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https://ppss.kr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Tue, 18 Mar 2025 02:46:07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5.8.10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ppss-100x100.png ㅍㅍㅅㅅ https://ppss.kr 32 32 매출을 높이고 싶은 피부과라면 ‘부스트리’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 부스트리 이화랑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749 Wed, 26 Feb 2025 03:08:58 +0000 http://3.36.87.144/?p=268749 피부과 매출을 올려주는 CRM 부스트리 (2년 만에 50개 피부과 사용 중)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피부과 의원의 경영, 마케팅, 운영을 함께하는 ‘부스트리’를 개발하는 부스트리 대표 이화랑입니다.

피부과 SW에 맞는 뽀샤시한 피부

경영, 마케팅, 운영을 함께한다는 게 무슨 말이죠?

기존 MSO라는 개념이 도입된 네트워크 병원들이 많이 있죠. 식당으로 치면 프랜차이즈 식당과 같은 거죠. MSO 본사에서는 다양한 일들을 해주는데요, 이러한 경영지원·마케팅·운영 서비스들을 일반 개인 병원에서도 매우 저렴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창업 2년도 안된 현재, 저희와 함께 하는 피부과들의 매출의 합은 벌써 연간 1,500억이 넘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성장한 것이죠.

1년 만에 이 정도의 성과를 낳고 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빠르게 성장한 거죠?

기존 MSO 네트워크 병원과 달리 SW 기술을 잘 활용했어요. 제가 이미 IT 회사만 두 차례 매각 경험이 있거든요. 마케팅, 고객 유입, 상담, 예약, VIP 고객 관리, 멤버십 관리 등, 모든 고객 접점에 IT를 붙였어요. 피부과 객단가가 평균 OO만 원이에요. 또 병원은 한 번만 오는 게 아니라 10번 이상도 오잖아요? 기존 병원은 사람이 관리하다 보니, 이 재방문을 너무 많이 놓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IT로 이 재방문율을 엄청나게 높이는 거죠.

그야말로 재방문을 위한 뭐든지 한다

그러게요. 한 번 오면 몇십만원인데, 생각해보니 제가 다니는 피부과도 카톡 메시지가 오지 않네요.

네. 요즘 쇼핑몰은 주기적으로 카톡이 오는 게 기본이잖아요? 그런데 피부과가 여기에 딱 맞는 게 ‘개인화’가 참 잘 돼 있습니다. 내원자의 피부가 어떤 상태였고 첫 내원 시 어떤 시술을 받으셨느냐에 따라, 언제 어떤 시술을 받아야 할지가 그려지거든요. 그런데 피부과가 전문화된 영역이다 보니, 쇼핑몰이 쓰는 CRM으로는 잘 맞지 않아요. 그래서 2년 전 부스트리를 창업했습니다. 현재 약 50여개의 병원에 도입한 상황입니다.

 

두 번의 엑싯 경험으로 다져진 IT 내공으로 부스트리 창업

어쩌다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개인적으로 이번이 3번째 창업입니다. 첫 번째 창업은 ‘슬로그업’이라고 학생 때 창업한 개발 회사예요. 원래는 학생 때 친구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요. 먹고 살기 위해 외주에 뛰어들다가, 우연히 대기업 SK의 앱 개발을 맡게 됐어요.

첫 창업 당시의 모습
나중에는 테라스 갖춘 사옥을 통으로 썼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이 대기업 앱 외주를 맡을 수 있나요?

처음에는 하청의 하청으로 들어갔죠. 대기업의 요구사항은 엄청 깐깐한데, 당시 원청사에서 그걸 맞추지 못해서 급히 구원투수가 필요했어요. 그때 일정 맞추겠다고 한 회사가 저희들밖에 없었던 거죠. 10년 전에는 젊었으니까 대기업 본사 가서 매일같이 밤새며 요구조건을 맞춰서 앱을 출시했어요.

이후 쭉쭉 일이 들어왔겠군요.

네. 한번 레퍼런스가 생기고 계속 추천이 이어지니까 이후 쭉쭉 큰 건을 맡게 됐어요. SK렌터카 다이렉트, 수입차 서비스 카펫, LG전자 커런트닷의 플러스팟, 휴대폰 재활용 민팃 등이 저희가 개발한 프로젝트입니다. 렌터카 다이렉트 이런 서비스들은 몇 천억대 매출이 나기도 했습니다. 또 Series B 이상 되는 유명 스타트업 개발도 다수 맡았습니다.

이런 대형 고객사들을 잔뜩 맡으며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대기업 일을 꾸준히 맡을 정도면 돈도 많이 버셨겠군요.

제가 창업 초기에 너무 고생하다 보니 항상 회사에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매해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기는 했습니다. 또 중간에 가전 케어 기사님을 연결해 드리는 플랫폼 ‘쓱싹’이라는 자체 프로덕트를 내놓기도 했어요. 현재 두 회사는 모두 매각했습니다. 슬로그업은 삼성, SK 출신 실력파들이 모인 팀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에 SPC형태로 매각했고요. 쓱싹은 ‘고퀄’이라는 국내 1위 IoT 회사에 매각했어요.

 

피부과만 5조 시장, 글로벌까지 노릴 수 있는 한국의 압도적 우수함

엑싯이라니, 그것도 두 번이나! 돈도 많이 버셨겠군요…

경제적으론 안정된 상태이긴 합니다만 돈 때문에 매각한 건 아니고, 부스트리에 집중하고 싶어서 매각한 게 더 커요. 더 의미 있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이번 부스트리 창업에서는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 따로 Pre-A 투자를 받았어요.

초기 투자금으로 개발에만 집중하며 2025년 중에는 BEP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왜 굳이 엑싯하고 부스트리에 집중하려 한 거죠?

사실 슬로그업의 영업이익이 그리 낮지는 않았어요. 최근 몇 년을 보면 외주사업부 평균 10억 이상은 됐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만든 제품들이 정말 큰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들이었거든요. SK렌터카, 민팃… 그러니까 저도 시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었어요.

그러면 왜 피부과용 SW를 내놓은 건가요?

크게 두 가지를 봤어요. 첫 번째, 시장이 큰가. 두 번째, 이 시장의 문제를 잘 풀어내고 있는 회사가 있는가? 피부과 시장 자체는 정말 커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5조 이상으로 보거든요. 그런데 피부과의 문제를 잘 해결해 주는 곳은 많이 없었던 거죠.

외국인이 찾아오는 규모만도 엄청나다

근데 병원 쪽에 온갖 스타트업들이 병원 IT를 혁신하겠다고 들어갔는데 안 되는 걸 보면, 그냥 병원 시장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시장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병원에 들어간 SW는 대부분 다양한 과의 병원 전체를 노리고 들어갔거든요. 그러다 보니 병원 관리나 심평원과 연결되는 쪽이 중요했고요. 저희는 전선을 넓히지 않고 뾰족하게 ‘피부과’만 보고 있습니다. 국내 피부시술이 워낙 발전한 만큼, 여기 하나만 집중해도 해결할 문제도 굉장히 많거든요.

 

온라인 마케팅과 병원 CRM을 통합하여 재방문과 효율을 높임

저도 마케팅에 한발 걸치고 있는 입장인데, 병원 마케팅 업계에 양아치가 너무 많다는 말이 많습니다.

마케팅사 문제도 있겠지만, 병원 마케팅이 통합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헛돈을 쓸 수밖에 없는 거죠.

부스트리는 모든 기능을 통합 제공하여 매출 누수를 막는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로 1) 병원 마케팅 회사가 인스타그램 광고를 돌려요. 그러면 가망 고객이 2) 병원 홈페이지에 와서 채팅으로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3) 네이버 예약을 하죠. 예약 시간에 맞춰 4) 내원해서 상담을 받습니다. 5) 시술을 받죠. 근데 이 각각의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따로 놀지요. 생각해보면 당연하잖아요. 1) 인스타그램 2) 홈페이지 3) 네이버 4) 병원 SW…

에에, 무슨 말이죠…

그러니 1) 인스타 노출 수는 당연히 압니다. 그런데 이 중 얼마나 많은 분들이 2, 3) 어떤 광고를 보고 상담받고 예약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일단 병원에 오셔서 시술한 분들의 데이터가 4, 5) 한번 진료로 끝나고 다음 개인화된 메시지 마케팅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부스트리를 사용하면 모든 마케팅이 연동돼 마케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 그러고 보니 피부과 처음 왔을 때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에 인스타 광고, 네이버 블로그, 이런 거 체크했던 기억이 있네요.

네. 근데 그거 대충대충 하시잖아요. 피부과 마케팅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누면 신규 고객 유치와 재방문이라 했잖아요. 그런데 신규 고객이 어떻게 왔는지 명확한 경로를 모르니, 마케팅 효율이 나아지지 않고 돈을 계속 뿌리게 되죠. 또 방문한 고객에게도 현재 피부 상태와 시술 기록에 맞춰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니 재방문율도 낮아집니다.

그러면 부스트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나요?

기본적으로 홈페이지, 예약 및 상담 솔루션, 전용 앱,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원내 운영의 관리 리소스가 줄고 신규 직원이 왔을 때 교육을 매우 빠르게 하여 적응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위 모든 과정의 마케팅과 액션을 통합합니다. 자연히 광고 효율은 높아지며 신규 고객 유입 비용이 줄고요. 또 방문 고객 데이터에 맞춰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며 재방문율도 높아집니다.

단순히 SW뿐 아니라 경영 컨설팅과 마케팅 대행까지 제공한다

부스트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기

 

홈페이지, CRM, 관리자 자동 연결에 24시간 글로벌 CS상담까지

하나씩 구체적으로 풀어보지요.

일단 홈페이지부터 시작할게요. 대부분의 피부과 홈페이지는 제 역할을 못합니다. 왜냐? 피부과는 비급여 시장이라 가격이 시시각각 바뀌어요. 이벤트도 주기적으로 열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홈페이지 가격 바꿔, 블로그 이미지 새로 올려, CRM에서 가격 조절해… 이걸 다 맞추기가 쉽지 않거든요. 상담실장이 쓰는 수가표는 가격이 내렸는데, 홈페이지에는 그대로 있거나, 잘못된 가격으로 CRM 문자 메시지가 날아가거나…

부스트리는 모든 데이터가 효과적으로 통합되어 매출 누수와 고객 불만을 막는다

머리 아프겠네요.

네. 그런데 부스트리 쓰면 그게 다 해결돼요. 관리자 페이지에서 가격 변동하면, 홈페이지와 이벤트, CRM까지 다 연동되거든요.

모두 연동된다고요?

네 이벤트 만드는건 시술 금액이나 패키지 구성 기획만 되어 있다면 단 몇분 만에 구성해서 홈페이지에 노출하거나 카카오 채팅에 노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건 CRM과 자동으로 동기화 됩니다. 이를 통해 챗봇이 자동으로 상담을 해줍니다. 그리고 고객은 이를 통해 예약을 할 수 있고요, 당연히 CRM에도 예약 연동이 됩니다.

부스트리 대시보드, 한눈에 병원과 고객 현황을 알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오… 비용 절감 효과도 있겠군요.

네. 그래서 부스트리를 도입하면 인력들이 본인 주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병원의 효율성이 좋아지게 됩니다. 물론 마케팅팀도 부스트리를 통해 효율화가 됩니다.

근데 그렇게 하다 보면 CS 빵꾸날 때 있지 않나요?

아니에요. 저희가 AI 상담 기능도 제공하거든요. 여기에 한국 병원들은 해외에서 오는 환자도 많은데, 한국 영업시간이랑 해외랑 시간이 안 맞아서 잠재 고객이 이탈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부스트리 AI 상담 시스템은 24시간 상담 가능해서 그런 문제를 막아드리고요, 일반 상담도 AI로 가능합니다.

AI 상담을 통해 해외 고객 유치도 문제없다

 

앱 제공으로 고객 맞춤형 메시지, 고객은 앱으로 기록 관리를 통한 재방문

홈페이지는 그렇고, 다음으로 앱은 어떤가요?

홈페이지가 신환(신규 고객) 용이라면 앱은 구환(기존 고객) 용이에요. 병원 수익 상당수는 기존 고객에서 나와요. 그런데 이걸 엄청 많이 놓치는 이유가, 데이터 분석이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예요. 즉 고객 세그멘테이션을 제대로 못 시키고, 똑같은 메시지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그멘테이션? 고객 분류 말씀이신가요?

네. 피부과는 개인화가 굉장히 중요해요. 커머스처럼 몇 달 전 뭘 샀으니, 주기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자…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일단 시술마다 주기가 다르잖아요. 매달 오시는 분, 3개월에 한 번 오시는 분… 이런 건 기본이고 병원별로 설날, 크리스마스 전에 많이 받는 시술, VIP, 할인에 민감한 분, 계절성 피부, 이런 분들에 따라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야 해요. 부스트리는 그게 가능하고요.

아주 쉽게 고객들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아… 그러면 앱 푸시로 메시지가 가는 건가요?

메시지 형태는 원하는 대로 문자, 카톡, 앱 푸시, 모두 보낼 수 있어요. 다만 앱이 있을 경우, 고객 락인 효과가 더 커지지요. 피부과는 예약도 예약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 또 5회 결제 한 번에 했는데 얼마 남았는지, 나의 멤버십 잔여 포인트는 얼마인지 이런 것도 궁금할 때가 많아요.

부스트리를 쓰면 고퀄리티의 고객용 앱이 제공되고, 이런 모든 게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자연히 상담도 줄어들고, 병원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지요.

고객은 앱을 통해 계속해서 병원에 재방문한다

여러모로 신박하네요. 돈은 어떻게 받나요?

두 가지 모델이에요. 하나는 SW 사용료를 받는 모델, 또 하나는 우리가 마케팅과 운영까지 병원 전반적 운영을 다 해주고 매출을 쉐어하는 거예요. 월 구독모델로 처음에는 싸게 계약하고, 쓰면서 점점 만족도를 높여서 결제액을 높이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 입장에서도 병원 매출이 늘어나며 윈윈하는 거죠.

근데 기존에 병원이 쓰던 CRM이 있을 텐데요. 그걸 바꾸는 것도 일이지 않나요?

아. 저희가 CRM은 아니기 때문에 이미 쓰고 있는 CRM에 연동되어 들어갑니다. 이미 국내 유명 CRM과 연동을 마쳐뒀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부스트리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기존의 SW와 통합되고, 이후는 부스트리로 편히 관리하면 돼요.

기존에 쓰던 CRM과 자동 동기화되기에 걱정 없이 도입할 수 있다

 

병원 차릴 때부터 함께 하며, 무료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부스트리

그런데 병원 처음 차리는 입장에서 부스트리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병원 처음 차릴 때 어려움이 굉장히 많아요. 동네 프랜차이즈 치킨집보다는 중소기업 하나 차리는 거에 가까워요. 그래서 MSO(병원경영지원회사)라고 이를 지원해 주는 회사가 많은데, 우리 부스트리도 이런 일을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처럼 SW를 갖추고 데이터 기반으로 해주는 곳은 많이 없어요.

병원을 위한 모든 걸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

처음 차릴 때 결정해야 할 게 많잖아요? 어떤 컨셉, 어떤 가격 정책, 어떤 시술을 팔아야 될지… 이런 걸 모두 컨설팅하고 도와준다. 이 동네는 어떤 연령대의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이런 게 먹힌다… 저희는 이런 ‘매출 전략서’를 감이 아닌 데이터를 토대로 내놓습니다. 외부 데이터에 더해서, 이미 부스트리를 쓰고 계신 고객사가 많으니까요.

그러면 병원 차릴 때 별도의 컨설팅 비용은 없나요?

오히려 돈을 더 벌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그냥 낭비되는 비용을 모두 해결해 주거든요. 또한 우리가 병원 만들 때부터 부스트리 SW도 풀로 제공해주고, 담당자가 붙어서 계속 마케팅도 담당해 주는 거죠. 그렇게 피부과와 공생하고자 하는 게, 저희의 롱 텀 전략입니다.

운영부터 마케팅까지 병원에 필요한 모든 걸 제공한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희 팀이 추구하는 것은 복잡한 목표가 아니에요. 결국 우리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해결해 나가며 진심으로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스트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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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대 매출 서비스 ‘디어’를 매각하고 IT 컨설팅 업에 도전한 이유: 다빈치 팽동은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595 Thu, 06 Feb 2025 04:58:04 +0000 http://3.36.87.144/?p=268595 잘 나가는 서비스가 아닌 ‘일의 즐거움’을 찾아

이승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팽동은: IT 컨설팅 업체 다빈치 대표 팽동은입니다. IT 컨설팅을 시작한 것은 1년 반쯤 됐고, 법인은 2018년 설립되어서 6년 된 기업입니다. 원래는 ‘디어’라는 공유 킥보드 회사였고, 그때 회사 이름도 ‘디어코퍼레이션’이었죠. 그 비즈니스를 작년 3분기 ‘스윙’에 매각하면서, 회사가 완전히 IT 컨설팅으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이승환: 킥보드 사업이 잘되지 않았나요?

팽동은: 아닙니다. 잘 됐어요. 회사 매출이 200억 원 이상이었습니다. 운영 대수도 처음 20대에서 시작한 게 2만 대 정도까지 늘었고, 회원 수도 150만 명 정도로 사업 자체는 꽤 잘 성장했어요. 그런데 2021년쯤부터 제가 더 이상 이 사업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승환: 왜죠?

팽동은: 2020년 여름, 저희 킥보드를 타다가 사람이 크게 다쳤습니다. 특히 임산부께서 남편과 둘이서 킥보드를 탔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치셨고, 결국 아이도 잃으셨어요. 그 이후로 ‘많고 많은 사업 중에 굳이 이런 걸 해야 하나?’라는 현타가 왔어요. 한 번 그렇게 생각이 들자 의지가 싹 사라지더라고요.

회사가 한참 성장하던 시기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사고

이승환: 음… 너무나 아픈 일이긴 한데요. 두 분이 탔다면 운전자 잘못도 있잖아요.

팽동은: 글쎄요… 어쨌든 개인적으로 너무 쇼크가 컸어요. 대표로서 최대한 금전적으로 지원해 드리기도 했지만, 이 사업을 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대표의 의지가 식어버리니 아무 의미가 없더라고요. 저희가 당시 업계 3위권이었고, 킥보드를 늘리면 매출을 2배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렇지 않았어요.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우린 추가 성장하지 않고 축소하겠다”고 단호하게 얘기한 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았습니다.

이승환: 아, 그래도 힘들게 회사 잘 되게 키웠는데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팽동은: 전혀요. 솔직히 킥보드 사업할 때는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가맹점주한테 전화가 오면 피할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오히려 제가 고객에게 먼저 전화를 걸 정도로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수익성이 확실한 사업으로 회사도 잘 성장하고 있고, 킥보드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도 거의 쓰지 않고 모셔두고 있습니다.

 

서울대, 베인, IMM, 엄친아가 창업하게 된 이유

이승환: 대표님 이력이 너무 화려한데요. 서울대 경영학과, 컨설팅펌 베인앤컴퍼니 거쳐, 잘나가는 PE(사모펀드) IMM까지…

팽동은: 이력서만 보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 같지만, 사실 가는 곳마다 하위권이었습니다. 서울대에서는 정말 ‘놈팽이’처럼 놀아서 학점이 안 좋았어요. 취업에 관심도 없었고, 기부 동아리를 만들었고, 또 재밌어 보여서 옷 장사도 했어요. 어머니께서 어디든 원서라도 좀 넣으라 해서 들어간 곳이 전경련이었습니다. 친구가 “너는 전경련이 딱이다.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다. 일도 별로 없고 6시 땡 하면 퇴근해서 부업도 할 수 있을 거다…”라고 꼬드겨서…

풋풋했던 시절의 팽동은 대표

이승환: 전경련이라니, 컨설팅펌과 PE와는 너무 안 맞는데요.

팽동은: 제 맘대로 살다 경직된 조직에 가니 너무 안 맞더라고요. 우울증에 자살 충동까지 강하게 왔지만, 부모님이 ‘그래도 4계절은 경험해 보라’고 하셔서 365일 딱 버티고 바로 퇴사했어요. 동남아에 40일 정도 갔다가, 남은 돈으로 신림동에 5평짜리 단칸방을 얻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카페에서 카야토스트 하나랑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책 실컷 보고, 돌아와서 기타 치고 곡 쓰고, 시도 쓰고… 그렇게 백수 생활을 즐겼습니다.

이승환: 왜 그 시점에 다시 취업을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팽동은: 그때는 ‘지금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어요. 문제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몰랐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1조 원의 승부사들』이었는데, 국내 사모펀드(PE)의 비화 같은 걸 다룬 책이었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아, PE로 가야겠다…’라고 결심했는데, 들어가기 어렵고 금융 지식도 필요한 분야였죠. 그래서 ‘금융에 관한 하드 스킬을 탑재하자’ 싶어 파이낸셜 모델링, 엑셀 모델링 등을 파다가 운 좋게 들어간 곳이 베인입니다.

베인앤컴퍼니는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3대 컨설팅 펌으로 꼽힌다

이승환: 아니, 별로 준비도 안 하고 베인 가다니… 너무 천재 아닌가요;;;

팽동은: 면접 방식이 저랑 잘 맞아떨어졌어요. 제가 느끼기에 컨설팅 면접은 스무고개의 비즈니스 버전’인데, 논리적으로 문제의 핵심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면접 때 긴장이 전혀 안 되고 재밌는 문제를 풀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렇게 베인에서 사모펀드 쪽만 전문적으로 서빙하는 ‘PEG’(Private Equity Group)이라는 곳에 배정됐고, IMM PE 쪽에서 좋은 제안을 주셔서 PE로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이승환: 잘 맞았다면서 왜 또 2년여 만에 PE로…

팽동은: 컨설팅할 때 가장 아쉬웠던 게, 밤새 만든 100장짜리 PPT를, PE에 있는 동년배들은 15분 만에 훑고 끝내버리는 거였어요. ‘나는 이 내용을 만드는 데 하루 종일 걸렸는데, 이 사람들은 15분 만에 다 보고 이해하네. 5년 후엔 이들이 나보다 몇 배는 더 똑똑해지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IMM으로 갔고 실제로도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IMM에서 일한 것 이상으로 더 많이 배우려면 창업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디어를 창업하고 다빈치까지 온 거죠.

IMM은 LP(출자자)들로부터 가장 운용 전문성 높은 사모펀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처: 이데일리)

 

배민, 삼성 출신의 일류 개발자들, IT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다

이승환: 근데 킥보드 ‘디어’를 하다가 IT 컨설팅 ‘다빈치’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팽동은: 디어 매각은 반년 전이지만, IT 컨설팅 사업은 1년 반 전부터 시작하고 있었어요. 우아한형제들, 삼성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출신 인력으로 구성된 인력들이 킥보드 앱을 잘 개발하고 안정화까지 하니 할 일이 없어져 버린 거예요. 마침 저도 킥보드에서 손을 떼고 싶을 때라 제안했죠. “그럼 이 개발 리소스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해서 시작한 게 IT 컨설팅 및 제작이었어요.

아주 깔끔한 다빈치 로고

이승환: 고객은 어떻게 끌고 왔죠?

팽동은: 제가 IT컨설팅 다빈치를 한다고 하니까 지인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컨설팅 방식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진단한 후, S급 개발자들이 실제 제품 개발로도 연결하겠다, 그랬더니 수요가 꽤 많았죠.

이승환: 컨설팅과 개발은 전혀 다른 영역 같은데, 둘 다 같이 하다니 신기하네요.

팽동은: 근데 사실 이 둘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해요. 저도 컨설팅 펌 출신이지만, 여기는 실제 고객이 앞으로 구현할 제품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고 개발 난이도가 있는지 꼼꼼히 따지기는 힘들거든요. 반면 개발 SI 회사는 이게 정말 좋은 문제 해결책인지 따져보기보다, 고객이 던져준 사양에 맞춰 개발하는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죠.

이승환: 잘못 꼬이면 컨설팅펌은 ‘만들기 힘든 제품’을 내놓고, 개발 회사는 ‘쓸모없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거군요.

팽동은: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앞단 컨설팅을 맡으니 그 문제가 싹 사라진 거예요. 예를 들어, 어느 회사가 “공장 생산, 발주, 누락, 이런 게 엑셀로는 관리가 안 된다. ERP를 2억 들여 깔라는데, 맞는 선택인지 모르겠다”라고 물어보면, 제가 엑셀 파일을 받아서 직접 VBA 매크로를 짜주고 끝내버려요. VBA로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 가능하거든요. 근데 그걸로 부족해서 “이건 ERP 수준으로 가야겠다”고 판단될 때 개발팀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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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그렇게 주변 지인들 일부터 시작해서, 점차 규모가 커졌나 봐요.

팽동은: 네, 처음엔 저도 저희가 정말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 “몇백 만 원만 주세요”라고 싼값에 했어요. 근데 성공 사례가 쌓이니 연락이 엄청 많이 왔어요. 그러다 1년 반 동안 점점 고객사 규모가 커졌고, 이제는 쏘카, 네이버, 고용노동부, 컴포즈커피 같은 곳도 저희에게 의뢰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용도 억 단위로 올라갔죠.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굵직한 곳을 고객으로 모셨다

 

고객에게 우선 ‘해결책’을 제시한다, 개발은 해결에 필요할 때 따라오는 도구

이승환: 뭔 SI 회사가 1년 반 만에 쏘카와 네이버까지;;;

팽동은: 흔한 외주와는 다른 IT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시장에 필요했던 것 같아요. IT 컨설팅 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대한민국 외주 시장은 왜 2류 취급을 당할까?’ 하고 고민했어요. 결론은 발주사와 개발사 간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더라고요. 근데 애초에 제품 개발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아니면, 그런 갈등은 숨어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제가 베인에서 컨설팅하듯, 또 PE에서 기업 실사하듯 회사 상황을 전부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 거죠.

이승환: 컨설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팽동은: 예를 들어, 부산에 있는 한 회사는 온라인 채널이 40개나 되어서 CS가 전혀 안 되고, 쿠팡, 네이버 등 여러 플랫폼 연동도 안 돼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일주일간 그 회사에 출근하듯 다니고, 현재 시스템 개요, 각 시스템의 결함, 해결 방안, 개발 공수와 견적 등을 자세히 정리했어요. 회사가 어디서 막혀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그렇게 회장님 보고용으로 드리니 곧바로 “그럼 네가 해결해 줘” 식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실제 다빈치가 제공하는 컨설팅 문서.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이승환: 기존에는 문제를 진단하는 곳 따로, 개발하는 곳 따로 있었다면, 이게 통합된 거군요.

팽동은: 맞습니다. 예를 들어, “CRM 시스템에 전화번호가 자동 저장이 안 된다. 그건 기존 외주사가 누락한 기능이니 추가해야 하고, 사방넷 연동으로 고객 주문 내역도 자동으로 뜨도록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식으로 구체적으로 안내해 주면, 자연스럽게 “그럼 이걸 직접 개발까지 해달라”라고 연결되는 거죠.

이승환: 근데 좀 애매한 게, 사실 돈이 되는 건 SI 영역이잖아요. 실제 현장에서 컨설팅하면 개발 필요 없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단 말입니다? 아까 대표님이 VBA 한번 짜고 끝난 것처럼…

팽동은: 그렇죠. 사실 진단 자체가 더 값어치 있는 일이긴 한데, 국내 시장 분위기는 컨설팅에 돈을 잘 쓰지 않으니까요. 근데 제가 디어 당시에도 그랬지만, 일에 있어서 윤리관을 철저히 지켜요. 그래서 불필요한 기능을 고객이 요구하면서 돈 많이 내겠다는 고객은 말립니다. 최근에도 의뢰자분이 “AI로 영어 학습 앱을 만들겠다”라고 해서 뜯어말린 적이 있죠.

이승환: 아오, 내 돈도 아닌데 아깝네;;;

팽동은: 저희는 ‘컨설팅 회사’잖아요. 저희가 일하는 방식은, 먼저 고객의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주고, 꼭 필요한 선에서만 개발을 제안한 다음, 완벽하게 구현까지 해주는 거예요. 많은 외주사도 “우리는 PM·기획 다 해준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고객이 “이 기능 만들어 달라”고 하면 그걸 구현하는 데 집중하잖아요. 반면 저희는 애초에 ‘그 기능이 진짜 필요한지?’부터 파악하고, 데이터를 직접 모니터링하며 원인까지 파고드는 컨설팅을 먼저 합니다. 그래서 고객 입장에선 “갈증이 완전히 해소된다”는 만족이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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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문제를 분석하는 컨설턴트이자 모두가 실행하는 개발자인 슈퍼 팀 확립

이승환: 하지만 컨설팅이 대표님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 같은데요.

팽동은: 최근에는 제가 처음과 마지막만 체크하고,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들어갑니다. ‘개발자이면서 컨설턴트’인 팀원을 키우고 있는 거죠. 컨설턴트는 “비즈니스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 는 관점이 중요해요. 컨설턴트가 개발을 배우기보다, 개발자가 이 관점을 익히면 기존 컨설팅펌 컨설턴트보다 뛰어난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승환: 대표님은 이제 팀원들 지적질을 주로 하는 거군요(…)

팽동은: 네. 근데 주로 하는 말은 비슷해요. “비즈니스 문제를 푸는 게 1번 목표다, 그게 해결돼야 고객의 불안감이 해소된다. 절대 고객을 불안하게 하지 마라.”라고 계속 강조하죠. 나아가 개발단에서 이걸 실무로 녹여내요. 이를 위해 계속 “코드 한 줄 한 줄이 실제 매출과 직결되도록 써라, 그냥 예쁜 코드만 짜서는 고객이 감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요.

중요한 건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 (링크)

이승환: 팀원들은 잘 따라오나요?

팽동은: 팀원들이 좀 순수한 면이 있어서, 좋은 해결책을 내도 너디(nerdy) 하달까, 문서 결과물이 아쉬울 때도 있죠. 그래도 다행히 팀원들이 센스가 좋아서, 이제 클라이언트 미팅이나 영업을 직접 따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저희 전 직원이 10명인데, 일이 많이 들어와도 사람은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10명 모두 개발자이자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한 명씩 단단하게 육성하는 거죠.

이승환: 말씀 들어보니, 액센추어나 IBM 컨설팅, LG CNS 같은 곳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 같은데요. 결국 “테크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잖아요.

팽동은: 그렇죠. 흔히 말하는 대형 SI 업체들이 이미 그런 방식으로 큰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죠. 다만, 그들은 규모가 너무 커 일감을 재하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가능하면 직접 고객과 붙어서 일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하청을 주다 보면 완성도가 흔들릴 때도 많고요. 그래서 모든 일을 직접 해나가고 있습니다.

모든 파트너가 컨설팅과 개발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쉽게 풀기 힘든 문제를 안고 있다면 누구든 다빈치에 연락을

이승환: 근데 회사가 갑자기 커져서 싼 프로젝트는 안 받을 거 같은데… 얼마 이상이면 될까요?

팽동은: 저희는 돈보다 ‘문제의 크기’가 기준이에요. “이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에게 얼마나 새로운 지식이 남을까?”를 보면서 선택합니다. 일 자체가 단순하고 작은 문제면, 저희가 해도 노하우가 쌓이지 않거든요. 그런 건 작은 업체에 맡기는 게 낫죠.

우리가 여력이 되는 한, 남들이 쉽게 못 푸는 고객의 문제는 다 도와드리려 하고 있어요. 그 문제가 고객에게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는지가 중요한 거죠.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가’도 중요해요. 어려운 문제를 풀고 팀원들과 회사가 성장하는 게 즐거우니까요.

이승환: 그렇긴 해도 인력 기반 사업이니, 결국 단가를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팽동은: 맞습니다. 베인이나 맥킨지 같은 곳은 1주일에 억 단위로 받잖아요. 물론 우리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개발까지 실행한다는 점에서 제공하는 가치가 적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지금처럼 여러 문제를 경험하면서 ‘노하우’를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가는 올라갈 거라 믿습니다.

이승환: 앞으로는 어떻게 회사를 키워가고 싶습니까?

팽동은: 점차 어렵고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하려고 해요. 5억~20억 급 대형 프로젝트에도 도전하고 싶은데, 당장 5년 이내에 LG CNS나 삼성 SDS 같은 회사 규모로 커질 순 없으니까요. 대신 저희는 현재처럼 성실하고 전문적인 모습으로 인입을 늘려 가려 합니다. “다빈치는 개발자 같지 않고, 제대로 문제를 해결해 주는 파트너다”라는 평판을 쌓으면, 더 많은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이승환: 해외에도 이런 방식(개발+컨설팅)으로 일하는 업체가 있나요?

팽동은: 네, 캡제미니(Capgemini), 코그니전트(Cognizant), 쏘트웍스(ThoughtWorks) 같은 IT 컨설팅 회사들이 있어요. 개발 구현까지 직접 해주면서, 연 매출이 수천억에서 조 단위로 가는 곳들입니다. 특히 쏘트웍스는 <리팩토링> 저자 마틴 파울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죠. 당연히 그분들은 오랜 트랙 레코드를 쌓았으니 규모가 크지만, 저희도 빠르게 따라가 보자는 생각이에요.

이미 해외에는 다빈치처럼 일하는 IT 컨설팅 기업들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출처: thoughtworks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팽동은: 이런 심층 인터뷰는 처음인데, 제게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몇 년 후 다빈치가 어떻게 성장했고, 어떻게 변모했는지 다시 인터뷰할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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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쇼핑몰 식스샵에서, 고도화된 웹사이트 제작부터 외부 채널 관리와 CRM을 갖춘 식스샵 프로로: 식스샵 이상민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424 Tue, 14 Jan 2025 04:44:53 +0000 http://3.36.87.144/?p=268424

이승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상민: 식스샵 대표 이상민입니다. ‘6분 만에 만드는 멋진 쇼핑몰’이란 뜻으로 자사몰을 누구나 뚝딱 만들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승환: 이 치열한 e커머스 시장에서 계속 버티고 성장하다니 대단하시네요. 카페24, 메이크샵 등 상장사들과 싸우는 입장이잖아요?

이상민: 처음부터 시장을 다 먹자, 그런 생각은 없었습니다. 신규 셀러 입장에서 돈 안 들이고 쉽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어요. 당시의 기존 제품들이 생각보다 만지기 어려워서, 보통 처음에 100~200만 원 정도는 써야 쇼핑몰 형태가 나옵니다. 이후 유지 보수 때마다 또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데 식스샵은 월정액 요금만 내면 끝이에요. 그렇게 신규 유저만 꾸준히 늘려도 언젠가는 사이즈가 나올 거라 생각했어요.

이승환: 실제로 사이즈는 좀 나왔나요?

이상민: 이미 식스샵 솔루션 자체만으로 BEP를 넘은 지는 좀 됐고요. 꾸준히 우상향 중이에요. 마치 원티드가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사람인이나 잡코리아만큼 수익이 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최근 ‘식스샵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이승환: 식스샵 ‘프로’는 뭐가 다른가요.

이상민: 크게 세 가지 업그레이드가 있습니다. 먼저, 웹사이트 제작 시에 원하는 디자인을 높은 자유도로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저희 에디터에서 제공하지 않는 요소도 제작자분들이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요소를 에디터에서 편집하는 패널까지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스마트스토어, 쿠팡, 무신사 등 외부 플랫폼 채널들을 자사몰과 함께 통합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체적으로 CRM 기능을 제공합니다. 문자 메시지나 카톡 등을 고객에게 보낼 수 있죠.

 

식스샵 프로, 고도화된 웹사이트 제작을 위한 ‘블록 메이커’와 ‘식스샵 파트너’

식스샵 파트너를 통해 좀 더 미적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이승환: 웹사이트 제작 관련된 이야기부터 해봅시다. 기존 식스샵은 에디터로 쉽게 웹사이트 제작 가능한 툴인데 뭐가 좋아졌나요?

이상민: 기존 식스샵은 코딩 없이 에디터로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훨씬 높은 자유도를 원하는 사용자분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식스샵 프로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었고 그 결과 ‘블록 메이커’라는 기능이 탄생했습니다.

기존 제품들은 단순히 웹사이트에 코드를 삽입하거나 제공된 코드를 변형하는 정도만 가능했는데요. 식스샵 프로의 ‘블록 메이커’를 사용하면 제작자들은 기존 에디터에서 제공하지 않는 요소를 코드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디터 내에서 요소를 편집할 수 있는 패널까지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코드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블록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생성된 블록은 코드를 모르는 사람들도 손쉽게 에디터에서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기존 웹 빌더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높은 자유도로 웹사이트를 제작하시면서, 동시에 웹 빌더의 장점인 수정 및 관리의 편리함까지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승환: 코드를 활용한 자유로운 편집 좋은데 이건 일반인한테는 어렵지 않나요?

이상민: 맞습니다. 코드를 활용한 고도화된 작업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식스샵 프로에서는 웹사이트 제작 전문가들과 ‘식스샵 파트너’로 협력하며 고객들이 파트너에게 작업을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파트너들은 고급 기능을 구현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작업할 수 있어, 시간과 퀄리티 면에서 더 효율적이고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식스샵 파트너 랜딩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식스샵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파트너들로, 믿고 제작을 맡기시면 됩니다.

이승환: 파트너들은 그럼 식스샵 프로로 만들면 추가적인 혜택이 있나요?

이상민: 현재 식스샵 프로를 통해 웹사이트를 제작한 고객님의 월 요금제 비용을 파트너분들과 쉐어하는 형태의 제휴 계약을 맺었습니다. 또한, 식스샵 파트너 랜딩페이지를 통해 더 많은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더불어, 파트너의 쉬운 정산과 제작을 위한 파트너 센터도 구축했습니다. 이외에도, 식스샵 파트너들이 만들어낸 블록이나 템플릿을 홍보하고 거래할 수 있는 블록 스토어, 템플릿 스토어도 개설해, 제작 시장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이승환: 식스샵 프로로 쇼핑몰 말고 일반 홈페이지도 만들 수 있는 건가요?

이상민: 식스샵은 원래 홈페이지와 쇼핑몰 요금제 두 개 다 제공했고, 실제 고객의 약 ⅓ 이 홈페이지 요금제를 이용 중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식스샵 프로에도 쇼핑몰 기능이 필요 없는 고객을 위한 ‘홈페이지 요금제’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사이트나 기업 홈페이지처럼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닌 웹사이트를 제작할 경우, 쇼핑몰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식스샵 프로 하나면 쿠팡, 네이버 등 외부 채널을 한 번에 관리 가능

이승환: 그럼 다음으로 외부 채널 통합 관리부터 이야기해 보죠.

이상민: 기존 자사몰 솔루션을 쓰는 분들은 자사몰을 관리하면서도, 또 쿠팡, 스마트스토어 등을 하나씩 따로 관리해야 했죠. 외부 플랫폼을 관리해 주는 사방넷, 플레이오토 같은 툴이 있지만, 자사몰 외에 다른 뭔가를 써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또 오래된 툴이라 UX도 복잡해요. 하지만 식스샵 프로는, 식스샵 안에서 이 모든 걸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승환: 원래는 쿠팡 들어가서 쿠팡 판매 내역 보고, 지마켓 들어가서 지마켓 판매 내역 보고… 그걸 식스샵 안에서 한 번에 한단 말이죠?

이상민: 네. 원래는 플랫폼마다 일일이 판매 내역을 확인하고 그걸 엑셀로 다운로드하고, 그러면 그 엑셀파일 하나하나를 다 합쳐야 했죠.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여기에 배송 추적도 식스샵에서 바로 관리 가능하기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죠.

이승환: 연동된 외부 플랫폼은 어디 어디가 있나요?

이상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지마켓, 옥션, 11번가, 이렇게 5개 최상위 플랫폼은 모두 연동돼 있습니다. 여기에 버티컬 채널로 지그재그, 무신사도 연동돼 있습니다. 이름 좀 들어봤다 싶은 플랫폼들은 다 연동 중이에요.

이승환: 혹시 상품 등록도 일괄적으로 가능한가요?

이상민: 네. 식스샵 프로에서 상품 등록만 하면, 바로 클릭 몇 번이면 쿠팡 등 다른 채널로 뿌릴 수 있고요. 반대로 기존 스마트스토어의 상품을 땡겨서 식스샵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고객에게 문자와 카톡을, CRM 기능을 별도 비용 없이 제공

이승환: 다음으로 식스샵 프로의 주 기능이 CRM인데요. 시중에 CRM 프로그램 많은데, 왜 식스샵 프로 CRM을 써야 하나요?

이상민: 일단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데이터라이즈, 빅인 등 이미 시중에 좋은 CRM 솔루션이 많아요. 하지만 도입하는 순간 10만 원 정도는 들어가죠. 하지만 식스샵은 별도 비용을 아예 받지 않습니다. 자사몰 솔루션 사용료인 월 3만 원만 내면 끝이에요. CRM 솔루션에 별도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건당 9원 정도의 문자와 카톡 전송 비용만 청구해요.

이승환: 오, 그건 정말 좋네요.

이상민: 또 일반적인 CRM 솔루션은, 설치한 이후부터의 고객 데이터만 수집 가능합니다. 자사몰에 코드가 들어가면 그때부터 고객의 액션을 수집하니까요. 하지만 식스샵의 CRM을 사용할 경우 기존의 고객 구매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한 점 역시 장점입니다.

이승환: 식스샵이 내세우는 게 ‘쉽다’인데 CRM도 쉬운가요?

이상민: 사실 “CRM”이라 하면 되게 어려워 보이는데 그냥 문자 메시지, 카톡 메시지, 하면 일상적인 거잖아요. 이미 식스샵 프로를 사용하는 분들은 어렵지 않게 사용하시더라고요. 식스샵이 편한 것도 있지만, 그냥 ‘기본’으로 딸려 오니 호기심 삼아 쓰다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거 같아요.

이승환: 하긴 사실 IT 사람들이야 연동이 어렵지 않지만 셀러들은 그렇지 않겠네요.

이상민: 네. 그래서 저는 CRM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요 몇 년 네이버, 구글, 메타, 다 광고비가 오르고 있어요. 자연히 신규 고객 확보보다, 돈이 덜 드는 기존 고객의 재구매 유도가 중요해졌죠. 근데 자사몰이 아닌 쿠팡 같은 플랫폼은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는커녕, 고객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죠. 그냥 물건만 보내주는 거니까요.

식스샵 홈페이지 바로가기

 

인스타 셀러나 스마트스토어 운영자라면, 식스샵을 써야만 하는 이유

이승환: 식스샵을 사용하는 셀러가 계속 늘고 있는데, 어떤 이유가 가장 큰가요?

이상민: 시장 상황도 좋아요. 예전에는 ‘업자’들만 셀러가 되고 쇼핑몰을 차렸다면 요즘은 일반인들도 자연스럽게 쇼핑몰을 차려요. 예로 인스타 셀럽들은 다 어떤 형태로든 물건을 팔잖아요? 근데 이분들이 제품을 팔 때, 굉장히 번거로운 게 많아요. 가장 많이 쓰는 게 무통장 입금이고, 블로그 페이 같은 링크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쌓일수록 관리가 힘들고, 한번 팔면 끝이에요. 그럴 거면 차라리 자사몰을 한번 만들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수익도 계속 쌓이니까요.

이승환: 아, 하긴 이 상품 보러 왔다가 다른 상품을 살 수도 있겠군요.

이상민: 그렇죠. 일단 작게 시작했는데 사이즈가 좀 나온다. 그러면 자사몰을 만들고 싶어 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인스타에서 DM으로 한번 팔고 끝이면 너무 아깝잖아요. 1주일에 한 번씩만 팔아도 제품 10개 20개 금방이거든요. 그럴 바에야 자사몰 하나 만들어 올리다 보면 자연히 브랜드가 되고, 또 추가 매출이 계속 발생하는 거죠. 예전에는 쇼핑몰을 차리는 게 오프라인 가게 내듯 각 잡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승환: 어차피 물건 팔 거, 자사몰도 하는 게 무조건 이익이다.이상민: 네. 요즘은 강의 듣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작게 돌려보다가 쇼핑몰을 차리는 분들도 많아요. 자사몰 만들면 사람들이 여러 제품을 보고, 또 고객 데이터도 수집되잖아요. 근데 식스샵 프로는 여기서 CRM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요. 또 식스샵에 등록하고 클릭 몇 번이면 쿠팡이나 지마켓 같은 외부 채널에도 제품을 올릴 수 있고, 그걸 또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어요.

이승환: 오… 정말 안 하면 손해 느낌이네요.

이상민: 맞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팔든 스마트스토어로 팔든 자사몰이 있는 게 무조건 좋죠. 특히 시간이 쌓일수록 브랜드가 공고해지니 더 좋고요. 근데 갑자기 기존 자사몰 솔루션을 쓰려면 돈도 100~200만 원 들고, 공부하는 시간이 한참인 거죠. 이후에 유지보수할 때도 본인이 직접 할 수 있고요. 그래도 쇼핑몰 한번 열면 1년은 할 거고, 그중에 한 번은 꼭 고칠 때가 오거든요. 그러니 자연히 가장 쉬운 식스샵을 사용하게 되는 거죠.

식스샵을 통해 여러 플랫폼을 손수 관리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쇼핑몰들이 식스샵 프로의 기능들을 활용 중

이승환: 혹시 괜찮으시다면 식스샵 프로 활용 사례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상민: 아직 식스샵 프로를 시작한 셀러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반응들이 너무 좋아요. 특히 외부채널 관리를 너무들 좋아하시는데요. ‘행사날’이라는 쇼핑몰은 스마트스토어에서 이미 1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팔고 있었어요. 이걸 식스샵 자사몰로 바로 땡겨와서 순식간에 자사몰을 구축했죠.

식스샵 프로를 활용한 ‘행사날’ 쇼핑몰

이승환: 여기에 더해서 외부 채널에도 제품을 올릴 수 있었겠네요.

이상민: 네, 사실 쿠팡에 올리고 옥션 올리고 무신사 올리고, 이거 하나하나가 다 시간이거든요. 집계해서 매출과 재고 관리하는 건 엑셀 합치다 보면 꼭 오류가 생기는 일이고… 이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이승환: CRM의 경우는 어떤가요?

이상민: 역시 사용하는 셀러분이 한 분 한 분 늘어나고 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이벤트 알림으로 쓰다가 점점 정교하게 사용하시더라고요. 예로 특정 제품을 1개월 이내 구매한 고객이라거나, 3개월 간 구매가 없는 고객들에게 쿠폰을 뿌린다거나 하는 식이죠. 저희도 셀러분들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이런 다양한 세그먼트를 늘려나가고 있고요.

고객 세그먼트를 설정해 손쉽게 맞춤형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승환: 시작부터 반응이 좋다니, 다행이네요.

이상민: 네. 저희는 엄청 큰 회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셀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걸 빠르게 반영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가장 쉽고 가벼운 쇼핑몰에 다양한 기능 연동, 한국의 쇼피파이로

이승환: 저 궁금한 게… 법인명이 식스샵인가요? 셀러허브에서 식스샵을 합병한 거 아니었나요?

이상민: 맞습니다. 좀 복잡한데요. 원래 셀러허브와 식스샵, 양쪽 다 주요 주주였던 분이 계신데요. 먼저 셀러허브를 재무적 투자자로 인수하셨고, 저희 식스샵에도 투자하셨습니다. 그러다 저희 식스샵은 신규 투자 유치 중일 때, 투자유치에 시간을 쓰기보다 시너지를 내자고 합병 제안을 주셔서 합병이 결정됐습니다.

이승환: 식스샵 프로를 통해 외부 채널 관리와 CRM 기능을 넣었는데요. 앞으로 식스샵을 어떻게 계속 성장시켜 나갈 계획인지요?

이상민: SaaS는 결국 다 비슷한 것 같아요. 뾰족하게 시작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거죠. 플렉스도 처음에는 출퇴근 관리로 시작해 지금은 온갖 기능을 다 제공하잖아요. 저희도 식스샵 프로에서 큰 기능들을 붙였고, 여기에 더해 셀러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계속해서 붙이려 해요.

이승환: 주로 어떤 기능이 있을까요.

이상민: 이미 그런 자잘한 기능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네이버에서 쇼핑몰이 잘 검색되게 하는 구글 서치 콘솔, 네이버 웹마스터, 또 자체 분석 툴 뿐 아니라 구글과 네이버 애널리틱스 코드 삽입, 효율적인 광고를 위한 카카오와 메타 픽셀 삽입 등… 또 외부 연동도 다양하게 붙이고 있습니다. 저희 자회사로 ‘온채널’이라는 상품 도매 서비스가 있어요. 여기서 바로 도매 상품 떼어다 파는 기능도 있고요. ‘코드앤버터’라고 고객 맞춤형 배너, 팝업 서비스도 연동 중입니다.

다양한 외부 기능을 연동할 수 있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이상민: 식스샵은 이제 신제품 식스샵 프로를 통해 웹빌더를 넘어, 판매자가 자신의 브랜드, 고객, 외부 판매채널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블록 메이커와 같은 다양한 확장성 기능으로 더 개성 있는 웹사이트 디자인을 구현하고 손쉽게 관리할 수 있고, 웹사이트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파트너와의 제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제 식스샵 프로를 통해 홈페이지 제작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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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덕후에서 EBS PD로 덕업일치를 이루다: EBS 박혜민 PD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235 Fri, 27 Dec 2024 04:32:52 +0000 http://3.36.87.144/?p=268235 평범한 대학생, 다큐멘터리 제작에 입문하다

이승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혜민: EBS 박혜민 PD입니다. 시즌 3 막판에 <위대한 수업>에 합류했습니다.

크레타 스튜디오 촬영 사진

이승환: EBS는 어떻게 입사하셨나요?

박혜민: ADHD 성향이 있어서 책보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했어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세상을 배웠는데, 특히 EIDF, EBS 국제다큐영화제를 학생 때부터 즐겨 갔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러 다니면서 EBS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키웠어요.

매년 개최하는 유서 깊은 EBS의 영화제

이승환: 다큐멘터리라니, 뭔가 학생 때 좌빨 활동을 하셨던 건가요?

박혜민: 약간 운동권에도 발을 걸치고 있었지만, 운동권이 되기 싫은 마음도 한켠에 갖고 있는 소시민적인 학생이었어요. 뭔가 사회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생겨서 기웃기웃거리는? 그렇지만 제 미래가 당장 급한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죠. 그러다 영상에 관심이 생겨 ‘미디액트’라는 곳에서 다큐멘터리 수업을 듣고 만들게 됐습니다. 제가 04학번인데 그때만 해도 카메라 장비들이 굉장히 비쌌고 일반인들은 영상을 만들기 힘들었던 때였거든요.

이승환: 어떤 다큐를 만드셨나요?

박혜민: 마침 그때 다큐를 만들고 싶어서 모인 5명이 모두 여성이었어요. 공통의 관심사가 무엇인지에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이나 억울함, 그런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왔고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옴니버스 다큐를 만들었어요. 목사님은 여성 목회자로서의 어려움, 한 분은 성형 수술 경험을 밝히시며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서, 그리고 또 한 분은 여성 흡연자의 삶,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요즘도 계속 열리고 있다

 

사적이고 내밀한 ‘체모’를 주제로 다큐를 만들기까지

이승환: PD님은 어떤 주제의 다큐를 만드셨나요?

박혜민: 털에 대한 다큐였어요.

이승환: …… 다른 분들은 뭔가 사회적인 의미가 느껴지는데, 털이라니 특이하네요.

박혜민: 사적이지만 또 사회적인 의미가 있죠. 그때 당시 제가 팔에 털이 되게 많았어요. 털을 밀었더니, 더 억세게 자라나잖아요. 그런 팔을 보고 남자 선배들이 되게 되게 많이 놀렸었고, 제모 시술을 받게 됐어요. 2000년대 초반 당시만 해도 제모가 꽤 비쌌어요. 당시 거의 노트북 3~4대 가격을 제모에 쓴 것 같아요. 근데 제모하고 나서도 놀리더라고요. 제모했다고.

털은 은근 사회적 시선이 많이 작용한다. 반대로 남자들은 털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어서, 한때 남자 아이돌들의 ‘클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승환: 2000년대만 해도 정신 나간 시대여서, 말 가리지 않고 막말하던 시대죠(…)

박혜민: 네. 처음에는 왜 여성들만 털을 밀어야 되지, 왜 우리는 털을 이렇게 터부시하지? 털 많은 여성들은 왜 놀림을 받아야 하지? 이런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근데 촬영하다 보니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더라고요. 남자 동기는 털이 없어서 고민이었고, 남자 선배는 코털이 너무 빨리 자라서 매일 아침 깎는 게 성가시다고 하고, 성별을 떠나서 털에 대한 각자의 고민이 있더라고요. 그런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되게 재밌었고요.

이승환: 신기하네요. 남자들끼리도 그런 얘기를 사실 할 일이 없으니까…

박혜민: 네. 그때 경험을 통해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또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얻을 수 있다는 것도요. 저만 해도 항상 화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뭔가 말하기엔 민망하고, 그런 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어요. 근데 카메라 앞에서 그냥 툭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제 문제에 대해서 공감해 주는 사람도 생기고 각자의 고민도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이 되게 재미있게 풀렸어요. 나의 고민에 대해 타인의 공감과 지지를 받으면서 심지어 웃길 수도 있다. 억눌린 분노를 웃으면서 해소했던 그 과정이 강렬했던 것 같아요.

 

사회초년생 ,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배우다

이승환: 그렇게 다큐 PD의 꿈을 키우게 된 거군요.

박혜민: 네. 근데 EBS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도 다 떨어졌었요. 2009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언론사 취업 문이 많이 닫혔거든요. 그래서 잠시 모 대기업 계열 백화점에 몸을 담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안 맞았어요. 1년 정도 백화점 현장에서 근무하는데, 그때 정말 하루걸러 이틀에 한 번씩은 울었던 것 같거든요.

이승환: 상사가 꼰대였나요?

박혜민: 진상 고객들이 많았죠. 그때만 하더라도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많이 이야기되던 때가 아니었어요. 고객이 왕이다, 그러니까 따지지 말고 고객에게 잘해야 한다… 요즘은 그래도 많이 변한 게 전화하면 ‘응대하는 직원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일 수 있습니다’ 이런 안내 멘트가 나오잖아요? 2009년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이 한마디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다

이승환: 진상 고객들이 뭔 짓을 하던가요?

박혜민: 가죽 자켓을 세탁기에 빨고 와서는 교환해달라는 사람도 있고, 내가 이 동네 땅을 몇 평이나 갖고 있는 줄 아느냐. 제가 맞은 건 아니지만, 직원들을 때리는 고객도 있었고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일단 ‘다 죄송합니다’라고 대응했죠. 고객이 왕이니까. 그때 눈물이 막 흐르는데, 또 매장에 나가서 일을 해야 하니, 눈물 멈추려고 웹툰 보면서 일부러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승환: ……

박혜민: 실제 업무 평가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미스터리 쇼퍼라고 고객인 척 가장해서 오시는 분들이 몰래 직원들을 평가하는데,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점수가 깎여요. 제가 60점이었거든요. 90점 이하면 서비스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 담당자가 저였습니다;;; 그래도 거기 가지 않았으면 저는 EBS PD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도 그렇고 EBS PD 시험에 나왔던 작문도 그때 백화점 서비스 노동 경험을 바탕으로 썼던 글이었고요.

감정 노동자에게 피로 두 배를 선사하는 미스터리 쇼퍼

 

극 내향형 인간의 EBS PD 생존기

이승환: 그토록 가고 싶은 EBS에 입사하니 어떻던가요?

박혜민: 당연히 좋았죠. 게다가 다큐멘터리의 명가EBS에 입사를 하다니, 매일 매일이 믿겨지지 않았죠. 또 EBS가 제일 잘 나갈 때여서 회사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제가 입사할 때 즈음 선배들의 문제제기로, 조연출과 젊은 PD를 같은 분야의 프로그램에 너무 묶어 두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어서, 저희 기수부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할 수 있었구요. 문제는 너무 바빴어요. 인력과 예산도 적은데 다른 방송사는 12주에 만들어야 할 걸 저희는 6~7주에 만들어야 했죠.

2000년대에 EBS는 수능에 다큐에 뽀로로에 전성기를 누렸다, 물론 대부분 방송국이 그렇듯 그때가 전성기였다(…)

이승환: 힘든 점은 없었나요?

박혜민: 다른 방송국은 입봉할 때 큰 프로그램에 꼭지 PD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PD로 이름은 올라가 있지만 프로그램 전체 50분이라고 하면, 그중에 5-10분 정도 꼭지 코너를 연출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에 적응할 시간을 주죠. 근데 EBS는 바로 알아서 하라는 식이에요. 조연출 1년, 1년 반 정도 경험했는데 방송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그렇게 입사 1년 만에 PD가 됐고, 또 1년쯤 지나 드디어 다큐 <하나뿐인 지구>를 맡게 됩니다. 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졌던 환경 다큐예요.

EBS에는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EBS PD도 꽤 힘든 직업이다

이승환: 본격 다큐 PD가 되니까 어땠었나요?

박혜민: 이 자리를 빌어서 그때 같이 일했던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은데요. 모든 게 다 어려웠어요. 근데 PD로서 또, 그 어려움을 티 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닌 척하다 보니 더 뚝딱거렸겠죠. 당시에는 몰랐는데, 제가 대문자 I형이거든요. 근데 PD는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고, 팀으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모든 게 저한테 되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촬영 장소에 가는 아침에 일어날 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너무너무 괴로웠고요.

이승환: 지금은 극복하셨습니까…

박혜민: 그래도 많이 하다 보니까 노하우도 쌓이고 사회성도 생기고, 이제 조금 E로 스위치 전환이 되는데요. 어렸을 때는 그게 어려워서 내가 왜 PD가 된다고 했을까, 적성검사 좀 제대로 할 걸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EBS에서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보람이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1000이라고 하면, 한 3~4 정도의 기쁨이었습니다. 근데 그 기쁨이 짧지만 커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EBS에서 만든 모든 프로그램이 다 뿌듯하긴 합니다.

이승환: 일할 때 혼을 담는 스타일인가 보군요.

박혜민: 어린 연차 때는 한 편 한 편이 너무 소중해서, 항상 완벽을 추구하려고 했던 것 같고요. 근데 제가 제작 PD를 짧게는 20년, 길게 30년 정도 할 거잖아요. 연출할 방송도 많은데, 장기 레이스라 생각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어쩔 수 없이 제 선에서 안 되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어릴 때는 그걸 놓지 못했거든요. ‘안되면 다음에 하지, 뭐’라고 좀 가볍게 생각하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이승환: 스태프들하고 대판 싸우고 했나요?

박혜민: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라는 프로그램에서 3주 정도 해외 촬영을 함께 한 출연자가, 저한테 쌍욕하고 짐 싸서 귀국하겠다는 거 말리고 한 적은 있어요… 그때 같이 했던 허성호 선배가 사비를 들여가며 출연자 관리하러 중국까지 날라왔었고요.(허성호 선배님 감사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로 출연자 통제가 안 된다면, 그냥 이번 편은 망했다, 어쩔 수 없다, 촬영을 접고 다시 돌아왔을 것 같아요.(시말서 쓰고…) 그런데 그때 당시는 그래도 된다는 걸 몰랐어요. 그렇게 억울하게 욕먹으면서도, 출연자가 잘 나오는 방송으로 만들려고 애를 썼으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완성한 다큐멘터리

 

인생 다큐로 남을 ‘교육격차’

이승환: 기억에 남는 다큐로는 무엇이 있나요?

박혜민: <다큐멘터리K>의 첫 프로그램인 ‘교육격차’예요. <하나뿐인 지구>같은 레귤러 다큐멘터리는 6~7주 텀으로 한 편을 만들었다면, <다큐멘터리K> 같은 장기 다큐멘터리는 1년 반 정도의 제작 기간에 3~5편 정도 만들거든요. 빠르게 찍어내는 다큐멘터리보다, 더 애정이 갈 수밖에 없죠. 저는 ‘교육격차’ 5부작 중 4부와 5부를 맡게 됐어요.

이승환: 나름 본격적으로 사회 비판 프로그램을 한 셈인데 어땠어요?

박혜민: ‘교육 격차’라는 주제가 사실, 연출자 입장에서는 좀 다루기 어려운 주제예요. 항상 얘기되어져 왔었던 주제인데,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 않죠. 이전의 프로그램과 차별 지점을 두기도 어려 울 뿐더러, EBS다 보니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하나 고민할 게 많았죠. 또 시청자들이 좀 지겨워하는 주제일 줄 알았어요. 아무도 안 보면 어쩌지 걱정도 많았구요. 그런데 빵 터졌죠. 진짜 놀랐었어요.

유튜브에서만 도합 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승환: 어떻게 빵 터진 거죠?

박혜민: 이미 영유아기 때부터 교육 격차가 유의미하게 나타남을, 부모의 사회경제적 격차뿐만 아니라 지역 격차, 정서 격차, 경험 격차, 문화 격차 등 전방위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줬어요. 촬영이 어려워서 담지 못한 이야기도 있지만, 프로그램에 나온 이야기만으로도 많은 학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셨죠. 심지어 교육 관련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정도로 이슈가 됐어요.

이승환: 5부작 중 4부와 5부를 맡았는데 마무리는 어떻게 지었습니까?

박혜민: 교육 격차는 ‘내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생각을 담으려고 했어요. 4부 제목이 ‘현수는 행복할 수 있을까’인데요. 현수는 부모님의 돌봄을 못 받는, 가장 취약 계층에 있는 어려운 아이에요. 우리 모두가 현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 영유아기 때부터 교육 경쟁을 하는데, 누구나 예기치 못한 이유로 현수가 될 수 있거든요. 사고, 실직, 질병 등으로 현수의 부모가 될 수도 있고요. 우리 누구나 현수가 될 수 있기에, 이 아이를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교 선생님들, 지자체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고, 현수가 개인의 노력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된다…

이승환: 5부는 어땠나요?

박혜민: 5부 제목은 ‘스포일러’였어요. 입시 경쟁의 상징인 ‘선행학습’과 우리 모두 이 게임(교육격차)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는데요. 교육 격차와 공정성에 대해서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함께 모아았어요. 각자 교육격차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다가 유일하게 똑같이 ‘아니다’라고 답한 질문이 있었어요. “내 자녀에게 내가 경험한 교육 시스템을 물려주고 싶은가?” 저출생 문제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질문이었는데요. ‘이러다가 우리 모두 죽어!!’라는 메시지를 암시하면서 마무리했어요.

이 질문에 모두가 NO라고 답했다

〈위대한 수업〉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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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

이승환: <위대한 수업> PD 일은 어떠셨나요?

박혜민: 제가 막 40대에 들어섰잖아요. 솔직히 몸을 갉아 넣는 삶을 버텨낼 자신이 좀 없었어요. 몸 여기저기에서도 이상 신호들을 보내고 있었고,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어서, EBS에서 10년 차 이상이면 쓸 수 있는 안식년을 신청할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차에 <위대한 수업>에서 오퍼가 왔어요. 어차피 인생을 돌아봐야 하는 시기라면, 위대한 석학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승환: 예로 어떤 분이 있을까요?

박혜민: 마사 누스바움이라는 법철학자가 ‘동물권’에 관해 강연을 했어요. 원래는 인간 윤리와 법철학을 연구하셨던 분인데 어쩌다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했어요. 여쭈어보니, 따님이 동물권을 위해 싸우는 변호사였는데 안타깝게 의료 사고로 47살에 돌아가셨어요. 그 딸의 뜻을 이어가고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이야기하시면서, 자기는 그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한마디에 눈물이 펑 터졌었거든요.

세계적으로 저명한 윤리학자이자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이승환: ……

박혜민: 그러면서 나중에는 애도와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저도 주변에 한 분 한 분 돌아가시거나 아픈 분이 생기다 보니, 죽음과 슬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아픈 일을 겪은 분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앞으로 다가올 나의 슬픔들은 어떻게 맞이하고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또 사회적으로도 그런 슬픔과 아픔들을 대하는 게 미성숙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댓글을 볼 때, 타인의 슬픔에 어떻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마사누스바움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문제는 인간 공통의 문제구나 싶었고, 나중에 이 주제로 다큐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대한 수업>을 맡게 돼 참 다행이었죠.

이승환: 그밖에 또 기억나는 분이 있을까요.

박혜민: 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도 엄청난 포스가 느껴졌는데요. 다이슨이 너무 바빠서 저희에게 촬영 시간 50분, 세팅 시간 10분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는데(실제 다른 촬영은 세팅이 4시간 걸림), 세팅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다음 제품의 디자인을 연구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그런 몰입과 애정의 대상은 무엇이었는지 삶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위대한 수업>은 이제 기업가들도 만나며 다양성을 넓히고 있다

이승환: <위대한 수업>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나요?

박혜민: 사람들이 인생의 고민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롱런했으면 좋겠다… 이 프로그램은 KBS, MBC는 물론이고 JTBC나 tvN이 할 수 있는 방송이 아니잖아요. 전 세계에서 EBS만이 할 수 있는 방송이에요.

최근 대니엘 데닛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촬영하기로 한 날 이틀 전에 병원에 입원하시고 돌아가셨거든요. 석학들이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데, 이분들의 마지막 대중 강연을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계속 차곡차곡 지성 대백과처럼 쌓였으면 좋겠어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방송

이승환: 너무 쟁쟁한 분들이라, 내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박혜민: 사실 <위대한 수업> 되게 어렵거든요. 저도 어떨 때는 대학원 수업 듣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보통 방송 제작할 때 중학교 2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제작하라고 배워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료화면, CG, 자막 등 엄청 공을 들입니다. 강연 내용을 100%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석학에게 입문할 수 있는 통로는 될 수 있게 말이지요.

이승환: 하긴 한번 관심 가지면 또 다른 책도 보고 그렇게 되겠네요.

박혜민: 네. 예로 제가 시즌1에 출연하셨던 주디스 버틀러 교수님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젠더 트러블』이라는 책을 몇 번이나 읽으려고 했지만, 정말 너무 어려워서 한 챕터도 제대로 못 읽었거든요. 근데 <위대한 수업> 강연은 대중 친화적으로 하셨어요. 한국 시청자들이 ‘젠더’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님이 정말 많이 애쓰셨구나 싶었어요. 저는 그게 이 프로그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영역의 석학분들을 조금이라도 더 쉽게 접하고, 나아가 더 깊이 공부하고 확장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위대한 수업>의 난이도가 높다지만, 입문용으로 이만큼 쉬운 수업도 없다

이승환: 마지막으로 아무 말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해 주시면 좋습니다.

박혜민: 제가 극 I형 인간이라 PD 생활에 힘든 점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EBS PD 15년을 돌이켜보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어요. EBS의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저의 성장과 성숙에 발맞춰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인생의 어떤 숙제를 만났을 때, 그때 맡았던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헤쳐나간다거나, 그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들을 마련해 줬거든요.

이승환: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혜민: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만들 때, 개들에게 제 모습을 투영하게 되더라고요. 문제가 있는 개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생후 2~3개월 때 어떤 경험을 하는지, 보호자나 모견과 건강한 상호작용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좋은 개가 되거나 나쁜 개가 돼요. 그때 제가 부모님이랑 마치 사춘기 청소년처럼 싸웠는데요.(다행히 잘 화해했습니다) 저의 내면 아이를 돌보는 계기를 마련해줬던 것 같아요.

잘 보면 사람도 배울 점이 많은 방송

이승환: EBS에서 자체 교육도 받는 셈이군요…

박혜민: 네. 교육격차도 그렇고, 위대한 수업도 그렇고, EBS가 생애주기별로 저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엔 <명의>와 <귀하신 몸> 보면서 건강 관리 열심히 하고 있고요. 시청자분들께도 EBS가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같이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방송으로요.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 만들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리고요. <위대한 수업>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좋댓구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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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모텔 살리는 리모델링으로 3년만에 연매출 400억까지 : 스페이스플래닝 정우석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211 Mon, 23 Dec 2024 03:43:20 +0000 http://3.36.87.144/?p=268211 인테리어, 리모델링으로 망한 모텔을 월 4천 매출로

이승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우석: 숙박시설 전문 시공사 스페이스플래닝 대표 정우석입니다. 특히 모텔 시장에서 차별화된 공간과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승환: 사업은 잘되나요?

정우석: 2023년도 매출은 261억 원, 영업이익은 19억 4천만 원이었습니다. 그 전년도 매출이 120억 원이었으니 100% 이상 성장했죠. 올해 매출은 400억 이상 예상합니다.

이승환: 인테리어하면 모텔들 매출 많이 오르나요?

정우석: 물론입니다. 음식점은 맛만 좋으면 노포도 줄을 서지만, 모텔은 다릅니다. 제가 처음 시공한 곳이 ‘천안 더휴식 소륜호텔’인데요. 여기는 그냥 망한 곳이었어요. 월 매출이 200만 원에 불과했는데, 제가 공사 마치고 지금까지 매달 매출 4천 이상 찍고 있습니다.

독특한 분위기의 천안 더휴식 소륜호텔 (출처: 더휴식)

이승환: 으잉? 뭐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뀌죠?

정우석: 모텔 소유주 평균 연령이 60~70대라서 모텔과 운영 모두 노후화된 곳이 많아요. 어르신들은 보수적이니 하던 대로 하죠. 하지만 요즘 애들은 야놀자, 여기어때에서 방 컨디션을 확인하잖아요. 컨디션이 안 좋은 방 사진이 있으면 아예 안 팔립니다. 반면 리모델링해서 예쁜 방 사진이 있으면 엄청 잘 팔리고요. 매출이 극과 극인 거죠.

이승환: 그래도 갑자기 4천 뛰는 건 좀 충격인데요.

정우석: 모텔은 월세보다 ‘일세’ 개념으로 생각하면 편해요. 객실이 30개고 하루에 방 하나당 5만 원을 판다고 하면, 방 하나에 월 150만 원, 한 달에 4,500만 원 정도 버는 거죠. 근데 지금은 월 1천만 원 벌기 힘든 곳도 수두룩합니다. 팔리는 모텔만 팔리는 겁니다.

모텔뿐 아니라 모든 숙소가 팔리는 곳만 팔리는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출처: 온다)

 

단순히 예뻐지는 인테리어가 아닌 매출을 책임지는 리모델링

이승환: 그만큼 모텔 입장에서는 한번 인테리어가 엄청 중요하겠군요.

정우석: 네. 그만큼 모텔 리모델링이 만만하지 않은 게, 방 30개만 해도 리모델링 비용이 10억에 육박해요. 그래서 어디에 맡겨야 할지 굉장히 불안해하시죠. 모텔 인테리어 잘하는 회사가 어딨지? 찾으면 저희밖에 없는 거죠.

실제로 구글과 네이버에 관련 키워드를 넣으면 죄다 스페이스플래닝과 관계사가 나온다, 적어도 이쪽으로 브랜딩한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

이승환: 왜 님들만 있는 거죠?

정우석: 그게 정말 저희밖에 없어서(…) 저희 말고 모텔 전문 시공사라 할 곳이 없어요. 제가 예전에 야놀자 다닐 때 시공 부서에 있었는데, 야놀자가 테크에 힘을 쓰며 모텔 시공 사업을 접었어요. 저희 스페이스플래닝 외에는 다 고만고만합니다.

이승환: 왜 그럴까요? 건당 10억이면 되게 좋은 시장 같은데.

정우석: 시공, 인테리어만 할 줄 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숙박업 이해도, 모텔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잖아요. 제가 야놀자 시공 세일즈 팀장 출신이고, 인천 모텔 거의 전체를 관리했고요. 지금도 인천 모텔 사장님 중 제 얼굴 알고 연락 주시는 분들 많습니다. 여기에 스페이스플래닝은 모회사 ‘더휴식’이 직접 운영하는 숙박업소를 만들며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이미 모텔 120여 개의 모텔을 만들었고요. 다른 회사와는 경험치의 차이가 크죠.

다양한 숙박업소를 시공한 스페이스플래닝

이승환: 그러면 스페이스플래닝 시공의 특징이 있다면?

정우석: 저희의 가장 큰 차이는 ‘상권 분석’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이 상권에 포함된 전체 모텔들의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주로 어떤 고객이 이용하는지, 인근 경쟁 모텔이 어떤지, 이런 걸 면밀히 분석해요. 여기에 더해 ‘컨셉’을 잡고 고객들이 좋아할 ‘콘텐츠’를 넣죠. 보통 모텔 시공은 ‘디자인을 책임져 주는 일’이라면, 저희는 ‘매출을 책임져 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승환: 상권 분석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정우석: 카드사 데이터를 통해 상권 내 소매점과 음식점 매출 데이터를 파악하고, 숙박 플랫폼을 통해 예약 동향도 살펴봅니다. 온라인 리뷰와 SNS 분석을 통해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와 불만 사항도 철저히 분석합니다. 저희는 경쟁 모텔을 그대로 모방하기보다는 고객이 기존 모텔에서 느끼는 결핍을 채울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상권이 안 좋으면,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를 넣는다 (출처: 스페이스플래닝)

 

돈 되는 모텔, 상권에 맞는 브랜드와 콘텐츠에서 나온다

이승환: 그렇게 분석하면서 나온 ‘돈 잘 되는 모텔’의 인사이트를 좀 말씀해 주신다면…

정우석: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상권이 죽었거나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기존 객실을 통합해 새롭고 압도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스파나 수공간을 강조한 공간 경험이 인기인데, 고객은 단순 숙박을 넘어 물과 관련된 비일상적 경험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객실을 통합해 수공간을 조성하거나, 객실 내 욕실을 료칸 스타일로 기획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파주 아늑료칸

이승환: 예시를 좀 들여주실 수 있을까요?

정우석: 천안의 한 프로젝트에서는 34객실을 25객실로 줄이고 일본 료칸 콘셉트를 도입하여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했습니다. 파주 아늑료칸은 기존 객실을 유지하면서 수공간을 강화하여 월 9,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 중입니다.

이승환: 리모델링을 넘어 거의 리브랜딩 급이네요.

정우석: 맞습니다. 스페이스플래닝은 사업 초기부터 브랜딩 팀을 구축했어요. 그래서 MZ세대 주 이용객이 선호할 만한 공간을 만들죠. 40대 이상이 가던 모텔은 별 특징 없고 조용히 들어갔다 나오는 곳이었다면, 저희는 공간 사진을 찍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듭니다.

반대로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는 ‘워커스 아늑’ 브랜드도 만든다

이승환: 그러면 시공을 넘어 브랜딩, 컨설팅 같은데 비용도 훨씬 높게 받아야 되지 않나요?

정우석: 일반 시공업체보다는 좀 더 받겠지만, 합리적 수준의 단가입니다. 저희는 원체 불필요한 수장 공사, 인테리어 전반에 대한 거부감이 커요.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삐까뻔쩍한 인테리어를 자제합니다. 그리고 모텔 인테리어 비용은 보통 10억입니다. 건물 전체를 다루는 대형 프로젝트이므로, 건물 구조와 설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당장 돈 아끼기보다 나중에 문제 터지지 않는 업체를 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죠.

이승환: 인테리어가 워낙에 분쟁이 많은 걸로 아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정우석: 저희라고 문제가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타 시공업체보다는 훨씬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많이 충돌하는 건, 결국 설비예요. 뭔가 더하고 덜하고 그때마다 설비 비용이 왔다갔다하는 거거든요. 저희는 그 부분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 하나하나를 매우 꼼꼼하게 ‘프로세스’화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건설사 출신 전문가와 숙박업소 리모델링을 200회 이상 경험한 현장 소장들이 함께하고 있고요.

실적으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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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을 넘어 호텔, 하이엔드로 더욱 발전할 것

이승환: 뭔가 엄청난 일을 하고있는 듯한데, 어쩌다 이런 일을 하시게 된 거예요?

정우석: 대기업도 합격했는데 야놀자에 갔어요. 어플도 없고 홈페이지만 있는, 직원 30명 정도의 회사였을 때죠. 어릴 때부터 반쯤 음지에 있는 모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입사하고 처음에 외국인 청소 노동자랑 일주일 동안 숙식하면서 모텔 청소부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시공 세일즈 팀장까지 맡았고 퇴사했지요.

이승환: 퇴사 후에는 뭘 하셨나요?

정우석: 에어비앤비를 직접 해봤어요. 오래된 가정집을 리모델링해서 다양한 콘텐츠와 컨셉을 넣었죠. 그중 잘된 곳이 ‘킹스맨’ 하우스고 나중에는 20개 정도 에어비앤비를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로는 규모가 안 나와서, 지인들에게 넘긴 후 이지스자산운용에서 공간 콘텐츠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지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만큼, 공간에 관한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며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요런 에어비앤비를 만들어 굴렸다

이승환: 그러다 스페이스플래닝으로 이어졌군요.

정우석: 네. 러닝스푼즈에서 에어비앤비 강연도 했는데요. 더휴식의 신현욱, 김준하, 두 대표님께서 모텔 사업 제안을 주셨고 함께 하게 된 거죠. 여기에 제 친한 친구였던 야놀자 이재경 이사님이 합류하며 더휴식과 스페이스플래닝이 시작된 거죠.

이승환: 스페이스플래닝은 모텔만 리모델링하는 건가요?

정우석: 아닙니다. 이태원에 ITW라는 호텔을 저희가 ‘누베르’로 리모델링했어요. 200~300객실이 있는 특급 호텔과 견주어도 풀리지 않는 그런 사이즈로 만들면, 일반적인 모텔보다 훨씬 높은 객단가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69 객실로 시작하자마자 월 3억 정도 매출이 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으로 확 살아난 누베르 호텔

이승환: 앞으로는 어떻게 해나갈 계획인가요?

정우석: 2024년 6월부로 기존의 실내건축면허 외에 종합건설면허도 취득하여, 현재 리조트와 신축 호텔 프로젝트 4건을 진행 중입니다. 해운대에 3개 모텔을 통합해서 한 개의 단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나, 문경에서는 하이엔드 온천을 갖춘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이처럼 숙박 산업 전반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숙박 유형에 걸맞는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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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차(tea) 제조로 대기업 OEM에 이어 글로벌 진출까지 : 메디프레소 김하섭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116 Wed, 11 Dec 2024 04:07:39 +0000 http://3.36.87.144/?p=268116 잘나가던 SK하이닉스,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에 용기를 얻어 창업의 길로

이승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 김하섭입니다. 바쁜 현대인에게 건강에 좋은 습관을 빠르고 간편하게 제공하자는 의미로 브랜드명을 메디프레소(Medi+Espresso)로 지었습니다. 현재는 간편한 캡슐 형태의 다양한 차를 기존 캡슐 머신에 호환으로 제품화하고 있습니다.

메디프레소 김하섭 대표 (출처: 톱클래스)

이승환: 어쩌다 창업의 길로 들어섰지요?

김하섭: 제가 성균관대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면서 연합 벤처창업 동아리인 ‘미래벤처연구회’ 회장을 맡았는데요. 그때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죠. 졸업 후 ROTC로 장교 복무를 하고 SK하이닉스 공채 1기로 들어갔어요. 하이닉스를 SK가 인수하고 처음 뽑은 공채가 저희 기수였지요.

이승환: 하이닉스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김하섭: SK하이닉스에서는 반도체 통합 시스템 관리를 했어요. 반도체 제조만큼 고도화된 공정이 잘 없어요.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지는데 한 300공정을 거쳐야 해요. 덕분에 제조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또 직원이 수만 명에 회사가 많이 크다보니 조직에 관해서도 많이 배웠고, 중국 파견으로 2년 차에 대리를 달고 4년 차에 창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저기 하나하나만 해도 엄청 복잡하다, 그리고 저 뒤에 후공정이 저만큼 있다… (출처: 이베스트증권)

이승환: 실무에서 엄청 뛸 시기에 관두셨네요.

김하섭: 그렇죠. 당시 하이닉스도 빠르게 성장할 때라 다들 성과급 몇천씩 나왔을 때예요. 다행히 제 인사 평가도 좋았고요. 복지도 엄청 좋고… 근데 저도 막 바로 창업 바로 하자! 는 아니었는데 KBS <황금의 펜타곤>이라는 창업 오디션에 나가게 됐어요. 전국 2,800개 팀이 지원해서 최종 18개 팀만 방송에 나오는데, 그 경쟁률을 뚫고 저희 창업팀이 방송에 보도되면서 창업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승환: 이때 이미 그러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간 건가요?

김하섭: 회사 다니면서 했어요. 회사에서도 뭐 방송 촬영 몇 번 정도는 너그럽게 봐주셨고요. 그때 아이템이 한약 에스프레소 머신이었어요. 몸에 좋은 한방제를 개인 맞춤으로 넣으면 그 사람에 맞는 한약이 나오는 컨셉이었죠. 근데 막상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하니 창업 정신이 뿜뿜하더라고요. 그렇게 1년 정도 회사 일을 마무리 짓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건강에 좋은 것을 간편하게 제공하자’라는 사명으로 메디프레소를 창업했어요.

여기 한번 나갔다가 코가 꿰었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에 사기까지 겹치다, 교원그룹과 매경그룹의 투자로 기사회생

이승환: 사업은 잘됐나요?

김하섭: 처음 한 2년간은 되게 힘들었어요. 가진 돈도 다 날리고, 사기도 당하고…

이승환: 시작부터 사기라니, 뭐가 되게 강력한데요;;;

김하섭: 반도체 종합 제조회사 출신이라 제조를 쉽게 봤는데… 저는 공정 쪽만 익숙했지, 금형, 양산, 목업, 이런 쪽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어요.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도저히 상품화시킬 수준이 아니었어요. 캡슐 머신은 열과 고압이 발생하잖아요. 단순해 보이지만 난이도가 높아요. 네스프레소가 40년 된 머신인데, 그 노하우가 정말 무시할 게 아니더라고요.

다들 따라 하지만 잘 만들기는 힘든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

이승환: 그래서 얼마를 날린 거죠?

김하섭: 처음에 머신 한 번 만드는데 1억 날리고… 다음 해에 8천만 원 투자해서 2차 시제품 생산 들어갔는데, 투입해서 했는데 또 8천만 원 날리고. 이것저것 하면 2년 만에 2억 넘게 날린 셈이죠. 공장이 제대로 안 한 건 사실이고 사기라 하긴 했지만, 발주처가 진짜 전문성이 높지 않으면 흔한 일이거든요. 그냥 믿고 맡긴 제가 잘 몰랐던 거죠.

이승환: 그래도 그사이에 좀 발전은 있었나요?

김하섭: 네. 비록 두 차례 다 실패했지만 컨셉에서 발전이 있었죠. 첫 번째는 약간 원두커피 머신 같았어요. 한약재를 바로 달이는 형식이었죠. 근데 한의원도 아니고 바쁜 현대인이 이렇게 해야 하나, 그래서 두 번째 제조는 한방 티캡슐로 발전시켰죠. 또 조금만 손보면 시제품도 가능할 수준으로 올라왔어요. 이를 보고 교원과 매경그룹에서 5억 5천만 원을 투자해 주셨고, 다행히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 투자를 바탕으로 교원더오름에서 쌍화, 캐모마일 등 티 캡슐 9종을 출시했다

이승환: 이분들은 어떤 이유로 투자를 결정하셨나요?

김하섭: 교원그룹이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요. 학습지로만 알려져 있지만, 문화, 호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푸드테크 쪽 협업 가능한 아이템을 찾고 있었죠. 특히 저희 캡슐은 렌트, 구독과 잘 맞아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이때 한방의 인삼, 녹용, 이렇게 너무 딥하게 가기보다, 대중성을 위해 한방차를 내놓는 쪽으로 사업모델을 결정하게 됐죠.

 

끊임없는 개선으로 대기업들의 OEM까지 수행

이승환: 캡슐 하면 다들 커피부터 우선 떠올리는데, 차를 하고 있는 좀 대형 업체들도 있었나요?

김하섭: 네. 티젠, 흥국F&B, 천마하나로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있습니다. 차가 커피만큼 시장이 크지 않지만 이미 많이들 뛰어들어 있고 해외 시장이 훨씬 큰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구글에서 ‘capsule tea’를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제품이 쏟아져나온다

이승환: 그러면 메디프레소만의 차별점은 어디서 나오나요?

김하섭: 저희는 ‘제조’가 강점이에요. 특허만 22건 등록했어요. 보통 국내 캡슐 업체들은 직접 생산하지 않고, OEM 위주로 생산합니다. 자체 공장을 보유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반면 우리는 직접 저희 브랜드 제품을 생산함은 물론, 정관장, 공차 등 여러 대기업과 브랜드의 OEM도 맡고 있어요. 커피든 차든 캡슐 영역으로 진출할 거면 저희에게 맡기면 되는 거죠.

이승환: 아, 약간 화장품 업계 같네요. 코스맥스나 한국콜마에 맡기는.

김하섭: 맞아요. 화장품처럼 캡슐도 장치 산업이다 보니까 장비를 갖추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데 몇 년이 걸려요. 특허 장벽도 많이 쌓여 있고요. 그럴 바엔 차라리 OEM을 맡기려는 회사가 많죠. 그런데 저희는 물밑에서 이 역량을 쌓아왔어요. 유통과 판로가 있는 곳이 저희의 제조 역량과 만나면 시너지가 잘 나더라고요.

메디프레소 공장의 모습, 다양한 캡슐을 생산 가능하다

이승환: 근데 말이 쉽지, 그 장비를 갖추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김하섭: 맞습니다. 생산 장비가 국내에는 없다 보니 해외에서 들여와 커스터마이징해야 했죠. 캡슐이 생각보다 섬세한 작업이 많아요. 원물을 캡슐에 넣는 필링 기술, 압착 실링지 붙이는 실링 기술, 완제품을 박스에 넣는 패킹 기술… 그런 것들을 장치화시키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하나하나 하다 보니까, 국내에는 매우 드문 캡슐 대량 생산 역량을 가지게 된 거죠.

이승환: 그 기술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거 아닌가요;;;

김하섭: 맞아요. 그래서 사실 저희가 초반 2~3년까지도 수작업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4평 공간에서 기계 하나 달랑 놓고 식품 제조 가공 승인 얻고, 다들 손으로 한 땀 한 땀 일했죠. 그렇게 2년이 지난 2020년도에야 가산에 50평 규모의 본격적인 공장을 지을 수 있었어요. 손으로 하나하나 해보며, 이걸 자동화할 수 있는지 계속 테스트하며 개선했던 거죠.

이런 공정 하나하나를 다듬어나간 결과

 

백종원, 한고은 마케팅에 이어 주요 백화점 진출까지

이승환: 그러면서 또 돈은 벌어야 하지 않습니까?

김하섭: 다행이었던 게 저희가 2019년 컬리에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당시 컬리가 강남 주민들의 트렌디한 플랫폼이었잖아요. 사실 큰 욕심 없이 시장 검증 정도로 생각하고 출시했어요. 근데 컬리에서 초기 1천 박스 완판됐고, 또 1천 박스도 완판되고… 이렇게 몇 번 완판이 됐어요. 그러니까 충분히 더 키울 가치가 있겠다 확신이 들었어요. 덕택에 추가도 투자로 들어오고, 생산 설비를 늘릴 수 있었던 거죠.

이게 대박을 터뜨렸다

이승환: 와, 대박이네요.

김하섭: 네. 그 이후에도 몇 년 더 고생하며 생산 자동화를 완성시켰어요. 캡슐이 자동화가 힘들긴 한데, 또 좋은 점이 한번 자동화하면 되게 편해요. 지금 저희 가산 공장이 200평이 넘는데 생산직이 5명밖에 안 되거든요. 그렇게 3~4년 고생해서 2022년쯤 자동화를 좀 시키고 나니 B2B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대기업들이 저희를 알고 캡슐 OEM 주문을 시작한 거죠.

이승환: 대기업이 작은 스타트업을 어떻게 알고…

김하섭: 생산라인을 잡는 3~4년 동안 저희를 알리기 위해 엄청 노력했어요. 박람회, 바이어, 이런 건 기본이고, 롯데마트, 이마트, 메가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런 데 다 돌았어요. 근데 백화점 뚫는 게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무리해서 한고은, 백종원, 두 분을 모델로 TV 광고까지 찍었어요. 솔직히 여기에만 10억 넘게 썼습니다.

백주부님을 섭외한 광고 한 방

이승환: 와, 엄청나네요. 작은 스타트업에서 빅 모델 영입까지…

김하섭: 남들 볼 땐 진짜 이상한 짓이죠. 그런데 효과는 확실하더라고요. 롯데백화점 5개 점에 매장을 냈고, 신세계백화은 식품관에도 들어갔어요. 보통 스타트업들이 엄청 크고 TV 광고 하던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어요. TV 광고하는 자체만으로 B2B 신뢰도를 높이려 한 거죠. 덕택에 웬만한 백화점이나 식품 대기업들과 접점이 생겼고, 다행히도 그분들이 저희를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여러 기회를 주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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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건강기능식품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이승환: 앞으로는 어떻게 회사를 키워가실 생각이신지요.

김하섭: 저희가 2023년 작년에 매출 21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적자도 계속 줄고 있고요. 하지만 몇백억 대 매출로 키우려면 지금 시장보다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야 해요. 그래서 메디푸드나 케어푸드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능성 제품에 도전하는 쪽으로 계속 진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승환: 메디푸드, 케어푸드가 뭐죠?

김하섭: 몸에 좋은 먹거리나 마실 거리를 메디푸드라고 하고, 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걸 케어푸드라고 합니다. 저희가 케어푸드 사업을 기획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 건기식 시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요. 마침 저희가 올해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GMP 인증까지 받았고요. 덕택에 국내 캡슐 업계 최초로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어요.

건강기능식품에서 볼 수 있는 GMP 마크

이승환: 대단하네요…

김하섭: 네. 그리고 판로 개척도 중요하겠지요. 캡슐이 넣을 수 있는 곳이 참 많아서 좋아요. 집에도 넣을 수 있지만, 머신을 사무실이나 병원에 넣을 수 있죠. 또 호텔 각방 숙소에 넣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저희가 아직 대기업만큼 유통력은 부족한 상황이니, 위의 건기식 등 타 회사에서 만들지 않는 다양한 캡슐을 기반으로 전국망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이승환: 제품군이 정말 다양한가 봐요?

김하섭: 네네. 하다 보니 진짜 많이 늘어났어요. 돼지감자 같은 곡물차도 있고요. 요즘 여성들에게 인기인 히비스커스, 한방재를 이용한 기능성 한방차…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만 약 27개 정도예요. 국내에서는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특함 덕에 미국 월마트 온라인 몰에서도 판매 중이에요.

제품이 많다 보니 이런 구매도 가능하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하섭: 바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간편하게 챙길 수 있을까가 저희 메디프레소의 시작점이었어요. 그래서 기존 차 시장에 머물던 “기호성”에서 다양한 효능을 검증받은 “기능성”으로 제품을 계속 진화해 나가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세계 최대의 전자박람회인 “CES 2025”에도 혁 신제품이 모여있는 글로벌 파빌리온관으로 참가하는데, 우리의 자랑스런 K-컨텐츠인 전통차, 한방차를 세계에 알리고자 한참 준비 중에 있어요.

앞으로도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과 함께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게 도전하고 혁신하면서 가치 있는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메디프레소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 있네요.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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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주차장 내비에 이어 자율주행까지: 베스텔라랩 정상수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100 Tue, 10 Dec 2024 03:40:09 +0000 http://3.36.87.144/?p=268100 실내 주차장의 빈 주차면을 알려주고 내비까지 제공하는 ‘워치마일’

이승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상수: 주차장의 빈자리를 알려주고 내비처럼 주차면 안내까지 해주는 ‘워치마일’을 운영하는 베스텔라랩 대표 정상수입니다. 허가 등 장벽만 없다면 실내 주차장에서 자율주행 주차까지 가능합니다.

베스텔라랩 정상수 대표

이승환: 어… 모두의 주차장 등 주차 정보 서비스는 알고 있는데, 빈자리까지 알려주고 주차면 안내까지 가능하다고요?

정상수: 네. 대형 주차장 들어가면 어디가 빈자리인지 몰라서 불편할 때 많잖아요? 그러면 지하 2층, 3층, 4층… 계속 뺑뺑이 돌 때가 많아요. 막상 빈자리는 주차하기 너무 힘든 자리일 때도 있고요. 그런데 ‘워치마일’ 앱을 쓰면 그런 문제가 사라집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어디가 빈자리인지 알려주고, 거기서 내가 주차하고 싶은 자리를 선택하면 내비가 안내해주니까요.

이승환: 저… 내비면 GPS 기반일 텐데, 지하 주차장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가요?

정상수: 가능합니다. CCTV만으로도 어느 자리가 비었다는 건 판별할 수 있으니까요.

GPS가 불가능한 지역을 CCTV를 활용으로 커버했다

이승환: 헐…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군요.

정상수: 네. 사실 센서를 많이 때려 박으면 CCTV 없이도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지요. 그래서 저희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CCTV를 활용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주차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요. CCTV만으로는 여러 차량이 움직이는 등 일시적인 사각지대가 생기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커버하기 위한 센서를 부착합니다. 그러면 주차면 상황도 알 수 있고, 내비로 안내도 가능하지요. 여기에 AI로 정확도를 높이고 있고요.

이승환: 이미 사용하고 있는 곳이 있나요?

정상수: 네. 이미 많이들 쓰고 있습니다. 킨텍스, 인천공항, 잠실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잠실점… 공영 주차장은 서울시에서 제일 큰 공영주차장인 천호역 공영주차장, 서울역 공영주차장, 안산시 공영주차장, 울주군 공영주차장 등이 쓰고 있고, 아파트도 안산 그랑시티자이, 호반 DMC 한강 등 점점 많은 곳에서 워치마일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워치마일이 있으면 더는 주차장에서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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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내 자율주행까지 가능한 솔루션 ‘제로크루징’

이승환: 뭔가 쩌는 아이디어인데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된 건가요?

정상수: 테슬라가 뜨면서 자율주행이 엄청 핫한 키워드가 된 지 꽤 됐잖아요. 테슬라뿐 아니라 온갖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을 깊게 연구하고 있고, 또 자율주행 SW 회사들도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바로 ‘주차장’이었어요. GPS 신호가 잡히지 않으니까요. 저희는 GPS로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이승환: 하긴 며칠 전 테슬라에서 “주차장부터 주차장까지 자율주행”을 이야기했죠.

정상수: 맞습니다. 그런데 그조차도 어느 정도 개방된 공간에서의 주차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주차면으로 딱 완전한 안내도 힘든 점이 있든 게, 주차장에서는 일반적인 도로 규칙이 적용되지도 않습니다. 저희 워치마일은 이를 기술적으로 완전히 해결했고, 심지어 자율주행도 이미 가능한 상황입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에디슨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출처: 데일리카)

이승환: 자율주행으로 원하는 주차면에 주차를요?

정상수: 네. ‘제로크루징’이라는 솔루션인데요.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실내 내비게이션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말씀드렸듯 자율주행차량은 최종 목적지까지 가고 주차도 가능해요. 하지만, 주차장 안의 현재 상황과 빈 주차면에 대한 정보는 없기 때문에, 딱 빈자리를 찾아 주차하기는 힘듭니다. 제로크루징은 빈 주차면과 장애물을 파악해 동적 지도를 형성하고, 자율주행차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주차면까지 자율주행 인도합니다.

이승환: 이것도 이미 상용화되어 있나요?

정상수: 네. 자율주행 업체에서 제로크루징 솔루션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다만 자율주행도 완전한 안전을 증명하기 전까지 여러 시범 도입 단계가 있듯, 제로크루징 역시 마찬가지라 실제 사용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실내에서는 큰 사고의 위험이 없는 데다가, 실내 주차장에서의 사각지대에서의 접촉 사고 문제를 방지할 수도 있기에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와도 서비스 도입을 의논 중입니다. 스마트 도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이고, 여기서 주차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저희 베스텔라랩 뿐이니까요.

실내 자율주행기술 ‘제로크루징’은 CES 2024에서 공개했다

 

서울역, 인천공항에 이어 전 세계로 확장

이승환: 막상 도입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굵직한 곳들을 뚫었나요?

정상수: 뭔가가 빵 터졌다기보다는 차곡차곡 쌓인 결과인데요. 예로 벤츠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임러 그룹이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아우토반’에 선정됐어요. 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서울역 공영주차장 ‘워치마일 서울역’을 SKT, 하이파킹과 진행해 협업하게 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점점 레퍼런스가 레퍼런스를 물며, 이제는 영업 없이도 계속해서 도입 계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괴로웠던 주차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승환: 결과는 어땠나요?

정상수: 굉장히 좋았습니다. 서울역은 항상 내비게이션 목적지 10위 안에 들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장소입니다. 또한, 주차장이 지상 2층에서 6층까지 다층으로 구성돼 있고, 옥외 주차장이 연결되는 통로가 존재해 주차장의 혼잡도가 높은 편이었는데 워치마일 서울역을 통해 사용자들의 주차 시간을 70% 이상 단축하였습니다.

이승환: 그 레퍼런스 하나만으로도 여기저기 영업하기 쉬웠겠는데요…

정상수: 그렇죠. 그보다 사이즈가 훨씬 큰 인천공항 주차 솔루션도 마련하게 됐고요. 여기에 더해 인천공항공사의 주차관제 플랫폼과 주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대국민 시범 서비스로 런칭할 계획입니다.

이승환: 해외 진출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정상수: 중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나라와 협력 중입니다. 월드컵을 치른 카타르는 대형 경기장 주차 문제, UAE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요. 이들 나라의 주요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었고요. 사우디아라비아는 투자부, 네옴 등 메가 프로젝트를 기획, 감독, 운영한 기업 등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인도네시아와는 자카르타 대형 쇼핑몰에 스마트 주차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GPS가 작동하지 않는 환경의 자율주행 기술과 솔루션 세계 1위로

이승환: 굉장히 잘되고 있는 회사 같은데, 돈도 잘 벌고 있나요?

정상수: 큰돈은 아니지만 4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입니다. 2023년은 영업이익도 6억을 넘었습니다.

매해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출처: 피치덱)

이승환: 다른 자율주행차 업체가 다들 적자인데 흑자라니 대단하네요.

정상수: 제가 회사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키워왔어요. 지금 직원이 40명 정도인데, 3년 전에도 20명 정도였어요. 투자로 회사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 있는 제품에 집중해 왔고, 그 노력과 결과물을 이제 국내 지자체, 대기업, 해외에서 알아주는 듯해 조금씩 성장에 박차를 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승환: 그러고 보니 창업 전에는 어떤 길을 걸으셨나요?

정상수: 원래 카이스트에서 박사까지 마쳤고요. 이후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 이후 KT에서 기술을 사업화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여기서 신규 기술 제품에 적용하는 것까지를 지켜봤는데, 실세계에 적용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소요가 되더라고요. 세계 최초 기술이 조금 더 현실에 빠르게 반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창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물론 막상 창업하고 나니, 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를 알게 되었지만요.

지금은 전세계 여러 국가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승환: 그래도 자율주행과 주차장 하나로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하네요.

정상수: 그렇지도 않습니다. 중간중간에 GPS가 없는 환경에서 인프라 정보를 통한 자율주행 지원이라는 큰 테마 하에, 고객사의 여러 요청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을 거치며 다듬어져 온 결과예요. 처음 창업할 때만 해도 기술만으로 다 될 줄 알았는데, 이후 시장의 냉정한 반응을 통해 점점 다듬어지는 과정이었죠. 다행히 현재의 주차장 안내와 관제를 맡아주는 ‘워치마일’과 주차장 내 자율주행 ‘제로크루징’은 시장에서의 평가를 어느 정도 마친 듯해, 더 성장에 몰두할 계획입니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상수: 베스텔라랩은 우리 기술과 솔루션을 자율주행 자동차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봇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마트 물류 분야, 또 특정 루트로만 이동하는 지게차 같은 특수 장비나 스마트 농기구에도 저희 기술을 충분히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크게는 선박도 가능할 거고요.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모든 공간 정보를 제공하여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이자, 최종 라스트마일에 최고가 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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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성과 자율성이 콘텐츠의 힘: EBS 한송희 PD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072 Thu, 05 Dec 2024 03:17:15 +0000 http://3.36.87.144/?p=268072 의미 있는 방송국 EBS에서의 사회생활 시작

이승환: 소개 좀 부탁드리옵니다.

한송희: EBS 한송희 PD입니다. EBS에는 95년 입사했습니다.

이승환: 어쩌다 EBS에 입사하게 됐지요?

한송희: 제가 졸업할 때 언론사 인기가 꽤 높았어요. 저 때도 <PD수첩>은 있었고, 단편적인 기사보다는 오랜 시간 이야기할 수 있는 PD가 되고 싶었죠. 그러다 덜컥 EBS 시험에 붙어 입사하게 됐는데, 막상 붙고 나니 교육방송의 가치가 저와 잘 맞더라고요. 근데 원래 교육부 산하에 있던 EBS가 2000년에 공사가 됐고, 노무현 정부 들어오며 언론의 자유와 함께 방송 다양성이 많이 높아졌어요.

이승환: 언론의 자유라면 어떤?

한송희: 사실 EBS <지식채널e>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 프로그램도 많이 나갔어요. 그때가 한미 FTA가 핫할 때였거든요.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FTA를 해야죠. 하지만 사회적 합의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죠. 그런 부분에 관해 비판들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한테는 규제가 거의 없었어요. 아예.

당시 EBS의 <지식채널e>는 한미FTA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음을 비판했지만, 정부에서의 탄압은 거의 없었다.

이승환: 정말 아예 없었어요?

한송희: 아니, 생각해 보니 하나 있을 수도 있는데 규제라고 보기엔 좀 애매하기도 해요.

이승환: ……

한송희: 그 하나 말고 99%는 개입한 적이 없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에 신념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아무튼 EBS가 ‘교육방송’ 이잖아요? EBS의 활동 근거가 되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있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EBS는 1) 학교 교육 보완, 2) 평생교육, 3) 민주적 교육 발전, 이렇게 3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EBS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죠. 참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방송국이라 생각합니다.

딱딱해 보이지만, 그만큼 원칙을 따르는 방송사

 

국민을 위한, 공영성을 지키는 방송국의 중요성

이승환: EBS에 입사해 처음 만든 프로그램은 무엇이었나요?

한송희: 처음 입사할 때는 대학교 소개 프로그램, 중학교 사회 등을 만들었죠. 그때는 EBS가 채널이 하나뿐이라 프로그램 다양성이 높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위성 방송 개국으로 채널 수가 늘어났죠. 위성 채널에 입시 관련 교육을 몰아넣는 효율적 편성으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죠.

이승환: EBS 재정이 별로 안 좋은가 보군요.

한송희: 그렇죠. 국민이 내는 수신료 중 EBS로 오는 건 약 3%가 안 됩니다. 그 예산이 EBS 전체의 7% 정도밖에 안 돼요. 그밖에 여러 정부 지원을 받지만, 그래도 EBS의 공적 재원은 30%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능 사업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죠. 근데 이것도 e러닝은 무료고 교재 판매 정도인데 매출도 학령 인구 감소 추세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BS가 입시 관련해 마음대로 수익을 올리기 힘든 게, 사교육비 감소와 교육 평등이라는 큰 목표하에 있기 때문이다 (출처: 국정브리핑)

이승환: EBS 좋은 입시 강의들 많은데 e러닝 유료화하면 되지 않나여?

한송희: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정부가 해야 할 교육 평등 업무를 대신하는 거라, 그렇게 수익성을 추구해서도 안 되고요. 애초에 EBS라는 조직 자체가 그 자체로 공공의 이익에 우선하기 위해 있는 조직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명의>라는 프로그램을 맡은 적이 있어요. 대한민국에 각 분야마다 이름 있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을 모셔, 어떻게 건강을 챙겨야 할지 굉장히 깊이 파헤친 프로그램이에요.

이승환: 아, 네. 저 유튜브에 엄청 뜨더라고요.

한송희: 네. 그 프로그램도 협찬을 전혀 받지 않아요. 많은 다른 방송사들이 의사나 병원을 간접적으로 홍보하잖아요? 아마 적지 않은 돈이 될 겁니다. 하지만 EBS는 공영 방송이고, 절대 상업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유혹이 많았지만, EBS까지 그런다면 그 프로그램 접어야죠. 아마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EBS <명의> 홈페이지, 건강 관련 고급 정보가 거의 다 있는 수준이다

이승환: 뭔가 되게 딜레마네요. 좋은 소재는 돈을 벌 수 없는.

한송희: 그래도 누군가는 EBS 입시처럼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명의처럼 정보의 객관성을 잡아줘야지요. 그래서 정치권에서의 시각이 중요합니다. 정치권이 공영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면, 방송국은 공영 콘텐츠 제작에 몰두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런데 자꾸 공영 콘텐츠를 서로 이념성으로 재단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비단 저희 방송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 같아요.

〈위대한 수업〉 살펴보기

EBS 홈페이지 바로가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지식채널e>

이승환: 그러면 EBS가 댜앙성을 갖춘 이후는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하셨나요?

한송희: 처음에는 어린이용, 청소년용 드라마도 만들고 많은 걸 했죠. 그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지식채널e>예요. 당시 편성 책임자였던 김봉열 선배가 <세계 테마기행> 등 EBS 다양성에 많이 기여했는데 그 선배가 지식채널e도 기획했어요. <지식채널e>는 저와 김진혁 PD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지식채널e>는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김진혁PD는 이후 전국 곳곳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승환: <지식채널e>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송희: 처음 시작은 방송사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방송 중간에 나가는 홍보용 토막광고(SB) 있잖아요? MBC 같으면 “만나면 좋은 친구~” 하는 거. 그때 캐나다에 온타리오 방송국에서 특정 프로그램의 예고편, 프리뷰 형태로 자사를 홍보하더라고요. 그러면 우리가 이를 더 발전시켜서 아예 5분짜리 정규 프로그램으로 해보자, 한 거죠.

이승환: EBS를 위한 광고 홍보용 프로그램? 이었다니, 시작이 독특하네요.

한송희: 홍보용이라 하기는 뭐하고, 약간 EBS의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생각했죠.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좀 했고 <다큐프라임>의 탄생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식채널e> 5분이 <다큐프라임> 50분이 된 거죠.

EBS가 다큐에 힘을 싣게 된 것은, 당시 편성기획부장이었던 김유열 현 사장의 역할도 컸다 (출처: 미디어오늘)

이승환: 당시에는 여러모로 파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송희: 시대를 좀 앞서간 거죠. 지금이야 릴스에 쇼츠에 짧아야 한다고 경쟁이지만, 당시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프로그램은 굉장히 파격적이었어요. 실제 당시, 본방의 반응도 좋았지만 다음 날 어디 블로그 보면 캡처본이 조회수 10만 가까이 찍고 바이럴이 많이 됐죠. 사실 자막과 음악, 이미지를 활용한 형식 자체는 이전에도 있었어요. 처음은 아니죠. 그만큼 대본, 편집, 음악, 하나하나 참여한 분들이 엄청 디테일에 신경 써서 나온 결과물이죠.

이승환: 특히 신경 쓴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한송희: 디테일은 함께 하는 수많은 스태프들의 역할이었고, PD 입장에서는 ‘다양성’이 첫번째였어요. 일반적인 다큐와 달리 시사, 과학, 사회, 인물 등을 경계 없이 오갔죠. 이 역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시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 중시한 키워드는 ‘반전’이었습니다. 짧은 5분간 어떻게 강렬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한번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반전의 메시지를 던져보자. 그런 면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습니다.

2006년 기사 중 일부, 철학의 차이가 느껴진다

 

공영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중요

이승환: <지식채널e>가 이슈가 되고 대박 나면서 승진을 하고 했나요?

한송희: EBS는 그런 거 없어요. 특별한 승진 같은 건 없고, 회사에서도 그냥 좋게 봤죠. 저희는 위로 올라가려는 경쟁보다는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죠. 그런 구성원이 함께 있는 공동체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이후 저는 자연스럽게 <다큐프라임>에 발을 얹게 됐습니다. <지식채널e>는 2차 자료를 사용해야 해서 갈증이 좀 있었는데, <다큐프라임>은 1차 자료를 직접 촬영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승환: 말씀 들어보니 <지식채널e>가 약간 교양 유튜브 원조 같기도…

한송희: 요즘 유튜버들 영상 너무 잘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유튜버만 해도 성실하게 자료 조사해 더빙하는 영상도 훌륭하지만, 직접 경험을 찍고 편집한 그 매력은 완전 별개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후 여러 <다큐프라임>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햄버거 커넥션>이라는 환경 다큐멘터리였어요.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소가 필요하잖아요? 그 소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열대우림을 벌목해 엄청난 규모의 농장을 만들거든요. 브라질과 멕시코까지 가서 그 현장을 촬영해왔죠.

제목만 봐도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다큐다

이승환: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갔겠군요.

한송희: 당시 EBS에서 정책적으로 <다큐프라임> 제작비로 5천만 원을 책정했어요. 당시 MBC 같은 지상파에서 다큐에 3천 정도를 책정할 때였거든요. 그런데 <다큐프라임>은 1회에 끝나지 않고 2회 이상도 많았어요. 3회 촬영이면 1억 5천 제작비를 들인 거죠. 그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파격적인 제작비였죠.

이승환: EBS가 다큐를 잘 만드는 데에는 그만큼 예산 투입도 있군요.

한송희: 그렇죠. 당시 편성기획부장이 지금 김유열 사장인데, 재활용 방식으로 예산을 잘 활용했어요. 돈을 확 몰아붙여서 한 편의 다큐를 만들면 여러 번 방송하는 거죠. 그리고 ‘제작의 자율성’도 큰 역할을 했어요.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율성이 있으면 세련된 콘텐츠가 나옵니다. 자율성이 곧 콘텐츠의 힘이죠. 그래서 정부나 국회보다도 EBS 콘텐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승환: 사회적 시각이요?

한송희: 네. 공공성을 갖춘 콘텐츠가 중요하다, EBS는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다, 이런 거죠. 사실 영국 BBC는 광고도 없고 수신료 비중이 60%가 넘어서 국회 눈치 안 보고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그래서 <그레이트 마인즈> 같은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봐요. 당장 시청률을 떠나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잖아요. 이런 공영성을 가진 방송,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국이 필요하다는.

영국 비영리 언론 단체 ‘공영미디어연합’의 대답 (출처: 시사인)

 

대가의 메시지뿐 아니라 삶도 배울 수 있는 <위대한 수업>

이승환: <위대한 수업>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한송희: 23년 2월 합류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난 뒤라, 그나마 좀 촬영이 수월했어요. 코로나 때는 해외에 촬영하러 가며 정말 고생 많이 했거든요. 저 이전에 했던 후배 PD님들이 세팅도 잘해뒀고요. 석학분들도, 그분들이 다루시는 내용도 너무 좋아서 아주 행복하게 촬영했습니다. 촬영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이승환: 무엇을 배울 수 있었나요?

한송희: 내용도 너무 좋은데 삶의 자세랄까요. 모든 선생님들이 자기만의 어떤 독특하고 훌륭한 자신만의 세계가 엿보였어요. 예로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뜨기 전까지 되게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러다 뒤늦게서야 시민들한테 사랑을 받게 되기 시작했는데, 그 긴 시간 포기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거죠. 그분 나이가 80이 다 되어가는데도 왕성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위대한 수업>의 영역을 더욱 확장한 앤서니 브라운 편

이승환: 찾아보니 46년생이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한송희: 36년생이신 켄 로치 감독님은 더 대단했어요. 감독님은 리얼리즘을 강조하고 인위적인 세팅을 싫어했어요. 보통 저희 강의는 관객 없이 좀 있어 보이는 무대 세팅하고 한번 촬영하고 끝이거든요? 근데 그런 거 싫다고 화려한 무대보다는 실제와 같은 강의장 하나 빌려서 한국인 방청객 30명 부르라는 거예요. 한국 방송이니 한국인을 위해 자기 영화 강의를 하겠다고 한 거죠.

이승환: 모이던가요;;;

한송희: 감독님 팬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 금방 모이더라고요. 당시 시험기간이라 학교 건물을 못 빌려서 실제 강의장인 아프리카 문화원을 빌렸어요. 다른 무대와 달리 좀 작아서 ‘있어’ 보이지 않는 곳이었죠. 감독님은 메이크업도 안 하셨어요. 자기는 영화 찍을 때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촬영하는 걸 선호한다면서요. 근데 강의장에서 전혀 권위적이지 않고 열정적이셨어요. 젊은이들과 친구처럼 농담도 잘하시고요. 마치 10대 20대 젊은이 느낌이었죠. 방청객들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연출된 무대가 아닌 자연스러운 강연장을 택한 켄 로치 감독

이승환: 그런 분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인생의 영광이겠네요.

한송희: 맞습니다. 앤서니 브라운도 그렇고 켄 로치도 그렇고, 우리 대부분은 그분들의 작품만 접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외국에 있어서 그렇지, 사실은 그렇게 나이를 드시고도 세상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거죠. <위대한 수업>이 단순히 그분들의 생각뿐만 아니라, 삶까지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위대한 수업>이 한국 사회의 도전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

이승환: <위대한 수업>을 촬영할 때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한송희: 있는 그대로 담으려 해요. 콘텐츠가 약간 재미없더라도, 석학들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춥니다. 처음엔 대중성을 위해 다른 방법도 고민했지만, 사람들이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분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이승환: 그래도 소위 편집빨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한송희: 그건 PD가 주도할 때에 가능한 일이고요. 그분들은 저희가 터치하기 쉽지 않아요. 그리고 대부분 강의를 거의 완벽하게 준비해 옵니다. 물론 케바케로 좀 이슈가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추가 인터뷰로 전환하거나 하면 돼요. 물론 후반 작업 때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합니다.

이름만 봐도 함부로 터치하면 안 될 것 같다

이승환: 근데 저도 좀 봤는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게 좀 있더라고요.

한송희: 음… 저는 원래 공부는 재미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석학들의 강의라는 게 쉽고 재밌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도 대중성 측면에서 여러 방식을 고민해 봤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지만, 기존의 1인 강의 방식이 오히려 <위대한수업>만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쉽게 설명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이 강의하는 걸 볼 기회는 별로 없으니까요. 매주 하나씩 나오는 강의를 10년 간 축적하면 엄청난 브랜드가 될 거라 생각해요.

이승환: 마지막으로, 앞으로 위대한 수업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송희: <지식채널e>이나 <다큐 프라임>이 EBS 이미지에 큰 기여를 했어요. 교육방송의 정신과 잘 맞아서 좋은 콘텐츠가 되었죠. <위대한 수업>도 그런 의미에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송희: 그리고 나아가서 <위대한 수업>이 한국 사회에 좀 더 문제의식을 던질 수 있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캐치업은 잘하는데, 우리만의 뭔가를 독자적으로 세우는 건 좀 약한 것 같아요. <위대한 수업>에 나오는 분들이 한 분야에 새로운 획을 그은 분들인 만큼, 한국 사회가 더 도전적인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데 <위대한 수업>이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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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흑자 기록하며 ‘법인 영업용 차량’을 독점하다: 카택스 안재희 대표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8053 Wed, 04 Dec 2024 04:22:18 +0000 http://3.36.87.144/?p=268053 광고 한번 없이 매일 3천 명 가입하며 시장 독식

이승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재희: 안녕하세요, 카택스 대표 안재희입니다. 카택스는 ‘업무용 차량 운행일지’ 앱으로, 기업들의 차량 관리 고민을 덜어드리고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 모델로도 활동했던 안재희 카택스 대표 (출처: 매일신문)

이승환: ‘업무용 차량 운행일지’가 뭐죠?

안재희: 법인 차량이 어디서 어떻게 쓰였는지를 꼼꼼히 기록하는 문서에요. 이전에는 비싼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등록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모든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하는 관행이 많았는데요. 이런 ‘꼼수 절세’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연간 1500만 원 이상의 차량 비용을 경비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한 겁니다.

이승환: 운행일지를 하나하나 다 써요? 몇 월 몇 일 몇 시 어디 출발, 몇 월 몇 일 몇 시 어디 도착…

안재희: 네. 맞습니다. 2016년 ‘업무용 승용차 세법 개정’으로 발표됐는데요. 업무용 차량 돌리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멘붕이었죠. 그래서 GPS 기반의 ‘위치 추적기’를 부착했는데, 직원들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거든요. 일이란 게 하다 보면 좀 쉬기도 하고 하는데, 내 움직이는 경로가 다 공개되니까요. 회사 입장에서도 그 비싼 기계를 통신사 3년 약정까지 받아가며 써야 했고요.

검색하면 이런 거 많이 나온다

이승환: 카택스는 그걸 앱으로 해결한 건가요?

안재희: 예, 원래 저희는 다양한 앱을 만들던 SI 회사였어요. 세법 개정 뉴스를 보자마자 바로 앱을 만들었어요. 되게 심플했습니다. 차량 출발 전 앱 켜고 내릴 때 앱 끄면, GPS로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광고비를 한 푼도 안 썼는데 순수 바이럴로 하루에 막 3천명씩 인스톨하고 그러는 거예요.

이승환: 엄청난데요;;;

안재희: 카택스가 국세청에서 요구하는 운행일지 양식을 그대로 뽑아줬거든요. 예로 그냥 운동용 GPS 트래킹 앱을 깐다. 그러면 내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달렸다는 나오지만, 국세청 운행일지 양식으로는 나오지 않아요. 근데 카택스는 차량번호, 업무 목적, 주행거리, 운전자 등 국세청 양식에 딱 맞으니 총무부 입장에서는 너무 편한 거죠. 대부분 사람들은 이 양식이 뭔지도 모를 때였으니까요.

이런 빡빡한 일지를 앱 사용으로 바로 뽑아준다

 

고객의 요청을 맞춰가며 돈도 벌고 사용 기업을 10만까지 늘리다

이승환: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안재희: 사용 기업 수는 약 10만 정도고요. 이 중 지속적으로 쓰고 있는 기업은 약 3만 정도예요. 등록된 차량은 누적 15만 대 정도입니다. 1대만 쓰는 기업도 있지만 4천 대 쓰는 기업도 있고 다양해요. 올해 매출액은 10억 정도 될 것 같고요. 큰 매출액은 아니지만 매해 우상향하고 있고, 또 한 번도 적자 보지 않고 매해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매해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중이다

이승환: 매해 흑자라니 대단하네요. 매출은 어떻게 낸 거죠?

안재희: 처음에는 운행 일지를 통해 돈을 벌 생각은 없었어요. 10년 전 앱 시장 분위기가, 일단 사용자만 늘려두면 할 수 있는 게 많다 생각했어요. 자동차 시장이 정말 크잖아요. 보험, 구매, 정비… 기업 고객사가 늘어나면 그 뒤에 붙일 거는 많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대기업 통신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혹시 관리자 페이지를 만들어줄 수 있겠냐고.

이승환: 시작부터 클라이언트가 통신사라니 대단하군요;;;

안재희: 네. 저희도 좀 놀랐죠. 대기업 통신사에서 카택스 잘 쓰고 있는데, 지금 앱으로는 차량 하나하나를 따로 관리해야 해서 좀 번거롭다. 관리자 페이지가 있으면 회사 전체 차량을 관리를 할 수 있으니까, 그 기능을 개발해 주면 안 되겠냐… 그렇게 통신사를 위해 기능 개발을 하면서 돈을 벌었더니, 그 기능 때문에 또 고객이 생겨요. 그 고객이 돈 줄 테니 또 다른 기능 개발을 해달라고 해요. 이렇게 반복되며 기능도 개선되고 매출도 늘었어요.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카택스 (출처: 피치덱)

이승환: 엄청난 플라이휠이네요. 근데 통신사에서도 GPS 추적 서비스 내놓았다 하지 않았어요? 거기서 카택스를 쓰다니 신기하네요.

안재희: 사실 저희라고 하드웨어 도입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영업사원이 앱을 깜빡하고 안 켜도 자동으로 기록되니 편리하고, 추가 매출도 기대할 수 있고요. 근데 법인차도 아니고 자기 차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싶어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면 화날 만하죠. 회사 입장에서도 머리 아프죠. 반발도 심한데, 초기비용, 설치, 유지보수, 위약금까지…

이승환: 그래서 앱에 집중했는데 그게 승리의 원인이 됐다.

안재희: 네. 앱을 통해 ‘장치 없는 간편함’을 표방했죠. 결과적으로는 하드웨어를 안 해서 살아남은 것 같아요. GPS 장치를 만든 대기업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돌아보면 현실적인 상황에 맞춘 선택과 집중이었던 것 같아요.

클릭 한두 번이면 끝나는 간편한 앱 카택스

 

도입하자마자 큰 비용을 절감하게 해주는 카택스

이승환: 대기업은 어떤 이유 때문에 카택스를 필요로 한 거죠.

안재희: 작은 회사야 차를 별로 안 사용하니까 수기로도 어떻게 처리되겠지요. 그런데 영업 많이 하거나 물류 관리해야 하는 회사는 차량이 수십 대 수백 대잖아요? 이걸 총무과 직원 1명이 다 관리할 수 있게 된 거죠. 누가 어느 차를 타서 어디서 어디까지 갔고, 그 동선은 어떻고 시간은 얼마 걸렸고… 이런 데이터를 다 파악할 수 있게 됐어요.

수많은 차량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이승환: 회사 입장에서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가요?

안재희: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비용이 줄지요. 운행 기록을 정확히 기록해서 정부에 제출하면 비용 처리가 되거든요. 또 대기업은 유류비 정산에만 4~5팀이 개입해요. 잡다한 서류 도장 찍고 하는, 반복적이거나 불필요한 업무가 많거든요.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정산 담당자가 책임지는 일이 많았는데, 이게 카택스를 쓰니까 다 사라지는 거죠. 그리고 애초에 카택스 같은 시스템의 도움이 없으면, 제대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닙니다.

이승환: 그건 또 무슨 말이죠?

안재희: 총무팀 입장에서는 이게 주 업무가 아니에요. 인사라거나 세무라거나 이런 거에 비하면 사이드 업무예요. 근데 정산해야 하는 인원이 몇백 명 몇천 명이다… 일일이 운행 기록을 확인할 수가 없죠. 그러다 보니 슈킹이 좀 생깁니다. 어지간한 건 적당히 넘어가겠지만 심한 경우도 많아요. 예로 한 영업사원은 본인은 전철로 돌아다니고, 가족이 쓴 내역을 회사 돈으로 처리한 거예요. 그러니까 주말에 사용하는데도 유류비가 계속 들어오는 거죠.

그런 문제 없도록 카택스는 깔끔하게 계산해 준다

이승환: ……

안재희: 회사들이 보면 참 별의별 일이 다 있는 게, 영업사원이 관리자보다 직급이 높은 경우가 있거든요. 부장님이 영업사원이고, 대리가 정산하는 담당자란 말이에요. 근데 부장님이 한 달에 유류비를 200만 원씩 받아 가요. 아무리 봐도 이건 ‘부장님이 택시 알바를 하나?’ 싶은 수준인데, 상사한테 대리가 따질 수도 없어요. 자기 상사니까요. 이럴 땐 정말 디지털의 공정함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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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유류비를 높여주고 카택스 케어로 자기부담금 보험까지

이승환: 근데 반대로 말하면, 직원들 반대로 도입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안재희: 네. 반발이 심하죠. 과거에 모 회사 노조에서 카텍스 도입하는 걸 반대하겠다고 나오시더라고요. 그러면 저희는 이렇게 설득합니다. 우리 카택스를 쓰면 오히려 유류비를 기존보다 더 많이 정산해 드린다… 이게 가능한 게, 카택스를 쓰면 회사 관리 비용이 엄청 줄어들고, 비용 처리도 완벽하게 되니까요. 유류비 좀 더 쳐줘도 한참 남아요. 기사님들 입장에서도 정직하게만 하면 오히려 과거보다 비용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총무팀이라면 흔하게 봤을 일 (출처: 카택스)

이승환: 그러면 근로자들도 바로 수긍하나요?

안재희: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게 좀 감정적인 거예요. 꼭 나오는 이야기가 개인정보 침해 아니냐, 이런 건데 이미 내부적으로 법무 검토를 마쳤습니다. 저희 최대 고객사인 S기업이나 엔터사, 방산업체 등에서도 도입할 때 대형 로펌 써가면서 법적 검토를 해주시더라고요. 운행 기록 데이터는 개인정보가 아니라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저희도 더욱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특히 신경 쓰고 있어요. 카택스에는 출도착지 좌표 블라인드 기능이나 사용자별 권한 설정으로 정보 접근을 제한적으로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고요.

이승환: 그러면 근로자들의 반발을 이겨내기 위해 어떻게 하시나요?

안재희: 최근 저희가 각 분야 보험 전문가를 주축으로 ‘카택스 케어’라는 최초의 영업용 차량 케어 상품을 내놓았어요. 보통 자기 차량에 대한 자동차 보험은 다 들잖아요? 사고 나면 일부 자기 부담금을 내고요. 근데 내 차 타고 회사 일하다가 사고가 났다. 그러면 회사 일 때문에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자기부담금을 내야 해요. 직원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합니까. 카택스 케어는 이를 법인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보상 지원하는 서비스예요.

국내 최초로 법인에서 자기부담금을 지급하는 보험 ‘카택스 케어’

이승환: 오오. 좋네요…

안재희: 네. 근데 또 문제가 법인차는 아무래도 개인 차량보다는 좀 함부로 운전하게 마련이에요. 그래서 사고 나는 경우도 좀 많아요. 그러면 근로자도 회사도 손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걸 UBI 보험(운전습관연계보험)으로 연결했어요. 카택스에는 급가속, 급회전, 급정지, 이런 것도 다 잡혀요. 티맵, 카카오내비 등을 통해 개인 보험 할인해 주는 것들은 있는데, 운전자 특정이 안 되는 법인차는 해당이 안 되더라고요. 이걸 DB 손해보험과 함께 인슈어테크 상품으로 출시 준비 중이에요.

 

법인, 기업용 업무 차량의 데이터를 모아 애프터마켓으로 진출

이승환: 정말 다양한 걸 하고 있네요. 앞으로는 어떤 쪽으로 확장하실 계획인가요?

안재희: 굳이 운행 기록이 아니라도, 저희가 법인 차량 전체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크죠. 이 차가 이제 렌트 만기다. 예를 들어 GV80을 타고 있던 대표님인데 차 바꿀 때가 됐단 말이에요. 그러면 저희가 두세 달 전에 신품 프로모션 한번 해드릴게요. 여기서 운행 기록이 도움이 되지요. 장거리 운행이 많고 탑승 인원이 적으니까 이런 차 어떨까요, 이런 식의 맞춤형 제안으로.

차량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에 자연히 다른 시장으로 연결 가능하다

이승환: 오…

안재희: 정비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에요. 사실 회사에서도 차량 관리하는 게 엄청 부담이에요. 개인이 아니라 회사다 보니, 정비 비용을 아꼈다 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요. 반대로 정비 제대로 안 해서 사고가 나면 또 덤탱이를 써야 하고…

이승환: 잘될 것 같은데요?

안재희: 네. 이미 모 대기업에서도 협업 제안을 받은 적이 있어요. 우리가 법인 차량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니까, 차량 주기에 맞게 자기들 정비소로 보내는 그런 모델이었지요. 또 직접 대형 정비소로 가지 않아도 되는 출장 정비 스타트업과도 이야기 중입니다. 요즘은 굳이 정비소 안 가도 OBD소켓이란 걸로 통신하면, 이 차량이 몇 km를 달렸고 이런 정보가 다 스캔이 돼요. 또 타이어 마모도나 브레이크 패드 등, 정비사분들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저희는 이 데이터를 카택스 차량 정비 페이지랑 연결해서 ‘타이어 갈아주세요’ 같은 알림을 미리 보내고 정비 내역을 관리해 주는 거죠.

OBD를 통해 차량의 온갖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

이승환: 이렇게 데이터를 계속 모을수록 연계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거군요.

안재희: 맞습니다. 모든 운행 기록을 기록하고, 여기에 법인과 차량의 데이터를 엮으면 별의별 게 다 되지요. 중고차 매매 시 차량 평가도 가능하고, 자연히 거래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중고차 매매, 렌터카, 신차 시장까지도 자연히 이어져요. 이런 애프터 마켓을 보고 인수 제안도 많이 들어왔어요.

이승환: 그 귀한 엑싯 기회를 왜 안 잡은 겁니까!

안재희: 저희의 미래는 단순히 운행 일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계 시장, 즉 애프터마켓에 있었고 인수를 생각하던 담당자분들도 그 부분을 좋게 봐주셨어요. 그런데 당시 저희는 운행일지, 유류비 정산, 차량 관제 같은 기능으로만 사업하고 있었고, 애프터마켓은 아직 증명하지 못했는데 이 상태로 기회를 잡는 게 성급해 보였죠. 저희가 앞으로 증명해 나가야 할 게 많은 거 같아요.

이미 급성장 중이고 남은 건 다른 시장 진출이다

 

자동차 관련 모든 경험을 카택스로 해결할 때까지

이승환: 그러고 보니 투자는 좀 받으셨나요?

안재희: 8년간 카택스 한길을 걸으며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다가, 올해 4월에 중진공에서 투자를 받았어요. 투자라는 게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기도 하잖아요. 아무래도 중진공은 정부 공인, 인증, 이런 느낌이 있으니까 더 의미 있었죠. 중진공이 저희 비즈니스를 잘 이해해 주고, 비전도 지지해 주신 덕분에 목표했던 프리A 단계에서 100억 이상의 밸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승환: 8년 동안 존버라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네요.

안재희: SW만 할 때는 큰돈이 들지 않지만, 예로 법인차량 렌트를 한다고 하면 당장 차량 가득한 땅부터 필요하잖아요. 언젠가는 큰 자본이 필요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했었고,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실은 저희가 중간에 해외 진출, 중고차 시장 진출, 등등 도전을 해봤어요. 그런데 메인 서비스가 딱 자리 잡지 않으면 뭘 붙여도 의미 없더라고요. 지금이야말로 운행일지 기반 서비스 안정화가 끝났고 이제 그다음 확장을 위해 나가야 할 때인 거죠.

이승환: 본사가 대구라서 좋은 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나요?

안재희: 물가가 저렴한 건 좋은데, 지방은 아무래도 인재를 찾기가 어렵죠. 가끔 서울살이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오시는 능력자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켤 정도예요. 반대로 신입을 키워야 하는 일이 많고요. 혹시라도 대구에서 SW를 만들고 싶은 분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이승환: 지방에서 한다고 무시당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안재희: 음… 그런 면이 있다면 있는데, 나중에 지방 기업인 줄 몰랐을 정도로 서비스가 좋았다는 말을 종종 들어요. 실제 저희도 욕 안 먹으려고 되게 조심스럽게 회사를 운영해 오기도 했고요. 괜히 지방 기업이라 무시당하고 욕먹지 않으려면 꼼꼼하게 잘하자. 고급 음식은 아니라도 맛있고 따뜻한 음식을 내는 식당처럼.

쟁쟁한 기업들이 카택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재희: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차량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편하고 쉽게, 카택스로 다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차량 교체부터 구매, 보험 처리, 정기점검, 유류비 정산 등 운전자나 관리자가 해야되는 온갖 골치 아픈 일을 카택스가 대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저는 넓고 좋은 사무실에서 많은 사람들과 빨리 가는 것도 좋겠지만,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유능한 팀원들이랑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게 훨씬 중요하다 생각해요. 카택스는 지금까지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잘 성장해왔다고 생각해요. 이제 방향은 잡혔으니까, 앞으로는 이 길을 흔들림 없이 쭉 직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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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확보 속에서 공공성을 지키려 노력한 EBS의 역사: EBS 이주희 PD 인터뷰 https://ppss.kr/archives/267880 Thu, 28 Nov 2024 01:17:08 +0000 http://3.36.87.144/?p=267880 KBS 산하에서 시작해 독립 방송국으로 자리잡은 EBS

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주희: EBS 이주희PD입니다. 1995년 입사했으니 30년이 다 됐네요.

EBS 이주희 PD의 모습

이승환: EBS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이주희: 제가 87학번인데 군대 다녀오니 언론사 열풍이 불고 있었어요. 그때는 PD랑 기자랑 똑같은 과목을 봤어요. 국어, 영어, 상식, 이런 필기시험을 보던 옛날이었죠. 신문사 시험 붙으면 기자, 방송사 시험 붙으면 PD가 되던 시절인데, 저는 EBS에 붙어 PD가 됐습니다. 솔직히 어떤 소신이 있어서 온 건 아니에요.

이승환: 그때 EBS는 지금과 어떻게 달랐나요?

이주희: 1991년 EBS가 KBS에서 독립했어요. 독립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정말로 ‘교육’ 프로그램에 포커스돼 있었습니다. 현재 EBS에서 많이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같은 교양, 시사 영역이 그때는 많지 않았어요. 수능 인강도 없을 때였고, 중고등, 외국어,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이 거의 다였죠.

먼 옛날 EBS는 KBS 3TV였다…

이승환: 그러던 회사가 어떻게 변화가 조금씩 생겼나요?

이주희: 그때는 EBS가 교육부 산하여서 교육부 예산을 받아썼습니다. 편성의 자율권도 많이 부족했어요. 그때 사원들이 ‘학교교육’을 벗어나 평생교육, 사회교육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갑니다. 편성자율권도 중요한 문제였죠. 이를 통해 독립 공사가 됐고요. 예산 운영과 편성 등에 자율권을 갖게 되며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승환: 어떤 변화가…?

이주희: 기존에는 채널 하나만 운영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초중고 교육 방송을 크게 늘리며 채널도 굉장히 많아졌죠. 수능 인터넷 강의도 시작했구요. 또 학교, 외국어 교육 등을 케이블과 위성 채널에서 맡게 되며, EBS 메인 채널은 시사 교양 위주로 바뀌게 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명실상부한 교양 플랫폼 스타일로 가게 되지요.

 

공공성과 동시에 수익성까지 담보해야 하는 어려움

이승환: 수신료, 수능 외에도 이런저런 재원이 있나 봐요.

이주희: TV 수신료는 전체의 3%만 EBS로 들어와요. 한전이 받는 수수료보다도 적습니다. 안정적인 재원은 그뿐이고, 나머지는 다 유동적이죠. 매년 국회에서 심의를 받는 ‘방송발전기금’도 유동적이고, 광고 수익은 요즘 TV는 다 어렵죠. 다행히 지난 2천년대 초중반까지는 수능 사업 등이 잘 돼서, 큰 문제 없이 회사가 성장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험생 숫자도 줄어들었고 옛날처럼 수능 연계율이 엄청 높은 상태도 아니죠.

EBS에 들어오는 수신료는 한전의 절반도 되지 않는 현실 (출처: EBS)

이승환: 입시 방송을 계속 키울 수 있지 않나요?

이주희: EBS는 정부 지원을 받기도 하기에, 메가스터디처럼 무조건 수익 극대화를 해서도 안 됩니다. 당장 수능 e러닝이 무료로 제공돼요. 그래서 교재 수익 정도만 가능한 건데, 이조차도 비슷한 스타일의 문제집보다 훨씬 쌉니다. 물론 공적인 정부 사업을 대행하는 거니까 이게 맞지요. 다만 이런저런 제약이 있기에 항상 재원 부족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죠.

나 홀로 20년 전에 사는 듯한 EBS 교재 가격

이승환: 뭐가 딜레마 같은데요…

이주희: 맞습니다. 돈은 안 되지만 공공성이 있는 걸 하라고 만든 회사인데, 또 동시에 돈은 벌라고 하면서 돈을 맘대로 막 쓸어 담을 수도 없어요. tvN처럼 돈 벌기 위해 생긴 회사가 아니니 이해는 가는데, 전체 예산에서 안정적인 부분이 너무 적다 보니까 항상 위태위태하죠. 공적 영역 수행과 수익 확보 간의 외줄타기가 계속됩니다.

이승환: 그래도 요즘 수신료 KBS 줄 거 EBS 줘라(…) 등 응원 분위기도 있던데요.

이주희: 굳이 수신료가 아니라도, 공적 지원이 더 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공공을 위한 목표를 추구하면서 효율성을 유지한다는 게 이상적으로는 되게 좋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양쪽 모두를 좇기가 힘들거든요.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좇는 건 쉽지 않다

이승환: 그렇다고 또 정부에서 돈을 팍팍 던져줘도 문제일 것 같고…

이주희: 맞습니다. 방만해진다는 비판이 있겠죠. 하지만 현재의 구조로 공적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돈을 벌고, 적은 재원으로 효율적으로 방송을 만들지 고민이 많습니다.

 

제작 자율성을 통해 드라마, 반려동물 등 다양한 소재의 방송을 제작

이승환: EBS에 입사하셔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이주희: EBS는 인원이 많지 않아서, 편성, 사업 등 다양한 일을 돌아가면서 해요. 저는 운이 좋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제작 PD로 보냈어요. 그리고 제가 PD로 활동한 90년대, 2000년대는 지상파의 전성기였잖아요. 꽤 자유롭게 방송을 많이 만들었어요. 그래서 요즘 회사에 들어오는 친구들을 보면은 약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요즘은 예산 축소돼서 맘대로 하기 힘드니까. 저 때는 드라마도 만들고 그랬거든요.

이승환: EBS에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요?

이주희: 예. 청소년 드라마 여럿 만들었어요. <점프>라고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학생이 과거 역사적 인물로 빙의되는 거죠. 요즘은 엄청 흔하지만 그때만 해도 신선하다고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또 <사이언스 쇼>라는 과학 예능도 만들었어요. 예로 과학적 지식을 활용해 방탈출 게임을 한다거나, 사람을 띄우려면 얼마만큼 큰 헬륨 풍선이 필요할까, 이런 실험들 있잖아요.

30대에게는 추억의 <점프>, 유튜브 뒤져보면 은근 재미나다

이승환: EBS가 생각보다 신기한 거 많이 만들었군요;

이주희: 네. EBS가 좀 PD의 자율성을 많이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제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는데요. 그때는 강형욱 훈련사가 뜨기 전이었어요.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출연자가 최고의 IP구나. 옛날 같으면, 그러니까 90년대나 2천년대 초였다면, 강형욱 훈련사가 다른 방송사로 옮겨도, 오리지널은 EBS라고 인지할 거예요. 근데 지금은 강형욱 훈련사가 오리지널이라 생각해요. 오리지널의 이미지가 채널이 아니라 출연자를 따라가는 거죠. 그것만 해도 지상파의 영향력이 많이 죽었다 하죠.

EBS로는 매우 높은 시청률 2%대를 기록한 방송, 강형욱은 3년간 함께했다

이승환: 강형욱 훈련사는 PD님을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고 있나요?

이주희: 아니, 그럴 관계도 아닐뿐더러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은인’ 같은 발상 자체가 90년대나 2천년대 초반 PD들의 마인드죠. 다들 내가 쟤 키웠다고들 하는데 아니거든요. 왜냐면 강형욱 훈련사는 처음 출연할 때부터 잘했어요. 강형욱 훈련사가 아니었으면 그 프로그램이 뜨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승환: 넘 겸손하신 거 같은데…

이주희: PD와 출연자는 서로 돕는 관계란 거죠. 근데 예전에는 PD에게 더 힘이 실려 있었다면 이제는 출연자에게 더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도 그런 면에서 마찬가지이고요. 프로그램 기획 잘하는 것보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더 힘이 있는 거고요. 저희도 그런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죠.

방송 영향력 감소는 어느 방송 PD든 다 하는 이야기, 저 시청률을 수많은 방송이 쪼개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미디어오늘)

〈위대한 수업〉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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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를 통해 다큐 강국으로 자리잡기까지

이승환: EBS의 본격적인 교양 프로그램, 다큐 주력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이주희: 2천년대 초중반에 지금 사장님이신 김유열 부장님께서 편성부장으로 계셨어요. 그때 그분이 교양과 다큐 쪽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셨죠.

이승환: 부장이 그렇게 힘이 세요? 거의 이거는 사장급 결단인 것 같은데?

이주희: EBS가 공기업이다 보니까 오너의 리더십이 그리 강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가끔은 실무진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합니다. 그때 편성팀에서 다큐멘터리를 밀었고, 2008년 <다큐프라임>이라는 EBS 간판 프로그램이 생겼죠.

EBS를 다큐 명가로 이끈 김유열 사장

이승환: 어쩌다 그렇게 뜬 거죠?

이주희: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실 EBS가 <다큐프라임> 전까지는 다큐멘터리를 이렇게 많이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처음 <다큐프라임>을 만들게 된 PD 중에 다큐멘터리를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근데 반대로 기존 한국에서 많이 만들던 다큐멘터리 스타일에서 자유로운 다큐를 만들 수 있었지요.

이승환: 어… 그래도 보통 어떤 장르든 문법이라는 게 있잖아요?

이주희: 그런데 저희는 또 교육방송이잖아요. 상업성이 강한 지상파 스타일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래서 주로 유럽의 공영방송 교육 콘텐츠를 많이 봤어요. 그걸 기존 한국 다큐 스타일과 결합했죠. 그러다 보니 남들과 다른 독특한 다큐가 많이 나왔어요. 저 같은 경우 비용 줄이기 위해 일단 저예산으로 역사 속 전투 장면을 찍은 뒤, 후편집으로 옛날 느낌 나게 한다거나 하는 걸 많이 했습니다. 이준익 감독님이 <자산어보>를 흑백으로 해서 예산 절감했듯 말이죠.

EBS 다큐멘터리 유튜브에는 온갖 장르와 스타일의 다큐멘터리가 즐비하다

이승환: 내용 면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이주희: 돈도 없고 틀도 없고, 눈치 봐야 할 선배가 없잖아요? ‘원래 이렇게 만드는 거야’라는 전통이 없으니, 연출은 물론 주제나 소재도 더 다양할 수 있었죠. 그러니까 저처럼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내용을 택했고, 그러니까 더 열심히 파고들잖아요? 어느새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게 돼요.

이승환: EBS 다큐가 덕업일치의 터전이 된 거군요.

이주희: 네, PD들이 각자가 관심 있는 영역을 엄청 파고들어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그걸로 책도 쓰죠. 그러다 보면 다큐 내용의 주도권을 PD가 확실하게 쥐게 됩니다. 보통은 교수님이나 자문위원이나, 이런 분들의 주장에 내용이 정해지거든요. 반면 EBS는 PD 본인의 어떤 의도대로 구성하고 주장하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어요. 저도 저의 주 관심 분야인 역사와 정치 관련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들었어요. <강대국의 비밀>이라는 역사 다큐, <킹 메이커>라는 대통령 선거 전략 등 몇몇이 나름 화제가 됐었죠.

6부작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강대국의 비밀>

 

세계 최고의 석학이자 저자를 모시는 <위대한 수업>

이승환: 그렇게 다큐를 열심히 제작하다 또 어떤 일이 있었나요?

이주희: 잠시 경영 부문에 몸을 담기도 했어요. 근데 평생 제작만 했기 때문에 경영에 관여하는 게 그렇게 재밌지는 않더라고요. 솔직히 잘한 것 같지도 않고요. 다행이었던 점은 EBS PD 수가 많지 않거든요. 150명 정도 되는데, 실제 제작을 하는 PD는 50~60명 정도 돼요. 그래서 항상 어디든 사람이 부족해요. KBS처럼 큰 회사는 한번 제작 떠나면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EBS는 또 기회가 옵니다.

이승환: 그래서 <위대한 수업>으로 복귀하게 된 거군요.

이주희: 네. <위대한 수업>은 제가 경영 부문에 있을 때, 제가 몸담고 있던 센터 소속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항상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다시 제작 쪽으로 복귀하며 이 프로그램 만들고 싶다 자원한 거죠. EBS가 이런 문화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큰 방송사는 부장급 이상이 경영 쪽으로 빠졌다가, 다시 현업 제작 PD가 되기는 어렵거든요.

같은 지상파이지만 규모 차이가 커서, 할 일이 넘친다는 이야기…

이승환: 왜 <위대한 수업> 제작에 뛰어들고 싶었나요?

이주희: 덕업일치죠. 제가 PD가 돼서 좋은 점이 역사 프로그램 전문 PD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위대한 수업>을 통해서 내가 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싶은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고 싶었죠. 세계적인 석학을 만나서 직접 강의를 듣고 질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영광이고 기쁨입니다.

이승환: 근데 강연이면 제작비가 별로 안 들 것 같은 느낌인데, 위대한 수업은 꽤 드나 봐요.

이주희: 출연료가 적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석학이란 또 엄청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강연자인 경우가 많거든요. 다들 에이전시도 있고 해서 그냥 교수님으로 퉁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에요. 슈퍼 갑들, 연예계로 따지면 슈퍼스타들과 일하는 겁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님 <총, 균, 쇠> 얼마나 팔렸겠습니까. 또 교수가 아닌 분들은 더할 수도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을 어찌 감히 쉽게 섭외하겠어요.

대체 어디서 이런 분들을… 할 분들을 아무렇지 않게 모셔 오는 <위대한 수업>

 

EBS, 본연의 목적인 공공성에 충실해야

이승환: <위대한 수업> 촬영 진행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이주희: 보통은 출연자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합니다. 당연히 그분이 준비한 내용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걸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는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최대한 사전 협의를 해요. 그렇게 강의 구성을 짜고 촬영을 갑니다. 대개 촬영은 제작비 문제로 현지 스텝 4명 내외로 구성합니다.

이승환: 그거밖에 안 써요?

이주희: EBS는 예산이 빡빡해서 허투로 못 써요. 거기에다가 세계 석학들이 있는 나라는 주로 부자 나라예요(…) 그래서 이게 사람 한 명 인건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방송사 같은 경우에는 조연출도 출장할 때 데리고 가는데 우리는 PD 혼자 가요. 정산도 PD가 하고, 데이터 백업도 PD가 하고, 다 PD 혼자 합니다;;; 그래도 <위대한 수업>은 고생이 덜하죠. 일단 출연자 대부분이 강의력이 워낙 좋으셔서 그걸로 커버되는 게 많거든요.

위대한 수업 시즌 3 출연자, 그야말로 후덜덜한 라인업

이승환: <위대한 수업>이 돈은 좀 되나요?

이주희: 저희가 정부 지원을 받잖아요? 그래서 마음대로 이윤을 추구할 수 없고, 3년간은 <위대한 수업> 콘텐츠로 영리사업을 할 수 없어요. EBS가 돈 벌려고 만든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효율성만 추구했다면 애초에 이런 프로그램은 아예 만들지도 못했을 거예요.

이승환: <위대한 수업> 외에도 EBS 산하에 EBR 등 좋은 콘텐츠가 많은데, 이쪽 수요는 어떤가요?

이주희: 콘텐츠의 품질이 높다고 잘 팔리는 건 아니니까요. 막말로 웨이브나 티빙 규모도 쉽지 않은데, EBS 단독으로 상업적으로 의미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가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는 EBS 본연의 공익적인 목적부터 충실한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두 OTT는 엄청난 돈을 들여 양질의 상업적 콘텐츠를 뽑아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공공성을 중시한 콘텐츠로 이익까지 내기는 쉽지 않다

 

<위대한 수업>, 전 세계 석학들의 기록으로 남아야

이승환: <위대한 수업>은 EBS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이주희: 일단 저희는 공영성을 가진 방송국이니,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발현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또 시청률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말하자면 고급 시청자라 해야 할까요? 일종의 오피니언 리더 등은 많이 시청했고 화제성도 컸죠. 그런 점에 의미 있는 성공인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이 프로그램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봐요.

이승환: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이주희: 이 석학분들 중에 나이가 많은 분들이 꽤 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의 공개 강의 기록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이런 수준의 강연을 편성할 수 있는 방송사가 많지 않으니까. 어쩌면 우리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게 기록 그 자체로서의 가치도 되게 크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분들 중 상당수가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준의 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의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공적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올해 있었던 일인데요, 어떤 분은 3년 만에 섭외가 되어서 좋아라하고 촬영을 갔는데 미국 현지에서 연락이 안되는거에요. 그래서 일단 찾아갔더니 며칠 전에 돌아가신 거에요. 모두들 깜짝 놀랐죠. 또 시즌 4에 나올 다른 한 분(마이클 루스)은 산소호흡기를 단 채로 강의하신 일도 있고요.”

이런 대가들의 강의를 한데 모은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이승환: 앞으로 <위대한 수업>은 어떤 방향으로 갈까요?

이주희: 이미 ‘확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제임스 카메론도 석학은 아니잖아요. 작년에 태양의 서커스 CEO도 촬영했고, 루크 동커볼케라고 현대차 디자인을 확 바꾸신 디자인 총괄도, 향수로 유명한 조 말론, 동화 작가 앤서니 브라운, 건축가 안도 다다오도 촬영했죠. 잘 알려진 세계 석학을 넘어, 한 분야에서 일가견을 쌓은 분들의 강의를 남기는 거죠.

이승환: 확장의 계기가 있나요?

이주희: 처음부터 굳이 석학들만 촬영하려 했던 건 아니에요. EBS가 제공해야 할 가치 중 하나가 ‘평생교육’이잖아요? 대중이 들어야 할 만한 강의라면, 그 사람이 꼭 석학이 아니더라도 찾아가 촬영하는 거죠. 다만 화제성도 필요하다 보니 초반에는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학자들을 먼저 섭외했지요. 또 이런 분들을 먼저 섭외해야 후속 섭외가 편하기도 했고요.

사실 EBS 홈피 뒤져보면 거의 없는 교육이 없는 수준으로 다 있긴 하다…

이승환: 앞으로 <위대한 수업>이 어떤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는지요?

이주희: 이제 4년째 하고 있는데 한 10년은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인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음에도, 아직 섭외되지 않았거나 섭외가 됐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못 한 분들도 많고, 떠오르는 신진 학자들도 있거든요. 이미 EBS는 이 분야에 많은 노하우가 생겼어요. 적은 예산에 훌륭한 강의를 만들 수 있고, 세계 학계의 흐름도 알게 됐죠. 전 세계 어느 방송사들도 가지지 못한 고급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고, 쭉 계속됐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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