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Mon, 21 Apr 2025 04:51:58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코스트코 코리아’는 어떻게 연매출 6.5조를 거두는 오프라인 쇼핑 강자가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69163 Mon, 21 Apr 2025 04:51:58 +0000 https://ppss.kr/?p=269163

얼마 전, 코스트코 매장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까 일찍 가는 것이 좋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오픈런을 했죠. 그럼에도 30분 가까이 매장에 들어가는 자동차 라인에 기다렸습니다. 간신히 주차를 마친 뒤 입장한 코스트코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쇼핑 중이었는데요. 식품 코너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조차 대기 줄이 있어 10분 이상 기다렸고, 카트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라 매장 한 켠에 주차(!)를 한 뒤 몸만 이동해야 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코스트코였습니다.

한국에 코스트코 매장이 처음 생긴 건 1998년입니다. 어느덧 27년이 흘렀죠. 그동안 코스트코는 전국 19개 매장으로 확대했고 매출 규모는 6조 5천억 원을 넘어서 이제 7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국내 마트 3대장 중 3위인 롯데마트(23년 기준 약 5.9조 매출)는 이미 제쳤고 2위인 홈플러스(23년 기준 약 6.5조 매출)까지 위협하는 매출 규모가 됐죠. 이제 매출 규모만 따졌을 때 국내 대형 마트 3대장은 이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라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4.5조 매출에서 4년 만에 6.5조 매출까지 성장한 코스트코 코리아
업계 2위 홈플러스 매출을 바짝 쫓고 있는 코스트코 코리아

매출과 더불어 영업 이익 또한 양호합니다. 2023년 국내 3대 마트 영업 이익은 이마트 -469억 원, 롯데마트 717억 원, 홈플러스 -1,994억 원이었는데요. 그에 반해 코스트코는 23년 9월부터 24년 8월까지 영업이익 2,186억 원을 달성했죠. 이마트가 매출 약 30조 규모임에도 영업 손실을 본 것에 비하면 코스트코가 얼마나 ‘남는 장사’를 잘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 발표된 방문자 트래픽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 업체 중 코스트코 홀로 방문자 트래픽이 매달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24년 10월~ 12월, 주요 유통업체 방문자 트래픽 성장률 추이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코스트코는 어떻게 매출 기준 국내 대형 마트 브랜드 3위에 올랐고, 매출 7조에 육박한 오프라인 강자가 됐으며, 사람들을 점점 더 불러 모으고 있는지에 관해 말이죠. 실제 코스트코 회원이 되어 쇼핑을 해보니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요. 고객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멤버십 비용을 ‘뽕’ 뽑아야 한다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입니다. 상품권을 제외하고는 회원이 아니면 구매가 불가능하죠. 회원이 되면 가장 큰 혜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자사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코스트코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죠.

코스트코 회원권 라인업

저도 이번에 처음 코스트코 회원이 됐는데요. 등록 후 처음 든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멤버십 비용 본전 뽑으려면 코스트코를 자주 와야겠네!

실제로 며칠 뒤 코스트코를 한 번 더 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이버, 쿠팡, 또는 다른 마트에서 구매했던 것까지 모두 코스트코에서 구매하게 됐죠. 돈을 내고 회원이 되자 그 돈을 ‘회수’하려는 심리가 생겼고 그로 인해 더 자주 가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간 쇼핑 끝에는 늘 무언가를 구매해서 오고요.

이는 집 근처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갈 일 있을 때 가는 곳’이었다면, 코스트코는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인식됐습니다. 돈을 냈으니 본전을 뽑기 위해 이곳에서 더 열심히 쇼핑을 해야겠다는 생각,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유일하게 코스트코가 만들고 있습니다. 유료 회원제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구독 모델’을 약 30년 전부터 고안했고, 구독 비즈니스의 확장으로 인해 구독 모델이 익숙해진 고객들은 코스트코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료 멤버십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코스트코 코리아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럼 코스트코의 무엇이 ‘코스트코 회원’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바로 코스토코의 제품 경쟁력입니다. 제품 경쟁력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가격 경쟁력
  2. 특화 제품군

코스트코는 대량 단위로 제품을 판매합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의 대표적인 특징이죠. 그 덕분에 일반 마트와 비교했을 때 같은 단위로 따져보면 단가가 훨씬 저렴합니다. 예를 들면, 한 브랜드의 수세미는 일반 마트에서는 개당 1,664원이지만, 코스트코에서는 개당 1,299원입니다. 이처럼 1개당, 100ml당, 100g당 단위로 따져보면, 코스트코 쇼핑이 더 이득 보는 쇼핑이 되는 셈이죠.

대량 상품 판매를 통해 단위당 판매가를 낮춘 코스트코 코리아. 이를 통해 가성비 쇼핑이 가능해졌다. / 출처: 코스트코숏핑정보의 스레드

가격 경쟁력을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코스트코 역시 협력 업체에 대량으로 제품을 납품받으면서 구매 단가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코스트코의 대표적인 룰인 ‘마진율 15% 이하’ 정책을 가격 정책에 반영하여 체감 가격을 낮췄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코스트코 쇼핑 = 합리적인 쇼핑’ 공식이 만들어진 것이죠.

두 번째는 특화 제품군입니다. 코스트코는 다른 마트 브랜드에는 없는 ‘독점적인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Kirkland(이하 커클랜드)’ 제품입니다. 커클랜드는 1995년에 탄생한 코스트코의 PB(Private Brand) 브랜드인데요.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비슷한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코스트코의 PB 브랜드 ‘Kirkland’

커클랜드는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키친 타올, 휴지, 호일, 세제 등이 살림러 사이에서는 꼭 득템해야 하는 제품으로 통하고 그릭 요거트, 우유, 생수, 유기농 샐러드 등의 식품 제품도 큰 인기죠. 그 덕분에 전 세계 코스트코 기준, 커클랜드 PB 브랜드가 코스트코 매출의 30%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니 코스트코에 가는 이유 중 하나를 ‘커클랜드 제품 구매’로 뽑을 수 있습니다.

‘쟁여템’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커클랜드 제품

더불어 코스트코의 또 다른 장점은 ‘신선 식품’입니다. 특히 과일과 정육 코너가 인기가 많습니다. 코스트코 과일을 먹으면 일반 마트 과일은 못 먹는 다는 우스갯스러운 말이 나오기도 하고, 한 셀럽은 먹어본 삼겹살 중 코스트코 삼겹살이 가장 맛있었다고 할 정도로 정육 제품 퀄리티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스트코는 과일과 정육만 잘 구매해도 멤버십 비용은 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정육 카테고리 특화를 통해 코스트코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고 있다.

과일 역시 코스트코가 가진 장점 중 하나. 특히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바나나가 큰 인기다. / 출처: 맛돌이 많이 먹는 긁적이 블로그

코스트코의 경영 철학은 ‘고객이 가치를 사도록 해야 한다.’입니다. 이를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면서도 제품 퀄리티를 결코 놓치지 않죠. 코스트코는 평균 4천 개 정도의 품목을 판매하는데 일반 마트가 평균 10만 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선택과 집중에 열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취급 품목을 줄이되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일, 이 일을 잘 해내자 코스트코 멤버십 갱신율이 무려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고객 만족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코스트코가 매년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스트코 = ‘놀러 가는 곳, 보물 찾는 곳’

점점 높아지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의 인기를 보면 ‘목적 지향’의 쇼핑과 더불어 ‘발견 지향’의 쇼핑 흐름이 커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이른바 쇼핑이 ‘구경하는 것’, ‘놀러 가는 것’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죠.

회원 수 10만 명을 보유한 ‘코스트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코사모)’ 네이버 카페에서, 회원들이 남긴 쇼핑 후기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이 ‘코스트코 놀러 갔다 왔어요.’입니다. 또한 유튜브에 코스트코를 검색해 보면 많은 유튜버들이 코스트코에 ‘놀러 갔다’라고 표현하죠. 코스트코도 다이소, 올리브영처럼 많은 이들에게 점점 ‘놀러 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연관어로 ‘놀러 가는 곳’이 자주 언급된다.

이처럼 느끼는 가장 큰 배경은 ‘큐레이션’입니다. 코스트코는 시즌 한정품을 판매하거나 해외 직수입 제품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며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협력 업체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들여오죠. 그래서 코스트코를 둘러보면 처음 들어본 브랜드, 처음 본 상품이 꽤 많습니다. 오랜만에 들르면 처음 발견한 신상이 많았다는 후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경하는 재미를 신상, 시즌 한정품, 해외 직수입 제품이라는 3가지 방향성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매장에서 안내 중인 신상품 안내 / 출처: 코스트코 장 본거 다 써보기

코스트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는 ‘보물찾기’입니다. 코스트코 제품 중 ‘보물 같은’ 제품을 발견한 고객은 SNS에 입소문(버즈)을 일으킵니다. 이거 사봤는데 정말 만족했다, 이런 리뷰를 남기는 것이죠.

이를 본 사람들은 코스트코에서 해당 제품을 찾기 위해 이른바 ‘보물찾기’를 시작합니다. 스샷하거나 메모해둔 제품을 찾기 위해 코스트코를 뒤지기 시작하죠. 찾았는데 할인까지 하고 있으면 그만한 성취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잘 샀다’ 라고 생각하며 코스트코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확 올라가죠.

신상이 나오고 → 이를 발견한 누군가의 리뷰가 이어지고 →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코스트코에 몰려들며 ‘품절 사태’가 이어지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마치며

결국 지난주에도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매장별로 할인 여부와 취급 품목에 차이가 있어 이번에는 다른 매장에 들러봤는데요. 잠깐만 구경하고 나오려 했는데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 푸드코트에서 피자를 사 먹었는데, 푸드코트를 즐기는 것도 코스트코의 재미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코스트코의 회원이 되어 코스트코를 경험해 본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6조 매출을 거두는 오프라인 강자가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요약하면 결국,

  1. 유료 멤버십을 통한 보상 심리
  2. 합리적인 가격
  3.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상품 경쟁력
  4. 구경하는 재미, 발견하는 재미

이 4가지가 코스트코에 점점 더 발길을 가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더불어 고객을 불러 모으는 오프라인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코스트코 코리아가 풀어야 하는 시급한 숙제도 많습니다. 코스트코는 근로 환경 개선과 더불어 사회 공헌 활동이 미비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죠. 최근에는 불량 제품 리콜이 이어지며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에 치명타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사업이 성장하고 고객의 발길이 계속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 역시 코스트코 코리아의 분명한 책무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 한순간에 외면받은 브랜드를 우린 수 없이 많이 목격했죠. 고객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 업계 2위 브랜드로 우뚝 성장하며 오프라인 강자로 자리 잡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도 꼭 갖추길 기대해 봅니다.

원문: thinknote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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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의 불편함을 깨닫게 해준 ‘당근마켓’의 디테일한 기능들 https://ppss.kr/archives/233784 Wed, 20 Jan 2021 16:29:27 +0000 http://3.36.87.144/?p=233784 요즘 가장 많이 들어가는 앱을 꼽으라고 하면, 당근(!) 이 앱을 꼽을 것 같습니다. 바로 당신 근처의 마켓, ‘당근마켓’ 서비스입니다.

새해 들어 물건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이사한 지 1년 반 정도가 되어가니, 처음 모습과는 달리 물건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제 방이 아닌 점점 ‘물건의 방’이 되어가는 상황. 그래서 불필요한 물건을 추리고, 이 중 상품 가치가 있는 것들은 당근마켓에 올려 필요한 분께 드립니다. 이렇게 당근마켓을 매일 이용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중고 거래를 어떻게 했지? 하고 말이죠.

과거에는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카페의 ‘중고나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곳에서만 독점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니 ‘중고 거래는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번호를 교환해서 문자해야 하고, 믿을 만한 판매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거래 내역을 봤어야 했고, 가격 협상을 하다가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곳이 아니면 거래가 안 됐기 때문입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중고나라에서 했던 거래들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간혹 당근마켓에 원하는 물건이 없어 중고나라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한없이 불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불편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불편함’으로 느끼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당근마켓의 어떤 기능이 과거에는 차마 몰랐던 중고나라의 불편함을 깨닫게 해줬는지 말이죠.

 

판매자와의 연락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 판매자와 연락할 방법은 ‘문자’가 주였습니다. 그래서 판매자는 게시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두었고, 개인정보 보호에 조금 더 민감한 판매자는 ‘010-일이삼사-오67팔’과 같이 검색이 되지 않는, 숫자와 문자가 합쳐진 번호를 남겨두기도 했습니다. 나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지만, 문자가 아니면 실시간으로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번호를 교환해서 연락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여러 판매자에게 동시에 연락한 경우, 번호가 문자함에서 뒤섞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상품을 보고 어떤 판매자에게 연락한 것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처음 문자를 보낼 때 상품 페이지 URL을 함께 보내면서, 이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박제해두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중고나라에서도 문자를 공개하지 않고, 안심번호로 연락을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안심번호로 연락을 했다가, 판매자가 다시 회신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번호로 연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안심번호로 보낸 문자와 판매자 번호로 보낸 문자가 매칭되지 않아, 어느 안심번호로 보낸 문자에 어느 판매자가 답장을 준 것인지 헷갈립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중심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1:1 채팅이 가능합니다. 번호 교환 없이, 그리고 어떤 상품으로 연락드린다는 걸 설명할 필요 없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를 경험하고 난 뒤, 중고나라를 이용하자 문자나 카톡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거래 약속 정하기

저는 중고거래를 할 때 웬만한 것들은 모두 ‘직거래’하는 편입니다. 이는 물건을 판매할 때도, 구입할 때도 그렇습니다. 택배 거래는 판매와 구매 모 찝찝함을 남깁니다. 판매할 때는 물건을 어떻게 잘 포장하지, 파손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구매할 때는 벽돌이 오지 않을까, 상품이 판매자 설명 상태 그대로일까, 파손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거래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동안은 거래 일정 및 장소를 정한 뒤 각자가 이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약속을 정한 뒤 약속 하루 전 또는 몇 시간 전에 상대방에게 리마인드를 해드려야 했습니다. 이 또한 중고거래를 위한 ‘당연한’ 절차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에서는 1:1로 채팅을 하다가 거래 약속이 조정되면, 채팅방에서 바로 이를 일정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월 ○일 몇 시에 거래하기로 했다는 것을 채팅방 공지사항으로 남길 수 있죠. 또한 약속 30분 전에 알람이 오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약속을 잊지 않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능을 사용하면서 추가되면 좋겠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바로 약속 장소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도 함께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 거래를 하다 보면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대화 내용을 스크롤 올려서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름은 같지만 서로가 다른 곳으로 알아서 거래가 불발된 적도 있었습니다. 지도를 통해, 약속 장소도 함께 일정에 등록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내 휴대폰 일정으로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 일정은 휴대폰 일정으로 관리하는데, 그곳에 별도로 또 입력해둬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밴드에서 누군가 일정을 올리면 ‘아이폰 캘린더로 저장하기’ 기능과 같이 휴대폰 캘린더로 일정을 바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맘에 드는 상품 추적하기

중고나라에서 맘에 드는 상품이 있다면 ‘북마크’를 했습니다. 하지만 상품이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었어도 북마크한 곳에서는 보이지 않기에, 게시글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뒤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었으면 북마크를 삭제해야 했죠. 그리고 가격이 변동 있는지 수시로 들어가서 확인하기도 했고요. 이 역시 중고 거래를 위해서는 제가 감내해야 하는 ‘당연한’ 불편함인 줄 알았습니다.

당근마켓에서는 맘에 드는 상품을 ‘찜’해두면 ‘찜’한 상품을 ‘관심상품’에서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찜했을 때보다 판매 가격이 내려가면 알람이 와서 다시 한번 구매를 생각해보죠. 예약 중이거나, 거래 완료가 되면 라벨링 표시도 되기에 “지금도 판매 중인가요?” “예약 중입니다”라든지 “지금도 판매 중인가요?” “판매완료되었습니다”와 같은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집니다. 내가 찜한 상품의 현재 상태, 현재 가격을 1:1 대화 없이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해준 겁니다.

 

가격 제안하기

중고 거래의 핵심은 ‘에누리’입니다. 판매자는 최대한 감가상각이 덜 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고, 구매자는 최대한 저렴하게 사고 싶어 합니다. 이런 밀당이 필수적으로 따른 거래다 보니 판매자와 구매자가 기분이 서로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발생합니다.

중고나라에서는 가격 협상을 위해서는 대화를 무조건 시작해야 했습니다. 문자를 드린 뒤, 구매 가능한지 확인하고, 상품 구매 의사를 밝힌, 혹시 에누리가 되는지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의 답변을 기다려야 했죠. 이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심지어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많았죠.

당근마켓에서는 어떨까요. 당근마켓에서 판매자가 ‘가격 제안하기’를 허용해놓을 경우, 구매 희망자는 ‘가격 제안하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가격을 적은 뒤 제안을 하면, 판매자가 수락을 했을 때만 채팅방이 개설됩니다. 즉, 판매자가 희망하지 않는 가격이라면 불필요하게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안녕하세요 판매 중이신가요, 혹시 에누리가 가능한가요, 이 가격에 괜찮나요, ‘같이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 없이 원하는 가격만 찍어서 바로 가격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도 ‘네, 안녕하세요, 얼마 원하세요, 그 가격으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같은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 없이 수락하지 않으면 제안은 끝납니다. 서로 번호를 교환할 필요도 없고, 감정적인 소모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품 카테고리 자동 추천

중고나라에서 판매 글을 올릴 때 늘 망설인 건 어느 카테고리 게시판을 올려야 하는지였습니다. 카테고리 게시판이 너무 많다 보니, 내 물건이 어느 카테고리 게시판에 속하는지 한참을 살펴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터득한 방법은, 같은 상품명을 검색한 뒤 게시글 하나를 열고, 그 상태에서 ‘글쓰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그 게시글과 같은 카테고리로 글쓰기 설정이 되어 카테고리 고민을 덜 수 있었죠.

당근마켓에서는 제품명에 이름을 검색하면 자동으로 카테고리를 추천해줍니다. 자전거를 검색하면 ‘자전거’가 카테고리 추천으로 뜨고, ‘아이폰’을 검색하면 ‘휴대폰’이 카테고리 추천으로 뜹니다. 어느 카테고리로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당근마켓만 믿고 상품명을 제목에 검색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역시 과거에는 몰랐지만, 이제 깨달은 불편이었습니다.

 

마치며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불편함에 대해 확실히 체감했습니다. 중고 거래를 위해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불편함이라 생각했는데 앱 서비스를 통해 꺼내지고 개선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중고나라 거래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데이터베이스 차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특정 상품 A를 구매하려고 하면 당근마켓에는 나오지 않아도, 중고나라에는 나올 수 있습니다. 전국을 커버리지 삼아 거래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선순위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당근마켓에서 검색을 해본 뒤, 그곳에 없으면 중고나라로 가는 패턴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급한 건이 아니라면 키워드 알림을 걸어서, 그 상품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고자 합니다. 판매할 때도 우선순위는 당근마켓이 1순위입니다. 직거래해보니, 택배 거래를 위해 포장하고 물건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귀찮은지를 체감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이슈는 당근마켓이 ‘국민앱’이 되어가면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거래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을 이어나가는 당근마켓 팀에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이 글은 당근마켓으로부터 그 어떤 부탁도 받지 않은 순수 리뷰 글입니다. 사용자가 당연하게 여기고 따라 하던 것을 ‘불편함’으로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한 흔적이 서비스 곳곳에 묻어납니다.

몇 가지 당근마켓에 희망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우선은 결제입니다. 여전히 직거래를 할 때 계좌번호와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빠르게 물건을 건네고 가고 싶은데, 결제 때문에 늦어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은행 앱을 열어야 하고, 페이스 아이디를 인증해야 하고, 어디 은행인지 물어야 하고, 계좌번호를 받아 적어야 하고, 예금주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 등이 생각보다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당근마켓 캐시를 충전해두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당근마켓 캐시를 충전하고, 거래할 때는 계좌이체가 아닌, 당근마켓 캐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죠. 그리고 캐시는 언제든지 내 계좌로 뺄 수가 있고요. 그렇다면 거래를 완료할 때 서로의 이름, 계좌번호를 불러줘야 하는 불편함, 개인 정보 유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로컬 업체와의 결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로컬 화폐’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른 기능으로는 ‘무료 나눔 모아보기’입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내게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하는 것인데요. 무료 나눔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더 자주 당근마켓에 들어와서 좋은 물건을 ‘득템’할 것 같습니다.

또한 더 적극적인 무료 나눔 흐름이 발생한다면, 불필요한 물건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갈 수 있는 확률 역시 높아지겠죠. 자연스럽게 쓰레기로 버려지는 물건도 줄일 수 있을 테고요. 무료 나눔으로 올렸으나 발견성이 떨어져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냥 버리는 게 낫겠다,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도 당근마켓으로 거래 한 건을 성사시키고 이 글을 씁니다. 내게는 불필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중고 거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 혁신 쌓기를 기대해봅니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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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큰 트래픽’을 만들어낸 사이트 ① https://ppss.kr/archives/221641 Thu, 30 Jul 2020 06:29:35 +0000 http://3.36.87.144/?p=221641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릴 때마다 반드시 들르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인스타공백닷컴’이라는 사이트입니다. 사이트 제목 그대로 인스타그램에서 ‘공백’을 만들어주는 사이트입니다. 이 공백을 통해 ‘줄 바꾸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체적으로 ‘줄 바꿈’이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줄 바꿈에 대한 니즈는 늘 있고, 이를 위해 많은 분이 마침표(.)를 이용해 줄 바꿈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안녕하세요.
.
줄 바꿈이 안되니
.
마침표로 해요

비록 줄 바꾸기가 되지 않는 것이 치명적인 불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 중 하나입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해주는 사이트가 ‘인스타공백닷컴’입니다. 사이트 소개에는 ‘인스타그램 줄 바꾸기 하다가 열받아서 만든 사이트’로 적혀 있습니다. 줄 바꾸기 때문에 열 받은 적이 있던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인스타그램 줄 바꾸기 기능을 지원해주는 ‘인스타공백닷컴’. 하루 사용자는 20만 명에 육박한다.

사이트 이용 방법은 이렇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고자 하는 글을 줄 바꿈을 포함해 작성한 뒤 ‘줄 바꾸기 변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럼 변환이 되는데, 그 결과물을 복사해서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붙이면 신기하게도 줄 바꿈이 가능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원해주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사소한 불편을 누군가는 캐치해서 새로운 서비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자는 이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설치해 수익을 거두고 있죠. 트래픽 유입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SimilarWeb’에 따르면, 인스타공백 닷컴의 하루 방문자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줄 바꾸기’ 하나만으로 DAU 20만 명의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만큼 배너 광고 수입도 꽤 짭짤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번 1편에서는 ‘인스타공백닷컴’처럼 인스타그램이 가진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 새로운 서비스로 만든 곳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어려운 기술을 구현하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용자를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사소한 불편함을 ‘캐치’하고 그 불편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만들고 있는 곳을 말이죠.

 

인스타공백닷컴

위에서 가볍게 설명드린 ‘인스타공백닷컴’은 ‘줄 바꾸기’외에도 여러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기능은 모두 모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불편하게 느꼈거나 또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번쯤은 생각했던 기능들이죠.

첫 번째는 바로 태그 추천 기능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포스트를 올릴 때 많은 분들이 해시태그를 추가합니다.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하죠

어떤 태그가 인기 태그일까?
“어떤 태그를 해야 내 콘텐츠가 더 많은 사람에게 보일까?”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이트 역시 인스타공백닷컴입니다. 하나의 해시태그를 적으면, 그와 연관된 인기 해시태그 꾸러미를 자동으로 추천해줍니다. 예를 들면 ‘책’이라고 입력하면, 아래와 같은 인기 해시태그를 추천해주는 식입니다.

‘책’이라는 단어를 입력하고 ‘태그 생성’을 누르면 책 관련 인기해시태그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이를 통해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해시태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 해시태그 꾸러미를 한 번에 복사-붙여넣기 해서 내 포스트에 붙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줄 바꾸기’와 같이 인스타그램에서 느낀 사소한 불편을 해소한 기능이라 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이 사이트는 ‘인스타그램 사진 다운로드’ 기능도 제공합니다. 제 친구의 경우 해외여행을 갔다가 여행 말미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탓에 인스타그램에 간혹 올렸던 사진이 여행 사진의 전부가 되어버린 불상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의 바람은 이랬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원본으로 다운받아서 보관하고 싶어.

인스타그램에서도 이 기능은 지원합니다. 백업 기능을 활용하면 원본 사진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파일 추출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파일명이 외계어(!)처럼 되어 있어 사진을 하나씩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편하게 원본 사진을 다운받고 싶을 때도 인스타공백닷컴을 이용하면 됩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URL만 입력하면 바로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용자의 게시글도 얼마든지 다운받을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하는데요. 이런 경우를 방지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계정 확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 게시글 URL로 원본 이미지를 다운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인스타공백닷컴은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느끼는 대표적인 3가지 불편에 대해 해결해주는 사이트입니다. 줄 바꾸기, 해시태그 자동추천, 사진 원본 다운로드 기능으로 말이죠. 모두 사소하게 느끼는 불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 헤비 유저라면 포스팅할 때 꼭 한 번씩은 들르는 사이트로 성장했습니다.

인스타공백닷컴에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로 ‘맞춤법 검사’입니다. 줄 바꾸기 변환과 함께 맞춤법도 확인해서 틀린 부분이 없는지 살펴주면 좋지 않을까요.

저의 경우 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기 전에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 루틴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맞춤법 검사’까지 가능하다면 굳이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포스트 작성을 지원하는 모든 서포트 툴이 인스타공백닷컴에 있는거죠.

인스타공백닷컴 바로가기

 

인스타바이오

요즘 가장 핫한 SNS가 인스타그램이다보니, 인스타그램을 위한 서드파티[1]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인스타바이오’도 그중 하나입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단 1개의 링크만 입력이 가능합니다. 포스트 본문에도 링크 삽입이 되지 않거니와, 스토리에서는 링크 추가가 가능하나 팔로워 1만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그럼에도 여러 창작자와 기업은 여러 링크를 활용해 홍보하고 싶은 니즈가 존재합니다. 제 경우는 이렇습니다.

  •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생각노트 채널
  • 책 <교토의 디테일> 신간 홍보
  • 책 <도쿄의 디테일> 책 링크
  • 북저널리즘 인터뷰 발행 홍보

이 모든 것을 담기 위해서는 얼핏 7~8개의 링크가 필요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단 1개의 프로필 URL만 지원해주니 고민이 깊어지는 거죠.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인스타바이오입니다. 인스타바이오는 하나의 인스타바이오 링크에 여러 링크를 넣을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간이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홈페이지 안에 제가 추가하고 싶은 링크를 추가하면 되는 거죠.

생각노트 인스타바이오 화면. 여러 링크를 보기 좋게 넣을 수 있고, 강조하고 싶은 링크 표기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 역시 인스타그램이 단 1개의 URL만 지원한다는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서 만든 서비스입니다. 여러 링크로 인스타그램 내에서 적극적인 PR 또는 세일즈를 하고 싶은 사람의 니즈를 읽어 냈죠.

최근 들어, 인스타바이오 링크로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를 해놓으신 분들을 꽤 자주 보게 되는 걸 보면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스타그램 유저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래픽 유입 확인 사이트 SimilarWeb에 따르면 매일 약 200만 명이 인스타바이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 전용 서비스 ‘INSTABIO’

이런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 인기 서비스의 사용자를 그대로 나의 서비스로 데려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A부터 Z까지 하나씩 다 알리면서 서서히 성장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미 잘되고 있는 서비스에서 일부 불편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핵심 기능으로 가져가면서 사용자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도 꽤 괜찮은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비스의 ‘흥행’에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이죠.

 

인스타폰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서비스는 ‘인스타폰트’라는 서비스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스타그램에서 프로필 ‘폰트’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폰트는 변경이 불가능한 고정 서체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톤앤매너가 느껴지는 폰트로 표기는 안 될까?”
“내 개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폰트를 쓸 수 없을까?”

그런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이트가 바로 ‘인스타폰트’입니다. 이곳에서 원하는 글씨체를 고른뒤, 텍스트를 입력/변환 후 프로필에 붙이면 내가 원하는 폰트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 덕분인지 인스타폰트는 매일 약 150만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폰트 하나만 바꿀 수 있도록 해줬는데, 이 정도의 큰 트래픽을 불러모은 거죠.

원하는 문구를 텍스트 입력창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폰트를 추천해준다.

저도 이 서비스를 이용해 생각노트 인스타 프로필에 들어가는 ‘think note’라는 부분의 폰트를 변경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브랜드 느낌을 더 전달할 수 있다는 점과 흔하지 않은 고유성도 느껴질 수 있어서 만족했습니다.

프로필 첫 줄의 THINK NOTE를 인스타폰트를 이용해 삽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한글로도 폰트를 바꿀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영어로만 폰트 변경이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제가 개발자라면 한글 폰트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프로필 폰트를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자체적으로 여러 한글 폰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혹시 있지 않을지 머리를 굴려보게 되네요.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만들어주셔도 참 좋겠습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트에서는 인스타그램의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 대규모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이트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서비스를 만든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갖게 되었고, 저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하다고 불평만 했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불편을 잘 기록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깊이 고민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한 사용자를 모으는 서비스는 반드시 ‘혁신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전기차’ 같이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혁신도 물론 혁신이지만, 그 방법만이 혁신이라는 생각을 조금은 버리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불편을 캐치해 이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용자를 충분히 모을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이처럼 조용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혁신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원문: 생각노트


[1] 서드 파티: 해당 분야에 그 분야를 처음 개척했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등의 주요 기업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호환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타 기업의 주 기술을 이용한 파생상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을 가리키는 용어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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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진행만 고집하는 신동엽이 의미 있는 이유 https://ppss.kr/archives/221640 Mon, 13 Jul 2020 01:53:43 +0000 http://3.36.87.144/?p=221640

요즘 부쩍 관심이 가는 방송인이 있습니다. 바로 ‘동엽신’으로 잘 알려져있는 MC 신동엽입니다. 집에 있다 보니 TV를 보는 시간이 유독 많아지게 되었는데,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꽤’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는 수년간 대한민국 대표 MC로 꼽혀오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예능의 흐름이 ‘야외’와 ‘리얼 버라이어티’로 바뀌면서 신동엽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좁아진 느낌이었죠.

하지만 그는 어느덧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남자 MC가 됐습니다. 무려 7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화려한 방송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황금 요일로 불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2개씩 프로그램을 이끄는 MC는 신동엽이 유일합니다. 주말에만 무려 4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 불후의 명곡 (토요일)
  •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토요일)
  • 미운 우리 새끼 (일요일)
  • TV 동물농장 (일요일)
  • 실화탐사대(수요일)
  • 공부가 머니(금요일)
  • 사랑의 재개발(목요일 예정)

그의 행보에 더 의미가 있는 건 그의 진행 프로그램이 ‘다변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MC는 예능에 치우쳐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신동엽은 예능뿐 아니라 ‘TV 동물농장’과 같은 가족 프로그램, ‘실화 탐사대’와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의 진행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스튜디오 방송만 고집하는 걸로 유명해 ‘대세’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어떻게 다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명MC가 되었는지 말이죠. 제 주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신동엽의 의미 있는 고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은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등장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두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실내 스튜디오가 예능 프로그램의 주 무대였습니다. 정해진 대본을 토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만큼 철저히 통제 가능한 환경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예능 판도가 순식간에 바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예능이 많아졌습니다. 실내 스튜디오가 채우지 못했던 다양함이 야외의 변화무쌍하며 다채로운 장면으로 채워졌죠. 또한 대본 대신 리얼한 상황에서 애드립으로 진행하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예능 대세 장르로 떠올랐습니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등장으로 예능 판도는 순식간에 ‘야외’와 ‘리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스튜디오 방송을 지켜낸 MC가 바로 신동엽입니다. 강호동이 <1박 2일>로, 유재석이 <무한도전>과 <런닝맨>으로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 때, 신동엽은 그 흐름에 합류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신동엽을 보고 대세에 뒤처졌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 중 대세인데, 왜 그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느냐고 말이죠. 바뀌는 예능 흐름을 쫒아가지 못한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신동엽 스스로도 불안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야외’와 ‘리얼’로 가고 있는데,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하지만 신동엽은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은 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묵묵히 오랜 기간 이끌어 왔습니다. 그 결과 그는 유독 장수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SBS <TV 동물농장>을 20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KBS <불후의 명곡>은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에 폐지된 KBS의 장수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도 9년이나 이끌었죠.

2001년 이후 20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SBS <TV 동물농장>
9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KBS <안녕하세요>

물론 그가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 <무한도전><1박 2일>과 같이 신드롬을 일으키는 수준의 프로그램이 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외 다른 장르의 TV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청자를 위해 매주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러는 동안 점차 내공이 쌓였고, 그는 스튜디오 프로그램 진행의 명불허전 1인자가 됐습니다. 신규로 기획되는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진행자로 신동엽은 방송가에서 늘 섭외 1순위로 꼽혔습니다. 모든 MC가 야외로, 그리고 리얼 버라이어티로 떠날 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한 덕분에 오히려 신동엽은 ‘스튜디오’ 방송 전문 진행자라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 거죠.

신동엽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가는 길에 꼭 나도 합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중과 시대가 원하는 것은 분명 있고, 그것에 영합하는 것이 연예인 그리고 창작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없이 그저 대세를 따르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불필요한 곳에 힘을 쏟게 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냉철하게 파악하다

신동엽은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연예인입니다. 그의 장점은 조목조목 말하며, 느린 호흡으로 끌어가는 입담입니다. 다수의 PD도 이 능력만큼은 신동엽을 따라올 수 있는 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게 아니라 천천히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늘 유머 포인트를 넣어 유쾌하게 멘트를 마무리하는 능력. 신동엽이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그는 못 하는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냉철하게 평가를 내립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치명적인 단점은 ‘목소리’라고 밝혔습니다. 목이 빨리 피로해지고 상하기 때문에 큰 목소리를 장시간 외쳐야 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자신과 맞지 않다는 판단을 빠르게 내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신을 계속 쫓아오는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도 존재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죠.

제가 목이 약해서 야외 버라이어티를 하지 못 한다. 유재석이나 강호동씨처럼 야외에서 힘있게 하는 것을 못 한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많이 부족하지만 목 때문에 실내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 인터뷰 중

이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명확하게 파악한 뒤,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튜디오’ 방송에 올인하게 됐습니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이 잘하는 것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키우기 위한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이죠.

그 덕분에 그는 지금 스튜디오 방송 진행의 1인자가 됐습니다. 그는 어떤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MC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MC가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에 집중하며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송 포트폴리오를 쌓을 때 그는 예능, 교양, 음악, 가족 프로그램 등을 아우르며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모든 방송에 최적화된 MC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적은 리소스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다

야외 방송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는 정해진 대본이 없기 때문에, 방송 분량이 충분해질 때까지 촬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시간 촬영이 이어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큰 체력적 소모가 발생하면서 촬영이 끝난 뒤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진행자 입장에서는 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한되기 마련이죠.

이에 비해 스튜디오 방송은 리소스가 야외 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어느 정도의 진행 대본이 존재하고, VCR 화면이 미리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방송 분량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VCR 화면을 서로 잘 이어주는 매개자 역할에 충실하고, 게스트와 다른 패널이 잘 얘기할 수 있도록 해주면 MC로서의 역할은 다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체력적 소모도 야외 방송에 비해 적은 편이고요.

그 덕분에 신동엽은 일주일에 7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진행자로서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은 리소스로 최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거죠. 그렇다고 과소비되는 느낌도 아닙니다. 이는 예능뿐만 아니라 시사교양, 음악, 가족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둔 덕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똑똑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만, 자신의 리소스로 최대의 퍼포먼스를 낼 줄 아는 방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예능, 시사교양, 가족,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송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신동엽.

 

마치며

저는 요즘 신동엽을 보며, 자신이 잘하는 일을 꿋꿋하게 오래 지켜온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바뀌는 예능 트렌드 속에서 자신의 단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압박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더 극대화하여 스튜디오 방송 진행의 1인자가 된 사람입니다. 대세를 따라야 할 때도 분명 있지만, 그 대세가 내 옷이 아니라면 몸을 욱여넣어 옷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방송에서 느껴지는 ‘지겹지’ 않은 느낌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만의 호흡, 자신만의 문법으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 신동엽이 스튜디오 방송의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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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가 ‘원작 드라마’를 띄우는 이유와 방법 https://ppss.kr/archives/214664 Thu, 26 Mar 2020 06:09:28 +0000 http://3.36.87.144/?p=214664 요즘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JTBC에서 방영한 다음 웹툰 원작의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입니다. 각종 악행을 행하면서 요식업계 정점에 오른 프랜차이즈 ‘장가’를 상대로 펼치는 청년 사장 ‘박새로이’의 복수와 성장을 다루는 드라마죠. 박새로이의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젊은 어른’을 떠올리고, 그가 주변 사람에게 펼치는 리더십이 흥미로워 계속 본방 사수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성적은 꽤 좋습니다. 첫 회 시청률은 불과 5%에 불과했지만, 매회 시청률을 갱신하더니 10회 만에 15%에 육박했죠.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성장형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이태원 클라쓰’는 흥행 드라마 대열에 올라서게 됐으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흥행 드라마 중 하나로도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흥행에 가장 기뻐하는 곳 중 한 곳은 다름 아닌 ‘카카오페이지’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다음 웹툰과 손잡고, 다음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카카오페이지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앱에서 「이태원 클라쓰」 웹툰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드라마 방영 기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죠. 비록 다음 웹툰 원작이지만 카카오페이지를 ‘카카오 대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키우고자 하는 카카오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즐길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자사의 원작 드라마 방영 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2018년에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시작으로 〈이태원 클라쓰〉 〈메모리스트〉까지 드라마 방영 동안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죠. TV 광고를 필두로, 정주행 캐시 이벤트, 카카오톡 이모티콘, 드라마 다시 보기 선물까지 카카오페이지가 할 수 있는 마케팅은 모두 다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대규모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드라마 방영 기간을 서비스 성장 모멘텀으로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을 잘 챙겨, 꼼꼼하게 마케팅 해야 서비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태원 클라쓰’ 웹툰도 이런 카카오페이지 마케팅에 힘입어, 누적 독자 수 1,200만 명을 빠른 속도로 돌파하기도 했죠. 원작이 잘돼서 드라마가 되었고, 드라마가 잘되어 원작이 다시 흥행하는 선순환 흐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카카오페이지가 왜 원작 드라마 방영 기간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케팅으로 드라마 시청자를 카카오페이지 앱으로 끌어들이는지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드라마가 떠야 IP 사업이 뜬다

어쩌면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은 드라마 ‘흥행’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드라마가 성공해야 원작 작품의 흥행성과 사업성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카카오페이지의 다른 작품도 IP화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역으로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IP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레퍼런스’가 또 다른 ‘좋은 기회’를 불러오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몇 년 사이에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는 2018년에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 라는 성공 레퍼런스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 방영 기간 카카오페이지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카카오페이지의 존재를 알렸고, 서비스 대세감도 함께 만들어냈습니다. 재미있는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에 몰려 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렇게 드라마로까지 나왔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죠.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카카오페이지에서 소설, 웹툰, 드라마를 모두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드라마 시청률 성적도 좋자 많은 드라마/영화 제작사가 카카오페이지 작품을 살펴보고, 그 이후 수많은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쏟아졌습니다.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영화 〈시동〉 등이 모두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합니다. 거기에 올해는 〈이태원 클라쓰〉를 시작으로 〈메모리스트〉, 윤태호 작가의 신작 등을 모두 드라마화할 예정입니다. 드라마가 흥행해야, 더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경험을 해본 카카오페이지는 ‘드라마 흥행 만들기’를 그들의 중요 미션으로 여겼습니다. 방송사의 역할이라 볼 수도 있는 ‘드라마 흥행’을 카카오페이지가 직접 챙기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방영 전부터 카카오페이지 앱 내에서는 TV 방영 소식을 알리며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1,000만 명이 다운받은 카카오페이지의 앱 사용자를 잠재적인 드라마 시청자로 만들어서, 기초 시청자층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다음 웹툰과 함께 진행 중인 슈퍼 IP 프로젝트. TV 드라마, 넷플릭스, 영화 등으로 영상화 IP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또한 드라마 방영 소식을 담은 홍보 기사도 직접 챙겨서 쏟아냅니다. 더불어 TV 광고도 진행하면서, 드라마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손발을 걷어붙입니다. 물론, 이렇게 대규모 마케팅을 할 때마다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을 단순한 ‘서비스 마케팅’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IP 확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영화가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드라마와 영화가 흥행할수록, 그들의 IP 사업은 더 잘 될 테니까 말이죠.

 

‘궁금하면 ○○화 보세요’ TV 광고

카카오페이지가 원작 드라마 방영 동안 온에어하는 TV 광고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화’ 마케팅입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영 기간에는 김비서가 연애를 할지, 퇴사를 할지 궁금하다면 ○○화에서 미리 보라고 말합니다. 〈이태원 클라쓰〉 방영 기간에는 조이서의 후진 없는 사랑법이 궁금하다면 ○○화에 힌트가 있다고 얘기하죠. 드라마 전개에 핵심이 되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작 웹툰/웹소설을 보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특히 원작 드라마 앞, 뒤, 중간 TV 광고를 통해 원작 드라마 시청자에게 다이렉트 마케팅을 합니다. 여러 곳에 분산해서 마케팅하는 것보다 원작에 관심 가질만한 대상에게 ‘스토리’로 유혹하는 거죠. 게다가 광고 크리에이티브와 광고 편성을 잘 활용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 광고도 있었습니다. 바로 위에도 언급했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의 중간 광고였습니다.

김비서가 퇴사를 하기로 결정한 드라마 1부에 이어, 이 광고를 중간 광고로 내보냈습니다. 진짜 퇴사를 할지, 아니면 연애를 할지 궁금하다면 카카오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해보라는 광고였죠.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결말이 궁금해 혹하지 않을 수 없는 광고였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와 절묘하게 떨어지는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광고 인벤토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드라마 시청자를 카카오페이지로 유입하게 만든 것이죠. 지금 보는 드라마가 카카오 페이지 원작 드라마라는 사실도 더불어 알리며 브랜딩 광고도 함께 하는 셈이고요. 참 똑똑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궁금하면 ○○화’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지 그 자체의 브랜드 광고를 하는 것보다, 드라마와 잘 엮인 스토리 광고를 통해 더 매력적으로 카카오페이지를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콘텐츠 기업의 광고는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잘하는 ‘엮기’ 마케팅

제가 좋아하는 마케팅은 ‘잘 엮인’ 마케팅입니다. 가진 자산을 최대한 유기적으로 잘 엮어 최대한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마케팅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카카오페이지 마케팅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의 최고 레벨에 도달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카카오페이지, 더 나아가 카카오가 가진 모든 자산을 마케팅에 참 잘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VOD 서비스, 그리고 최근에는 전자책까지 함께 서비스합니다. 그야말로 ‘종합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운영하는 덕분에 하나의 IP를 토대로 여러 서비스를 엮어보는 시도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원작 웹툰 3화를 보면 드라마 다시 포인트를 무조건 지급해서, 드라마 1회를 보게큼 하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원작 웹툰을 경험해볼 수도 있으며, 카카오페이지 안에서 드라마 다시보기가 된다는 사실도 알면서 VOD 서비스도 경험해볼 수 있죠.

웹툰 〈이태원 클라쓰〉 3화를 보면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

만약 전자책이 있었다면 전자책과도 분명 엮었을 것이고, 영화가 있다면 영화까지 엮었을 것입니다. 웹툰/웹소설–드라마–영화–전자책 사업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모두 다루는 덕분에 하나의 ‘킬러 콘텐츠’로 여러 매체를 엮는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가 보유한 인프라와도 적극적으로 엮습니다. 콘텐츠별 이모티콘을 제작해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드라마 OST와 뮤직비디오도 제작해 음악 서비스인 ‘멜론’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OST, 뮤직비디오에 직접 제작해 카카오페이지와 멜론에서 공개. 멜론과는 공동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결국 하나의 IP를 토대로 작게는 카카오페이지 내에서, 크게는 카카오의 디지털 서비스 전체에서 서로가 엮이는 시도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하나의 IP로 뽑아 먹을 수 있는 건, 다 뽑아먹는 셈이죠. 또한 디지털 콘텐츠가 카카오 서비스 전체를 유기적으로 묶어주면서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디지털 콘텐츠 명가로 거듭나게 해줍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IP 사업의 기본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마치며

작년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서 약 1조 6,500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네이버가 작년 약 2,000억 원의 콘텐츠 서비스 매출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디지털 콘텐츠 사업 부문만큼은 카카오가 네이버를 압도적으로 이긴 것입니다.

카카오 2019 실적. 콘텐츠 부문 매출이 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 출처: 카카오 IR
네이버 2019 실적. 콘텐츠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00억 정도. / 출처: 네이버 IR

게다가 카카오의 ‘IP 비즈니스 기타’ 부문은 2018년 대비 75%가 성장해 약 3,700억 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카카오 사업 전체에서 봤을 때 연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사업 부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살펴봤을 때, 카카오페이지의 대규모 마케팅은 카카오의 IP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작이 잘돼서 드라마가 잘 되고, 드라마가 잘 돼서 원작이 잘 되며, 또 다른 원작이 드라마나 영화가 되는 기회를 만드는데 카카오페이지의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네이버의 경우 원작 마케팅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보입니다. 네이버 웹툰도 카카오페이지 못지않게 IP화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네이버 웹툰 원작의 영화 〈신과 함께 1〉 〈신과 함께 2〉입니다. 천만 영화 2편의 원작이 바로 네이버 웹툰이었던 거죠.

네이버 웹툰 원작 〈신과 함께〉. 1–2편 모두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은 〈신과 함께〉가 네이버 웹툰 원작인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제가 〈신과 함께〉를 극장에서 봤을 때, 당연히 네이버 웹툰에서 극장 광고를 하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지금 보려는 〈신과 함께〉, 영화의 여운을 네이버 웹툰에서 이어가세요.’ 같은 마케팅을 말이죠. 하지만 광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네이버 웹툰의 스토리 파워와 브랜드를 알릴 기회, 그리고 더 나아가 네이버 웹툰으로 영화 팬들을 모을 기회를 날린 셈이었죠.

카카오페이지는 앞으로도 원작 마케팅에 모든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킬러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광고,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 전체의 디지털 콘텐츠 활성화, 카카오페이지의 스토리 파워를 통한 대세감 알리기 (요즘 재미있는 스토리는 카카오페이지에 있어!), 더 많은 IP 작품 만들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면, 카카오페이지의 마케팅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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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릳츠는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는 ‘커피 브랜드’가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14666 Thu, 19 Mar 2020 08:40:29 +0000 http://3.36.87.144/?p=214666

‘컵을 든 물개 캐릭터’. SNS와 동네 카페에서 자주 눈에 띄게 된 커피 브랜드가 있습니다. 커피에 관심 있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이고 커피에 관심이 없더라도 핫플레이스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 봤을 곳입니다 바로 커피 로스터리 컴퍼니 ‘프릳츠’입니다.

사실 저는 커알못(커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커피 브랜드를 제가 다루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커피 맛을 잘 구별하지 못하며 ‘최저 미각 기준’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믹스 커피를 비롯한 모든 커피가 다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프릳츠의 인기에 대해 궁금해진 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 때문이었습니다. 프릳츠가 다루는 업의 본질은 ‘커피 로스터리’ 기업입니다. 좋은 원두를 수입해서 로스팅한 뒤 이를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하고 일반 소비자에게 정기 배송하는 구독(subscription) 모델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커피 로스터리 브랜드는 많습니다. 프릳츠와 같이 매장을 오픈하고 원두를 정기 배송하는 모델도 갖추고 있죠. 하지만 그 회사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밀레니얼 세대를 열광하고 하고 커피 문화를 선도하며 커피 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브랜드는 많지 않습니다. 프릳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릳츠 도화점 모습. 전통 기와집을 개조해서 만든 점이 인상 깊은 곳이다.

게다가 더 중요하게 봤던 것은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가 결국은 그들의 업의 본질인 ‘커피 로스터리 사업’을 더 활발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릳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팬이 생겨나자 프릳츠의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가 늘어나고 소비자 역시 늘어났습니다. 프릳츠로부터 원두를 받고 카페 문 옆에 프릳츠 스티커를 붙여두는 것만으로 ‘이 카페, 뭘 좀 아는 카페인데?’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원두 공급자(provider)에서 더 나아가 커피 문화를 이끄는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커피 로스터리 기업인 ‘프릳츠’가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힙한 커피 문화를 이끌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많은 동네 카페가 프릳츠의 원두로 커피를 팔고 싶어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주관적인 관점으로 살펴봤습니다.

 

빵으로 끌어들이고 소수의 커피 마니아를 남기다

프릳츠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보면 프로필에 이 한 줄로 브랜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빵과 커피’, 이 두 단어가 프릳츠에 대한 설명 전부입니다. 그들이 자신 있게 내미는 것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저는 이 상하게 수식어 없는 이 단어에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릳츠를 가보신 분들의 후기를 들으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커피가 정말 맛있다. 근데 빵도 진짜 맛있다.

프릳츠는 커피 로스터리 기업으로 ‘커피 맛집’이기도 하지만 ‘빵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프릳츠 태그를 살펴보면 ‘커피 반 빵 반’ 일 정도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 팔려 사 먹지 못한 빵에 대한 한탄을 눈물 이모지로 표현한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매대에 진열되자마자 순삭되는 빵이 바로 프릳츠의 빵입니다.

프릳츠에서는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바로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커피도 맛있지만, 빵도 맛있는 곳이 된 이유는 프릳츠의 창업자 구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프릳츠는 총 5명의 창업자가 공동으로 세운 회사입니다. SJ 리브레 출신의 그린빈 바이어 김병기, 김도현 로스터, 박근하 바리스타, 엘 카페 출신의 송성만 바리스타, 제빵업계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허민수 셰프가 공동으로 창업했죠. 커피 업계에서는 이들을 ‘어벤저스’라고 부릅니다.

프릳츠에는 좋은 원두를 수입할 수 있는 바이어가 있고, 이를 로스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로스팅한 원두를 맛있게 내릴 수 있는 바리스타가 있고 커피와 함께 먹으면 좋은 디저트(빵)를 만들 수 있는 셰프가 함께 구성되어 있죠. 결국 최상의 커피와 최상의 빵이 나올 수밖에 없는 ‘맨파워’가 프릳츠의 상품을 훌륭하게 만든 것입니다. 베이커리 1등과 커피 1등이 만났으니 ‘빵과 커피’ 그것 하나만으로 프릳츠에 대한 설명은 충분합니다.

프릳츠의 새로 나온 빵 ‘단팥 패스트리’. 새로운 베이커리 메뉴는 SNS를 통해 소개하고 홍보한다.

제가 인상 깊었던 건 프릳츠가 다른 커피 로스터리 브랜드보다 ‘빵’에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커피 로스터리 기업은 베이커리에 이렇게 주목하지 않습니다. 커피 하나로 승부를 보거나 디저트를 제공하더라도 그저 커피의 부가적인 상품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빵집 맛집이 아닌 ‘커피 맛집’으로 불리고 싶은 업에 대한 고집과 충실함도 한 몫합니다.

하지만 프릳츠는 처음부터 ‘베이커리’를 중점적으로 밀었습니다. 이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넓은 타겟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커피만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커피를 좋아하거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 모객 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커피 맛집이 줄을 서는 것보다 빵집 맛집이 줄을 서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결국 커버리지의 문제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타겟까지를 상대할 수 있는지가 브랜드를 확장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시대의 혜택을 프릳츠는 톡톡히 누렸습니다. 커피로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사진을 찍거나 팔로워로부터 크게 관심받을 수 있는 사진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커피는 ‘마셔봐야’ 그 차이와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빵은 전혀 다릅니다. 빵은 보이는 것에서부터 셔터를 누르는 힘이 있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그 차이가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빵을 보며 셔터를 눌렀고 함께 시킨 커피의 맛에 놀라며 함께 찍었습니다. SNS에 #프릳츠 태그를 달아 올렸고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와 뉴트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눈길이 가며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았습니다. 즉, 빵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가치 있는 사진(Instragram Worth Photo)을 찍을 수 있는 ‘매개체’를 제공하면서 각각의 고객이 프릳츠의 마케터가 되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 인스타그램의 #프릳츠 태그에는 무려 8.1만 개의 게시글이 있다.

결국 각 업계의 전문가들이 만나 최고의 상품(빵, 커피)을 만들어냈고 커피 로스터리 기업이라도 ‘커피’라는 제한적인 카테고리에서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베이커리도 중점적으로 선보였습니다. 맛있는 빵집으로 보통의 사람을 모았다가 맛있는 커피로 ‘커피 매니아’를 만드는 효과도 거뒀습니다.

커피의 맛을 제대로 구별하고 좋은 원두를 정기 구독까지 해서 먹는 타겟층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들만을 데려오려고 했다면 프릳츠가 이렇게까지 뜨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좋아하는 것으로 우선 끌어들인 뒤 커피 맛을 깨달은 소수만 남기는 전략이 프릳츠에서 통했던 것입니다.

 

커피 브랜드 같지 않은 커피 브랜드를 만들다

프릳츠를 처음 보면 ‘커피 브랜드’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낯선 ‘프릳츠’라는 한글. 커피 브랜드라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어로 이름을 지었을 것 같은데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잘 쓰지 않는 ㄷ받침을 보면서 오타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죠.

둘째는 70~80년대의 한국에서 봤을 법한 타이포그래피와 조형 요소로 만들어진 레트로풍 디자인입니다. 여기서 커피 브랜드의 일반적인 범주에서 더 벗어나게 됩니다.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는 생각에 화룡 정점을 찍는 것은 바로 물개 캐릭터. 프릳츠를 상징하는 앙증맞은 물개를 보면서 ‘이건 확실히 커피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프릳츠 로고. 컵을 든 물개 캐릭터, 한글로 된 프릳츠, 전통 문양에서 따온 레트로풍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프릳츠의 종이컵.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느껴진다.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 법칙을 모두 거부한 프릳츠는 그 어떤 커피 브랜드보다도 밀레니얼 세대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앙증맞은 물개 캐릭터에 보이는 관심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이 물개가 들어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긴 줄을 서기도 하고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나온 리미티드 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도 불사합니다. 매장 곳곳에서 발견한 물개 캐릭터를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하고 이곳에서 구매한 물개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여 ‘프릳츠 멤버’로서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용도로까지 활용합니다.

프릳츠의 귀여운 물개 캐릭터로 꾸며진 원두 케이스.
프릳츠의 다양한 굿즈. 새로운 굿즈가 나올 때마다 이 굿즈를 득템 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프릳츠’ 케이스를 하고 다니는 친구를 봤다!

밀레니얼 세대가 프릳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평범함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커피라고 하면 꼭 고상해야 하고 고급진 느낌으로 무거움과 진지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준 브랜드가 바로 프릳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커피가 최고야’ ‘우린 고급스러운 커피 문화를 지향해’가 아니라 ‘그냥 즐기면 돼!’라고 어필하는 파격적인 커피 브랜드에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움을 느꼈고 언제든지 이 커피 브랜드가 만드는 커뮤니티에 들어갈 의지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물개’ 캐릭터의 탄생 배경을 들으면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프릳츠 컴퍼니의 소속 디자이너가 회사 대표와 로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심지어 물개가 나와도 상관없다’는 말 한마디에 물개가 회사의 로고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프릳츠는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무겁고 진지한 커피 브랜드를 똑같은 무거움과 진중함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깨닫고 있었습니다. 또한 맛있는 커피가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이 즐기는 소유물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도 얼마든지 즐기는 ‘캐주얼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즐기는 브랜드’로 프릳츠를 만들었으며 결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통했습니다.

 

프릳츠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가 늘었다

얼마 전 동네의 한 카페를 처음으로 들렀습니다. 음료를 주문하려고 카운터로 다가갔는데 친숙한 캐릭터 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컵을 든 물개 캐릭터, 프릳츠 스티커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카페는 프릳츠로부터 원두를 받아 커피를 제공하고 있는 카페였고 그 의미로 프릳츠 스티커를 카운터 옆에 붙여 두었던 것입니다.

동네 카페 중에 ‘프릳츠’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위 스티커는 프릳츠 원두를 납품받아 커피를 만드는 카페에 붙이는 인증 스티커.

제가 이 스티커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반가움이었습니다. 자주 가는 프릳츠를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마치 프릳츠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우선 이 동네 카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습니다.

이어서 연결된 생각은 ‘이곳 커피 맛은 보장할 수 있겠네’였습니다. 프릳츠에서 먹어본 커피의 맛을 떠올리면서 그 경험이 처음 와본 이 동네 카페의 커피 퀄리티를 상상할 수 있게 해 준 것입니다. 프릳츠에서의 좋았던 경험이 처음 와 보는 카페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해 줬습니다.

그다음 든 생각은 ‘이 카페 힙한 곳인데?’였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힙한 카페로 유명한 프릳츠는 아직까지는 알 만한 사람만 아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브랜드의 원두를 받아 커피를 만든다고 하니 뭘 좀 아는 카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연중에 사장님은 어떤 감각적인 분일까 하는 생각에 흘겨보기도 했고요. 이런 생각들이 이어져 결국 제가 주문한 것은 커피. 처음 마셔보고 했던 말은 ‘역시 프릳츠네’였습니다.

동네 카페에서 프릳츠를 경험한 계기로 프릳츠의 커피 로스터리 사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프릳츠의 전략이 참 똑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릳츠는 커피 로스터리 업이 본질이기에 정기 배송이나 카페에 원두 제공하는 일이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원두가 훌륭하고 커피가 맛있는 로스터리 기업은 이제 많아졌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전국의 동네 카페들이 원두 소싱 조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원두 맛은 상향 평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릳츠가 겨냥했던 것은 최상의 원두와 함께 ‘최고의 브랜드 경험’이었습니다. 프릳츠가 매장을 3곳이나 운영하고 각 매장에서 커피와 빵을 팔며 퍼블릭 커핑 클래스를 무료로 진행하는 것은 ‘프릳츠’라는 브랜드 파워를 쌓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쌓은 ‘프릳츠’에 대한 좋은 경험이 프릳츠 원두를 받는 동네 카페를 만났을 때 연결되게 됩니다. 카페에 대한 호감, 맛에 대한 신뢰, 왠지 힙할 것 같은 느낌이 ‘프릳츠’ 스티커 하나로 만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뜨고 싶은 트렌디한 가게는 ‘프릳츠’ 원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인증 스티커 하나로 순식간에 핫플레이스 느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릳츠의 원두를 납품받는 동네 카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제가 만약 카페를 차려서 원두를 받아야 한다면 당연히 프릳츠 원두를 받을 것입니다. 최고의 원두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를 제 카페에서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동네 카페에서 프릳츠 스티커를 보고 들었던 생각을 제 카페에 온 다른 고객들도 하길 원하는 거죠. 마치 ‘프릳츠 OO지점’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고 매장 곳곳에 ‘저희 가게는 프릳츠 원두를 사용합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알릴 것입니다. 제 카페가 결코 프릳츠는 될 수 없겠지만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프릳츠처럼 힙한 카페로 만들어 볼 수는 있기 때문이죠.

프릳츠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프릳츠는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해주고 결이 비슷한 동네의 힙한 카페들을 통해 마치 가맹점을 늘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힙한 동네 카페가 힙한 브랜드의 원두를 받으니 그 힙함이 2배가 되는 것이죠. 힙한 동네 카페의 힘을 프릳츠가 역으로 받기도 하고요.

이 때문에 요즘 프릳츠 원두를 받고 싶어 하는 동네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전국의 카페들이 프릳츠 원두를 납품받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는 모두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 덕분입니다. 일명 ‘프릳츠 효과’라고도 업주 사이에서는 불린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제가 자주 가는 카페는 앤트러사이트 원두에서 프릳츠 원두로 변경까지 했습니다. 이 카페는 곧바로 프릳츠 인증 스티커를 붙였고 그랬더니 젊은 층의 주문이 확실히 더 늘었다고 합니다. ‘어? 프릳츠네?’ 알아차리곤 주변 동료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사람도 여럿 있다고 하고요. 자체적인 브랜드를 키우자 이 브랜드의 커피를 받고 싶어 하는 카페가 늘었고 결국 업의 본질에도 충실하게 되었습니다.

프릳츠 원두를 사용하는 대표 카페 후기

  • 연남 사이드 테이블
  • 청담 카페 안나
  • 신대방 사생활
  • 마곡 주아드라비 카페
  • 한남 언더야드
  • 부산대 카페 호탐
  • 청주 그레이맨션
  • 대전 카페 한동안
  • 마산 커피 애딕트

 

마치며

커피를 잘 알지 못하는 제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그리곤 궁금했습니다. 이 브랜드는 어떤 매력을 가졌기에 커피에 관심이 없던 저도 애정 하는 브랜드가 되었을까 하고 말이죠.

그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면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 같지 않은 커피 브랜드라 호감이 갔습니다. 커피 브랜드를 이렇게 정의하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커피 문화가 그저 어렵고 가진 분들이 향유하는 고급 취미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생각을 깨준 브랜드가 바로 프릳츠입니다. 커피에 대한 허들을 낮춰줬다고 할 수 있죠.

프릳츠의 브랜드 파워가 커질수록 전국 곳곳에서 프릳츠의 원두를 취급하는 동네 카페가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원두를 받아야 한다면 가급적 ‘있어 보이는’ 브랜드의 원두를 받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프릳츠 스티커 한 장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제가 직접 체감했고 주변의 많은 같은 세대의 친구들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왠지 프릳츠 스티커가 붙여 있는 카페를 더 자주 발견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원문: 생각노트


참고

  1. LABEL GALLERY
  2. VACANT WORKS
  3. 물개가 커피를, 프릳츠 커피 컴퍼니
  4. 프릳츠 로고, 그 뒷이야기!
  5. 신대방 카페 세상 힙한 곳, 사생활
  6. [기업돋보기] 남혐 논란 커피리브레, 스페셜티 업계의 큰 손
  7. 프릳츠
  8. 커피 미식가들의 필수 코스
  9. 서울카페#1_프릳츠 커피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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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s 프레임웍으로 정하는 2020년 목표 https://ppss.kr/archives/213238 Mon, 09 Mar 2020 06:39:19 +0000 http://3.36.87.144/?p=213238 매해 OKR’s로 한 해 계획을 세운다. 2017년부터 사용해본 OKR’s 원 페이퍼 계획은 한 해 동안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한 해가 지났을 때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보이는 다소 잔인한(!) 목표 설정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이를 프린트해서 다이어리 맨 앞에 한 장, 방 잘 보이는 곳에 한 장 붙여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이를 보면서 목표와 수단을 리마인드하곤 한다. 클리어한 경우 빨간 취소 선을 그어, 진행도를 추적하기도 한다. 올해도 예외없이 OKR’s로 한 해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다. 그 사이 1월이 흘러가고 2월이 다 됐다.

올 한해 어떤 것을 해볼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고민의 시간이 길어졌다. 고민 결과, 총 5개의 목표를 정했고 목표마다 이루고자 하는 주요 결과(Key Results)를 정의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Initiatives)을 설정했다. 각각 하나씩 자세하게 적어보면서 2020 계획을 이 글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2020 OKR’s.

 

1. 커리어

지금까지의 OKR’s 계획에는 없던 ‘커리어 성장’이 새로운 목표로 등장했다. 그것도 가장 높은 우선순위다. 이는 커리어 고민이 2019년 하반기부터 부쩍 많아진 탓이 크다. 5–6년 차가 되어 주니어를 벗어나고 시니어를 향해 가면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나의 가치(Value)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등을 계속 고민한다.

‘커리어 성장’에서 첫 번째 주요 결과는 워크노트(Worknote) 블로그를 오픈하는 것으로 정했다. 사실 기록과 공유를 좋아해서, 생각노트 블로그와 SNS 계정을 통해 많은 것을 기록하지만, 그동안 일에 관해서는 기록이 거의 없었다. 연차가 낮다 보니 일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업력이 긴 전문가 또는 선배님이 많은데 내가 뭐라고 일에 관해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일에 관한 기록은 자연스럽게 계속 미뤄왔다.

하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 시간을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일’이다. 그리고 기록이 없다 보니 분명 이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잘 기억에 남지 않았다. 역시 기록을 해야, 다시 그 기록을 봤을 때 기억나는 법이다. 그래서 ‘일’ 기록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생각했고, 생각노트와는 별개로 ‘일’만을 기록하는 워크노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는 ‘일’과 관련된 자료들을 쌓아나갈 예정이다.

  • 일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점
  • 더 나은 워크 플로우를 위해 고민하는 점
  •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생산성 앱 리뷰
  • 기획자가 보면 좋을 인풋 소스
  • 마케터가 보면 좋을 인풋 소스
  • PPT 디자인 소스

생각노트와 별개로 나눈 건 생각노트 블로그가 많이 무거워졌기도 하고, 모바일에서도 편하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생각노트는 딱 ‘각’을 맞추고 써야 하는 형태로 점점 고정화하는데 그 형식으로 ‘일’을 기록하고 싶진 않았다. 모바일로도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일 관련 콘텐츠가 되길 바랐다. 출퇴근길, 오늘 일을 기록하는 ‘일 일기장’ 같은 역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워크노트 블로그는 이번 설 연휴, 90% 가까이 만들었다. 아마존 AWS를 통해 처음으로 블로그를 만들어보았는데, 서버 리전이 서울에 있는 호스팅이 이렇게 좋구나 싶을 정도로 높은 속도가 나와서 만족한다. 게다가 사용할 수 있는 스펙 대비 가성비도 갓이다. 그야말로 ‘갓마존’을 경험한다. 도메인까지 구매해서 연결해놓았다.

지금은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하나씩 콘텐츠를 올려보는 단계. 역시 공부를 할 때는 블로그로 기록해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최고다. 멤버십 서비스 스터디가 필요하면 블로그에 표를 그리고 멤버십 서비스를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자료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정식 오픈을 한다면 생각노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커리어 성장에서 두 번째 목표는 세 가지 KPI를 달성해보자는 것이다.

  1. 서비스 기획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 기획 문서’를 써보는 것. 실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것을 로지컬하게 하나의 문서로 잘 정리하는 실력을 길러보고 싶다. 즉, ‘기획 문서’를 제대로 써보고 싶은 것. 또한, 연차가 쌓여가다 보니 보고 문서 형식 역시 점차 정형화되어가는데, 이런 단점도 보완해보고 싶다.
  2. 콘텐츠를 기획하고 아웃풋을 3개 이상 내는 것이다. 콘텐츠도 좋아하다 보니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커리어도 욕심 내보고 싶은데 콘텐츠 기획자로서 A to Z를 경험하고 싶다. ‘기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행’까지 경험하면서 맡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보는 과정을 3번 이상 경험하고 싶다.
  3. 서비스&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잘 알리는 것. 즉 세일즈 포인트를 찾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감각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매체(ex.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를 통해 서비스 마케팅을 진행해보면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잘 마케팅 할 수 있을지 제대로 파 보고 싶다.

 

2. 블로그

블로그의 첫 번째 목표였던 뉴스레터 4.0 업데이트는 1월에 진행했다. 기존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뉴스레터’에서 다시 ‘텍스트 중심의 뉴스레터’로 바꿨다. 모바일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고, 실제로 개편한 뉴스레터에 관한 서베이에서는 ‘가독성이 개선되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형광펜 표시를 통해 ‘생각 메모장’ 같은 느낌을 더해봤는데 반응도 좋았다.

뉴스레터에 관해서는 한 차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향성을 정리해본 적이 있다. “한 주간의 모든 생각을 담는 곳” 뉴스레터를 이런 곳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생각노트는 블로그뿐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각 채널에 적합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렇게 흩어진 생각과 기록을 한곳에 모아보는 곳이 바로 뉴스레터다. 즉 뉴스레터가 헤드쿼터 역할을 하며, 각각의 SNS 채널이 뉴스레터의 콘텐츠를 채워가는 식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뉴스레터 구독자 3만 명을 넘어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사실 조금 높은 수치이긴 하다. 지난 3년 동안 1.6만 명이 구독해주셨는데, 그만한 구독자분들을 1년 만에 또 모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구독자 증가 속도를 보면 아예 불가능한 목표는 또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표는 작은 것보다 큰 것이 낫다고 했다. 3만 명을 목표로 했으면 2.5만 명 가까이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추가적으로, 인스타그램도 뉴스레터와 동일하게 3만 팔로워를 목표를 설정했다. 사실 생각노트 브랜드로 운영하는 채널 중 인스타그램이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다. 2019년 6월에 1만 명을 넘었고 며칠 전 2만 명을 넘었다.

인스타그램이,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높은 팔로워를 보유한 건 ‘짧은 생각’ 콘텐츠의 공이 크다. 140자 짧은 일상 속 나의 단상을 올리는 콘텐츠인데 이 시리즈가 생각노트 인스타그램 채널의 정체성을 확립해줬고, 많은 분을 모시게 했다. 감각적인 이미지가 어울리는 공간에 트위터 내용을 스샷해서 올리는 식이지만, ‘생각’과 ‘관점’을 아끼는 분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역시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내용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인스타그램 ‘짧은 생각‘ 콘텐츠.

올해 인스타그램 목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작년 연말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오늘의 인풋소스’ 콘텐츠. 내게 영감을 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포스트가 아닌 ‘스토리’로 올려서 소개하는 콘텐츠다. 콘텐츠 화면, 링크와 함께 이 콘텐츠를 받아들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가볍게 메모 형태로 남긴다.

‘오늘의 인풋소스’ 시리즈를 1년 이상 끌어보면서 생각노트의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은 맘이 크며, 스토리 내 기능, 예를 들면 질문, 투표 등의 피드백 장치를 통해 팔로워분들과 소통하는 기회도 덩달아 함께 만들어보고 싶다.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시도하는 스토리형 콘텐츠 ‘오늘의 인풋소스’.

그다음 채널은 페이스북 페이지. 사실 그동안 페이스북 페이지 방향성의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팔로워 정체를 겪더니, 업로드한 콘텐츠의 반응도 타 채널과 확연히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채널 성장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페이스북에 소홀했던 탓도 있다.

현재 잡은 방향은 ‘생각노트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곳으로 삼고 싶다는 것. 페이스북 페이지의 최대 장점은 ‘링크’와 ‘공유’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쉽게 활성화되지 않는 기능이기도 하다. 그래서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은 뉴스나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이에 관한 생각을 코멘트로 남기기에 최적화된 채널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인기가 예전만 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난 뉴스를 매일 소비하며 이에 관한 기록을 해나가고 싶은 의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생각노트 뉴스’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나의 뉴스 소비를 하나씩 기록해나가고 싶다. 이를 통해 1만 팔로워를 넘어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이것도 올해 꾸준히 해봐야 하는 것 중 하나.

페이스북 페이지 ‘생각노트 뉴스’.

마지막 채널은 트위터. 트위터의 초기 운영 방향성은 블로그 운영 일지와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점차 팔로워가 늘어나 7,000명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날 것(Raw)의 내 생각을 기록하는 곳으로는 적절치 못한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을 기록하지 못하자 생각 정체 현상을 겪었고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프라이빗 블로그’다.

프라이빗 블로그에 주로 날 것의 생각을 올리다 보니, 트위터와는 점점 멀어졌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짧은 생각’ 콘텐츠에 올릴 스샷을 만드는 용도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현실. 트위터 역시 인스타그램에 집중하면서 소홀해진 것도 없지 않고.

트위터 채널을 다시 살리기 위해 트위터만의 장점을 살펴봤다. 내가 생각하는 트위터의 최대 장점은 ‘스레드(Thread)’. 트위터에서는 하나의 트윗 아래 계속 트윗을 이어 붙여가면서 기록을 더해갈 수 있다. 트위터에만 있는 기능인데, 이 기능 덕분에 한 주제의 장기적 기록이 가능하며, 넘버링을 붙여가면서 리스티클 콘텐츠도 만들 수 있다.

올해는 이 ‘스레드’ 기능을 활용해 앱/서비스 리뷰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앱과 서비스에 관심이 많아, 과장 조금 보태서 매일 새로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보는데 그런 기록을 트위터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140자로 ‘요약’해서 압축해보는 연습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트위터에서도 생각노트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이 올해의 큰 목표다.

 

3. 퍼스널 브랜드

운이 좋게도, 올해는 적게는 2권, 많게는 3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을 것 같다. 작년부터 준비해왔던 책들이 결실을 맺는 셈.

첫 번째 책은 『도쿄의 디테일』 후속작으로 작년 3월 퍼블리(PUBLY)에서 썼던 ‘교토의 디테일‘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본과 관련된 책을 내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원래는 작년 하반기에 출간하고자 했으나,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서 출간을 계속 미뤄왔었다.

하지만 더 미루면 원고 내용이 지나치게 구식이 될 것 같아 고심 끝에 올해 3월에 출간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도 일본과 관련된 책을 내는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 여행책이라는 생각보다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한 끗 사례가 담긴 책으로 생각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PUBLY에서 2019년 3월부터 4월까지 연재한 『교토의 디테일』.

두 번째 책은 ‘생각의 습관‘이라는 가제로 작년 하반기부터 작업하는 책. 작년 하반기, 재충전을 위해 블로그 휴간을 결정하고 공지한 즈음 한 편집자님께서 그 틈을 노려 설득해주신 끝에 만든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방향성이 잘 잡히지 않아 고민도 많았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나온 단계.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지만 부캐는 콘텐츠 창작자로 살아가며 그 이면에 있는 나의 루틴과 습관, 그리고 생각을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 이야기가 담기지 않을까 싶다.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다루는 에세이를 써보는데, 기존과는 또 다른 문법이라 쩔쩔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나의 글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는 바람으로 써보는데 잘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해보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도전 중. 5월 말까지 원고 작업을 완료한 뒤 빠르면 8–9월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 책은 아직 계약은 되지 않고 콘셉트만 정해 샘플 원고를 쓰는 단계. 이 역시 에세이인데 ‘디테일’ 시리즈와 같이 시리즈로 계속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은 ‘런던의 디테일‘ 집필. ‘디테일’ 시리즈는 기획 출판물이기 이전에, 내 여행 기록물로서의 성격이 크다. 그래서 출판 여부를 떠나, 계속 기록을 이어나가고 싶은 맘이 크다. 나의 여행 기록이 디테일 시리즈로 계속 만들어지는 것. 여행을 할 때의 관점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계속한다면 나올 수 있는 창작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런던의 디테일’ 1차 목차 가안.

‘런던의 디테일’은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의 퍼블리싱을 준비한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구글 문서’를 활용한 유료 퍼블리싱. 구글 문서로 콘텐츠를 만든 뒤 유료로 판매하고, 구입하신 분의 메일을 추가해서 글을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견 추가’와 같은 기능을 통해 독자가 특정 문장에 댓글을 직접 남기기도 하고, 그 댓글에 내가 대댓글을 붙여보면서 풍성한 리딩 인터랙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는 독자 to 독자로 서로 의견을 교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서로의 생각이 달려, 메모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디지털 출판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런던의 디테일’ 초반부를 써보며 구글 문서 앱으로 살펴본 결과, 그 어떤 뷰어보다도 가독성이 좋았다. 게다가 목차 책갈피도 가능해서, 원하는 영역으로 바로 이동도 가능. PC, 모바일, 태블릿 어디에서도 무리 없이 콘텐츠 소비가 가능했다. 게다가 이미지 호스팅도 걱정이 없어, 런던에서 찍은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도 최대한 많이 올려볼 예정이다. 일정은 올해 하반기 목표.

 

4. 자기 계발

일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도 나의 성장도 함께 이루고 싶은 맘이 크다. 그래서 정해 본 몇 가지 목표들.

첫째는 피아노 레슨. 피아노를 치다 보면 온전히 악보에만 집중하니 다른 생각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어 ‘생각 비우기’에 탁월하다. 새로 이사를 오기 전에는 학원을 다니면서 레슨을 받았었는데, 이사 온 뒤에는 다시 시작을 못 했다. 어느새 레슨받았던 내용도 가물가물.

생각이 다시 많아지는 요즘, 피아노가 많이 그립다. 빠르면 이번 달부터 다시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레슨을 배워, 꾸준하게 하는 취미 루틴으로 삼아보고자 한다. 글을 쓰면서 잘 안 풀릴 때는 피아노츠를 치면서 감정을 달래보기도 하고.

둘째는 OPIC IH 취득. 솔직하게 말하면 작년 목표였다. 달성하지 못했던 목표. 작년에는 영어 공부에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 전화 영어도 하다 끊다를 계속 반복했고, 집중해서 영어 공부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미디움 글이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읽으면서 영어를 붙잡았는데 작년에는 놔버렸다. 크게 반성하는 부분.

그래서 올해는 영어 학원을 다녀보기로 했다. 다행히 새로 이사 온 집 주변에는 큰 어학원도 있다. 듣고자 하는 반은 토요일 오전 회화반으로 1회에 3시간 정도 수업한다. 이를 토요일 오전 루틴으로 삼고, 데일리 루틴으로는 전화 영어도 20분씩 해보고자 한다. 아무래도 영어를 매일 최소 사용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 때문이다.

셋째는 책 30권 읽기. 책 읽기는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목표인데, 올해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조금 달라졌다. 작년 말부터 리디북스의 전자책 멤버십 서비스인 ‘리디셀렉트’를 시작하면서, 이곳을 통한 책 소비가 늘어났다. 다만 리디셀렉트에 읽고 싶은 도서가 모두 있는 것은 아니니 도서관 상호대차를 이용해서 꼭 읽고 싶은 책들은 읽어보고자 한다. 이에 올해는 리디 셀렉트와 도서관 상호대차를 이용해 책을 주로 보지 않을까 싶다.

넷째는 웹 프로그래밍. 이 목표도 작년 목표였는데 미달성으로 끌고 왔다. 웹사이트형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면서 웹 프로그래밍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는데, 아직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마다, 구글링을 통해 찾아보는 정도. 올해는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서, 블로그 오류로 인해 가슴 철렁하는 일이 조금은 덜할 수 있도록 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은 여행. 올해는 작년에 가보지 못했던 국내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다. 주말을 끼고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보고 싶은 마음.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4곳을 정해봤다. 군산, 대전, 춘천, 제주도가 1차 후보. 특히 제주도에서는 가능하다면 오래 머무르면서 그동안 가고 싶어서 추가해놓았던 곳들을 모두 들러보고 싶다.

 

5. 건강

해가 갈수록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운동이 꼭 필요한 이유. 우선 몸을 가볍게 해보기 위해, 목표 체중을 70kg으로 잡았다. 사실 작년에도 이 목표로 잡았지만 몸무게를 ‘유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쉽게 빠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아무래도 꾸준한 운동 루틴을 가지지 못한 이유가 큰 듯싶다. 꾸준함이 건강에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1주일에 3회 이상 홈트, 매일 팔굽혀펴기 60회를 꾸준하게 해보고자 한다. 홈트는 NTC(Nike Training Club)와 IPTV 홈트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격일로 운동을 해볼 계획. 퇴근하고 오면 몸이 녹초가 되어 있을 때가 많아 자꾸 운동을 미루는데 그러면 그 뒷날 더 피곤한 것 같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꼭 거르지 않고 해보려 한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야외 달리기도 목표를 세웠다. 한 해 누적 200km를 달려보는 것. 작년에 100km를 달렸는데 올해는 목표를 2배로 늘려봤다. 이를 위해 1주일에 2회 이상은 달려볼 예정. 이제 날씨도 풀려가니 다시 달리기에 집중해보려 한다.

마지막은 수영. 물을 좋아해서 수영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 수영장이 없어서 꾸준히 다니지 못했다. 헬스장과 수영장은 반드시 집 근처에 있어야 한다는 교훈만 깨우쳤다. 하지만 이사 온 뒤 집 근처에 큰 규모의 문화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안에 수영장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수영 클래스를 등록해서 올해는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한 해로 만들어보고 싶다.

 

마치며

지금까지 올해의 목표를 OKR’s로 정리해봤다. 그리고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프린트를 해서, 다이어리와 방 한쪽 벽에 붙여두었다. 이제 이 종이 한 장만을 보면서 올 한해를 달려가 볼 예정. 하나씩 달성할 때마다 빨간펜으로 취소 선을 긋는데, 올 한해가 끝날 때쯤에는 빨간 취소 선이 많았으면 좋겠다. 2020 경자년 화이팅이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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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매일 오후에 마감 세일 앱 ‘라스트오더’를 켜게 됐을까? https://ppss.kr/archives/210613 Wed, 05 Feb 2020 01:57:58 +0000 http://3.36.87.144/?p=210613 ※ 라스트오더로부터 협찬받지 않은 글입니다.


요즘 오후 6시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켜보는 앱이 있습니다. 바로 ‘라스트오더’라는 서비스입니다. ‘라스트오더’는 2017년 5월에 출시한 서비스로, ‘우리 동네 마감 세일’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위치 주변의 식당, 카페의 마감 세일 상품을 지도 기반으로 둘러볼 수 있으며, 구매 후 매장에 방문해 식사하거나 픽업해올 수 있는 서비스죠.

우리동네 마감세일 플랫폼 ‘라스트오더’.

가게 사장님은 차마 팔지 못해 버리게 될 음식이나 음료를 이 앱을 통해 판매하며, 소비자는 평소 가격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 가까이 되니, 잘만 구입하면 그야말로 ‘득템’ 할 수 있는 서비스인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라스트오더를 켜게 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로, 마감 세일 음식을 픽업해갈까 하는 마음에 살펴보기도 하고, 카페에 가고 싶을 때는 마감 세일 음료를 이용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켜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라스트오더는 저의 필수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매일 늦은 오후에 펼쳐보는 ‘데일리앱’이자 ‘이브닝앱’이 되어갑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왜 제가 라스트오더 앱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고 배웠는지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

하나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니즈의 균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비스에 엮인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니즈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서비스를 든든히 뒤받쳐줘야 하죠. 이해 관계자의 니즈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균열이 생긴다면 그 서비스는 오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라스트오더’는 서비스에 엮인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모두 자신의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입니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 살펴볼까요. 소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동네 식음료’를 득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할인 폭도 매우 큽니다. 마감 시간 전에 해당 상품을 ‘솔드 아웃(Sold out)’ 시키는 것이 가게 사장님들의 공통된 목표입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혹’할만한 매력적인 할인율을 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손님이 제한된 시간 안에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죠. 보통 40~50% 할인을 진행하며, 마감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할인율은 더 커지기도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입니다.

출처: Youtube @BJ깐따삐야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즐길 수 있는 ‘마감세일’을 이제 라스트오더를 통해 동네 가게에서도 즐길 수 있다. / 출처: 트위터 @xiafwa

아무리 소비자가 좋아하더라도 가게 업주가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이 서비스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마감 세일 상품이 꾸준히 있어야 구매 가능한 상품이 늘어나게 되고, 이와 함께 사용자도 늘어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서비스가 그렇듯 데이터베이스가 많아야 사용자가 많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가게 사장님 입장은 어떨까요. 이들에게도 ‘라스트오더’는 매우 환영받는 서비스입니다. ‘라스트오더’ 가 없었을 때는 영업시간이 지나면, 준비해뒀던 식자재를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감 세일을 하더라도 가게 앞에 안내문을 붙여두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죠. 그 시간에 가게 앞을 지나가는 ‘제한된 잠재 고객만’을 대상으로 홍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라스트오더’ 덕분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버리는 식자재를 최소화하면서도 판매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팔려서 버리게 되는 것보다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더라도 판매하는 것이 가게 입장에서는 훨씬 좋습니다. 그렇기에 마감 시간에 임박해 준비한 음식과 음료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라스트오더’에서 상품 판매를 개시하여 재고 없이 잘 영업 마감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영업 종료 시간이 임박해도 상품이 많이 남아 있다면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 주체인 서비스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라스트오더는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 사장님이 늘고, 이를 찾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판매 건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이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함께 늘어나게 되죠. 또한 ‘마감 세일 상품’이다 보니 환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하는 순간 수수료 수입이 ‘고정’되는 장점도 적용됩니다.

이처럼 소비자, 가게, 서비스가 각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입니다. 처음 20여 개 업체에서 시작해 이제는 4,000개가 넘는 업체가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 상품을 판매합니다. 업주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가게 입점 요청이 이제는 먼저 들어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도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잘 짜인 구조에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배달 시대’를 역행하는 ‘오프라인 방문’

요즘은 그야말로 ‘배달 전성시대’입니다. 음식, 음료, 책, 식자재까지 배달 안되는 것이 없죠.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오프라인 가게를 방문할 필요없이,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배달 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맛집 음식도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배달비만 지불하면 내 집이 곧 맛집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배달의 민족은 ‘B마트’를 오픈해 초소량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라스트오더’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합니다.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가게를 ‘방문’해야 합니다. ‘배달 전성시대’가 도래했지만 아이러니하게 라스트오더를 통해서는 오프라인 방문을 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가게 업주분들은 이 점을 오히려 반깁니다. 평상시라면 방문하지 않았을 손님이, 마감 세일 상품 덕분에 가게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주는 것이니, 가게 홍보 차원에서는 손해가 결코 아닙니다. 가게명, 가게 위치, 판매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키울 수 있고, 방문 손님을 단골로 만들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죠.

이처럼 소비자가 가게를 직접 방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게 홍보를 위해 일부러 마감 세일 상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가게도 늘어납니다. 어차피 가게 마케팅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면, 라스트오더를 이용하는 것이죠. 할인 상품으로 방문 고객을 만들고 이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적으로 방문해주는 고객층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라스트오더 덕분에 한 카페의 단골이 되었습니다. 라스트오더의 할인 상품 때문에 매번 지나쳐 갔던 한 카페를 들어가 보게 되었고, 음료 맛과 분위기에 만족한 덕분에 이제는 마감 세일 상품이 없어도 그 카페를 주기적으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모든 것을 받아보는 ‘배달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가게에 손님이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배달이 못하는 ‘빈 영역’을 잘 파고든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게 마케팅을 위해서 라스트오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업주분들이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환경을 생각하는’ 서비스로의 자리매김

라스트오더가 자랑스럽게 내미는 메시지 중 하나는 ‘환경 보호’입니다. 마감 세일을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 폐기량을 줄인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죠. 국내 기준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은 1만 2,000톤에 달하며, 이를 위한 처리 비용만 1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입니다. 이 사업 아이디어로 2019년에는 환경형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이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서비스 곳곳에 안내 문구를 적어두었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나오는 스플래시 이미지에서는 ‘낭비 없는 음식문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리고, 각 가게 홈의 주문 페이지에서는 ‘낭비되는 음식을 구해주세요’라는 배너를 통해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를 유도합니다.

앱 스플래시 이미지와 가게홈 배너를 통해 윤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라스트오더.

실제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내가 먹기 위해 음식과 음료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지만 그 소비 가치가 더 빛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라스트오더에서의 소비입니다. 그러면서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을 더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첫째는 라스트오더를 통해 구매한 음식과 음료로 인해 환경 보호가 얼마나 되었는지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구매한 상품으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양이 얼마나 줄었고, 처리 비용은 얼마가 절약되었는지 ‘누적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죠. 이 수치만 보고 환경 보호에 기여했다는 윤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고 SNS를 통해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빈 그릇 할인’ 이벤트입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음료 할인을 제공합니다. 절약된 포장 용기 비용을 할인으로 제공하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소비자를 응원하기 위한 이벤트인데요. 이 할인 제도 덕분에 직접 텀블러를 들고 와 음료를 채워가는 소비자가 늘어나죠.

텀블러에 음료를 받으면 할인해주는 프랜차이즈 카페. / 출처: 웰보우 블로그

이 이벤트를 라스트오더에 적용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이크 아웃 주문 시, 소비자가 직접 ‘빈 그릇’을 가져오면 이곳에 음식을 담아주고 추가 할인을 해주는 것이죠. 배달이라면 어쩔 수 없이 포장 용기 사용이 필요하겠지만, 소비자가 가게에 들러 음식을 픽업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런 이벤트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달 서비스와 아예 차별화되어 ‘환경을 생각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용자층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우리 동네 마감 세일 플랫폼’의 가능성

라스트오더에는 지금은 주로 음식과 음료 상품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서비스업’으로까지 충분히 확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일일 최소 매출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라스트오더를 통해 마감 세일 상품을 등록해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죠.

가게를 운영해나가기 위해서는 ‘일 최소 매출’이 필요합니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그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죠. 하지만 일 최소 매출 규모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때때로 있습니다. 이럴 때 손 놓는 것이 아니라, 라스트오더를 통해 손님을 유치해 일 최소 매출을 채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마감 세일 할인이 주기적이고 습관적일 경우 마감 세일만을 기대하고 평상시에는 손님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 손님당 마감 세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1개월에 1번 사용 가능, 3개월에 1번 사용 가능,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영업 종료’까지 최소의 손님을 유치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라스트오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이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죠.

 

‘각자의 로컬’이 모이면 ‘대한민국 전체’가 된다

실제 라스트오더를 이용하다 보면 이용하게 되는 업체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집 주변으로 멀지 않은 몇 곳이 주로 이용하는 가게죠. 직접 가게에 방문해야 하다 보니 먼 곳까지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업체 확장이 쉽지 않은 한계성을 가지기도 했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렇게 ‘각자의 로컬’이 모이게 되면 결국은 ‘대한민국 전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한 사용자가 넓은 지역, 다양한 가게를 이용하지 않아도, 좁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용자 단위가 많아질수록 ‘넓은 범위’에서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는 거죠. 마치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이 맞춰져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동네 기반 중고앱으로 큰 인기를 얻는 ‘당근마켓’도 이와 비슷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를 기반으로 중고 물품의 판매와 구입이 일어납니다. 또한 만나서 거래하는 ‘오프라인 직거래’를 추구하기에 한 명의 사용자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는 서비스 확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도 라스트오더와 같이 ‘각자의 로컬’이 모이니,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단위가 아닌 서비스 단위로 봤을 때, 전 지역을 커버하는 대규모 서비스가 될 수 있는 거죠.

요즘 뜨는 동네 직거래 중고 마켓 ‘당근마켓’.

라스트오더도 당근마켓과 같이 ‘각자의 로컬’이 전체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거대한 ‘퍼즐’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좁은 범위에서 활동하는 사용자를 모았기에 각각의 사용자에 맞는 ‘지역 타깃형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도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마치며

오래 지속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비스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라스트오더. 참 오랜만에 ‘착한 서비스’를 만난다는 느낌입니다.

‘혁신’에 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린 기사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혁신이란 기존에 있는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저에게 이 라스트오더가 그런 ‘혁신’이었습니다. 아날로그 비즈니스를 디지털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면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라스트오더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라스트오더로 우리 동네의 마감 세일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면서 가게 업주분들께는 든든한 ‘마감 서포트’가 되어 드릴 수 있고, 저희는 저렴한 가격으로 동네 가게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착한 소비’를 통해서 말이죠.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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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셀렉트’는 나의 새로운 독서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https://ppss.kr/archives/210612 Wed, 15 Jan 2020 01:19:29 +0000 http://3.36.87.144/?p=210612 ※ 리디북스로부터 협찬받지 않은 글입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많아진 한 해입니다. 밀리의 서재, 리디셀렉트, Yes24 북클럽 등이 대표적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죠. 4년 전부터 전자책을 잘 이용하는 제게 전자책 구독 서비스는 늘 ‘혹’하는 멤버십이었습니다. 월정액으로 전자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죠.

하지만 선뜻 시작하지는 못했습니다. 책이라는 것은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절대적이기에 무제한 읽을 수 있다 해도 얼만큼 많이 읽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또한 독서 시간은 늘 한정된 편이라 그 시간에는 멤버십에 있는 책보다는 ‘내가 읽고 싶은 책’에 우선 집중하는 독서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멤버십은 늘 다음을 기약하며 미뤄왔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걸린 것은 리디북스의 전자책 멤버십 ‘리디셀렉트’ 인스타그램 광고였습니다. ‘전자책’에서 ‘아티클’까지로 멤버십 제공 콘텐츠가 확대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12월 18일부터는 월 6,500원에서 월 9,900원으로 멤버십 가격이 인상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신 12월 17일까지 가입한 사용자는 월 6,500원으로 평생 이용할 수 있다고 했죠.

전자책에서 아티클까지 확대하며 멤버십 제공 콘텐츠를 확대한 리디셀렉트.

문득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자책만 있었다면 또 다음을 기약했을 수도 있지만 ‘아티클’로 확장된 점이 트리거였습니다. 전자책을 넘어 정제된 아티클까지 볼 수 있다는데 이만한 혜택이 또 있을까 싶었죠. 인상되기 하루 전날인 12월 17일까지 생각해보기 위해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해뒀고 고민 끝에 12월 17일 오후, 리디셀렉트에 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리디셀렉트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월 6,500원으로 전자책을 무제한 즐길 수 있었고, 게다가 뉴욕타임스, 아웃스탠딩과 같은 고퀄리티 아티클 콘텐츠도 즐길 수 있었죠. 게다가 제가 가진 e북 기기 ‘크레마 카르타’에서도 리디북스 앱을 설치하면 리디셀렉트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는 눈이 아파 오랫동안 활자를 읽지 못하는 제게 ‘전자책 기기+리디셀렉트’ 조합은 그야말로 최강의 독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마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죠.

어느덧 리디셀렉트를 이용한 지 2주가 다 되어갑니다. 아직 초기 사용자라 그럴지 몰라도 현재까지는 매일 리디셀렉트와 함께 합니다. 출퇴근 시간에, 남은 점심시간에, 잠들기 전 모두 리디셀렉트와 함께 하죠.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를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리디셀렉트가 저의 새로운 ‘독서 습관’으로 자리 잡길 바라며 글을 시작해봅니다.

 

탐색 비용 ‘0’의 힘

전자책을 고를 때는 늘 신중하게 고르는 편입니다. 직접 페이지를 손으로 훑어가며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종이책과는 달리 전자책은 미리 보기 페이지로만 살펴본 뒤 구매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맘에 드는 종이책을 먼저 발견한 뒤 그 책이 전자책으로 있는지 살펴보고, 전자책이 있다면 구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신중한 이유는 ‘구매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자책의 경우 다운을 받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환불이 안 됩니다. 그렇기에 실패 없는 전자책 독서를 위해서는 책을 고르고 구매하는 것에 큰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더 많은 탐색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결국 이 모든 탐색은 ‘비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높은 탐색 비용이 전자책의 높은 허들인 셈이죠.

하지만 ‘무제한 전자책 멤버십’은 이와 같은 탐색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들어줍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대략적인 목차만 살펴본 뒤 한번 볼까 하는 마음으로 대여했다가 아니다 싶으면 반납하면 끝입니다. 월 6,500원만 내면 수 권, 수십 권을 대여하고 반납해도 지불하는 돈에는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신중에 또 신중을 거듭하면서 전자책을 골랐던 기존의 전자책 구매 습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죠. 전자책을 탐색하는 과정 자체에서 피로감을 느껴 구매를 포기해버리는 ‘구매 포기 현상’도 멤버십에서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쉬운 탐색, 쉬운 구매가 일어나는 거죠.

탐색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멤버십 모델. 더 편하게 책을 선택하고 읽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는 ‘멤버십’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실패’가 금전적인 피해를 전혀 주지 않는 모델이 바로 멤버십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지고 탐색 비용이 낮아지면서 콘텐츠의 시작과 맺음에는 그 어떤 허들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유독 콘텐츠 업계에서 이 멤버십 모델이 잘 작동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개취(개인의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 콘텐츠 서비스이기에, ‘실패한 소비’를 했어도 ‘성공적인 소비’를 위해 맘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멤버십은 이런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서비스라면 멤버십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인기 신간이 적기에 더 중요한 ‘큐레이션’

리디북스는 리디셀렉트가 생기면서 2개의 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리디북스 홈, 다른 하나는 리디셀렉트 홈이죠. 이 두 메인 홈을 비교해봤을 때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리디셀렉트 메인이 리디북스보다 훨씬 풍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많은 큐레이션 슬롯이 있었고 이곳을 통해 더 많은 책이 소개되었죠.

리디셀렉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리디북스의 메인은 예상외로 단출했습니다. 1) 집 앞 서점에 방금 나온 신간, 2) 사람들이 지금 많이 읽는 책, 3) 오늘, 리디의 발견, 4) 베스트셀러, 5) 금주의 신간, 6) 연말에 선물하기 좋은 소설이 노출 슬롯의 전부였죠. 타 인터넷 서점과 비교해보아도 매우 단출한 모습이었습니다.

리디북스 메인 화면.

이에 반해 리디셀렉트 메인은 ‘신생’ 홈 화면임을 감안했을 때 매우 풍성한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리디북스 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테마로 책들이 묶여 노출되었죠. ‘흐지부지된 결심들 다시 점검하여 바로 세우기’ ‘시작이 막막할 때, 스테디셀러부터’ ‘북유럽 미스터리의 차고 뜨거운 세계’ 등 리디북스 메인에서는 보기 힘든 세부적인 테마로 책이 묶여 소개됩니다.

리디셀렉트 메인 화면. 리디북스보다 훨씬 더 풍성한 콘텐츠로 책을 보여준다.

이렇게 리디북스 메인과 리디셀렉트 메인이 양적으로 서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보유한 ‘콘텐츠 차이’에 있습니다. 리디셀렉트에는 아쉽게도 ‘인기 신간’이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합니다. 출판사와 저자 입장에서는 단 건으로 판매해도 잘 팔리는 전자책을 굳이 멤버십에 끼워 팔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리디북스에서 단 건 판매로 상위 랭크 되어 있는 전자책 다수는 리디셀렉트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멤버십 사용자가 리디셀렉트 홈을 통해 ‘멤버십 효용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읽을 만한 책이 많다는 사실을 멤버십 사용자에게 인지시켜줘야 하고, 신간이 아니더라도 명서가 많이 있음을 발견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큐레이션이 더 중요한 곳은 리디북스 홈이 아닌 아닌 리디셀렉트 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큐레이션 콘텐츠는 인기 신간이 매출을 이끌어가는 ‘리디북스’보다 구간의 발견이 멤버십을 유지하게 만드는 ‘리디셀렉트’에 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리디셀렉트는 세부 테마로 구간의 발견을 돕습니다. 이 테마 덕분에 신간은 아니지만, 읽을 만한 책 몇 권을 담았습니다. 이와 같은 큐레이션 콘텐츠는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큐레이션이, 멤버십 리텐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책을 넘어선 ‘활자’ 콘텐츠

리디셀렉트 멤버십이 매력적인 이유는 전자책 이외의 다양한 활자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같은 글로벌 언론사의 아티클을 번역된 콘텐츠로 만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웃스탠딩, 디 에디트, 슬로우뉴스, 널 위한 문화 예술 등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각광 받는 스타트업의 콘텐츠도 만날 수 있죠.

잡지를 볼 수 있는 것도 제가 리디셀렉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월간 디자인, 에스콰이어, 맨즈 헬스, 코스모폴리탄 등 국내 대표 잡지들을 만날 수 있죠. 전 서점에 가서도 꼭 잡지 코너는 들를 정도로 잡지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최신 트렌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수많은 기획 챕터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져 있기에 자연스럽게 ‘기획력’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잡지로 배우는 기획’이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볼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습니다.

리디셀렉트에서 읽을 수 있는 수많은 잡지.

방을 비좁게 만드는 종이책을 줄여나가고 전자책을 소비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는 와중에 매달 종이 잡지를 들여놓는다는 점은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제는 리디셀렉트 덕분에 잡지도 ‘전자책’처럼 볼 수 있습니다. ‘잡지로 배우는 기획’ 사이드 프로젝트도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자책에서 아티클, 잡지로 나아간 리디셀렉트를 보며 그다음으로는 어떤 카테고리가 함께 할지 자연스럽게 상상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후보는 바로 웹소설과 만화입니다. 리디북스는 전자책 형태로 웹소설, 만화도 이미 판매합니다. 이들의 매출 비중은 꽤 높은 편이죠. 특히 국내 기준으로 4,000억대 시장으로까지 성장한 웹소설 시장이 리디북스 입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다음 타자로 점쳐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2019년 큰 사랑을 받은 리디북스 로맨스 웹소설 콘텐츠.
리디북스 만화책 콘텐츠.

예를 들면 이런 형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독점적인 IP를 획득해, 리디셀렉트 독점으로 웹소설 작품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또는 웹소설을 연재하는 형태도 나쁘지 않습니다. 매주 특정 요일에 작품이 공개되면서 매주 꾸준한 유입과 지속적인 구독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리디셀렉트의 ‘빅 성장’을 만드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전자책 단 건 판매에서 전자책 멤버십까지: 1차 모멘텀
  • 전자책 멤버십에서 전자책+아티클 멤버십까지: 2차 모멘텀
  • 전자책+아티클에서 전자책+아티클+웹소설+만화 멤버십까지: 3차 모멘텀

 

리디북스의 디테일

저는 알라딘에서 구매한 ‘크레마 카르타’ e북 기기를 가졌기에, 주로 전자책 구매를 알라딘에서 해왔습니다.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리디북스 뷰어를 이용하면서 보다가, 몇 가지 디테일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는 ‘넷플릭스식’ 동기화였습니다. 넷플릭스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동기화’입니다. PC/태블릿/모바일에서 모두 동기화가 이뤄져 어디서든지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이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콘텐츠 소비 경험을 리디북스에서도 경험했습니다.

전자책 기기인 크레마 카르타로 책을 읽다가 휴대폰과 PC로 같은 책을 다운받아 열어보면, 가장 최근에 봤던 페이지로 자동으로 이동시켜줍니다. 그래서 크레마 카르타가 있을 땐 크레마 카르타로 보다가, 휴대폰만 가진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휴대폰으로 이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휴대폰에서 보던 것을, 노트북이 있을 때는 노트북에서도 이어 볼 수 있었죠. 게다가 좋아하는 문장에 형광펜 표시를 해놓은 부분까지도 모두 그대로 동기화가 되어 있어 기기를 넘나들며 ‘문장 수집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리디북스의 사용성에 대해서는 익히 많이 들어왔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놀라웠습니다.

다양한 뷰어 제공으로, 끊김 없는 독서 경험 환경을 만들어준다.

둘째는 ‘문장 공유 기능’입니다. 저는 전자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으면 이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기록했습니다. 저만의 문장 기록법이었고, 좋은 문장을 많은 분과 나누고 싶어 선택했던 방법입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140자 이내로 글자 수가 제한되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서는 문장을 보기 좋은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기에 불편함이 따랐습니다.

이에 반해 리디북스에서는 문장을 이미지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담아두고 싶어서 표시해놓은 ‘형광펜’ 문장을 예쁜 이미지로 만들 수 있죠. 이 방법을 알고 난 뒤에는 ‘문장 수집 생활’의 루틴이 바뀝니다. 문장을 이미지로 만들어 저장하고, 그중 나누고 싶은 문장은 이미지 그대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올렸죠. 책을 읽으면서 문장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방법이 리디북스 덕분에 한 단계 발전했습니다.

문장 이미지 공유 기능을 통해 만든 콘텐츠. 앞으로 이렇게 문장 수집을 하지 않을까 싶다.

둘째는 ‘문장 이어서 형광펜 표시하기’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간혹 앞 페이지 마지막 줄에서 뒤 페이지 첫 번째 줄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문장을 저장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어가며 ‘이어서’ 표시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늘 2번으로 끊어서 하이라이트 표시를 했었습니다. 앞 페이지 마지막 줄 따로, 뒤 페이지 첫 번째 줄 따로 이렇게 말이죠.

리디북스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형광펜 표시 끝부분을 앞 페이지 마지막 단어로까지 선택하면, ‘문장 이어서 선택하기’ 옵션이 팝업창으로 뜨고 그러면 뒤 페이지로 넘어가 하나의 문장을 온전히 형광펜 표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전자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만이 잘 아는 사용성과 디테일을 발견한 거죠. 이 기능 덕분에 이제는 문장을 나눠서 담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문장 이어서 선택하기’ 기능 구현 모습. 이 프로젝트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 출처: 리디북스 뷰어 형광펜 개선 후기

끊김없는 독서 경험,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문장 공유, 전자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기능이 ‘디테일’ 리디북스를 만든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있었으면 하는 기능

꽤 만족하면서 쓰는 리디셀렉트이지만 그럼에도 개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기능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책 북마크’ 기능입니다. 현재는 리디셀렉트에 ‘찜’ 기능이 없다 보니 바로 서재에 담아두고 싶진 않지만 책을 보관해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별도로 아이폰 메모장에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만들어 보관했습니다.

‘북마크’로 통용되는 기능이 자체적으로 있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그 리스트만 보고도 리디셀렉트 멤버십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조금 더 연장해서 읽어볼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북마크’ 해놓은 책은 결국 ‘한 사람의 서재’이기도 합니다. 3만 종이 넘는 책 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만 모아놓은 소중한 아카이빙 자료죠. 이를 책 큐레이션 콘텐츠로 활용해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전자책 멤버십에는 없는 ‘라이브’성을 가미해봐도 좋을 것 같고요.

예를 들면, 리디셀렉트 아티클 채널에서도 활동하는 북튜버 ‘겨울서점’ 님이 찜해 놓은 리디셀렉트 북마크 리스트를 서재 디자인으로 꾸며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책장에 책이 추가되고 빠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반영되어 보여주는 것이죠. ‘북마크’ 기능을 큐레이션과 연동하면 ‘실시간 책 추천’이라는 차별화된 책 추천 콘텐츠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독자로서는 누군가가 선별하여 골라놓은 책에 대한 신뢰도가 생기고, 그 리스트가 ‘라이브’로 변한다는 걸 체감하며 더 실감 나는 책 추천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롭게 꽂힌 책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더 자주 리디셀렉트에 들어올 것입니다.

저만 해도 좋아하는 셀럽의 ‘실시간 서재’가 있다면, 매일 들어와 확인해 볼 것 같습니다. 무슨 책을 새롭게 북마크했는지 확인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가 북마크한 책을 저도 ‘똑같이’ 북마크해서 읽어볼 것 같고요. 이러면 결국 멤버십 구독 해지는 점점 멀어지고, 리디셀렉트에 더욱 락인(Lock-in)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서재를 보는 것은 늘 재미있는 일이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두 번째 기능은 ‘콘텐츠 알림’입니다. 관심 있는 시리즈의 새로운 콘텐츠가 출시됐을 경우, 알림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HBR과 잡지 콘텐츠는 일정 주기로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는데, 나올 때마다 알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왔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일정 주기로 계속 콘텐츠가 나오는 ‘시리즈 콘텐츠’의 경우 ‘NEW 콘텐츠 알림 받기’ 기능을 통해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개인적인 바람일 수 있지만 ‘이번 달 총 ○권의 책, ○○○○원 어치의 책을 읽으셨어요!’ 같은 메시지가 MY에 있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월 6,500원을 지불하는데 이 금액 이상의 독서를 한다는 것이 객관적인 지표로 보인다면 비용 지불에 대한 고민은 단번에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6,500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치인 셈이죠. 그리고 이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같이 덧붙인다면 책을 좋아하는 애독가임을 인증하며 매달 인증을 이어나가게 하는 좋은 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디셀렉트에서 읽고 싶은 책

2주가량 사용해본 리디셀렉트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전자책을 탐색하는 비용은 현저히 낮아져 선택과 구매를 자유롭게 했고, 아티클/잡지 콘텐츠도 볼 수 있게 되면서 하루에 소비하는 텍스트 콘텐츠의 범주를 넓혔습니다. 또한 전자책 사용자를 위한 ‘디테일’ 기능을 갖춰 훌륭한 독서 경험도 만들었습니다. 과연 리디셀렉트가 저의 새로운 독서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2020년의 흥미진진한 일 중 한 가지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디셀렉트 후기를 정리하며 리디셀렉트에서 읽고 싶어 적어놓은 책 리스트를 남기고자 합니다. 이 리스트는 리디셀렉트를 이용하는 동안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리디셀렉트를 이용하는 독자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또한 좋은 책이 있다면 얼마든지 추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골든아워 1, 2
  • 직지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90년생이 온다
  • 하루의 취향
  •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 기획자의 노트
  • 어떻게 살 것인가
  • 유럽 도시 기행
  •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 방구석 미술관

(업데이트: 2019년 12월 28일)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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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 11’을 다녀와서 https://ppss.kr/archives/207650 Mon, 25 Nov 2019 01:41:41 +0000 http://3.36.87.144/?p=207650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트 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 11(이하 언리밋)을 다녀왔다. 작년에 처음 가본 언리밋 10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수십 명의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을 테이블에 올려둔 채 창작물을 판매하고, 테이블 뒤에 세워진 가벽에는 각자만의 색깔로 데코레이션이 되어 있어 마치 전시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내가 경험한 첫 언리밋은 이처럼 ‘아트 마켓’과 ‘전시’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올해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오래전부터 일정을 적어둔 언리밋 11. 이곳을 둘러보며 어떤 점을 배우고 느꼈는지 기록해두고자 한다.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시간적 여유가 있는 덕분에 여러 번 둘러볼 수 있었는데 둘러볼 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달랐다.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크리에이터와 관람객과의 대화를 우연히 들으며 배우는 것도 많았다. 메모장에 기록했던 그 순서 그대로 적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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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밋에 참가한 크리에이터 테이블에서 가장 많이 본 공통 POP는 바로 ‘텀블벅(tumblbug) 현장수령’ POP였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펀딩을 받은 뒤, 펀딩에 참여하신 분들께 펀딩 리워드(창작물)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수령 방법으로는 ‘전화번호를 알려주세요’ ‘후원번호를 알려주세요’ 2가지 옵션이 있었고, 창작자는 자기 후원자의 확인 방법을 체크할 수 있었다.

크리에이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텀블벅 현장수령 안내판.

이 현장 수령 안내 문구를 꽤 많은 크리에이터 테이블에서 목격했다. 작년과 비교해도 그 증가가 확연히 눈에 띌 정도였다. ‘텀블벅’ 서비스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간다는 생각과 함께 많은 창작자가 언리밋 행사를 ‘1년마다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팬을 만나는 곳’으로 인식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즉 ‘내년 언리밋 때 새로운 창작물을 공개하는 것’이 또 하나의 창작 목표가 되고, 이를 위해 1년간 달려 온 창작자들이 바로, 언리밋에서 ‘현장 수령’을 제공하는 창작자인 것이다. 이런 창작자분들이 점차 많아지는 걸 보면서, 언리밋 행사 그 자체가 크리에이터에게는 새로운 창작 동기를 얻고 1년간의 창작물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

텀블벅과 관련해 재미있는 점을 또 발견하기도 했는데, 바로 텀블벅을 ‘동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언리밋에 참가한 크리에이터끼리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책 들면서) 이거 처음 보는 것 같은데요?”

“아, 네. 텀블벅 했어요.”

내 기준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동사’로 활용되는 서비스다. ‘카톡하다’, ‘페메하다(페이스북 메신저하다)’ ‘토스하다’와 같이 동사로 활용되는 서비스는, 확실한 서비스 정체성을 가진 것과 동시에 대중성도 충분히 확보한 서비스다. ‘일반 동사’로 써도 듣는 사람이 부가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서비스 정체성과 대중성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의 동사화’ 라인에 텀블벅도 합류한 것이다. 비록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주로 쓰는 동사이긴 하지만 ‘텀블벅했어요’ ‘너도 텀블벅해’ 와 같은 ‘텀블벅의 동사화’를 보면서 높아진 서비스 위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크리에이터들에게는 텀블벅이 카톡이고, 토스인 셈인 것이다.

 

3

언리밋의 장점은 크리에이터와 관람객이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인데, 크리에이터를 만난 관람객의 첫 마디는 대부분 이러했다.

저 인스타그램 팔로우해요!

인스타그램으로 팬을 모으는 시대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언리밋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는 모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졌으며 그들의 ‘대표 채널’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한다. 관람객들은 평소에 좋아하던 크리에이터의 언리밋 참가 소식을 ‘인스타그램’에서 듣고 직접 만나기 위해 행사장까지 왔다. 온라인(인스타그램)으로 팬을 모으고 오프라인(언리밋)에서 팬과 만나는 의미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번 언리밋에서 본 창작자 채널 중 인스타그램의 점유율은 체감상 거의 99.9%에 달했다. IT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직업병처럼 IT 서비스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데, 아쉽게도 언리밋에서는 인스타그램 외에는 그 어떤 서비스도 보이지 않았다. 창작자는 모두 인스타그램에 머물러 있었고, 이들을 따라 팬들은 인스타그램으로 흘려 들어갔다. 그리고 한동안 몇 년은 이 흐름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하나. 언리밋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는 행사로 유명한데 작년 기준으로 이틀 동안 약 2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언리밋은 독립 서점 ‘유어마인드’가 진행하는 북페어인데, 엄청난 마케팅력으로 중무장한 웬만한 북페어보다 모객력이 훌륭한 행사 중 하나다.

이럴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인스타그램에 있는데, 언리밋에 참여하는 수십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각자가 ‘마케터’가 되어 언리밋을 홍보하기 떄문이다. ‘저 이번 언리밋 11에 참여하는데 놀러 오세요’ 같은 식으로 각 크리에이터가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리면 이를 본 팔로워는 이 크리에이터를 만나기 위해, 또는 창작물을 구매하기 위해 언리밋을 찾는다.

각 크리에이터가 1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고 가정하고, 100명의 크리에이터가 행사에 참여하면 100만 명의 팔로워에게 언리밋 행사 소식이 도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이 없이도 엄청난 모객력을 동원할 수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인스타그램’이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언리밋의 흥행은 인스타그램이 만들었고, 크리에이터와 팬을 연결하는 역할 역시 인스타그램이 한다. 인스타그램이 결코 빠질 수 없는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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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품이 잘 팔릴까?

어떤 크리에이터가 ‘마케팅’ 감각이 있을까?

마켓도 함께 겸한 언리밋을 보면 자연스레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훌륭한 창작물을 만들지만 이를 ‘잘 파는 것’ 역시 크리에이터가 가져야 하는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구매’라는 가장 적극적인 팬십으로 ‘선택’ 받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언리밋에서 많은 크리에이터가 들고나온 상품은 바로 ‘2020 캘린더’였다. 작년보다 한 달 정도 늦게 행사가 시작되면서 2020년과 가까워지다 보니 캘린더를 들고나온 크리에이터가 많았고, 달력을 하나쯤 꼭 구매하는 관람객들은 캘린더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관찰해본 결과 사람이 붐비고 구매가 활발히 일어나는 부스는 ‘캘린더’가 있는 부스였고, 구매가 상대적으로 덜 일어나는 부스는 평균적으로 ‘캘린더’ 상품이 없는 부스였다.

2020 캘린더를 준비해온 크리에이터.

시즈널 이슈에 맞춰 마케팅하는 것을 ‘시즈널 마케팅(Seasonal Marketing)’이라고 부른다. 특정한 시즌 이슈에 맞춰 진행하는 마케팅을 말하는데, 이 시즈널 마케팅의 특징은 1년 전부터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연말이 다가오면 다음 해 다이어리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연초가 다가오면 어학이나 운동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이것만 잘 준비해도 사실 충분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시즈널 마케팅’에 익숙한 크리에이터는 이번 언리밋에 2020 캘린더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관람객의 지갑을 열었다. 캘린더를 구매한 소비자는 2020년 한 해 동안 그 캘린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터를 1년간 떠올릴 것이다. 무려 1년간이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팬십을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은 흔하지 않다. 게다가 크리에이터는 이 캘린더로 돈까지 벌었다. ‘1년 장기 팬’과 ‘수익’을 함께 얻는 일석이조의 가장 좋은 상품이 바로 2020 캘린더였던 셈이다.

3번에 걸쳐 언리밋 1, 2층을 둘러보면서 2020 캘린더 상품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모객 차이는 확연했다. 나조차도 전혀 모르던 크리에이터의 달력을 단순히 ‘그림’만 보고 구매했다. 어차피 내년 달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이왕이면 예쁜 그림이 그려진 달력으로 준비하면 좋겠다 싶었던 것이다.

이처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잘 파는 것’까지 잘하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면 설렌다. 언리밋 ‘한정판’ 에디션을 만들어 가지고 나온 크리에이터를 볼 때도 그랬다. 오직 언리밋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창작물을 ‘한정판’으로 들고나온 것이다. 이런 상품은 안 살 수가 없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량의 한정판이라니! 실제로 언리밋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의 약 절반가량은 첫째날 솔드 아웃이 되었다. ‘잘 파는’ 크리에이터가 이렇게 많다.

UE11에서만 선보이는 컬러로 에코백을 가져온 크리에이터.

마지막으로 잘 파는 크리에이터는 구매한 창작물에 ‘사인’을 직접 해주는 크리에이터였다. 크리에이터가 직접 행사 시간 동안 부스에 계속 머무르며 책을 구매한 이들에게 사인을 직접 해주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며 이 가치를 제공하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책을 구매하면 작가가 직접 사인해주는 미니 사인회.

2020 캘린더를 준비하고, 언리밋 한정판 상품을 가져오며, 현장에서 즉석 사인회를 펼친 크리에이터는 뭔가 달랐다. 자신의 창작물을 어떻게 세일즈해야 하는지 잘 알았고 팬들의 지갑을 열었으며 그렇게 번 수익으로 더 나은 창작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크리에이터에게도 마케팅 감각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5

잡지의 시대는 끝났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번 언리밋에서 느낀 점은 독립 매거진의 부활이었다. 지난 퍼블리셔스 테이블을 갔을 때도 느꼈지만 독립 매거진이 점차 늘어난다. 이번에 발견한 독립 매거진은 다음과 같다.

  • AVEC: 매 호마다 한 가지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엮은 매거진(@avecmagazine)
  • FILO: 영화 비평 잡지 (FB @filo.magazine)
  • MOTIF: 비주얼 문예지
  • Favorite: 좋아하는 일을 의미 있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 (@favorite_mag)
  • Panorama: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건축 매거진 (FB @Magazine.Panorama)
  • VOSTOK: 사진 잡지 (@vostok_mag)

UE 11에서 발견한 다양한 독립 매거진.

나 역시도 언젠가 꿈이 독립 매거진을 발행해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나의 모든 생각을 여러 기획으로 묶어 한 권의 잡지로 만들어보고 싶다. 이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독립 매거진을 이번 언리밋에서 많이 건졌다. 모두 한 권씩 구매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6

지난 언리밋에서 놀랐던 점은 이곳의 결제는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꽉 잡았다는 것이다. 1인 크리에이터가 많다 보니 아무래도 카드 결제가 쉽지 않았고 그래서 송금을 기반으로 하는 결제인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작년엔 많았다.

올해는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보이긴 했었지만, 작년만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대신 크리에이터마다 모두 카드 결제기를 가졌다. 아마 같은 형태의 카드 결제기인 것을 보아 주최 측에서 카드 결제기를 준비한 듯싶었다.

작년에는 카카오페이와 토스로 많이 결제하고, 올해는 다시 카드로 결제를 해보았는데 카드 결제의 편리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앱을 열 필요도 없이, QR 코드를 찍을 필요도 없이, 결제 금액을 물어볼 필요도 없이, 결제를 완료했다는 화면을 보여줄 필요도 없이 카드 한 장을 건넨 뒤 결제가 완료되기까지 조금만 기다리면 됐다. 그런 뒤 다시 카드를 받으면 결제 끝.

이 경험을 하면서 아무리 QR페이가 활성화된다고 하지만 카드 결제의 편리함을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까 싶었다. 카드 결제의 편리함을 무릅쓰고도 QR결제를 하게큼 하는 건 ‘할인’밖에 방법이 없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결제에 뛰어든 네이버페이 모두 ‘할인 마케팅’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는 출혈 경쟁이 가속화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QR결제, 참 어려운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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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밋에서 기발한 아이디어 돋보이는 창작물도 있었다. 첫 번째는 Working Paper Light. 책을 보면서 특정 부분을 돌리거나(Wheel), 당기거나(Full down), 불면(Blow) 이에 반응해 불이 켜지는 신기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특정 행동을 하면 책에 불이 켜진다. 메이킹 키트도 있어 스스로도 얼마든지 ‘빛이 나는 책’을 만들 수 있다.

신기한 건 제작 키트가 있어서 어떤 책이든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건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 때 참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원하는 스토리에 따라 라이트 센서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참여해보는 ‘인터랙션 동화북’을 DIY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아트북 제작과 기술의 결합이 이렇게도 가능하구나 싶었다.

두 번째 돋보이는 창작물은 ‘폰트’였다. 한 타이포그래퍼가 ‘파보리트(FAVORIT)’의 한글 폰트를 론칭해서 선보인 것. 나중에 알고 보니 파보리트는 스위스 바젤과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입 디자인 에이전시 디나모(DINAMO)가 출시한 폰트 중 가장 유명한 폰트라고 하는데, 이 타입의 한글 버전을 타이포그래퍼 윤민구 님이 론칭한 것이다.

폰트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도 이번 UE에서 발견했다.

이를 보면서 머지않아 자신의 색깔이 담긴 ‘퍼스널 폰트’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가 다수 등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는 AI 기술 덕분에 더 쉬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올해 한글날을 맞아 자신의 손글씨를 ‘폰트’로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A4용지 몇 장 내외로 손글씨를 적어 참가 신청을 하면 AI가 폰트셋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 다운받아서 얼마든지 텍스트가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진행한 한글날 손글씨 공모전. 자신의 손글씨로 폰트 파일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였다.
앞으로는 폰트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크리에이터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툴과 기술의 발전이 더 다양한 창작물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서울나무’라는 곳이었다. ‘서울나무’는 서울의 나무를 공유하고 온라인 지도 기반으로 가상의 숲을 만들어나가는 서비스다. 서울에 있는 가로수만 무려 30.6만 그루 이상이며 그 종류조차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나무에 큰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우리에게 이 크리에이터는 함께 서울에 있는 나무를 알아가고 온라인상에 이를 기록해나가자고 말한다.

서울 나무 웹사이트 모습.

재미있었던 점은 사람들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크라우드 온라인 맵’이라는 특성이었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참여 방법이 인상 깊었다. 이 아이디어를 보자마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이 발견한 나무를 제보하고 등록하며 공유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이 제일 궁금했다. 등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서울 나무 등록 방법

  1. 서울의 나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서울나무 #seoultree 태그와 함께 업로드한다.
  2. 나무가 지정되면 관찰자에게 나무 등록 방법이 전달된다.
  3. 지도에 등록된 나무는 나무 관찰자들에게 공유된다.
  4. 서울 나무 지도로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나무들을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무 사진을 올리고 태그를 걸면, 크리에이터가 이 사용자에게 DM으로 나무 등록 방법을 전달한다. 사용자가 지도에 나무를 등록하면 기존에 나무를 등록했던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유가 되고 지도에 반영되어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참여형 MAP’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참여 방식을 구조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서도 역시 ‘인스타그램’이 대세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은 아마추어 서울이 만든 ‘지역 가이드’였다. 동네별로 가이드가 제작되어 이 가이드 하나면 그 동네를 쉽게 탐색할 수 있다. 이렇게 정제된 형태의 ‘가이드’ 포맷을 난 좋아한다. 누군가의 전문적인 관점으로 특정한 무언가를 관찰한 뒤 그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압축적으로 정제해 담는 가이드 포맷의 콘텐츠를 보면 꼭 구매한다.

아마추어 서울이 만든 지역 가이드.

아마추어 서울의 지역 가이드는 이 포맷을 ‘동네’에 적용한 책이었는데 도시 단위가 아닌 ‘동’ 단위로 나누어, 기존 가이드보다 더 좁혀 들어간 부분이 좋았다. 게다가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를 ‘동 단위’로 말하지 않는다. 망원동, 연남동, 익선동, 초동 등등. 이런 트렌드를 잘 반영한 출간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에 ‘아마추어 서울’이라는 곳에 대해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무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서울 곳곳의 이야기를 지도라는 매체로 기록했다. 자발적인 기록 의지로 꾸준히 오랜 시간 달리는 분들을 보면 그저 존경스럽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지며 묵묵히 응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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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밋을 보면서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창작물도 있었다. 첫 번째는 리딩노트. 독서를 잘 기록할 수 있는 책자인데, 생각노트판 리딩 노트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하는 것이 그나마 독서인데 독서를 하기 전, 하는 중, 하고 나서의 시간적 단계에서 기존의 독서 리뷰 노트에서 아쉽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서점을 할 떄면 리딩 노트도 잘 만들어서 같이 판매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또 다른 것은 북클럽. 언리밋엣 참가한 ‘보스토크’라는 매거진에서는 보스토크 클럽(VOSTOK CLUB) 멤버를 모집했는데 매월 1만 원 이상의 금액을 자유롭게 후원하면 보스토크 매거진과 사진집, 다양한 이벤트 참가권이 제공되는 북클럽이었다.

보스토크 클럽 안내판.

최근에 고민하는 부분이 ‘생각노트 북클럽’을 해보면 어떨까인데, 멤버십으로 운영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을 매달 1권씩 큐레이션 해서 보내주는 것이다. 거기에는 ‘큐레이션 노트’도 별도로 첨부가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문장이 좋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은 무엇인지 등을 보내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오프라인에서 이 책과 관련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기회도 마련하면 좋을 것 같고. 해보고 싶었던 것에 아이디어를 덧붙여 주는 좋은 발견이었다.

마지막은 포토 포스트잇. 언리밋에 참가한 카인드 오브 썸머(Kind of Summer)는 사진으로 만들어진 포스트잇을 판매했는데, 내가 찍은 여행 사진을 포스트잇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포스트잇을 사용할 때마다 여행의 순간이 기억나 행복하지 않을까. 곳곳을 여행 다니며 기록하는 디테일 시리즈의 독자 굿즈로 만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카인드 오브 썸머의 포토 포스트잇.

 

마치며

지금까지 언리밋11을 둘러보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독립 출판 북페이어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퍼블리셔스 테이블’과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모두 다 가볼 수 있었다. 1인 크리에이터의 기발하고 독특한 기획물을 볼 수 있는 북페어로 매년 놓치지 않고 꼭 가보고 싶은 행사들이다. 이런 북페어가 더 자주, 더 많이 있으면 좋겠다. 작은 개인의 창작물이 더 자주 발견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행사를 둘러보고 난 뒤 지금 하는 일은 UE에 참여했던 크리에이터 한 명 한 명 찾아보면서 그들의 채널을 방문하는 것이다. 모르던 의미 있는 창작자를 발견하고 인스타그램에서 그들을 팔로잉한다. 내년 UE에서는 반갑게 인사할 크리에이터가 왠지 많을 것 같다. UE에 참여했던 크리에이터는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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