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Mon, 07 Jul 2025 03:37:36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JMW는 어떻게 ‘헤어드라이어’ 시장을 사로잡은 강소 브랜드가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69793 Mon, 07 Jul 2025 03:24:07 +0000 https://ppss.kr/?p=269793

헤어드라이어가 고민이시면 무조건 JMW 것으로로 사세요.

‘JMW’라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헤어샵에서였습니다. 헤어드라이어를 새로 사려고 하는데 선생님 쓰시는 게 좋아 보인다고 했더니 고민 없이 본인의 헤어드라이어를 알려주셨습니다. 헤어쪽 일을 십 년 넘게 하면서 여러 브랜드의 헤어드라이어를 써봤지만, 이 녀석을 따라가는 헤어드라이어가 없다는 말씀과 함께 말이죠.

그 후로 수영장, 헬스장, 여행 숙소 등에서 머리를 말릴 일이 있을 때면 드라이어 브랜드를 유독 살펴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많은 곳이 JMW 헤어드라이어 제품을 사용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이미 JMW 헤어드라이어는 유명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헤어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드라이어’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중고 거래 ‘당근’에서는 JMW 헤어드라이어가 중고로 나오면 번개 같은 속도로 ‘예약 중’이 된다는 지인의 코멘트도 있었죠. 헤어 디자이너 커뮤니티 ‘헤어쟁이들의 좋은 만남’에서는 헤어드라이어 추천 부탁 글에 JMW 헤어드라이어를 추천하는 댓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헤어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한 ‘JMW 헤어드라이어’

그리고 고객의 투표로 뽑는 ‘2024 올해의 브랜드 대상’시상식에서 헤어드라이어 부문으로 7년 연속 수상 중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만큼은 JMW가 고객의 선택을 받는 ‘팔리는 브랜드’였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직원 5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 어떻게 헤어드라이어 시장을 석권했는지 말이죠. 그 이유를 주관적인 관점으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JMW는 어떤 브랜드일까

JMW는 2004년에 설립되어 20년 차에 접어든 중견기업입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통해 이미용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것’이 JMW의 브랜드 미션이죠. 주력 제품은 헤어드라이어·고데기 등의 미용 소형 가전과 헤어샵에서 주로 쓰는 디지털펌기·세팅펌기 등의 미용 대형 가전, 그리고 샴푸·컨디셔너·컬 크림과 같은 헤어케어 제품입니다. ‘헤어’ 하나에 집중해서 찬찬히 제품군을 넓혀왔죠.

이미용 산업의 발전을 미션으로 이미용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JMW

실적도 좋습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정규 직원은 50명에 불과한데 한 해 매출은 450억 원에서 500억 원을 넘나듭니다. 영업 이익은 한 해 100억 가까이 올리며 20%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리기도 하죠. 더 놀라운 것은 JMW는 모든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제조·생산·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일명 ‘Made in Korea’입니다. 많은 기업이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공장을 이용하는 것과 다른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영업 이익률이 20% 가까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을 잘한다는 것, 그리고 제품 판매가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품 연구부터 생산까지 국내에서 진행하는 JMW

 

제품의 본질적 역할을 돕는 선도적 기술로 경쟁력 만들기

헤어드라이어의 핵심 기술은 다름 아닌 ‘모터’입니다. 강력한 바람을 조용히 만들어내 빠른 시간에 젖은 머리를 말리는 것, 그것이 헤어드라이어의 본질적인 역할이죠. 그래서 JMW는 생각했습니다. “더 강력한 바람을 조용히 만들어내는 모터를 헤어드라이어에 장착할 수 없을까?”하고 말이죠.

그때 떠올린 것이 바로 ‘항공기 모터’입니다. 항공기 모터는 초고속 회전으로 강한 바람을 생성해 항공기를 앞으로 나아가는 출력을 만듭니다. 특히 소형 전기 항공기 등에서 사용 중인 BLDC(Brushless DC) 모터가 JMW의 눈에 띄었습니다. BLDC 모터는 브러시가 없는 모터로 초고속·저소음을 경쟁력으로 기존의 DC모터를 점점 대체하고 있었죠. 이 BLDC 모터를 헤어드라이어에 접목해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JMW는 세계 최초로 BLDC 모터를 헤어드라이어에 접목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때부터 JMW 헤어드라이어는 ‘항공 모터 드라이어’로 불리며 헤어드라이어계의 ‘라이징 스타’가 됐습니다.

항공기 모터로 쓰이는 ‘BLDC’ 모터를 세계 최초로 헤어드라이어에 접목했다

저는 ‘BLDC 항공 모터’를 헤어드라이어에 접목한 발상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품의 본연적 역할을 정의하고, 그 역할에 더 충실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찾아 접목해 보는 것. 그것이 JMW 헤어드라이어가 헤어드라이어 시장에 진출하며 던진 묘수였고 사실상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팔리는 제품’ 기본 원칙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6가지 대표적 불편’을 하나씩 해결하기

JMW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고객의 목소리’입니다. JMW는 헤어드라이어를 만들며 고객이 겪는 대표적인 불편을 6가지로 정의했습니다.

  1. 무겁다
  2. 소리가 크다
  3. 빨리 마르지 않는다
  4. 빨리 고장 난다
  5. 냉풍이 시원하지 않다
  6. 전력 소모량이 많다

JMW는 BLDC 모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불편을 하나씩 해결해 갔습니다. 첫째가 바로 ‘완벽 냉풍’입니다. 대부분의 헤어드라이어는 ‘완벽 냉풍’을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모터와 히터가 독립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냉풍 모드에서는 약간의 온풍이 섞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라이어에서 ‘완벽 냉풍’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완벽 냉풍이 스타일링을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모발 고정은 온풍이 아닌 냉풍일 때 가능합니다. 그래서 스타일링 관련 콘텐츠를 보면 머리 모양을 잡은 뒤 온풍을 쐬었다가 반드시 냉풍으로 고정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때 냉풍이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고정이 잘 되는데, 완벽 냉풍이 그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완벽 냉풍이 모발과 두피 손상을 최소화해 준다는 것입니다. 모발과 두피의 열감을 줄여 손상을 줄여주는 것이죠. 스타일링과 두피 및 모발 건강을 위해서는 ‘차가운’ 냉풍이 중요한 것입니다.

JMW는 모터와 히터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Smart Heat control system’을 개발하여 미열 없는 완벽 냉풍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당연히 고객들은 크게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시원한 완벽 냉풍이 나와서 좋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JMW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스타일링이 잘 된다는 인식도 생겨났죠.

미열 없는 완벽 냉풍으로 고객에게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두 번째 고객의 불편을 해결한 점은 ‘무게’입니다. 여성 고객의 경우 머리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다 보니 머리 말리는 시간이 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부담되는 것이 바로 헤어드라이어 무게죠. 오랜 시간 들고 있어야 하기에 손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헤어샵 디자이너분들이 겪는 불편이기도 했죠. 고객의 머리를 말리기 위해 오랜 시간 빈번하게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데, 헤어드라이어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런 불편한 점을 발견한 JMW는 드라이어 경량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섰습니다. 모터의 중량을 더욱 낮추고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거나 통합하여 내부 공간 활용을 효율화했죠. 또 고강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해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절감했습니다. 그 결과 총중량 450g 수준으로 경쟁 제품 대비 가벼운 드라이어를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제품 경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JMW

JMW는 10년이 넘도록 ‘드라이어’ 하나만 파면서 6가지 고객 불편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사실 6가지 문제는 더 많이 해결되면 될수록 더 나은 제품이 되는 ‘자기 혁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JMW는 정의된 문제에서 더 나은 해결법이 없을지 부단히 기술 개발을 했고 그렇게 자기 혁신 과정을 거치며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거두게 됐습니다.

 

마치며

JMW의 인기는 ‘입소문’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어 아티스트가 선호하는 헤어 드라이기’ ‘머리 빨리 마르는 헤어드라이어’ 등의 코멘트가 붙으며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이 났죠. 그 결과 별다른 큰 마케팅 활동 없이도 JMW의 인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저는 JMW 브랜드를 살펴보며 ‘팔리는 제품의 정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품의 본질적 역할을 돕는 선도적 기술 개발로 차별화를 만들었고, 그 기술을 근간으로 고객의 불편을 정의하고 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죠. 또한 모든 연구 및 생산 활동을 국내에서 진행하며 국내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는 부분도 좋았고요.

JMW는 BLDC 모터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강한 바람이 필요한 서큘레이터와 강한 회전이 필요한 블렌더이죠. 모두 ‘모터’가 중요한 제품이죠. ‘모터 맛집’ JMW가 두 가지 카테고리에서도 빛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JMW가 공략했던 것처럼 ‘더 멀리 바람이 가게 하고(서큘레이터)’ ‘더 빠르게 갈리게 하면(블렌더)’ 분명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헤어드라이어 1등 브랜드를 꿈꾸는 강소 브랜드 JMW를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서큘레이터 브랜드 ‘에어 뮤즈’
모터를 활용한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하는 JMW

원문: thinknote


이 필자의 다른 글 읽기

]]>
왜 요즘 ‘토스 결제 단말기’를 들여놓은 가게가 많이 보일까? https://ppss.kr/archives/269758 Fri, 20 Jun 2025 04:49:32 +0000 https://ppss.kr/?p=269758

얼마 전, 강릉 여행 때였습니다. 3박 4일 동안 10개가 넘는 소품샵, 카페, 서점, 식당 등에 들렀는데요. 그때 여러 가게에서 공통으로 목격된 한 가지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바로 카운터에 놓여있던 ‘결제 단말기’ 였는데요. 큰 디스플레이에는 가게마다 고유한 이미지가 나오고 있어 독특하다는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가게를 갈 때마다 결제 단말기를 유심히 살펴보게 됐고, 그 결과 이 단말기가 점점 많이 보여 어떤 브랜드 것인지 궁금해졌죠.

강릉 여행 시, 소품샵 ‘레드망치’에서 발견한 결제 단말기. 비슷한 모양의 결제 단말기를 쓰는 가게를 여러 곳 만났다.

자세히 알아보니, 이 결제 단말기는 다름 아닌 ‘토스 플레이스’에서 만든 결제 단말기였습니다. 토스의 자회사 ‘토스 플레이스’가 선보인 결제 단말기로, 이 단말기가 일명 ‘잘 나가는 가게의 필수템’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출시 2년 만에 10만 대가 보급됐고, 누적 결제액은 어느덧 1조 500억을 넘었다고 합니다. 경쟁사들이 가맹점 5만 곳을 만들기까지 짧게는 4년, 길게는 9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죠.

가파른 토스 플레이스 단말기 누적 가맹점 수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토스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는 사장님들의 긍정적인 리뷰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 MZ세대 자영업자들은 토스를 주로 쓴다는 리뷰부터 그동안 유료로 써야 했던 기능도 토스에서는 무료라 좋다는 언급까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사장님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토스 결제 단말기’ 관련 글

MZ세대 자영업자들은 한달에 3만원~5만원씩 고정 지출 생기는 옛날 포스기 절대 안 쓰죠~ 토스 포스기가 자영업 포스계에 혁명을 일으킨 듯합니다. 너무 좋아요.

XX 사용하다가 이번에 음식점 개업하면서 토스포스로 넘어왔는데 이렇게 간편하다는 것에 놀람, 저렴하다는 것에 또 놀람…

기존 포스기에서는 쿠폰을 사용하려면 프리미엄 정액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결국 약정제랑 다를게 없더라구요. 친한 근처 사장님이 토스 알아보라고 해서 알아봤는데 다 무료더군요. 이렇게 만족도 높은 포스는 처음입니다.

사장님향 결제 단말기 판매 사이트 리뷰 (판매 사이트)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토스 결제 단말기는 어떻게 사장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 말이죠. 지금부터 그 이유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하나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카드 결제 단말기를 ‘고객 경험 접점’으로 보다

모든 사장님은 ‘고객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게를 찾아오는 고객분들께 좋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시죠. 특히 가게를 막 창업하여 ‘단골’을 만들기 위해 고객 경험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부분이고요.

지금까지 우리가 가게 카운터에서 만난 ‘카드 결제 단말기’는 살짝 투박하고 삭막했습니다. 카드를 꽂는 경험, 서명하는 경험이 우리가 경험 했던 결제 단말기 경험인데요. 토스 플레이스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게에서 결제하는 고객이 꼭 한 번은 만나야 하는 카드 단말기가 조금 더 ‘경험적’일 수 없을까?

그래서 토스 플레이스는 카드 결제 단말기에 ‘고객 경험’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가게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심플하고 아담한 디자인에, ① 결제할 때는 결제 내역을 고객 방향으로 알려 주기 ② 평소에는 가게 홍보 이미지를 노출해 브랜딩에 도움이 되기 ③ 잠시 주문받기 어려울 때는 키오스크로 변신해 고객 주문 받아 주기 ④ 결제와 동시에 포인트 적립이나 스탬프 적립이 될 수 있도록 하기 ⑤ 쿠폰 등을 발행해 고객 관리하기 등이 고민 끝에 나온 결제 단말기의 색다른 ‘고객 경험’입니다.

토스 결제 단말기는 고객이 결제할 때 결제 내역을 보여주는 사용성을 갖췄다
평상시에는 원하는 이미지를 노출해 가게 브랜딩이나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키오스크로 모드로 전환하여 고객의 주문을 받을 수 있다.
결제 단말기에서 바로 포인트 적립이나 스탬프 적립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결제’만 가능하던 실용 지향적 단말기에서 경험 지향적으로 바뀐 ‘결제 단말기’는 고객 경험을 높여주는 요소가 됐습니다. 그 결과 사장님들은 고객 경험을 강화 시켜주는 토스 결제 단말기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도입을 희망하게 됐습니다.

 

‘포스 기계’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가게 카운터에서 ‘결제’를 위해 필요한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포스기’이고 다른 하나는 ‘결제 단말기’죠. 가게 사장님이 메뉴, 앉은 자리 등을 화면에 찍는 것이 ‘포스기’이고 카드를 꽂아 결제 하는 것이 ‘단말기’입니다.

포스기(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결제 단말기

최근에는 인테리어와 실용성을 위해 태블릿이나 노트북 등 간소한 장비로 포스기를 이용하고 싶은 사업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게인 경우, 카운터를 넓게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간소한 카운터에 관한 니즈가 높습니다. 또한 디자인과 감성에 민감한 젊은 사장님들은 깔끔하게 카운터를 운영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맞는 태블릿 및 노트북 등으로 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길 희망하는 사장님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사업자를 위해 토스는 ‘포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오픈하고 있습니다. 카드 결제망을 제공하는 VAN사 대리점을 통해 카드 결제 단말기만 구입하여 카드 가맹점으로 전산 등록하고, 포스 프로그램은 사장님이 원하는 하드웨어로 사용하면 카드 결제가 가능하죠. 모든 운영체제에서 호환되고, 특히 태블릿용 프로그램도 별도로 갖추고 있습니다.

원하는 기기에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토스 포스 프로그램

이 토스 포스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습니다. 1년에 72가지 이상의 기능이 업데이트 될 정도로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고, 토스앱처럼 직관적이고 쉬운 사용성을 가지고 있어 따라하기 쉽다는 사장님이 많습니다. 새로운 알바생이 왔을 때 포스 프로그램을 가르치는데 시간을 많이 쏟지 않아 좋다는 평도 있고요.

저도 포스 프로그램의 사용성이 궁금해 다운받아 사용해보았는데 빠르게 실제 운영 환경처럼 세팅해 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 기계를 별도 구입할 필요 없이 ‘결제 도구’만을 갖추고 싶은 사장님을 타깃으로 삼아 보급처를 늘린 전략이 통했습니다.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시장에 침투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스 기계와 결제 단말기가 함께 필요한 사장님 니즈도 존재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위에서와 동일하게 카드 결제망을 제공하는 ‘VAN사 대리점’에 연락해야 하는데요. VAN사 대리점이 단말기 제조 업체로부터 단말기를 수급하여 가게에 설치해주면 카드 결제가 가능해지죠.

이런 구조로 인해 ‘포스 기계’와 ‘카드 결제 단말기’는 전적으로 VAN사 대리점에 의해 결정됩니다. 결제 건당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VAN사 대리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장님을 모객하기 위해 ‘포스기 세트’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더 많은 사장님이 우리 대리점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기존의 결제 단말기가 9~10만원에 공급했다면, 현재 토스의 결제 단말기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현재 3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급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토스 결제 단말기 정가는 디스플레이와 전면 카메라 등의 스펙으로 기존 결제 단말기보다 비싼 20만원 후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토스 플레이스가 과감한 프로모션 정책을 취하면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토스 결제 단말기’가 많은 포스기 세트 라인업에 들어가게 되었고, 토스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는 곳이 늘어나게 됐죠.

토스 결제 단말기를 기본 세트 구성으로 판매하는 VAN사 대리점

 

그럼 ‘토스 플레이스’는 어떻게 돈을 벌까?

그럼 이쯤 궁금해집니다. 토스 플레이스는 왜 이토록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는지 말이죠. 토스 플레이스가 가장 욕심 내는 것은 바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입니다. 온라인 시장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는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결제액은 상당합니다. 2023년 기준 온라인 거래액은 229조 원에 달했지만, 오프라인 거래액은 509조 원을 기록했죠. 오프라인 거래액이 온라인의 2배에 가까운 것입니다.

이 오프라인 데이터를 획득하기 위해 결제 단말기를 보급하고 포스 프로그램 사용 확대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결제 단말기와 포스 프로그램에는 그야말로 가게의 ‘판매’ 데이터가 모두 있습니다. 매출 현황, 인기 메뉴, 시간대별 주문 현황, 결제 수단 현황 등이 모두 기록되죠. 지금 당장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데이터’는 중요한 비즈니스 자원이 되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데이터 획득을 통해 토스 플레이스는 최근 카드사의 신사업으로 떠오른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대카드는 수년 전부터 ‘데이터 사이언스’를 모토로 현대카드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 및 기관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이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파트너사와 효율적인 마케팅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카드

토스 플레이스도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통해 이와 비슷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죠. 오히려 복수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를 한 번에 획득할 수 있으니 카드사 한 곳이 획득한 데이터보다 더 많을 수도 있고요.

예를 들면 창업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면서 “강남역 카페의 평균 테이블 회전율은 1.5시간이며, 인기 메뉴는 라떼입니다.”와 같은 인사이트를 예비 창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 대상으로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특정 지역의 소비 패턴, 업종별 최근 매출 흐름 등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B2B 서비스도 가능하고요.

또한 본체인 ‘토스’와의 연계를 통해 신용 평가 모델을 고도화하는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상 공인 사장님들이 토스 포스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할수록 소상공인(SME) 신용 평가 모델을 고도화할 있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소상 공인 대상의 대출 상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매출 흐름을 분석하여 “월 매출 3천만원 이상 가게를 위한 저금리 대출 상품”과 같은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스의 결제 데이터 ‘완전체’ 기반이 마련된 점도 포인트입니다. 토스는 이미 ‘온라인 결제 데이터’를 확보 중입니다. 자회사 ‘토스 페이먼츠’를 통해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을 전개하여 온라인 결제 데이터를 획득하고 있죠. 온라인에서 카드 결제할 때 뜨는 창이 바로 PG 서비스입니다. 그럼 비게 되는 것이 ‘오프라인’인데, 그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토스 플레이스’ 사업으로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토스의 큰 그림인 ‘온·오프라인 결제 데이터 완전체’의 토대가 마련된 것입니다.

토스 PG 서비스 화면. 온라인 결제 데이터는 ‘토스 페이먼츠’의 PG 서비스로 획득하고 있다.

결국 토스 플레이스가 원하는 것은 ‘데이터’이고, 이를 획득하기 위해 오프라인 가게에 침투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QR 코드로 가게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토스 오더’를 본격화하고, 토스 페이먼츠와의 협업을 통해 편의점 등에 ‘페이스 결제(안면결제)’를 도입하는 것도 모두 일맥상통한 흐름으로 볼 수 있고요. 일상에서 발생하는 결제 데이터를 사로 잡으려는 토스의 ‘큰 그림’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편의점을 시작으로 첫 발을 딛는 토스의 ‘페이스 페이’. 별도 결제 수단 없이 얼굴 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마치며

지금까지 가게 사장님들의 필수템이 되어가는 토스 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토스 플레이스는 고객 경험을 높이고 싶은 가게 사장님들을 위해 투박하고 평범했던 ‘카드 결제 단말기’에 새로운 변화를 줬습니다.

우선, 가게 인테리어 및 감성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에 힘 썼습니다. 그리고 큰 디스플레이를 도입해 ‘고객 접점 매체’로 자리 잡도록 했습니다. 결제 시에는 결제 내역이 보이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홍보 매체’가 됐습니다. 주문을 바로 받기 어려운 바쁜 상황에서는 키오스크로 변신하여 1인 몫을 해내는 알바생이 되기도 하고, 고객 관리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존 생태계에 빠르게 침투하기 위해 1) 카드 결제 단말기만 구매하고 포스 프로그램은 직접 설치해서 사용하는 그룹을 겨냥해 토스 포스 프로그램을 고도화했고 2) 포스 기계와 결제 단말기가 함께 필요한 그룹을 위해서는 파격적인 프로모션 정책을 전개해 VAN사 대리점이 사장님을 ‘영업’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사례를 살펴보면서, 카드 결제 단말기와 포스 프로그램이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결제 단말기는 수 십년 가까이 그대로여야 할까?’ ‘왜 포스 프로그램은 더 직관적이고 쉬울 수 없을까?’ ‘1인 가게가 많아지는 요즘 결제 단말기와 포스 프로그램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이런 질문 끝에 나온 결과물을 살펴보며, 뻔할 수 있는 것에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토스 플레이스의 과감한 프로모션 정책이 언제까지 전개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습니다. 토스 플레이스는 2024년 한 해에만 약 53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인데요. 모회사 토스가 자금을 지속적으로 수혈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죠. 토스 플레이스는 올해부터 수익 모델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지만 후발 주자로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사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제 단말기와 포스 프로그램의 사용성, 그리고 기존 플레이어를 활용한 영업 전략이 현재의 ‘급성장’을 만들었지만, 오프라인 결제씬을 사로잡는 진정한 ‘메기’가 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싶습니다.

이 콘텐츠는 토스 플레이스와 무관하게 작성된 주관적 관점의 글이며 브랜드 입장과 무관합니다.

원문: 생각노트


이 필자의 다른 글 읽기

]]>
‘코스트코 코리아’는 어떻게 연매출 6.5조를 거두는 오프라인 쇼핑 강자가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69163 Mon, 21 Apr 2025 04:51:58 +0000 https://ppss.kr/?p=269163

얼마 전, 코스트코 매장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까 일찍 가는 것이 좋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오픈런을 했죠. 그럼에도 30분 가까이 매장에 들어가는 자동차 라인에 기다렸습니다. 간신히 주차를 마친 뒤 입장한 코스트코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쇼핑 중이었는데요. 식품 코너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조차 대기 줄이 있어 10분 이상 기다렸고, 카트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라 매장 한 켠에 주차(!)를 한 뒤 몸만 이동해야 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코스트코였습니다.

한국에 코스트코 매장이 처음 생긴 건 1998년입니다. 어느덧 27년이 흘렀죠. 그동안 코스트코는 전국 19개 매장으로 확대했고 매출 규모는 6조 5천억 원을 넘어서 이제 7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국내 마트 3대장 중 3위인 롯데마트(23년 기준 약 5.9조 매출)는 이미 제쳤고 2위인 홈플러스(23년 기준 약 6.5조 매출)까지 위협하는 매출 규모가 됐죠. 이제 매출 규모만 따졌을 때 국내 대형 마트 3대장은 이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라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4.5조 매출에서 4년 만에 6.5조 매출까지 성장한 코스트코 코리아
업계 2위 홈플러스 매출을 바짝 쫓고 있는 코스트코 코리아

매출과 더불어 영업 이익 또한 양호합니다. 2023년 국내 3대 마트 영업 이익은 이마트 -469억 원, 롯데마트 717억 원, 홈플러스 -1,994억 원이었는데요. 그에 반해 코스트코는 23년 9월부터 24년 8월까지 영업이익 2,186억 원을 달성했죠. 이마트가 매출 약 30조 규모임에도 영업 손실을 본 것에 비하면 코스트코가 얼마나 ‘남는 장사’를 잘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 발표된 방문자 트래픽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 업체 중 코스트코 홀로 방문자 트래픽이 매달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24년 10월~ 12월, 주요 유통업체 방문자 트래픽 성장률 추이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코스트코는 어떻게 매출 기준 국내 대형 마트 브랜드 3위에 올랐고, 매출 7조에 육박한 오프라인 강자가 됐으며, 사람들을 점점 더 불러 모으고 있는지에 관해 말이죠. 실제 코스트코 회원이 되어 쇼핑을 해보니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요. 고객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멤버십 비용을 ‘뽕’ 뽑아야 한다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입니다. 상품권을 제외하고는 회원이 아니면 구매가 불가능하죠. 회원이 되면 가장 큰 혜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자사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코스트코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죠.

코스트코 회원권 라인업

저도 이번에 처음 코스트코 회원이 됐는데요. 등록 후 처음 든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멤버십 비용 본전 뽑으려면 코스트코를 자주 와야겠네!

실제로 며칠 뒤 코스트코를 한 번 더 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이버, 쿠팡, 또는 다른 마트에서 구매했던 것까지 모두 코스트코에서 구매하게 됐죠. 돈을 내고 회원이 되자 그 돈을 ‘회수’하려는 심리가 생겼고 그로 인해 더 자주 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간 쇼핑 끝에는 늘 무언가를 구매해서 오고요.

이는 집 근처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갈 일 있을 때 가는 곳’이었다면, 코스트코는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인식됐습니다. 돈을 냈으니 본전을 뽑기 위해 이곳에서 더 열심히 쇼핑을 해야겠다는 생각,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유일하게 코스트코가 만들고 있습니다. 유료 회원제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구독 모델’을 약 30년 전부터 고안했고, 구독 비즈니스의 확장으로 인해 구독 모델이 익숙해진 고객들은 코스트코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료 멤버십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코스트코 코리아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럼 코스트코의 무엇이 ‘코스트코 회원’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바로 코스토코의 제품 경쟁력입니다. 제품 경쟁력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가격 경쟁력
  2. 특화 제품군

코스트코는 대량 단위로 제품을 판매합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의 대표적인 특징이죠. 그 덕분에 일반 마트와 비교했을 때 같은 단위로 따져보면 단가가 훨씬 저렴합니다. 예를 들면, 한 브랜드의 수세미는 일반 마트에서는 개당 1,664원이지만, 코스트코에서는 개당 1,299원입니다. 이처럼 1개당, 100ml당, 100g당 단위로 따져보면, 코스트코 쇼핑이 더 이득 보는 쇼핑이 되는 셈이죠.

대량 상품 판매를 통해 단위당 판매가를 낮춘 코스트코 코리아. 이를 통해 가성비 쇼핑이 가능해졌다. / 출처: 코스트코숏핑정보의 스레드

가격 경쟁력을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코스트코 역시 협력 업체에 대량으로 제품을 납품받으면서 구매 단가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코스트코의 대표적인 룰인 ‘마진율 15% 이하’ 정책을 가격 정책에 반영하여 체감 가격을 낮췄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코스트코 쇼핑 = 합리적인 쇼핑’ 공식이 만들어진 것이죠.

두 번째는 특화 제품군입니다. 코스트코는 다른 마트 브랜드에는 없는 ‘독점적인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Kirkland(이하 커클랜드)’ 제품입니다. 커클랜드는 1995년에 탄생한 코스트코의 PB(Private Brand) 브랜드인데요.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비슷한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PB 브랜드 ‘Kirkland’

커클랜드는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키친 타올, 휴지, 호일, 세제 등이 살림러 사이에서는 꼭 득템해야 하는 제품으로 통하고 그릭 요거트, 우유, 생수, 유기농 샐러드 등의 식품 제품도 큰 인기죠. 그 덕분에 전 세계 코스트코 기준, 커클랜드 PB 브랜드가 코스트코 매출의 30%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니 코스트코에 가는 이유 중 하나를 ‘커클랜드 제품 구매’로 뽑을 수 있습니다.

‘쟁여템’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커클랜드 제품

더불어 코스트코의 또 다른 장점은 ‘신선 식품’입니다. 특히 과일과 정육 코너가 인기가 많습니다. 코스트코 과일을 먹으면 일반 마트 과일은 못 먹는 다는 우스갯스러운 말이 나오기도 하고, 한 셀럽은 먹어본 삼겹살 중 코스트코 삼겹살이 가장 맛있었다고 할 정도로 정육 제품 퀄리티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스트코는 과일과 정육만 잘 구매해도 멤버십 비용은 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정육 카테고리 특화를 통해 코스트코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고 있다.

과일 역시 코스트코가 가진 장점 중 하나. 특히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바나나가 큰 인기다. / 출처: 맛돌이 많이 먹는 긁적이 블로그

코스트코의 경영 철학은 ‘고객이 가치를 사도록 해야 한다.’입니다. 이를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면서도 제품 퀄리티를 결코 놓치지 않죠. 코스트코는 평균 4천 개 정도의 품목을 판매하는데 일반 마트가 평균 10만 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선택과 집중에 열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취급 품목을 줄이되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일, 이 일을 잘 해내자 코스트코 멤버십 갱신율이 무려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고객 만족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코스트코가 매년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스트코 = ‘놀러 가는 곳, 보물 찾는 곳’

점점 높아지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의 인기를 보면 ‘목적 지향’의 쇼핑과 더불어 ‘발견 지향’의 쇼핑 흐름이 커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이른바 쇼핑이 ‘구경하는 것’, ‘놀러 가는 것’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죠.

회원 수 10만 명을 보유한 ‘코스트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코사모)’ 네이버 카페에서, 회원들이 남긴 쇼핑 후기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이 ‘코스트코 놀러 갔다 왔어요.’입니다. 또한 유튜브에 코스트코를 검색해 보면 많은 유튜버들이 코스트코에 ‘놀러 갔다’라고 표현하죠. 코스트코도 다이소, 올리브영처럼 많은 이들에게 점점 ‘놀러 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연관어로 ‘놀러 가는 곳’이 자주 언급된다.

이처럼 느끼는 가장 큰 배경은 ‘큐레이션’입니다. 코스트코는 시즌 한정품을 판매하거나 해외 직수입 제품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며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협력 업체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들여오죠. 그래서 코스트코를 둘러보면 처음 들어본 브랜드, 처음 본 상품이 꽤 많습니다. 오랜만에 들르면 처음 발견한 신상이 많았다는 후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경하는 재미를 신상, 시즌 한정품, 해외 직수입 제품이라는 3가지 방향성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매장에서 안내 중인 신상품 안내 / 출처: 코스트코 장 본거 다 써보기

코스트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는 ‘보물찾기’입니다. 코스트코 제품 중 ‘보물 같은’ 제품을 발견한 고객은 SNS에 입소문(버즈)을 일으킵니다. 이거 사봤는데 정말 만족했다, 이런 리뷰를 남기는 것이죠.

이를 본 사람들은 코스트코에서 해당 제품을 찾기 위해 이른바 ‘보물찾기’를 시작합니다. 스샷하거나 메모해둔 제품을 찾기 위해 코스트코를 뒤지기 시작하죠. 찾았는데 할인까지 하고 있으면 그만한 성취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잘 샀다’ 라고 생각하며 코스트코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확 올라가죠.

신상이 나오고 → 이를 발견한 누군가의 리뷰가 이어지고 →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코스트코에 몰려들며 ‘품절 사태’가 이어지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마치며

결국 지난주에도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매장별로 할인 여부와 취급 품목에 차이가 있어 이번에는 다른 매장에 들러봤는데요. 잠깐만 구경하고 나오려 했는데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푸드코트에서 피자를 사 먹었는데, 푸드코트를 즐기는 것도 코스트코의 재미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코스트코의 회원이 되어 코스트코를 경험해 본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6조 매출을 거두는 오프라인 강자가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요약하면 결국,

  1. 유료 멤버십을 통한 보상 심리
  2. 합리적인 가격
  3.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상품 경쟁력
  4. 구경하는 재미, 발견하는 재미

이 4가지가 코스트코에 점점 더 발길을 가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더불어 고객을 불러 모으는 오프라인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코스트코 코리아가 풀어야 하는 시급한 숙제도 많습니다. 코스트코는 근로 환경 개선과 더불어 사회 공헌 활동이 미비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죠. 최근에는 불량 제품 리콜이 이어지며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에 치명타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사업이 성장하고 고객의 발길이 계속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 역시 코스트코 코리아의 분명한 책무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 한순간에 외면받은 브랜드를 우린 수 없이 많이 목격했죠. 고객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 업계 2위 브랜드로 우뚝 성장하며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 잡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도 꼭 갖추길 기대해 봅니다.

원문: thinknote


참고

 

이 필자의 다른 글 읽기

]]>
중고나라의 불편함을 깨닫게 해준 ‘당근마켓’의 디테일한 기능들 https://ppss.kr/archives/233784 Wed, 20 Jan 2021 16:29:27 +0000 http://3.36.87.144/?p=233784 요즘 가장 많이 들어가는 앱을 꼽으라고 하면, 당근(!) 이 앱을 꼽을 것 같습니다. 바로 당신 근처의 마켓, ‘당근마켓’ 서비스입니다.

새해 들어 물건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이사한 지 1년 반 정도가 되어가니, 처음 모습과는 달리 물건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제 방이 아닌 점점 ‘물건의 방’이 되어가는 상황. 그래서 불필요한 물건을 추리고, 이 중 상품 가치가 있는 것들은 당근마켓에 올려 필요한 분께 드립니다. 이렇게 당근마켓을 매일 이용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중고 거래를 어떻게 했지? 하고 말이죠.

과거에는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카페의 ‘중고나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곳에서만 독점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니 ‘중고 거래는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번호를 교환해서 문자해야 하고, 믿을 만한 판매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거래 내역을 봤어야 했고, 가격 협상을 하다가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곳이 아니면 거래가 안 됐기 때문입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중고나라에서 했던 거래들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간혹 당근마켓에 원하는 물건이 없어 중고나라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한없이 불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불편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불편함’으로 느끼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당근마켓의 어떤 기능이 과거에는 차마 몰랐던 중고나라의 불편함을 깨닫게 해줬는지 말이죠.

 

판매자와의 연락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 판매자와 연락할 방법은 ‘문자’가 주였습니다. 그래서 판매자는 게시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두었고, 개인정보 보호에 조금 더 민감한 판매자는 ‘010-일이삼사-오67팔’과 같이 검색이 되지 않는, 숫자와 문자가 합쳐진 번호를 남겨두기도 했습니다. 나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지만, 문자가 아니면 실시간으로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번호를 교환해서 연락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여러 판매자에게 동시에 연락한 경우, 번호가 문자함에서 뒤섞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상품을 보고 어떤 판매자에게 연락한 것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처음 문자를 보낼 때 상품 페이지 URL을 함께 보내면서, 이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박제해두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중고나라에서도 문자를 공개하지 않고, 안심번호로 연락을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안심번호로 연락을 했다가, 판매자가 다시 회신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번호로 연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안심번호로 보낸 문자와 판매자 번호로 보낸 문자가 매칭되지 않아, 어느 안심번호로 보낸 문자에 어느 판매자가 답장을 준 것인지 헷갈립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중심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1:1 채팅이 가능합니다. 번호 교환 없이, 그리고 어떤 상품으로 연락드린다는 걸 설명할 필요 없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를 경험하고 난 뒤, 중고나라를 이용하자 문자나 카톡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거래 약속 정하기

저는 중고거래를 할 때 웬만한 것들은 모두 ‘직거래’하는 편입니다. 이는 물건을 판매할 때도, 구입할 때도 그렇습니다. 택배 거래는 판매와 구매 모 찝찝함을 남깁니다. 판매할 때는 물건을 어떻게 잘 포장하지, 파손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구매할 때는 벽돌이 오지 않을까, 상품이 판매자 설명 상태 그대로일까, 파손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거래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동안은 거래 일정 및 장소를 정한 뒤 각자가 이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약속을 정한 뒤 약속 하루 전 또는 몇 시간 전에 상대방에게 리마인드를 해드려야 했습니다. 이 또한 중고거래를 위한 ‘당연한’ 절차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에서는 1:1로 채팅을 하다가 거래 약속이 조정되면, 채팅방에서 바로 이를 일정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월 ○일 몇 시에 거래하기로 했다는 것을 채팅방 공지사항으로 남길 수 있죠. 또한 약속 30분 전에 알람이 오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약속을 잊지 않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능을 사용하면서 추가되면 좋겠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바로 약속 장소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도 함께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 거래를 하다 보면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대화 내용을 스크롤 올려서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름은 같지만 서로가 다른 곳으로 알아서 거래가 불발된 적도 있었습니다. 지도를 통해, 약속 장소도 함께 일정에 등록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내 휴대폰 일정으로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 일정은 휴대폰 일정으로 관리하는데, 그곳에 별도로 또 입력해둬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밴드에서 누군가 일정을 올리면 ‘아이폰 캘린더로 저장하기’ 기능과 같이 휴대폰 캘린더로 일정을 바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맘에 드는 상품 추적하기

중고나라에서 맘에 드는 상품이 있다면 ‘북마크’를 했습니다. 하지만 상품이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었어도 북마크한 곳에서는 보이지 않기에, 게시글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뒤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었으면 북마크를 삭제해야 했죠. 그리고 가격이 변동 있는지 수시로 들어가서 확인하기도 했고요. 이 역시 중고 거래를 위해서는 제가 감내해야 하는 ‘당연한’ 불편함인 줄 알았습니다.

당근마켓에서는 맘에 드는 상품을 ‘찜’해두면 ‘찜’한 상품을 ‘관심상품’에서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찜했을 때보다 판매 가격이 내려가면 알람이 와서 다시 한번 구매를 생각해보죠.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면 라벨링 표시도 되기에 “지금도 판매 중인가요?” “예약 중입니다”라든지 “지금도 판매 중인가요?” “판매완료되었습니다”와 같은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집니다. 내가 찜한 상품의 현재 상태, 현재 가격을 1:1 대화 없이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해준 겁니다.

 

가격 제안하기

중고 거래의 핵심은 ‘에누리’입니다. 판매자는 최대한 감가상각이 덜 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고, 구매자는 최대한 저렴하게 사고 싶어 합니다. 이런 밀당이 필수적으로 따른 거래다 보니 판매자와 구매자가 기분이 서로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발생합니다.

중고나라에서는 가격 협상을 위해서는 대화를 무조건 시작해야 했습니다. 문자를 드린 뒤, 구매 가능한지 확인하고, 상품 구매 의사를 밝힌, 혹시 에누리가 되는지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의 답변을 기다려야 했죠. 이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심지어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많았죠.

당근마켓에서는 어떨까요. 당근마켓에서 판매자가 ‘가격 제안하기’를 허용해놓을 경우, 구매 희망자는 ‘가격 제안하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가격을 적은 뒤 제안을 하면, 판매자가 수락을 했을 때만 채팅방이 개설됩니다. 즉, 판매자가 희망하지 않는 가격이라면 불필요하게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안녕하세요 판매 중이신가요, 혹시 에누리가 가능한가요, 이 가격에 괜찮나요, ‘같이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 없이 원하는 가격만 찍어서 바로 가격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도 ‘네, 안녕하세요, 얼마 원하세요, 그 가격으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같은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 없이 수락하지 않으면 제안은 끝납니다. 서로 번호를 교환할 필요도 없고, 감정적인 소모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품 카테고리 자동 추천

중고나라에서 판매 글을 올릴 때 늘 망설인 건 어느 카테고리 게시판을 올려야 하는지였습니다. 카테고리 게시판이 너무 많다 보니, 내 물건이 어느 카테고리 게시판에 속하는지 한참을 살펴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터득한 방법은, 같은 상품명을 검색한 뒤 게시글 하나를 열고, 그 상태에서 ‘글쓰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 게시글과 같은 카테고리로 글쓰기 설정이 되어 카테고리 고민을 덜 수 있었죠.

당근마켓에서는 제품명에 이름을 검색하면 자동으로 카테고리를 추천해줍니다. 자전거를 검색하면 ‘자전거’가 카테고리 추천으로 뜨고, ‘아이폰’을 검색하면 ‘휴대폰’이 카테고리 추천으로 뜹니다. 어느 카테고리로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당근마켓만 믿고 상품명을 제목에 검색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역시 과거에는 몰랐지만, 이제 깨달은 불편이었습니다.

 

마치며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불편함에 대해 확실히 체감했습니다. 중고 거래를 위해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불편함이라 생각했는데 앱 서비스를 통해 꺼내지고 개선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중고나라 거래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데이터베이스 차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특정 상품 A를 구매하려고 하면 당근마켓에는 나오지 않아도, 중고나라에는 나올 수 있습니다. 전국을 커버리지 삼아 거래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선순위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당근마켓에서 검색을 해본 뒤, 그곳에 없으면 중고나라로 가는 패턴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급한 건이 아니라면 키워드 알림을 걸어서, 그 상품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고자 합니다. 판매할 때도 우선순위는 당근마켓이 1순위입니다. 직거래해보니, 택배 거래를 위해 포장하고 물건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귀찮은지를 체감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이슈는 당근마켓이 ‘국민앱’이 되어가면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거래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을 이어나가는 당근마켓 팀에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이 글은 당근마켓으로부터 그 어떤 부탁도 받지 않은 순수 리뷰 글입니다. 사용자가 당연하게 여기고 따라 하던 것을 ‘불편함’으로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한 흔적이 서비스 곳곳에 묻어납니다.

몇 가지 당근마켓에 희망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우선은 결제입니다. 여전히 직거래를 할 때 계좌번호와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빠르게 물건을 건네고 가고 싶은데, 결제 때문에 늦어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은행 앱을 열어야 하고, 페이스 아이디를 인증해야 하고, 어디 은행인지 물어야 하고, 계좌번호를 받아 적어야 하고, 예금주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 등이 생각보다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당근마켓 캐시를 충전해두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당근마켓 캐시를 충전하고, 거래할 때는 계좌이체가 아닌, 당근마켓 캐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죠. 그리고 캐시는 언제든지 내 계좌로 뺄 수가 있고요. 그렇다면 거래를 완료할 때 서로의 이름, 계좌번호를 불러줘야 하는 불편함, 개인 정보 유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로컬 업체와의 결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로컬 화폐’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른 기능으로는 ‘무료 나눔 모아보기’입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내게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하는 것인데요. 무료 나눔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더 자주 당근마켓에 들어와서 좋은 물건을 ‘득템’할 것 같습니다.

또한 더 적극적인 무료 나눔 흐름이 발생한다면, 불필요한 물건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갈 수 있는 확률 역시 높아지겠죠. 자연스럽게 쓰레기로 버려지는 물건도 줄일 수 있을 테고요. 무료 나눔으로 올렸으나 발견성이 떨어져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냥 버리는 게 낫겠다,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도 당근마켓으로 거래 한 건을 성사시키고 이 글을 씁니다. 내게는 불필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중고 거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 혁신 쌓기를 기대해봅니다.

원문: 생각노트


함께 보면 좋은 글

]]>
‘아주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큰 트래픽’을 만들어낸 사이트 ① https://ppss.kr/archives/221641 Thu, 30 Jul 2020 06:29:35 +0000 http://3.36.87.144/?p=221641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릴 때마다 반드시 들르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인스타공백닷컴’이라는 사이트입니다. 사이트 제목 그대로 인스타그램에서 ‘공백’을 만들어주는 사이트입니다. 이 공백을 통해 ‘줄 바꾸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체적으로 ‘줄 바꿈’이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줄 바꿈에 대한 니즈는 늘 있고, 이를 위해 많은 분이 마침표(.)를 이용해 줄 바꿈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안녕하세요.
.
줄 바꿈이 안되니
.
마침표로 해요

비록 줄 바꾸기가 되지 않는 것이 치명적인 불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 중 하나입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해주는 사이트가 ‘인스타공백닷컴’입니다. 사이트 소개에는 ‘인스타그램 줄 바꾸기 하다가 열받아서 만든 사이트’로 적혀 있습니다. 줄 바꾸기 때문에 열 받은 적이 있던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인스타그램 줄 바꾸기 기능을 지원해주는 ‘인스타공백닷컴’. 하루 사용자는 20만 명에 육박한다.

사이트 이용 방법은 이렇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고자 하는 글을 줄 바꿈을 포함해 작성한 뒤 ‘줄 바꾸기 변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럼 변환이 되는데, 그 결과물을 복사해서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붙이면 신기하게도 줄 바꿈이 가능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원해주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사소한 불편을 누군가는 캐치해서 새로운 서비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자는 이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설치해 수익을 거두고 있죠. 트래픽 유입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SimilarWeb’에 따르면, 인스타공백 닷컴의 하루 방문자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줄 바꾸기’ 하나만으로 DAU 20만 명의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만큼 배너 광고 수입도 꽤 짭짤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번 1편에서는 ‘인스타공백닷컴’처럼 인스타그램이 가진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 새로운 서비스로 만든 곳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어려운 기술을 구현하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용자를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사소한 불편함을 ‘캐치’하고 그 불편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만들고 있는 곳을 말이죠.

 

인스타공백닷컴

위에서 가볍게 설명드린 ‘인스타공백닷컴’은 ‘줄 바꾸기’외에도 여러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기능은 모두 모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불편하게 느꼈거나 또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번쯤은 생각했던 기능들이죠.

첫 번째는 바로 태그 추천 기능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포스트를 올릴 때 많은 분들이 해시태그를 추가합니다.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하죠

어떤 태그가 인기 태그일까?
“어떤 태그를 해야 내 콘텐츠가 더 많은 사람에게 보일까?”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이트 역시 인스타공백닷컴입니다. 하나의 해시태그를 적으면, 그와 연관된 인기 해시태그 꾸러미를 자동으로 추천해줍니다. 예를 들면 ‘책’이라고 입력하면, 아래와 같은 인기 해시태그를 추천해주는 식입니다.

‘책’이라는 단어를 입력하고 ‘태그 생성’을 누르면 책 관련 인기해시태그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이를 통해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해시태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 해시태그 꾸러미를 한 번에 복사-붙여넣기 해서 내 포스트에 붙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줄 바꾸기’와 같이 인스타그램에서 느낀 사소한 불편을 해소한 기능이라 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이 사이트는 ‘인스타그램 사진 다운로드’ 기능도 제공합니다. 제 친구의 경우 해외여행을 갔다가 여행 말미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탓에 인스타그램에 간혹 올렸던 사진이 여행 사진의 전부가 되어버린 불상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의 바람은 이랬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원본으로 다운받아서 보관하고 싶어.

인스타그램에서도 이 기능은 지원합니다. 백업 기능을 활용하면 원본 사진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파일 추출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파일명이 외계어(!)처럼 되어 있어 사진을 하나씩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편하게 원본 사진을 다운받고 싶을 때도 인스타공백닷컴을 이용하면 됩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URL만 입력하면 바로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용자의 게시글도 얼마든지 다운받을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하는데요. 이런 경우를 방지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계정 확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 게시글 URL로 원본 이미지를 다운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인스타공백닷컴은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느끼는 대표적인 3가지 불편에 대해 해결해주는 사이트입니다. 줄 바꾸기, 해시태그 자동추천, 사진 원본 다운로드 기능으로 말이죠. 모두 사소하게 느끼는 불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 헤비 유저라면 포스팅할 때 꼭 한 번씩은 들르는 사이트로 성장했습니다.

인스타공백닷컴에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로 ‘맞춤법 검사’입니다. 줄 바꾸기 변환과 함께 맞춤법도 확인해서 틀린 부분이 없는지 살펴주면 좋지 않을까요.

저의 경우 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기 전에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 루틴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맞춤법 검사’까지 가능하다면 굳이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포스트 작성을 지원하는 모든 서포트 툴이 인스타공백닷컴에 있는거죠.

인스타공백닷컴 바로가기

 

인스타바이오

요즘 가장 핫한 SNS가 인스타그램이다보니, 인스타그램을 위한 서드파티[1]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인스타바이오’도 그중 하나입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단 1개의 링크만 입력이 가능합니다. 포스트 본문에도 링크 삽입이 되지 않거니와, 스토리에서는 링크 추가가 가능하나 팔로워 1만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그럼에도 여러 창작자와 기업은 여러 링크를 활용해 홍보하고 싶은 니즈가 존재합니다. 제 경우는 이렇습니다.

  •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생각노트 채널
  • 책 <교토의 디테일> 신간 홍보
  • 책 <도쿄의 디테일> 책 링크
  • 북저널리즘 인터뷰 발행 홍보

이 모든 것을 담기 위해서는 얼핏 7~8개의 링크가 필요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단 1개의 프로필 URL만 지원해주니 고민이 깊어지는 거죠.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인스타바이오입니다. 인스타바이오는 하나의 인스타바이오 링크에 여러 링크를 넣을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간이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홈페이지 안에 제가 추가하고 싶은 링크를 추가하면 되는 거죠.

생각노트 인스타바이오 화면. 여러 링크를 보기 좋게 넣을 수 있고, 강조하고 싶은 링크 표기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 역시 인스타그램이 단 1개의 URL만 지원한다는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서 만든 서비스입니다. 여러 링크로 인스타그램 내에서 적극적인 PR 또는 세일즈를 하고 싶은 사람의 니즈를 읽어 냈죠.

최근 들어, 인스타바이오 링크로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를 해놓으신 분들을 꽤 자주 보게 되는 걸 보면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스타그램 유저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래픽 유입 확인 사이트 SimilarWeb에 따르면 매일 약 200만 명이 인스타바이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 전용 서비스 ‘INSTABIO’

이런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 인기 서비스의 사용자를 그대로 나의 서비스로 데려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A부터 Z까지 하나씩 다 알리면서 서서히 성장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미 잘되고 있는 서비스에서 일부 불편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핵심 기능으로 가져가면서 사용자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도 꽤 괜찮은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비스의 ‘흥행’에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이죠.

 

인스타폰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서비스는 ‘인스타폰트’라는 서비스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스타그램에서 프로필 ‘폰트’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폰트는 변경이 불가능한 고정 서체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톤앤매너가 느껴지는 폰트로 표기는 안 될까?”
“내 개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폰트를 쓸 수 없을까?”

그런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이트가 바로 ‘인스타폰트’입니다. 이곳에서 원하는 글씨체를 고른뒤, 텍스트를 입력/변환 후 프로필에 붙이면 내가 원하는 폰트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 덕분인지 인스타폰트는 매일 약 150만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폰트 하나만 바꿀 수 있도록 해줬는데, 이 정도의 큰 트래픽을 불러모은 거죠.

원하는 문구를 텍스트 입력창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폰트를 추천해준다.

저도 이 서비스를 이용해 생각노트 인스타 프로필에 들어가는 ‘think note’라는 부분의 폰트를 변경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브랜드 느낌을 더 전달할 수 있다는 점과 흔하지 않은 고유성도 느껴질 수 있어서 만족했습니다.

프로필 첫 줄의 THINK NOTE를 인스타폰트를 이용해 삽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한글로도 폰트를 바꿀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영어로만 폰트 변경이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제가 개발자라면 한글 폰트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프로필 폰트를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자체적으로 여러 한글 폰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혹시 있지 않을지 머리를 굴려보게 되네요.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만들어주셔도 참 좋겠습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트에서는 인스타그램의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대규모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이트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서비스를 만든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갖게 되었고, 저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하다고 불평만 했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불편을 잘 기록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깊이 고민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한 사용자를 모으는 서비스는 반드시 ‘혁신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전기차’ 같이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혁신도 물론 혁신이지만, 그 방법만이 혁신이라는 생각을 조금은 버리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 이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용자를 충분히 모을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이처럼 조용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혁신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원문: 생각노트


[1] 서드 파티: 해당 분야에 그 분야를 처음 개척했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등의 주요 기업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호환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타 기업의 주 기술을 이용한 파생상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을 가리키는 용어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
‘스튜디오’ 진행만 고집하는 신동엽이 의미 있는 이유 https://ppss.kr/archives/221640 Mon, 13 Jul 2020 01:53:43 +0000 http://3.36.87.144/?p=221640

요즘 부쩍 관심이 가는 방송인이 있습니다. 바로 ‘동엽신’으로 잘 알려져있는 MC 신동엽입니다. 집에 있다 보니 TV를 보는 시간이 유독 많아지게 되었는데,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꽤’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는 수년간 대한민국 대표 MC로 꼽혀오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예능의 흐름이 ‘야외’와 ‘리얼 버라이어티’로 바뀌면서 신동엽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좁아진 느낌이었죠.

하지만 그는 어느덧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남자 MC가 됐습니다. 무려 7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화려한 방송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황금 요일로 불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2개씩 프로그램을 이끄는 MC는 신동엽이 유일합니다. 주말에만 무려 4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 불후의 명곡 (토요일)
  •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토요일)
  • 미운 우리 새끼 (일요일)
  • TV 동물농장 (일요일)
  • 실화탐사대(수요일)
  • 공부가 머니(금요일)
  • 사랑의 재개발(목요일 예정)

그의 행보에 더 의미가 있는 건 그의 진행 프로그램이 ‘다변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MC는 예능에 치우쳐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신동엽은 예능뿐 아니라 ‘TV 동물농장’과 같은 가족 프로그램, ‘실화 탐사대’와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의 진행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스튜디오 방송만 고집하는 걸로 유명해 ‘대세’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어떻게 다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명MC가 되었는지 말이죠. 제 주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신동엽의 의미 있는 고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은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등장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두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실내 스튜디오가 예능 프로그램의 주 무대였습니다. 정해진 대본을 토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만큼 철저히 통제 가능한 환경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예능 판도가 순식간에 바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예능이 많아졌습니다. 실내 스튜디오가 채우지 못했던 다양함이 야외의 변화무쌍하며 다채로운 장면으로 채워졌죠. 또한 대본 대신 리얼한 상황에서 애드립으로 진행하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예능 대세 장르로 떠올랐습니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등장으로 예능 판도는 순식간에 ‘야외’와 ‘리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스튜디오 방송을 지켜낸 MC가 바로 신동엽입니다. 강호동이 <1박 2일>로, 유재석이 <무한도전>과 <런닝맨>으로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 때, 신동엽은 그 흐름에 합류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신동엽을 보고 대세에 뒤처졌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 중 대세인데, 왜 그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느냐고 말이죠. 바뀌는 예능 흐름을 쫒아가지 못한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신동엽 스스로도 불안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야외’와 ‘리얼’로 가고 있는데,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하지만 신동엽은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은 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묵묵히 오랜 기간 이끌어 왔습니다. 그 결과 그는 유독 장수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SBS <TV 동물농장>을 20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KBS <불후의 명곡>은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에 폐지된 KBS의 장수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도 9년이나 이끌었죠.

2001년 이후 20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SBS <TV 동물농장>
9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KBS <안녕하세요>

물론 그가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 <무한도전><1박 2일>과 같이 신드롬을 일으키는 수준의 프로그램이 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외 다른 장르의 TV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청자를 위해 매주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러는 동안 점차 내공이 쌓였고, 그는 스튜디오 프로그램 진행의 명불허전 1인자가 됐습니다. 신규로 기획되는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진행자로 신동엽은 방송가에서 늘 섭외 1순위로 꼽혔습니다. 모든 MC가 야외로, 그리고 리얼 버라이어티로 떠날 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한 덕분에 오히려 신동엽은 ‘스튜디오’ 방송 전문 진행자라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 거죠.

신동엽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가는 길에 꼭 나도 합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중과 시대가 원하는 것은 분명 있고, 그것에 영합하는 것이 연예인 그리고 창작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없이 그저 대세를 따르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불필요한 곳에 힘을 쏟게 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냉철하게 파악하다

신동엽은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연예인입니다. 그의 장점은 조목조목 말하며, 느린 호흡으로 끌어가는 입담입니다. 다수의 PD도 이 능력만큼은 신동엽을 따라올 수 있는 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게 아니라 천천히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늘 유머 포인트를 넣어 유쾌하게 멘트를 마무리하는 능력. 신동엽이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그는 못 하는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냉철하게 평가를 내립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치명적인 단점은 ‘목소리’라고 밝혔습니다. 목이 빨리 피로해지고 상하기 때문에 큰 목소리를 장시간 외쳐야 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자신과 맞지 않다는 판단을 빠르게 내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신을 계속 쫓아오는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도 존재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죠.

제가 목이 약해서 야외 버라이어티를 하지 못 한다. 유재석이나 강호동씨처럼 야외에서 힘있게 하는 것을 못 한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많이 부족하지만 목 때문에 실내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 인터뷰 중

이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명확하게 파악한 뒤,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튜디오’ 방송에 올인하게 됐습니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이 잘하는 것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키우기 위한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이죠.

그 덕분에 그는 지금 스튜디오 방송 진행의 1인자가 됐습니다. 그는 어떤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MC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MC가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에 집중하며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송 포트폴리오를 쌓을 때 그는 예능, 교양, 음악, 가족 프로그램 등을 아우르며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모든 방송에 최적화된 MC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적은 리소스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다

야외 방송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는 정해진 대본이 없기 때문에, 방송 분량이 충분해질 때까지 촬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시간 촬영이 이어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큰 체력적 소모가 발생하면서 촬영이 끝난 뒤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진행자 입장에서는 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한되기 마련이죠.

이에 비해 스튜디오 방송은 리소스가 야외 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어느 정도의 진행 대본이 존재하고, VCR 화면이 미리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방송 분량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VCR 화면을 서로 잘 이어주는 매개자 역할에 충실하고, 게스트와 다른 패널이 잘 얘기할 수 있도록 해주면 MC로서의 역할은 다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체력적 소모도 야외 방송에 비해 적은 편이고요.

그 덕분에 신동엽은 일주일에 7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진행자로서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은 리소스로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거죠. 그렇다고 과소비되는 느낌도 아닙니다. 이는 예능뿐만 아니라 시사교양, 음악, 가족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둔 덕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똑똑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만, 자신의 리소스로 최대의 퍼포먼스를 낼 줄 아는 방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예능, 시사교양, 가족,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송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신동엽.

 

마치며

저는 요즘 신동엽을 보며, 자신이 잘하는 일을 꿋꿋하게 오래 지켜온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바뀌는 예능 트렌드 속에서 자신의 단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더 극대화하여 스튜디오 방송 진행의 1인자가 된 사람입니다. 대세를 따라야 할 때도 분명 있지만, 그 대세가 내 옷이 아니라면 몸을 욱여넣어 옷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방송에서 느껴지는 ‘지겹지’ 않은 느낌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만의 호흡, 자신만의 문법으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 신동엽이 스튜디오 방송의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원문: 생각노트

]]>
카카오페이지가 ‘원작 드라마’를 띄우는 이유와 방법 https://ppss.kr/archives/214664 Thu, 26 Mar 2020 06:09:28 +0000 http://3.36.87.144/?p=214664 요즘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JTBC에서 방영한 다음 웹툰 원작의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입니다. 각종 악행을 행하면서 요식업계 정점에 오른 프랜차이즈 ‘장가’를 상대로 펼치는 청년 사장 ‘박새로이’의 복수와 성장을 다루는 드라마죠. 박새로이의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젊은 어른’을 떠올리고, 그가 주변 사람에게 펼치는 리더십이 흥미로워 계속 본방 사수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성적은 꽤 좋습니다. 첫 회 시청률은 불과 5%에 불과했지만, 매회 시청률을 갱신하더니 10회 만에 15%에 육박했죠.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성장형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이태원 클라쓰’는 흥행 드라마 대열에 올라서게 됐으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흥행 드라마 중 하나로도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흥행에 가장 기뻐하는 곳 중 한 곳은 다름 아닌 ‘카카오페이지’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다음 웹툰과 손잡고, 다음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카카오페이지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앱에서 「이태원 클라쓰」 웹툰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드라마 방영 기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죠. 비록 다음 웹툰 원작이지만 카카오페이지를 ‘카카오 대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키우고자 하는 카카오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즐길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자사의 원작 드라마 방영 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2018년에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시작으로 〈이태원 클라쓰〉 〈메모리스트〉까지 드라마 방영 동안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죠. TV 광고를 필두로, 정주행 캐시 이벤트, 카카오톡 이모티콘, 드라마 다시 보기 선물까지 카카오페이지가 할 수 있는 마케팅은 모두 다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대규모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드라마 방영 기간을 서비스 성장 모멘텀으로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을 잘 챙겨, 꼼꼼하게 마케팅 해야 서비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태원 클라쓰’ 웹툰도 이런 카카오페이지 마케팅에 힘입어, 누적 독자 수 1,200만 명을 빠른 속도로 돌파하기도 했죠. 원작이 잘돼서 드라마가 되었고, 드라마가 잘되어 원작이 다시 흥행하는 선순환 흐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카카오페이지가 왜 원작 드라마 방영 기간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케팅으로 드라마 시청자를 카카오페이지 앱으로 끌어들이는지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드라마가 떠야 IP 사업이 뜬다

어쩌면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은 드라마 ‘흥행’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드라마가 성공해야 원작 작품의 흥행성과 사업성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카카오페이지의 다른 작품도 IP화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역으로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IP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레퍼런스’가 또 다른 ‘좋은 기회’를 불러오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몇 년 사이에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는 2018년에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 라는 성공 레퍼런스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 방영 기간 카카오페이지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카카오페이지의 존재를 알렸고, 서비스 대세감도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재미있는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에 몰려 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렇게 드라마로까지 나왔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죠.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카카오페이지에서 소설, 웹툰, 드라마를 모두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드라마 시청률 성적도 좋자 많은 드라마/영화 제작사가 카카오페이지 작품을 살펴보고, 그 이후 수많은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쏟아졌습니다.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영화 〈시동〉 등이 모두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합니다. 거기에 올해는 〈이태원 클라쓰〉를 시작으로 〈메모리스트〉, 윤태호 작가의 신작 등을 모두 드라마화할 예정입니다. 드라마가 흥행해야, 더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경험을 해본 카카오페이지는 ‘드라마 흥행 만들기’를 그들의 중요 미션으로 여겼습니다. 방송사의 역할이라 볼 수도 있는 ‘드라마 흥행’을 카카오페이지가 직접 챙기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방영 전부터 카카오페이지 앱 내에서는 TV 방영 소식을 알리며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1,000만 명이 다운받은 카카오페이지의 앱 사용자를 잠재적인 드라마 시청자로 만들어서, 기초 시청자층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다음 웹툰과 함께 진행 중인 슈퍼 IP 프로젝트. TV 드라마, 넷플릭스, 영화 등으로 영상화 IP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또한 드라마 방영 소식을 담은 홍보 기사도 직접 챙겨서 쏟아냅니다. 더불어 TV 광고도 진행하면서, 드라마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손발을 걷어붙입니다. 물론, 이렇게 대규모 마케팅을 할 때마다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을 단순한 ‘서비스 마케팅’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IP 확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영화가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드라마와 영화가 흥행할수록, 그들의 IP 사업은 더 잘 될 테니까 말이죠.

 

‘궁금하면 ○○화 보세요’ TV 광고

카카오페이지가 원작 드라마 방영 동안 온에어하는 TV 광고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화’ 마케팅입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영 기간에는 김비서가 연애를 할지, 퇴사를 할지 궁금하다면 ○○화에서 미리 보라고 말합니다. 〈이태원 클라쓰〉 방영 기간에는 조이서의 후진 없는 사랑법이 궁금하다면 ○○화에 힌트가 있다고 얘기하죠. 드라마 전개에 핵심이 되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작 웹툰/웹소설을 보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특히 원작 드라마 앞, 뒤, 중간 TV 광고를 통해 원작 드라마 시청자에게 다이렉트 마케팅을 합니다. 여러 곳에 분산해서 마케팅하는 것보다 원작에 관심 가질만한 대상에게 ‘스토리’로 유혹하는 거죠. 게다가 광고 크리에이티브와 광고 편성을 잘 활용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 광고도 있었습니다. 바로 위에도 언급했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의 중간 광고였습니다.

김비서가 퇴사를 하기로 결정한 드라마 1부에 이어, 이 광고를 중간 광고로 내보냈습니다. 진짜 퇴사를 할지, 아니면 연애를 할지 궁금하다면 카카오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해보라는 광고였죠.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결말이 궁금해 혹하지 않을 수 없는 광고였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와 절묘하게 떨어지는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광고 인벤토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드라마 시청자를 카카오페이지로 유입하게 만든 것이죠. 지금 보는 드라마가 카카오 페이지 원작 드라마라는 사실도 더불어 알리며 브랜딩 광고도 함께 하는 셈이고요. 참 똑똑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궁금하면 ○○화’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지 그 자체의 브랜드 광고를 하는 것보다, 드라마와 잘 엮인 스토리 광고를 통해 더 매력적으로 카카오페이지를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콘텐츠 기업의 광고는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잘하는 ‘엮기’ 마케팅

제가 좋아하는 마케팅은 ‘잘 엮인’ 마케팅입니다. 가진 자산을 최대한 유기적으로 잘 엮어 최대한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마케팅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카카오페이지 마케팅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의 최고 레벨에 도달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카카오페이지, 더 나아가 카카오가 가진 모든 자산을 마케팅에 참 잘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VOD 서비스, 그리고 최근에는 전자책까지 함께 서비스합니다. 그야말로 ‘종합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운영하는 덕분에 하나의 IP를 토대로 여러 서비스를 엮어보는 시도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원작 웹툰 3화를 보면 드라마 다시 포인트를 무조건 지급해서, 드라마 1회를 보게큼 하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원작 웹툰을 경험해볼 수도 있으며, 카카오페이지 안에서 드라마 다시보기가 된다는 사실도 알면서 VOD 서비스도 경험해볼 수 있죠.

웹툰 〈이태원 클라쓰〉 3화를 보면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

만약 전자책이 있었다면 전자책과도 분명 엮었을 것이고, 영화가 있다면 영화까지 엮었을 것입니다. 웹툰/웹소설–드라마–영화–전자책 사업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모두 다루는 덕분에 하나의 ‘킬러 콘텐츠’로 여러 매체를 엮는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가 보유한 인프라와도 적극적으로 엮습니다. 콘텐츠별 이모티콘을 제작해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드라마 OST와 뮤직비디오도 제작해 음악 서비스인 ‘멜론’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OST, 뮤직비디오에 직접 제작해 카카오페이지와 멜론에서 공개. 멜론과는 공동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결국 하나의 IP를 토대로 작게는 카카오페이지 내에서, 크게는 카카오의 디지털 서비스 전체에서 서로가 엮이는 시도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하나의 IP로 뽑아 먹을 수 있는 건, 다 뽑아먹는 셈이죠. 또한 디지털 콘텐츠가 카카오 서비스 전체를 유기적으로 묶어주면서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디지털 콘텐츠 명가로 거듭나게 해줍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IP 사업의 기본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마치며

작년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서 약 1조 6,500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네이버가 작년 약 2,000억 원의 콘텐츠 서비스 매출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디지털 콘텐츠 사업 부문만큼은 카카오가 네이버를 압도적으로 이긴 것입니다.

카카오 2019 실적. 콘텐츠 부문 매출이 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 출처: 카카오 IR
네이버 2019 실적. 콘텐츠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00억 정도. / 출처: 네이버 IR

게다가 카카오의 ‘IP 비즈니스 기타’ 부문은 2018년 대비 75%가 성장해 약 3,700억 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카카오 사업 전체에서 봤을 때 연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사업 부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살펴봤을 때, 카카오페이지의 대규모 마케팅은 카카오의 IP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작이 잘돼서 드라마가 잘 되고, 드라마가 잘 돼서 원작이 잘 되며, 또 다른 원작이 드라마나 영화가 되는 기회를 만드는데 카카오페이지의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네이버의 경우 원작 마케팅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보입니다. 네이버 웹툰도 카카오페이지 못지않게 IP화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네이버 웹툰 원작의 영화 〈신과 함께 1〉 〈신과 함께 2〉입니다. 천만 영화 2편의 원작이 바로 네이버 웹툰이었던 거죠.

네이버 웹툰 원작 〈신과 함께〉. 1–2편 모두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은 〈신과 함께〉가 네이버 웹툰 원작인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제가 〈신과 함께〉를 극장에서 봤을 때, 당연히 네이버 웹툰에서 극장 광고를 하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지금 보려는 〈신과 함께〉, 영화의 여운을 네이버 웹툰에서 이어가세요.’ 같은 마케팅을 말이죠. 하지만 광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네이버 웹툰의 스토리 파워와 브랜드를 알릴 기회, 그리고 더 나아가 네이버 웹툰으로 영화 팬들을 모을 기회를 날린 셈이었죠.

카카오페이지는 앞으로도 원작 마케팅에 모든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킬러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광고,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 전체의 디지털 콘텐츠 활성화, 카카오페이지의 스토리 파워를 통한 대세감 알리기 (요즘 재미있는 스토리는 카카오페이지에 있어!), 더 많은 IP 작품 만들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면, 카카오페이지의 마케팅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원문: 생각노트

]]>
프릳츠는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는 ‘커피 브랜드’가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14666 Thu, 19 Mar 2020 08:40:29 +0000 http://3.36.87.144/?p=214666

‘컵을 든 물개 캐릭터’. SNS와 동네 카페에서 자주 눈에 띄게 된 커피 브랜드가 있습니다. 커피에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이고 커피에 관심이 없더라도 핫플레이스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 봤을 곳입니다 바로 커피 로스터리 컴퍼니 ‘프릳츠’입니다.

사실 저는 커알못(커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커피 브랜드를 제가 다루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커피 맛을 잘 구별하지 못하며 ‘최저 미각 기준’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믹스 커피를 비롯한 모든 커피가 다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프릳츠의 인기에 대해 궁금해진 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 때문이었습니다. 프릳츠가 다루는 업의 본질은 ‘커피 로스터리’ 기업입니다. 좋은 원두를 수입해서 로스팅한 뒤 이를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하고 일반 소비자에게 정기 배송하는 구독(subscription) 모델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커피 로스터리 브랜드는 많습니다. 프릳츠와 같이 매장을 오픈하고 원두를 정기 배송하는 모델도 갖추고 있죠. 하지만 그 회사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밀레니얼 세대를 열광하고 하고 커피 문화를 선도하며 커피 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브랜드는 많지 않습니다. 프릳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릳츠 도화점 모습. 전통 기와집을 개조해서 만든 점이 인상 깊은 곳이다.

게다가 더 중요하게 봤던 것은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가 결국은 그들의 업의 본질인 ‘커피 로스터리 사업’을 더 활발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릳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팬이 생겨나자 프릳츠의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가 늘어나고 소비자 역시 늘어났습니다. 프릳츠로부터 원두를 받고 카페 문 옆에 프릳츠 스티커를 붙여두는 것만으로 ‘이 카페, 뭘 좀 아는 카페인데?’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원두 공급자(provider)에서 더 나아가 커피 문화를 이끄는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커피 로스터리 기업인 ‘프릳츠’가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힙한 커피 문화를 이끌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많은 동네 카페가 프릳츠의 원두로 커피를 팔고 싶어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주관적인 관점으로 살펴봤습니다.

 

빵으로 끌어들이고 소수의 커피 마니아를 남기다

프릳츠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보면 프로필에 이 한 줄로 브랜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빵과 커피’, 이 두 단어가 프릳츠에 대한 설명 전부입니다. 그들이 자신 있게 내미는 것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저는 이 상하게 수식어 없는 이 단어에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릳츠를 가보신 분들의 후기를 들으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커피가 정말 맛있다. 근데 빵도 진짜 맛있다.

프릳츠는 커피 로스터리 기업으로 ‘커피 맛집’이기도 하지만 ‘빵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프릳츠 태그를 살펴보면 ‘커피 반 빵 반’ 일 정도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 팔려 사 먹지 못한 빵에 대한 한탄을 눈물 이모지로 표현한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매대에 진열되자마자 순삭되는 빵이 바로 프릳츠의 빵입니다.

프릳츠에서는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바로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커피도 맛있지만, 빵도 맛있는 곳이 된 이유는 프릳츠의 창업자 구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프릳츠는 총 5명의 창업자가 공동으로 세운 회사입니다. SJ 리브레 출신의 그린빈 바이어 김병기, 김도현 로스터, 박근하 바리스타, 엘 카페 출신의 송성만 바리스타, 제빵업계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허민수 셰프가 공동으로 창업했죠. 커피 업계에서는 이들을 ‘어벤저스’라고 부릅니다.

프릳츠에는 좋은 원두를 수입할 수 있는 바이어가 있고, 이를 로스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로스팅한 원두를 맛있게 내릴 수 있는 바리스타가 있고 커피와 함께 먹으면 좋은 디저트(빵)를 만들 수 있는 셰프가 함께 구성되어 있죠. 결국 최상의 커피와 최상의 빵이 나올 수밖에 없는 ‘맨파워’가 프릳츠의 상품을 훌륭하게 만든 것입니다. 베이커리 1등과 커피 1등이 만났으니 ‘빵과 커피’ 그것 하나만으로 프릳츠에 대한 설명은 충분합니다.

프릳츠의 새로 나온 빵 ‘단팥 패스트리’. 새로운 베이커리 메뉴는 SNS를 통해 소개하고 홍보한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프릳츠가 다른 커피 로스터리 브랜드보다 ‘빵’에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커피 로스터리 기업은 베이커리에 이렇게 주목하지 않습니다. 커피 하나로 승부를 보거나 디저트를 제공하더라도 그저 커피의 부가적인 상품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빵집 맛집이 아닌 ‘커피 맛집’으로 불리고 싶은 업에 대한 고집과 충실함도 한 몫합니다.

하지만 프릳츠는 처음부터 ‘베이커리’를 중점적으로 밀었습니다. 이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넓은 타겟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커피만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커피를 좋아하거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 모객 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커피 맛집이 줄을 서는 것보다 빵집 맛집이 줄을 서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결국 커버리지의 문제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타겟까지를 상대할 수 있는지가 브랜드를 확장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시대의 혜택을 프릳츠는 톡톡히 누렸습니다. 커피로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사진을 찍거나 팔로워로부터 크게 관심받을 수 있는 사진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커피는 ‘마셔봐야’ 그 차이와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빵은 전혀 다릅니다. 빵은 보이는 것에서부터 셔터를 누르는 힘이 있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그 차이가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빵을 보며 셔터를 눌렀고 함께 시킨 커피의 맛에 놀라며 함께 찍었습니다. SNS에 #프릳츠 태그를 달아 올렸고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와 뉴트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눈길이 가며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았습니다. 즉, 빵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가치 있는 사진(Instragram Worth Photo)을 찍을 수 있는 ‘매개체’를 제공하면서 각각의 고객이 프릳츠의 마케터가 되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 인스타그램의 #프릳츠 태그에는 무려 8.1만 개의 게시글이 있다.

결국 각 업계의 전문가들이 만나 최고의 상품(빵, 커피)을 만들어냈고 커피 로스터리 기업이라도 ‘커피’라는 제한적인 카테고리에서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베이커리도 중점적으로 선보였습니다. 맛있는 빵집으로 보통의 사람을 모았다가 맛있는 커피로 ‘커피 매니아’를 만드는 효과도 거뒀습니다.

커피의 맛을 제대로 구별하고 좋은 원두를 정기 구독까지 해서 먹는 타겟층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들만을 데려오려고 했다면 프릳츠가 이렇게까지 뜨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좋아하는 것으로 우선 끌어들인 뒤 커피 맛을 깨달은 소수만 남기는 전략이 프릳츠에서 통했던 것입니다.

 

커피 브랜드 같지 않은 커피 브랜드를 만들다

프릳츠를 처음 보면 ‘커피 브랜드’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낯선 ‘프릳츠’라는 한글. 커피 브랜드라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어로 이름을 지었을 것 같은데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잘 쓰지 않는 ㄷ받침을 보면서 오타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죠.

둘째는 70~80년대의 한국에서 봤을 법한 타이포그래피와 조형 요소로 만들어진 레트로풍 디자인입니다. 여기서 커피 브랜드의 일반적인 범주에서 더 벗어나게 됩니다.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는 생각에 화룡 정점을 찍는 것은 바로 물개 캐릭터. 프릳츠를 상징하는 앙증맞은 물개를 보면서 ‘이건 확실히 커피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프릳츠 로고. 컵을 든 물개 캐릭터, 한글로 된 프릳츠, 전통 문양에서 따온 레트로풍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프릳츠의 종이컵.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느껴진다.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 법칙을 모두 거부한 프릳츠는 그 어떤 커피 브랜드보다도 밀레니얼 세대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앙증맞은 물개 캐릭터에 보이는 관심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이 물개가 들어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긴 줄을 서기도 하고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나온 리미티드 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도 불사합니다. 매장 곳곳에서 발견한 물개 캐릭터를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하고 이곳에서 구매한 물개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여 ‘프릳츠 멤버’로서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용도로까지 활용합니다.

프릳츠의 귀여운 물개 캐릭터로 꾸며진 원두 케이스.
프릳츠의 다양한 굿즈. 새로운 굿즈가 나올 때마다 이 굿즈를 득템 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프릳츠’ 케이스를 하고 다니는 친구를 봤다!

밀레니얼 세대가 프릳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평범함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커피라고 하면 꼭 고상해야 하고 고급진 느낌으로 무거움과 진지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준 브랜드가 바로 프릳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커피가 최고야’ ‘우린 고급스러운 커피 문화를 지향해’가 아니라 ‘그냥 즐기면 돼!’라고 어필하는 파격적인 커피 브랜드에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움을 느꼈고 언제든지 이 커피 브랜드가 만드는 커뮤니티에 들어갈 의지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물개’ 캐릭터의 탄생 배경을 들으면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프릳츠 컴퍼니의 소속 디자이너가 회사 대표와 로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심지어 물개가 나와도 상관없다’는 말 한마디에 물개가 회사의 로고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프릳츠는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무겁고 진지한 커피 브랜드를 똑같은 무거움과 진중함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깨닫고 있었습니다. 또한 맛있는 커피가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이 즐기는 소유물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도 얼마든지 즐기는 ‘캐주얼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즐기는 브랜드’로 프릳츠를 만들었으며 결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통했습니다.

 

프릳츠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가 늘었다

얼마 전 동네의 한 카페를 처음으로 들렀습니다. 음료를 주문하려고 카운터로 다가갔는데 친숙한 캐릭터 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컵을 든 물개 캐릭터, 프릳츠 스티커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카페는 프릳츠로부터 원두를 받아 커피를 제공하고 있는 카페였고 그 의미로 프릳츠 스티커를 카운터 옆에 붙여 두었던 것입니다.

동네 카페 중에 ‘프릳츠’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위 스티커는 프릳츠 원두를 납품받아 커피를 만드는 카페에 붙이는 인증 스티커.

제가 이 스티커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반가움이었습니다. 자주 가는 프릳츠를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마치 프릳츠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우선 이 동네 카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습니다.

이어서 연결된 생각은 ‘이곳 커피 맛은 보장할 수 있겠네’였습니다. 프릳츠에서 먹어본 커피의 맛을 떠올리면서 그 경험이 처음 와본 이 동네 카페의 커피 퀄리티를 상상할 수 있게 해 준 것입니다. 프릳츠에서의 좋았던 경험이 처음 와 보는 카페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해 줬습니다.

그다음 든 생각은 ‘이 카페 힙한 곳인데?’였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힙한 카페로 유명한 프릳츠는 아직까지는 알 만한 사람만 아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브랜드의 원두를 받아 커피를 만든다고 하니 뭘 좀 아는 카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연중에 사장님은 어떤 감각적인 분일까 하는 생각에 흘겨보기도 했고요. 이런 생각들이 이어져 결국 제가 주문한 것은 커피. 처음 마셔보고 했던 말은 ‘역시 프릳츠네’였습니다.

동네 카페에서 프릳츠를 경험한 계기로 프릳츠의 커피 로스터리 사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프릳츠의 전략이 참 똑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릳츠는 커피 로스터리 업이 본질이기에 정기 배송이나 카페에 원두 제공하는 일이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원두가 훌륭하고 커피가 맛있는 로스터리 기업은 이제 많아졌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전국의 동네 카페들이 원두 소싱 조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원두 맛은 상향 평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릳츠가 겨냥했던 것은 최상의 원두와 함께 ‘최고의 브랜드 경험’이었습니다. 프릳츠가 매장을 3곳이나 운영하고 각 매장에서 커피와 빵을 팔며 퍼블릭 커핑 클래스를 무료로 진행하는 것은 ‘프릳츠’라는 브랜드 파워를 쌓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쌓은 ‘프릳츠’에 대한 좋은 경험이 프릳츠 원두를 받는 동네 카페를 만났을 때 연결되게 됩니다. 카페에 대한 호감, 맛에 대한 신뢰, 왠지 힙할 것 같은 느낌이 ‘프릳츠’ 스티커 하나로 만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뜨고 싶은 트렌디한 가게는 ‘프릳츠’ 원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인증 스티커 하나로 순식간에 핫플레이스 느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릳츠의 원두를 납품받는 동네 카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제가 만약 카페를 차려서 원두를 받아야 한다면 당연히 프릳츠 원두를 받을 것입니다. 최고의 원두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를 제 카페에서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동네 카페에서 프릳츠 스티커를 보고 들었던 생각을 제 카페에 온 다른 고객들도 하길 원하는 거죠. 마치 ‘프릳츠 OO지점’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고 매장 곳곳에 ‘저희 가게는 프릳츠 원두를 사용합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알릴 것입니다. 제 카페가 결코 프릳츠는 될 수 없겠지만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프릳츠처럼 힙한 카페로 만들어 볼 수는 있기 때문이죠.

프릳츠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프릳츠는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해주고 결이 비슷한 동네의 힙한 카페들을 통해 마치 가맹점을 늘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힙한 동네 카페가 힙한 브랜드의 원두를 받으니 그 힙함이 2배가 되는 것이죠. 힙한 동네 카페의 힘을 프릳츠가 역으로 받기도 하고요.

이 때문에 요즘 프릳츠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전국의 카페들이 프릳츠 원두를 납품받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는 모두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 덕분입니다. 일명 ‘프릳츠 효과’라고도 업주 사이에서는 불린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제가 자주 가는 카페는 앤트러사이트 원두에서 프릳츠 원두로 변경까지 했습니다. 이 카페는 곧바로 프릳츠 인증 스티커를 붙였고 그랬더니 젊은 층의 주문이 확실히 더 늘었다고 합니다. ‘어? 프릳츠네?’ 알아차리곤 주변 동료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사람도 여럿 있다고 하고요. 자체적인 브랜드를 키우자 이 브랜드의 커피를 받고 싶어 하는 카페가 늘었고 결국 업의 본질에도 충실하게 되었습니다.

프릳츠 원두를 사용하는 대표 카페 후기

  • 연남 사이드 테이블
  • 청담 카페 안나
  • 신대방 사생활
  • 마곡 주아드라비 카페
  • 한남 언더야드
  • 부산대 카페 호탐
  • 청주 그레이맨션
  • 대전 카페 한동안
  • 마산 커피 애딕트

 

마치며

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제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그리곤 궁금했습니다. 이 브랜드는 어떤 매력을 가졌기에 커피에 관심이 없던 저도 애정 하는 브랜드가 되었을까 하고 말이죠.

그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면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 같지 않은 커피 브랜드라 호감이 갔습니다. 커피 브랜드를 이렇게 정의하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커피 문화가 그저 어렵고 가진 분들이 향유하는 고급 취미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생각을 깨준 브랜드가 바로 프릳츠입니다. 커피에 대한 허들을 낮춰줬다고 할 수 있죠.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가 커질수록 전국 곳곳에서 프릳츠의 원두를 취급하는 동네 카페가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원두를 받아야 한다면 가급적 ‘있어 보이는’ 브랜드의 원두를 받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프릳츠 스티커 한 장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제가 직접 체감했고 주변의 많은 같은 세대의 친구들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왠지 프릳츠 스티커가 붙여 있는 카페를 더 자주 발견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원문: 생각노트


참고

  1. LABEL GALLERY
  2. VACANT WORKS
  3. 물개가 커피를, 프릳츠 커피 컴퍼니
  4. 프릳츠 로고, 그 뒷이야기!
  5. 신대방 카페 세상 힙한 곳, 사생활
  6. [기업돋보기] 남혐 논란 커피리브레, 스페셜티 업계의 큰 손
  7. 프릳츠
  8. 커피 미식가들의 필수 코스
  9. 서울카페#1_프릳츠 커피 컴퍼니
]]>
OKRs 프레임웍으로 정하는 2020년 목표 https://ppss.kr/archives/213238 Mon, 09 Mar 2020 06:39:19 +0000 http://3.36.87.144/?p=213238 매해 OKR’s로 한 해 계획을 세운다. 2017년부터 사용해본 OKR’s 원 페이퍼 계획은 한 해 동안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한 해가 지났을 때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보이는 다소 잔인한(!) 목표 설정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이를 프린트해서 다이어리 맨 앞에 한 장, 방 잘 보이는 곳에 한 장 붙여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이를 보면서 목표와 수단을 리마인드하곤 한다. 클리어한 경우 빨간 취소 선을 그어, 진행도를 추적하기도 한다. 올해도 예외없이 OKR’s로 한 해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다. 그 사이 1월이 흘러가고 2월이 다 됐다.

올 한해 어떤 것을 해볼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고민의 시간이 길어졌다. 고민 결과, 총 5개의 목표를 정했고 목표마다 이루고자 하는 주요 결과(Key Results)를 정의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Initiatives)을 설정했다. 각각 하나씩 자세하게 적어보면서 2020 계획을 이 글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2020 OKR’s.

 

1. 커리어

지금까지의 OKR’s 계획에는 없던 ‘커리어 성장’이 새로운 목표로 등장했다. 그것도 가장 높은 우선순위다. 이는 커리어 고민이 2019년 하반기부터 부쩍 많아진 탓이 크다. 5–6년 차가 되어 주니어를 벗어나고 시니어를 향해 가면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나의 가치(Value)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등을 계속 고민한다.

‘커리어 성장’에서 첫 번째 주요 결과는 워크노트(Worknote) 블로그를 오픈하는 것으로 정했다. 사실 기록과 공유를 좋아해서, 생각노트 블로그와 SNS 계정을 통해 많은 것을 기록하지만, 그동안 일에 관해서는 기록이 거의 없었다. 연차가 낮다 보니 일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업력이 긴 전문가 또는 선배님이 많은데 내가 뭐라고 일에 관해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일에 관한 기록은 자연스럽게 계속 미뤄왔다.

하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 시간을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일’이다. 그리고 기록이 없다 보니 분명 이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잘 기억에 남지 않았다. 역시 기록을 해야, 다시 그 기록을 봤을 때 기억나는 법이다. 그래서 ‘일’ 기록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생각했고, 생각노트와는 별개로 ‘일’만을 기록하는 워크노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는 ‘일’과 관련된 자료들을 쌓아나갈 예정이다.

  • 일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점
  • 더 나은 워크 플로우를 위해 고민하는 점
  •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생산성 앱 리뷰
  • 기획자가 보면 좋을 인풋 소스
  • 마케터가 보면 좋을 인풋 소스
  • PPT 디자인 소스

생각노트와 별개로 나눈 건 생각노트 블로그가 많이 무거워졌기도 하고, 모바일에서도 편하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생각노트는 딱 ‘각’을 맞추고 써야 하는 형태로 점점 고정화하는데 그 형식으로 ‘일’을 기록하고 싶진 않았다. 모바일로도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일 관련 콘텐츠가 되길 바랐다. 출퇴근길, 오늘 일을 기록하는 ‘일 일기장’ 같은 역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워크노트 블로그는 이번 설 연휴, 90% 가까이 만들었다. 아마존 AWS를 통해 처음으로 블로그를 만들어보았는데, 서버 리전이 서울에 있는 호스팅이 이렇게 좋구나 싶을 정도로 높은 속도가 나와서 만족한다. 게다가 사용할 수 있는 스펙 대비 가성비도 갓이다. 그야말로 ‘갓마존’을 경험한다. 도메인까지 구매해서 연결해놓았다.

지금은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하나씩 콘텐츠를 올려보는 단계. 역시 공부를 할 때는 블로그로 기록해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최고다. 멤버십 서비스 스터디가 필요하면 블로그에 표를 그리고 멤버십 서비스를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자료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정식 오픈을 한다면 생각노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커리어 성장에서 두 번째 목표는 세 가지 KPI를 달성해보자는 것이다.

  1. 서비스 기획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 기획 문서’를 써보는 것. 실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것을 로지컬하게 하나의 문서로 잘 정리하는 실력을 길러보고 싶다. 즉, ‘기획 문서’를 제대로 써보고 싶은 것. 또한, 연차가 쌓여가다 보니 보고 문서 형식 역시 점차 정형화되어가는데, 이런 단점도 보완해보고 싶다.
  2. 콘텐츠를 기획하고 아웃풋을 3개 이상 내는 것이다. 콘텐츠도 좋아하다 보니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커리어도 욕심 내보고 싶은데 콘텐츠 기획자로서 A to Z를 경험하고 싶다. ‘기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행’까지 경험하면서 맡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보는 과정을 3번 이상 경험하고 싶다.
  3. 서비스&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잘 알리는 것. 즉 세일즈 포인트를 찾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감각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매체(ex.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를 통해 서비스 마케팅을 진행해보면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잘 마케팅 할 수 있을지 제대로 파 보고 싶다.

 

2. 블로그

블로그의 첫 번째 목표였던 뉴스레터 4.0 업데이트는 1월에 진행했다. 기존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뉴스레터’에서 다시 ‘텍스트 중심의 뉴스레터’로 바꿨다. 모바일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고, 실제로 개편한 뉴스레터에 관한 서베이에서는 ‘가독성이 개선되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형광펜 표시를 통해 ‘생각 메모장’ 같은 느낌을 더해봤는데 반응도 좋았다.

뉴스레터에 관해서는 한 차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향성을 정리해본 적이 있다. “한 주간의 모든 생각을 담는 곳” 뉴스레터를 이런 곳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생각노트는 블로그뿐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각 채널에 적합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렇게 흩어진 생각과 기록을 한곳에 모아보는 곳이 바로 뉴스레터다. 즉 뉴스레터가 헤드쿼터 역할을 하며, 각각의 SNS 채널이 뉴스레터의 콘텐츠를 채워가는 식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뉴스레터 구독자 3만 명을 넘어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사실 조금 높은 수치이긴 하다. 지난 3년 동안 1.6만 명이 구독해주셨는데, 그만한 구독자분들을 1년 만에 또 모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구독자 증가 속도를 보면 아예 불가능한 목표는 또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표는 작은 것보다 큰 것이 낫다고 했다. 3만 명을 목표로 했으면 2.5만 명 가까이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추가적으로, 인스타그램도 뉴스레터와 동일하게 3만 팔로워를 목표를 설정했다. 사실 생각노트 브랜드로 운영하는 채널 중 인스타그램이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다. 2019년 6월에 1만 명을 넘었고 며칠 전 2만 명을 넘었다.

인스타그램이,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높은 팔로워를 보유한 건 ‘짧은 생각’ 콘텐츠의 공이 크다. 140자 짧은 일상 속 나의 단상을 올리는 콘텐츠인데 이 시리즈가 생각노트 인스타그램 채널의 정체성을 확립해줬고, 많은 분을 모시게 했다. 감각적인 이미지가 어울리는 공간에 트위터 내용을 스샷해서 올리는 식이지만, ‘생각’과 ‘관점’을 아끼는 분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역시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내용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인스타그램 ‘짧은 생각‘ 콘텐츠.

올해 인스타그램 목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작년 연말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오늘의 인풋소스’ 콘텐츠. 내게 영감을 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포스트가 아닌 ‘스토리’로 올려서 소개하는 콘텐츠다. 콘텐츠 화면, 링크와 함께 이 콘텐츠를 받아들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가볍게 메모 형태로 남긴다.

‘오늘의 인풋소스’ 시리즈를 1년 이상 끌어보면서 생각노트의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은 맘이 크며, 스토리 내 기능, 예를 들면 질문, 투표 등의 피드백 장치를 통해 팔로워분들과 소통하는 기회도 덩달아 함께 만들어보고 싶다.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시도하는 스토리형 콘텐츠 ‘오늘의 인풋소스’.

그다음 채널은 페이스북 페이지. 사실 그동안 페이스북 페이지 방향성의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팔로워 정체를 겪더니, 업로드한 콘텐츠의 반응도 타 채널과 확연히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채널 성장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페이스북에 소홀했던 탓도 있다.

현재 잡은 방향은 ‘생각노트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곳으로 삼고 싶다는 것. 페이스북 페이지의 최대 장점은 ‘링크’와 ‘공유’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쉽게 활성화되지 않는 기능이기도 하다. 그래서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은 뉴스나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이에 관한 생각을 코멘트로 남기기에 최적화된 채널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인기가 예전만 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난 뉴스를 매일 소비하며 이에 관한 기록을 해나가고 싶은 의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생각노트 뉴스’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나의 뉴스 소비를 하나씩 기록해나가고 싶다. 이를 통해 1만 팔로워를 넘어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이것도 올해 꾸준히 해봐야 하는 것 중 하나.

페이스북 페이지 ‘생각노트 뉴스’.

마지막 채널은 트위터. 트위터의 초기 운영 방향성은 블로그 운영 일지와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점차 팔로워가 늘어나 7,000명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날 것(Raw)의 내 생각을 기록하는 곳으로는 적절치 못한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을 기록하지 못하자 생각 정체 현상을 겪었고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프라이빗 블로그’다.

프라이빗 블로그에 주로 날 것의 생각을 올리다 보니, 트위터와는 점점 멀어졌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짧은 생각’ 콘텐츠에 올릴 스샷을 만드는 용도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현실. 트위터 역시 인스타그램에 집중하면서 소홀해진 것도 없지 않고.

트위터 채널을 다시 살리기 위해 트위터만의 장점을 살펴봤다. 내가 생각하는 트위터의 최대 장점은 ‘스레드(Thread)’. 트위터에서는 하나의 트윗 아래 계속 트윗을 이어 붙여가면서 기록을 더해갈 수 있다. 트위터에만 있는 기능인데, 이 기능 덕분에 한 주제의 장기적 기록이 가능하며, 넘버링을 붙여가면서 리스티클 콘텐츠도 만들 수 있다.

올해는 이 ‘스레드’ 기능을 활용해 앱/서비스 리뷰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앱과 서비스에 관심이 많아, 과장 조금 보태서 매일 새로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보는데 그런 기록을 트위터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140자로 ‘요약’해서 압축해보는 연습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트위터에서도 생각노트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이 올해의 큰 목표다.

 

3. 퍼스널 브랜드

운이 좋게도, 올해는 적게는 2권, 많게는 3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을 것 같다. 작년부터 준비해왔던 책들이 결실을 맺는 셈.

첫 번째 책은 『도쿄의 디테일』 후속작으로 작년 3월 퍼블리(PUBLY)에서 썼던 ‘교토의 디테일‘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본과 관련된 책을 내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원래는 작년 하반기에 출간하고자 했으나,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서 출간을 계속 미뤄왔었다.

하지만 더 미루면 원고 내용이 지나치게 구식이 될 것 같아 고심 끝에 올해 3월에 출간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도 일본과 관련된 책을 내는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 여행책이라는 생각보다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한 끗 사례가 담긴 책으로 생각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PUBLY에서 2019년 3월부터 4월까지 연재한 『교토의 디테일』.

두 번째 책은 ‘생각의 습관‘이라는 가제로 작년 하반기부터 작업하는 책. 작년 하반기, 재충전을 위해 블로그 휴간을 결정하고 공지한 즈음 한 편집자님께서 그 틈을 노려 설득해주신 끝에 만든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방향성이 잘 잡히지 않아 고민도 많았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나온 단계.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지만 부캐는 콘텐츠 창작자로 살아가며 그 이면에 있는 나의 루틴과 습관, 그리고 생각을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 이야기가 담기지 않을까 싶다.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다루는 에세이를 써보는데, 기존과는 또 다른 문법이라 쩔쩔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나의 글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는 바람으로 써보는데 잘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해보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도전 중. 5월 말까지 원고 작업을 완료한 뒤 빠르면 8–9월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 책은 아직 계약은 되지 않고 콘셉트만 정해 샘플 원고를 쓰는 단계. 이 역시 에세이인데 ‘디테일’ 시리즈와 같이 시리즈로 계속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은 ‘런던의 디테일‘ 집필. ‘디테일’ 시리즈는 기획 출판물이기 이전에, 내 여행 기록물로서의 성격이 크다. 그래서 출판 여부를 떠나, 계속 기록을 이어나가고 싶은 맘이 크다. 나의 여행 기록이 디테일 시리즈로 계속 만들어지는 것. 여행을 할 때의 관점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계속한다면 나올 수 있는 창작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런던의 디테일’ 1차 목차 가안.

‘런던의 디테일’은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의 퍼블리싱을 준비한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구글 문서’를 활용한 유료 퍼블리싱. 구글 문서로 콘텐츠를 만든 뒤 유료로 판매하고, 구입하신 분의 메일을 추가해서 글을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견 추가’와 같은 기능을 통해 독자가 특정 문장에 댓글을 직접 남기기도 하고, 그 댓글에 내가 대댓글을 붙여보면서 풍성한 리딩 인터랙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는 독자 to 독자로 서로 의견을 교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서로의 생각이 달려, 메모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디지털 출판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런던의 디테일’ 초반부를 써보며 구글 문서 앱으로 살펴본 결과, 그 어떤 뷰어보다도 가독성이 좋았다. 게다가 목차 책갈피도 가능해서, 원하는 영역으로 바로 이동도 가능. PC, 모바일, 태블릿 어디에서도 무리 없이 콘텐츠 소비가 가능했다. 게다가 이미지 호스팅도 걱정이 없어, 런던에서 찍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도 최대한 많이 올려볼 예정이다. 일정은 올해 하반기 목표.

 

4. 자기 계발

일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도 나의 성장도 함께 이루고 싶은 맘이 크다. 그래서 정해 본 몇 가지 목표들.

첫째는 피아노 레슨. 피아노를 치다 보면 온전히 악보에만 집중하니 다른 생각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어 ‘생각 비우기’에 탁월하다. 새로 이사를 오기 전에는 학원을 다니면서 레슨을 받았었는데, 이사 온 뒤에는 다시 시작을 못 했다. 어느새 레슨받았던 내용도 가물가물.

생각이 다시 많아지는 요즘, 피아노가 많이 그립다. 빠르면 이번 달부터 다시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레슨을 배워, 꾸준하게 하는 취미 루틴으로 삼아보고자 한다. 글을 쓰면서 잘 안 풀릴 때는 피아노츠를 치면서 감정을 달래보기도 하고.

둘째는 OPIC IH 취득. 솔직하게 말하면 작년 목표였다. 달성하지 못했던 목표. 작년에는 영어 공부에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 전화 영어도 하다 끊다를 계속 반복했고, 집중해서 영어 공부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미디움 글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읽으면서 영어를 붙잡았는데 작년에는 놔버렸다. 크게 반성하는 부분.

그래서 올해는 영어 학원을 다녀보기로 했다. 다행히 새로 이사 온 집 주변에는 큰 어학원도 있다. 듣고자 하는 반은 토요일 오전 회화반으로 1회에 3시간 정도 수업한다. 이를 토요일 오전 루틴으로 삼고, 데일리 루틴으로는 전화 영어도 20분씩 해보고자 한다. 아무래도 영어를 매일 최소 사용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 때문이다.

셋째는 책 30권 읽기. 책 읽기는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목표인데, 올해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조금 달라졌다. 작년 말부터 리디북스의 전자책 멤버십 서비스인 ‘리디셀렉트’를 시작하면서, 이곳을 통한 책 소비가 늘어났다. 다만 리디셀렉트에 읽고 싶은 도서가 모두 있는 것은 아니니 도서관 상호대차를 이용해서 꼭 읽고 싶은 책들은 읽어보고자 한다. 이에 올해는 리디 셀렉트와 도서관 상호대차를 이용해 책을 주로 보지 않을까 싶다.

넷째는 웹 프로그래밍. 이 목표도 작년 목표였는데 미달성으로 끌고 왔다. 웹사이트형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면서 웹 프로그래밍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는데, 아직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마다, 구글링을 통해 찾아보는 정도. 올해는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서, 블로그 오류로 인해 가슴 철렁하는 일이 조금은 덜할 수 있도록 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은 여행. 올해는 작년에 가보지 못했던 국내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다. 주말을 끼고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보고 싶은 마음.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4곳을 정해봤다. 군산, 대전, 춘천, 제주도가 1차 후보. 특히 제주도에서는 가능하다면 오래 머무르면서 그동안 가고 싶어서 추가해놓았던 곳들을 모두 들러보고 싶다.

 

5. 건강

해가 갈수록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운동이 꼭 필요한 이유. 우선 몸을 가볍게 해보기 위해, 목표 체중을 70kg으로 잡았다. 사실 작년에도 이 목표로 잡았지만 몸무게를 ‘유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쉽게 빠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아무래도 꾸준한 운동 루틴을 가지지 못한 이유가 큰 듯싶다. 꾸준함이 건강에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1주일에 3회 이상 홈트, 매일 팔굽혀펴기 60회를 꾸준하게 해보고자 한다. 홈트는 NTC(Nike Training Club)와 IPTV 홈트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격일로 운동을 해볼 계획. 퇴근하고 오면 몸이 녹초가 되어 있을 때가 많아 자꾸 운동을 미루는데 그러면 그 뒷날 더 피곤한 것 같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꼭 거르지 않고 해보려 한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야외 달리기도 목표를 세웠다. 한 해 누적 200km를 달려보는 것. 작년에 100km를 달렸는데 올해는 목표를 2배로 늘려봤다. 이를 위해 1주일에 2회 이상은 달려볼 예정. 이제 날씨도 풀려가니 다시 달리기에 집중해보려 한다.

마지막은 수영. 물을 좋아해서 수영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 수영장이 없어서 꾸준히 다니지 못했다. 헬스장과 수영장은 반드시 집 근처에 있어야 한다는 교훈만 깨우쳤다. 하지만 이사 온 뒤 집 근처에 큰 규모의 문화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안에 수영장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수영 클래스를 등록해서 올해는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한 해로 만들어보고 싶다.

 

마치며

지금까지 올해의 목표를 OKR’s로 정리해봤다. 그리고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프린트를 해서, 다이어리와 방 한쪽 벽에 붙여두었다. 이제 이 종이 한 장만을 보면서 올 한해를 달려가 볼 예정. 하나씩 달성할 때마다 빨간펜으로 취소 선을 긋는데, 올 한해가 끝날 때쯤에는 빨간 취소 선이 많았으면 좋겠다. 2020 경자년 화이팅이다.

원문: 생각노트

]]>
왜 매일 오후에 마감 세일 앱 ‘라스트오더’를 켜게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10613 Wed, 05 Feb 2020 01:57:58 +0000 http://3.36.87.144/?p=210613 ※ 라스트오더로부터 협찬받지 않은 글입니다.


요즘 오후 6시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켜보는 앱이 있습니다. 바로 ‘라스트오더’라는 서비스입니다. ‘라스트오더’는 2017년 5월에 출시한 서비스로, ‘우리 동네 마감 세일’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위치 주변의 식당, 카페의 마감 세일 상품을 지도 기반으로 둘러볼 수 있으며, 구매 후 매장에 방문해 식사하거나 픽업해올 수 있는 서비스죠.

우리동네 마감세일 플랫폼 ‘라스트오더’.

가게 사장님은 차마 팔지 못해 버리게 될 음식이나 음료를 이 앱을 통해 판매하며, 소비자는 평소 가격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 가까이 되니, 잘만 구입하면 그야말로 ‘득템’ 할 수 있는 서비스인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라스트오더를 켜게 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로, 마감 세일 음식을 픽업해갈까 하는 마음에 살펴보기도 하고, 카페에 가고 싶을 때는 마감 세일 음료를 이용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켜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라스트오더는 저의 필수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매일 늦은 오후에 펼쳐보는 ‘데일리앱’이자 ‘이브닝앱’이 되어갑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왜 제가 라스트오더 앱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고 배웠는지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

하나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니즈의 균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비스에 엮인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니즈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서비스를 든든히 뒤받쳐줘야 하죠. 이해 관계자의 니즈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균열이 생긴다면 그 서비스는 오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라스트오더’는 서비스에 엮인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모두 자신의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입니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 살펴볼까요. 소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동네 식음료’를 득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할인 폭도 매우 큽니다. 마감 시간 전에 해당 상품을 ‘솔드 아웃(Sold out)’ 시키는 것이 가게 사장님들의 공통된 목표입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혹’할만한 매력적인 할인율을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손님이 제한된 시간 안에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죠. 보통 40~50% 할인을 진행하며, 마감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할인율은 더 커지기도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입니다.

출처: Youtube @BJ깐따삐야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즐길 수 있는 ‘마감세일’을 이제 라스트오더를 통해 동네 가게에서도 즐길 수 있다. / 출처: 트위터 @xiafwa

아무리 소비자가 좋아하더라도 가게 업주가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이 서비스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마감 세일 상품이 꾸준히 있어야 구매 가능한 상품이 늘어나게 되고, 이와 함께 사용자도 늘어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서비스가 그렇듯 데이터베이스가 많아야 사용자가 많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가게 사장님 입장은 어떨까요. 이들에게도 ‘라스트오더’는 매우 환영받는 서비스입니다. ‘라스트오더’ 가 없었을 때는 영업시간이 지나면, 준비해뒀던 식자재를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감 세일을 하더라도 가게 앞에 안내문을 붙여두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죠. 그 시간에 가게 앞을 지나가는 ‘제한된 잠재 고객만’을 대상으로 홍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라스트오더’ 덕분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버리는 식자재를 최소화하면서도 판매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팔려서 버리게 되는 것보다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더라도 판매하는 것이 가게 입장에서는 훨씬 좋습니다. 그렇기에 마감 시간에 임박해 준비한 음식과 음료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라스트오더’에서 상품 판매를 개시하여 재고 없이 잘 영업 마감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영업 종료 시간이 임박해도 상품이 많이 남아 있다면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 주체인 서비스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라스트오더는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 사장님이 늘고, 이를 찾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판매 건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이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함께 늘어나게 되죠. 또한 ‘마감 세일 상품’이다 보니 환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하는 순간 수수료 수입이 ‘고정’되는 장점도 적용됩니다.

이처럼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각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입니다. 처음 20여 개 업체에서 시작해 이제는 4,000개가 넘는 업체가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 상품을 판매합니다. 업주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가게 입점 요청이 이제는 먼저 들어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도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잘 짜인 구조에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배달 시대’를 역행하는 ‘오프라인 방문’

요즘은 그야말로 ‘배달 전성시대’입니다. 음식, 음료, 책, 식자재까지 배달 안되는 것이 없죠.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오프라인 가게를 방문할 필요없이,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배달 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맛집 음식도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배달비만 지불하면 내 집이 곧 맛집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배달의 민족은 ‘B마트’를 오픈해 초소량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라스트오더’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합니다.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가게를 ‘방문’해야 합니다. ‘배달 전성시대’가 도래했지만 아이러니하게 라스트오더를 통해서는 오프라인 방문을 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가게 업주분들은 이 점을 오히려 반깁니다. 평상시라면 방문하지 않았을 손님이, 마감 세일 상품 덕분에 가게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주는 것이니, 가게 홍보 차원에서는 손해가 결코 아닙니다. 가게명, 가게 위치, 판매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키울 수 있고, 방문 손님을 단골로 만들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죠.

이처럼 소비자가 가게를 직접 방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게 홍보를 위해 일부러 마감 세일 상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가게도 늘어납니다. 어차피 가게 마케팅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면, 라스트오더를 이용하는 것이죠. 할인 상품으로 방문 고객을 만들고 이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적으로 방문해주는 고객층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라스트오더 덕분에 한 카페의 단골이 되었습니다. 라스트오더의 할인 상품 때문에 매번 지나쳐 갔던 한 카페를 들어가 보게 되었고, 음료 맛과 분위기에 만족한 덕분에 이제는 마감 세일 상품이 없어도 그 카페를 주기적으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모든 것을 받아보는 ‘배달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가게에 손님이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배달이 못하는 ‘빈 영역’을 잘 파고든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게 마케팅을 위해서 라스트오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업주분들이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환경을 생각하는’ 서비스로의 자리매김

라스트오더가 자랑스럽게 내미는 메시지 중 하나는 ‘환경 보호’입니다. 마감 세일을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 폐기량을 줄인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죠. 국내 기준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은 1만 2,000톤에 달하며, 이를 위한 처리 비용만 1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입니다. 이 사업 아이디어로 2019년에는 환경형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이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서비스 곳곳에 안내 문구를 적어두었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나오는 스플래시 이미지에서는 ‘낭비 없는 음식문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리고, 각 가게 홈의 주문 페이지에서는 ‘낭비되는 음식을 구해주세요’라는 배너를 통해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를 유도합니다.

앱 스플래시 이미지와 가게홈 배너를 통해 윤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라스트오더.

실제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내가 먹기 위해 음식과 음료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지만 그 소비 가치가 더 빛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라스트오더에서의 소비입니다. 그러면서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을 더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첫째는 라스트오더를 통해 구매한 음식과 음료로 인해 환경 보호가 얼마나 되었는지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구매한 상품으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양이 얼마나 줄었고, 처리 비용은 얼마가 절약되었는지 ‘누적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죠. 이 수치만 보고 환경 보호에 기여했다는 윤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고 SNS를 통해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빈 그릇 할인’ 이벤트입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음료 할인을 제공합니다. 절약된 포장 용기 비용을 할인으로 제공하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소비자를 응원하기 위한 이벤트인데요. 이 할인 제도 덕분에 직접 텀블러를 들고 와 음료를 채워가는 소비자가 늘어나죠.

텀블러에 음료를 받으면 할인해주는 프랜차이즈 카페. / 출처: 웰보우 블로그

이 이벤트를 라스트오더에 적용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이크 아웃 주문 시, 소비자가 직접 ‘빈 그릇’을 가져오면 이곳에 음식을 담아주고 추가 할인을 해주는 것이죠. 배달이라면 어쩔 수 없이 포장 용기 사용이 필요하겠지만, 소비자가 가게에 들러 음식을 픽업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런 이벤트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달 서비스와 아예 차별화되어 ‘환경을 생각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용자층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우리 동네 마감 세일 플랫폼’의 가능성

라스트오더에는 지금은 주로 음식과 음료 상품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서비스업’으로까지 충분히 확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일일 최소 매출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 상품을 등록해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죠.

가게를 운영해나가기 위해서는 ‘일 최소 매출’이 필요합니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그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죠. 하지만 일 최소 매출 규모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때때로 있습니다. 이럴 때 손 놓는 것이 아니라, 라스트오더를 통해 손님을 유치해 일 최소 매출을 채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마감 세일 할인이 주기적이고 습관적일 경우 마감 세일만을 기대하고 평상시에는 손님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 손님당 마감 세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1개월에 1번 사용 가능, 3개월에 1번 사용 가능,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영업 종료’까지 최소의 손님을 유치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라스트오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이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죠.

 

‘각자의 로컬’이 모이면 ‘대한민국 전체’가 된다

실제 라스트오더를 이용하다 보면 이용하게 되는 업체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집 주변으로 멀지 않은 몇 곳이 주로 이용하는 가게죠. 직접 가게에 방문해야 하다 보니 먼 곳까지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업체 확장이 쉽지 않은 한계성을 가지기도 했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렇게 ‘각자의 로컬’이 모이게 되면 결국은 ‘대한민국 전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한 사용자가 넓은 지역, 다양한 가게를 이용하지 않아도, 좁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용자 단위가 많아질수록 ‘넓은 범위’에서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는 거죠. 마치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이 맞춰져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동네 기반 중고앱으로 큰 인기를 얻는 ‘당근마켓’도 이와 비슷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를 기반으로 중고 물품의 판매와 구입이 일어납니다. 또한 만나서 거래하는 ‘오프라인 직거래’를 추구하기에 한 명의 사용자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는 서비스 확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도 라스트오더와 같이 ‘각자의 로컬’이 모이니,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단위가 아닌 서비스 단위로 봤을 때, 전 지역을 커버하는 대규모 서비스가 될 수 있는 거죠.

요즘 뜨는 동네 직거래 중고 마켓 ‘당근마켓’.

라스트오더도 당근마켓과 같이 ‘각자의 로컬’이 전체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거대한 ‘퍼즐’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좁은 범위에서 활동하는 사용자를 모았기에 각각의 사용자에 맞는 ‘지역 타깃형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도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마치며

오래 지속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비스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라스트오더. 참 오랜만에 ‘착한 서비스’를 만난다는 느낌입니다.

‘혁신’에 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린 기사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혁신이란 기존에 있는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저에게 이 라스트오더가 그런 ‘혁신’이었습니다. 아날로그 비즈니스를 디지털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면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라스트오더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라스트오더로 우리 동네의 마감 세일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면서 가게 업주분들께는 든든한 ‘마감 서포트’가 되어 드릴 수 있고, 저희는 저렴한 가격으로 동네 가게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착한 소비’를 통해서 말이죠.

원문: 생각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