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의성으로 귀촌한 친구 내외가 집에 들렀다. 나가서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를 주문했다. 요즘은 식당에서도 소주를 시키면 원하는 상표를 물어본다. 나는 문득 생각이 나서 ‘참이슬’을 시켰다. “뉴스 봤지? 금복주 여직원들은 결혼하면 사표를 써야 한다며? 그래서 진로를 시켰어.” “그래, 한동안 나도 참소주 안 마셨잖아. 거짓말 광고 때문에 뿔나서.” 그렇다. 나는 특정 상표의 소주를 찾는 일이 전혀 없지만 꽤 오래 친구는 금복주에서 나온 ‘참소주’를 기피했다. 5~6년 전의 … [Read more...] about 참 쓰다, ‘참소주’ 회사의 결혼퇴직제
문화
“사울의 아들”, 이 영화가 아우슈비츠를 그리는 방법
영화 윤리의 리트머스지, 아우슈비츠 아우슈비츠는 잔혹한 역사다. 끔찍한 역사를 다룰 때 영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어디까지 묘사할 수 있고, 어디까지 왜곡할 수 있나? 만약 아우슈비츠가 600년 전 사건이었다면, 영화는 조금 더 자유로웠을 것이다. 스페인 군인들의 마야제국 원주민 학살이나 영국인들의 태즈매니아 주민 학살을 영화로 만들면 아마도 상당한 허구가 가미될 것이다. 하지만 아유슈비츠를 경험한 사람들은 아직 생존해 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우슈비츠를 배경으로 만든 … [Read more...] about “사울의 아들”, 이 영화가 아우슈비츠를 그리는 방법
‘김광석 길’에서 만난 가객 김광석
삼일절 날, ‘대구 근대 답사’ 길에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의 ‘김광석 거리’를 다녀왔다. 거리가 조성된 지 오륙 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초행이었다. 해마다 그가 떠난 1월에는 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거리가 화제가 되는데도 나는 왜 거길 가보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데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김광석(1964~1996)에 대한 내 관심이 평균에 미치지 못해서일까. 나는 여느 사람이 김광석의 … [Read more...] about ‘김광석 길’에서 만난 가객 김광석
마왕이 되자: 마왕을 위한 지침서
PC 통신 시절에 떠돌던 글이지만 지금 보아도 흥미로운 내용인 만큼 다시 소개해 봅니다. 이제 원문은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고, 플로피 디스크 등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도 많지만, 아직 못 보신 분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아래의 내용 중에는 사실 조금 지나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타지나 SF 세계 속에서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진 마왕들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만한 내용이 충분히 많을 것입니다. 원문: Peter's … [Read more...] about 마왕이 되자: 마왕을 위한 지침서
요즘 영화들, 현대인의 성도착증을 말하다
성공한 유태인 변호사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닥치는 대로 자위행위를 하던 자신의 유년 시절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최근 번역 출간된 현대 미국소설의 거장 필립 로스의 1969년 소설 [포트노이의 불평]의 줄거리다. 주인공 포트노이의 성에 대한 강박은 당시 성에 대해 개방적이던 시대 분위기에도 한때 미국 도서관에서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로스는 성적 일탈의 원인으로 유년 시절의 압박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의 도덕성에 대한 강박이 되레 … [Read more...] about 요즘 영화들, 현대인의 성도착증을 말하다
고객을 ‘브랜드 옹호자’로 만드는 방법
※ Sujan Patel의 "16 Ways to Turn Customers into Brand Advocates"를 번역·편집한 글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시대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매일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가 시장에 나오지만 스타트업 중에 90%는 이내 문을 닫게 되지요. 말할 것도 없이 당신의 기업은 이 10% 성공 안에 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고객을 획득하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들을 브랜드 … [Read more...] about 고객을 ‘브랜드 옹호자’로 만드는 방법
프리랜서 작가를 위한 마케팅 글쓰기 핵심 노하우 5
작가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직업이다. 출근길 전쟁을 치를 필요 없이 여유롭게 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한다라는 이미지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리랜서 작가로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 작가의 꿈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누군가는 J. K. 롤링(해리포터의 작가)이 되는 반면 누군가는 카탈로그에 들어갈 상품 상세정보를 쓰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보다 마케팅 글쓰기로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 [Read more...] about 프리랜서 작가를 위한 마케팅 글쓰기 핵심 노하우 5
물 뿌리면 새싹이 돋아나는 신기한 카드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전주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유달리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 있다. 바로 '종이정원'이다. “그냥 마르지 않게 물만 주시면 됩니다. 3~7일이 지나면 종이를 뚫고 싹이 올라올 거예요. 여기 오돌토돌 튀어나온 부분이 보이죠? 이 안에 바로 씨앗이 들어있어요” 친절한 직원의 설명을 듣던 손님들이 여기저기서 소곤대기 시작한다. “정말 신기하다. 저기 싹이 돋아난 카드 좀 봐!” 가게 정면에는 카드를 화분 삼아 피어난 식물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새 … [Read more...] about 물 뿌리면 새싹이 돋아나는 신기한 카드
뮤지컬 <위키드>와 소수자 문제 : 누구도 마녀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으리
※ 뮤지컬 <위키드>의 초중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긴 한데, 어차피 ‘오즈의 마법사’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작품이라 이걸 스포일러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스포일러라기보단 (이야기의 호흡이 빠를 수밖에 없는) 뮤지컬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지식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감하신 분은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키드(Wicked) 위키드는 동화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뮤지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즈의 마법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니까. 이 뮤지컬은 오즈의 … [Read more...] about 뮤지컬 <위키드>와 소수자 문제 : 누구도 마녀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으리
최고의 식재료 캐비어: 바다의 검은 다이아몬드
2001년 4월 북한에서 한 일본인이 탈출했다. 그는 13년간 김정일 밑에서 요리를 하던 후지모토 겐지이다. 이후 그는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낸다. 거기에는 김정일이 좋아하던 음식 30가지가 소개됐고, 그중에는 세계 3대진미로 꼽히는 캐비어가 포함됐다. 지금은 그 아들 김정은이 권력을 이어받았지만, 김정일은 살아생전 인민의 안위와는 상관없이 고급 사치품에 매몰되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캐비어를 좋아해 자체 철갑상어 양식장을 만들 정도였다. 캐비어는 어떤 맛이기에 많은 … [Read more...] about 최고의 식재료 캐비어: 바다의 검은 다이아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