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시각화 서비스 중에서도 대부분 ‘지도 시각화 서비스’를 가장 자주, 유용하게 활용하실 것 같은데요! 특히 길을 찾을 때 검색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많이 찾으실 것 같아요. 길 찾기용 서비스 말고도 각종 통계 지표, 위치 데이터를 지도 위에 시각화한 지도 시각화 서비스가 정말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통계청에서 운영하는 ‘통계 지리 정보 서비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운영하는 ‘국토 정보 플랫폼’ 등이 있죠! 단순한 지리 정보뿐만 아니라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요약해 조회할 수 있어 유용한 서비스예요.
전반적인 데이터 활용 능력이 향상된 만큼 서비스의 기능도 늘어나서, 서비스 내에서 어떤 기능을 사용해야 할지 갈 길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글에서는 어떠한 지도 시각화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활용 꿀팁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한다면, 길을 잃지 않고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탐색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방법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시각화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와 시각화 형태 파악하기’입니다. 원하는 정보를 발굴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무엇인지 아는 것과 같은데요. 서비스에 처음 접속했을 때는 어떤 주제의 데이터를 시각화했는지, 그 데이터가 어떤 시각화 유형으로 표현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시각화 유형’은 데이터에 따라 나타낼 수 있는 형태가 다양한데요. 미리 자주 쓰이는 유형을 알고 있다면 수월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거예요! 뉴스젤리가 수많은 지도 시각화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활용되는 5가지 지도 시각화 유형을 정리했습니다. 서로 다른 데이터로 구현된 5가지의 서비스 사례로 각각의 데이터와 시각화 유형 파악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A. 교통사고 발생 위치 데이터를 표현한 ‘점 밀집도’
첫 번째 시각화 유형은 ‘점 밀집도’입니다. 점 밀집도는 지도상에 모든 데이터의 위치를 점으로 표현하는 유형으로, 점의 분포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 서비스에서 발견한 점 밀집도를 해석해 보겠습니다. 위 화면에서 점 밀집도는 2023년 서울시 강남구의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신고 발생 위치 227곳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부상 사고가 발생한 구체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점의 밀집도로 어떤 지역에서 특히 많은 사고가 발생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B. 지역별 폭염일 수 데이터를 표현한 ‘단계 구분도’
두 번째는 ‘단계 구분도’입니다. 단계 구분도는 지역별 영역의 색깔로 수치형 데이터의 크기를 표현하는 시각화 유형입니다. 지도 시각화 서비스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견할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한데요! 데이터의 크기에 따라 영역의 색 진하기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쉬운 지역 간 데이터 비교가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단계 구분도 활용 사례로 통계 지리 정보 서비스의 ‘자연 재해 통계 지도’를 발견했는데요! 위 사례에서는 ‘2023년 기준 지역별 폭염일 수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색깔을 다르게 표현했습니다. 화면 우측의 범례를 참고하면 색이 짙어질수록 폭염일이 많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지도를 보면 보라색으로 표현된 경기도, 대전광역시, 대구광역시가 가장 폭염일이 많은 지역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C. 지역별 총인구수 데이터를 표현한 ‘도형 표현도’
다음은 ‘도형 표현도’를 소개하겠습니다. 도형 표현도란 데이터를 표현할 지역별 위치에 도형을 그리고, 수치형 데이터의 크기에 따라 도형의 크기를 다르게 표현하는 시각화 유형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원을 사용하나, 데이터의 특징에 따라 다른 도형을 사용하기도 하죠!
위 화면은 통계 지리 정보 서비스의 대화형 통계 지도 화면으로, 원의 크기와 색깔로 2022년 기준 지역별 인구수를 비교할 수 있는데요. 원의 크기가 크고, 색깔이 진할수록 해당 지역의 인구수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D. 구역별 소음도 데이터를 표현한 ‘히트맵’
4번째 시각화 유형으로 ‘히트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히트맵은 데이터의 수치에 따라 색을 다르게 하는지도 시각화 유형 중 하나인데요! 위 예시와 같이 지도 위에 지역의 구분 없이 데이터값의 크기에 따라서 색을 칠하며, 색이 진할수록 데이터값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도의 모든 영역을 일정한 크기의 셀(Cell) 단위로 쪼개어서 색을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위 사례가 바로 셀 단위로 쪼개진 히트맵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의 주거지역 소음지도 서비스의 화면으로, 주거 지역의 시간대별 도로 교통 소음도 변화 데이터를 시각화했는데요! 셀 단위로 쪼개진 영역별 색깔로 소음 발생 정도 비교할 수 있어요.
E. 도로별 밀집도 데이터를 표현한 ‘이동 경로 지도’
마지막으로 소개할 유형은 ‘이동 경로 지도’입니다. 이동 경로 지도는 여러 지점 간의 연결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시각화 유형인데요! 주로 출발점에서 도착 지점까지의 경로를 표현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이동 경로 지도는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서 도로별 유동 인구를 나타낼 때 활용되었는데요! 주요 도로를 선으로 잇고 유동 인구가 적은 구역은 파란색에 가깝게, 많은 구역은 빨간색에 가깝게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선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서 도로별 인구 밀집도를 비교할 수 있어요!
이렇게 지도 시각화 서비스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시각화 유형 5가지를 훑어보았는데요! 서비스에 활용된 데이터와 시각화 유형 파악에 성공했다면, 서비스가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데이터 시각화에 있어 ‘인터랙티브 요소’란 사람들이 차트 영역 위에 마우스를 오버하거나, 특정 항목을 클릭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면 차트의 시각적 패턴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하는데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지도 시각화 서비스에서는 어떤 인터랙티브 요소가 있는지, 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인터랙티브 요소를 탐색하기 위해, 통계 지리 정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정책 통계 지도 시각화를 예시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메뉴에서 인구, 보건, 교육 등 7가지 분야로 분류된 지표를 선택하면 두 개로 구분된 지도 위에 각각의 단계 구분도를 그려 주는데요! ‘전체 인구의 변화’ 지표를 선택하고, 서비스를 탐색해 보겠습니다. 여기저기 클릭할 수 있는 버튼들이 보이는데요. 하나씩 살펴볼까요?
a. 필터(Filter) : 보고 싶은 데이터만 골라보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지도 상단에 위치한 ‘필터’입니다. 시각화 차트에서 필터는 사용자가 특정 기준을 선택하면 해당 기준의 데이터만 차트에 표현해 주는 기능인데요! 위 사례에서는 총 두 종류의 필터가 사용되었어요. 먼저 화면 왼쪽 상단의 필터(빨간색 네모)는 두 지도에 나타낼 ‘대상 지역’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도 단위 지역과 시/군/구 단위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위 화면에서는 서울특별시를 선택했습니다.
한편 두 지도의 오른쪽 상단에도 필터(파란색 네모)가 하나씩 붙어 있는데요. 이 필터는 각 지도 시각화의 데이터 조회 연도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즉, 두 지도의 데이터 기준 연도를 달리 설정해서 연도별 데이터의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위 화면에서는 왼쪽에 2022년, 오른쪽에 2000년을 선택해서 단계 구분도를 비교해 보았는데요. 범례를 참고하면 지역별 색의 진하기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한데, 세부 데이터 수치를 알 수 없으니 변화가 있는 건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b. 툴팁(Tooltip) : 보이지 않는 데이터 수치 띄우기
지도에 정확한 수치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데이터를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 각 지역에 마우스 오버를 해 보세요! 보이지 않는 정보를 띄워 주는 ‘툴팁’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툴팁은 특정 항목에 마우스 오버 하면 항목 위에 작은 상자가 나타나며 보충 설명을 보여주는 기능인데요! 위 서비스에서도 지역에 마우스 오버 시 툴팁으로 지역별 상세 데이터 수치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툴팁 기능을 활용해 연도별 색깔의 차이가 보였던 서울특별시 강북구 지역의 데이터 수치를 조회해 보았는데요! 2000년에는 약 33만 명이던 인구수가 2022년에는 약 28만 명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어요.
C. 팝업(Pop-up) 창 : 또다른 창을 열어 추가 정보 얻기
위 서비스 화면을 유심히 탐색하다 보면 필터도, 툴팁도 아닌 버튼으로 ‘융합 결과 보기’ 버튼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버튼을 누르면 작은 창이 뜨면서, 지도 화면 내에서는 알 수 없던 추가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창을 팝(pop)하고 튀어나온다(up)고 하여 팝업 창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도 시각화의 경우 지역별로 데이터를 나누어 표현하다 보니 데이터를 요약해 보기는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어, 팝업 창 등의 방식을 활용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팝업 창으로 추가 데이터 정보 이외의 부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해요. 시각화 대시보드 및 서비스의 이용 방법 등이 부가 정보에 해당되죠!
위 서비스의 ‘융합 결과 보기’ 버튼을 누르면 양쪽의 지도 시각화를 융합하여 서울특별시의 구별 전체 인구수 증감량을 나타낸 단계 구분도와 인구수 데이터의 세부 정보를 팝업 창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단계 구분도에서는 증가량이 높을수록 빨간색에 가깝게, 감소량이 높을수록 남색에 가깝게 표현했는데요. 지도를 보니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수가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오른쪽 스크롤을 내리면 최대 증가/감소 지역 TOP 3, 연관 사이트 링크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앞서 살펴본 2가지-1. 데이터와 시각화 형태 파악하기, 2. 인터랙티브 요소 활용하여 데이터 탐색하기-를 활용하면 지도 시각화를 충분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지도 시각화만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기 어려운 상황을 만나게 될 수 있어요. 지도 시각화는 데이터를 ‘위치 기준으로 펼쳐서’ 볼 수 있는 유형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요약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도 시각화 서비스에서는 위 사례와 같이 지도 위에 표현된 데이터를 요약하여 지도 외 다른 형태의 차트로 함께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는 지도 시각화에 쓰인 데이터와 연관성이 있는 다른 데이터로 제작한 차트를 함께 제공해서 사용자의 종합적인 인사이트 도출을 돕고 있습니다.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a. 지도에 활용된 데이터를 요약한 형태로 제공하는 사례
먼저 지도에 활용된 데이터를 요약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 중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볼게요! 위 화면은 통계지리정보서비스의 기업 생태 분석 지도로, 2022년 기준 전국의 기업 수를 단계 구분도로 나타낸 것인데요! 화면 오른쪽을 보면 ‘전국 시도 지역 순위’가 데이터 테이블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지도 시각화만으로도 지역 간 색깔 구분으로 기업 수를 비교할 수는 있지만, 색깔이 비슷하거나 같은 지역들을 엄밀하게 비교하기 어려운데요. 이때 데이터 테이블을 함께 본다면 지도 시각화에서 구분하기 어려웠던 항목의 데이터값을 직접 비교해 보며 더욱 정확한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해집니다.
또 다른 사례를 통계지리정보서비스의 대화형 통계 지도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위 지도에서는 2022년 기준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1동의 지역별 인구수를 단계 구분도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워낙 작은 단위의 지역을 쪼개어서 데이터를 펼치다 보니, 지역 간 데이터 비교가 더욱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이 서비스에서는 오른쪽의 ‘데이터 보드’ 버튼을 누르면 구역별 인구수의 순위가 막대 차트로 제공됩니다. 또, 지도에서 특정 지역에 마우스 오버 하면 그 지역에 해당하는 막대가 주황색으로 하이라이팅 되어서 빠르게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죠!
또, 스크롤을 내려 보면 링 형태가 중첩된 형태를 띠는 래디얼 바 차트(Radial bar chat)를 볼 수 있습니다. 래디얼 바 차트는 일반적인 막대 차트가 원형으로 휘어진 모양으로, 막대의 길이를 통해 데이터의 수치를 표현하는데요! 위 사례에서는 선택한 지역의 시/도, 시/군/구, 읍/면/동이 상위 지역을 기준으로 몇 퍼센트의 인구 비율을 차지하는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래디얼 바 차트에 따르면 서울특별시의 인구수는 전국에서 18.1%, 강남구의 인구수는 서울특별시에서 5.4%, 역삼1동의 인구수는 강남구에서 6.6% 차지합니다. 지도만으로 정보를 알고 싶었다면 조회하는 지역의 단위를 바꾸어 가면서 일일이 비교해 봐야 했을 텐데, 요약된 정보가 한 차트로 표현되어 있으니 인사이트 도출이 훨씬 쉬워진 것 같아요!
B. 지도 시각화와 관련 있는 데이터 차트를 추가로 제공하는 사례
그렇다면 이번에는 지도에 활용된 데이터가 아니라, 다른 데이터를 추가로 시각화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위 서비스는 통계지리정보서비스의 지역 변화 분석 지도인데요! 지역별 총인구수를 나타낸 단계 구분도를 중심으로 인구, 주거, 복지 등 5가지 분야의 다양한 관련 지표를 시각화한 대시보드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 서비스는 모든 지표를 지도 시각화와 함께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왼쪽의 지도에서 구분된 각 지역을 클릭할 때마다 오른쪽의 대시보드가 2022년 기준 해당 지역의 데이터를 활용한 대시보드로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에서 서울특별시 강남구 세곡동을 클릭하면, 왼쪽의 대시보드에서 세곡동의 총인구수, 노령 인구수 등의 지표를 차트로 나타내는 것이죠! 따라서 자유롭게 차트를 비교해 보면서 다각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례로도 살펴볼까요? 위 서비스는 통계지리정보서비스의 자연재해 통계 지도로 태풍, 홍수, 산사태, 폭염 총 4가지 자연재해의 영향을 다양한 지도 시각화로 나타낸 것인데요! 이 지도 역시 오른쪽의 보라색 ‘데이터’ 버튼을 클릭하면 각각의 자연재해와 관련된 통계 현황을 함께 조회할 수 있습니다.
위 화면에서는 폭염 데이터를 조회해 보았는데요. 지도에는 2023년 기준 지역별 폭염일 수가 단계 구분도로 나타나고, 오른쪽 통계 현황에는 연도별 월별 최고 기온, 연도별 폭염 인명 피해 등 전국 기준 데이터가 막대 차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별 데이터뿐만 아니라 2023년의 폭염 관련 데이터를 아울러 톺아볼 수 있어요!
지금까지 지도 시각화 서비스의 기본적인 사용을 위한 1) 데이터와 시각화 형태 파악 방법부터 조금 더 적극적인 데이터 탐색을 위한 2) 인터랙티브 요소와 깊이 있는 인사이트 도출을 돕는 3) 추가 데이터 차트 활용 방법까지 알아보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서비스를 활용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나요?
여전히 지도 시각화 서비스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을 위해 오늘 콘텐츠의 후속편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오늘 소개해 드린 꿀팁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지도 시각화 서비스 활용 사례를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지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원문: 뉴스젤리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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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번아웃을 겪으며 배운 교훈 중 하나는 “번아웃은 해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게 더 낫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지쳐 쓰러지기 전에 미리 일을 줄이고 포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조금 살만한 시점/살짝 바쁘다 하는 시점부터 일을 줄여야 6주 후에 다시 한가해진다는 점!
6주 후에는 지금보다 한결 한가해지자!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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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에 마음이 넉넉해진 경험, 직장인이라면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이번 달엔 가족 외식?”, “친구들과 커피 한 잔?”과 같은 고민이 자연스럽다고 생각된다면, 베풂은 여유에서 나온다는 말을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내 월급의 몇십 배가 되는 돈을 버는 부자들을 생각해 보자. 돈 많은 부자들이 더 탐욕스럽지 않은가?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지만, 부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버는 돈은 나를 더 착한 사람으로 만들까, 나쁜 사람으로 만들까?
2025년 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린 「Social Class and Prosociality: A Meta-Analytic Review」라는 논문은 이 궁금증을 파헤쳤다. 전 세계 60개 사회에서 56년간(1968~2024) 쌓인 471개 연구, 무려 234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 계층(social class)과 친사회성(prosocial, 남을 돕는 행동)의 관계를 확인했다.
Wu, J., Balliet, D., Yuan, M., Li, W., Chen, Y., Jin, S., … & Van Lange, P. A. (2025). Social class and prosociality: A meta-analytic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151(3), 285.
연구진은 두 가지 상반된 이론적 관점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1. 위험 관리 관점(Risk Management Perspective)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불확실하고 위태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전략을 택한다는 주장이다. 상호 의존적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더 공감적이고 협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는 게 팍팍할수록 서로 도와야 한다”는 현실 인식을 반영한 설명이다.
2. 자원 관점(Resource Perspective)
자원이 많은 사람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유가 더 크기 때문에 타인을 도우려는 행동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바로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이 논리를 잘 요약한다.
당신에게 보다 익숙한 관점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들이 의리있게 서로 돕는 것에 끌리지 않은가? 부자들이 착하면 왠지 안 될 것 같다. 부자들은 형제 간의 우애도 좋으면 안 되고, 너무 착해도 안 된다. 우리는 은연 중에 이런 기대를 갖고 산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다르다. 부자도 얼마든지 착할 수 있고, 미인박명이 아니라 미인도 오래 살 수도 있으며, 천재가 재수 없는 게 아니라 온정적인 천재도 있을 수 있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변수들에 대해 “신은 공평하다”는 기대를 갖는 현상을 심리학에선 〈공정한 세상에 대한 착각(just world fallacy)〉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 중 실제로 누가 더 친절할까? 연구진이 밝힌 결론은 이렇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조금 더 친사회적인 행동을 보였다(r = .065, 95% CI [.055, .075]). 이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전 세계, 전 연령대, 모든 문화권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패턴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효과 크기 r = .065는 심리학에서 ‘작지만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주된다. 마치 매일 아침 1분씩 더 걷는 것이 결국 건강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듯, 이 작은 차이도 수백만 명의 행동에는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마음’보다 ‘행동’에서 그 차이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사회 계층(social class)은 객관적 vs 주관적,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했다.
의도보다는 행동
두 방식 모두 친사회적 도움 행동과 관련이 있었지만, 실제 자원이 많은 사람들(객관적 상위 계층)이 자신을 상위라고 느끼는 사람들(주관적 상위 계층)보다 더 실제 행동에서 친사회성을 보였다. 요컨대, 마음보다는 현실적 여력이 행동으로 전환 가능성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동은 의도보다 친사회성이라는 특성을 더 높여주었다. 구체적으로 의도(Pro-social Intention)가 친사회성에 미치는 영향은 약한 관련(r = .039)이었지만, 행동(Pro-social Behavior, 기부나 시간을 들여 도운 경우)이 친사회성에 미치는 영향은 더 강한 관련(r = .079)을 보였다.
이 연구는 단순히 착한 마음을 먹는 것보다 실제로 돕는 행동에서 사회 계층의 차이가 더 뚜렷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부자는 마음만이 아니라 지갑과 시간을 여는 데 익숙하다.
비공개보다는 공개
사람들은 공개 상황(Public Context)에서 즉, 남이 볼 때, 더 적극적으로 친사회성을 보였지만, 비공개 상황에는 그러한 관련이 나타나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을 때 돈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더 잘 베푼다는 것이다. 돈이 많을수록 ‘티 안 나는 선행’보다 ‘인정받는 친절’ 에서 더 크게 베푼다.
문화적 보편성
이 효과는 국가 경제 수준·불평등 정도·종교성·인구 밀도·문화 규범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수와 무관하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사는 곳·나이·문화와 상관없이 이 패턴은 일정하게 유지됐다. 국가 간·문화권 간·나이대 간의 큰 차이는 없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보편적 인간의 심리에 가깝다.
물론, 보편적 경향이 존재한다고 해서 국가 간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리투아니아· 말레이시아·브라질·베트남·튀르키예·불가리아·핀란드·네덜란드 등은 사회 계층이 높을수록 친사회적 행동이 많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났고, 반대로 루마니아와 멕시코·대만·태국 등은 사회 계층이 높을수록 오히려 덜 친사회적이거나, 낮은 계층이 더 친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패턴이 나타났다.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관계지향적 문화, 또는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문화일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문화적 맥락이 전체 통계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는 않지만, 문화, 제도, 사회 자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65년 간의 심리학 연구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돈이 없으면 가오도 없다.” 그렇다고 돈이 없는 사람이 덜 착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착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 힘들 뿐이다. 돈이 없으면 가오를 부리고 싶어도 그러기가 힘들다.
하지만 연구가 보인 또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행동으로 옮기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좋은 의도를 행동으로 옮길 때 더 쉽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의도보다는 행동이 더 좋은 사람을 만든다.
원문: 박진우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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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온몸이 얼어붙는 순간을 만난다. 나에게 그런 순간이 있었다. 하노이 한인촌 미딩 한복판, (아마도) 12차선 도로 위에서였다. 그날은 하노이에서 멀지 않은 닌빈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주일 가까이 먹던 현지 음식에 지쳐 한식 수혈이 간절했던 우리는 미딩에 들러 삼겹살과 김치를 흡입했다.
배불리 먹고 식당 밖을 나서자마자, 끝이 안 보이는 도로에 퇴근길 차량과 오토바이 떼가 뒤엉켜 있었다. 슬프게도 우리는 그 길을 건너야만 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은 경적을 울리며 짜증을 쏟아냈고, 눈치 없이 한 발 내디뎠다가는 사고가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두려움에 멈춰 서기만 하면 영영 호텔로 돌아갈 수 없었다. 마침, 호출한 그랩이 도착했다는 알람까지 울렸다. 초조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대로 도로 한복판에 박제되고 싶지 않았다.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나 건너갈 거야.”라는 신호다. 운전자들과 눈을 마주치며, 일정한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매연과 소음에 정신은 혼미했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지구 반대편처럼 멀게만 느껴졌던 건너편 인도에 도착했다. 별것 아닌 미션 같지만, 우리는 외국인끼리 현지인의 도움 없이 무사히 도로를 건넜다. 말도 안 되게 뿌듯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그저 ‘횡단보도’를 건넜을 뿐이다.
베트남 자유여행 중 가장 어려웠던 건 바로 이 ‘횡단보도 건너기’였다. 신호등은 있으나 마나 했고, 오토바이들은 쉴 새 없이 밀려왔다. 처음 며칠은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결국 방법은 하나. 현지인들이 가는 길에 숟가락을 얹는 것. 그들이 건너는 타이밍을 눈치껏 따라 걷는 수밖에 없었다. 건너는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외국에서 교통사고 나면 어쩌지?
여행자 보험에 교통사고 특약 넣었었나?
하지만 몇 번의 경험 끝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하나의 원칙을 체득했다.
멈추지 말고, 일정한 속도로 걷기
베트남 운전자들은 보행자의 속도를 계산해 피해 간다. 예측이 안 되는 보행자가 가장 위험하다. 갑자기 멈추거나 뛰는 게 아니라 꾸준히,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삶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도로 위의 오토바이처럼,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입도, 발도, 머리도 굳어버리고 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이 싫었다.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 왜 유연하지 못할까. 계획형 인간인 나는 항상 예측하고 대비하려 애쓴다. 하지만 인생은 깜빡이 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자동차 같다. 멈춘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내가 움직여야 바뀐다.
신호등이 무색한 도로 위를 건너듯, 삶의 난장판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곳에 닿기 위해선 걸어야 한다. 무리하지 않고, 멈추지도 말고, 그저 일정한 속도로. 그래서 오늘도 똑같은 하루를 살아낸다. 아침이면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기지개를 켜고,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신다. 밥을 먹기 전 삶은 채소 한 접시를 먼저 먹고, 천천히 식사하고, 커피 대신 차를 마신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요가하고, 달리고, 샤워하고, 영양제를 먹고, 잠든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은 매일매일 온다. 불투명한 미래, 불안한 현재, 후회투성이의 과거… 사는 건 두려운 것투성이다. 하지만 하노이 거리에서 배운 그 감각을 기억한다. 멈추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 그러면 언젠가는, 원하는 곳에 닿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오른손을 번쩍 들었던 그 순간처럼.
오늘도 그렇게 걷는다. 도로 위든, 인생이든.
원문: 호사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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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당연히. / 그게 맞는 거잖아요. / ~해야죠.
이러한 규칙들은 너무나 암묵적이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도 많다. 그러니 나의 일상을 압박하는 규칙은 무엇인지 잘 살펴보자.
운동을 할 거면 1시간은 해야지!
건강에 나쁜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돼.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내야지.
일찍 일어나야지.
그리고 정말 이 규칙대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이 규칙들 때문에 오히려 압박감만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자.
아래에서는 이 규칙들이 나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다룰 것이다.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인지적 왜곡 중 하나라는 설명에 놀라는 분들이 많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무수히 많이 어기면서도 얼레벌레 살아진 적이 더 많았을 것이다.
“절대 지각하면 안 돼”라고 생각해도, 지각을 할 때가 생긴다. 그래도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삶의 규칙들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내 삶의 규칙들을 돌아보자. 내 욕구가 아니었던 규칙들로 나를 불필요하게 괴롭게 하고 있지는 않았나? 혹은, 내가 정말 지키고 싶은 규칙이라면 목표를 바꿨을 때 그걸 진짜로 지킬 수 있을까?
규칙 없이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규칙을 위해 사는 것도 아닐 것이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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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은 정신력을 가르는 스포츠이다. 바람은 언제 어디에서 불어올지 모른다. 압박을 가해오는 분위기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위협한다. 이 사이에서 선수는 과감하게 ‘오조준 사격’을 해야 한다.
양궁은 결국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틀려야’ 하는 스포츠다. 그걸 보고서는 한참 동안 나의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맞게 가는 것인지, 누군가가 깔아놓은 인생을 위해 사는 것인지 등등 말이다.
일전에 빠니보틀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여행지 추천해 주세요”라는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여행은 자신이 원해서 가는 여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어디를 가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추천을 바라는 것에 대한 일침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가는 길에 대해서 나를 더 잘 알아가기로 했다. 누군가의 추천과 권유가 아닌, 내가 믿는다고 생각하는 길에 대해서 과감하게 오조준을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으로 온전한 내 인생을 채우겠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의 인생이고 나의 길이니까. 실패해도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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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우리가 누군가를 매도하려고 마음먹는다면, 그가 아무리 인간보다는 천사에 가까운 존재일지라도 밑도 끝도 없이 매도할 수 있다. 그의 이타적 행동은 깊은 자기만족에서 오는 이기적 행위이다. 그가 이렇게 착하게 살 수 있는 건, 부유하게 자랐기 때문이다. 그는 착한 척 하지만 알고 보면 다 자기 평판을 위한 것이고, 아프리카 아이의 인권이나 닭의 동물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걸 보면 차별주의자다. 무엇이든 다 갖다 붙여서 매도할 수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사람을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 일에 큰 관심이 없어졌다. 그 대신 나랑 잘 맞는 사람인가,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싶은 사람인가, 나랑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차피 내 기준에서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때려 죽여도 부족할 사람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참 좋은 변호사가 상대편 당사자에게는 원수일 수도 있고, 내가 믿는 참 훌륭한 회사 대표가 그 직원한테는 원망스러운 상사일 수도 있다.
세상사의 복잡한 욕망들 속에서, 누군가를 객관적으로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라 규정하는 건 정말이지 쉽지 않다고 느낀다. 선인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 안에 이기적인 탐욕이 있기도 하고, 악인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각자의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무 자르듯이 선인과 악인을 나누기 쉽지 않다고 많이 느낀다. 그냥 나는 내 선에서 개인적인 호불호를 판단하고 가까이하거나 멀리할 뿐, 그 이상에 대해서는 판단을 중지하고 나 자신이나 잘 반성하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 사람에 대한 판단도 너무 쉽게 내려서는 안된다고 느끼기도 한다. 섣불리 누군가에 대해 내린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거듭 만나보고, 이야기를 더 깊이 들어보고, 그의 생각이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최초의 편견을 넘어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오히려 편견을 갖고 빠르게 판단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사람은 깊게 사귀고 볼 일이다.
요즘 사회를 한 마디로 하자면, 그야말로 손쉬운 판결과 매도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잘 모르는 셀럽에 대해서도 그가 한 말 한마디, 어록 하나 어디서 듣고 악플부터 쓰기 바쁘다. 흥미로운 소문들은 늘 손쉽게 누군가를 악인으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런 몰이해의 세상 속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하나의 해독제가 될 수도 있다고 느낀다. 찬찬히 들어보고 이해하기, 라는 것만큼 이 시대의 독을 치료해 가는 첫 단계가 있을까, 싶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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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효능감은 주관적인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자기효능감은 낮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아쉬운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반대도 성립한다. 아무리 부족한 능력을 갖고 있어도 자기효능감은 높을 수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사회에서는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성과를 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도 하다.
자기효능감이 유명해진 이유는, 그만큼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하며 또 성취 전반에 있어 매우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 개념이 제안된 이래로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자기효능감을 말 그대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데 열심이었다. 생각할 수 있는 웬만한 개념들을 다 자기효능감과 연관시켜 연구하는 작업들이 반복되었다.
그 결과,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회복탄력성도 높고, 스트레스 대처도 잘하고, 창의성도 높고, 성취동기도 높고, 우울하지도 않고, 사회불안도 덜 겪고, 정서도 풍부하고, 발달도 수월하고, 대학 생활 적응도 돕고, 정신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문제해결 능력도 높여주고, 진로의사결정도 도와주고, 경제적 독립이나 배우자 탐색과 같은 인생 과업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자기효능감의 효능이 밝혀진 사례는 매우 많으나 다 적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논문이 아니므로 일일이 관련 레퍼런스를 인용하지는 않겠다)
때로 심리적 변화는 사회의 변화와 밀접히 맞물리기도 한다. 심리학은 사실 꽤나 미시적인 학문이지만, 사회의 변화가 개인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분명하기에 어떤 심리학자들은 거시적인 관점을 갖추고 심리학을 연구하기도 한다.
경제 발전을 통해 생활이 풍족해지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도가 높아지면 국민들의 우울, 불안 수준은 평균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이 사회를 강타하면 그 영향으로 우울 수준이 올라갔다 내려가기도 한다. 혹은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자기애적 성향이나, 상호독립적 자기 등의 변화가 집단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진행되었던 매우 흥미로운 심리학 연구를 한 편 소개하고 싶다. 한국 대학생들의 자기효능감 추이를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추적하여 변화 양상을 분석한 연구가 있다.
위 논문에서는 시교차적 메타분석(cross-temporal meta-analysis)이라는 기법이 쓰였다. 학술적인 이야기는 차치하고 간단하게 말하면, 정해진 기간(본 논문에서는 1999-2022) 동안 ‘자기효능감’이 측정된 논문들을 싸그리 모아서, 자기효능감 점수가 연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봤다고 이해하면 된다. 당연하겠지만 똑같은 심리척도를 사용한 논문만 수집되며, 각 논문에서 측정된 사례 수가 커질수록 높은 가중치를 설정하여 분석을 진행하게 된다. 그럼 분석 결과는 어땠을까?
생각보다 연도에 따른 자기효능감 평균 점수의 기울기가 가파르지 않다. 아주 미세하게 연도에 따라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거의 수평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도 저자들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가중회귀분석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적어도 본 연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대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필자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나라의 GDP도 증가하고 평균 생활 수준 자체는 이전보다 올라갔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사회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됨에 따라(청년 실업, 저출산-고령화, 청년 고독사, 문과 전멸, 전문직 시험 강세, 공무원 직업 인기, 빈부 격차 등등) 대학생들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인생의 난이도는 결코 이전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즉, 이전 세대의 입장에서야 ‘이전보다 살기 참 좋아졌어~’,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애를 낳아야지 쯧쯧’, ‘예전엔 더 힘들게 살았는데 요즘 애들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정작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기에 비록 배고파 굶을 일은 없어질 지언정, 제대로 사람구실 하고 살아가기가 여전히 힘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야 자기효능감은 높아지려야 높아질 수 없을 것이다. 취업도 어렵다 어렵다 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출산은 꿈도 못 꾼다 하고, 내 집 마련은 로또같다고 하는데 내가 저 인생의 퀘스트들을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그 ‘주관적 믿음’이 어디에서 생기냐는 말이다. 오히려 돈을 못 벌겠다, 차라리 그냥 즐기기라도 하자며 YOLO나 부르짖고 있는 현실 아니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자기효능감이 그간 떨어지지 않고 유지라도 되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싶기도 하다.
자기효능감이 십수 년간 늘어나지 않았다는 결과는 잠정적인 것일 수 있다. 저자들은 조사 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아서, 실제로는 자기효능감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증가해 왔음에도 그것이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일러둔다.
원문: 허용회의 사이콜로피아
심리학적 글쓰기, 직장심리, 자존감, 목표관리, 마음건강, 메타인지, 외로움 극복, 공간활용의 심리학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 가능합니다. 출강 제안도 환영합니다. 허작가의 사이콜로피아 홈페이지에서 제 소개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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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시작은 ’간단하게 한잔하자’지만 현실은 먹다 보면 하도 많이 먹어서 웬만한 고깃집만큼 가격이 나온다. (꼬치구이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늘 다찌석에 앉아 숯불로 꼬치 굽는 걸 구경하면서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 게 일주일의 완벽한 마침표다.
꼬치 굽는 직원(혹은 알바)은 일본 스포츠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글이글한 눈으로 꼬치를 굽는다.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처럼 짧은 머리에 빠른 손으로 숯불 위 꼬치를 지휘하듯 현란한 손놀림으로 뒤집고, 옮기고, 가위로 탄 곳을 떼 낸다. 중간중간 소스가 담긴 항아리에 꼬치를 통째로 넣다 빼서 양념 옷을 입히며 맛을 더한다.
그가 꼬치 굽는 모습은 숯불 위에서 손으로 탭댄스를 추는 것처럼 잔 동작 없이 빠르고 간결하다. 쉴 새 없이 꼬치를 뒤집으면서도 여유가 느껴질 정도니 일정 수준 이상의 수련을 마친 숙련자가 분명했다. 기름과 소스가 떨어져 연기가 직원의 몸을 휘감을 때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동’을 끝내고 피로에 찌든 몸을 맥주로 씻어내기 위해 꼬치구이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숯불대 앞에 있어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꼬치 굽는 보급형 강백호 직원(혹은 알바)보다 느지막이 출근하며, 양손 가득 사 온 커피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던 매니저(혹은 사장)가 꼬치를 굽고 있었다. 보급형 강백호 직원은 휴무일인가? 아니면 퇴직한 건가? 이유가 궁금했지만, 조용히 입을 닫고 메뉴판부터 탐독했다.
메뉴를 고르는데 기본 안주인 양배추가 담긴 접시를 놓는 알바생의 얼굴을 흘깃 봤는데, 신선하다. 꼬치구이를 제외한 기본 세팅, 술, 주방 음식 서빙을 담당하던 문신 많은 알바생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검은색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쓴 하얀 얼굴의 20대 초반 어린 알바생이 일을 배우고 있었다. 크고 작은 손님의 요구를 혼자 판단할 수 없어 수없이 매니저에게 물어보고, 엉뚱한 메뉴를 주문서에 넣는 실수를 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잔뜩 긴장한 초식동물의 자태로 매장 보초를 서고 있었다.
같이 간 사람과 수다를 떨면서도 사라진 사람과 새로 온 사람의 동작을 유심히 살폈다. 숙련자와 초보의 차이가 느껴졌다. 숙련자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최대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불필요한 동작을 하느라 에너지를 허튼 곳에 흘려버리지 않기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반면 초보자는 부단하게 움직이는데 손에 쥐는 건 얼마 없었다. 손님이 말한 소주 브랜드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브랜드 소주를 가져다줘서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또 처음 탄산음료를 낼 때 얼음 컵을 같이 서빙했으면 됐을 일을 탄산 캔만 서빙한 후 다시 빈 컵 그리고 또 얼음을 채워 오는 헛수고를 했다.
자기 머리에 꿀밤을 콩 때리며 자책하는 알바생의 모습에 손님도 사장도 이렇다 저렇다 말을 더하지 않았다. 알바생은 일이 서툴러도 질책보다 침묵이 더 무섭다는 걸 아는 사람이었다.
돌이켜 보면 나도 그랬다. 초보 시절에는 뭐가 맞는지 몰라 수없이 선배들에게 묻고, 30분이면 끝낼 일을 종일 붙들고 있곤 했다. 마음이 앞서 괜히 움직였다가 두 번 세 번 일을 하는 건 다반사였다. 시간이 지나 일이 손에 익으면서 잔 동작이 줄었다. 점점 타율이 높아졌다. 헛스윙이 줄고, 안타를 넘어 홈런이 잦아졌다는 건 숙련자 반열에 올랐다는 뜻이다. 하루아침에 숙련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초보 시절을 잘 견뎌야 숙련자가 될 수 있다. 못남, 찌질함, 무능을 견뎌내는 자만이 숙련자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남들은 쉽게 해내는 것 같은 일을 몇 날 며칠 끌어안고 있느라 자괴감에 빠질 때 첫날을 떠올린다. 입학 첫날, 출근 첫날, 요가 첫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첫날 등등 모든 첫날을 돌이켜 보면 뭐든 지금이 낫다. 그만두지 않는 한 첫날보다 후퇴할 일이 없다.
어른이란 ‘첫날의 짜침’을 견뎌내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성인이면 뭐든 척척 해낼 거 같지만 현실은 여전히 처음 하는 일은 헛발질이 당연하다. 포기하는 대신 ‘으른’이니까 수준이 모자라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물을 안고도 첫날이니까,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어 ‘라는 말로 자괴감이란 수렁에 빠진 나를 끄집어내야 한다.
원문: 호사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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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빠도 쉬어줘야 그 다음이 있다!
원문: 서늘한여름밤
안녕하세요, 코치 이서현입니다. 아마도 저를 창작자 서늘한여름밤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더 많겠지만, 저는 사실 코칭심리학으로 박사를 수료한 심리학자이기도 합니다.
심리상담이 물리치료라면, 코칭은 헬스PT와 비슷합니다.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심리상담이라면, 전반적인 마음의 근력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심리코칭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가 있어서 자꾸만 나를 비난하게 됩니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자꾸 미루고 자책하게 돼요.
제가 주로 만나는 고객들은 너무 높은 기준으로 힘들어하는 완벽주의가 있는 분들,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 자기비난으로 소진된 분들입니다.
저와 함께 코칭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블로그 포스팅과 링크를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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