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분들 중에 매일매일 피곤하다는 분들이 상당수 계신다. 뭐 굳이 환자분들 중에서 찾지 않아도, 우리 주위엔 맨날맨날 피곤하다는 친구들이 몇 씩은 꼭 있다. 물론, 피곤한 이유야 머리털 갯수만큼 다양할 거다. 간혹은 수면장애라든지, 수면무호흡증등으로 인한 만성피로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깜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지금부터 활기찬 하루를 만들기 위한 지침서를 전달할 테니 말이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이토록 잠 줄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거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조상으로 부터 전해져 내려온 문화적 유산에 따른 민족적 차이라는 말로, 이런 현상을 해석하려 노력한 바 있다. 일면 수긍 가는 바가 큰 게 사실이다.
유목문화권과 다르게, 벼농사를 짓고 살아온 농경문화권 아시아인들은 부지런함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고 살아왔다. 이와 같은 문화적 특징이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다는 거다. 어쩌면 이와같은 유산을 물려받은 덕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를 급부상 시켰는지도 모른다. 노동력 집약적인 일차산업이 주를 이루던 얼마전만 해도, 농경문화 유산은 아주 쓸만했다. 하지만, 선진국 대열에 엄지 발가락을 올린 지금에서의 잠 줄이기는 시대 착오적 발상이다.
아래는 숙면이 필요한 구체적 이유이다.
1.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숙면 뒤에 나온다.
고 부가가치 3차 산업을 이끄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숙면 뒤에 나온다. 잠 덜잔, 멍한 머리에서는 절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 나 스스로를 깜짝 놀라게 했던 기똥찬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그 날을 기억해보자. 틀림없이 잠 잘자고 에너지가 충만했던 날일거다. 쫓기듯 인생을 살아서는 인생 역전이 있을 수 없다.
2. 밤에 할 일 다하고,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다가는 한순간에 ‘훅’간다.
2003년 전국을 들썩였던 사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은 절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일찍 일어나고 싶다면, 저녁 10시에 잠을 자라. 해봤는데, 소용없다고?! 그동안 밀린 잠이 얼만데 그런 소린가!! 한 달 정도 꾸준히 일찍 자라. 어느 순간 새벽 5시에 절로 눈이 떠지는 날이 온다.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그 상쾌함은 정말 글로 표현이 안된다.
3. 덜 잔 만큼 일찍 죽을 지도 모른다!
수면 부족은 여러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당뇨병, 심장질환, 우울증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2009년 5월 OECD에서 회원국 18개 나라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면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당당히 최소 수면 시간 기록을 세웠다.(영, 유아 포함시 7시간 49분 – 18개 나라 평균: 8시간 22분) 이미 선진국일수록 수면 시간의 소중함을 미리 깨닫고 있는 거다. 미국에선 ‘어린이 9시간 재우기 캠페인’까지 벌였다하니, 우리도 좋은 건 어서 컨닝할 일이다.
4. 수면 부족은 비만 가능성을 높인다.
어쩌면, 이 이유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줄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약 23%정도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호주의 수면 전문가인 사라 블런든 교수는 체질량지수에서 과체중으로 분류된 어린이들의 경우, 정상 체중인 아이들에 비해 평균 수면 시간이 45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충분한 수면이 절대적인 이유라 하겠다.
5. 그렇다면, 적절한 수면시간은?
물론, 개인 차는 있겠지만, 의학계에서는 7시간 30분 정도의 수면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사실, 그 이상 잔다고 피곤이 더 풀리는 것도 아니고, 허리만 아프다.ㅋ) 만약 7시간반 이하로 자고 있으면서 낮에 피곤하다면, 우선은 수면 시간부터 늘려 볼 일이다. 적어도 한 달간 그렇게 생활해 본 뒤, 그래도 피곤함이 여전하다면, 그 땐 수면 전문 클리닉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자.
누가 그랬던가, ‘양보다 질’이라고!
원문: 깜신의 작은 진료소
Isabel Marant Sneakercan we stop describing women’s bodies 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