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Wed, 19 Mar 2025 02:14:15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일의 납기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 https://ppss.kr/archives/267403 Wed, 19 Mar 2025 02:14:15 +0000 http://3.36.87.144/?p=267403 계약을 맺고 다른 회사에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은 늘 일의 기한, 납기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명시적인 계약이 있으니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인하우스(In-house)에서 업무를 하는 분들은 납기일자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발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한다면 그래도 WBS를 작성해서 관리하는 등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비개발 업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업무는 딱 부러지는 계획을 가지고 임한다기보다는 대략적인 일정을 고려해 그때그때 맞추는 게 대다수일 것입니다.

일의 납기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주니어 레벨은 벗어난 상태인데 마감 기한을 듣지 못했다면 언제까지 하는 게 좋을까요? 이것은 질문을 바꾸는 것이 더 나은 접근일 것입니다.

일의 결과를 언제까지, 어떤 수준으로 공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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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내용을 늦게 공유할수록 더 높은 기대감을 부여받게 됩니다. 보통 빨리 해오는 업무에는 품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죠. 급하게 날아온 업무를 빠르게 해야 한다면 시간이 많을 때 대비 바라는 부분이 적습니다. 다른 가설을 파악하거나 다른 사례를 더 찾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기대하지 않죠. 딱 적정 기술 수준으로 일을 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업무를 늦게까지 붙잡고 있다면 일을 맡긴 사람은 초조해집니다. 투입된 시간을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 어지간한 결과물로는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빠르게 일을 하는 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한 가지 방법에만 매몰되거나, 기존에 하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단순히 칸 채우기 수준으로 일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런 결과물은 많은 피드백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아예 늦게 결과를 공유하는 것보다는 일하기 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일을 시키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의 생각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해야 하는 업무가 큰 덩어리라면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들 것입니다. 그래서 몇 개의 단계로 쪼개어 일을 나눈 다음,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중간중간 공유하면서 결과에 대한 그림을 맞추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그 단계의 결과물을 내놓을 기한을 정해 기한을 공유한 뒤, 적시에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적정한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제거된 업무 공유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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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 방향을 잡아나가는 기업과 브랜드의 성공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그런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닮아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정작 내 조직에서 내가 일하는 방법도 그런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을 혼자 너무 오래 붙잡고 있거나, 사람들과 빠르게 공유하지 못하거나, 의사결정이나 답변을 빠르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 지향하는 바와 실제가 다른 것이겠죠. 일의 납기를 보는 관점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빠르게 중간중간 공유하자는 것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나의 업무 성향을 알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해 보거나 일을 넘긴 로그를 스스로 만들어 보면서 정기적으로 회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혼자만의 납기에 빠져 있는 주니어분과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한이 거의 도래했을 때에도 정말 그때 완료될지 알 수 없었죠. 그래서 다른 업무를 기약할 수가 없었습니다. 납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늦으면 늦는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결국 돈과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을 써서 일을 하는 것이라면, 시간도 돈만큼 서로에게 잘 공유하고 잘 따지는 것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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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할 일이 아닌데 야근을 하는 이유 https://ppss.kr/archives/267391 Mon, 10 Feb 2025 03:57:03 +0000 http://3.36.87.144/?p=267391 사실 회사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높은 수준의 지식을 요한다거나 몸을 갈아 넣으면서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아닙니다. 실무자들에게 주도권이 충분히 주어질 경우에 말이죠. 하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하게 되어 지쳐 버린 상태에서는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원인을 찾기도 어려운 야근에 종종 빠져 버리고는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하루는 법정 근로 시간 이상을 일하면서, 남들은 대부분 쉬거나 잠에 들 시간에 일을 하면서 마찬가지로 퇴근을 못 하고 있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일하는지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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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뒤집기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명확하게 사전 협의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제 브런치 초창기부터 반복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일을 시킬 때, 정리되지 않은 양식에 값을 잔뜩 채워야 할 때 일은 결국 다시 뒤집히고, 어마어마한 리소스를 다시 써야 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왜 처음부터 정리하지 않았을까요? 소위 ‘멍부’이기 때문입니다. 멍청한데 부지런한 경우나, 그냥 게으른 경우죠. 멍부의 경우에는 상위의 의도를 모르니 정리되지 않은 양식을 계속 바꾸면서 다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숱하게 본 사례입니다. 많이 일하고 많이 쓰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의외로 단순하고 큰 것 한 방을 자꾸 놓치고 있습니다. 지엽적인 것에 많은 시간을 쓰며 수정합니다. 이런 집착은 실무자 수준이 리더가 되었기 때문에 벌어집니다.

실무자가 리더가 되었을 때, 마인드셋이 실무자에 멈춰 있다면 중요한 다음 그림을 그리는 대신 허슬에 집착하게 됩니다. 일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마이크로 매니징만 심화되게 되죠. 과거에도 브런치에 이런 글을 쓴 적 있는데, 요즘도 그런 것을 보면 사실 시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 같기도 합니다.

 

늦게 알려주기

일을 늦게 알려주는 경우는 보통 2가지로 나뉩니다. 정말 몰라서 전달하지 못한 경우와 혼자 독점하고 있다가 뒤늦게 알려주는 경우죠. 두 가지는 차이가 있고, 대응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조직의 리더가 늦게 알아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리더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구조의 문제입니다. 대규모 조직에서 의사소통은 리더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리더가 병목이 되는 정보 전달 구조를 가지게 되죠. 따라서 실무자가 실무자와 논의하면서 정보 전달이 되고, 리더는 공유를 받으면서 방향을 지도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합니다.

리더가 너무 바빠서 듣고서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업무 범위가 너무 넓어서 쳐내는 수준으로 일하고 있는데, 여기에 새로운 이슈까지 생기면 충분히 보고 검토하는 게 아니라 집중력을 빼앗긴 상태로 일을 하게 됩니다. 조직 구성원의 수가 너무 많거나 여러 기능이 하나의 도메인 안에서 한 조직으로 움직일 때, 혹은 그 반대로 하나의 기능이 여러 도메인을 담당하면서 과제의 수가 통제되지 않을 때에는 조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늦게 일을 알려줄 때 가장 큰 문제는, 늘 하는 사람한테 일을 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계속 소모되면서 지쳐 버리고, 종국에는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간과한 것들이 반복되면 곪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무장되어 있어도 장기간 반복되면 체력이 무너지면서 정신도 같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여러 부서가 필요할 때

일반적으로 상품이 여러 유통 단계를 지나게 되면 가격은 필요 이상으로 오르고 상품 관리는 복잡해집니다. 마찬가지로 업무도 여러 조직을 지나게 되면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에너지가 추가로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정작 고객과 시장에 들이는 에너지보다 내부 관계자를 설득하고 바꾸는 데 집중력을 빼앗기게 됩니다. 큰 조직에서 주로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때는 근원적인 고민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성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질문하고, 단순한 조직 구조로 바꿔야 합니다. 이 역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효율화가 필요한 시점 / Image by upklyak on Freepik

쉽게 말해서 효율적인 회의 문화를 추구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문서를 없애거나 회의 시간을 줄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한 주제를 담당하는 데 필요한 조직의 수를 줄이고, 리뷰 단계를 단순하게 줄이고, 리더를 정리하는 등의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마치며

아쉬운 것은, 야근을 하고 있는 실무자 본인이 바꿀 수 있는 게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죠. 해당 조직의 리더들이 확증편향을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로 바라보게 될 때까지 고통은 사라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브런치에 무언가를 쓴다고 해결되는 것은 많이 없습니다. 다만 기록하고 남겨두어 유사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하게 되겠죠. 지금보다는 내일이 더 나아야 할 테니까요.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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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직장 상사가 일하는 법: 예외, 수기, 과다 https://ppss.kr/archives/267397 Thu, 19 Dec 2024 02:23:12 +0000 http://3.36.87.144/?p=267397 실무는 잘 했지만 리더가 된 후에는 조직을 파괴하던 분들을 몇몇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을 보다 보면 몇 가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예외, 수기, 과다’죠. 그러니 조직으로 시너지를 내는 걸 포기하거나, 사람을 잘 활용해 성과를 내는 것의 반대 결과를 얻고 싶다면 이 3가지를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1. 예외

하나의 예외를 만들면 더 많은 일들이 태어납니다. 그건 마치 재고가 늘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늘어난 재고는 운송비, 창고비 등등의 추가 관리 요소를 불러옵니다.

수수료 구조를 정한다고 생각합시다. 15%의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개발합니다. 처음에는 예외 없이 시행됩니다. 그러다 영업력이 부족해지면서 예외가 생깁니다. 누구는 10%, 누구는 12%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때마다 새롭게 개발을 합니다. 어느 순간에는 수수료만 변경하면 모든 것이 바뀌도록 별도로 개발하는 경지에 다다릅니다.

그다음은 이렇게 개별 수수료를 책정한 사용자 그룹을 관리하는 것으로 리소스가 옮겨갑니다. 새로운 요구가 생겨납니다. 수수료만 바뀌는 것에서, 다른 것도 바꿔 달라는 요구가 들어요죠. 오는 요구대로 다 받아주면서 이제는 다른 부분도 수정해 주는 것을 또 개발하고, 관리하고, 정책화시키고, 매번 전략을 짜는 것으로 분화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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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보면 ‘상품의 고도화’라고 부를 수도 있고, 전략적 선택의 폭이 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덩치가 커지면서 필수적으로 변화하니까요. 하지만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 가지치기 없이 계속 일어나면, 벌인 일만큼이나 동시에 고도화를 해야 하는 리소스의 도전을 받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 리소스가 계속 투입되면서 커리어에 도움 안 되는 일을 잡고, 동기부여를 못 하는 동료를 만들고,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죠.

예외 자체를 만들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예외는 신중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중하지 않으면, 예외는 필수적으로 엔트로피 증식의 중심이 되니까요.

 

2. 수기

예외의 친구 중에는 ‘수기’가 있습니다. 자동화해서 일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일하지 않고, 재연성이 없는 수기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수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개발하거나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과만 보여주려고 시켜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죠. 지원받지 못해 실무자가 끌고 가니까 수기가 생깁니다.

하나의 수기는 또한 엔트로피를 여는 문이 됩니다. 오디언스 타겟팅(Audience Targeting)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런데 회사에서 아무런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아무나에게 해 보라고 합니다. 아무나 분은 엑셀로 고객 명단을 랜덤하게 추출해서 알림을 주거나 쿠폰을 보냅니다. 누구에게 보냈는지 손으로 엑셀에 옮겨서 저장해 둡니다. 그리고 누가 알림을 보았는지, 쿠폰을 사용했는지 엑셀로 손으로 붙여서 기록합니다. 이런 일을 할 때마다 담당자는 손으로 고객 명단을 내리고 붙이는 작업을 오류가 없다는 가정하에 수행합니다.

일을 하나 수기로 시작한 것일 뿐인데, 일이기 때문에 성과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일이 필연적으로 따라붙습니다. 수기는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시스템 하나 도입하면 버튼 하나 누르는 걸로 끝날 텐데, 사람이 하다 보니 오퍼레이팅에만 몇 시간을 쓰게 됩니다. ‘하는데’만 시간을 쓰니 생산성을 올릴 힘은 없습니다. 여기에 분석을 추가로 하라거나 로그를 더 남기라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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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는 ‘예외적으로 긴급하게’ 시작하면서 시작됩니다. 당장 뭔가를 시작했습니다, 라고 보고를 하면 그만이니, 관리자는 거기에 투입되는 기본 리소스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를 못 하죠. 왜 힘들어하는지 생각도 안 하고 묵살하게 마련입니다. 정규직이 그런 일 하기 힘들면 기간제를 쓰거나 파견직을 써서 오퍼레이팅만 돌아가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닙니다. 이건 오퍼레이팅만 할 수 있게 갖추어진 시스템이 아니라, 기획부터 맥락까지 다 들어있는 하나의 수기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다음 사람은 비슷하게 모방도 못 해냅니다. 사람이 사라지면 조직의 노하우도 사라집니다. 어떤 조직이든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3. 과다

좋은 기획은 100%를 만들기 위해 3배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양에서 질이 나온다는 격언은 마치 근면성실하게 책상머리를 잡고 성공한 신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시간이 많다면 많은 안을 준비하고 여러 효과들을 검토하고 세계적인 레퍼런스를 양껏 넣어 그중에서 적용할 점을 백과사전으로 만들어 두어도 됩니다. 어차피 다 읽지도 못할 기다란 보고서를 만들어도 됩니다. 하지만 회사는 기본적으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서 성과를 만드는 총아입니다. 시간도 마찬가지죠. 무한맵이 아니니까요. 뭐든 과하게 준비하는 것은 다른 데 쓰는 시간의 기회비용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급하게 과다한 요구를 예정 없이 하는 상사는 모두의 예측 가능한 자원을 뺏아갑니다. 상사가 극 P이고 실무자가 극 T라면 최악의 조합이 벌어집니다. 일 잘하는 실무자가 매번 갑자기 떨어지는 무거운 업무에 정신질환에 걸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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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기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상황과 인프라를 고려해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스펙으로만 해결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사례는 아프리카의 깨끗한 물이 부족한 곳에 간단한 정수 처리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회사도 그렇습니다.

내일까지 갑자기 해야 하는데 오늘 엄청 많은 세부 스펙으로 준비하라고 하거나, 오늘 밤에 의견을 덧붙일 건데 전에 없던 내용이거나 처음과 다른 방향으로 지시합니다. 충동적이고 과다하죠. 제가 아는 이런 관리자들은 대부분 최악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치며

‘예외, 수기, 과다’는 조직이 힘을 써야 할 때 쓰게 만들지 못하고, 에너지를 축나게 만들고, 잠재적인 동기 부여를 감소하게 만드는 원흉입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 지시하는 일, 나누는 일이 세 가지 중 하나가 아닌지 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예외를 만들고 있는가, 수기를 조장하는가, 과다한 요구는 아닌가. 상식적인 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아직 우리에게 더 나은 일할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겠죠.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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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 https://ppss.kr/archives/267406 Fri, 08 Nov 2024 02:34:53 +0000 http://3.36.87.144/?p=267406 본의 아니게 몇 달간 무수한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부터 사업 기획, 마케팅 관련 직무까지 여러 분야의 면접관으로 참여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많은 면접을 짧은 기간 본 적이 없어 피로하고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목적과 패턴을 이해하면서 보다 수월하고 명확하게 면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면접을 지원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기 나눌 이야기들이 생각났습니다.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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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는 당신이 마음에 든다

어지간한 추천서를 들고 온 게 아니라면, 면접관은 서류 심사를 마친 후 당신이 마음이 들기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입니다.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면접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무척 중요한 사실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뜻이죠.

면접관은 본인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서류를 꼼꼼하게 본 후 떨어뜨립니다. 그러니 면접에 참여한 이상 유력한 후보라는 생각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진행할 면접의 방법도 명확해집니다. 마음에 들었던 서류의 내용을 공감 가도록 자세히 말하는 것이죠. 회사 대외비가 아닌 수준에서 어떻게 그걸 기획했고 생각했는지, 그중에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인지, 능동적으로 한 내용과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말한다면 사실 면접관은 알고 싶은 것을 다 들은 셈입니다.

몇십분 안에 누군가를 알고 판단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면접은 말 잘하는 사람이 유리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면 모든 실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서류에 제시한 프로젝트와 경험의 꼼꼼한 프로세스와 생각을 공유할 때 실력은 검증되고 물음표는 확신으로 바뀝니다.

 

한 마디 더 말하자

단답형으로 말하고 두괄식으로 말하는 게 회사 생활에 보통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거나 배경이 너무 복잡하면 미괄식으로 이야기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결과가 부정적이라면 그 속에서 얻게 된 것을 알리기 위해 배경 설명은 더 길어집니다.

면접은 이 디테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끔 실력 있는 지원자가 너무 단답형으로 말해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한 일과 성과 정도 말했으면 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사실 면접관은 환경이 바뀌어도 그렇게 일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과정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러므로 적당한 서술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배경이 어떠했기에 이런 고민이 나왔고, 그 고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에 대한 과정은 깊이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 중 지원자가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면접관은 보게 됩니다.

특히 기획적으로 생각하는지, 영업적으로 생각하는지, 혹은 데이터 기반으로 일하는지, 감각의 원천을 어디서 얻는지 등을 봅니다. 면접관이 있는 조직이 지향하는 바가 맞는지도요. 이 과정에서 서로의 사고를 교환하게 됩니다.

더 궁금한 게 있다면, 면접관이 더 상세한 질문을 통해 알려고 할 것입니다. 상세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은 보다 더 상세히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이크는 나에게 있다. 한 마디 더! / Image by freepik

 

당신의 성향까지 알기는 어렵다

모든 회사가 문화적으로 맞는 사람인지 봅니다. 대단한 실력자가 아닌 다음에야 함께 일하고 같이 고민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당연하기에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검증하는 항목은 대부분 회사에서 있습니다. 조금 큰 회사는 아예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검사들도 진행해서 면접관이 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면접관은 이를 토대로 약점이 정말인지 질문을 하게 되죠.

하지만 불과 몇 개의 질문으로 이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전부 파악하기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특히 상식선에서 대답하면 대부분 알기 어렵습니다. 극단적인 대답만 피하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실무와 관련 없는 질문이 나올 때는 뻔한 대답을 하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부분은 어차피 일을 같이해 보며 극한의 업무 상황에 놓일 때 진정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검사로는 알기 어려울뿐더러 누구나 극한으로 가면 어느 정도는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흥분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발언을 면접 자리에서 흘리면 아주 쉽게 떨어지게 될 겁니다. 무난하게 말하면 이 부분은 대부분 통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하기 싫은 가치관의 대답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에 미쳐 있다’든지, ‘돈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일의 본질만 중요하다’는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해야지만 통과가 되는 회사는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습니다. 이런 회사는 입사 후 한 주만 지나면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고 커리어는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가치관은 자기 목소리를 흥분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꼭 질문해야 할 것

저는 오히려 면접이 정보 불균형 상태에 놓인 회사와 직무를 그나마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1차 면접에서는 서로 생각하는 직무가 맞는지 질문해서 알아냅니다. 1차 면접관은 함께 일할 실무자들이니 이 부분이 맞는 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면접자가 질문할 소중한 기회의 시간을 날려서는 안 됩니다.

물어보십시오. 뻔한 명사로 구성된 직무의 명칭이 정말 그것이 맞는지 물어보십시오. 내가 생각하는 바와 어떻게 다른지, 대략적인 조직의 규모는 어떤지, 분위기 등은 어떤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고 합격을 하게 되면, 처우 협상 시 많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 불리함과 두려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질문을 해도 되나?’라는 고민은 넣어두세요. 무례한 내용이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질문하는 면접자를 면접관은 더 적극적인 분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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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회사는 한 번 본 사람에게 다시 면접의 기회를 단시간에 주지 않습니다. 시일이 지나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이 사람이 그때보다 확실히 달라졌을 시간과 배경을 보고 나서는요.

그러니 가고 싶은 회사의 면접을 보기 전에, 자신감을 갖고 최대한 상세하게 본인의 생각을 말하세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직무가 내가 생각하는 바와 맞는지 꼭 확인하는 시간을 편한 마음으로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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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치킨 메뉴는 왜 그렇게 자주 나올까?: 신규 고객 확보의 중요성에 대하여 https://ppss.kr/archives/267394 Wed, 16 Oct 2024 03:49:54 +0000 http://3.36.87.144/?p=267394 왜 비싼 IP로 신제품을 만들까

작년에 많은 피자 브랜드에서 포켓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피카츄 얼굴 모양의 피자부터 몬스터볼 모양의 디테일이 있는 피자까지.

굳이 로열티를 더 지불해야 하는 포켓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이유는 피자를 먹는 고객 중 어린이들이 많으니 더 많은 매출을 유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기존에 해당 브랜드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이 이 마케팅 때문에 더 자주 주문을 해서 단위 기간 주문이 늘어나거나, 같은 주문이라도 콜라보레이션 메뉴가 가격이 더 높아서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매년 이런 제품이 나옵니다. (출처 : 뉴시스)

하지만 그런 이유 외에도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 고객의 관심 밖에 있던 브랜드가 영상 광고에서 누구나 아는 연예인을 모델로 써서 관심을 받는 것처럼, 새로운 IP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기존에 해당 IP에 관심 있던 고객을 우리 주문 고객으로 만들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프로모션 이후 주문을 분석해 보면, 기존에 주문 이력이 없던 고객들이 새롭게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제품은 다음 방향의 메시지다

플랫폼이 커머스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강력한 브랜드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플랫폼이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통해 더 싸고 더 빠른 것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어느 카테고리든 저가 및 필수품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고객은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마릅니다. 차별적인 가치를 제시하는 것은 모든 플랫폼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유니크한 고객을 얻은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 됩니다.

PB 제품 역시 차별화된 상품을 제시하면서 이익을 안겨주는 신제품 중 하나입니다 (출처 : SSG.COM)

많은 브랜드가 가격 싸움으로 고객에게 할인 경험만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마진을 떨어뜨리고 브랜딩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끊을 때에는 순간적으로 많은 주문 수 감소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지나야만 바른 방법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할인을 유지하면서 브랜딩을 유지하려면 강력한 품질이 있어야만 합니다. 신메뉴는 할인 경험을 멈추고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비할인적 브랜딩 방법입니다. 

어떤 신메뉴를 내놓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가 달라집니다. 이렇게도 바꾸어 보고 저렇게도 변형해 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는 본질과 다른 메뉴를 잔뜩 만들기도 합니다. 핵심 고객이 이탈하죠. 그래서 다시 예전에 강력한 아이템을 복각해서 핵심 고객을 다시 모으고자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늘 같은 메뉴로 오랫동안 고객을 붙잡다가 인기가 시들해진 브랜드, 처음부터 실험적인 브랜딩을 선보였던 브랜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메뉴를 내놓으면서 브랜드를 과거에서 탈피시키고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고객에게 메시지로 내놓습니다.

 

준비된, 신제품을 통한 성장

신메뉴는 새로운 고객층을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획득한 신규 고객은 잔존하는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메뉴 자체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마라 맛 버거를 출시한다고 합시다. 기존에 해당 브랜드를 주문한 경험이 없던 고객이 마라 맛 버거를 주문해 봅니다. 하지만 마라 맛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아무리 맛있는 마라 맛 버거를 판매하는 브랜드라고 해도 이 고객은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마라 맛 버거를 주문한 고객이 이 브랜드의 핵심 메뉴를 다시 주문하게 만들어서 습관성 주문 고객이 되도록 리타겟팅(re-targeting)해야 합니다. 혹은 마라 맛 버거의 인기가 시들해지기 전 트렌드를 반영한 다른 버거를 빠르게 출시해서 트렌디한 것을 좋아하는 고객을 사로잡는 방법이 있겠죠.

사진: UnsplashGabe Pierce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매번 트렌디한 메뉴를 만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적합한 품질 유지, 수많은 광고 비용 집행 등의 부담이 따르니까요. 새로운 메뉴의 단가가 높아서 새로운 이익을 많이 만든다고 해도, 확률적으로 확률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죠.

따라서 트렌디한 메뉴를 계속 내놓는 것과 함께 이 브랜드의 기존 핵심 메뉴를 이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검증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외식 브랜드들이 새로운 메뉴에 많은 광고비를 들이지만 고객 이탈은 대비하지 못해 몇 달 뒤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분이나, 트렌디한 의류 라인업을 내놓지만 해당 제품군 외에는 늘 입을 수 있는 중저가 상품군을 갖추지 못한 의류 브랜드 모두 새로운 아이템을 통한 성장의 모멘텀을 연속성 없는 전략으로 스스로 날리고 있는 셈이죠.

 

신제품의 타겟 고객

그렇다면 누구를 신규 고객으로 타겟팅 해서 신규 아이템을 기획해야 할까요? 브랜드 주문의 주력 고객층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브랜드 주문의 주력층이 누구인지 모르면 항상 이 브랜드의 메시지를 듣는 고객과 다른 고객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 메시지를 효과를 갖지 못합니다.

다시 외식 브랜드로 돌아와 봅시다. 40대 가장이 주로 주문하는 치킨 브랜드에 10대 입맛의 신제품을 내놓으면 낡은 브랜딩을 쇄신하는 멋진 전략이 될까요? 아닙니다. 40대가 좋아할 수준으로 10대 트렌디 메뉴를 변형해서 수요를 넓히는 것이 더 낫습니다.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찜닭을 판매하는 것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를 바라보는 고객층은 누구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핵심 고객의 주변 고객층을 신메뉴를 통해 우리 고객으로 만들고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브랜드 볼륨 확장의 좋은 방법입니다.

치킨 브랜드가 비슷해 보여도 핵심 고객층의 성별과 연령, 지역이 다른 브랜드도 있습니다 (출처 : 공정위 ’21년 자료)

50대 여성 의류 브랜드 역시 20대 여성 라인업을 내놓지 않습니다. 다만 신제품으로 20대에서 유행한 컬러나 핏, 패턴을 50대가 소화할 수 있게 변형한 일부 라인업을 실험적으로 내놓을 뿐이죠. 그렇게 해서 40대 후반 여성 고객이 신규 고객으로 진입하면, 브랜드는 연령층을 넓히려는 일부 시도를 성공적으로 한 셈이 됩니다. 혹은 연령이 아닌 가격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핵심 고객층 기준을 설정하고 인근 고객을 확장하는 신규 아이템 개발을 도모할 수 있죠.

전제는 우리 핵심 고객층이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핵심 고객층이 있다면 서브 고객층이 있고, 이탈한 고객의 프로파일링이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를 쇄신하게 만드는 새로운 아이템은 어디에서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브랜드를 할인에서 구하고 고객층을 늘리는 좋은 사이클을 만드는 대상을 지정하고 이에 맞는 개발을 진행하고 피드백한다면 실험을 통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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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이던 직원이 하는 일만 하게 된 건에 대하여 https://ppss.kr/archives/262460 Fri, 28 Apr 2023 04:54:14 +0000 http://3.36.87.144/?p=262460 신입으로 일을 시작하거나 이직을 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배를 가게 되면 생존 본능과 의욕, 신선한 관점이 결합되어 의욕을 갖게 됩니다. 이전까지 알고 있던 기술과 트렌드로 지금 하는 일을 바꿔보거나 새로운 것을 제안하죠. 초반 얼마간의 시간 동안 보통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을 다합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혁신적이던 직원이 어느 순간 하는 일만 하는 사람으로 남는 것을 보게 되었죠. 여전히 의욕은 있더라도, 어느 순간부터 결과물 자체는 늘 같은 것을 돌릴 뿐입니다.

 

늘 사람을 갈아 넣는 회사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위로부터만 일이 내려오는 꽉 막힌 문화, 혁신적인 직원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부족, 회사의 자금 부족, 동료들의 텃세, 사일로가 심한 환경으로 인한 업무의 중단 등. 사실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나누고자 하는 이유는 이와는 조금 다른 ‘사람을 갈아 넣어 일하는’ 구조에 대한 것입니다.

‘사람을 갈아 넣어 일한다’는 것은 생소한 단어가 아닙니다. 아무리 기업문화가 우수한 회사라고 해도, 어느 시점에서는 기업 문화와 상관없이 사람을 갈아 넣는 프로젝트가 생깁니다. 워라밸이 장점인 회사이지만 회사가 급한 상황에는 갈릴 수도 있는 게 보통의 회사입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 나누고자 하는 회사는 ‘늘 갈아 넣는 회사’입니다.

늘 직원이 갈리는 회사는 사실 성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회사가 성장해서 일이 많아져서 한 명이 부담해야 할 업무량이 늘어나서 갈릴 수도 있지만, 경험상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안 좋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일이 많이 생겨나고 일이 쌓이면서 갈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일이 늘어나는 것은 조직의 성향이며, 특히 조직 리더의 성향이기도 합니다.

작가 upklyak / 출처 Freepik

혁신적인 직원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이런저런 제안을 하고,야근도 불사해서 결과물들을 구현하고 공유하는 직원은 초반에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이 직원이 보기에는 의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요즘 트렌드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데 왜 아직까지 하지 않았지? 하지만 곧 알게 되는 겁니다. 다들 하는 일만 하는데도 야근을 하는 이유를 말이죠.

일이 계속 쌓여가는 것입니다. 한 가지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면, 곧 개발에서 운영으로 바뀝니다. 새로운 것을 하나 만들면 정기적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봅시다. 현황을 보기 위한 대시보드를 만들어서 기존에 설명할 수 없었던 지표들로 현상을 명확히 분석하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그 대시보드는 그 사람이 운영해야 합니다. 제안한 사람이 운영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일이 늘어나겠죠.

그 일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이라면, 같이 할 사람을 채용하거나 조직을 키우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죠. 상식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늘 상식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왜 회사는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가?

첫 번째, 혁신적인 직원이 한 일을 회사에서 너무 작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존과 다른 방식의 혁신은 맞는데, 기여하는 매출은 작고 비주력 사업이라면 이런 경우가 생기죠. 전체의 TO가 막힌 상황에서 이 직원을 위해 채용을 늘리는 일은 드물기에, 혁신적인 직원은 만든 일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상당한 리소스가 고정적으로 들어갑니다.

두 번째, 같이 할 만한 역량이 주변에 없다면 혼자 안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성과를 냈다면, 그 일을 나눠하기 위해서는 주변 동료들이 비슷한 역량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동료를 찾지 못한다면, 이 직원은 혼자 만든 일에 치이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공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에너지가 바닥난다면, 결국 바닥에 가라앉고 만다

이미 만든 혁신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운영은 버거운 일로 다가올 겁니다. 그때 만든 게 한 번만에 잘 적용되리라 생각한다면 혁신은 계속될 수 없습니다. 자동화하기 위한 투자, 고도화하기 위한 자금과 시간의 지원이 필요할 때인데 말이죠.

작가 partystock / 출처 Freepik

어느덧 혁신적인 직원은 지금까지 만든 일을 운영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을 쓰게 되었습니다. 원래 하려고 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다 하지도 못했는데, 구현할 시간은 전체 주간 리소스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었죠. 슬슬 현실에 안주할 때가 되었습니다. 평가와 보상은 일시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에너지가 바닥났다면 그마저도 사라지게 되죠.

 

리더는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다시 리더의 성향으로 돌아옵니다. 일을 벌이는 리더, 호기심이 많아서 질문이 많은 리더, 리소스 관리를 못 해서 늘 급하게 뭔가를 달라는 리더는 혁신이 실무에서 왜 사라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략은 선택과 포기, 집중을 의미합니다. 혁신적인 일을 하고 있는 직원이 있다면, 혁신적인 것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원 배분을 하는 게 리더의 역할입니다. 리더의 고민을 급하게 내려버리면 혁신은 설 공간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혁신이 사라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혁신적이며 학습과 성장에 매달리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지쳐 있습니다. 지금 돌리는 일을 더 힘들게, 더 자주 돌리는 일에만 천착하다 보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조직 전체는 번아웃되어 버립니다.

 

문제와 해결책 모두 한 과정 속에 숨어 있습니다. 내가 일하는 조직은 어떻습니까? 왜 몇 달 전만 해도 혁신적이던 직원이 지금은 과묵해진 걸까요? 왜 우리는 늘 같은 결과물만 돌리게 된 걸까요? 답은 우리의 주변에 있을 겁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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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결국 누구나 새로운 사업 매니징을 요구받게 된다 https://ppss.kr/archives/261865 Mon, 13 Mar 2023 03:26:15 +0000 http://3.36.87.144/?p=261865 프로 스포츠에서 다음 시즌 선발로 나올 선수를 맞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직전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지출을 하고 데려온 선수는 어떻게든 다음 시즌 선발로 시작하게 됩니다.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일단 써야 하죠. 설령 감독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몇 경기 뛰고 난 다음에야 여러 이유를 대고 선발에서 내려옵니다. 그전까지는 많은 기회를 보장받는다는 것이죠.

이 정도 받으면 일단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커리어 역시 그렇습니다.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상, 우리는 누군가에게 가치를 평가받고 연봉으로 환산받게 됩니다. 좋든 싫든 연봉은 현재 직장에서 나를 생각하는 수준이며, 가장 객관적인 지표입니다.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연령, 회사, 심지어 직업도 다르지만 하는 일의 성격이 비슷해지는 것이죠. 바로 새로운 방식을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이 역할은 영향력이 너무 큽니다. 회사 사업 구조와 여러 사람의 커리어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비싸게 주고 고용합니다. 외부에서 온 경력직이 아니라고 해도 계속 그런 역할을 강요받게 됩니다.

경영 기획을 하는 사람은 신규 사업에 대한 손익을 매니징해야 하고, 개발자는 여러 주니어 개발자들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듭니다. 데이터 분석가는 기존에 하지 않던 방식의 데이터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야 하고, 영업 담당자는 새로운 영업 채널을 뚫어내는 역할을 팀으로 수행합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결국 커리어의 방향성은 모두 비슷해지는 것이죠.

 

업무의 4가지 진화 단계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 사분면과 같습니다.

커리어의 시작을 A, B, C 어디서 하는지는 다르지만, 결국은 D의 역할을 강요받게 된다는 점이죠. 내 몸값이 오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연봉이 올라갈수록 D가 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커리어가 사다리 형태가 아니라 정글짐 형태를 띠더라도 그렇습니다.

A. 많은 사람이 일하는 회사에 처음 주니어로 입사하면 A 같은 역할을 맡게 됩니다. 기존 사업에서 기존 방식을 기능적으로 빠르게 수행하는 일이죠. 손이 빠르고 도구를 쓰는 스킬이 뛰어나면 주목받게 됩니다. 나만 잘하면 인정받죠. 영업을 하더라도, 기존의 방식을 조금만 바꿔서 잘 해낸다면 인정받습니다.

B. 시간이 지나면서 A에서 B로 커리어의 방향이 이동되는 시점이 옵니다. 기존에 내가 하던 것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는 식이죠.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혁신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잘하니까 옆 사람을 봐주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상사의 모습이죠.

하던 일을 하던 대로 관리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일을 혁신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직할 곳이 적어지고 시장의 평가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C. A 업무를 하다가 조직을 이동하면서 C의 역할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기존 직무의 스킬 셋을 활용해서 신규 사업을 하거나, 기존 스킬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기획자, 개발자, 분석가 등 다양한 직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사업에서 다른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고 새로운 기법을 적용하면서 일을 점진적으로 바꾸고 직무와 조직의 성격도 재정의하는 타입입니다. 물론 리스크는 있습니다. 잡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잡부는 혼자서 여러 일을, 사람을 통하지 않고 몸으로 방어합니다. A를 수행하며 한 가지 스킬에서 탁월함을 보여줘서 C가 되었는데, 새로 이것저것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신규 조직에 사람이 부족하기에 여러 역할을 강요받기도 합니다. 높은 리스크를 가진 상태에서 높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죠.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경우 대개 그렇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일하는 조직에서 잡부로 남는다는 것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커리어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회사든 결국 D의 방향성을 요구하게 된다

잡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D로 옮겨가야 합니다. A단계에서부터 가장 탁월했던 스킬 셋 하나를 유지하면서, 다른 분야는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D로 옮겨가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B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D로 급진적으로 변화해서 연착륙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럴 상황도 많지 않습니다. B는 끓는 냄비 속에 있을 거니까요. 하지만 B에서 어느 순간 뭔가 풀리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역량을 기준으로 업무 분배와 자율에 기반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좋은 D로 향한다는 것은 좋은 방향성을 항상 다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D는 콘셉트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스킬만으로는 할 수 없는 부분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같은 지표를 놓고, 기계적으로 지표가 늘어나니까 거기에만 더 집중하자는 것은 콘셉트가 아닙니다. 데이터 안팎의 정보를 모두 고려해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것이 방향성의 핵심이죠.

A, B, C에 있는 상태라면 D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일하면서 만들어 봐야 합니다. 직무와 상관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어딜 가든, 회사는 D의 역할을 요구합니다. 스킬적인 업무는 저렴한 비용으로 하고, 더 많은 사람의 스킬적인 능력을 키우는 게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라 회사는 생각합니다. 또한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역할이 아닌 새로운 돈벌이를 만드는 것이 비용 대비 산출물이 높은 일이라 생각하기에, 어느 조직이든 D 역할을 요구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의 나는 커리어의 여정 중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다음 단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좋을지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실제 업무에서, 경력 기술서의 키워드에서 잘 찾아내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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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1년처럼 일한 사람 https://ppss.kr/archives/256908 Wed, 14 Sep 2022 03:23:00 +0000 http://3.36.87.144/?p=256908 나도 모르게 ‘고인물’이 되고 있지는 않나요?

지인의 회사에서 경영자가 관리자들을 1:1로 면담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 명씩 만나보면서 향후 경영자로 맡길 자질이 있는지 검토하는 자리였는데요, 지금까지 입사해서 한 일을 써내면 그걸 토대로 질문하고 답하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한 관리자가 그 자리에 들어와서 경영자에게 지금까지 회사에 들어와서 10년간 한 일을 쭉 설명했는데요. 직설적인 것으로 유명한 경영자는 다 듣고 한마디 했다고 합니다.

10년을 1년처럼 일하셨군요.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일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것을 말한 것인지 헷갈렸다고 하군요. 경영자는 직설적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고 합니다.

같은 일을 같은 방법으로 거의 10년 동안 하신 거네요. 이제 다른 일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회사 일이 머릿속에서 쭈욱 스쳐 지나갔습니다. 한 분야를 깊게 알고 저만의 철옹성을 쌓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지만, 정작 새롭게 무언가를 한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 관리자는 다음 단계의 직책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출처: Freepik

주변을 돌아보면 10년을 1년처럼 일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같은 일을 비슷한 방식으로 오랫동안 일한 것이죠. 도메인 지식은 많이 알고 발언력도 크지만 정작 그 시간만큼 발전하지는 못한, 그런 ‘고인물’이 되는 것 말이죠.

고인물이 되는 것은 두려워하고 싫어하면서도, 나이에 상관없이 고인물이 되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더 나은 방법, 새로운 시도를 해보지 않는 것이죠. 여러 이슈를 쳐낸 것을 발전 혹은 성장이라고 정의하기에는, 그저 같은 기계에 다른 재료를 넣은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기계를 계속 발전시켜 전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인데도 말이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커리어를 정기적으로 되돌아보자

‘고인물’을 비단 한 직장에서 오래 다닌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한 직장에서 스스로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은 분명 있으니까요.

제가 추천드릴 수 있는 ‘고인물’이 되지 않는 방법은, 뻔하게도 이력서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업데이트하는 목적 말고, 자신을 회고하는 목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것이죠. 중요한 포인트라면, 프로젝트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투여된 스킬 셋을 함께 정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다이어리에 별도의 페이지를 할애해서 월별로 진행한 일과 거기 투입된 스킬 셋을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프로젝트를 정리했다고 쳐 보죠.

22년 10월 OOO 쿠폰 상품 론칭 : 성과……

이렇게 정리하고 나면, 반드시 거기에 스킬셋을 함께 기재합니다. 예시는 이렇습니다.

AAA사 사례 케이스 스터디 이후 쿠폰 발행에 데이터 분석 기법 △△△를 적용하여 기존 레퍼런스 대비 ……에서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음.

이렇게 프로젝트와 스킬 셋을 함께 정리하면, 같은 스킬셋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하면서 넓게 경험한 것을 성장으로 오인하는 착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반기나 한 해를 돌아보며 자신의 스킬셋을 평가하는 회고를 할 수도 있고, 더 나은 나를 위한 배움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배울 게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출처: Unsplash

10년을 10년처럼 일하는 게 당연한데, 사람은 늘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합니다. 야근이 많으면 어쩔 수 없기도 하고, 삶이 바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삶은 길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통해 커리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있을 때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봅시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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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단계를 알면, 회사 일을 빠르게 해낼 수 있다 https://ppss.kr/archives/254796 Mon, 27 Jun 2022 01:56:54 +0000 http://3.36.87.144/?p=254796 저는 회사 일을 빨리합니다. 속도가 더 빠른 회사로 옮겼을 때 속도가 느릴까 봐 걱정도 했었지만, 역시 빠르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빠른 만큼 손해 보는 것도 있습니다. 빠르게 일한다는 건 디테일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좁게 만드니까요. 명확한 줄기를 따라서만 일을 하게 되죠.

직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근래에는 빠르게 일하는 게 완벽하게 일하는 것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해 보고 다시 수정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빠르게 일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의 과정을 몇 가지로 나누어서 각 단계를 명쾌하게 설계하는 것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을까요?

문제 정의 – 자료 확보 – 분석 – 대안 도출 – 공유 – 피드백

영업 활동도, 데이터 분석도, 지식을 팔아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러한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각 단계를 어떻게 꾸릴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돌리는 것도 일의 속도를 올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면 각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문제 정의

일의 전부입니다. 가장 어렵고, 중요하고, 파급력이 큽니다. 문제는 고객이 갖고 있는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일을 던진 사람이 고객이기도 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고객이기도 합니다. 이 고객에게서 정확한 문제를 찾아내는 게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문제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 어디에 쓸 건지
  •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지
  • 과거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 문제에 대한 고객의 생각은 현재 어떤지

많은 배경 정보를 가져올수록 뒤에 할 일이 명확해집니다. 앞으로 말씀드릴 단계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그려지겠죠.

 

2. 자료 확보

중요합니다. 패가 많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양에서 질이 나온다는 것은 어디에나 적용되는 좋은 격언입니다.

인터뷰를 하든, 케이스를 가져오든, 데이터베이스에서 조건부로 꺼내오든 자료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수긍할 만한 것들을 많이 모으는 것입니다. 이후의 귀납적 추론을 위해 나의 인풋을 자료 확보에 쏟아야 하죠.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이 각광받으면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느냐가 논리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평소에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이 있는지 많이 파악해 두는 게 경쟁력입니다. 보던 자료만 참고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대체 가능한 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3. 분석

분석이라고 해서 꼭 어려운 것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와 비교해서 문제가 어떤 상태인지 고객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규명하면 됩니다. 지난 경험과 비교할 수도, 다른 카테고리와 비교할 수도, 비슷했던 케이스와 비교할 수도, 패턴을 찾아서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분석이 분석으로 그치는 것입니다. 분석하면서 5분마다 문제를 다시 생각하십시오. 그래도 분석이 안 된다면, 분석하기에는 자료가 충분치 않거나 제대로 된 분석 방법을 모르는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 공부를 하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어떤 분석을 하든, 분석은 한두 줄의 명확한 결론이 나와야 합니다. 가장 효과가 크고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보통 결론입니다.

 

4. 대안 도출

지식이 없으면 대안은 나올 수 없습니다. 대안은 결국 일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입니다. 평소에 공유된 문서를 읽어보면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누구는 어떤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지, 누구는 지금 전략적으로 무엇에 집중하고 포기하는지 생각하면서 분석의 결론을 실행으로 연결시키는 지점을 찾아 베팅해야 합니다. 물론 하나의 대안으로만 외길을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이것, 저럴 때는 저것이 좋다는 방향도 모두가 수긍할 여지를 만듭니다. 새로운 영업을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돈을 어디에다 쓸 것인지, 사람은 어디에서부터 집중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생각은 잠시 쉬고 있을 때 불쑥 떠오르기도 합니다. 기록하면 됩니다.

 

5. 공유

공유는 문화입니다. 그래서 회사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기존에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왔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일정한 패턴을 파악했다면 그 방식대로 일하면 됩니다.

일의 종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자료를 보면서 설득해야할 수도, 더 간단히 언급하면서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문제를 의뢰한 고객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빨리 진행 가능한 영역입니다.

 

6. 피드백

피드백은 평소에 하는 것입니다. 다 끝나고 회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실행하면서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두는 게 좋습니다. 기록을 하면 피드백이 쉬워집니다. 더 짜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정리하며

출처: Freepik

이 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면, 문제 정의 단계에서의 뉘앙스를 더 빠르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는 어떤 대안을 선택했는지 취사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분석에 걸맞는 적정 기술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공유는 친할수록 더 잘됩니다. 피드백은 습관이고요.

물론 일이 너무너무 많으면 힘들어집니다. 일을 단계로 나누기 어려워지고, 멘탈도 무너지기 때문이죠. 이 단계에서는 어떻게 일을 해결해야 하는지 알아도 의지가 없는 조직과 동료를 만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서버가 느릴 수도 있고, 문제를 이상하게 던지면서 필요한 배경도 설명해주지 않는 동료가 있고, 무한 루프를 돌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대부분 그렇죠.

하지만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일을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짚어오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데이터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데이터를 확보해야겠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자료를 확보하는 대신 리서치로 바꾸어서 외부 자료를 보는 수밖에 없다는 걸 빠르게 인식하고 태세를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거들뿐입니다. 많은 이론들에서 단계를 만드는 건, 일을 숙달하는 데 편하기 때문입니다. 막막한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다면, 조금이나마 도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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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 출신이라는 꼬리표 https://ppss.kr/archives/254090 Fri, 13 May 2022 01:09:12 +0000 http://3.36.87.144/?p=254090 1.
출처: 프리픽

성장에 가장 중요한 말이자 방해가 되는 게 ‘어떤 회사 출신’이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회사를 몇 년간 다니면서 무슨 일을 한 게 커리어에서 무시할 수 없는 무기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 회사를 안 다녀본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출신이니까 성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산업에서 대표적인 기업을 다녀보았으니까 영업망도 넓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 탁월할 거야.

아무래도 거기 출신이 일을 잘한다고 하니까 이 사람도 잘하겠지.

이런 ‘후광 효과’는 어떤 회사 출신이라는 데 자부심을 갖게 만듭니다. 사실 그 회사를 다닐 때는 생기지 않던 자부심이 나와서는 생기는 이상한 일도 벌어지곤 하죠. 보통은 전 직장의 경험이 필요한 직장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지나간 과거가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회사가 싫어서 회사를 떠나는 것과 지난 회사에서 배운 것을 써먹는 것은 다른 거니까요.

 

2.

제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도 전 직장에서 배운 것을 쓰면서 커리어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만나면 전 직장이 싫어서 떠났는데, 막상 몇 년 지나서 만나봐도 같은 프레임으로 대화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을 처리할 때 반드시 인터뷰를 프로세스에 넣어야 하는 사람, 보고서에 꼭 헤드 메시지에 숫자를 넣어야 하는 사람 같은 건 애교 수준입니다.

시장을 구분하는 프레임, 직원의 성향을 구분하는 프레임같이 꽤 중요한 사고의 기준도 그대로입니다. 그런 걸 보면, 사람 잘 안 바뀌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분류하고 예측하는 방식은 한 번 흡수되면 은근히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성장이 멈추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면 높은 확률로 생각하는 방식도 그대로일 것입니다. 개발자 한 명을 만나도, 분석가 한 명과 만나도 변화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지난달에 이야기하던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이 계속 공부하고 있고 배운 걸 적용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습니다. 로드맵은 어떻게 단계를 구성해야 하는지, 포지셔닝을 만들 때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늘 달라져야 합니다. 계속 생각의 프레임이 같다면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것이죠. 하던 대로 하는 게 늘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영원한 법칙 같은 건 없는 커리어에서 혼자만 영원한 것을 주장하고 있다면 곧 더 낮은 레벨로 글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에서 일하느냐’는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푸는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각은 놓여 있는 환경에 따른 전략에서 비롯되기에 계속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3.

그 회사 출신들을 만나보면 대체로 이렇더라.

이 말은 어떻게 보면 그 회사 문화 안에 갇혀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성장에는 회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눈과 노력도 중요하니까요. 같은 회사에서 온 분들을 만나봐도 어떤 사람은 유연한 반면 어떤 사람은 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그럴 확률이 크죠. 어떤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같은 프레임, 레이아웃, 프로스를 말하기도 합니다.

출처: Unsplash

다 내가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냥 그 사람으로서 계속 성장하면서 인정을 받을지, 아니면 그저 한결같은 사람으로 출신으로 먹고 살 지는 큰 그림을 그려 갈 내가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최근에도 어디서든 변함없는 분들을 보면서 이게 알게 모르게 무서운 일이이란 걸 느끼는 김에 씁니다. 메타인지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메타인지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인지 이상의 것’을 의미하며, 인지에 대한 인지를 가리키거나, 보다 비격식적으로는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것을 의미한다. (중략) 메타인지에는 학습 기술, 기억력 및 학습 모니터링 능력과 같은 자신의 사고 과정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포함된다.

  • 출처 : 위키백과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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