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Thu, 17 Apr 2025 04:06:54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네이버+ 스토어, 8일 만에 100만 명 모은 비결은 https://ppss.kr/archives/267421 Thu, 17 Apr 2025 04:06:54 +0000 http://3.36.87.144/?p=267421 많다고 다 하는 건 아닙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출시 8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 출시가 늦어진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앱 하나로 대부분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데요. 실제로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검색해 보면 ‘100만+ 다운로드’가 찍혀 있고, 현재 구글플레이는 물론, 앱스토어까지 모두 인기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니까 당연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스템 앱을 제외하면, MAU 기준 국내 모바일 앱 4위이자, 이커머스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는 쿠팡의 사례를 보면 이게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쿠팡이 새롭게 출시한 쇼핑 앱 ‘알럭스’는 아직까지 구글플레이 기준 ‘500+ 다운로드’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을까요?

 

기를 모아서 단번에 터뜨립니다

요즘 네이버 마케팅에서 눈에 띄는 포인트는 ‘대세감’을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이전에 흥행했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넷플릭스’ 제휴 홍보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휴 소식은 출시 두 달 전인 9월 30일부터 보도자료로 공개되어, 수많은 기사로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고요. 이처럼 티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초반부터 빠르게 회자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작년 실적 발표 단계에서부터 출시 예정이 언급되며 보도자료가 쏟아졌고,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사전 예약 이벤트까지 더해졌죠. ‘앱 출시 알림 신청자 중 100명을 뽑아 100만 원 지급’이라는 이벤트였는데, 공유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유도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사전 예약 이벤트는 40만 명이 넘는 신청자 수를 확보할 정도로 성공을 거둡니다

이렇게 네이버는 단계별로 이슈를 만들어 냈습니다. 사전 알림 이벤트로 기사를 내고, 신청자 수가 40만 명을 넘으면 다시 이를 알립니다. 그리고 출시 후 100만 다운로드를 빠르게 달성하자, 또다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죠. 이 모든 흐름이 맞물리며, 결국 ‘지금 이 앱이 대세’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꼼꼼히 빈틈없이 채웁니다

초기 설치자 확보에 성공한 네이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설치 이후에도 꾸준한 유입을 만들기 위해 가용한 모든 광고 매체를 총동원했죠. 실제로 확인된 것만 해도 카카오톡, 배달의민족, 블라인드, 네이트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주요 플랫폼들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광고로 도배되다시피 했고요.

당연히 네이버가 보유한 내부 광고 구좌도 적극 활용됐습니다. 지난 3월에는 아예 4월 광고 집행 입찰을 중단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에 맞춘 마케팅 일정 조율 등 내부 요인이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곳곳에서 이와 관련된 광고가 노출된 것이 확인되었고요.

또한 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설치 유도와 재방문을 위한 유인책도 꼼꼼히 마련했습니다. 최대 5,000원까지 할인되는 앱 전용 10% 쿠폰을 제공했고, 3월 17일부터는 ‘오픈 위크’ 기획전을 열어 설치 후 바로 이탈하지 않도록 설계했죠.

조금 더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초기 일주일 정도는 꾸준히 실적을 유지할 정도로 오픈 프로모션 효과가 좋았습니다

그 결과,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된 3월 17일 이후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약 50만 명, 일일 신규 설치 수는 약 18만 건 수준을 꾸준히 유지 중입니다. 단기간의 흥행을 넘어서, 지속적인 유입과 체류까지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셈이죠.

 

모은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렇게 빠르게 모은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아무리 잘 짜인 마케팅이라도, 장기적인 리텐션을 보장할 수는 없으니까요. 지난 아티클에서도 언급했듯, 진짜 매력적인 앱은 ‘특정 상황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앱’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서비스 자체의 차별화가 뒷받침되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이제부터 가장 주목해야 할 건 방문 빈도와 평균 사용 시간입니다. 네이버가 지향하는 ‘발견형 커머스’라면, 자주 들르고 오래 머무는 경험이 핵심이니까요. 비슷한 모델을 먼저 시도한 올웨이즈는 사용자가 하루 평균 40분 이상 앱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출시 후 열흘 기준 평균 사용 시간이 8분 내외로, 쿠팡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 오래 머무르고 자주 찾게 만들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앱에서 새로 등장한 ‘발견’ 탭 같은 기능들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하고요. 과연 빠른 안착에 성공한 이 앱이, 진짜 차별화된 쇼핑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며 전해드리겠습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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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팔지도 않는 상품을 소개하는 이유 https://ppss.kr/archives/267325 Fri, 28 Mar 2025 02:48:16 +0000 http://3.36.87.144/?p=267325 아마존 없는 아마존 검색 결과

아마존이 새로운 검색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라도 검색 결과에 노출하고, 사용자가 클릭하면 해당 브랜드의 웹사이트로 이동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즉, 아마존이 점점 구글과 유사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죠.

국내에서 네이버와 쿠팡이 쇼핑 검색 트래픽을 두고 경쟁하듯, 미국에서도 아마존과 구글, 특히 구글 쇼핑은 오랜 라이벌 관계였습니다. 현재까지는 아마존이 쇼핑 검색 트래픽에서 구글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아마존에서 찾을 수 없다면? 결국 구글에서 검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쇼핑 검색 경험을 개선하며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따라서 이번 기능은 단순한 변화가 아닙니다. 아마존이 구글과의 쇼핑 검색을 둔 경쟁에서 작은 빈틈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파는 건 따로 있습니다

다만 정식으로 이러한 기능이 도입된다면 아마존 스토어 내 구매 전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고객은 검색 후 아마존이 아닌 외부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테니까요. 하지만 아마존이 이런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기능을 도입했을 리는 없습니다. 사실 아마존이 진짜로 팔고 싶은 것은 따로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실적은 아마존에게 매우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에서 월마트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AWS는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고요. 하지만 또 다른 강력한 성장 동력이 있었으니, 바로 광고였습니다. 광고 부문 매출 역시 18%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하는 등, AWS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최근 아마존의 성장과 수익을 책임지는 건, 상품 판매가 아닌 AWS와 광고입니다

그리고 이번 신규 검색 기능 역시 아마존의 광고 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매장에서 광고를 노출해 전환을 유도하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리테일 미디어는 플랫폼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광고를 운영하지만, 아마존처럼 외부 상품까지 검색 결과에 포함시킨다면 광고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기능을 통해 고객은 더 많은 검색 데이터를 아마존에 남기게 되고요. 아마존은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더욱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결국 새로운 수익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겠죠.

 

이제, 사람을 두고 경쟁합니다

아마존의 새로운 전략은 결국 트래픽이 곧 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합니다. 물론 과거처럼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만으로 투자 가치를 인정받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트래픽 자체의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반대로 정말 막대한 사용자를 모으면, 결국 어떻게든 추가적인 수익화는 가능합니다.

아마존 역시 처음엔 직접 물건을 팔며 고객을 모았고, 이후에는 이들에게 상품을 팔고 싶은 셀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서드파티 셀러 서비스 매출은 아마존 온라인 스토어 매출의 60%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여기에 광고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요. 이번 검색 기능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더 자주 방문하게 만들어, 더 많은 검색 트래픽을 차지하려는 전략인 셈이죠.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검색에서 출발해 트래픽을 모아 커머스 광고로 확장했고, 최근에는 자체적인 커머스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키워 수수료 기반의 수익 모델까지 확보했습니다. 쿠팡도 아마존처럼 직매입 모델로 출발한 후 오픈마켓으로 확장했고, 최근에는 광고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런 흐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 중 하나가 토스입니다. 토스는 송금 서비스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후, 만보기·고양이 키우기 같은 마케팅 요소를 활용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 직접 커머스 사업까지 확장, 수익 모델을 다각화했고,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경쟁의 초점은 특정 사업 모델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그들의 시간을 점유하는가가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마존이 구글과 검색 시장에서 경쟁하듯, 업태 간 경계가 사라지는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결국 더 많은 사용자의 시간을 차지하는 곳이 살아남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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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가 건물주들의 최애 브랜드가 된 이유 https://ppss.kr/archives/267848 Wed, 05 Mar 2025 00:44:15 +0000 http://3.36.87.144/?p=267848 이제 스세권보다 다세권

한때 ‘맥세권’, ‘스세권’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역세권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맥도널드나 스타벅스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뜻하는데요. 이 두 브랜드는 아무 상권에나 입점하지 않기 때문에, 매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지역이 좋은 부동산으로 평가받곤 했습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건물주의 꿈’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 가치와 토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건물주들은 어떻게든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싶어 했고, ‘건물주 위에 별다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스타벅스 매장이 2,000개를 넘어설 만큼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이제는 과거만큼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다이소입니다. 다이소는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에 폐업 위험이 낮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힘도 강력합니다. 게다가 임대료 방식에서도 스타벅스와 차이가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월 매출의 10~12%를 임대료로 내는 반면, 다이소는 고정 월세를 선호합니다. 요즘처럼 내수가 위축된 시기에는 건물주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겠죠.

특히 복합 쇼핑몰과 대형마트 같은 대형 리테일 시설들이 다이소 입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다이소가 집객력과 매출 면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리미엄 아웃렛에도 다이소 매장이 입점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득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나 다이소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이소의 입점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인데요. 우선 300평 이상의 단층 매장을 선호하며, 단층이 아닐 경우 복층 구조도 가능하지만 대신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라고 합니다. 여기에 주차장 지원이 가능한 건물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하죠.

다이소가 이렇게 입지를 철저하게 따지는 이유는 5,000원 이하 균일가라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싸게, 많이 팔아야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로의 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형화 전략이 필수적이죠. 그래서 넓은 매장, 그리고 한번 오면 여러 상품을 두루 둘러보기 편한 단층을 요구하는 겁니다.

또한,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하기에, 주차가 가능한 매장은 매출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이소는 넓은 공간뿐만 아니라, 주차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를 더욱 선호하는 거죠. 실제로 주차장 유무에 따라 매장 매출이 많이 차이 난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다이소 입장에서도 대형 리테일 시설은 매력적인 입점 대상이 됩니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차장 같은 필수 인프라도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다이소는 매년 타 유통시설 내 입점 매장의 수와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전략적으로 매장의 대형화를 추진 중이며, 이로 인해 테넌트 매장 수와 비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대로 리테일 기업과 건물주 입장에서도 다이소는 매우 소중한 브랜드입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넓은 공간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는 브랜드 확보 자체가 중요한데요. 다이소는 이를 충족하는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이소는 특유의 강한 집객력을 바탕으로 건물 전체, 매장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다이소 입점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받는 생활용품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죠.

이처럼 건물주와 다이소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다이소 매장은 더 빠른 속도로 대형화 및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해 갈 겁니다

이와 같은 건물주와 다이소의 동행이 지속되려면, 다이소의 저비용 구조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품 가격 경쟁력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이소는 상품당 마진을 최소화하는 대신,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따라서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정 임대료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매년 매장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죠.

대표적인 예가 줄어드는 매장 직원 수입니다. 매장은 커지고 있지만, 필요 인력은 줄여 수익성을 맞추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다이소는 2020년을 기점으로 셀프 계산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물건을 찾는 것도 인력 대신 ‘매장 상품 찾기’ 기능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예 최근에는 고객이 반경 5km 이내의 다이소 매장을 찾고, 해당 매장의 영업시간뿐만 아니라 재고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사실 셀프 계산대, 무인 자동화 매장 등 혁신 기술은 그동안 여러 유통업체에서 테스트됐지만, 본격적인 확산은 더딘 상황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완전 무인 편의점은 이미 2021년에 등장했지만, 매장 운영 비용 절감 효과보다 초기 구축 비용이 더 컸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다이소는 이러한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형 매장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경제성을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다이소의 이러한 운영 효율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된다면, 당분간 ‘다세권’ 시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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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케팅, 왜 자꾸 나에게 귀찮게 구는 걸까요 https://ppss.kr/archives/268647 Thu, 13 Feb 2025 02:59:14 +0000 http://3.36.87.144/?p=268647 저는 러닝을 할 때면 꼭 나이키 런 클럽을 실행합니다. 매번 기록을 확인하고,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인데요. 이 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나이키가 만들고 서비스하지만, 정작 여기에서 운동화를 살 수는 없습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제공하는 내용은 놀랍도록 알찹니다. 기록 측정은 물론, 상세한 코칭까지 제공하니까요.

나이키가 런 클럽 앱을 만든 건, 우리가 하루라도 더 뛰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그런데 나이키가 원하는 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목표는 우리가 더 뛰는 겁니다. 매일 더 꾸준히, 자주, 많이 뛰도록 채근하죠. 주기적으로 챌린지를 만들어 러닝을 격려하고,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뛰도록 유도합니다. 마치 제가 기록이 나아지는 것에 신나서 하루라도 더 뛰러 나가게 되는 것처럼요.

나이키처럼 때론 귀찮을 정도로 삶에 개입하는 브랜드는 또 있습니다. 뉴스레터로 시작해 현재는 지식 플랫폼을 지향하는 뉴닉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인데요. 뉴닉에서는 ‘오렌지’라는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새로운 글을 읽거나, 글을 쓰고 반응할 때마다 하루에 최대 3개의 오렌지를 받을 수 있고, 이를 모아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죠. 뉴닉은 이렇게 저를 자연스럽게 글을 읽고 쓰게 만듭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브랜드들이 일정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대신 고객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기본적인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혹시 멤버십 서비스에 몇 개나 가입하셨는지 떠올려 보세요. 아마 다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은 서비스에 가입해 있을 겁니다. 이들 서비스는 제가 구매할 때마다 일정 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며 재방문과 재구매를 유도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CRM은 고객에게 특정 행동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상품 후기를 남기거나, 특정 브랜드에 ‘좋아요’를 누르기만 해도 포인트를 주죠.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매장 안에서의 행동을 넘어 매장 밖, 우리의 일상으로까지 들어오는 것들이 자꾸 눈에 띕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자꾸 무언가 행동하도록 유도하며, 때론 귀찮을 정도로 간섭하기도 하죠.

 

일본 의류 브랜드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의 경우

브랜드들이 우리의 행동에 이토록 집착하기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구매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패션 쇼핑몰이 왜 상품평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지 떠올려 보세요. 옷을 살 때 우리는 핏이나 색상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후기를 꼭 살펴봅니다. 특히, 나와 비슷한 키와 몸무게, 체형을 가진 사람이 남긴 후기를 보면 신뢰가 크게 올라가죠.

기업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구매 후 상품평을 남기도록 유도합니다. 단순한 리뷰뿐 아니라 사진과 신체 정보를 함께 작성하도록 권유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를 자발적으로 하는 고객은 극소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고객에게 이를 상기시키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는 액션 마일 제도를 운영하여 고객의 행동을 이끌어 냅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

예를 들어, 일본의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라는 브랜드는 고객의 첫 구매가 바지일 경우 기대 매출이 증가하는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지라는 상품 자체가 아닙니다. 바지는 사이즈와 핏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매장에 오래 머물며 직원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결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던 것이 핵심이었죠.

이를 기반으로,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매장에서 직원과의 교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멤버십 제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매장에 들르기만 해도, 들려서 옷을 입으면, 여기에 자주 찾는 직원을 등록하면 그때마다 포인트를 주는 형태로요.

이처럼 고객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마케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더욱 그러한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클릭하거나 터치하는 모든 행동이 측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철저히 분석되죠. 결국,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계산해 멤버십이나 포인트 정책에 반영하게 되는 겁니다.

 

나이키와 뉴닉의 경우

사실 여기까지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포인트나 쿠폰은 회사에서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됩니다. 매출 기여도를 평가해 필요하면 확대하거나 줄이고, 비용이 과도해지면 아예 폐지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나이키 런 클럽이나 뉴닉 오렌지 챌린지 같은 사례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이런 활동들은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매장 밖에서 이루어지고, 구매와는 전혀 관련 없는 행동을 요구하기도 하죠. 따라서 비용 대비 산출 효과를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단순히 선의로 이러한 활동에 돈을 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은 기대하는 바가 있기에 투자를 하는데요. 이런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뚜렷한 철학을 가진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는 데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나이키는 스포츠 정신을 추구하며, 운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과 혁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을 늘리고, 이를 돕는 활동은 나이키의 브랜드 미션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뉴닉은 오렌지 챌린지를 통해 지식 콘텐츠를 애정하는 이들을 더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뉴닉

뉴닉도 마찬가지입니다. 뉴닉은 세상의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플랫폼이 되려 합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쓰며 반응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러한 활동에 투자하며, 자신들의 철학을 실현해 나가는 겁니다.

 

브랜드는 점점 더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 겁니다

혹시 브랜드의 어원을 아시나요? 브랜드는 ‘불에 달구어 지진다’는 뜻에서 유래한 단어로, 본래는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상품에 쓰이면서 신뢰를 의미하게 되었죠. 믿을 만한 생산자가 만든 제품임을 보증하며, 품질과 안전을 차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제도적 보완으로 인해, 이제는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성은 보장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단순히 신뢰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가치의 일치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선택받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브랜드가 우리의 일상에 개입하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겁니다. 자신의 철학을 더 널리 전파하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죠. 그러니 때론 브랜드가 귀찮게 느껴지더라도, 조금은 너그럽게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시점에 그들이 반갑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당신이 애정할 만한 브랜드를 발견했다는 뜻일지도 모르니까요.

혹시 최근에 유독 이 브랜드 날 귀찮게 한다고 느낀 적이 있으셨나요? 집요하게 내 일상에 간섭했던 브랜드가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신다면 한번 공유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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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아무 말 안 하던데요?” https://ppss.kr/archives/267842 Mon, 13 Jan 2025 03:06:47 +0000 http://3.36.87.144/?p=267842 한 카페 사장님의 하소연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경기도의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A씨는 한 손님이 30분째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어봤다고 해요. 혹시 기다리는 분이 계신 걸까, 물이라도 한 잔 드려야 할까? 하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카페는 원래 쉬는 곳 아닌가요? 스타벅스는 아무 말 안 하던데.

순간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그래도 비도 오고 하니 그냥 쉬다 가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이 꽤 씁쓸하게 마음에 남았던 모양이에요. 결국 이 이야기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며 기사로까지 다뤄졌습니다. 저도 그렇게 접하게 됐고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조금 다른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그 손님이 카페를, 그것도 주문하지 않고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여겼다는 건 어쩌면 스타벅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해당 기사를 쓴 기자님은 친절하게도 스타벅스에 직접 문의까지 해보셨더군요. 정말로 주문하지 않아도 스타벅스에서 쉬어도 되는 걸까요? 스타벅스 측의 답변은 이랬다고 합니다.

구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장의 ‘제3의 공간’ 경험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안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입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1989년에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요. 제1의 공간은 집, 제2의 공간은 직장이나 학교 같은 곳이고, 그 사이에서 머물 수 있는 중간 지대가 제3의 공간이에요. 일상에서 잠깐의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를 말해주는 개념이죠.

스타벅스는 이 아이디어를 빌려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공간을 판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거죠.

저도 이런 철학을 체감한 적이 있었는데요. 작년에 병원에 갔다가 대기 시간이 길어져 집에 들를 여유는 없고, 사무실까지 가기는 번거로운 상황이 생긴 적이 있었거든요. 급히 카페를 찾아야 했는데, 당연히 첫 선택은 스타벅스였습니다.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그날따라 스타벅스가 만석이라 다른 카페를 찾아야 했어요. 어렵게 자리를 잡긴 했지만, 와이파이가 너무 느려 테더링까지 써가며 업무를 겨우 마쳤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다시금 스타벅스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나 믿고 찾아갈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이점이더라고요.

사실 스타벅스가 이런 ‘제3의 공간’을 전국 어디서나 일관되게 제공할 수 있는 데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어느 매장이든 충분한 콘센트와 품질 좋은 와이파이가 준비되어 있고, ‘카공족’들에게 눈치를 주거나 쫓아내는 일도 없습니다. 심지어 맘만 먹으면 주문 없이도 이를 누릴 수 있죠. 전국 2,000여 개 매장에서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이유는 바로 스타벅스가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외식 브랜드, 특히 전국구로 운영되는 브랜드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형태를 취합니다. 점포마다 사장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 방식이 일관되기 어려운 구조죠. 이런 상황에서는 ‘진상 손님’을 내쫓는 것이 개별 가게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프랜차이즈로 운영되었다면 이런 원칙을 요구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고객 중심의 원칙을 강요했다가는 오히려 본사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을 겁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직영을 고수하며, 때로는 개별 매장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의 신뢰를 쌓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개별 매장의 손익보다는 브랜드 전체가 고객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우선시하기 때문이죠.

이런 직영 운영 방침은 특히 한국 스타벅스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아르바이트를 뽑지 않습니다. 모든 직원을 ‘파트너’라 부르고, 철저한 매뉴얼을 기반으로 고객을 응대합니다. 혹시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쏟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한 번 음료를 받아 들고 돌아서다가 실수로 엎은 적이 있었는데, 바로 새 음료를 준비해 주시더라고요.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주는 고객 경험을 알리기 위해 웹드라마까지 제작했을 정도입니다 ⓒ스타벅스

물론 친절한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라면 이런 행운을 누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하필 그때 카운터에 있는 분이 ‘알바생’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이들이 가진 재량이 한정적이니까요.

하지만 스타벅스에서는 친절과 대응이 매뉴얼화된 기본 서비스입니다. 그 덕분에 어디서든 이러한 친절함을 누릴 수 있죠. 이 점은 스타벅스를 항상 믿고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잔, 그리고 커피를 받을 때 건네는 친절한 인사말 하나에도 이러한 경영 전략이 숨어 있다는 사실, 재밌지 않으신가요? 스타벅스가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바로 예측 가능함입니다. 익숙한 공간이어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를 위해서는 매장 운영 방식과 직원 대응 방식의 표준화가 필수적이고, 결국 직영점과 정직원만을 고수하는 현재의 운영 방침으로 이어지게 된 겁니다.

더욱이 이런 전략은 스타벅스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혹시 올리브영 X 계정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프로필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도움 필요하시면↗ 말씀↘ 해주세요↗

전국 1,300여 개의 매장에서 모두 같은 인사말이 나오게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올리브영 X 계정

이 문구는 실제 매장에서 사용되는 응대 멘트입니다. 너무도 유명하여 일종의 밈으로 여겨질 정도인데요. 올리브영도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되며, 고객 응대 방식과 매장 경험을 철저히 관리하는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직원들의 멘트는 물론, 말투와 어조까지 표준화된 매뉴얼을 통해 관리되고 있죠. 이러한 디테일 덕분에 올리브영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이런 공간과 서비스에도 기업의 치밀한 경영 전략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조금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사소한 미소 하나에도 이유가 있다는 걸 떠올리며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조금 더 풍성한 하루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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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 한번 다녀왔습니다 https://ppss.kr/archives/267846 Thu, 12 Dec 2024 02:33:08 +0000 http://3.36.87.144/?p=267846 우리가 알던 올리브영이 아닙니다

올리브영 최초의 혁신 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성수역 4번 출구 바로 앞 팩토리얼 성수 건물 1층부터 5층까지 자리 잡은 이 매장은 확실히 특별한데요. 1층부터 3층까지는 일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4층은 VIP 회원과 입점 브랜드를 위한 프라이빗 공간, 5층은 내부 임직원 전용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일반 고객이 이용 가능한 매장 면적만 무려 840평에 달합니다. 이는 기존 올리브영 플래그십 스토어에 해당하는 ‘타운 매장’의 평균 면적보다 8.6배나 큰 규모로, 기존 최대 매장이었던 명동 타운(350평)보다도 2배 이상의 몸집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올리브영N 성수는 단순히 규모만 다른 게 아닙니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올리브영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요. 매장의 전체 컨셉은 ‘빌리지’로, 1층은 마치 광장처럼 팝업 쇼룸, 매거진 공간, 기념품 샵, 작은 카페 등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장품은 2층에 올라가야 볼 수 있죠.

올리브영N 성수는 공간에서 풍기는 쾌적한 인상부터가 기존 매장들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2층 역시 기존 매장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붐비는 인파 속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빽빽한 상품 진열 대신 곳곳에 체험 공간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리브영N 성수는 12개 전문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700여 개 브랜드의 9,500여 가지 상품(SKU)을 판매 중입니다. 이는 970여 개 브랜드, 11,300여 가지 SKU를 보유한 명동 타운 매장보다 오히려 상품 수가 적은데요. 공간은 2배 이상 넓지만 상품 수는 약간 줄어든 덕분에 고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매장을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올리브영N 성수의 하이라이트는 3층 ‘SKIN&WELLNESS’라고 봅니다. 여기서는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수면 관련 용품, 식품, 주류 등 기존 올리브영 매장이나 온라인샵에서는 보기 힘든 상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다른 올리브영 매장에는 없고, 오직 여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상품 종류 만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올리브영N 성수는 말 그대로 올리브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해 나갈지 미리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몰려든 인파에서 저력이 드러납니다

다만 아무리 멋지게 꾸며진 매장이라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겠죠. 그런 면에서 오픈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던 올리브영N 성수의 출발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수역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 만큼 커다란 매장은 그것만으로 확실히 특별한 느낌을 주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니까요.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 직후부터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결국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가진 힘 덕분이었습니다.

오픈런이 일어날 정도로 사람이 몰린 것에 비해, 특별한 집객 요소는 올리브영 그 자체 말고는 없었습니다

보통 새로운 대형 리테일 매장이 오픈하면, 집객과 매출을 위한 콘텐츠, 프로모션, 홍보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곤 합니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더현대 서울만 봐도 그렇죠. 아르켓 국내 1호점,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 등 상징적인 키 테넌트*를 유치했고, 오픈 첫 주에 가전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가수 자이언티가 참여한 음원을 곁들인 대대적인 홍보도 오픈 한 달 전부터 진행했죠. 덕분에 더현대 서울은 사전 개관일을 포함해 단 6일 만에 매출 37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 키 테넌트

상업 시설에서 고객을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 브랜드를 뜻하는 용어

그렇다면 올리브영N 성수는 어땠을까요? 우선 콘텐츠 면에서, 올리브영은 ‘올리브영N’이라는 이름 하나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오픈을 위해 특별히 ‘모셔온’ 콘텐츠는 딱히 눈에 띄지 않았고,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프로모션 역시 대대적이지는 않았는데요. 일정 구매 금액을 달성하면 한정판 파우치와 에코백을 증정하는 정도의 이벤트가 있긴 했지만, 매장 내에서도 크게 강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특가나 선착순 특가 혜택도 있었지만 역시나 소소한 수준이었고요. 물론 인근에 다른 올리브영 매장들이 있어 별도의 큰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점도 고려되었을 겁니다만, 어차피 이곳은 판매보다도 고객 체험에 초점을 맞춘 매장이기 때문에 매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도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홍보 역시 특별히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진 않았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매장 오픈 시 흔히 하는 지하철 광고조차 없었는데요. 성수역이라는 핫플레이스에 올리브영 최대 규모의 매장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오픈 직후부터 몰려든 인파와 붐비는 매장은 올리브영의 이러한 자신감이 괜한 게 아니었음을 보여줬습니다.

 

고객과 브랜드, 그리고 성수

또한 매장 내 공간과 상품 구성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올리브영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우선, 4층 전체를 VIP 고객과 입점사를 위한 공간으로 할애했다는 점에서, 올리브영이 이들과의 관계를 더 깊이 중요시하고 있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올리브영은 올리브 멤버스라는 고객 등급 제도를 운영하였지만, 높은 등급이라고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VIP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백화점과 달리, 상위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일 텐데요. 아예 별도 라운지를 오픈하면서까지 앞으로는 이러한 충성 고객들을 제도적으로 더 락인(lock-in)시키겠다는 걸 밝힌 거죠.

특히 최근에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PLCC 카드*도 출시하는 등 앞으로 경쟁이 더 격화될 뷰티 시장에서 고객들이 떠나지 않도록 여러 장치들을 마련 중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입점사를 위한 공간을 별도 마련한 것도, 앞으로 이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더욱더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걸로 읽히기도 하고요.

※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카드

특정 브랜드와 카드사가 파트너십을 맺어 만드는 카드로,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

뷰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올리브영은 적극적으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듯합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번 매장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하려는 전략이 내부 콘텐츠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성수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포인트 오브 뷰’를 샵인샵 형태로 들여왔고, 역시 성수를 기반으로 한 ‘오롤리데이’와 협력해 기념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올리브영은 성수를 단지 유동 인구가 많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자신들의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의 일환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형 점포는 처음이라서

하지만 올리브영N 성수가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중간중간 아쉬운 부분들도 분명히 있었는데요. 대형 리테일 매장을 운영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여러 디테일에서 드러났습니다. 특히 매장이 클수록 고객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이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복잡한 구조는 고객 경험을 해칠 수 있거든요.

이와 관련해 좋은 예가 ‘스타필드 코엑스몰’입니다. 원래도 복잡하기로 악명 높았던 코엑스몰은 대대적인 리뉴얼 후에도 고객 동선 문제가 계속됐고, 결국 운영권이 신세계로 넘어갔습니다. 신세계는 ‘별마당 도서관’을 설치해 이를 해결했는데, 사람들이 이를 기준점으로 삼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된 거죠. 이후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좋은 실적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물론 올리브영N 성수가 그 정도로 대형 매장은 아니지만, 기존의 올리브영 매장들처럼 한눈에 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유별난 사이즈이긴 합니다. 그러나 매장 내 안내는 상당히 불친절했는데요. 심지어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있어야 할 층별 안내 표지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실제로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계산대 위치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고객들도 볼 수 있었고요.

불친절한 정보 전달 때문에, 올리브영N 성수가 가진 매력이 제한적으로 보이고 있었습니다

또한, NFC 기능을 통해 올리브영 온라인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 가격표나 다양한 체험 시설 예약 기능 등 유용한 기능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안내 역시 전반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처럼 층별 안내, 서비스 체험 안내, 전자 가격표 등 대부분의 정보가 소수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그것도 계속 뒤바뀌며 전달되는 것이 전부였기에, 빠르게 추가적인 매장 안내물 설치가 시급해 보였습니다.

더불어 매장 내 향기를 별도로 개발하는 등 브랜딩과 관련된 세심한 디테일들도 많았지만, 정작 고객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안 그래도 새로운 포맷의 매장이라 낯설 텐데, 고객들에게 이를 잘 알리지 못해 준비된 것들을 100% 전달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올리브영 직원들의 개인기가 메워주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올리브영은 전국 천여 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해 온 경험을 살려, 이번 오픈을 위해 각 매장의 에이스들을 모아 준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해 보면 직원들의 표정과 친절함이 남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수많은 고객들이 몰렸음에도 매장 운영 자체는 매우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건

이렇게 장점과 아쉬움이 공존했던 올리브영N 성수의 첫 주말 성적은 어땠을까요? 올리브영 측에 직접 문의했지만, 매출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조심스럽게 추정해 보자면, 매출 규모가 홍보할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올리브영N 성수의 방향성이 매출보다는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인한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고요.

또한 올리브영N 성수가 성수에 집중한 이유 중 하나였던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도 초기 성과는 나쁘지 않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매출 비중이 60%에 달했으며, 매장을 돌아다니면서도 관광객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외국인 고객을 위한 특화 콘텐츠는 앞으로 더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처럼 올리브영N 성수는 이제 막 오픈했으며, 팝업 전용 공간 등 변화와 확장을 위한 여유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매장입니다. 부족한 디테일들은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고, 성수라는 지역이 가진 잠재력 또한 아직 무궁무진하죠. 특히 내년에 들어설 무신사의 초대형 매장과의 경쟁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두 매장 중 누가 성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올리브영이 이번 성수 매장 오픈을 계기로 글로벌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며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커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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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흥행과 넷플릭스 실적은 별개라고요 https://ppss.kr/archives/267844 Wed, 20 Nov 2024 02:06:06 +0000 http://3.36.87.144/?p=267844 네이버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이버가 자사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를 개편한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11월부터 구독 사용자에게 무료로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을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티빙 무제한 방송, 네이버 웹툰·시리즈 쿠키 49개,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감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 시리즈온 혜택을 종료하고 넷플릭스로 대체한 겁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넷플릭스 간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는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제휴를 확대해 왔습니다. 지난 8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결합한 연간 약정 상품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죠. 이러한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행보는 최근 티빙 등 경쟁자들이 선전하면서 격차가 좁혀진 데 대한 대응책으로 해석됩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500만 명을 넘었던 넷플릭스와 티빙 간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격차가 최근 300만 명 선까지 줄어들며 곳곳에서 위기설이 제기된 상황이었으니까요.

9월에 넷플릭스의 최대 히트작인 <흑백요리사>가 공개되면서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 데이터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INSIGHT의 9월 월간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자 수 감소 추세는 멈추고 반등했으나 MAU는 4% 증가에 그쳤고, 결제자 수도 고작 1.6% 성장했거든요. 이처럼 역대급 화제를 모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등장에도 실적 개선이 미미했던 점은 넷플릭스가 절실하게 제휴처를 늘리는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흥행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건

왜 콘텐츠의 흥행이 구독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을까요? 흥미롭게도 콘텐츠 흥행과 실적 간의 불일치는 반대의 경우에서도 발견됩니다.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는 3월에 공개된 <피지컬 100 시즌 2> 이후로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지만, 월간 활성 사용자(MAU)나 결제자 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죠.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INSIGHT 데이터에 따르면, MAU는 1,100만 명, 결제자 수는 320만 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간 겁니다.

이제 콘텐츠 흥행 만으로 트래픽이나 결제자 수의 큰 성장을 만들기는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월간 결제자 수는 2022년 1분기 이후 거의 320만 명 내외로 유지되었습니다.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9월,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으로 결제자 수가 357만 명까지 증가했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약 10% 감소한 뒤 그 수준을 계속 유지해 온 것이죠. 이는 많은 사용자들이 특정 콘텐츠와 상관없이 넷플릭스를 꾸준히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로 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OTT 구독료 인상이 전체 시장을 위축시키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졌습니다. 사용자들이 ‘하나만 남긴다면’ 넷플릭스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유료 구독자 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는데요. 이로 인해 흥행작이 없어도 구독을 유지하는 사용자가 많은 반면, 새로운 히트작이 나와도 신규 결제자가 급격히 늘지는 않았던 거죠.

그렇다면 MAU는 왜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감소하면서 티빙에게 추격의 여지를 내주었을까요? 사실 넷플릭스의 MAU가 급감한 시점은 올해 2월 이후로, 이는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모바일까지 확대하면서 발생한 현상입니다. 콘텐츠 흥행보다는 계정 공유 금지 같은 정책 변화가 사용자 수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사실 아무리 콘텐츠가 흥행하더라도, 신규 결제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숏폼 영상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내용을 접하며, 어느 정도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고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넷플릭스가 선택한 것이, 앞서 말씀드리기도 했던, 광고형 요금제를 제휴를 통해 확대하면서 구독자 풀을 늘리는 전략이었습니다. 결제 전환 자체가 어려워지자, 구독의 문턱을 대폭 낮춰버린 거죠. 물론 이로 인해 구독자당 평균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광고 매출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흥행은 필요합니다

콘텐츠 흥행이 예전만큼 새로운 구독 가입자를 직접적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광고 요금제가 넷플릭스의 주요 수익 모델로 자리 잡게 되면, 시청자의 체류 시간이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흑백요리사> 역시 MAU는 전월 대비 4.1% 늘리는데 그쳤으나, 총 사용시간은 이보다 큰 6.2% 성장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요. 결국 더 많은 체류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흥행 콘텐츠는 여전히 넷플릭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을 겁니다.

이에 맞춰 넷플릭스는 대작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신, 가성비 있는 맞춤형 콘텐츠의 양을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영화 부문의 리더를 교체한 것도 이러한 변화의 일환이었는데요. 2017년부터 넷플릭스의 영화 전략을 이끌며 <아이리시맨>, <로마> 같은 대작을 만든 스콧 스투버 대신, <레고 무비>, <알라딘> 등으로 알려진 댄 린을 기용했습니다. 이제 영화제 수상보다는, 명확한 타깃을 겨냥한 실용적인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고요.

이와 함께 경쟁사들이 스트리밍 독립을 포기하면서 넷플릭스는 이들의 콘텐츠를 다시 라이선싱하여 콘텐츠 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JTBC 계열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은 <흑백요리사>를 비롯해 인기 시리즈인 <크라임씬>의 다음 시즌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시리즈 제작은 물론 기존 인기 IP마저 넷플릭스를 선택하면서,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의 시청 시간을 더욱 확보하고 있고, 반면 티빙은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유튜브에게 상당 부분 광고 시장을 내준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면, 방송사들이 점점 더 매체가 아닌 제작사로 변화해 가는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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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on the 넥스트 뷰티, 실현 가능한 꿈일까요? https://ppss.kr/archives/267328 Wed, 30 Oct 2024 00:47:53 +0000 http://3.36.87.144/?p=267328 성수가 무신사 뷰티로 물들었습니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신사의 첫 대규모 뷰티 오프라인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41개의 브랜드가 참여했고, 얼리버드 티켓은 1분 만에 완판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번 페스타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무신사 뷰티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3주간의 전체 행사 기간(8/1~9/5) 동안 무신사 뷰티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8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오프라인 팝업에 참여한 브랜드의 거래액은 7.2배 늘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죠.

특히 성수라는 지역 전체를 페스타의 무대로 삼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록 이동 거리가 다소 불편했다는 피드백도 있었지만, 서울숲부터 성수역까지 이어진 무신사 매장들과 다양한 로컬 상점을 두루 경험할 수 있게 한 점은 신선한 시도였고요. 이러한 성수 지역을 활용한 브랜딩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 그대로 무신사는 성수를 온통 ‘무신사 뷰티’로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신사 뷰티의 앰버서더로 선정된 에스파 카리나의 활용법 역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페스타에 앞서 무신사는 카리나를 무신사 뷰티의 얼굴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선 카리나라는 모델을 뷰티 업계의 ‘슈퍼노바’로 만들어 ‘넥스트 뷰티’를 선보이겠다는 메시지로 풀어낸 센스가 일단 재밌었고요. 성수동 곳곳에서 카리나가 나오는 옥외 광고들을 배치하여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습니다.

성수를 거닐다 보면, 카리나의 광고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처럼 전통적인 TV나 신문이 아닌 옥외 광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이제 무신사의 특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무신사가 보여준 ‘과감한 행보’ 그 자체입니다. 다른 커머스 기업들이 브랜드 예산을 축소하는 시점에서, 무신사는 오히려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와 채널 전략을 강화하며 뷰티 시장에 진심임을 보였습니다. ‘넥스트 뷰티’라는 슬로건을 통해 올리브영을 넘어서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과연 무신사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올리브영과 겹치는 고객, 유사한 속성

무신사의 ‘넥스트 뷰티’를 이야기하려면, 왜 무신사가 뷰티 시장을 선택했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올리브영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온라인에선 쿠팡과 컬리, 오프라인에선 다이소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올리브영을 위협할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곳은 무신사라고 보는데요. 그 이유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의 고객층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입니다.

무신사는 흔히 남성 중심의 패션 플랫폼으로 인식되지만, 여성 고객 수 또한 업계 최대 수준입니다. 특히 20~30대 여성 고객이 많다는 점에서, 무신사와 올리브영의 핵심 고객층과 완벽히 일치합니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 INSIGHT 자료에 따르면, 무신사와 올리브영을 동시에 사용하는 고객 비중이 37.0%에 달하며, 반대로 올리브영 이용자의 32.4%가 무신사를 함께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쿠팡이나 컬리의 고객층은 연령대와 소비 패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무신사만큼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2024년 8월 기준 무신사 결제자의 32.9%가 그달에 올리브영에서도 결제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두 플랫폼 간 고객 교차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신사가 이 고객층을 뷰티로 유도할 수 있다면, 성장 기회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무신사 입장에선 다른 곳에서 구매하던 뷰티 상품을 자사에서 사게 한다면, 추가 성장을 만들 좋은 기회라 여길 겁니다

무신사가 뷰티 카테고리에서 도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패션과 뷰티가 본질적으로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카테고리는 모두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자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공통점이 있죠. 따라서 소비자들은 패션과 뷰티 제품을 대형마트나 다이소 같은 곳에서 쉽게 구매하지 않고, 더 전문적이고 트렌디한 장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패션 시장을 이미 선도하는 무신사는 뷰티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한 전략이 바로 ‘니치 프래그런스’ 브랜드 라인업 강화입니다. 니치 프래그런스 브랜드는 특정 향을 중심으로 제품을 제작하며, 그 향을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로 삼습니다. 흔히 향수는 패션의 일부로 인식되기 때문에, 무신사는 이 점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자연스러운 인식 확장을 유도하고 있는 거죠.

 

‘넥스트 뷰티’ 브랜드를 키웁니다

이처럼 무신사가 뷰티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패션과 뷰티가 트렌드와 고객층을 공유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통점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무신사의 ‘넥스트 뷰티’ 전략이 중요해집니다.

‘넥스트 뷰티’는 단순히 무신사 플랫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신사가 국내 뷰티 시장에서 차세대 브랜드들을 직접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의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 중심의 메가 브랜드 시대가 지나가고, 이제는 팬층을 확보한 인디 브랜드들이 더욱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신사는 이 새로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뷰티 페스타에서도 무신사는 인디 브랜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체 참여 브랜드 중 80%가 인디 브랜드였고, 이를 통해 무신사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무신사 뷰티의 2023년 8월까지의 누적 거래액이 전년 대비 94%나 증가한 것은, 무신사의 전략이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브랜드들에게 기회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하죠.

또한 무신사는 또한 패션에서 성공했던 모델을 뷰티 시장에서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패션과 뷰티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자들이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무신사는 이를 바탕으로 패션과 뷰티 브랜드 간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메디힐과 패션 브랜드 세터의 협업, 에뛰드와 aeae의 콜라보는 신선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무신사가 이러한 협업의 연결 고리로 역할을 담당하였고요. 향후 더 많은 사례들을 만들어 낼 거라 합니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신진 뷰티 브랜드들이 소비자들과 더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에서 검증된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활용해, 브랜드가 새로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정샘물의 세컨 브랜드 ‘비긴스 바이 정샘물’을 들 수 있습니다.

비긴스 바이 정샘물

정샘물은 새로운 라인을 론칭할 때 무신사 뷰티에서만 한 달간 브랜드를 단독 선공개하였습니다. 비긴스 바이 정샘물은 성수동에 위치한 무신사 뷰티 스페이스 1에서 팝업 행사를 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이번 페스타에서도 럭키박스가 완판 시키는 등 성공적인 브랜딩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무신사는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고요.

이처럼 무신사는 패션뿐 아니라 뷰티 시장에서도 새로운 브랜드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며 ‘넥스트 뷰티’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만

물론 무신사가 뷰티 카테고리에서 패션만큼의 영향력을 얻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미 시장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며, 패션 못지않게 뷰티에서도 오프라인의 중요성은 여전히 큽니다. 옷을 입어봐야 핏과 사이즈를 알 수 있듯이, 화장품 역시 직접 발라봐야 색상이나 발림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무신사는 뷰티 분야에서 철저히 도전자의 입장이기에 더 많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뷰티 페스타 준비 과정에서 일부 브랜드가 올리브영과의 관계성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무신사가 뷰티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들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무신사는 패션 시장에서 오프라인 구매가 주류였던 시대에 온라인 패션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낸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무신사는 주류 브랜드 대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력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졌고, 이러한 경험이 현재의 위상을 만들어낸 밑거름이 되었죠.

현재는 그때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훨씬 더 익숙해졌습니다. 무신사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한 다양한 접점을 마련하고 있어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신사 공간에서는 뷰티 팝업 행사 빈도가 점점 늘고 있으며, 향후 오픈할 새 공간에서도 뷰티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신사의 뷰티 확장에 대한 고객들의 초기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점입니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권을 얻게 되고, 이는 곧 더 나은 소비자 경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도전자의 등장은 언제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곤 합니다. 비록 초기에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무신사는 이러한 과정에서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고요.

무신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진 브랜드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넥스트 뷰티’라는 목표가 어디까지 실현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무신사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울 것 같네요.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커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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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천만관중 시대를 연 건 다름아닌 ‘고객경험’입니다 https://ppss.kr/archives/267418 Tue, 15 Oct 2024 03:04:04 +0000 http://3.36.87.144/?p=267418 갑자기 30%나 성장했습니다

올해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달성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기 수 기준으로 관중이 34%나 늘어난 건데요. 프로야구는 원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잠시 침체기를 겪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다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18년에는 840만 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절정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다시 부침을 겪고, 팬데믹으로 위기도 맞이하였지만, 작년에 다시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희망을 되찾는 과정 중에 있었습니다.

올해의 흥행은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했고, 여름에는 야구가 빠진 올림픽이 열리면서 관심이 분산될 거란 예측도 많았거든요. 게다가 올해부터 온라인 중계가 유료화되면서 시청 접근성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 수가 200만 명 이상 폭증하면서 천만 관중을 달성하자,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인기 구단들의 좋은 성적,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순위 경쟁, 자동 판정 시스템(ABS) 도입 등 여러 이유가 제시되었지만, 가장 설득력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바로 ‘프로야구가 가성비 좋은 여가 활동’이라는 분석입니다. 경기 관람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20대 젊은 층이 몰렸다는 거죠.

하지만 저는 단순히 가격만으로 흥행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영화관은 관람료 인상으로 침체를 겪고 있지만, 실제로 야구 경기의 객단가는 더 높습니다. 올해 영화관의 객단가는 9,698원이지만, 야구장은 평균 14,772원이거든요.

그럼에도 야구장은 관객들로 가득 차고, 영화관은 빈 좌석이 많은 건 단순 가격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프로야구 흥행의 핵심은 ‘가격 대비 뛰어난 고객 경험’에 있다고 봐야 하며, 여기서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경험의 탁월함에 있다는 거죠.

 

좋은 경험에 돈이 몰립니다

이 현상은 최근 KBO가 실시한 ‘야구장을 찾는 이유’ 설문조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야구장을 더 자주 찾는다고 답했거든요. 이유는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49.3%),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39.2%), 나들이나 데이트 목적으로(31.1%), 그리고 치맥 같은 야구장의 식음 문화가 좋아서(29.4%)라는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원 문화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힌 점은 흥미롭습니다. 승패보다는 응원 자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하는 시간과 즐기는 먹거리가 주된 이유라는 거죠. 이는 오프라인 경험을 중시하며 이를 찾아다니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야구팬들이 말하는 경기장을 찾는 이유, 결국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은 야구장의 객단가에서도 드러납니다. 올해는 평일 경기나 외야석 관중이 늘면서 평균 객단가는 살짝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년 상승세였거든요. 이는 구단들이 앞다투어 선보이는 특별석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편안한 테이블석 정도였던 특별석이 이제는 캠핑석, 뷔페석, 가족석 등으로 확장되었고, 그만큼 가격도 일반석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더 나은 관람 경험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죠. 이건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지만, 프리미엄 상영관은 여전히 예매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에 걸맞은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면 팬들은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장의 뜨거움을 이어가려면

물론 프로야구가 앞으로도 천만 관중의 열기를 계속 유지하려면, 경기장 밖에서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티빙에게 뉴미디어 중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40초 이내의 숏폼 콘텐츠는 자유롭게 저작권을 푼 것은 좋은 시도였습니다. 이를 통해 야구 관련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에 더 많이 등장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았죠. 글로벌 밈이 된 ‘삐끼삐끼 춤’ 같은 히트작이 나오는 등, 야구장이 트렌드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티빙 역시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리고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히는 등 경영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중계 퀄리티가 예전 무료였던 네이버보다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티빙은 중계 이외에도 야구 관련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야구 대표자’ 같은 프로그램도 론칭했지만, 완성도에서 비판을 받는 등 아직은 개선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따라서 결국 프로야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혁신만큼이나 중계의 품질도 높아져야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며 프로야구 열기를 더한 것처럼, 중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양질의 콘텐츠들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을 겁니다. 그래서 야구대표자 같은 사례들이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시도되어야 할 거고요.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험이 함께 발전한다면,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겁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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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선언 이후 달라질 것들 https://ppss.kr/archives/267192 Mon, 23 Sep 2024 02:27:58 +0000 http://3.36.87.144/?p=267192 절실함이 만들어 낸 ‘매일 오네’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 시스템과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원래 쿠팡이 처음 시도한 것이며,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휴일 없이 배송되는 점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었죠.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없었던 서비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택배사, 대리점, 택배 노조 간의 대타협을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인 협의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이미 언론에 발표된 만큼 실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처럼 파격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절실함’이 있었습니다. 쿠팡이 택배 물량뿐만 아니라 숙련된 택배 기사들까지 흡수하면서 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되어 갔고요. 또한 쿠팡의 근무 조건에 불만을 품은 택배 노조도 쿠팡 외에 일감을 줄 대안을 찾고 있었죠.

결국 이들 모두가 공통의 적인 쿠팡과 경쟁하기 위해 양보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도입된 주 7일 배송은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더 팍팍해질 겁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네이버에서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찾던 방식에서 로켓배송 내 최저가와 적합한 상품을 찾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무료 배송인데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빠른 속도, 그리고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않는 배송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나마 약점이라면 로켓배송 상품이 제한적이었다는 것뿐이었는데, 최근에는 직매입 상품 수를 늘리는 데 더해 로켓그로스를 통해 판매자 상품까지 취급하며 이제 상품 구색까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의 ‘매일 오네’ 서비스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주 7일 배송을 제공하지 않는 셀러와 브랜드는 이제 경쟁의 출발선에 서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들 중 대부분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큽니다.

떨어지는 M/S를 방어하기 위해선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하지만, 동시에 늘어나는 비용을 누군가는 감당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주 7일 배송 시스템의 비용이 더 비싸다는 점입니다. 쿠팡이 택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자, CJ대한통운은 2023년 3월 통합 배송 서비스 ‘오네(O-NE)’를 선보이며 서비스 개선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평균 단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 7일 배송 옵션이 추가되면 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비용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할 경우, 이미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이 마진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 7일 배송을 도입하려는 셀러와 브랜드들이 늘어날 겁니다. 이러한 상황은 시장 내에서 옥석 가리기를 더욱 가속화할 거고요.

결국 더 팍팍해진 경쟁 환경 속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뛰어난 운영 역량을 보유했거나, 고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받아도 될 만큼의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런데 한번 더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물론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변화가 단번에 일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점진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거고요. 따라서 쿠팡의 입지가 단기간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CJ대한통운을 비롯한 경쟁 기업들은 쿠팡의 지배력이 더 강화되기 전에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싶겠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초기부터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배송까지 전담하는 ‘계획된 적자’ 전략 덕분이었는데요. 현재는 그때만큼 투자를 받을 수 없기에 그 누구도 쿠팡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CJ대한통운은 배송만 담당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초기 물량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네이버의 도착 보장 물량만으로는 쿠팡과 동등한 수준의 규모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신세계 그룹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G마켓의 트래픽과 이마트의 상품, 그리고 CJ대한통운의 빠른 배송이 결합된다면 단기간 내에 로켓배송과 경쟁할 만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초기 운영 손실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매일 오네’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또 한 번의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어렵겠지만 만약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양보하고 주 7일 배송의 확산에 집중한다면, 이번에야말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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