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stn스포츠에서 ‘초상집’ 대한민국, 야구장은 다른 세상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관객들의 응원문화는 그대로였다. 두산 선수들은 헬멧에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기원하는 의미의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에 임했다. 구단 측은 치어리더 응원과 각종 이벤트를 모두 취소했고 앰프 사용도 금지했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열정을 단지 안내 문구로만 자제시킬 수는 없었다. 경기 시작부터 응원가가 들렸다. 오히려 앰프가 없으니 목소리를 더 크게 내는 듯 했다. 응원을 주도하는 호각 소리가 들렸고, 막대 풍선 역시 내야를 꽉 채웠다.
이번 사건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비단 유가족과 대한민국 국민 만이 아니다. 각국 정상은 물론 교황까지도 이번 일을 언급하며 슬픔과 추도를 함께 하고 있다. 그렇지만 슬픔과 추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죄악시하는 건 전체주의의 또 다른 이름에 다름 아니다. 앰프와 치어리더를 동원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야구 팬들은 그 예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이슈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한국 스포츠
다만 스포츠 구단에 있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응원 소리를 높이지 않은 건 좋다. 하지만, 스포츠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룰을 중시하는 데 그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항상 ‘올바름’을 지향하기에, 사회적으로도 의미를 가진다.
지난 보스턴 테러 사건으로부터 한국과 미국의 스포츠가 보이는 태도의 차이를 볼 수 있다. 테러 후 홈경기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한 데이비드 오티즈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이건 씨발, 우리의 도시고, 그 누구도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못해.”라는 강한 추모 연설을 가지기도 했다.
테러 사건이 완전히 정리된 이후에도, 보스턴 레드삭스는 계속해서 테러 사건을 지역의 아픔으로 함께 끌어 안았다. 4월 15일 테러가 일어난 후 5월 7일 시구자는 테러 사건의 희생자 크리스티 켐벨의 어머니였다.
5월 28일에는 테러로 다리를 잃은 제프 바우만이 시구를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렇게 희생자를 1년 내내 시구에 불렀다. 심지어 올해 홈 개막전에서는 희생자 전원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으기도 했다.
나아가 보스턴은 당해 새로운 로고를 사용한다. 보스턴 Redsox가 아닌 Strong으로. 비록 참사를 당했지만, 보스턴은, 그리고 보스턴 사람들은 여전히 굳건하다는 의미였다. 이 때문이었을까? 보스턴 레드삭스는 당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보스턴의 강함을 널리 알린다.
라이벌 팀도 함께한 보스턴의 아픔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밀착된 모습은 비단 보스턴 구단에서만 보인 것은 아니다. 뉴요커는 아래와 같은 삽화를 그리며, 그 아픔을 함께 했다. “그래. 우리는 양키스 팬이야. 그치만 오늘은 보스턴을 응원할 거야.” 오랜 라이벌 팀 양키스가 있는 뉴욕에서 나온 삽화였기에, 그 울림은 더욱 컸다.
이뿐 아니다. 보스턴은 8회 말 공격 시작하기 전 스윗 캐롤라인이라는 노래를 트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테러 후 라이벌 뉴욕 양키스의 홈 구장, 양키 스타디움에서 스윗 캐롤라인이 퍼져 나온다. 라이벌 구단의 지역이 겪은 참사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NBA에서도 이런 추도는 이어졌다. 보스턴 셀틱스의 라이벌 팀 뉴욕 닉스의 에이스 카멜로 앤서니는 경기에 앞서 추도의 말을 전 관중에게 건낸다. “뉴욕 닉스를 대표해서, 보스턴에게 알리고 싶다. 우리가 그들의 비극에 대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주: 9.11을 겪은) 뉴요커로서 이해한다. 다시 한 번 우리는 보스턴과, 보스턴 사람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기도한다.”
슬픔을 강요하지 않되, 아픔을 함께하기
슬픈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슬픔을 굳이 강요할 이유는 없다. 저들도 야구장을 돌아와서 TV를 켜면, 또다시 슬픔에 잠길 똑같은 사람들이다. 마치 우리가 술자리가 끝난 후 TV를 볼 때 그러하듯. 무거움과 엄숙함의 강요는 그저 꼰대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이 한 발 더 나아가, 희생자들의 아픔을 함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아직 사건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서툰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래도 “끝까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을 애도하며, 아이들이 꼭 되돌아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는 한 마디가 나온다면 어떨까.
도움 및 번역: MLB nation 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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