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지만, 명백한 증거가 부족했던 MC몽
MC몽이 군대를 기피하기 위해 발치를 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섰었다. 정황상 MC몽의 발치는 군대를 기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건 거의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했다. 결론은 허위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면서 기피행위를 한 것에 대해선 유죄가 인정되었지만 고의 발치 부분은 무죄가 되었다. 무죄라는 것이 MC몽은 고의 발치를 하지 않았다는 선언은 아니다. 그 부분을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MC몽보다 쉽게 판결이 난 통진당 해산
통합진보당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때 심하게 친북적인 경향을 보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런 태도가 진보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석기 그룹이 통합진보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추측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당해산의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
헌재에 의한 정당 해산이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사상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요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당을 국가기관이 강제로 해체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웬만해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명백한 증거가 존재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이 존재하며 그 수단이 아니면 제어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외국의 해산 결정과정이 몇년의 과정을 거치며 토론에 토론을 거쳐 진행되는 것은 그만큼 이 결정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헌재의 판결은 그 논리 구성이 거의 초등학생의 반성문 수준이었으며 어떤 명백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로 아직 진행중인 재판을 근거로 해산을 결정해 버렸다.
헌재의 월권: 어차피 대중은 표로 심판한다
MC몽의 군대 기피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 하나도 철저하게 증거에 입각해서 진행하는데 하나의 정당의 존폐를 결정하는 것이 명백한 증거가 아닌 정황에 근거해서 이루어진다면 그것을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해산결정을 반대하는 사람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사상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침해해가면서까지 헌재가 개입해야할 만큼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협이 존재했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해 헌재가 명백히 논증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지 통진당이 아무 잘못이 없어서 그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MC몽의 발치가 무죄로 결론났어도 MC몽의 행위에 대한 대중의 판단은 그의 곡에 대한 외면으로 나타난다. 헌재가 무리하게 해산하지 않아도 통진당의 행위는 대중에게 모두 드러나고 있으며 국민들이 올바로 판단한다면 표로 심판될 것이다.
그럼에도 통진당이 존속할 수 있다면 그들이 존속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해야지, 통진당을 해산한다고 그들이 존속할 수 있는 문제점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음성화되어 더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