠. 미국에서 작년 IPO한 기업 중 알리바바에 이어 두 번째 규모였죠. 뭐, 3위였던 페이스북이 너무 뛰기는 했지만…
리: 하지만 한국은 금융 규제가 큰 나라라 미국처럼 쉽게 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지금 8퍼센트도 구멍가게고.
효: 그때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전 이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금융 모델이라 확신했거든요. 그래서 한국 돌아와서 바로 시작했어요.
리: 막상 시작해 보니까 어떻던가요?
효: 힘들던데요.
리: 무슨 말이 바로 바뀌(…)
효: 겁부터 났죠.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은 금융규제도 심하고 창업도 처음이고… 맞는 길일까 의심도 많이 했지만, 무조건 하기로 했으니까… 그래서 일단은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하며 시작하기로 했죠.
리: 비용 최소화? 어떤 면에서요?
효: 처음에는 DB와 입력은 그냥 구글 폼을 썼어요. 웹사이트도 메인 페이지 하나 만든 게 다에요. Cafe24 월 500원짜리 호스팅 써서. 개발자 하나 없이 했어요. 웹사이트는 IUEditor로 만들고. 처음엔 사무실은 마루180 1층 커피숍 썼으니 초기 비용 다 합하면 한 20만원 되었을거에요. 지금도 비용은 줄일려고 노력해요. 현재도 IUEditor로 개발하기 때문에 여전히 웹 개발자가 없어요. 서버는 Cafe24에서 AWS로 변경했고요.
2. 8퍼센트, 8%의 니치 마켓을 열다
리: 요즘 P2P 열풍인데 유사 모델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는 않나요?
효: 요즘 좀 생기고는 있는데 그래도 저희가 경험이 많아서 어느 정도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리: 예전부터 비슷한 회사들이 있었는데, 차이점이 무엇이죠?
효: 아무래도 우리는 모바일 중심이죠. 또 더 큰 차이는 고객군이 달라요. 1세대 P2P 금융은 대부업체에서 돈을 꾸기 힘든, 7~9등급 사이의 좀 신용 위험이 높은 사람들 위주였어요. 사업 시작하기 전 그쪽에 투자해 봤는데 수익이 높지 않더라고요.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니 이자율은 20~25% 정도로 높지만, 돈도 잘 떼이고 신경이 너무 많이 쓰이더라고요. 신중하고 에너지 많이 쏟는 데 비해서 리턴이 별로 크지 않아요.
리: 그러면 8퍼센트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효: 우리는 1~6등급을 대상으로 해요. 상대적으로 우량한 사람들이죠. 투자자는 더 믿을만하고 안정적으로 약 8% 정도 수익을 올리는 쪽을 더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우리 사이트를 통해 투자하는 모든 분들이 예금보다 더 돈을 벌어가는 것이 이 사업의 선순환의 출발점이거든요. 솔직히 저희 통해서 가장 쉽게 돈을 벌려면 큰 고민 없이 적당히 분산해서 투자하시면 됩니다.
리: 아예 그럼 채권을 묶어버리면 되지 않나요?
효: 자동분산 투자를 도입할 예정이에요. 처음부터 묶어서 펀드처럼 파는 것은 투자중개업을 위반하는 요소라 안하고 있어요. 합법이다 불법이다 애매한 건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불법으로 또 차단 당하는건 피하는게 투자자에게 좋겠죠.
리: 좋은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홍보도 그만큼 중요한데, 서비스 홍보는 어떻게 했나요?
효: 역시 돈을 아껴야 하니, 그냥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어서 했어요.
리: 반응은 좀 어떻던가요?
효: 좀 있더라고요. 첫 투자모집 시작하면서 이거 모일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왜냐면 정말 없어 보일 정도로(…) 간단한 페이지였거든요. 메인 페이지에서 ‘투자하기’ 버튼을 누르면 구글 폼으로 연결돼서 입금하라고 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니즈가 있더라고요. 제 지인이 아닌 사람도 어떻게 알고 투자를 했어요.
리: 정확히 어떤 니즈일까요?
효: 아까 1세대 P2P 금융기업이 하이 리스크라 했는데, 우리나라가 중금리대 대출이 정말 없어요. 저금리 시대라 은행 대출은 4%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런데 카드 가면 바로 15% 대, 대부업은 30%…. 8%가 딱 비어 있는 부분이었던 거죠. 사실 중금리 대출이나 중금리 투자라는 말도 저희가 유행 시킨 거에요. 그 전엔 고금리 저금리밖엔 없었으니까. 사실 저희가 최초의 중금리 대출이죠.
리: 그 8%의 영역은 안정성이 담보될까요?
효: 은행은 좀 묘할 정도로 관리가 빡빡해요. 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신용위험이 갑자기 높아져서 대출을 못 받는 게 아니라는 거죠. 또 은행은 대출한도도 높지 않고. 저희가 전 국민을 구제해주겠다는건 아니에요. 8~10%이자 정도의 대출로 살아날 수 있는 우량 대출자만 살리자는게 저희 의도에요. 반대쪽, 그러니까 투자쪽에서는 워낙 저금리 시대라 돈 굴리기 어렵죠. 양쪽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 실제로 8퍼센트의 서비스에서 8% 이하도 많은 것 같던데요.
효: 보통 개인 신용은 9%가 좀 넘고, 법인 중에서도 쏘카 같은 우량한 데는 좀 낮아요.
리: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인가요?
효: 네. 지금은 한 번 올라올 때 4억씩 모이기도 하고, 개인대출도 대략 일주일에 20회 정도하려 해요. 처음에는 정말 보수적으로 1주일에 한 건만 올렸어요. 저희가 유명하지 않을 때는 신청하는 사람들은 신용도가 위험한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거절했어요. 서비스를 몇 달 운영하다보니 노하우가 쌓여서 어떤 사람이 위험한지, 어떤 사람이 안전한지 알게 되었어요.
리: 그러고보니 운영에 있어 신용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겠군요.
효: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드리려 자체적으로 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승인률이 매우 낮은 편이고요.
리: 보통 승인률이 얼마나 되지요?
효: 영업기밀입니다. 좀 낮아요. 참고로 렌딩클럽이 10% 정도인데, 그보다 낮아요.
3. 간절히 바라자 박근혜가 도와주다
리: 서비스가 어느 정도 이름을 얻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효: 아무래도 규제를 받은 거? 그게 컸죠.
리: 규제라니, 어떤…?
효: 대부업 등록을 안 했다고 규제 받은 적이 있어요. 구청에 등록서류 내고 있는데 차단 됐다고 전화가 오더라고요. 솔직히 안 하고 일부터 벌인 게 사실이긴 해요. 금감원 담당자는 그냥 자기 할 일 한 것뿐이에요. 그때까지 7주 간 누적 대출금액이 5천만 원 밖에 안 됐는데, 금감원에서 발견한 게 신기했어요. 어떻게 알았지(…)
리: 공무원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직종이었군요…
효: 신고가 들어왔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경쟁자가 아마 신고한 듯해요. 그래서 한 달 정도 서비스 내리고 다시 시작해야지… 하고 있는데 기사가 이슈가 돼버린 거죠.
리: 어떤 기사죠?
효: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에 한 번씩 핀테크를 이야기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기사에서 청와대가 앞에서는 맨날 핀테크 외치지만, 정작 뒤에서는 핀테크의 싹을 자른다는 기사가 뜬 거죠.
리: 역시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여성 CEO로군요.
효: 살다 보니 대통령께서 저한테 도움 될 때가 있더라고요(…)
리: 우주의 기운을 받으니 느낌이 어떻던가요?
효: 일단 놀랐고… 또 그때 확신이 왔어요. 시대가 왔다고. 언론 방향이 되게 우호적이었거든요. 서구에서는 이미 성장한 모델인데, 이게 우리나라만 안 되고 있다, 금융 규제가 너무 심하다, 이런 여론이었어요.
리: 지금은 문제되는 건 없죠?
효: 문제될 건 없어요.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기존 법규에 맞추려니 아무래도 딱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은 금감원에서 지도받은 방식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 박근혜 언니가 구체적으로 도움을 준 건 없나요?
효: 청와대에서 창조경제 핀테크를 정책적으로 내세운 것 자체만으로 도움이 됐죠. 핀테크 관련 행사도 많이 생기고, 그러면서 저희에 관한 관심이 몰리고 서비스도 훨씬 활성화된 건 사실이니까요.
4. 커지는 시장의 선두주자 리효진 대표
리: 박근혜 언니가 도와준 이후부터 성과가 확 달라졌나요?
효: 네. 한 달 간 쉬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첫 채권이 “더 부스”였어요. 그 전에는 개인만 하다가 처음으로 소상공인을 했는데 밤 12시부터 펀딩을 시작했는데도, 8시간만에 5천만 원이 모였어요. 심지어, 출근하며 투자하려 했는데 못해서 화난다는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어요.
리: 더 부스라면 다니엘 튜더가 만든 크래프트 맥주집인가요?
효: 네. 그리고 단순 개인 펀딩이 아니다 보니 좀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자도 주지만 스페셜 리워드가 있었거든요. 1000만원 이상 투자하면 전용 한정판 잔에 신상품 맥주 6병을 출시 전에 드리는 식이었어요. 투자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맥주집에 투자할 수 있어서 좋고, 사업자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한 거죠.
리: 허나 자영업자를 생각하니 위험성이 먼저 떠오릅니다.
효: 심사시에는 공인 회계사(CPA)만 해도 여러 명 달라붙어서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 외에 SNS, 포스데이터, 심리에 기반한 정성평가까지도 들어가지요. 소상공인은 위험한지 아닌지 개인보다 훨씬 측정이 어려워요. 포스 데이터도 100%믿기 힘들고, 재무제표도 작성자가 의도적으로 부풀리거나 축소하기 쉽거든요. 정말 난이도가 무진장 높아서…
리: 심리에 기반한 정성평가라 함은 어떤건가요?
효: 일단 기본적 스킬들이 있어요. 대출자 목소리라던가, 대출자가 특정 단어를 쓰면 무조건 거절이 난다던지.
리: 무슨 단어입니까?
효: 영업 기밀입니다 (단호)
리: (…)
효: 아무튼 여러 조사를 해봤는데, 심지어 일본쪽에서는 ‘밥을 좋아하냐, 면을 좋아하냐’조차도 신용도에 반영하더라고요.
리: 밥을 좋아해야 합니까? 면을 좋아해야합니까?
효: 역시 영업 기밀입니다 (단호)
리: 투자의 최종 책임은 돈을 쓴 사람 몫이겠지만, 역시나 불안감을 떨치기는 힘듭니다. 소상공인의 경우 그들에 관해 더 탐색할 수 있도록 연락처 등을 제공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효: 개인-개인은 절대 모르게 해요. 대신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주려고 노력하지요. 소상공인은 상호가 노출되니 직접 찾아갈 수 있을 테고.
리: 경쟁사들이 좀 생기는데 불안감은 없나요?
효: 사실 딱히 저희랑 겹치는 컨셉은 없긴해요. 저희 컨셉은 IT회사라기보단 금융회사거든요. IT회사라고 치면 트래픽이 제일 중요할 텐데, 금융회사라고 컨셉을 잡다보니 신용과 윤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저희는 저희 채권에 4시간 이내에 직원들이 투자를 못하게 되어있다던가, 이런식으로 윤리강령을 제일 먼저 만든 것도 저희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은 채권추심 및 부실 채권 매각 부분입니다. 연체 및 부도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아서 저희 채권 추심 프로세스를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쉽네요. 이게 정말 기가 막히는데…..
리: 경쟁자가 한 100개 생기면 어쩌실건가요.
효: 뭐, 솔직히 저도 없던 모델을 만든 것도 아니고… 이 중에서 우리가 잘해야 하긴 하겠지만 시장 참여자 많아지는 데 대해 거부감은 전혀 없어요. 많은 참여자가 생기는 건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길 가는 사람에게 8퍼센트 물어보면, 사실 다 모를 거에요. 그렇기에 산업 자체 파이 커지는 게 훨씬 중요하다 생각해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참여자 많아져야 산업 자체가 커지는 거죠.
리: 수익은 어떻게 낼 생각인가요?
효: 아직 고려하고 있지는 않아요.
리: 언제 망하나요?
효: ……
리: ……
효: 애초에 쉽게 망할 수도 없어요. 누군가 한 명은 끝까지 회사에 남아서 채권을 상환해야..
리: ……
효: 저희 투자자들 중에선 우리 회사가 잘 돼야 계속 좋은 투자상품에 재테크 할 수 있다면서 수수료 안받는 것 걱정하고 우리 회사에 개인 투자를 희망하시는 분들도 꽤 계세요.
5. 회사 내 어린이집이 최종 목표인 CEO
리: 그러면 향후 수익 모델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요?
효: 기본적으로 수수료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어요.
리: 투자는 받았나요?
효: 네. 여러 시중은행들이 출자한 은행권 청년창업재단(D.Camp)에서 큰 도움을 주셨어요.
리: 잘 나가는 스타트업의 상징이 됐군요.
효: 그냥 열심히 하고 있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정말 이 모델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테스트한 기간이라면, 이제 그걸 넘어서서 우리 상품을 이용할만한 사람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간이라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리: 황금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한데, 리스크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효: 우리 애가 너무 예쁜 거? 자꾸 집에 가서 애 보고 싶어요.
리: ……
효: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모든 것이 위협적인데… 솔직히 우리 서비스 많이 알리고 싶지만,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잘 해봐야죠.
리: 대기업이 카피 서비스를 내놓으면 어떨까요?
효: 모든 업계에 똑같은 질문이 들어올 수 있겠죠. 신경 쓰지 않아요. 저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고객들이 사랑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뿐이니까요. 그것만이 경쟁력이라 생각해요. 그런 의미로 대기업의 제휴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연락주세요.
리: 하지만 솔까말 8퍼센트가 그리 따라하기 어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효: PPSS도 겉만 보면 따라하기 쉽죠.
리: PPSS는 속도 따라하기 쉽습니다.
효: …….. 아무튼, 저도 금융권에 있어 봤지만, 큰 금융업체는 린하게 실행하는 게 불가능해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반면 조직이 매우 경직돼 있어요. 반면 IT는 금융업에 진출하려면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고요. 왜 핀테크가 어렵냐면 finance와 technology 성향이 극과 극이에요. 우선순위, 당연하다 하는 것 등 모두… 금융업은 매우 보수적이에요. 위험에도 그렇고 새로운 서비스에도 보수적이고. 반면 IT는 그 반대죠. IT에서 꽤 업력있는 남편이 말하기를 ‘이렇게 토나오도록 어려운 비지니스 처음봤다’ 라고… 사실 겉모습을 따라하긴 쉬울거에요. 핀터레스트같은 것도 따라하기 쉬울텐데요, 뭐.
리: 그러고보니 IT나 금융이나 둘 다 야근하는 공통점은 있군요.
효: ……
리: 아무튼 금융업에서는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효: 금융회사 보면 다 대기업 밖에 없잖아요. 반대로 스타트업이 금융업에 진출한 건 최근의 일이에요. 기본적으로 문화가 너무 달라서…
리: 회사 다닐 때 비교하면 삶이 어떤가요?
효: 삶이 팍팍하죠. 돈은 훨씬 못 벌고, 일은 훨씬 많이 하고… 애 볼 시간은 없고… 빨리 회사를 키워서 회사 안에 어린이집을 만들 거에요. 기숙사는 이미 만들었으니, 어린이집을 얼른 만들어야죠.
리: 벤처인데 목표가 IPO나 매각이 아니라 어린이집이군요(…)
효: ……
리: 직원은 얼마나 되나요?
효: 최근 1~2개월 사이에 많이 늘었어요. 입사 예정이신 분들 합하면 얼추 20명 되어요.
리: 직원이 순식간에 늘다니, 망하는 스타트업의 징조로군요.
효: ……
리: 아무튼 마지막으로 한 말씀해 주십시오.
효: 저는 금융이 자금 순환 시켜주는 심장이라 생각해요. 돈이 필요한 사람 – 그리고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그런데 지금 이게 막혀 있어요. 그런 동맥경화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굳이 따지자면 ‘금융계의 우버’랄까.
리: 네. 감사합니다.
효: 아, 그리고!!! 사람 뽑습니다. 유능한 인재면 분야 가리지 않고, 일단 원서 내세요. 유능한. 똑똑한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를 모십니다!
리: ……
효: 마지막으로… 우리 서비스 한 번 써 보세요. 지금 80% 이상이 재투자하고 있어요. 첨에는 해도 될까 망설이지만, 그런데 한 번 해보면 상환 받아보면 매월 상환이 돌아와요. 한 번 한 사람은 계속 넣어요.
리: ……
효: 안녕히 계세요…
리: 네…
효: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