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여행후 사진을 올리면 매번 등장하는 리플이 “사람들이 헬멧을 안 썼네요” 입니다.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 날, 저도 많이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데 헬멧을 안 쓸 수 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덴마크 사람들이 헬멧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일단 덴마크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니네들 왜 헬멧 안써?”
“왜 써야 되는데?”
“위험하잖아.”
“안 위험해.”
“어?”
코펜하겐 도심 라이딩 한 시간 하니까 이해가 되더군요. 결론은 ‘정말 안위험하더라’ 입니다.
자전거 도로는 차도와 인도 사이에서 엄격히 분리되어있고, 상당히 넓습니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과 심지어 우회전 전용 자전거 차선까지… 자전거 안전과 관련한 인프라가 너무 잘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코펜하겐 라이더들의 수준높은 라이딩 매너도 한 몫 합니다. 정지, 우회전, 좌회전과 같은 수신호는 거의 필수이고요. 라이딩 속도도 대체로 평균 20km 내외로 천천히 달립니다.
보행자들은 절대로 자전거 도로에 발을 디디지 않습니다. 간혹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이(한 손에 지도를 들고) 무심코 자전거 도로에 내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는 날에는 가차없이 매섭고 싸늘한 눈빛 또는 차갑고 거친 덴마크 말을 듣게 되죠.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자가용 운전자들도 자전거 도로를 침범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덴마크 사람들이 전부 헬멧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헬멧을 착용한 라이더도 심심치 않게 목격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꽤 많은 어린 라이더들은 헬멧을 많이들 씁니다. 심지어 케리어에 타고 있는 아기들도 헬멧을 쓸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 아이들이 자전거 라이딩에 익숙해질만큼 성장하면 안전한 인프라가 받쳐주니까 헬멧 착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좀 궁금했습니다. 아무리 인프라가 잘 되어있어도 사고는 날 텐데… 자전거 이용 인구가 이렇게 많으면 당연히 관련법도 꽤 세부적으로 마련되어 있을 텐데… 참고로, 자전거에 라이트는 꼭 달아야 합니다. 없으면 꽤 비싼 벌금 문다고 하네요. 근데, 라이트는 꼭 달아야 하는데 헬멧은 안써도 된다는게 이상하지 않나요?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덴마크에 한 자전거 관련 웹사이트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납득할말한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래 그대로 옮깁니다.
우리는 자전거 라이더들의 헬멧 착용을 상식으로 믿고 있습니다. 사고 시 머리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의 자전거와 헬멧에 대한 연구는 머리부상 중 절반이 헬멧착용으로 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헬멧 착용이 법제화 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들이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광범위한 자전거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성인들 그리고 노인들까지 모든 연령의 덴마크 사람들이 자전거를 탑니다. 우리는 헬멧착용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강제성이 덴마크의 자전거 문화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의 예들은 강제헬멧착용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전거를 타지 않도록 만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호주에서 1994년에 법이 만들어 지고 나서 자전거 이용인구가 감소하였습니다. 5명 중 1명이 ‘강제헬멧착용’이 없었더라면 자전거를 더 자주 탔을거라고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강제헬멧착용이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심각한 자전거 사고를 확실히 줄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자전거 이용 감소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스웨덴에서는 헬멧착용에 강제성을 도입한 이후 덴마크 아이들(78%) 보다 더 적은 아이들이(69%) 자전거를 탑니다.
덴마크는 강제헬멧착용을 도입된다면 헬멧없이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은 법을 어기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몇몇은 자전거를 탈 의욕를 잃게 될 것이고 전체적으로 국민 건강의 부정적 영향을 초례할 것입니다. 법제화 하는 것은 덴마크 사람들이 자전거를 멀리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헬멧 착용 캠페인이 더 나은 방안이라 믿습니다. 강제가 아니라.
제 덴마크 친구의 말인데요. 꽤 의미심장합니다.
“헬멧 착용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천적으로 사고 발생을 막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헬멧 착용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인프라에 소홀해지기 쉽다. 서울 도심에서는 헬멧을 쓰나 안쓰나 사고나면 죽을 것 같다.”
제 개인적은 결론은 헬멧은 꼭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는 좀 신중했으면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헬멧을 쓰지 않아도 되는(물론 그래도 쓰는게 좋겠지만) 안전한 인프라가 만들어 지도록…
쓸데없이 말도 안되는 허접한 자전거 도로 만드는데 돈 낭비 하지 않도록…
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자전거 타는 임산부 사진으로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자전거 타는 임산부라니…
원문: 덴마크 &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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