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Thu, 05 Dec 2024 03:58:00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공영성과 자율성이 콘텐츠의 힘: EBS 한송희 PD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072 Thu, 05 Dec 2024 03:17:15 +0000 http://3.36.87.144/?p=268072 의미 있는 방송국 EBS에서의 사회생활 시작

이승환: 소개 좀 부탁드리옵니다.

한송희: EBS 한송희 PD입니다. EBS에는 95년 입사했습니다.

이승환: 어쩌다 EBS에 입사하게 됐지요?

한송희: 제가 졸업할 때 언론사 인기가 꽤 높았어요. 저 때도 <PD수첩>은 있었고, 단편적인 기사보다는 오랜 시간 이야기할 수 있는 PD가 되고 싶었죠. 그러다 덜컥 EBS 시험에 붙어 입사하게 됐는데, 막상 붙고 나니 교육방송의 가치가 저와 잘 맞더라고요. 근데 원래 교육부 산하에 있던 EBS가 2000년에 공사가 됐고, 노무현 정부 들어오며 언론의 자유와 함께 방송 다양성이 많이 높아졌어요.

이승환: 언론의 자유라면 어떤?

한송희: 사실 EBS <지식채널e>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 프로그램도 많이 나갔어요. 그때가 한미 FTA가 핫할 때였거든요.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FTA를 해야죠. 하지만 사회적 합의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죠. 그런 부분에 관해 비판들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한테는 규제가 거의 없었어요. 아예.

당시 EBS의 <지식채널e>는 한미FTA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음을 비판했지만, 정부에서의 탄압은 거의 없었다.

이승환: 정말 아예 없었어요?

한송희: 아니, 생각해 보니 하나 있을 수도 있는데 규제라고 보기엔 좀 애매하기도 해요.

이승환: ……

한송희: 그 하나 말고 99%는 개입한 적이 없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에 신념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아무튼 EBS가 ‘교육방송’ 이잖아요? EBS의 활동 근거가 되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있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EBS는 1) 학교 교육 보완, 2) 평생교육, 3) 민주적 교육 발전, 이렇게 3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EBS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죠. 참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방송국이라 생각합니다.

딱딱해 보이지만, 그만큼 원칙을 따르는 방송사

 

국민을 위한, 공영성을 지키는 방송국의 중요성

이승환: EBS에 입사해 처음 만든 프로그램은 무엇이었나요?

한송희: 처음 입사할 때는 대학교 소개 프로그램, 중학교 사회 등을 만들었죠. 그때는 EBS가 채널이 하나뿐이라 프로그램 다양성이 높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위성 방송 개국으로 채널 수가 늘어났죠. 위성 채널에 입시 관련 교육을 몰아넣는 효율적 편성으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죠.

이승환: EBS 재정이 별로 안 좋은가 보군요.

한송희: 그렇죠. 국민이 내는 수신료 중 EBS로 오는 건 약 3%가 안 됩니다. 그 예산이 EBS 전체의 7% 정도밖에 안 돼요. 그밖에 여러 정부 지원을 받지만, 그래도 EBS의 공적 재원은 30%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능 사업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죠. 근데 이것도 e러닝은 무료고 교재 판매 정도인데 매출도 학령 인구 감소 추세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BS가 입시 관련해 마음대로 수익을 올리기 힘든 게, 사교육비 감소와 교육 평등이라는 큰 목표하에 있기 때문이다 (출처: 국정브리핑)

이승환: EBS 좋은 입시 강의들 많은데 e러닝 유료화하면 되지 않나여?

한송희: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정부가 해야 할 교육 평등 업무를 대신하는 거라, 그렇게 수익성을 추구해서도 안 되고요. 애초에 EBS라는 조직 자체가 그 자체로 공공의 이익에 우선하기 위해 있는 조직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명의>라는 프로그램을 맡은 적이 있어요. 대한민국에 각 분야마다 이름 있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을 모셔, 어떻게 건강을 챙겨야 할지 굉장히 깊이 파헤친 프로그램이에요.

이승환: 아, 네. 저 유튜브에 엄청 뜨더라고요.

한송희: 네. 그 프로그램도 협찬을 전혀 받지 않아요. 많은 다른 방송사들이 의사나 병원을 간접적으로 홍보하잖아요? 아마 적지 않은 돈이 될 겁니다. 하지만 EBS는 공영 방송이고, 절대 상업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유혹이 많았지만, EBS까지 그런다면 그 프로그램 접어야죠. 아마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EBS <명의> 홈페이지, 건강 관련 고급 정보가 거의 다 있는 수준이다

이승환: 뭔가 되게 딜레마네요. 좋은 소재는 돈을 벌 수 없는.

한송희: 그래도 누군가는 EBS 입시처럼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명의처럼 정보의 객관성을 잡아줘야지요. 그래서 정치권에서의 시각이 중요합니다. 정치권이 공영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면, 방송국은 공영 콘텐츠 제작에 몰두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런데 자꾸 공영 콘텐츠를 서로 이념성으로 재단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비단 저희 방송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 같아요.

〈위대한 수업〉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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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지식채널e>

이승환: 그러면 EBS가 댜앙성을 갖춘 이후는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하셨나요?

한송희: 처음에는 어린이용, 청소년용 드라마도 만들고 많은 걸 했죠. 그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지식채널e>예요. 당시 편성 책임자였던 김봉열 선배가 <세계 테마기행> 등 EBS 다양성에 많이 기여했는데 그 선배가 지식채널e도 기획했어요. <지식채널e>는 저와 김진혁 PD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지식채널e>는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김진혁PD는 이후 전국 곳곳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승환: <지식채널e>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송희: 처음 시작은 방송사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방송 중간에 나가는 홍보용 토막광고(SB) 있잖아요? MBC 같으면 “만나면 좋은 친구~” 하는 거. 그때 캐나다에 온타리오 방송국에서 특정 프로그램의 예고편, 프리뷰 형태로 자사를 홍보하더라고요. 그러면 우리가 이를 더 발전시켜서 아예 5분짜리 정규 프로그램으로 해보자, 한 거죠.

이승환: EBS를 위한 광고 홍보용 프로그램? 이었다니, 시작이 독특하네요.

한송희: 홍보용이라 하기는 뭐하고, 약간 EBS의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생각했죠.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좀 했고 <다큐프라임>의 탄생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식채널e> 5분이 <다큐프라임> 50분이 된 거죠.

EBS가 다큐에 힘을 싣게 된 것은, 당시 편성기획부장이었던 김유열 현 사장의 역할도 컸다 (출처: 미디어오늘)

이승환: 당시에는 여러모로 파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송희: 시대를 좀 앞서간 거죠. 지금이야 릴스에 쇼츠에 짧아야 한다고 경쟁이지만, 당시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프로그램은 굉장히 파격적이었어요. 실제 당시, 본방의 반응도 좋았지만 다음 날 어디 블로그 보면 캡처본이 조회수 10만 가까이 찍고 바이럴이 많이 됐죠. 사실 자막과 음악, 이미지를 활용한 형식 자체는 이전에도 있었어요. 처음은 아니죠. 그만큼 대본, 편집, 음악, 하나하나 참여한 분들이 엄청 디테일에 신경 써서 나온 결과물이죠.

이승환: 특히 신경 쓴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한송희: 디테일은 함께 하는 수많은 스태프들의 역할이었고, PD 입장에서는 ‘다양성’이 첫번째였어요. 일반적인 다큐와 달리 시사, 과학, 사회, 인물 등을 경계 없이 오갔죠. 이 역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시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 중시한 키워드는 ‘반전’이었습니다. 짧은 5분간 어떻게 강렬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한번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반전의 메시지를 던져보자. 그런 면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습니다.

2006년 기사 중 일부, 철학의 차이가 느껴진다

 

공영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중요

이승환: <지식채널e>가 이슈가 되고 대박 나면서 승진을 하고 했나요?

한송희: EBS는 그런 거 없어요. 특별한 승진 같은 건 없고, 회사에서도 그냥 좋게 봤죠. 저희는 위로 올라가려는 경쟁보다는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죠. 그런 구성원이 함께 있는 공동체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이후 저는 자연스럽게 <다큐프라임>에 발을 얹게 됐습니다. <지식채널e>는 2차 자료를 사용해야 해서 갈증이 좀 있었는데, <다큐프라임>은 1차 자료를 직접 촬영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승환: 말씀 들어보니 <지식채널e>가 약간 교양 유튜브 원조 같기도…

한송희: 요즘 유튜버들 영상 너무 잘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유튜버만 해도 성실하게 자료 조사해 더빙하는 영상도 훌륭하지만, 직접 경험을 찍고 편집한 그 매력은 완전 별개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후 여러 <다큐프라임>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햄버거 커넥션>이라는 환경 다큐멘터리였어요.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소가 필요하잖아요? 그 소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열대우림을 벌목해 엄청난 규모의 농장을 만들거든요. 브라질과 멕시코까지 가서 그 현장을 촬영해왔죠.

제목만 봐도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다큐다

이승환: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갔겠군요.

한송희: 당시 EBS에서 정책적으로 <다큐프라임> 제작비로 5천만 원을 책정했어요. 당시 MBC 같은 지상파에서 다큐에 3천 정도를 책정할 때였거든요. 그런데 <다큐프라임>은 1회에 끝나지 않고 2회 이상도 많았어요. 3회 촬영이면 1억 5천 제작비를 들인 거죠. 그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파격적인 제작비였죠.

이승환: EBS가 다큐를 잘 만드는 데에는 그만큼 예산 투입도 있군요.

한송희: 그렇죠. 당시 편성기획부장이 지금 김유열 사장인데, 재활용 방식으로 예산을 잘 활용했어요. 돈을 확 몰아붙여서 한 편의 다큐를 만들면 여러 번 방송하는 거죠. 그리고 ‘제작의 자율성’도 큰 역할을 했어요.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율성이 있으면 세련된 콘텐츠가 나옵니다. 자율성이 곧 콘텐츠의 힘이죠. 그래서 정부나 국회보다도 EBS 콘텐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승환: 사회적 시각이요?

한송희: 네. 공공성을 갖춘 콘텐츠가 중요하다, EBS는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다, 이런 거죠. 사실 영국 BBC는 광고도 없고 수신료 비중이 60%가 넘어서 국회 눈치 안 보고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그래서 <그레이트 마인즈> 같은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봐요. 당장 시청률을 떠나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잖아요. 이런 공영성을 가진 방송,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국이 필요하다는.

영국 비영리 언론 단체 ‘공영미디어연합’의 대답 (출처: 시사인)

 

대가의 메시지뿐 아니라 삶도 배울 수 있는 <위대한 수업>

이승환: <위대한 수업>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한송희: 23년 2월 합류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난 뒤라, 그나마 좀 촬영이 수월했어요. 코로나 때는 해외에 촬영하러 가며 정말 고생 많이 했거든요. 저 이전에 했던 후배 PD님들이 세팅도 잘해뒀고요. 석학분들도, 그분들이 다루시는 내용도 너무 좋아서 아주 행복하게 촬영했습니다. 촬영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이승환: 무엇을 배울 수 있었나요?

한송희: 내용도 너무 좋은데 삶의 자세랄까요. 모든 선생님들이 자기만의 어떤 독특하고 훌륭한 자신만의 세계가 엿보였어요. 예로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뜨기 전까지 되게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러다 뒤늦게서야 시민들한테 사랑을 받게 되기 시작했는데, 그 긴 시간 포기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거죠. 그분 나이가 80이 다 되어가는데도 왕성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위대한 수업>의 영역을 더욱 확장한 앤서니 브라운 편

이승환: 찾아보니 46년생이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한송희: 36년생이신 켄 로치 감독님은 더 대단했어요. 감독님은 리얼리즘을 강조하고 인위적인 세팅을 싫어했어요. 보통 저희 강의는 관객 없이 좀 있어 보이는 무대 세팅하고 한번 촬영하고 끝이거든요? 근데 그런 거 싫다고 화려한 무대보다는 실제와 같은 강의장 하나 빌려서 한국인 방청객 30명 부르라는 거예요. 한국 방송이니 한국인을 위해 자기 영화 강의를 하겠다고 한 거죠.

이승환: 모이던가요;;;

한송희: 감독님 팬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 금방 모이더라고요. 당시 시험기간이라 학교 건물을 못 빌려서 실제 강의장인 아프리카 문화원을 빌렸어요. 다른 무대와 달리 좀 작아서 ‘있어’ 보이지 않는 곳이었죠. 감독님은 메이크업도 안 하셨어요. 자기는 영화 찍을 때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촬영하는 걸 선호한다면서요. 근데 강의장에서 전혀 권위적이지 않고 열정적이셨어요. 젊은이들과 친구처럼 농담도 잘하시고요. 마치 10대 20대 젊은이 느낌이었죠. 방청객들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연출된 무대가 아닌 자연스러운 강연장을 택한 켄 로치 감독

이승환: 그런 분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인생의 영광이겠네요.

한송희: 맞습니다. 앤서니 브라운도 그렇고 켄 로치도 그렇고, 우리 대부분은 그분들의 작품만 접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외국에 있어서 그렇지, 사실은 그렇게 나이를 드시고도 세상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거죠. <위대한 수업>이 단순히 그분들의 생각뿐만 아니라, 삶까지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위대한 수업>이 한국 사회의 도전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

이승환: <위대한 수업>을 촬영할 때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한송희: 있는 그대로 담으려 해요. 콘텐츠가 약간 재미없더라도, 석학들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춥니다. 처음엔 대중성을 위해 다른 방법도 고민했지만, 사람들이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분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이승환: 그래도 소위 편집빨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한송희: 그건 PD가 주도할 때에 가능한 일이고요. 그분들은 저희가 터치하기 쉽지 않아요. 그리고 대부분 강의를 거의 완벽하게 준비해 옵니다. 물론 케바케로 좀 이슈가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추가 인터뷰로 전환하거나 하면 돼요. 물론 후반 작업 때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합니다.

이름만 봐도 함부로 터치하면 안 될 것 같다

이승환: 근데 저도 좀 봤는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게 좀 있더라고요.

한송희: 음… 저는 원래 공부는 재미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석학들의 강의라는 게 쉽고 재밌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도 대중성 측면에서 여러 방식을 고민해 봤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지만, 기존의 1인 강의 방식이 오히려 <위대한수업>만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쉽게 설명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이 강의하는 걸 볼 기회는 별로 없으니까요. 매주 하나씩 나오는 강의를 10년 간 축적하면 엄청난 브랜드가 될 거라 생각해요.

이승환: 마지막으로, 앞으로 위대한 수업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송희: <지식채널e>이나 <다큐 프라임>이 EBS 이미지에 큰 기여를 했어요. 교육방송의 정신과 잘 맞아서 좋은 콘텐츠가 되었죠. <위대한 수업>도 그런 의미에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송희: 그리고 나아가서 <위대한 수업>이 한국 사회에 좀 더 문제의식을 던질 수 있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캐치업은 잘하는데, 우리만의 뭔가를 독자적으로 세우는 건 좀 약한 것 같아요. <위대한 수업>에 나오는 분들이 한 분야에 새로운 획을 그은 분들인 만큼, 한국 사회가 더 도전적인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데 <위대한 수업>이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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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는 이유 https://ppss.kr/archives/266292 Fri, 02 Aug 2024 03:44:12 +0000 http://3.36.87.144/?p=266292 ※ 이 글은 A Wealth of Common Sense에 기고된 「The News is Making You Miserable」을 번역한 글입니다.


1.

최근 미국 미시간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응답자 중 단 35%만이 훌륭하다(6%) 또는 좋다(29%)고 답한 반면 65%는 그리 좋지 않다(28%) 또는 나쁘다(37%)고 답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개인 재정 상황은 어떠냐는 물음에 많은 이들(61%)이 자신의 상황이 훌륭하다(9%) 또는 좋다(52%)고 답한 반면, 38%만이 그리 좋지 않다(25%) 또는 나쁘다(13%)고 답했다. 따라서 응답자들의 일반적인 심리는 “내 상황은 좋지만, 국가 경제는 그리 좋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결과다.

이렇게 감정이 상충하는 곳이 미시간만은 아니다. 갤럽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국가 전체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보다 자기 상황에 대한 만족도가 5배 높았다.

요약하자면 ‘미국은 지옥을 향해 가고 있지만, 나의 모든 것은 장밋빛’이라는 태도다. 받아들이기에 기이한 태도다. 이런 종류의 생각을 보여주는 다른 사례도 있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지 않지만, 내 아이의 교육은 잘 되고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점점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도전적이었던 팬데믹 환경 내내 미국 가구들은 자신의 재정 상태가 좋다고 느꼈지만, 지역과 국가 경제에 대한 시각은 다르게 유지되었다.

 

2.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정서 중 일부는 정치적이다. 경제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공화당 대통령이 국가를 운영하고 있을 때 긍정적이고, 민주당 대통령일 때는 보다 부정적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 반대다. 하지만 분명히 팬데믹과 그 이후의 인플레이션이 일반 정서를 끌어내린 것은 맞다.

이어서 인간 본성이라는 요소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에도, 나머지 세계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부정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뉴스라고 본다. 역사책을 읽어보면 세상은 항상 혼란스러웠다. 항상 문제가 있었다. 항상 끔찍한 사람들이 있었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사진: UnsplashRoman Kraft

지금 우리는 몇 세기 전 사람들이 일생 동안 접했던 것보다 더 많은 뉴스를 단 하루 안에 접하고 있다. 신문에서 시작해서 라디오, 텔레비전까지. 우리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인터넷,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며 이런 과정을 가속화했다. 우리의 두뇌는 이렇게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정보 과부하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가 보는 정보의 상당수가 부정적이라는 사실도 문제다. 과거에도 나쁜 일이 빠른 속도로 일어났다. 차이점이라면 우리 조상들은 나쁜 일에 대한 경고, 24시간 나오는 뉴스, 그리고 소셜 미디어 포스트로 넘쳐나는 세상에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더없이 무지했다. 우리는 더 이상 무지한 상태로 남아있기 불가능해졌다.

 

3.

온갖 부정적인 것들을 퍼뜨리는 언론사들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비난하고 싶지만, 그들은 다지 우리의 행동을 바탕으로 삼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최근 한 연구는 인터넷상에서 3.7억 건 이상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부정적인 언어가 뉴스 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헤드라인이 부정적일수록 사람들이 이야기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았다. 무엇에 관한 이야기든 상관없었다.

이제 화를 내기 위해 이야기 전체를 읽을 필요도 없다. 헤드라인만 읽거나 스크린샷을 보기만 해도 된다. 부정적인 내용은 시선을 끈다. 『죽도록 즐기기』의 저자 닐 포스트먼은 정보 소비와 관련하여 무엇이 잘 팔리는지 썼다.

제가 과장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맥닐-레러 뉴스 쇼’의 편집장이자 공동 앵커인 로버트 맥닐의 텔레비전 뉴스에 대한 설명을 소개합니다.

“모든 것을 간결하게 하고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는 대신, 다양성·참신함·액션·움직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번에 몇 초 이상 어떤 개념, 어떤 캐릭터, 어떤 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야 합니다. 뉴스 쇼를 지배하는 가정은 한입에 쏙 들어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복잡함은 피해야 합니다. 뉘앙스는 필요 없고, 자격지심은 단순한 메시지를 방해하고, 시각적 자극은 사고의 대체물이며, 언어적 정확성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입니다.

1985년에 나온 책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상황은 더 악화되기만 했다. 다만 슬픈 것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종으로서 수많은 진보를 이뤄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장기적으로 이루어진 진보는 클릭을 이끌어낼 만한 헤드라인이 아니다. 사람들은 매일 밤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보다 자동차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읽으려고 한다. 『주목하지 않을 권리』에서 저자 팀 우는 관심을 끌기 위한 ‘바닥치기 경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으로 영향력이 없는 의사소통은 무시하거나 ‘듣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의사소통뿐이다. 자크 엘룰은 그렇기 때문에 농촌 거주자나 도시 빈민과 같은 단절된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선전에 면역이 있는 반면, 모든 것을 읽고 의견을 주장하며 스스로 선전에 면역되었다고 생각하는 지식인이야말로 사실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쁜 일에 대한 뉴스만을 강박적으로 확인하려 하기 때문에 조종하기 제일 쉬운 사람들이 된다. 

인류의 모든 문제를 무시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인터넷은 모든 나쁜 일들을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지만, 동시에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계속해서 뉴스를 본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는 않는다. 단지 세상의 상태에 대해서 더 부정적이고 더 우울해질 뿐이다.

밖으로 나가자. 운동을 하자. 스포츠를 즐기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자. 책을 읽자. 이러한 활동이 뉴스를 소비하는 것보다 더 좋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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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를 피해 좋은 기사만 보는 법 https://ppss.kr/archives/266520 Wed, 10 Jul 2024 02:44:52 +0000 http://3.36.87.144/?p=266520 저는 영장류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인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아마 생물학적으로 저와 같은 분들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참다랑어나 도미… 또는 붕어가 됩니다… 한가로이 물속을 헤엄치다가 바늘에 달린 먹이를 보고 덥석(!) 무는 거죠. 순간 힘차게 물속에서 낚아 올리는 분들이 있으니, 바로 기레기. 기자님들입니다.

온라인상의 치열한 전투. 낚는 자와 낚이는 자 / 출처:하나은행 페이스북

하루 종일 어떻게든 사람을 낚을 생각만 하는 기자님들 덕에 우리는 오늘도 붕어, 고등어, 다랑어까지 다양한 어류가 되고 있습니다. 참 슬픈 현실이죠.

제가 무선모뎀으로 PC통신을 하던 시절부터 30년 가까이 쭉 지켜본바, 기레기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그분들의 수익모델이 너무 공고하기 때문입니다. 조회수 기반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기사와 광고의 환장의 콜라보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도 수없이 낚여서 뭍에 나와 파닥거렸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런 기레기들에게 낚이지 않기 위한 저만의 방법을 개발해 왔습니다. 한정된 하루의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고 고민한 결과입니다. 오늘은 이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하나씩 보시고 참고하시고, 가려서 취하시면 되겠습니다.

 

1. 기사 제목이 내용을 축약하고 있지 않으면 클릭하지 않습니다.

‘팀 쿡도 인정한 ‘이것’, 앞으로 아이폰에 어떤 영향이?’

‘대체 이유가 뭐죠? 국내 운동선수 70%가 사용한다는 이 앱, 왜 그런가 봤더니…’

뭔지 느낌 오실 겁니다. 유튜브 썸네일에서 자주 보던 낚시질이 언론 기사 제목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명사를 남발해서 클릭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미디어뿐 아니라 메이저 언론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제목 전략입니다.

‘이것’이 궁금하면 클릭해서 기사를 (및 같이 나오는 광고도 같이) 보라는 건데요. 제 경험상 이런 기사들은 기자가 자기 기사 내용에 자신이 없을 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기사 내용에 자신이 있는 기자는 간결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제목으로 씁니다. 사실 기사 제목이 이처럼 이상해진 배경에는 인터넷 포털이 언론 유통의 키를 쥐면서 포털 1면에서 어떻게든 클릭을 받겠다는 과열 경쟁이 있습니다.

한정된 글자 수 속에서 어떻게든 클릭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 경쟁이 치열합니다. 출처: 네이트닷컴

그리고 짧고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진 유저들의 탓도 있겠지요. 저런 기사는 읽는 시간이 아까워서, 저는 일단 제목만으로 거르는 편입니다.

 

2. ‘커뮤니티 기반 취재기사’는 무조건 안 봅니다.

촘촘한 필터를 통과해서 겨우 기사를 클릭했습니다. 그런데 기사 첫 부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으로 쓰인 기사가 꽤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내용을 더 이상 보지 않고 ‘뒤로 가기’를 누릅니다.

기자라면 특정 사안에 대해 발굴하고, 관계자 인터뷰나 관련 내용 심층 취재를 통해서 기사를 보강해야 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 기반 기사들은 이런 식입니다.

  1. 요즘 결혼하려면 10억은 있어야 하지 않냐는 모 커뮤니티 글이 화제다.
  2. 그 글의 댓글들은 이러이러하다.
  3. 통계청에 따르면 요즘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얼마라더라.
  4. 아무개 전문가가 어디 방송에서 이런 게 문제라고 하더라. 또는 ‘누리꾼들은 이런 세태에 우려를 표했다’라고 하면서 마무리.

어디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런 패턴이 양산되는 이유는 노룩패스 아니 ‘노룩취재’, 즉 그냥 방에 앉아서 웹서핑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기사를 많이 써서 클릭율을 높여야 하니, 눈팅 기사나 다른 언론사 기사 받아쓰기가 편한 것이죠. 제 경험상 이런 기사들은 99% 시간낭비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노룩합시다.

 

3. 기사를 정독하지 말고, 먼저 쓱 훑어봅시다.

일반적인 기업 관련 기사는 열에 아홉은 보도자료 배포본을 보고 씁니다. 동일한 시점에 특정 사안에 대해 제목만 다른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 많이 보셨겠죠. 이게 다 보도자료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건 대기업이건 홍보팀에서 하는 중요한 업무입니다. 이러다 보니 제목은 다 다르지만 내용은 매우 유사한 기사들이 쏟아지게 되죠.

보도자료 기반의 기사 작성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읽는 우리도 이를 감안하고 봐야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 그래서 기사를 읽기 전 전체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보도자료를 복붙한 건지, 추가로 기자의 의견이건 추가 취재건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거죠. 아까 본 내용보다 좀 더 보강된 기사라면 정독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창을 닫습니다.

자기 논리를 자기가 이겨야만 기레기가 될 수 있습니다. 멀고도 험한 길입니다. (출처 HANRINIZM)

 

4. 기자명과 그 기자의 소속된 팀까지 봅니다.

주로 연예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 패턴입니다. 기자 이름이 매우 매우 흔한 이름이고, 해당 기자의 과거 기사보기 검색이 안되면 저는 그 기사는 읽지 않고 패스합니다. 또 그 기자가 속한 팀 이름에 ‘인터넷’이 들어가면 거릅니다. ‘인터넷 뉴스팀’ 같은 거죠.

흔한 이름이라 하면 김빛나, 김하나, 이민수, 김철수 등(해당 이름을 가진 분들께 송구합니다)의 이름인데요. 너무나 동명이인이 많아서 도저히 검색엔진에서 찾을 수 없는 이름이 주로 쓰인다고 생각됩니다.

기자도 직업인지라 입사와 퇴사가 반복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국내에는 인터넷 언론이 너무 많다 보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자임에도 가명으로 기사를 올리는 일이 빈번하다고 들었습니다.

좀 더 심하게는, 기사에 아예 기자 이름이 없는 기사도 요즘에는 보이더군요. 얼굴 사진 걸고 기자 소개까지 상세히 하는 기자님의 기사에 신뢰가 더 가는 게 아무래도 당연합니다.

 

5. 특정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괜찮은 기자와 언론사가 구분됩니다.

저는 지난 12년간 구글 알리미로 ‘핀테크’, ‘지불결제’ 등 금융 관련 키워드를 등록해 두고 금융 관련 소식을 메일로 받고 있습니다. 하루에 많게는 20~30개의 기사를 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기사 제목과 언론사만 보고도 클릭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참 뭐라 딱 설명하긴 어려운데요, 경험적으로 어떤 언론의 어떠한 기사는 읽어볼 만하다는 데이터가 제게도 쌓인 거죠.

여기서는 제가 즐겨 읽는 업계 기자님들을 들어보겠습니다. 핀테크 & 금융 관련해서는 바이라인 네트워크의 홍하나 기자님, 전자신문의 길재식 기자님, 블로터의 황금빛 기자님 글은 믿고 무지성 클릭합니다. 더벨의 기사들도 좋아합니다.

기자님들도 한 분야에 업력이 쌓이면 글에서 내공이 돋보입니다. 앞으로는 본인이 관심 있는 업계의 기사를 보실 때, 기자까지 유심히 보시길 권합니다.

 

마치며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옛말이 있죠. 현대사회에서는 수십 배는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온라인의 파급력이 강해졌으니까요.

불량 기사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노리는 낚시꾼들이 많습니다. 우리 붕어들, 아니지 사람들이 더 현명해져서 낚이지 않아야 낚시꾼들을 고사시킬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좋은 낚시꾼들만 많은 세상을 그려보며 이만 줄입니다.

원문: 길진세의 New Biz on the B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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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토론과 삼프로TV: 정책 이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완승 https://ppss.kr/archives/249084 Wed, 29 Dec 2021 02:08:35 +0000 http://3.36.87.144/?p=249084 역사와 전통이 있어도 현시대 이를 짊어진 이들이 혁신을 게을리하면 그 이름에 똥칠을 할 수 있는지, 이번 삼프로TV의 대선 후보 특집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관훈토론과 비교해보면 정말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굳이 관훈토론을 다시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삼프로TV의 대선 후보 특집.

이미 기성 미디어가 폭망한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수년 전 KBS 문재인 단독 인터뷰에서 KBS 기자가 던진 질문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정작 기자라는 이들만 모르는 게 신기했다. 다 차려준 밥상을 걷어찬, 준비도 안 된 단독 인터뷰였다.

혁신을 게을리하면 그 이름값이 얼마나 허망한지. 언론고시 출신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은 데스크들이 가오라는 가오는 다 잡고도 허접한 질문을 하고, 답변자에게는 2–3분 안에 끝내라고 하면서 동시에 온갖 영역을 다 하려다가 정작 알맹이도 없는 포맷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지 알았을까.

아니다. 그들은 그냥 대선이 다가오면 당연히 자기네 토론회에 대선 후보들이 나오는 거라는 ‘허명’에 사로잡혀 정작 독자와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안 했다. 아, 관훈토론 질문자들은 종업원이었구나. 방 씨, 김 씨, 홍 씨, 그리고 수많은 건설사 사장이 주는 월급 받는 샐러리맨들. 아주 예전 포맷 그대로였다.

삼프로TV. 시쳇말로 스타트업 주식 경제 방송이다. 돈 이야기만 주야장천 한다. 이들은 창업자들이다. 질문자들이 사장이다. 그러니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주식 분야 전문가, 경제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했던 기자 겸 방송인, 전문 전문가라는 사회자와 대선 후보와의 대담은 신문,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였다.

며칠 전 G식백과라는 유튜브 방송에 대선 후보자가 나와 인터뷰도 했다. 게임 미디어가 넘쳐나지만 정작 대선 후보는 그런 게임 미디어를 다 제쳐두고 유튜브의 한 방송에 나왔다. 정책 대결이 없다고 하지만 정책 방송 대담과 인터뷰는 해당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진행한다.

G식백과의 대선 후보 특집.

앞으로 대선 후보자들의 TV토론이 있을 것이다. 차라리 유튜브 전문가 집단이 다 모여서 하나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방식을,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번에 하면 어떨까.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분야별 질문자로 나서고 동시에 모두 송출하면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자칫 잘못하다간 관훈토론 꼴 날 수도 있지만, 그건 뛰어난 기획자들이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선거 때만 갑자기 뭉쳤다 사라지는 ‘연합유튜브TV’의 모습. 아마도 다음 2027 대선에서는 충분히 볼 수 있을 거 같다. 과학 정보통신 분야는 눈먼 돈 가져가는 인간이 차고 넘쳐도 유튜브 파트에 독보적인 곳은 하나도 없구나. 참 이상한 일이긴 하다. 아마도 개인의 선택이 그다지 큰 영향을 못 미치는 철저한 관과 대기업 주도의 시장이라서 그런 거 같다.

아마도 네이버TV나 카카오TV에서 지금의 극우부터 극좌까지 온갖 방송을 다 하면 정부나 여당 야당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가만히 두지 않았을 거다. 거기서는 하고 싶어도 못하고, 대신 유튜브에서 날개를 달았다. 정부 칼날에서 자유로운 해외 사업자들의 서비스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만개하는 게 참 가슴 아픈 일이다. 무척 씁쓸하기도 했다.

원문: 도안구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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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짜뉴스는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까? https://ppss.kr/archives/243197 Fri, 16 Jul 2021 01:16:22 +0000 http://3.36.87.144/?p=243197 ※ THE CONVERSATION의「COVID-19: the first study to look at whether fake news actually changes people’s behaviour」를 번역한 글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5G 모바일 네트워크를 타고 퍼진다.

양파를 반으로 썰어 침실 네 귀퉁이에 놓고 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

해가 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든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던 대표적인 가짜뉴스들을 모아놓은 겁니다.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속도는 너무 빨라서 보건 당국이 가짜뉴스가 전염병처럼 퍼진다는 뜻으로 인포데믹(infodemic)이란 말을 만들어 경고했을 정도입니다.

Unsplash

사실 가짜뉴스의 역사는 무척 깁니다. 그러나 가짜뉴스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무관하지 않죠. 특히 2016년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를 앞두고 가짜뉴스가 퍼졌고, 미국 대선에 많은 나라 정부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식으로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행동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거짓 정보를 믿게 해 잘못된 행동을 부추긴다는 가설은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길 거부하거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확인되지도 않은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믿고 백신을 맞지 않으려 하는 원인으로 가짜뉴스가 지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로 검증한 연구는 지금껏 거의 없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저는 바로 이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지난해 5월, 우리는 아일랜드 뉴스 웹사이트인 더저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실험에 참가할 사람 4,500여 명을 모았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이번 연구의 목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중보건 관련 메시지,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주지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팬데믹과 관련해 사실을 기반으로 한 실제 뉴스 4편과 거짓 정보가 담긴 가짜뉴스 2편을 접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총 4편 가운데 2편을 골라 제시했습니다.) 가짜뉴스는 당시에 소셜미디어에 퍼지던 소문들을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각각 커피를 마시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고추를 먹으면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이 개발 중인 백신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부러 숨겼다, 아일랜드 보건복지부가 출시할 접촉추적 앱을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배후였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관련자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모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를 읽은 뒤 실험 참가자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커피를 얼마나 마실 건지, 혹은 정부의 접촉추적 앱을 다운받아 설치할 것인지에 관해 답했습니다. 가짜뉴스인줄 모르고 읽은 뉴스가 사람들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한 거죠.

출처: THE CONVERSATION

사람들의 답변을 모아 분석해본 결과 가짜뉴스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정도는 크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접촉추적 앱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관련된 사람이 만들었다는 가짜뉴스를 읽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해당 앱을 내려받겠다고 답한 비율이 5% 더 낮았습니다.

또 실험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와 관련한 해당 가짜뉴스를 접한 적이 있거나 읽어본 적이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가짜뉴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이는 가짜뉴스와 관련한 앞선 연구에서도 확인된 경향입니다. 예를 들어 접촉추적 앱의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똑같이 가짜뉴스를 읽었지만, 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보다 해당 앱을 내려받겠다고 답한 비율이 7% 더 낮았습니다.

이런 효과는 수치상 아주 크지 않고, 가짜뉴스와 관련해 언제나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작은 차이가 큰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이 자폐를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입니다. 이 가짜뉴스 때문에 2000년대 초반에 자녀에게 백신을 맞추지 않겠다는 사람이 10% 정도 줄었습니다. 이 10% 때문에 홍역이 곳곳에서 빈발했습니다. 가짜뉴스로 사람들의 행동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 파급효과는 공중보건 전체에 엄청 크게 미칠 수 있습니다.

Unsplash

물론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연구에서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생각이냐는 의도를 물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실제로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꼭 의도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건강한 식단으로 바꾸자, 운동을 꾸준히 하자는 다짐을 그대로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조차 없다면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의도를 측정하는 일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둘째, 이번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는 새로 만든 가짜뉴스를 딱 한 번만 읽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똑같거나 거의 비슷한 가짜뉴스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삼인성호란 말처럼 같은 말을 자꾸 듣다 보면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던 것이 진짜처럼 들리기도 하죠. 가짜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나타나는 변화에 관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경고도 효과가 없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목적은 가짜뉴스나 거짓 정보에 관해 주의를 당부하는 경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정부나 언론협회 같은 기관이 실제로 그런 경고를 독자들에게 자주 보냅니다. 사람들에게 온라인에서 접하는 정보를 늘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특히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달라는 내용입니다.

이에 관한 연구도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경고 문구가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받아들이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선행 연구가 한 편 있는데,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기가 가자뉴스 관련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지금 읽는 뉴스를 훨씬 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실험 참가자를 임의로 나눠 한 집단에는 가짜뉴스 관련 경고를 보여준 뒤 가짜뉴스를 읽혔고, 다른 집단은 그런 경고를 보여주지 않고 가짜뉴스를 읽게 했습니다. 놀랍게도 가짜뉴스 관련 경고를 미리 읽든 읽지 않든 가짜뉴스에 대한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가짜뉴스 대응 전략과 관련해 우리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 두 가지를 참조해야 합니다.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가짜뉴스와 관련해 내보낸 경고의 효과도 마찬가지로 매우 작았다는 점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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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가 지쳤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https://ppss.kr/archives/236079 Wed, 24 Feb 2021 07:29:24 +0000 http://3.36.87.144/?p=236079

플랫폼은 꿀, 유튜버는 독: 둘 다 중독은 마찬가지, 마지막 희망은?

비대면 상황으로 인한 콘텐츠 산업이 어느 때보다 호황을 이루는 가운데, 유튜버들의 표정은 어딘가 지쳐 보인다. 매회 아이템을 고민하는 창작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끝없는 골짜기의 늪에 빠진 것 같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엘도라도처럼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상황 속에서, 실제 수익창출을 위한 안간힘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열풍이 불어닥친 지 3~4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 사이 아프리카TV처럼 건재한 기업은 물론, 다이아TV, 샌드박스처럼 새로운 산업에 발맞춰 탄생한 신생 스타 기업도 등장했다. ‘이 산업은 망할 거야’라고 냉소적으로 외치며 상황을 바라보던 이들도 주변 사람, 자녀, 심지어 부모님까지 유튜브에 기대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상황을 마주하며 다른 생각과 새로운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망감, 피로감은 우리 사회를 뒤덮어갈 것이다. 콘텐츠의 생명 주기는 영원할 것 같지만, 유행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올해는 개인 크리에이터에게 좀 더 암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편에 웅크려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아직 1인 미디어는 시작 단계에 있다. 개개인에게 산업의 자본논리를 적용하면서 암울한 전망을 내세우는 기성 언론에 휘둘리지 않으면 좋겠다. 어디서든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지만, 이 인기는 특정 세대에만 국한된 게 아닐까?

1인 미디어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시장 기회는 계속해서 넘쳐날 것이다. 이 산업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으로 바라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미디어 민주주의는 이미 실현되었다. 새로운 물결이 산업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시장 규모와 전망도 천억단 위에서 조 단위로 넘어섰을 만큼 규모 있는 기업과 개인이 등장했으며, 기존 방송시장에도 유튜버들이 참여하여 이슈를 만들어내거나 새로운 캐릭터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군다나 연예인, 전문가, 정치인들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면서 적극적인 영상 소통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노출과 이슈로 얼룩져버린 구조 속에서 폭로와 비방, 거짓과 해명 등의 문제 되는 사건사고 등이 우리 사회를 뒤덮었다. 더군다나 많은 창작자의 참여로 인해 트래픽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존버’하면서 구독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유튜브 특성상, ‘중독’에 가까운 모습으로 지쳐가는 이들도 등장하고 있다.

수많은 개인의 영상 시대 참여는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할까? 그리고 우리 사회는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맞이할까? 이제 유튜브를 시작한 개인들은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

 

1. 플랫폼을 넓게 바라봐야 한다.

영상 플랫폼으로 국한해서 바라본다면, 이제 유튜브에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길 추천한다. 플랫폼의 가장 큰 목적은 사용자를 잡아두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개미지옥처럼 계속해서 빠져드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다. 창작자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용할 건 이용하되, 조금씩 다른 전략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플랫폼과 조우하며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넓힐 시기다.

유튜브 외의 플랫폼을 찾아 나서자. 클럽하우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에 주목하자.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조금씩 질려 가기도 하던 유튜브 채널보다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유튜브의 성장이 아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이 넓게 펼쳐질 수 있는 플랫폼을 계속해서 찾아 나서야 한다. 쉽게 말해 유튜브에만 영상을 올리지 말고 네이버, 카카오, 모든 새로운 채널을 계속해서 찾아 나서 보자는 것이다.

생각보다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 창작을 시작했다면 빠르게 다른 전략을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곧 새로운 물결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OSMU 원소스멀티유즈는 여전히 필요한 명제

OSMU의 훌륭한 케이스 핑크퐁 @스마트스터디

여전히 창작자는 사람 그 자체다. 당신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면, 원천소스를 활용해 영상·오디오·텍스트로 이어지는 원소스멀티유즈를 실현해보길 추천한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개인의 민첩한 콘텐츠 활동은 퀄리티를 갖춰야 하는 기업과 대규모 조직이 실행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전환 요소라 판단한다.

영상을 찍을 땐 항상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을 기대해보자. 글로 먼저 기록해보고, 이를 오디오·영상·텍스트로 확장하는 습관을 기르자. 시시콜콜한 일상의 풍경을 담아내는 브이로그라도 오늘의 일상을 기록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3. 여전히 1인 미디어의 시작은 작문 능력이다

조금 올드한 생각일 수 있으나, 개인 미디어의 가장 큰 힘은 작문의 힘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창작된 생각을 글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좀 더 체계적이고 깔끔한 콘텐츠가 나온다. 꼭 논리정연한 글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기획안,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콘텐츠를 제작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콘텐츠 영역에서 작문 능력을 권장하는 이유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을 때에는 단 한 문장으로 핵심만 알려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UCC 시대 이후 소셜미디어 시대가 왔듯이, 나는 유튜브 이후 텍스트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연관된 플랫폼도 어디선가 부상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은 다시 페이스북, 트위터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여하튼 콘텐츠의 성장과 활용을 위해 텍스트 능력을 갖추는 것을 추천한다.

 

4. 사업적 마인드로 콘텐츠를 대하자.

콘텐츠는 결국 돈이 늦게 들어오는 비즈니스 구조를 갖고 있다.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어도 통장에 돈이 꽂히는 절대적 시간이 늦다. 그래서 콘텐츠에 매달리는 사업구조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워질 수 있다. 광고 홍보를 통한 수익 창출 효과나 가능성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제 콘텐츠 기업 중 제대로 매출과 성과를 이루는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신 콘텐츠는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활용 가능성 높은 주제이다. 그러니 콘텐츠를 예술적 집합체로 바라보기보다는 비즈니스 결정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흥행하는 콘텐츠를 만들면 좋지만, 채널 하나로 몇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은 이제 꿈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개인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다. 방송국의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쏟아져서 들어오고 있으며, 재능과 끼를 무장한 연예인과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다. 자신의 활동이 이러한 매력과 지식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잘 판단해보고, 그들이 갖지 못하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

나 역시 채널 하나를 회사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큰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우리의 영향력과 정체성, 활용 가능성을 보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자본에 한계가 있어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푸드 사업 영역의 비전을 바라보고 콘텐츠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5. 소속을 만들고 교류하자

올해 크리에이터 분야의 트렌드로 2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창업(스타트업)이고 두 번째는 세일즈(커머스)다.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가던 크리에이터들은 그로기 상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에서 포기하거나,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본업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비슷한 카테고리의 콘텐츠 창작자 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숫자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비슷한 연령과 분야의 교류를 이어간다면 상호 간 위로와 위안을 얻고 아이디어를 교류하며 새로운 생각과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업적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관에서 제공하는 모임도 좋고, 기업에서 제안하는 모임도 좋다. 어디든 소속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활동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앞으로 더욱 치열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이쪽도 푸드 콘텐츠에 집중하기로 했다. 푸드 크리에이터 모집 중, 구독자수는 중요하지 않음 ☞ 미디어자몽 푸드 크리에이터 모집 공고

품질 좋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고퀄리티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영화관도 거치지 않고 넷플릿스로 <승리호>가 개봉했던 것처럼, 콘텐츠 창작자는 유튜브 콘텐츠뿐만 아니라 넷플리스와 같은 OTT 서비스  콘텐츠와도 시간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포기하지 말자. 나 역시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후 10년 차를 바라보고 있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방향을 잘 설정하고 좋은 결과를 다 함께 만들어내길 희망한다.

원문: Wenis Kunwoo Kim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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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시대, 거짓 데이터에 속지 않기 위해 읽어야 할 책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https://ppss.kr/archives/228250 Mon, 19 Oct 2020 04:10:37 +0000 http://3.36.87.144/?p=228250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통계는 숫자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지만,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사실을 완전히 호도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ㅈ

벤자민 디즈레일리, 1800년대 사람이 한 말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지난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보수단체가 계획했던 광화문 집회는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사실상 무산되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가 ‘4. 15 부정선거’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4.15 부정선거 음모론의 통계를 내세운다. 대표적인 것이 ‘사전투표 음모론’이다. 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본투표보다 10%p 정도 높게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이는 사전투표자와 본투표자의 투표 성향이 서로 달랐다는 점, 특히 4.15 총선에서 총선 이전부터 ‘사전투표 음모론’이 돌면서 보수층에서 사전투표 기피 성향이 나타났다는 점을 무시한다. 통계로서의 신뢰도가 없는, 말 그대로 음모론에 지나지 않다.

그들은 서울-경기-인천의 득표비율이 비슷한 것도 음모론으로 제기했다, 그리고 JTBC 팩트체크로 까였다 (출처: JTBC)

보수 일각은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바로 위의 경우에서처럼 말이다. 이는 데이터 시각화와 인포그래픽의 대가, 알베르토 카이로 교수의 최근 저작 제목이기도 하다.

저자 알베르토 카이로 교수는 데이터 시각화와 데이터 저널리즘의 대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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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도 거짓말을 한다

소셜미디어의 시대, 우리는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정보를 계속해서 주입받는다. 이런 시대에 ‘데이터의 시각화’는 매우 강력한 도구다. 일단 ‘눈에 띄고’ 왜인지 ‘더 객관적으로’ 보인다. 차트가 들어가면, 일단 우리는 그 정보를 좀 더 신뢰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차트는 우리의 눈을 속이기 쉽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 알베르토 카이로 교수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데이터 시각화의 함정들을 보여준다. 차라리 눈에 잘 보이게 엉뚱한 차트는 애교다. 누가 봐도 엉터리라 금새 문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 데이터와 전혀 상관없이 그려진 차트. (출처: MBN 판도라)

진짜 무서운 건 ‘잘 드러나지 않는’ 왜곡이다. 예를 들어, 기준선이 0에서 시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많은 왜곡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는 그 아주 단순한 예이다. 임예인 후보와 리승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5%에 불과하지만, 이 그래프상에서는 그 차이가 세 배는 족히 되어 보인다. 기준선을 0이 아니라 42.5에 두고 0.5 간격으로 그래프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차이를 적게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한국의 평균 기온은 100년간 그리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단 1도 차이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차트는 저렇게 넓은 범위에서 그려져서는 안 된다.

(이 데이터는 예시이며, 실제 데이터와 다름.)

이건 차트가 보여주는 ‘대표적인 거짓말’ 들이다. 대놓고 숫자가 틀리거나 그래프를 엉터리로 그리는 경우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기준점만 조금만 손을 봐도 본질 자체가 변해버린다.

 

데이터 시각화도 거짓말을 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는 우리가 흔히 보는 ‘그래프의 왜곡’ 뿐 아니라, 여러가지 흥미로운 ‘시각화’의 함정들을 보여준다. 개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례 중 하나는 바로 태풍 경로다.

14호 태풍 ‘찬홈’ 경로 (출처: 기상청)

우리는 저 원뿔 모양을 태풍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처음엔 작았던 태풍이 가면 갈수록 거대한 크기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원뿔은 그저 태풍 중심의 ‘이동 경로’와 ‘확률 반경’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커지는 게 아니라 서쪽으로도 동쪽으로도 갈 수 있다는 것. 그나마 30% 확률로 태풍의 중심이 저 영역 바깥으로 나가 버릴 수도 있다.

시각 정보를 보는 순간 우리는 어떤 선입견 같은 걸 품게 된다. 예를 들어 저 태풍 이동 경로 범위를 자연히 ‘면적’이라 생각하듯 말이다. 때문에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는 항상 차트를 의심하며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우리를 속이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는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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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있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진실은 아니다

함정은 시각화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데이터 그 자체에서도 발생한다. 심지어 데이터 자체는 사실이더라도, 얼마든지 맥락을 왜곡하여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 예로 최근 코로나19는 그 영향력 만큼이나, 수많은 엉터리 해석들을 낳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음모론을 보자.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10월 5일 기준 422명, 그리고 한국에서 연간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2천 명이 넘는다. 이를 근거로 코로나19는 사실 그렇게 위험한 질병이 아님에도 (사실 독감보다도 덜 위험한데도!) 정부가 반대파의 입을 막고 탄압하기 위해 일부러 상황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말 이런 논리로 집합 예배를…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 알베르토 카이로 교수는, 이런 데이터의 함정을 천연두 백신의 예로 설명한다. 천연두에 걸려 사망한 아동이 40명, 천연두 백신 때문에 사망한 아동이 90명이라고 가정하자. 이 숫자만 보면 천연두보다 천연두 백신이 오히려 더 위험하며, 따라서 천연두 백신을 접종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건 천연두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천연두의 맹위가 사그러들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일 뿐이다. 코로나 방역 음모론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망자 수를 400명대 수준에서 막을 수 있는 것은 정부가 방역을 매우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에 상대적으로 실패한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무려 21만에 달한다.

미국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도 확진…

‘사망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방역을 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과도할 정도로 방역을 하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적다’는 쪽이 정답인 것이다.

 

통계는 진실이 아닌 추정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또 한 가지 오해 중 하나는, 통계가 ‘확고한 진실을 보여준다’는 기대다. 하지만 통계가 줄 수 있는 건 불완전한 추정 뿐이다. 그건 언제든 수정되고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로 여론조사를 보자.

힐러리가 여론조사는 앞서갔으나…

여론조사는 수없이 뒤집힌다. 하지만 이는 여론조사가 ‘틀렸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여론조사의 한계에 가깝다. 여론조사는 오차범위가 있고 그 안에서는 얼마든지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또 선거 당일 사람들의 마음도 바뀔 수 있고, 생각과 다른 답을 했을 수도 있다.

즉 여론조사는 통계가 ‘믿을 수 없다’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 ‘불완전한’ 추정인 동시에,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서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추정이기도 하다. 이런 통계와 데이터에 대한 기반 지식이 없으면, 쉬이 음모론으로 빠질 수 있다.

이제 데이터와 차트를 읽는 능력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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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차트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책

저자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이것이다. 숫자와 차트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고 유익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지만, 그러려면 차트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게시자와 출처를 확인하고, 의구심이 드는 데이터가 있다면 주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해야 한다.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고 정파성이 지나친 미디어를 피해야 한다.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누군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4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코로나 방역이 과도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건 데이터를 명백히 ‘잘못 읽은’ 것이다. 이렇게 잘못 읽은 데이터는 상황을 겉잡을 수 없이 악화시킬 수도 있다.

데이터를 잘못 읽은 스웨덴의 비극 (링크)

숫자와 차트는 ‘완벽하게 객관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끊임없이 파고듦으로써 ‘현재 시점에서 최선의 이해를 제공하는’ 한 도구이다. 이것은 알베르토 카이로 교수가 ‘데이터와 차트에 속지 않는 법’을 우리에게 강의하면서 던지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진짜’ 데이터를 ‘제대로’ 읽어내고, 거기에서 또 새로운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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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 연구소’라는 주장을 받아쓰기하는 언론 https://ppss.kr/archives/225972 Mon, 14 Sep 2020 06:28:39 +0000 http://3.36.87.144/?p=225972 어제 천지일보는 특종을 하나 했다. 한 홍콩 박사가 영국 토크쇼 ‘루즈 위민’에 출연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를 ‘조만간’ 공개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분은 비슷한 얘기를 과거에도 해왔으나 주장만 있고 유전자적 근거는 댄 적이 없다. 반면 페친 김태형 박사에 따르면 그동안 코로나19 게놈 기원을 밝힌 눈문은 10편 이상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번에도 저 홍콩 박사는 단순히 주장 외에 근거를 대진 못했다. 더 웃긴 건 주장한 곳이 영국의 토크쇼 ‘루즈 위민(loose women)’이고 이를 보도한 매체가 그 악명으로 유명한 루퍼스 머독의 타블로이드 매체인 ‘뉴욕 포스트’다. 그리고 뉴욕포스트를 특종 인용한 우리나라 매체는 신천지 신문인 ‘천지일보’고 이를 받아 쓴 곳이 스포츠서울이다.

이렇게 끝나면 좋으련만 중앙일보가 무려 ‘네이버 픽’에 선정해서 기사를 썼다. 이에 질세라 조선일보도 ‘네이버 픽’에 선정해 기사를 썼다. 그 이후에 뉴스1, 한경, 머니투데이, 아시아투데이가 썼지만 딱 여기까지다. 그냥 이정도 황색 언론(+ 중국혐오 언론)만 쓰고 끝났으면 좋으련만… 연합뉴스가 덜컥! 물어버렸다.

혹시 언론계 현실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기사 내기 아리송한 사건이 있다. 제법 파급력이 커 보이지만 신뢰하기 어려워서 정론지가 쓰기엔 좀 모호한 뉴스들… 이럴 때 정론지라면 서로 눈치를 본다. “이거 써야 해 말아야 해?” 이럴 때 ‘연합뉴스’가 뙇 하고 쓴다? 이러면 눈치 볼 것 없이 봇물이 터진다. “뭐 연합이 썼는데… 우리라고 못 쓸 게 뭐가 있어?”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연합뉴스가 기사를 올린 지 22분이 되었다. 이젠 봇물이 터져버렸다. 막을 수가 없다. 최신 뉴스로 검색을 해보니 YTN, 경향신문, 한국일보, MBC… 한두 시간만 지나면 더 올라오겠지. 외국의 권위지나 정론지 중, 영국의 토크쇼 ‘loose women’에서 한 발언을 인용해 쓰는 매체가 얼마나 될까? 뉴욕포스트 기사를 정론지에서 받아쓰는 건 용기가 필요 없을까?

연합뉴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연합뉴스 따라 하기 언론들도 어떻게 해야 할까? 연합이 언론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는 진지한 글을 좀 써야 할까 싶다.

원문: 이상민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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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어떻게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나 https://ppss.kr/archives/224195 Fri, 11 Sep 2020 03:07:24 +0000 http://3.36.87.144/?p=224195 ※ BBC의 「How the news changes the way we think and behave」을 번역한 글입니다.


하루 한두 시간의 시청이 끼치는 영향

2013년, 앨리슨 홀먼은 미국인의 정신 건강에 대한 평범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수백 명의 선수들이 결승점을 통과했을 즈음 폭탄 두 개가 10초 간격을 두고 폭발했습니다. 여덟 살 아이를 포함한 세 명이 사망했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팔다리를 잃은 사람만 열 여섯 명에 달했습니다.

전 세계가 비탄에 빠져있는 동안 언론사는 몇 달을, 이후의 재판을 포함하면 몇 년 동안 이 사건을 선정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폭발 현장의 연기와 혼란은 끊임없이 재생되었습니다. 거리의 핏자국과 충격에 빠진 시민들, 옷이 찢어진 피해자들의 사진이 계속 실렸습니다.

UC 어바인의 홀먼과 그의 동료들은 마침 이 테러가 일어난 시점에 5천 명에 가까운 미국인들의 정신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사건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들, 또는 피해를 직접적으로 당한 이들이 충격을 받았으리라는 것은 매우 자명한 일입니다. 마침 그 연구에 참여한 이 중에는 실제로 그 테러를 겪었던 이들이 있었고 이들은 실제로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 또한 있었습니다.

바로, 그 사건 이후 며칠 동안 하루 여섯 시간 이상의 관련 뉴스를 시청한 이들은 그 사고를 직접 겪은 이들보다 더 큰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는 것입니다. 특이하게도, 부상자나 사망자를 직접 아는 것과 테러가 일어난 지역에 사는 것은 스트레스의 정도를 높이지 않았습니다. 홀먼은 말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은 것이죠. 사람들이 뉴스의 영향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는 단지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민자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서부터 우리 꿈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뉴스는 우리의 무의식 속으로 침입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위험을 무시하게 만들며, 다른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가르치며,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에 걸리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뉴스가 미치는 감정적 영향이 심장마비와 같은 수년 뒤의 실제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하루 한두 시간의 뉴스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의 인생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 MSN.com

지난해 중국에서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는 수백만 명이 매일 정부의 발표를 지켜보고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를 확인하느라, 방역 조치를 익히고 자신만의 분석을 위한 재료를 찾느라 텔레비전 시청률을 급등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텔레비전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미디어도 아니며, 심지어 가장 중요한 미디어도 아닙니다. 팟캐스트, 유튜브, 라디오, SNS, 등이 있으며(이 중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계속 알림을 보내는 것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보내는 링크들이 있습니다. 즉, 우리는 아침에 깨는 순간부터 밤에 눈을 감는 순간까지 뉴스의 바다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뉴스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매우 드뭅니다. 코로나19가 활개를 치기 전인 2018년에 이미 미국인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간은 평균 하루 11시간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뉴스 전달 기기인 스마트폰을 침대에 들고 들어갑니다.

 

우리의 현실 인식이 왜곡된다, 더 부정적으로

뉴스가 우리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이유는 소위 ‘부정 편향’이라 불리는, 부정적인 사건에 더 관심을 가지는 인간의 심리적 특징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가진 위험 요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도록 진화했으며,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 단점에 더 주목하는 것, 이익보다 손해에 더 민감한 것, 그리고 기회를 노리기보다 공포심에 더 복종하는 것 등을 이를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 중에도 긍정적 보상보다는 벌과 같은 부정적 보상을 가진 정책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 편견은 또한 언론사가 부정적인 뉴스를 더 많이 소개하는 이유도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한 인터넷 언론사는 하루 동안 긍정적인 뉴스만을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하루 동안 그들을 방문한 독자 수는 평소의 3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과학소설가 아서 C. 클라크가 말한 것처럼, 천국의 신문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정적 뉴스의 범람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연구 결과, 일반인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린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경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는 경기 순환 이론은 수십 년 간의 연구와 데이터로 확인된 현대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진리 중 하나입니다.

미래가 항상 더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실제로도 피해를 끼칩니다. 만약 5년 내에 자신이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투자에 돈을 쓰지 않으며 이는 실제로 경제에 해를 입힙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가진 집단적 비관주의는 그대로 자기실현적 예언이 된다는 것이며, 뉴스가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한다는 증거 또한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3년 한 연구는 경제 뉴스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으며, 이 뉴스가 사람들의 경제 전망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는 경제 뉴스가 종종 실제 사건을 전달하기보다는 더 암울한 전망을 전달한다는 네덜란드의 한 연구와 일치합니다. 이 연구의 한 저자는 최근, 뉴스가 경기의 호황과 불황을 모두 더 과장한다는 연구 또한 발표했습니다.

뉴스는 우리의 현실 인식을 왜곡하며, 특히 부정적으로 왜곡하기 쉽습니다. 위험에 대한 인식이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관광의 예를 봅시다. 사람들은 정치적 불안 혹은 전쟁, 테러의 위험이 있는 나라로 관광을 가지 않습니다. 때로 뉴스는 마치 전염병이 있으니 귀국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보도하는 식으로 이를 직접 전달합니다. 하지만 이런 공식적인 권고가 없으며 사실 합리적으로 그럴 필요조차 없을 때에도 뉴스는 사람들의 무의식을 자극함으로써 관광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실제 사실보다는 그 사실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프레이밍 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95%에게 효과적인’ 신약은 ‘실패 확률이 5%’인 신약보다 훨씬 더 믿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두 약은 같은 효과를 가집니다. 70년대와 80년대 행동경제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보인 것처럼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한 연구는 정치적 불안이나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의 표현을 바꾸어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사람들이 ‘알-카에다와 관련 급진 이슬람 집단’을 ‘자국 내 분리주의자 반군 집단’보다 더 두려워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단어는 같은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때로 이런 미묘한 차이는 삶과 죽음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2014년 한 연구는 사람들은 뇌암과 같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암을 전립선암과 같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 암보다 훨씬 더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편견은 뉴스를 자주 보는 사람들일수록 더 심했습니다.

유타 대학의 의료소통전문가인 제이콥 젠센의 이 연구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만약 사람들이 어떤 암의 확률을 낮게 예측함으로써, 초기 징후를 놓치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자신이 인식하는 위험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이미 있으며, 따라서 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충분히 그들의 생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어떤 암이 더 많이 발병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각종 암에 대한 정부의 연구자금 비율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젠센과 그의 동료들은 어쩌면 뉴스가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정부의 재원을 할당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사람들의 인식과 뉴스가 상호 강화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가 우리의 꿈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령을 내린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이 유례없이 생생하고 두려운 꿈을 꾸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설명은 이들이 꾸는 ‘판데믹 꿈’은 이들이 외부와 차단됨으로써 상상력이 극도로 발휘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설명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꿈이 진행되는 REM 수면의 상태에서 더 쉽게 깨어나며 때문에 그 꿈을 더 잘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뉴스가 전달하는 판데믹 상황에 영향을 받아 그 내용을 꿈으로 꾸었다는 보다 간단한 설명도 있습니다. 지난 9/11 사태에도 이와 관련된 생생한 꿈을 사람들이 꾸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꿈의 변화와 텔레비전에서 9/11에 대한 뉴스를 본 시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당시 연구를 진행한 뉴저지 몽클레어 주립대의 심리학자 루스 프로퍼의 말입니다.

라디오에서 사건을 들은 이들이나 친지들과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이들은 꿈의 변화를 겪지 않았습니다. 나는 죽음의 이미지를 직접 본 것이 트라우마를 일으켜 꿈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천 킬로미터 밖의 일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뉴스는 우리의 정신 건강에 특히 좋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한 지난 몇 달 사이에 코로나19 불안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또 자신의 뉴스 노출을 줄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 휴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심리학자들이 지난 수년간 밝혀온, 뉴스 자체가 우리 정신에 하나의 독성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커다란 재해 상황에서 더욱 잘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2001년 9/11 테러와 탄저병 테러·2008년 쓰촨 대지진·2014년 에볼라 사태에서, 뉴스를 더 많이 본 이들일수록 불안증이나 PTSD와 같은 증상을 가질 확률 또한 높았습니다.

사실 뉴스가 우리의 정신에 이렇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뉴스 자체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나의 미스테리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대한 연구가 보여주는 것처럼 몇몇 연구는 뉴스에 노출되는 것이 실제로 사건을 경험하는 것보다 더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한가지 가능한 설명은, 우리가 자신이 미래에 느낄 감정을 미리 예측하려는 시도를 말하는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 현상이 이와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어바인 대학의 심리학자 레베카 톰슨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미래에 느낄 감정을 잘 예측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내일 당신이 복권에 당첨된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의 기분이 끝내줄 것이라 당신은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인생을 바꾸는’ 사건을 겪은 이들에게 그들의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어본 연구들은, 그들이 자신이 예상한 것만큼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잘 알려진 1978년의 연구는 복권에 당첨된 이들과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복권 당첨자는 실험 대조군에 비해 더 행복하지 않았고, 사고의 피해자에 비해 약간 더 행복했을 뿐입니다. 즉, 우리는 실제로 미래의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잘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해 상황에도 적용됩니다. 톰슨은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미래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잘못된 예측은 우리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중요한 인생의 위기에 빠져 있다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하는 것이 당연한 반응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는 반응 때문에 우리는 뉴스의 바다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9월 플로리다주를 허리케인 어마가 강타했을 때, 자신이 외상후 스트레스를 받으리라 생각한 이들은 관련 뉴스 또한 더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결국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톰슨은 적어도 그 이유중 일부는 이들이 너무 많은 부정적 정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는 뉴스의 상당수가 최악의 상황을 강조하면서 강풍과 폭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가득 찼다고 지적합니다.

사실 뉴스는 그 뉴스의 내용 자체로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적 상태와 인간관계와 같은 우리 삶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2년 발표된 한 연구는 부정적인 뉴스를 읽은 여성은(특이하게도 남성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과제가 주어졌을 때 더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어쩌면 남성은 평소에도 상당히 높은 코르티졸 수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뉴스로도 더 이상 높아지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몬트리올에 위치한 퀘벡 대학의 심리학자 마리-프랑스 마린의 말입니다. 하지만 여성은 부정적인 뉴스를 기억하는데도 더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뉴스는 사람의 심박수를 높이며, 장기적인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지적됩니다. 홀먼과 그 동료들이 9/11 테러로 인한 스트레스의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한 결과, 테러 당시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기록한 이들은 사건 전의 건강 상태를 통제한 비교에서도 3년 뒤 심혈관 문제를 겪을 확률이 53% 더 높았습니다.

이들은 최근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장기적 영향의 원인이 뉴스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9/11 당시 하루 4시간 이상 뉴스를 본 이들은 수년 뒤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9/11 을 뉴스로만 접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런 장기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곧,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지요.”

왜 우리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우리가 모르는 타인에게 일어난 사건에 이렇게 큰 영향을 받는 걸까요?

 

더 자극적으로, 더 생생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홀먼은 몇 가지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영상물이 보여주는 생생한 묘사입니다. 그녀는 때로 휘트니스 클럽에 켜져 있는 뉴스를 보다 보면, 리포터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똑같은 사진과 영상이 끝없이 반복된다고 말합니다.

그 이미지는 우리의 머릿속에 깊이 박히게 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가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실제 사건이며, 나는 이런 반복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홀먼은 오늘날 뉴스는 어떤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으며, 사실 그랬던 적도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뉴스는 미디어들이 우리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나의 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시청자 혹은 클릭 수를 늘이는 것만을 목표로 삼습니다. 미국에서 뉴스 앵커는 연예인이며 연봉은 수천만 달러에 이릅니다.

뉴스는 그 자체로 충격적인 사건을 보도할 때에도 때로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추가하려 합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이후 뉴스들은 종종 ‘새로운 내막’, ‘폭발 당시의 새로운 사진’과 같은 선정적 제목을 달았습니다. 홀먼은 이미 코로나19 뉴스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을 거예요. 우리는 회복될 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사람들은 이번 판데믹에 의한 장기적인 문제를 겪을 겁니다.

홀먼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뉴스의 세계화를 이야기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든, 그 사건이 마치 옆집에서 일어난 것처럼 느끼며 트라우마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혹시 어느 날 하루에 수십번 같은 뉴스를 찾거나, 아니면 소셜 미디어를 감질나게 계속 스크롤링하고 있다면, 이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뉴스는 당신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말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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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대처하는 방송국, 미디어 스타트업, 플랫폼의 새로운 자세 https://ppss.kr/archives/215472 Wed, 26 Aug 2020 08:33:52 +0000 http://3.36.87.144/?p=215472 미디어가 가진 의미는 광범위하다. 콘텐츠, 플랫폼, 저널리즘 등 미디어란 단어는 정말 많은 영역을 포괄한다. 언뜻 들으면 사기꾼인데 저렇게 보면 또 전문가다. 미디어 자체가 연결이라는 함의가 있기 때문에 어디다가 붙여도 말이 되는 한계 때문이다.

방송국, 미디어 스타트업(버티컬 미디어라고 부르겠음), 플랫폼 모두 미디어를 외치지만 사실 각 플레이어가 해석하고 중요시하는 미디어 사업은 다르다. 대략적으로 정리해보자. 숫자는 귀찮아서 가져온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대략적인 흐름이 이정도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방송국의 미디어 사업 : 우린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솔루션 회사다

기본적으로 방송국은 콘텐츠 판매가 아니라 광고 판매로 먹고 사는 곳이다. 유명한 콘텐츠로 시청자를 TV채널 앞에 묶고, 그 중간중간에 광고를 끼워넣어 돈을 번다. 카카오 페이지, 넷플릭스 등 유명 사업자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매출을 일으키는 소위 D2C 방식이 요즘 대세지만, 근본적으로 방송국은 광고 사업에 기대기 때문에 B2B 사업자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시청률이 중요하다. 시청률이라는 지표를 통해 광고주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스튜디오 드래곤이나 더스토리웍스는 각각 tvN과 SBS에서 분사한 회사이지 방송국이 아니다. 방송국은 채널이 있는 사업자이며, 콘텐츠 제작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외주를 맡겨도 되고, 내부 제작을 해도 된다. 중요한 건 채널이다. 시장 전체에 한정된 자산이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디지털 콘텐츠의 매출은 미미하다. 흔히들 디지털 광고 시장이 떡상한다고 하지만, 이 디지털 광고 시장은 페이스북과 구글이 듀오폴리 형태로 지배하고 있다.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이 나누어 먹는 시장이다. 그렇기에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하는 건 맞지만, 방송국의 디지털 콘텐츠 사업부가 큰 돈이 된다는 문장은 옳은 명제가 아니다. 규모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반토막 난 MBC TV광고 매출이 1,174억인데, 디지털 콘텐츠만으로 이 광고 매출을 메우기는 지금까지는 어렵다. 워크맨과 나영석 예능이 100억 매출을 만들고, 이 예능이 1년에 10개 정도 터지면 가능하겠다.

그래서 최근 방송국은 기존 방송 프로그램을 잘게 잘라서 올리는 매시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팽창하는 유튜브 생태계의 흐름에 맞춘 전략이다. 유튜브는 상상 못하는 속도로 팽창하고 진화하고 있고, 광고 수익도 빨아들이고 있다. 모두가 넷플릭스가 망하는 시나리오는 써도, 유튜브 패망 시나리오는 안 쓴다.

이처럼 기존 예능을 잘게 잘라 활용하고 있다. / 출처: 옛능

이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를 3~5분 내외로 잘라서 오지게 쏟는 방식이다. 5분 순삭, 동물 농장 등 이름은 다르지만 방식은 같다. 이게 돈이 되냐고? 된다. 평균 콘텐츠 조회수 얼마 안되는 유튜버 애들도 노딱만 아니면 먹고 살 수 있지 않나. 방송국 콘텐츠 중에 50만 넘는 조회수 찍는 콘텐츠 오지게 많다. 뚜껑과 야마만 다르게 해서 올리면, 펑펑 터진다. 90년대생한텐 너무나 익숙한 무한도전이 2000년대생에겐 새롭고 재밌는 콘텐츠라는 걸 고려하면, 문자 그대로 콘텐츠계 무안단물이다.

이 방식에 중요한 건 생산공정이다. 앞서 말했듯 이 전략은 방송국만 가능하다. 아래 요건 때문이다.

  1. 기존 IP가 있고
  2. 정리가 잘 되고
  3. 생산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만들든, 사람이 만들든 생산 비용을 더더욱 낮추고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매시업을 올리면 된다. 매쉬업의 본질은 유통업. SMR에 오지게 유통했듯, 유튜브에 오지게 유통하는 게 지금까지의 매시업이고 앞으로의 매시업은 이를 어떻게 광고상품으로 만들 것이냐의 여부다.

앞으로 관건은 이 매시업을 묶어서 광고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5분 순삭에 인서트 광고 이미지를 끼워넣는다든지 드라마 속 비 오는 장면만 묶어서 ASMR로 넣고 중간중간에 제품을 노출한다면? TV시청률이 떨어지는 만큼 부족해지는 노출수를 매쉬업으로 메우고 이를 광고 상품으로 묶는 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니면 하다못해 유튜브 설명란을 팔아도 되겠지. TV에선 상품을 봐도 넘어가는 게 졸라게 귀찮았는데, 유튜브에선 되잖아?

물론, 디지털 브랜디드도 있다. 여러 방송국의 브랜디드 콘텐츠는 버즈피드류 버티컬 미디어와 달리 단건이 많다. 이는 디지털 브랜디드가 제작사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자사 미디어에 브랜디드를 올리는 게 아니라, 광고 대행사+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진행되어 단건 브랜디드를 많이 만드는 방식이다. 콘텐츠 제작보다는 광고 사업에 가깝다. 이 방식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돌리냐다.

콘텐츠 판매는 아주 극소수의 사례다. 무한도전은 광고로 먹고 살았지, 콘텐츠 판매로 먹고 살진 않았다 (물론 IPTV VOD 판매 챠트에 부동의 1위였다).

요약하면, 방송국의 미디어 사업은 광고 사업이 메인이고 콘텐츠는 광고 사업을 위한 것. 콘텐츠 판매가 이야기 나오지만, 실상 이는 큰 매출을 차지할 수가 없음. 왜? 광고 사업이 너무나 크고 콘텐츠 판매로 다 먹여살리기엔 너무나 큼. 그렇기에 방송사의 미디어 사업의 본질은 유통업에 가까움. IP를 무지하게 잘라내서 유튜브와 SMR에 올려 광고 수익을 먹든, 플랫폼에 올려 자잘하게 먹든 무엇이든.

 

반면, 미디어 스타트업의 미디어 사업은 버티컬 미디어 그 자체다

TV 채널과 달리 버티컬 미디어의 경우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1. 고정비가 덜하고
  2. 콘텐츠를 존나게 만들어브랜드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초대에에에에에에박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던 TV방송국과 달리 버티컬 미디어는 그 브랜드 자산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Tasty가 Tasty가 될 수 있던 이유는 1) 조회수도 중요하지만 2) 음식 전문 버티컬 미디어라는 브랜드 자산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버티컬 미디어로 가야만 하는 이유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플랫폼을 활용한 버티컬 미디어가 TV채널처럼 브로드하고 엄청난 조회수를 만들어내느 초거대 방송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로 찍어낼 수 있는 부가가치(조회수 포함)에 한계가 있다는 게 결론이 아닌가 싶다.

TASTY의 유튜브.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버티컬 미디어라도 결국 조회수에는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테이스티가 후라이팬이나 아이스크림을 팔고, 복스가 넷플릭스에 오리지널을 판매하고, 바이스가 HBO에 뉴스쇼를 공급하고, 닷페이스가 닷페피플 1000명을 묶어낼 수 있던 것은 근본적으로 브랜드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버티컬 미디어(그 찬양받던 MIC마저!) 가 실패하는 이유는 이 브랜드 자산을 쌓을 떄까지 ‘존버’가 안되거나 쌓고 보니 그 브랜드 자산이 돈이 안 되거나다.

방송국에 비해 버티컬 미디어의 미디어 사업은 요약이 간단하다. 팬 비즈니스, 브랜드 비즈니스, 충성도 비즈니스 등이다. 결국 해당 브랜드가 코어 팬덤을 얼마나 모으느냐다. 이는 방송국과 명백히 다른데, 방송국은 ‘채널’의 팬이나 시청자를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고? 프로그램별 시청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무한도전에 환호하지 MBC에 환호하지 않는다. 반대로 보면 광고주는 무한도전을 보고 돈을 쓰지, MBC에 돈을 쓰는 게 아니다.

다만, 버티컬 미디어도 저 브랜드 자산을 쌓아서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거나 플랫폼 광고 수익을 받는 게 주 수익이었는데, 요즘엔 커머스 연결을 많이 노린다. 자기네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퍼포먼스 마케팅 대행을 하거나, 대형 브랜드와 턴키 계약을 맺어서 모든 콘텐츠에 구매 링크를 삽입해서 수익을 나눈다. 기술 발전 찬양해라.

TV시장에 비해 성장세는 높으나, 이게 돈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버즈피드와 복스도 매해가 고난의 연속이고 투자금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물론 덩치를 가볍게 하고, 버티컬 미디어 하나로만 가면 먹고 살 수야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버티컬 미디어를 여러 개 돌리면 더 돈이 되기에 하나만 하는 건 아쉽기 마련이다. 결국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받고, 이 투자금으로 다양한 BM에 도전해보는 게 이곳의 국룰이자 학계의 정설.

다양한 BM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자 리스크 헷징이 되는 거고 반대로 하나의 BM만으로 먹고 살기 어렵단 뜻. 브랜드 자산 형성까지 존버의 싸움.

VOX가 만드는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시리즈. 넷플릭스의 히트작 중 하나다.

 

플랫폼의 미디어 사업은 한 줄로 요약하면 ‘빨대’다

‘미디어’ 이름을 달고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곳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외하면 IPTV 사업자가 전부일텐데, 여기 매출은 주로 1) 채널 시청권이나 2) VOD판매다. 매출 성장세는 2)번에 달려있다.

출처: 올레TV

웹툰을 비롯한 무료 콘텐츠 플랫폼은 광고 매출이 기반이다. 웨이브나 과거 옥수수는 무료 시청이 가능했는데, 이건 중간 광고가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하게 다시 각광받고 있는 광고 기반 무료 플랫폼 이용이다.

한국의 웹툰 사업자는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용자 체류 증대 목적이었고, 처음에는 광고를 붙이다가 이젠 1) 플랫폼을 포함한 미디어 산업 전체가 성장하면서 2) 제작사를 붙여 OSMU화하고 3) 플랫폼에 판매하며 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 결국 모든 서비스가 수익화를 고민해야 하기에 플랫폼 미끼상품이던 친구들이 수익화를 고민하다가 미친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성공과 시장 침투 덕분에 ip에 대한 관심 +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판매로 괜찮은 수익성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이 ip 보유사업자가 콘텐츠 판매로 돈을 벌 수 있게 된 이유는 이 콘텐츠 제작에 자기네 돈이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제작사의 투자+외부 사업자의 투자+플랫폼의 투자로 자기네 비용을 최소화하되 매출은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이 제작 인력을 외부에 두기 때문에 고정비도 덜하다.

 

마무리하며

아 손 아프다. 하여튼 요약하면, 여튼 요약하면 방송국 미디어 사업은 1) 개별 프로그램(요즘 말로 치면 콘텐츠이자 IP)으로 쌓은 채널 영향력으로 받는 광고 사업이 전통 국룰이었는데, 최근 TV시청률이 하락하고 플랫폼(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대비 광고 효과가 떨어지고 기능도 구리기 때문에 위기였다. KMS·CJ·종편은 이를 기존 TV프로그램 매시업 (유튜브, ASMR)으로 제작해 유통하는 전략으로 헷징하고자 한다. 플랫폼 광고 수익이라는 무안단물이 있지만 성장을 위해 이를 묶어서 하나의 광고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을 고민하는 듯하다. 요지는 1) 프로그램을 2) 어디에 유통해서 3) 숫자를 만들어서 4) 광고 상품으로 파느냐다. 아님 말고.

버티컬 미디어 사업은 브랜드 자산을 축적할 때까지의 싸움이다. 기존까지 수익성이 증명된 버티컬 미디어는 1) 버티컬 미디어로서 정체성을 겨냥하고 2) 브랜드 자산을 쌓기 위한 3) 콘텐츠를 싸게 많이 만든다. 이렇게 축적된 브랜드 자산(브랜드, 평판, 팬, 충성팬 블라블라)을 활용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용역을 하거나 커머스를 한다. 요즘엔 이 커머스가 국내외 전세계 우주를 포함해서 가장 화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유는 D2C 비즈니스의 성행 때문인데, 브랜드 입장에서 굳이 수수료 떼먹는 타 플랫폼이랑 놀지 않고 미디어랑 직접 놀면서 수익성을 높이면 되니까. 아님 말고.

플랫폼의 미디어 사업은 기존에 1) 미끼 상품이었다가 2) 판매 수익 빨대였다가 3) 이젠 콘텐츠 제작 및 판매까지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는 정말 다양한 플랫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플랫폼 안에서 시작한 사업자가 외부로 나가면서 수익성이 중요화됐는데 글로벌 사업자의 훌륭한 선례 및 시장 성장으로 인해 이 수익성 실현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이며, 이것의 핵심은 IP는 보유하되 제작 인력은 바깥에 두고 수익은 냠냠인 것으로 보임. 아님 말고.

방송국 미디어 사업은 유통 채널이 중요하고, 버티컬 미디어 사업은 브랜드 자산이 중요하고, 플랫폼 미디어 사업은 사실 그 플랫폼 구축 기술력이 중요하다 (콘텐츠는 2단계라고 보임). 아님 말고.

원문: 구현모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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