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Mon, 08 May 2017 05:12:06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안철수는 더 이상 대안이 아니다 https://ppss.kr/archives/111502 https://ppss.kr/archives/111502#respond Mon, 08 May 2017 05:09:16 +0000 http://3.36.87.144/?p=111502 2013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와는 아무 연관 없던 안철수가 대권후보가 된 것은 안철수 개인의 능력과는 거의 상관없는 것이었다. 기존 정치판에 대한 불신과 정치 일련의 작동 구조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안철수를 불러들였다.

안철수는 그것을 잘 알고 새 정치라는 (실체 없는)기치를 내걸었고 일련의 사건을 거쳐 원내 제3당의 대권후보로 문재인과 오차범위 안에서 비등비등하게 겨루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짧았던 정치경력 중에 새 정치를 보이기보다는 철저하게 현 정치 작동 과정에 충실했다. 그의 약진 속에 새 정치에 열광하던 개혁의 목소리는 옅어지고 보수층의 목소리가 짙어지고 있다.

출처: 조선일보

 

안철수의 약진은 보수층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자신들을 대표한다고 믿었던 박근혜가 탄핵당하면서 보수층들은 큰 상실감을 입었다. 설령 그들이 박근혜에게 지지를 철회하고 탄핵을 찬성했다손 치더라도 자신들의 가치를 대변하던 인물의 몰락은 곧 자신들의 가치가 경멸당하고 무시당한다고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가치를 대변해줄 후보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안철수이다.

보수를 자칭하는 두 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에게 표가 몰리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바른정당의 유승민은 배신자의 이미지와 따뜻한 보수라는 상당히 진보적인 대안을 내놓으면서 보수층의 마음과 멀어졌고 자유한국당의 홍준표는 지금까지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온 친박의 잔당의 대권 후보라는 점과 그의 독선적 언행에서 보수의 신임을 못 얻고 있다.

둘의 지지율은 다 더해도 10%가 안 된다. 이 두 당은 사실상 대권의 승리에는 관심이 없고 누가 보수의 주도권을 차지하여 다음 지방선거 때 어느 당을 중심으로 보수가 재편될 것이냐 라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다.

그렇다면 이제 후보군은 셋으로 줄여진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심상정은 뿌리부터 노동운동에 두며 진보적 색깔이 뚜렷해서 보수의 가치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지난 대선 때부터 박근혜의 대척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계속해서 오르는 대세론에 불안한 보수층들은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라는 정서로 안철수에게 결집하게 된다.

즉, 안풍은 보수층의 집결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안철수 지지층 사이에서 보수층이 주류가 된다면 거꾸로 진보적 염원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배신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보수층으로의 확장을 꾀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프레임을 구축해왔다. 안보적으로 보수의 시각을 많이 차용했지만 새누리당과 동일하게 보이지 않게 노력한 것은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이 호남지역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는 초반부터 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반대해왔으나 최근 들어 보수층 표심을 염두해 찬성 측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THAAD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고도로 날아오는 북핵을 막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며 도리어 X-band 레이더가 중국의 베이징까지 파악해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관찰하는 중국 견제용라 볼 수 있다.

THAAD의 한국 배치는 미국 MD체계의 편입으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외교를 펼치지 못한다. 안철수가 주장하는 자강외교가 아닐뿐더러 자주외교의 심각한 침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진보적 경제라는 프레임과는 달리 경제정책 또한 보수적 시각을 많이 차용하였다.

안철수의 공약 중에 규제프리존법이 있다. 규제프리존법이란 지역별로 규제의 완화를 골자로 한다. 과거 안철수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일 때 규제프리존법이 의료민영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규제프리존법은 시장의 원리를 맹목적으로 믿고 정부의 간섭과 규제는 시장을 어지럽히는 악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적 시각을 그대로 차용하는 법이다.

시장과 정부의 관계에 대한 안철수의 보수적인 시각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안철수는 정부가 뒤에서 민간을 돕는다는 표현을 썼다. 이는 최순실 사태가 큰 정부로 인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부의 시장개입이 시장의 원리를 어지럽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의 골자는 큰 정부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단합한 정경유착이다. 미르 재단과 K-sport 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대통령이 강제로 자금을 출현했다고 언론에서 보도하지만 사면권을 받은 SK와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손을 빌린 삼성과 같은 반증이 일방적 착취관계가 아닌 거래관계였음을 입증했다. 도리어 한국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큰 정부를 가져본 일이 없다.

출처: 조선일보

 

박정희가 국가가 나서서 주도하는 국가 사회주의적 면모를 보이기는 했으나 국가가 너무 절대화 되어 독재적이었다는 것에서 제대로 된 큰 정부라고 보기 어려우며 ―민주주의를 해치는 정부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것이 크든 작든― 김대중, 노무현 정부 또한 큰 정부를 실현하지 못했다. 도리어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기조를 받아들였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 자체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첫째는 그의 지지층에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와 진보를 전부 아우르는 정책은 있을 수 있으나 국정운영의 전체적인 방향은 둘 다를 아우를 수 없다. 전체적인 방향만큼은 뚜렷한 색깔을 띠어야 한다.

집권 시 진보 지지자들과 보수 지지자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든 지지자들에 대한 믿음의 배신이다. 보수적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진보적 지지자를 택할지는 미지수다.

둘째로 여소야대의 의회 상황도 문제가 된다. 우선 국민의당은 호남의 지역적 지지기반을 중시하는 세력과 중도보수로의 확장을 꾀하는 비례대표 세력으로 분열되어 있다. 안철수의 당선은 개인의 집권만이 아니라 당의 집권을 의미한다. 뚜렷한 정책 방향도 없는 당이 집권하는 것은 국정에 혼란을 가중한다.

또한 연합정부를 구성한다고 해도 호남을 두고 경쟁하며, 민주당의 2중대라는 비판을 의식하는 국민의당이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민주당과의 연합을 꺼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남는 정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이 남는다.

현실적으로 정의당과의 연대는 정권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남는 두 당 모두 전신을 새누리당에 두고 있어 최순실 사태에 책임이 있다. 두 당 중 어느 당과의 연합도 이번 대선을 만든 적폐청산이라는 촛불민심에 부합하지 않는다.

안철수라는 선택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기우였으면 좋겠으나 그의 집권이 정국을 혼란케 하고 지지자의 일부를 배신하고 다시금 적폐세력의 부활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원문: 이영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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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우클릭? https://ppss.kr/archives/107130 https://ppss.kr/archives/107130#respond Sun, 26 Mar 2017 01:05:40 +0000 http://3.36.87.144/?p=107130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라 조기 대선을 맞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촉박한 시간 아직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특히 현 시국에 책임이 있는 보수진영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되고 뚜렷한 지명도를 가진 후보가 없어 등장한 대안이 반기문 전 총장이었다. 그러나 반 총장은 귀국 후 대권행보에서 자신이 실제보다 과대평가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기차표 하나도 제대로 뽑지 못하고 자원봉사를 가서 할머니께 누워서 식사를 하게 하는 등 어색한 서민 행보를 보이면서 자신이 대다수의 국민들과 일상을 공유하지 않는 특권계층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국민들은 반 총장의 서민 행보에서 표를 위해 연기하는 낡은 정치를 보았다. 이는 그대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 총장이 사퇴한 후에 반 총장에게로 집중된 지지율은 새로운 후보를 찾아 떠났다.

왼쪽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출처: 조선일보

그 수혜자 중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 고착화와 보수표를 얻으며 전체 대선주자 지지율 2위에 올라서는 약진을 보였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느끼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지지할 보수 후보가 없을뿐더러 진보진영에서 가장 중도의 스텐스를 취하며 포용력이 있어 보이는 안 지사에게 몰렸기 때문이다. 즉 안 지사의 팽창은 보수층으로의 확장에 기반 두고 있다. 이것이 안 지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문재인 대표가 30%로 전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외연확장성은 안 지사보다 떨어진다고 평가된다. 안 지사는 지지율이 크게 오르자 더욱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중 대다수는 중도 및 중도보수의 표를 향해있다. 그러나 안 지사의 우클릭―우클릭인지 신념인지는 모르지만―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안 지사의 우클릭 행보 중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대연정 발언이다. 대연정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20대 국회 의석 분포에 있다. 20대 국회의 의석 분포를 보면 어느 당이 집권한다 해도 여소야대 형국으로 새 정권의 정책추진에 제약이 많아진다. 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안 지사는 새누리당도 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 시국의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과 연정을 한다는 것은 새누리당에게 면죄부를 주고 부활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이는 적폐청산, 정권교체, 정의의 시대정신과 맞지 않다. 시대정신은 곧 민심이다. 즉 탄핵정국을 여기까지 이끌고 온 촛불민심에 반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협치와 화합, 통합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적폐청산,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다.

또한 안 지사 고정 지지층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안 지사는 더민주다. 또한 스스로 말하기를 노무현과 민주당의 적자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가 하는 발언들을 보면―가령 박정희 대통령을 공칠과삼으로 평가하는 것 등―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바둑 격언 중에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라는 말이 있다. 내 돌이 산 다음에 상대의 돌을 공격하라는 것이다. 내 세력이 살고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밖으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핵심 지지층이 없이 외연 확장에만 치중하면 집 없이 대마만 떠돌아다니는 형국이 된다. 집이 없는 대마의 결말은 죽음이다.

마지막으로 보수층으로의 확장이 당내 경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냐는 것이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철수 의원과 비주류들의 탈당 속에서 문 전 대표는 획기적인 인재영입과 온라인 당원을 받는 등 당에 변화를 꾀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때 다수 들어온 당원들은 친문 성향과 진보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다. 안 지사의 약진은 중도보수표의 흡수인데 그것이 당내 경선에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출처: 뉴스1

그렇다면 이런 대연정을 어째서 구상하고 선언했을까? 사실 안 지사의 우클릭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선거 때 진보진영은 종종 우클릭 행보를 보이곤 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클릭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보수의 프레임에 갇혀 2가지의 콤플렉스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온건 진보 콤플렉스이다. 보수가 진보를 공격하는 프레임 중에는 과격성의 프레임이 있다. 실재 진보의 사상적 기반은 카를 마르크스다. 카를 마르크스의 계급론과 혁명론의 시각으로 사회를 본다. 그러나 보수가 민족주의적이고 적자생존적인 시각으로만 세상을 보지 않는 것처럼, 또한 모든 보수가 민족주의적이고 시장근본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진보 또한 스펙트럼이 넓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 기득권(=수구) 세력은 주류를 차지한 보수 언론들을 통해 진보의 정당한 비판을 저의가 있다고 의심하고 종북으로 몰아간다. 진보는 보수의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여 스스로 ‘과격하지 않은 순한 진보’가 되기 위해 자기검열을 한다.

또 다른 콤플렉스는 실용적 진보 콤플렉스다. 보수는 보수언론을 통해 실용적 이미지를 선점함으로써 선거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면서 진보에게 ‘쓸데없이 고리타분하고 이상적인 얘기만 하는 엘리트들’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왔다. 큰 건물을 세우거나 강을 파는 등의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보수적 경제정책에 비해 분배의 공정을 통해 유효수요 창출로 성장을 견인하는 진보적 경제정책은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성과이다. 또한 진보 정권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또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면서 사실상 한국에서는 진보적 경제정책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실용적 진보 프레임도 상기한 ‘순한 진보 프레임’처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가시적 경제성과에 집착해 진보의 다른 소중한 가치 예컨대 공동체주의, 다양성, 평등함, 자유로움을 소홀히 하게 되면서 선거에서 제대로 된 진보의 가치를 홍보하지 못하게 된다.

이 2가지 콤플렉스에 빠져 자기 검열하면서 진보 스스로의 가치를 표방하지 못하게 된다. 위에 상기한 2가지 이유 말고도 우클릭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의 우클릭이 도리어 보수의 당선을 돕는다고 얘기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사람들이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특정한 언어사고체계로 바라본다고 설명한다. 언어사고체계가 소위 말하는 프레임이다. 가령 “세금 구제”라는 말을 쓰면 ‘세금=고통’이라는 언어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세금을 줄이는 것은 고통에서의 구제라는 프레임이 성립된다. 이 프레임은 보수의 프레임이다. 이에 맞서는 진보의 프레임은 “세금은 투자”라고 하는 것이다. 투자라는 프레임은 세금이 공공재와 사회의 유지를 위한 비용을 넘어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이득이자 권리가 된다.

조지 레이코프. 출처: EBS

이처럼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진보적 프레임과 보수적 프레임 둘 다 존재하는데 어느 프레임이 더욱 지배적이냐에 의해 그 사람의 정치성향이 정해진다. 그렇다면 중도는 무엇인가? 우리는 중도를 진보와 보수의 중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지 레이코프는 중도는 없으며 우리가 중도라고 부르는 이들은 사안에 따라 프레임을 달리 사용하는 이중개념주의자라고 말했다. 중도를 잡기 위해 우클릭하는 것은 첫째, 자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며 둘째, 보수적 프레임을 사용하여 이중개념주의자들에게 보수적 프레임을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호한 스탠스의 진보보다 확실한 보수를 선택하게 된다.

진보가 해야 할 것은 우클릭이 아니라 좌클릭이다. 중도를 잡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를 왼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서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색하다.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그저 자신의 가치를 솔직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표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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