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Fri, 06 Jan 2023 10:46:29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1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불편한 부사수에게 바라는 3가지 https://ppss.kr/archives/223644 Wed, 14 Oct 2020 05:46:20 +0000 http://3.36.87.144/?p=223644 사수는 알아서 하는 부사수를 원합니다. 반대로 부사수는 일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사수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더라고요. 각자 부족한 부분들을 상대방에게서 채우려는 바람이 컸던 탓일까요.

사람들은 좋은 사수, 부사수의 조건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 각자 좋은 사수, 부사수가 되기 위해 하는 것들을 물어보면 숙연해집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질문은 아무래도 어색하니까요.

그래서 이 글을 읽어보셔야 합니다. 변화는 불편함을 인식하는 순간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의 글은 짧은 편입니다. 잠깐만 짬을 내어 읽어볼까요. 사수와의 관계가 불편하다면, 당신이 불편한 부사수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사수가 불편했던 상황이 있었는데요. 그때 자주 들었던 3가지 요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세요

덤벙대는 성격일수록 자주 나타납니다. 특히 숫자를 다루는 업무일수록 이런 케이스가 허다합니다. ‘다음에는 실수하지 마세요’라고 했는데, 다음날 또 틀립니다. 내일모레도 틀릴 예정입니다. ‘왜 틀려요?’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어요. 누군들 틀리고 싶어서 틀렸겠어요. 혼내는 사람도 이해를 못 합니다. 어쩌겠어요. 몇 년 혹은 입사 전까지도 덤벙이로 살아왔는걸요.

덤벙이라는 알맹이를 바꾸기보단, 이중으로 체크하는 습관을 강제로 만드세요. 지시 업무에 대한 메모 여부, 자신만의 업무별 체크리스트 만들기 같은 프로세스. 스스로의 업무 개선에 도움이 됩디다.

 

2. 묻기 전에 미리 말해주세요

‘이거 했어요?’라고 물으면 ‘하려고 했는데…’라는 대답은 자주 하지 마세요. 그게 반복되면 사수의 AI 알고리즘은 ‘하려고 했는데…’를 나의 핑계 패턴으로 인식하고 선입견을 생성합니다.

불편한 관계는 개선해야겠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메시지를 보내세요. ‘오늘 제가 할 업무는 이것저것으로 총 31개이며, 우선순위는 이런 순입니다’ 구두로 한 번 더 말해주세요. 사수에게 내가 오늘 무엇을 할지, 얼마나 바쁠지 알려 줄 수 있어요. 좋은 분위기 속에서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요. “우선순위는 이렇게 하는 게 좋을 듯”, “이건 시간이 걸리니 내가 할게요” 같은 것들 말이죠.

사수도 업무를 맡길 때, 난이도를 고려해서 소요 시간을 예상합니다. 사수랑 썸 탈 것도 아니잖아요. 밀당하지 마시고 먼저 말해주세요.

 

3. 어렵다고 느끼는 업무는 알려줘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맡겼는데, 의외로 쩔쩔매곤 하죠. 사수라면 ‘내가 했던 걸 옆에서 봤을 텐데 왜 못해?’라고 생각할 텐데, 감정적으로 표현하지는 말아주세요. 주어진 업무가 어렵다고 느끼는데, 겁이 나니 일단 해봐야지 하면서 어정쩡하게 시작합니다. 불안함에서 시작되니, 속도는 느려지고 결과는 안 좋게 되죠. 그리고 혼나죠.

일단 사수는 부사수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세요. “어려운 업무는 말해줘요. 그래야 상의할 수 있어요.” 같은 멘트로요. 부사수가 “이 업무는 좀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게 말이죠. 구두로 말하기보단 메일, 메신저같이 감정 색이 없는 대화 수단이 오히려 좋습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부담감이 없더라고요. 전 그랬어요.

 

마무리

누구나 상대방에게 좋은 사수, 부사수가 되고 싶지만 그거참 쉽지 않아요. 마음은 잘해주고 싶지만 일이랑 인간관계는 다르잖아요. 상대방을 치켜세워주고 케어해주면서, 필요할 땐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충고까지 해주는 사람. 그런 퍼펙트한 사람을 찾기보단 스스로가 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우리, 어렵더라도 한 발짝 다가가 봅시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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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율을 높이는 콜드메일 작성법 https://ppss.kr/archives/223640 Mon, 21 Sep 2020 02:58:01 +0000 http://3.36.87.144/?p=223640

가끔씩 제안이 옵니다. 일명 콜드메일(cold mail)이죠. 대부분은 협업을 제안하는 내용인데요. 거절을 하더라도 웬만하면 답장을 합니다. 제안을 해주신 것 자체가 감사하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메일에 회신을 하지는 않습니다. 읽으면서 불쾌하고 화가 난 적도 있거든요. 과연 이게 나와 무언가를 해보려고 보내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몇 번의 강제적인 경험을 하고 나니, 나름대로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이 기준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해요.

 

1. 자기소개

콜드메일 메일도 업무 메일입니다. 소속/직책/실명을 밝히세요. 상대방의 신뢰를 얻으려면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미 나를 아는 거래처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도 소속, 이름을 밝히잖아요. 더군다나 콜드메일은 상대방이 나를 모르는 상황인데, 거기서 감추는 게 보이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예시 1) 안녕하세요. 카카오 브런치 담당자입니다.
  • 예시 2) 안녕하세요. 카카오 브런치 홍보/제안 담당자 용진욱입니다.

예시 1, 2중 어떤 자기소개에 더 신뢰가 가시나요?

 

2. 제안하는 이유

메일을 받는 사람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1줄이라도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이 사람이 나를 자세히 알아봤구나, 라는 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받았던 메일에 적절한 사유가 담겨있어 소개합니다. 이러한 느낌의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우선 기분이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00와 00에 대해 쓰신 글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사업의 00한 부분과 잘 맞을 것 같아 이렇게 제안드리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 부탁드리며, 기타 문의 사항 있으신 경우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연애할 때도 그렇잖아요. “자기는 내가 왜 좋아?”라는 질문 한 번쯤 받으시잖아요. “자기 눈이 이뻐서” 라는 대답보다는 “네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이야기할 때, 내가 생각하던 것과 같더라. 너랑 함께하면 정말로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내용이 더 좋지 않을까요?

 

3. 베네핏(benefit)

우리와 협업을 했을 때, 줄 수 있는 물질적 이득을 명시하세요. 정확하진 않아도 대략적인 금액대는 적어주세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적 자원을 활용하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살며시 언급만 해도 실제 컨택률은 기존보다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업계에서 1위이며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니 우리 서비스에 참여해봐라” 식의 회사 자랑+설문 양식 폼 링크로 이어지는 콜드메일은 매력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재능기부를 원한다면 처음부터 적어주시는 게 낫습니다.

 

정리하자면

  1. 자기소개를 할 때는 소속/직책/실명을 밝히세요.
  2. 메일을 받는 사람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1줄이라도 구체적으로 적기
  3. 협업을 했을 때, 줄 수 있는 물질적 이득 명시

내일 보내는 콜드메일은 조금 더 따뜻한 답변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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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시몬스침대 팝업스토어에는 왜 침대가 없었을까? https://ppss.kr/archives/223638 Mon, 07 Sep 2020 02:20:02 +0000 http://3.36.87.144/?p=223638 사람들은 광고를 얼마나 기억할까요?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스티븐 그레이서, 레이먼드 바우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내용까지 기억하는 광고는 10개 정도입니다. 우리가 하루 평균 6,000개 이상의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0.17% 정도만 효과를 보는 거죠. 몇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들여 광고를 하는 기업들에게 이 부분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고비용을 투입했음에도 소비자가 전혀 인지를 못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의 성공사례를 찾고 분석해야 합니다. 오늘의 주제도 그러한 분석의 결과물이니까요.

올 상반기, 2030 세대의 핫플레이스 성수동에 또 다른 ‘가볼 만한 곳’이 있었습니다.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유명한 시몬스의 팝업스토어,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였습니다. 공간이 작기 때문에 한 번에 4명씩 입장 가능합니다. 5~10분 정도 보고 나면 나오게 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20분 이상을 기다릴 정도죠.

네이버 검색광고 시스템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 태그는 4,454건 사용되었습니다(6월 6일 기준). 4월 1일부터 운영된 점을 고려하면 1일 평균 약 67명이 해시태그를 사용했네요? 온라인에서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는 주 연령대는 2030이 메인이며, 남성보다는 여성 비중이 2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시몬스 브랜드 전략 총괄 김성준 상무가 말했던 것처럼 핵심 타겟에게 마케팅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증거인데요. 시몬스의 통합 IMC 전략은 어떻게 2030 세대를 끌어들였을까요?

 

1. 성수동에 맞는 소셜라이징 전략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에는 침대가 없습니다. 오히려 점프 슈트·케이블 타이·헬멧·스패너같이 공장에서나 쓸 만한 아이템과 연필, 지우개 등의 라이프스타일 굿즈들이 가득합니다. 심지어 쌀도 팔죠. (그리고 그 쌀을 2통이나 산 1인이 접니다…)

이는 성수동 팝업스토어가 소셜라이징 컨셉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소셜라이징(Socializing)은 쉽게 말해 주변 지역의 특색에 맞게 문화 요소를 살리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뜻합니다. 제주의 플레이스 캠프 제주, 일본의 트렁크(Trunk) 호텔이 대표 사례이죠.

성수동은 구로와 함께 서울의 대표 공장지대였습니다. 1960년대 준공업단지로 조성되고 인쇄소, 구두공장 같은 경공업 시설들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중공업 위주의 경제 성장에 따라 경공업이 쇠퇴하면서, 버려진 창고와 폐공장이 늘어났어요.

그래서 성수동은 서울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시범 지역이 되었습니다. 새롭게 유입된 사회적 기업, 문화예술인들은 지역공동체를 형성해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성동 디자인 위크’ 같은 도시재생 축제들 말이죠. 그 결과 비어있던 창고와 공장들이 지금처럼 생동감이 느껴지는 문화시설로 변화할 수 있던 거죠.

시몬스 테라스, 이천

일반적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는 전달하고자 하는 제품 컨셉(내적요소)에 맞게 설계합니다. 그러나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는 시작 시점부터 외적인 요소까지 고려되었는데요. 이는 시몬스가 이전부터 소셜라이징을 계속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시몬스는 2018년 9월 7일 경기도 이천시 사실로에 시몬스 테라스를 오픈했습니다. 3년여간에 거쳐 완성된 이곳은 인근의 시몬스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만든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헤리티지 앨리·테라스·매트리스 랩·호텔·카페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죠.

이곳에는 방문자들이 수면을 주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들이 가득합니다. 쌀이 유명한 이천의 지역 특색을 고려하여, 내부의 카페에서는 쌀을 활용한 디저트 메뉴도 매번 선보이고 있습니다. 즉,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는 시몬스가 몇 년 전부터 활용한 소셜라이징 전략의 2번째 결과인 셈이죠.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 성수동

 

2. 인스타그래머블에 충실한 팝업스토어 디자인

인스타그래머블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을 뜻하는, 인스타그램(Instagram)+‘할 수 있는(able)’의 합성어입니다. 2030 세대에게는 내가 간 곳, 먹은 것을 인스타그램(SNS)에 자랑하는 트렌드가 대세입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도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정보도 인스타그램에서 찾습니다. 해시태그로 검색해서 찾아가고 방문하고 체험한 흔적을 사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감성적인 요소가 가득한 콘텐츠로 나를 표현하는 인스타그래머블에 탑승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사진 찍고 싶은/레트로풍 인테리어, 분위기/포토존 같은 것들 말이죠.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는 위의 조건들을 충족합니다. 흰색 바탕에 강렬한 빨간색 페인트로 써진 간판은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보다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도 들어요.

맞아요. 1920년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간판 스타일입니다. 고스트 사인(Ghost Signs)이라고 불리는데, 벽돌이나 콘크리트 벽면에 그대로 페인트를 칠하는 기법입니다. 새로움+낡음, 과거+미래 등 상반되는 개념을 믹스한 뉴트로 방식의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죠.(꿈보다 해몽이라더니…)

2020 시몬스 광고
 

3. 제품 직접 홍보 X, 브랜드의 본질

시몬스는 몇 년 전부터 제품 성능이나 이미지를 강조하지 않습니다. 최근 TV광고에서는 아예 침대를 제외시켰습니다. 핵심 메시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를 제품 없이 표현합니다. 이는 시몬스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KEY 메시지 형태를 impreession(인상)에서 perception(인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인데요.

침대는 자주 구매하지 않는 고가의 고관여 제품입니다. 구매 전 체험을 해야 하는 오프라인에서의 접점 포인트가 반드시 필요하죠. 게다가 시몬스가 집중하는 프리미엄 침대(퀸사이즈 이상)의 첫 구매 고객을 페르소나로 정의했을 때, 2040세대의 결혼 혼수인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지금 연인이 있어도 언제 할지 모르는 게 결혼입니다. 그래서! 오래 보기로 한 거죠. 당장 침대를 구매하지 않아도 좋다! 시몬스만 기억해달라!라는 목적의 가벼운 톤 앤 매너인 셈입니다. 물론, 단기적인 팝업스토어 운영이 침대 판매에 얼마나 효과를 주는지 정량적으로 나타내기도 쉽지 않구요.

오래 보자는 시몬스의 재무제표는 이미 개선 중입니다. 2019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광고 선전비는 59억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2020년 1분기 매출은 600억을 돌파했습니다. 2019년 매출이 2,038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론상으로는 20%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될 정도입니다. 올해 마감 이후의 영업이익이 어떨지는 정말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성수동의 시몬스하드웨어스토어는 6월 28일까지 운영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이천의 시몬스 테라스에서 다른 소셜라이징 컨셉으로 열리니, 성수동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한 번쯤 방문해 보시죠.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글을 쓰고 생각을 담은 글쓰기 모임, ‘쓰담’ 멤버로 함께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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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수준을 3단계로 나눠보았다 https://ppss.kr/archives/223648 Wed, 02 Sep 2020 02:04:45 +0000 http://3.36.87.144/?p=223648

자기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더라?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날카롭다. 아이고 또 내 말만 실컷 했구나.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할 정도면 단단히 화가 난 게 틀림없다. 때마침 버스가 멈춘다. 내려야 하는 곳이다. 다행이다.

잠깐만, 지금 내려야 해서.

카드를 찍으면서 일시 정지 상태였던 유튜브를 껐다. 집에 가서나 봐야겠다. 재빨리 수화기에 대고 대답했다.

웅? 나는 끊을 생각 없었는데? 이제 자기 얘기 들을 차례야.

(물론 브래들리 쿠퍼는 잘생겼지만) / 출처: 〈리미트리스〉

가끔씩 그런 사람이 있다. 100명 중 1명꼴로 보이는데, 외모가 출중하지도 않고 옷도 평범하게 입는데 매력이 있다. 남녀관계를 떠나서 사람 자체가 괜찮은 느낌?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옆에서 듣던 친구도 맞장구를 친다. ‘맞아~ 그리고 꼭 그런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느낌? 나는 어색한 분위기에서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그런 사람이 있으면 말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경청만 잘해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이상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게 뭐가 어렵길래? 재밌는 건 스스로 경청을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다는 거다. 심지어 나는 경청을 잘한다는 것의 기준도 잘 모르겠다. (반성)

아마도 우리가 경청에 대해 그만큼 고민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다른 이의 말을 듣는’ 경청을 3가지 단계로 정리해 보았다. 참고로 내 주위에는 1단계가 많으며 2단계부터는 극히 줄어든다.

 

1단계: 너의 말은 듣지만 끼어들 예정이다

너는 말해라. 나도 말할 테니.

상대방의 말을 듣긴 듣는다. 그러다 끼어들 만한 주제다 싶으면 대화를 끊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말을 하던 이는 이야기를 끝내지 못했지만 개의치 않다. 이제는 내 차례니까. 예를 들면 이렇다.

나 “며칠 전 비 오는 날 맥주를 사러 편의점을 갔다? 근데 밖에 나가서 한 2–3분 걸었는데 슬리퍼 끈이 끊어진 거야… 당황해서 어떻게 하지 막 이러고 있…”

친구 A “어! 나도 그런 적 있어. 5년 전에 학교 갈 때 갑자기 슬리퍼가 끊어진 거야. 와 그때 개 당황했다니까ㅋㅋ”

나 “아 진짜? ㅋㅋ…”

아니! 어째서! 5년 전 끊어진 슬리퍼를 왜 여기서 이야기하는 걸까. 나는 내가 느꼈던 기분과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왜 쟤는 저렇게 지 이야기를 못 해서 안달 난 걸까? 아! 피곤해! 나도 말할 줄 아는데, 왜 얘는 말을 이렇게 잘 끊는 걸까.

철봉을 잡던 손을 툭 놓으면 바닥에 떨어진다. 아프고 기분이 안 좋다. 대화도 비슷하다. 말을 하는데 누군가 툭 자르면 어두운 바닥에 떨어진다. 그게 여러 번 반복되면 그때부터는 입을 아예 닫아버리게 된다. 어차피 똑같을 거니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에피소드로 연결하는 걸 좋은 경청이라고 생각한다.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허나, 상대방 경험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과 내 경험을 얘기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내가 원하는 건 공감, 위로, 이해 같은 표현들이야. 너의 이야기는 지금 순서가 아니라고.

 

2단계: 오롯이 말하는 이에게 초점을 맞춘다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사람.

2단계는 상대방에게 나의 초점을 맞춘다.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마음인지, 어떤 걸 느꼈는지, 무슨 말을 하려는지를 캐치한다. 즉 순수한 호기심으로 대화에 몰입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 “며칠 전 비 오는 날 맥주를 사러 편의점을 갔다? 근데 밖에 나가서 한 2–3분 걸었는데 슬리퍼 끈이 끊어진 거야… 당황해서 어떻게 하지 막 이러고 있는데 다행히 거리에 사람이 없더라? 그냥 맨발로 집에 뛰어갔음.”

친구 B “맨발로 집에 갔다고? 발은 안 다쳤어? 대박 ㅋㅋ 그래도 다행이다. 더 멀었으면 어떡해.”

나 “어 맞아! 그때 발에 피 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별일 없었어! ㅎㅎ”

1단계였던 친구 A와 달리, 친구 B는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고 내 경험에 공감했다. 그러자 나는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준 이 친구, 괜히 더 고맙고 정이 간다. 나도 이 친구처럼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3단계: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

주변에 이런 사람 있으면 축복받은 거예요.

100명 중 1명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말을 제외한 비언어적 표현까지도 예측하고 반응한다. 말을 할 때 쓰는 제스처, 표정, 분위기, 감정까지 보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한다. 귀로 듣기보다는 온몸으로 이해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나 “제 올해 하반기 목표는 정해진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는 거예요. 월급 받는 값은 하고 싶거든요ㅎㅎ”

친구 C “너는 잘할 수 있을 거야! 지금 2달째 꾸준히 하잖아. 너랑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나도 봤지만 너처럼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사람은 없더라. 하는 일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스스로 정한 걸 지키고 유지하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고맙다. 눈앞에서 나를 칭찬해주는 말을 들으니, 민망하고 오글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기분은 정말 좋다. 회사는 물론 가족, 연인도 이렇게 나를 구체적으로 칭찬한 적은 없었다. 사실 지금 하는 것에 불안한 부분들이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뜻밖의 인정을 받은 느낌이다. 아직 나 잘하고 있구나. 괜스레 고맙고, 뿌듯하다.

 

마치며

지금 내가 몇 단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달라질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나의 경청은 1단계지만 2단계가 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마지막 3단계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해봐야겠어!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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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캠페인 “올해의집”이 200% 성장한 이유 https://ppss.kr/archives/223642 Tue, 25 Aug 2020 01:48:52 +0000 http://3.36.87.144/?p=223642 요즘 밤만 되면 남의 집을 구경하곤 한다. 다행히도 망원경으로 몰래 훔쳐보는 취미는 아니다. 자정쯤 되면 침대에 누워 인테리어 앱을 켠다. 집들이 게시판에는 누군가 올린 ‘나의 집’ 사진들이 업데이트되어 있다. 예뻐 보이는 집 몇 군데를 보다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다.

나를 잠 못 이루게 하는 취미, 이게 최신 유행하는 인테리어 트렌드 온라인 집들이다.

 

정보를 얻으려다 재미까지 찾은 온라인집들이

내년 초에 신혼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라 홈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래서 잠들기 전 가끔씩 보던 게, 언제부턴가 일상이 되었다. 자신의 ‘예쁜 집’을 소개하는 글에는 기대 이상의 꿀잼 요소가 가득하다. 선호하는 인테리어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집을 꾸미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가지각색이다. 네이트판의 BEST 글을 볼 때처럼, 새로운 집을 볼 때마다 기대감이 생긴다.

기능적인 측면도 좋은 편이다. 커스터마이징, 원하는 형태의 집만 보는 것도 가능하다. 나 역시 내가 생각하는 신혼집과 비슷한 옵션으로 설정해서 보는 편이다. 평수, 예산, 가족 수, 스타일, 컬러 등의 선택도 가능하다. 페이스북에 봤을 법한 제품 태그 기능도 지원한다. 마음에 드는 소품을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한다. 사용자 UX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기능들이다.

 

39,445명이 다녀간 온라인 집들이, 올해의집

오늘의집은 사람들에게 ‘예쁜 집’을 공개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2019년의 마지막 달(12/1~12/13)에는 그해 최고의 온라인집들이 콘텐츠를 선정하는 ‘올해의집’ 이 진행되었다. 유저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는 2회째인데, 총 39,445명이 참여했다. 우승작은 1,000여 명이 넘는 참가작 중 1위는 136,942건의 투표를 받은 G.Ho님의 ‘내게 꼭 맞게 재해석한 90년 된 적산가옥‘이다. 7년 동안 쓰러져가던 기와집을 ‘나만의 취향’에 맞게 탈바꿈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다. 그래서인지 ‘취향’에 대한 감상평이 유독 많았다. 그중에서 공감이 되었던 댓글 하나를 가져왔다.

등지고 서지 않아도 되는 주방도, 창밖이 크게 보이는 욕조도 좋습니다. 아무리 꾸며도 기존의 공간이 바뀌지 않는 다른 집들과는 달리, 취향껏 완전히 고치고 꾸미신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언젠가 시골에 내 집을 갖게 되면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아요.

  • 유저 ‘또리둥절’

 

왜 ‘올해의집’ 캠페인을 할까

궁금하다. 오늘의집 브랜드 캠페인이 왜 ‘올해의집’일까.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브랜드 내부에서는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공식 홈페이지, 보도자료와 임원 인터뷰를 찾아보았고 이런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오늘의집은 집을 꾸미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미적 감각이 부족해도, 많은 돈을 쓰지 않아도 멋진 공간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올해의집 캠페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집을 꾸미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우리는 좋은 공간이 인생을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올해의집 캠페인은 잘 되었을까?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1회가 진행된 작년 대비, 참여자는 17,688명에서 39,445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매출 또한 상승세다. 매년 7월까지의 매출액은 2018년 250억에서 2019년 1,000억 이상으로 증가했다. MAU(월간 앱 사용자 수)는 100만 명을 넘는다. 참고로 무신사, 올리브영, SSG(쓱)닷컴의 MAU도 100만은 되지 않는다.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2019년 11월 기준)

 

2040세대는 왜 온라인집들이에 적극적인가

온라인집들이에 가장 열정적인 연령층은 2040세대다. 부모님 세대까지만 해도 인테리어는 전문가의 영역이며,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인식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집들이의 핵심 포인트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다. 완제품 가구보다 DIY 가구를 선호한다. 인테리어 소품도 품질, 가격을 따져가며 시공도 재료부터 실행까지 직접 하는 편이다.

물론, 기성세대는 셀프 인테리어에 열광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2년 계약이 끝나면 인테리어 비용은 회수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2040세대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집은 당장 살 수 없어요. 차라리 약간의 비용을 투자해서 지금의 내가 행복해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은,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젊은 연령대의 트렌드로 떠오를 때부터였다. 2040세대는 당장 집을 살 수도 없거니와, 전세를 구할 때도 대출을 고민한다. 그래서 당장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나의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우리에게, 온라인 집들이는 욕구 표출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오늘의집 최초의 온라인집들이 콘텐츠, 2014년 10월 21일

 

2020년에도 이어질 ‘나만의 공간’

올해도 홈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테리어 산업은 여전히 성장세다. 2020년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41조 5,000억 원이며 작년(2019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1인 가구 수도 증가하고 있어,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거라 예상한다.

누구나 예쁜집에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오늘의집, 2020년의 온라인집들이에는 어떤 집들이 나타날지 기대해본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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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이 신어서 유명해진 일본의 샌들 브랜드 https://ppss.kr/archives/223650 Thu, 20 Aug 2020 06:39:28 +0000 http://3.36.87.144/?p=223650 사람을 움직이는 브랜드에는 각각의 고유 감성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생산합니다. 흔히 브랜드 스토리라 부르는 것들 말이죠.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우연하게도 스토리가 정립된 브랜드를 접하게 되는데요. 그럴 때는 참, 주변에 공유하고 싶어 끙끙 앓을 때가 있어요. 오늘도 새로운 친구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다 건너 일본에 있는 교산(ギョサン, GYOSAN)입니다.

매년 여름, 일본에서는 교산 샌들이 인기입니다. 1918년에 태어난 교산은 처음에는 평범한 가죽 신발을 만들었습니다만, 지금은 성형 수지로 비치 샌들을 만듭니다. 성형 수지는 금속 틀(금형)에 액체 재료를 넣고 굳힌 뒤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바닥과 쪼리가 일체여서 잘 벗겨지지 않습니다. 튼튼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아 물에 닿는 상황에서 신기 좋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하죠.

원래 교산은 ‘브랜드명이 의미 없는’ 저가의 기성품이었어요. 다이소의 욕실 용품 코너에 가면 볼 수 있는 욕실 슬리퍼처럼 말이죠. 그랬던 교산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오가사와라 제도의 어부들 덕분입니다.

그냥 멀다.

열대-아열대 기후의 오가사와라(小笠原諸島, Ogasawara islands) 제도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1,000km 이상 떨어진 3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7세기 초 막부 시절 처음 발견되었으며, 1830년에서야 사람이 거주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근처의 이오지마섬과 함께 군사기지로 사용되었습니다. 종전 후에는 계속 미국령에 속해 있다가 1968년에 일본으로 반환되었습니다.

‘동양의 갈라파고스’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일본에서도 유명할 텐데 왜 처음 들어보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사실 항공편이 없어요. 거리로는 오키나와(1,583km, 도쿄 기준)보다 더 가깝지만 수익성, 환경 보전의 문제로 아직까지는 선박 편만 있습니다. 가장 빠른 배를 타면 24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그럼에도 현재 섬 거주 인원은 3,000명 이상입니다.

일본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속했던 오가사와라 제도는 TV도쿄의 ‘출몰! 맛거리 천국, 오가사와리 편’(2000년 6월 방송)을 통해 방송에 소개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섬 주민들 전체가 신은 신발이었습니다.

어부들을 포함해 섬의 모든 주민이 신은 신발은 모두 ‘교산’이었습니다. 게다가 1968년에 다시 돌아와 이곳에 살 때부터 신었다고 해요. 더욱 특이한 점은 메이드 인 재팬이지만 본토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그렇게 인지도를 올린 교산은 간사이 지방의 다이버 숍에서도 취급하게 됩니다. 어부들의 작업화에서 아웃도어 용품으로 확장이 된 거죠. 물론 그때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정도는 아니었죠.

교산을 신은 사람들.

시간이 흘러 2010년, 당시 일본의 인기 아이돌 ‘아라시’의 오노 사토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합니다. 자신의 취미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요. 그때 교산을 신고 나옵니다. 리포터가 신발을 물어보자, 자신의 최애 탬이라고 소개를 하죠. 그때부터 교산은 젊은 연령층들에게도 인기를 끕니다. 오늘날 BTS 정국이 “저 섬유유연제, 그 다우니에 어도러블 뭐시기 저시기 쓰고 있어요”라는 말에 해당 상품이 품절된 것처럼 말이죠.

어부들의 신발로 시작된 교산, 처음에는 갈색 1종류에 불과했으나 현재 50종 이상의 컬러, 디자인으로 출시됩니다. 지금은 PEARL GYOSAN라는 브랜드로 글로벌하게 진출합니다. 특히 괌, 팔라우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 위주로 홍보 중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는 교산펄이라는 브랜드로 공식 런칭된 상태입니다. 연남동에 공식 매장까지 있다고. 🙂

교산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오노 사토시 덕분도 있겠지만, 최초의 시작이 ‘오가사와라 어부들이 신는 신발’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요? 방수 기능, 미끄럼 방지는 욕실에서 씻는 사람에게도 필요하지만, 바다와 싸우는 어부들에게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바다가 1,000km 이상 떨어진 일본 최남단이라는 점.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호기심까지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해요.

교산을 처음 보았을 때, ‘어부들이 신던 신발’이라는 표현이 와 닿았습니다. 배에서 그물을 던지고 고기를 잡던 어부들, 할머니들이 앉아서 그물에 걸린 고기를 일일이 빼내고 손질할 때의 모습이 머릿속에 상상되었어요. 오히려 처음 접한 이미지가 평범한 욕실용이었다면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오가사와라 섬의 어부들을 통해 알게 된 교산을 신고 오가사와라를 찾아가는 느낌은 어떨까요. 1970년대 어부들이 신었던 것과 똑같은 신발을 신고, 같은 해변을 거닌다는 상상. 글로는 몇 줄에 달하는 이 장면이 머릿속에는 몇 초 만에 떠올랐어요. 잠깐의 즐거운 상상이 끝날 때쯤에는 교산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더 비싸고 더 좋은 비치 슈즈가 이미 있음에도 사고 싶어지더군요.

각각의 브랜드에는 따라 할 수 없는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소개팅에서 나를 알리는 것조차도 나라는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에 해당하죠. 누군가에게 나라는 브랜드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 마케터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브랜드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브랜드 스토리’도 완성되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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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실수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https://ppss.kr/archives/223646 Wed, 12 Aug 2020 07:25:45 +0000 http://3.36.87.144/?p=223646 사람의 기억력과 주의력은 완벽하지 않다. 잔 실수가 많은 동료를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 답답한 마음도 든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허나 이것도 반복되면 힘들다. 당사자는 미칠 노릇이고 주변 사람들은 괴롭다.

그런데 그 사람이 숫자를 이야기하는 직군이라면 ‘음…?’ 업무를 믿고 맡기기가 쉽지 않다. 보고서를 가져와도 이 수치가 맞는지 확신보다 의심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어….

그렇다고 고의로 실수하는 것도 아니다(일부러 그런다면 그건 전략이다). 게다가 이들의 업무 집중도는 다른 이들보다 높다. 틀리면 안 되니까. 투샷이 들어간 아메리카노를 30분마다 들이키며 혈중 카페인 농도 0.15%를 유지한다. 이게 술이라면 면허취소 3번은 더 당했을 거다.

“이번엔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2시간 동안 집중해서 보고서를 만든다. 컨펌 요청 전, 한 번 더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자신 있게 전달한다. 이야~ 진짜 이번에는 틀릴 수가 없어~

또 틀렸다. 아 정말 나는 사람이 맞기는… 한 건가? 개미도 이렇게 까먹진 않을 텐데… 나는 사무직이 맞지 않는 걸까…

오늘은 잔실수 지분이 많은 대주주들을 위한 글이다. 상사, 사수, 팀장? 호칭이 어떻든 윗사람에게 혼나는 게 지겨울 거다. 자존감은 바닥에 퇴사 욕구는 하이텐션인데, 이직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왜냐고? 다른 데 가도 실수할까 봐.

지금 다니는 이곳에서 반드시 고쳐야 한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같은 업무에서 실수가 반복된다면, 업무방식의 일부가 잘못된 습관이 돼버린 게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아래는 실수한 상황에서의 일반적인 대화다.

“이건 왜 틀렸어요?”
“….”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이해가 안 돼서 물어보는 거예요.”

(이미 뭐라고 하고 있다)

비슷한 예가 있다.

“너는 왜 연애를 못 해?”
“내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줄 아냐?”
“실수도 똑같아.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냐.”

이런 상황에서 보통 혼을 내는 사람은 “매일 같은 것을 하는데 도대체 왜 실수하지?” 라고 말한다. 이해를 못 하겠다고만 할 뿐,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진 않는다(전부는 아니다). 마지막은 ‘방법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오세요’라고 한다. 결국 원론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명심하자. 아는 것이 모자라서 실수하는 게 아니다. 명심하자. 우린 거의 12년 이상의 현대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력과 주의력은 완벽하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실수에는 더 예민한 편이다. 차라리 인정하자. 자존심은 버리고, 나는 남들보다 실수할 확률이 높음을!

어쨌든, 우리는 스스로의 머리를 믿는 대신 위대한 지성인들이 만든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바로 ‘실수 일지’와 ‘체크 리스트’다.

실수 노트

‘오답 노트’와 비슷하다. 다만 우린 직장인이며 하루종일 컴퓨터를 봐야 하니 연필과 노트 대신 에릭 슈미츠가 만든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자. 빌 게이츠가 만든 엑셀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서 고민이 되는 건, 실수 노트의 공유 여부다.

업무 지시를 해야 하거나 받아야 하는 사람과 실수 노트를 공유 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오픈을 안 하고 혼자 할 수도 있긴 한데, 1인 사업자가 아니라면 오픈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오픈을 하면 남들이 다 지켜본다고 생각하고 더 긴장하게 된다.

실수 노트의 항목은 상황에 맞게 수정하면 되는데,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의 키워드다. 실수 노트를 만든다고 해서 내일부터 실수가 0이 되지는 않을 터, 앞으로 커피 쿠폰처럼 누적될 데이터들을 분류해야 한다. 어느 정도 모수가 쌓이면, 내가 하는 실수들을 파악할 수도 있다. 그때는 ‘체크 리스트’ 를 연동할 차례다.

 

체크 리스트

식상함을 느끼기 전에 체크리스트가 생기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어떤 영화든지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이 나오면 이륙 전에 조종사들이 만담 하듯이 주고받는 멘트가 있다.

뒷바퀴, 이상 무!
앞바퀴, 이상 무!

1935년 10월 30일, 미국 육군항공대는 모델 299의 시험 비행을 실시한다. 차세대 폭격기로 쓰일 이 모델의 시운전은 베테랑 조종사가 맡았다. 그리고 이륙하자마자 폭발한다. 이유는 조종사의 실수. 체크해야 할 장치가 너무 많아서 조종사가 깜빡하고 제어장치를 풀지 않은 거다.

공개되자마자 폐차장으로 가게 생긴 모델 299. 해결책은 간단했다. 사고를 지켜본 군인이 만든 1p 체크리스트였다. 비행기 조종을 4개 파트(이륙, 비행, 착륙, 지상 이동)로 구분하여 점검하는 내용이었다. 브레이크 잠금·계기판 세팅·창문 및 도어 개폐 여부 등을 확인하는 간단한 절차였다.

제2차 세계대전 미 육군의 주력 폭격기, B-17 플라잉 포트리스

결과는 놀라웠다. 모델 299는 1,800,000만 마일을 비행하는 동안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게 미 육군의 핵심 폭격기가 된 모델 299는, 오늘날 B-17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본론으로 돌아가겠다. 앞서 말한 실수 노트를 통해 데이터를 모은 뒤, 체크리스트로 실수가 잦은 업무의 진행순서를 문서화한다. 예를 들어 보고서에 들어갈 표에 숫자를 넣는 부분에서 실수가 많다고 가정해 보자.

 

표 작성 체크리스트(예시)

  1. 데이터 입력 후, 원본과 숫자가 일치한 지 체크
  2. 엑셀로 작성 시, 표시 형식을 회계로 했는지 체크
  3. 전월 데이터 가져올 경우, 월 단위 변경 여부 체크

이런 식으로 실수가 잦은 부분을 미리 적어놓고 문서 마감 시 확인하면 된다. 수학에서의 ‘검산’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과정에서 틀린 부분이 발견되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수정하면 된다. 실수를 하지 않는 영역이라도 업무 누락 예방을 위해 미리 만들어 놓는 것도 좋다.

실수는 막을 수 없다. 그러니 실수를 보이스 피싱으로 생각하자. 몇 겹의 예방책을 만들면 된다. 잔 실수를 많이 하는 그대들이여, 파이팅이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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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사수와 일하는 법: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더 차갑게 https://ppss.kr/archives/220938 Tue, 07 Jul 2020 08:30:55 +0000 http://3.36.87.144/?p=220938 ※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그래도 사수가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수가 없어서 힘들어했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빈도수가 증가하더군요. 누군가에게는 밉상, 진상일 수 있는 존재지만 혹자는 그마저 부러워합니다. 아이러니한 현실이죠.

저에게는 서로 다른 성격의 사수  두 분이 있습니다. 업무 스타일도 완전히 달라서, 제가 배웠던 것들도 차이가 있는데요. 기록으로 남길 겸 정리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갈수록 이런 상황에서 일해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차가운 사수

나이트 킹, 왕좌의 게임

인과관계를 중요시하는 완벽주의자에 가깝습니다. 팀 내부 관리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어요. 팀 전체 업무 스케줄 관리, 놓칠 수 있는 부분(업무)들을 체크합니다. 문서 작성 시 규칙성 유지를 중요시합니다. 임기응변은 물론, 책임자를 따져야 하는 어설픈 상황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회사가 업무 일지를 쓴다면) 매일 아침, 팀원들의 업무 일지에서 미처리 업무를 확인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진행 상황이나 완료 일정도 체크해요. 완료된 것이라도 애매하게 보이는 부분들은 담당자에게 묻습니다. 확실히 이해했는지도 포함입니다.

협의된 업무 분장에 대해서는 팀원들이 지키는지, 그림자처럼 조용히 지켜봅니다. 어느 정도 모니터링을 하다가 아예 잊어먹은 것 같다 싶으면 확인합니다. 업무 마감 시간대에 확인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수시로 체크합니다. 당근도 주면서 채찍질하면 좀 나으련만, 당근 주는 행위를 어색해합니다.

 

차가운 사수와 일하는 법

업무별 진행 상황들을 묻기 전에 미리 말해주세요. 내가 해야 할 업무들을 인지하고 이해했음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에요. 그 외에는 업무를 구두로 지시하면, 저는 복명복창 수준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이해가 안 되면 바로 보충 설명을 받을 수 있어서요. 나중에는 부담스럽다고 그렇게까지는 하지 마라고 하시더군요.

업무 스케줄링 시, 유관부서 협업 유무까지 고민해서 우선순위를 정하세요. 이게 맞는지 헷갈리면 정리한 걸 보여주고 컨펌받으세요. 익숙해질 때까지는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업무가 꼬였을 때, “왜?”라는 질문을 계속 듣게 됩니다. 그 외에는 협의된 업무분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예: 광고비 금액은 회계 양식 표기).

선배님 질문 있습니다?

차가운 사수에게 배울 수 있는 점

  1. 일정, 순서, 결과가 뚜렷한 업무 처리 능력
  2. 서류 작성 시, 현미경 수준의 꼼꼼함
  3. 질문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 극복 가능
  4. 효율적인 업무 스케쥴링 능력
  5. 당근에 대한 니즈

차가운 사수가 필요한 분

  1. 실수가 잦은 분
  2. 마무리가 2% 부족한 분
  3. 기본기를 제대로 하고 싶은 분
  4. 1~3번을 고치기 위해 영혼까지 털릴 각오가 되어 있는 분

지금까지 꼭 하나씩 빼먹는 게 습관이었던 사람이, 차가운 사수를 만나면 처음에는 힘들 거예요. 습관이 고쳐지는 기간에는 괴로울 수 있습니다. 못 버티면 퇴사하기도 합니다. 평생 유지해오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고통의 대가는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버티세요. 나중에 쑥쑥 자랍니다. 존버는 정답이 맞습니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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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들의 URL을 분석해보았습니다 https://ppss.kr/archives/217250 Wed, 20 May 2020 06:40:56 +0000 http://3.36.87.144/?p=217250 퍼포먼스 마케터가 되고 이상한 병이 생겼습니다. 링크를 받으면 확인을 안 하고 딴 짓을 해요. URL에 추적 코드가 있는지를 먼저 봐요. 일종의 직업병(?)인 거죠. 처음엔 이러지 않았는데… 언제부터 습관이 되더군요.

추적 코드/트래킹 코드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간단히 말하자면 해당 URL로 접속했을 때 발생하는 사용자의 액션을 전달하는 꼬리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찜질방 입장할 때 받는 팔찌 같은 것이죠.

구글 애널리틱스와 어도비 애널리틱스.

오늘날에는 구글 애널리틱스(GA)의 UTM가 가장 많이 쓰이는 추적 코드입니다. 랜딩 URL에 최대 5개의 매개 변수 추가가 가능하고요. 파라미터라고도 부르는 변수는 유입 경로, 광고 방식, 캠페인명, 키워드, 콘텐츠 등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케터라면 다른 브랜드들의 UTM(추적 코드)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은 그만큼 규모가 큰 메이저 광고대행사들이 담당하는데요. 아주 살—짝이라도 그들의 업무 방식을 엿볼 수 있죠.

UTM을 가장 쉽고 빠르게 보는 방법은 네이버 브랜드 검색입니다. 글을 쓰면서 저도 좋은 공부가 되었는데요. 구글 애널리틱스(GA) 외에도, 메이저 브랜드에서 많이 쓰는 어도비 애널리틱스(AA) 예시도 찾아보았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

리복 네이버 브랜드 검색

URL

https://shop.reebok.co.kr/RPF070801.action?pageNo=1197&utm_medium=cpc&utm_source=naverbs&utm_campaign=2018_performance_xcategory_ecom_cpc&utm_content=1%EC%8A%A4%ED%94%84%EB%A7%81%EC%84%B8%EC%9D%BC

UTM 파라미터 분석

  • utm_source: naverbs
  • utm_medium: cpc
  • utm_campaign: 2018_performance_xcategory_ecom_cpc
  • utm_content: 1스프링세일

소스: naverbs / 미디엄: cpc

리복은 구글 애널리틱스(GA)를 사용합니다. 파라미터 규칙은 5개 중, 4개를 사용하네요. 소스는 naverbs로 되어 있네요. 뒤에 bs는 브랜드 검색(brand search)을 뜻합니다. 미디엄은 cpc입니다. 검색광고 영역에 속하는 경우는 대부분 cpc를 적습니다.(배너 광고는 display로, SNS는 social을 많이 사용합니다.)

캠페인: 2018_performance_xcategory_ecom_cpc

캠페인은 2018_performance_xcategory_ecom_cpc로 상당히 긴 편입니다. 2018년+퍼포먼스+x카테고리+e커머스+cpc의 개념으로 보면 됩니다. cpc가 중복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캠페인명으로 따로 데이터를 보는 듯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콘텐츠: 1스프링세일

콘텐츠는 알 수 없는 긴 문자열인데요. 한글이 인코딩 되었을 때 저렇게 나타납니다.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한글을 표기한 거죠. 해당 문자열을 한글로 바꾸면 1스프링세일로 변경됩니다. 즉, 제가 왼쪽의 배너를 클릭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빠진 파라미터가 1개 있으니, term입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브랜드 검색 UTM에서는 term이나 content에 노출 영역을 표기하기도 합니다. 메인 이미지, 하단 텍스트, 썸네일 1 이런 식으로 말이죠.

 

어도비 애널리틱스(AA)

애플 네이버 브랜드 검색

URL

https://www.apple.com/kr/iphone-11-pro/?afid=p238%7CBC4y4OZc_mtid_209254jz40384&cid=wwa-kr-kwna-iphone

애플도 네이버 브랜드 검색 광고를 운영합니다. 다만 랜딩 URL은 리복과는 다릅니다. utm 단어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코드 규칙이 GA와 다르기 때문이죠.

afid, mtid

사용자(회사) 구분 코드로 보면 됩니다. afid는 제휴사 ID를 뜻하는데, mtid는 저도 뭔지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용어인 mpid는 마케팅 대행사 파트너 식별코드입니다.)

cid: wwa-kr-kwna-iphone

GA의 UTM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다만 어도비의 자바스크립트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맞춤 변수를 설정해야 하죠. 이후에는 Classifications 기능을 통해 매개 변수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애플의 cid는 매우 심플한 형태이네요. wwa는 모르겠고… kr은 코리아겠네요. kwna도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이 계실까요!)

 

마치며

AA는 유료 분석 툴입니다. 트래픽, 서비스 수준에 달라지지만 연간 3–35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GA도 GA360이라는 유료 툴이 있긴 합니다만 월 1,000만 뷰를 넘지 않는 이상 무료 버전인 스탠더드으로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GA와 AA의 기능 차이는 다음 기회에 정리해보겠습니다! 더 얘기했다가는 이탈률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날 것 같네요. :^)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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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시에와 마몽드의 서로 다른 SNS 운영전략 https://ppss.kr/archives/188397 Wed, 06 Mar 2019 02:44:16 +0000 http://3.36.87.144/?p=188397 마케터지만 막상 ‘SNS 운영 잘하는 브랜드’를 알려달라고 하면 난감합니다. 저도 항상 묻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에 비슷한 질문이 떴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대략 10개 정도의 브랜드가 거론되더군요. 조용히 메모하고 그날 밤 염탐했습니다.

유난히 페이스북 팔로워 수가 비슷한 2개의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핵심 타깃의 연령층도 가격 정책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두 브랜드의 SNS를 동시에 띄워놓으니, 차이점이 보입니다. 브랜딩 요소를 포함해서 보았더니 명확했습니다. 이건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싶더군요.

 

위젯: 글로시에는 리뷰, 마몽드는 숍

글로시에 공식 페이스북

페이스북 위젯에서도 서로 다른 방법을 선택합니다. 글로시에는 후기 위젯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4.5/5.0이고 540명이 의견을 남겼어요. 후기는 평균 300자 이상으로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제품 구입부터 배송은 물론, 제품 경험에 대한 피드백까지 다양했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올라온 후기입니다(엄청난 의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로시에 페이스북의 리뷰

나는 4개의 제품을 주문했고 2개의 송장 번호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1개만 받았고, 즉시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나머지 송장 번호도 받았어요. 결국 저는 1박스만 받았습니다. 글로시에의 시스템이 잘못되었는지는 확신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1개의 제품당 1번씩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봐요.

이에 대한 글로시에의 답변입니다.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의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문제는 우리 팀에 즉시 전달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당신이 이번에 산 제품만큼은 만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글로시에 CEO 에밀리 와이스

후기 중에는 지적이나 불만에 가까운 피드백도 많습니다. 그러나 글로시에는 모든 의견에 빠르고 깔끔하게 대응하면서 그들과의 관계 유지 및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글로시에를 만든 에밀리 와이스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Q&A에 참여했다고 대답했죠. 그 결과 글로시에는 엄청난 수의 충성고객을 얻었습니다.

이는 글로시에가 블로그 ‘인투 더 글로스(Into The Gloss)’에서 시작했기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기에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에밀리 와이스가 블로그에 새로운 립스틱 론칭을 발표하자, 1만 명 이상이 사전 예약을 신청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몽드 공식 페이스북

마몽드는 커머스 위젯인 ‘삽 섹션’을 선택했습니다. 이벤트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 하단에는 샵 섹션에 등록된 제품이 노출되었습니다. 뷰티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비재 기업들은 이 기능을 잘 활용합니다. 1~2번의 클릭으로 구매 페이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구입 후기를 비롯한 상세 정보 확인은 물론 즉시 구매도 됩니다.

1월 동안 마몽드 페이스북에서는 립 제품에 주력했습니다. 현재 마몽드 전속 모델이 출연 중인 드라마와 연계한 콘텐츠가 계속 업로드되더군요. 월별 or 분기별로 1개의 주력 제품을 선정하는 듯했습니다. 가격은 4,500원이라는 매력적인 수치로 고객들을 상세페이지로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가면 1+1 패키지 형태로 9,000원부터 결제가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콘텐츠: 글로시에는 오가닉 아티클, 마몽드는 이벤트

글로시에 페이스북의 랜딩 페이지 콘텐츠

글로시에의 페이스북에는 블로그 인투 더 글로스의 글들이 자주 소개됩니다. 주제도 다양해요. ‘과소비의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What’s Really Worth The Splurge?)’ ‘24시간 헬스장의 한밤중(Midnight At The 24 Hour Fitness)’ ‘건강한 1주를 위한 일요일의 음식 준비(Sunday Food Prep For The Healthiest Week Ahead)’처럼 뷰티와 관계없는 분야의 글까지 소개하는데요. 정말 도움이 될까요?

그럼요. 글로시에의 타깃이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이니까요. 1975~2000년대에 태어난 그들은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서 IT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나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에 과감한 지출도 아끼지 않습니다. 개인주의보다 독립주의라는 말이 어울리며 경험을 중요시하는 그들이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정말 이대로 올린 글로시에 페이스북

사진에서도 자연스러움+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현장에서 아이폰으로 찍고 바로 올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모든 콘텐츠에서 느끼는 유일한 공통점은 글로시에 핑크(Glossie Pink)라고 부르는 브랜드 컬러입니다. 쉽게 말해 모든 콘텐츠에서 일관성 있는 브랜드 톤&매너가 유지됨을 알 수 있습니다.

마몽드의 페이스북에서 진행되는 이벤트

마몽드의 페이스북에는 이벤트가 많습니다. “현재 마몽드 광고 모델이 드라마에서 썼던 립스틱은?” 같은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정답이 쉽고 응모가 편하며, 당첨자 발표가 3일 이내로 빠릅니다. 게다가 상품은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립 제품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참여합니다. 이벤트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인지시키는 게 주목적입니다. 게다가 좋아요/공유/도달 등 수치로 환산 가능한 결과도 얻을 수 있죠.

다만 소비자의 목적이 ‘경품’이기에 정작 기업이 원하는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벤트만 참여하기 때문에 이탈률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벤트 콘텐츠와 함께 고객들이 제품(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도 필요합니다.

 

인스타그램: 글로시에는 셀피, 마몽드는 모델

인스타그램에서는 두 브랜드의 전략이 두드러집니다. 인스타그램은 비교를 위해 관련 해시태그, 태그 게시물을 체크했습니다. 우선 글로시에 인스타그램의 게시물은 2,936개, 팔로워는 1,700만 명, 팔로워는 3,516명입니다. 브랜드 톤&매너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글로시에의 프로필에는 ‘글로시에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뷰티 생태계입니다(Glossier Inc. is a people-powered beauty ecosystem)’라고 적혀있습니다. 관련 해시태그 중 최상단 해시태그는 #glossier로 337k의 게시물이 존재하더군요. 이어서 #glossierph(23.4k), #glossierpink(19.9k)로 이어집니다. 그 아래로도 몇천 개 정도의 게시물이 있는 해시태그는 수십 개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많지?’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아래에 정답이 있습니다.

글로시에는 셀피를 포함한 해시태그의 게시물들을 공식 계정으로 매일 리그램합니다. 원작자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같이 태그 해요. 이러한 비율은 공식 계정의 콘텐츠 중 50%를 훌쩍 넘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충성고객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글로시에를 주제로 셀피를 찍고 해시태그를 등록합니다. 오늘은 내 사진을 써주길 바라면서요. 컬트 브랜드로 불릴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충성고객 관리’였습니다.

마몽드의 프로필은 ‘꽃의 힘을 너에게’입니다. 게시물은 746개, 팔로워 16만 명, 팔로우는 1명입니다. 1명은 누굴까요? 현재 광고 모델의 인스타그램입니다. 마몽드의 해시태그 중 1위는 #마몽드(52.9k) 였으며 #마몽드크리미틴트컬러밤(3.4k), #마몽드가든(2.9k)가 뒤를 이었습니다. 나머지 해시태그도 브랜드+제품명이 대부분이었으며 전체 게시물 개수는 몇백 개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태그 게시물은 대부분 제품 촬영 컷이었습니다. 몇 명의 셀피가 있었지만 대부분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마몽드가 태그 게시물을 실제 이미지로 활용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립 제품을 활용한 게시물은 대부분 광고 모델의 촬영 컷 혹은 출연 중인 드라마 장면을 사용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마몽드는 꽃을 콘셉트로 하는 브랜드임에도 최근 콘텐츠들은 모델에 맞춘 느낌이 강했습니다.

마몽드 립

 

마치며

지금까지 글로시에와 마몽드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페이스북 팔로워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쓰게 되었는데요. 이번 글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글로시에

  1. 해외 브랜드가 쓰는 오가닉+고객추천 마케팅 전략
  2. 철저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관리 → 컬트 브랜드 유지
  3. 글로시에 핑크를 중심으로 하는 일관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마몽드

  1. 우리나라 뷰티산업에서는 ‘빠른 정보+가격 경쟁력’이 필수!
  2. 이벤트를 통한 지속적인 고객관리, 다른 방법에 대한 고민 필요
  3. 꽃을 콘셉트로 하는 브랜드 정체성, 광고모델을 이길 수는 없을까?

비교 글을 쓰다 보니 잘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자연스레 나누어지게 되더군요. 물론 브랜드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우리가 모르게 얽힌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외국은 업무 스타일도 다르니 그런 점도 감안해야겠지요? 오늘 얘기를 나눈 곳 외에도 ‘여기도 잘하던데’라는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원문: 용진욱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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