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Sat, 28 Mar 2015 08:14:46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소녀경 읽기 # 4 – 발기부전에 걸려버린 황제에게 필요한 것은 https://ppss.kr/archives/4371 https://ppss.kr/archives/4371#comments Fri, 08 Feb 2013 05:55:00 +0000 http://3.36.87.144/?p=4371 원문

黃帝曰: 今欲強交接, 玉莖不起, 面慚意羞, 汗如珠子, 心情貪欲, 強助以手, 何以強之, 願聞其道. 素女曰: 帝之所問, 眾人所有. 凡欲接女, 固有經紀, 必先和氣, 玉莖乃起. 順其五常, 存感九部, 女有五色, 審所足扣. 采其溢精, 取液於口, 精氣還化, 填滿髓臟. 避七損之禁, 行八益之道, 毋逆五常, 身乃可保. 正氣內充, 何疾不去? 府藏安寧, 光滑潤理, 每接即起, 氣力百倍, 敵人賓服, 何慚之有?

황제가 말했다.

“성관계가 정말 하고 싶은데 발기가 안 되었다. 아주 부끄럽고 식은땀이 송송 맺히더라. 성욕은 강한데 발기가 안 되니 수음이나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다시 발기될지 그 방법을 듣고 싶다.”

소녀가 대답했다.

“제왕께서 물으시는 것은 누구나의 걱정거리입니다. 예부터,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자 할 때 계획적으로 이를 진행하는 방법이란 게 있지요. 우선 기운을 평온하게 해야 발기가 됩니다. 그러려면 다섯 가지 일관됨[常]을 따르고 아홉 가지 부분을 느끼게끔 하면, 여성이 다섯 가지 색을 보일 것이니, 발을 두드려서 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흘러넘치는 정기를 받아다 입으로 그 액을 취하면 정기가 순환하고 머리까지 가득 차게 됩니다. 일곱 가지 손해되는 일을 피하고, 여덟 가지 이익되는 일을 행하며, 다섯 가지 일관됨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몸이 곧 보존이 됩니다. 정기가 내부로부터 충만해지니 어떻게 질병 따위가 생기겠습니까? 장기가 안정되고, 몸에 광택이 돌며, 매번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발기가 잘 될 것이며, 기력도 백배할 것이니, 누구를 대해도 절로 복종하게 될 겁니다. 부끄러울 일이 생기지 않을 겁니다.”

드디어 나왔다. 남자를 고개 숙이게 하는 최악의 적, 발기부전.

고개를 숙인 팬더.
고개 숙인 남자.

발기부전은 정신적인 이유로 생기는 경우와 몸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마누라 앞에서만 발기부전이 생긴다거나(…) 아침에 텐트는 잘 쳐지는데 본 꼐임에만 들어가려 하면 문제가 생긴다거나(…) 하는 경우는 대부분 정신적 문제로 인한 발기부전. 농담이 아니라 이건 실제로 의학적인 검사 및 진단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수면 중 발기 여부를 검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검사 중 하나로, 신뢰도가 굉장히 높다.

이렇게 정신적 문제로 발기부전이 생긴 경우 보통 약을 먹게 되는데, 이때 먹는 약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장실에서 삐라로 늘 보는 그 이름, 비아그라와 씨알리스다. 둘 다 오랜 임상을 거쳐 믿을 만한 약이지만, 어쨌든 어디까지나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함을 잊지 말 것.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비아그라나 씨알리스 같은 약은 발기부전에 일차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법이지만, 본인이 아직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약을 먹고 있다고 해서 이런 생활 습관 교정을 안 해도 된다는 건 아니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금연과 절주인데, 누군가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뻔한 얘기로 치부할 수는 있겠지만, 정말로 그렇다. 금연과 절주가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 교정이다.

그 외에 규칙적인 성생활과 부드러운 무드 조성 등 성생활 시의 습관도 중요하다.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는 발기부전뿐 아니라 건전한 성생활 전반에 꼭 필요한 것으로, 여기에는 당연히 파트너 양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딱딱하고 압박적인, 소위 ‘의무방어전’ 같은 성생활은 즐거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발기부전과 같은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어쨌든 그래서 우리의 황제, 실컷 동해서 침대에 눕고서도 정작 물건이 말을 듣지 않아 식은땀만 뻘뻘 흘리고 있다. 영 말을 듣질 않으니 손양의 도움(…)을 받고는 소녀에게 어떡해야 하냐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이에 대한 소녀의 답은 정석적이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야 한다’는 것. 성관계에 있어 남녀 공히 지나친 긴장이나 불안은 주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테지만, 특히 남성의 경우 황제처럼 아예 성관계가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때 괜히 강박적으로 억지로 세우려 할 게 아니라, 애무를 통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 가는 것이 해답이라는 조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애무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황제의 발기부전을 일으킨 현녀가 등장하여 설명한다.

 

원문

黃帝曰: 交接之時, 女或不悅, 其質不動, 其液不出. 玉莖不強, 小而不勢, 何以爾也? 玄女曰: 陰陽者, 相感而應耳. 故陽不得陰則不喜, 陰不得陽則不起, 男欲接而女不樂, 女欲接而男不欲, 二心不和, 精氣不感, 加以卒上暴下, 愛樂未施. 男欲求女, 女欲求男, 情意合同, 俱有悅心, 故女質振感男莖盛, 男勢營扣俞鼠, 精液流溢, 玉莖施縱, 乍緩乍急, 玉戶開翕, 或實作而不勞, 強敵自佚, 吸精引氣, 灌溉朱室. 今陳八事, 其法備悉, 伸縮俯仰, 前卻屈折. 帝審行之, 慎莫違失.

황제가 말했다.

“성관계를 할 때, 여자는 만족을 못 하고 성욕이 동하질 않아 애액이 부족하고, 남자는 발기가 안 되어 기세가 죽는 것은 대체 왜 그런 것인가?.”

현녀가 대답했다.

“음양이란 서로가 서로를 느껴야만 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양이 음을 얻지 못하면 기쁠 수가 없고, 음이 양을 얻지 못하면 발기가 되질 않지요. 남자가 성관계를 가지고자 하나 여자가 기뻐하지 않거나, 여자가 성관계를 가지고자 하나 남자는 정작 성욕이 동하지 않는 것은, 서로의 마음에 불화가 일어나 서로의 정과 기운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위에서 아래를 짓누르면 사랑은 물론이고 즐거움도 느낄 수가 없죠. 남자가 여자를 품고 싶어하고, 여자가 남자를 안고 싶어해서, 애정이 하나가 되어야만, 비로소 즐거운 성생활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돼야 여성은 성욕을 느낄 수 있고 남성은 발기를 할 수 있으며, 음경이 때로는 느리고 때로는 빠르게 삽입되어 여성의 문이 열리게 될 겁니다. 충실하면서도 힘들지 않게 되는 겁니다. 강하게 대하면서도 편안하게, 정을 흡수하고 기를 끌어올려, 주실에 물을 대 팔사의 진을 전개하십시오. 그 방법이란 이렇습니다. 늘렸다가 오므렸다가(신축), 아래를 보고 누웠다가 위를 보고 누웠다가(부앙), 앞으로 나아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전각), 때로는 굽혔다가 또 때로는 꺾이는 것입니다(굴절). 제왕께서는 부디 살펴 행하시어, 이를 어기지 마십시오.”

뒤쪽에서 주로 체위 등을 상세히 소개하는 것과 달리, 소녀경의 전반부는 성행위 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특히 소녀경에서 중시하는 것은 강압적인 분위기 대신 부드럽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 나름 당시 시대상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연애관이었을 수도 있겠다.

현녀 역시 이런 점을 중시한다. 남녀 양쪽이 모두 원하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가져야지, 한쪽만 원하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가지면 애정도 즐거움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현녀는 이를 위해 애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애무의 기초인 ‘팔사의 진법’. 아니 무슨 섹스 한 번 하겠다는데 진법씩이나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세히 들여다보면…

‘팔사의 진법’은 당연하게도 여덟 가지 행동으로 구성된다. 늘림과 오므림, 복와위와 앙와위, 나아감과 물러섬, 굽힘과 꺾임이 그것이다. 늘림과 오므림이라 함은 틀림없이 그것(…)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며, 아래를 보고 누움과 위를 보고 누움은 체위의 가장 기초인 앙와위와 복와위를 의미하는 것일 테고, 앞으로 나아갔다가 뒤로 물러났다가 하는 것은 적절한 템포의 조절을 말하는 것일 터인데, 굽힘과 꺾임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설마 그것(…)을 굽히고 꺾는다는 것은 아니겠지.

리한나, s&m
설마 황제의 취향이란 게… (Rihanna의 뮤직비디오에서 캡처. 이상한 동영상 아님.)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이제 황제는 불친절한 여자 현녀를 뒤로하고 소녀에게 찾아가, 애무와 삽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듣게 된다. 과연 황제는 발기부전을 이겨내고 건강한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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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경 읽기 # 3 – 어딘가 급해 보이는 황제, 당신의 성관계에 필요한 것은 ‘여유’ https://ppss.kr/archives/4332 https://ppss.kr/archives/4332#comments Fri, 01 Feb 2013 05:06:17 +0000 http://3.36.87.144/?p=4332 원문

黃帝曰: 夫陰陽交接節度, 為之奈何? 素女曰: 交接之道, 故有形狀, 男致不衰, 女除百病, 心意娛樂, 氣力強. 然不知行者, 漸以衰損. 欲知其道, 在於定氣、安心、和志. 三氣皆至, 神明統歸, 不寒不熱, 不飢不飽, 寧身定體, 性必舒遲, 淺內徐動, 出入欲希. 女快意, 男盛不衰, 以此為節.

황제가 말했다.

“무릇 성관계에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건 무슨 뜻인가?”

소녀가 말했다.

“성관계에는 예로부터 자세가 중요했습니다. 남성은 수그러들어선 안 되고, 여성은 여러 병을 피해야 하죠. 마음이 즐거우면서도 기력이 튼튼해야 합니다. 이런 걸 모르고 성관계부터 하게 되면 점차 쇠약해지게 되죠. 성관계하는 방법을 알고 싶으시다면, 우선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뜻을 평온하게 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면 정신이 올바르게 돌아와, 추위도 더위도 느끼지 않고, 배고픔도 배부름도 느끼지 않고, 몸을 안녕하고도 바르게 유지할 수가 있어요. 여유로우면서도 느리게, 얕게 들어가서 천천히 움직이고, 나갔다가 들어가는 일은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여성이 쾌락을 느끼면서 남성은 수그러들지 않으니, 이게 바로 절도인 겁니다.”

소녀경은 책 전반에서 성관계에 여유를 가질 것을 강조한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평온한 마음으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앞선 문단에서 ‘삽입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부분과 연관되는 내용. 여유로우면서도 느리게 움직이라거나 나갔다가 들어가는 일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조언은 일찍 사정하는 일을 막고 여성과 함께 성관계를 즐기기 위한 것이다. ‘남자는 수그러들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그런 까닭이다.

그러나 ‘얕게 들어가라’는 것은 쉬이 이해하기 어려운 조언이다. 조루를 피하기 위한 조언으로는 아무래도 부적절해 보이고, 오히려 사정을 촉진하는 방법에 가까운 것 같다. 그렇다면 소녀는 대체 황제에게 왜 이런 조언을 했을까.

중국 신화의 전설적인 인물이며 실로 반인반신에 가까운 존재였던 황제. 비록 조루와 지루, 그리고 잠시 후에는 발기부전(…)까지 겪을 예정이라 실로 침대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수난을 겪었다 할 만하지만, 사실 “섹스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적우적” 하는 범인들도 이런 수난을 안 겪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범인들에게도 그런데 수많은 후궁을 거느린 절대 군주 황제에게야 더 말할 필요가 있으랴. 반인반신 황제는 사실 상당히 절륜한 인물이었음이 틀림없다.

구미시장이 박정희 탄신제에서 그를 '반인반신'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짜르방은 본문의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소녀경에서 엿보이는 왠지 찌질거리는 이미지와 달리 황제가 절륜한 대물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대물이라면 여성에게 큰 만족을 줄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성기의 크기는 의외로 여성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학설이 대세. 이는 질의 길이가 일반적으로 음경의 길이에 비해 짧고, 성감을 느끼는 부위 역시 입구 부분에 집중되는 등 그리 깊이 위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물(…)이 주는 심리적인 만족이나 남성 스스로의 자신감 등 해부학적 구조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요소도 있겠지만, 어쨌든 일단.

오히려 너무 큰 크기는 성관계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충분한 전희를 거쳐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가진다면 질이 신축성이 뛰어난 기관인 덕에 물건의 크기와 관계없이 양자 모두 성관계를 즐길 수 있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깊이 삽입하는 것이 여성에게 즐거움 대신 고통을 줄 수 있다. 앞서 얘기했듯 질의 길이가 생각보다 짧고, 성감 역시 입구 부분에 집중되기 때문.

사실 이것은 대물 절륜남 반인반신 황제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조언이다. 전희 없이 처음부터 깊이 삽입한다거나, 단순히 격한 상하운동만 반복하는 등의 문제는 비단 초심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쨌든 그 얕은 삽입 가운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세(…)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게 될 것이지만, 일단 황제는 이 정도 가르침만으로도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 대화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원문

黃帝問玄女曰: 吾受素女陰陽之術, 自有法矣. 願復命之, 以悉其道. 玄女曰: 天地之間, 動須陰陽, 陽得陰而化, 陰得陽而通. 一陰一陽, 相須而行. 故男感堅強, 女動辟張, 二氣交精, 流液相通. 男有八節, 女有九宮, 用之失度, 男發癱疽, 女害月經, 百病生長, 壽命消亡. 能知其道, 樂而且強, 壽即增延, 色如華英.

황제가 현녀에게 물었다.

“소녀에게 성관계하는 기술을 좀 들어서 나름 법칙을 세워서 하고 있다. 그 방법을 좀 더 알고 싶다.”

현녀가 대답했다.

“하늘과 땅은 음양을 따라 움직입니다. 양이 음을 만나면 변화가 일어나고, 음이 양을 만나면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음과 양이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따라 움직입니다. 남자는 단단해지고 여자는 확장되기 마련이니, 이 두 가지 기운이 정을 나누어 정액이 남녀 사이에 통하게 되는 것이죠. 남자에게는 여덟 가지 절도가 있고, 여자에게는 아홉 가지 율법이 있으니,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남자는 종기 같은 병이 생기고 여자는 월경에 문제가 생기게 되죠. 온갖 병이 여기서 생기고 수명까지 깎아 먹기 마련입니다. 마땅히 제대로 된 방법을 알고 해야 즐기면서도 강건히 성관계를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자연히 수명도 늘어나고, 얼굴빛도 좋아지는 겁니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기 시작한 황제. 대물 절륜남 반인반신에 소녀에게 방중술의 기초까지 익혔으니,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뜬금없이 현녀라는 여자에게 접근해서 “내가 섹스를 좀 잘 한다”고 잘난 척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나 우리의 쿨걸 현녀는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는 방중술의 온갖 잡학들을 동원하여 찝쩍남 황제를 퇴치한다.

음양(陰陽)은 비단 방중술뿐 아니라 한의학 전반을 지배하는 비유인데, 일반적으로 양(陽)이 대사 과정이나 에너지의 흐름, 움직임 등을 상징한다면, 음(陰)은 물질적인 기반을 상징한다. 폭포를 예로 들자면, 실제로 쏟아지는 물은 음(陰), 이 물을 쏟아지게끔 하는 위치 에너지는 양(陽)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양이 음을 만나면 변화가 일어나고, 음이 양을 만나면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도 같은 이치로 이해할 수 있다. 컵 속의 물은 움직이지 않지만, 이 컵을 들어 기울이면 위치 에너지에 의해 바닥으로 쏟아진다. 에너지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폭포의 물이나 컵 속의 물이 떨어지는 모양으로 우리에게 인식된다.

현녀는 이를 성관계의 양상에 빗댄다. 남성을 단단하고 저돌적인 에너지에 빗대자면, 여성은 부드럽고 포용적인 기반에 빗댈 수 있다. 이 서로 다른 성질이 서로 교류하고 마찰함으로써 비로소 성관계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현녀 역시 소녀와 마찬가지로 양양의 조합이라든가 음음의 조합 같은 건 상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빌리 헤링턴의 얼굴
그분께서는 음양의 조합뿐 아니라 양양의 조합에까지 통달하셨다고 하니, 소녀와 현녀보다 한 수 위인 셈이다.

이제 겨우 소녀에게 하나를 배워 잘난 척을 하는 황제에게 현녀는 무려 ‘여덟 가지의 절도’와 ‘아홉 가지의 규율’을 언급한다. 물론 이것이 무엇인지는 가르쳐주지 않는데, 소녀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런 식의 서술이 가득하다. 절단신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진짜 무서운 것은 그게 뭔지 소녀경을 끝까지 읽어도 안 나온다는 것. 절륜한 낚시신공이다. 그렇다고 실망하진 마시라. 소녀경은 어딘가 쓸모없어 보이는 여덟 가지 ‘절도’와 아홉 가지 ‘규율’ 대신, 남성에게 유익한 여덟 가지와, 최고의 즐거움을 주는 아홉 가지 ‘체위’를 가르칠 예정이니 말이다.

한편 이렇게 나름의 자신감을 갖고 현녀에게 들이댔다가 쪽도 못 쓰고 처참하게 깨진 황제는 여성에 대한 자신감을 급격히 상실했는지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만다. ‘고개 숙인 남자’가 되고 만 것.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끝내 관계를 맺는 데 실패한 황제는 지금까지의 자신감은 어디로 가고 징징거리며 소녀에게 다시 달려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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