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리승환: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하민: 틱톡커 전문 에이전시 아이기스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하민입니다. 콘텐츠 제작과 틱톡커 관리를 맡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인스타와 틱톡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리: 아이기스에 관해 좀 더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민: 크레바스AI라는 회사의 광고사업부입니다. 크레바스AI가 운영하는 ‘핀플리’라는 음악 앱에서 틱톡 마케팅을 해봤는데, 페북이나 인스타 등 다른 채널보다 성과가 압도적으로 좋았어요. 틱톡 전에는 지인들만 아는 앱이었는데, 틱톡 마케팅 1주일 만에 3만 다운로드, 1개월 만에 5만 다운로드가 나왔고, 실시간 음악 앱 순위 1위를 꽤 기록했었고요. 이 경험을 기반으로 만든 틱톡커 전문 에이전시가 아이기스입니다.
리: 1개월만에 5만 다운로드… 광고비는 얼마나 썼던 거죠?
하민: 그때까지는 500만원도 안 썼을 거예요.
리: 헐? 다운로드당 100원도 안 들었다고요? 왜 이렇게 싼 거죠?
하민: 틱톡커 광고 비용이 그리 높지 않아요. 정말 적은 비용으로도 함께 하는 틱톡커도 있거든요.
리: 틱톡커 단가 돌아다니는 거 보면 최소 몇백만원씩 하던데요?
하민: 저희도 종종 받아보는데, 그 단가표는 많이 부풀려진 거예요. 유튜버나 인스타 인플루언서는, 전업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틱톡커들은 광고비 많이 받기보다, 자기 컨셉으로 영상을 찍는 그 자체를 즐겨요. 어린 친구들은 자기가 경제활동하는 자체에 즐거움을 얻고 있기도 하고요.
리: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싼 가격을 광고비로 제시하면 미안하지 않아요?
하민: 아무한테나 싼 가격을 제시하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막 틱톡을 시작한 틱톡커가 있어요. 노출이 안 나와서 걱정인데, 그런 고민을 새벽까지 들어주고 조언을 해요. 저는 틱톡커이기도 하잖아요? 유명한 틱톡커들이, 이런 편집 앱을 쓰는 게 좋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광고비는 이미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아이기스 직원이기 이전에, 선배 틱톡커이자 아는 형인 거죠. 그렇게 한명한명 틱톡커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며 가능한 일이죠.
Part 2.
리: 그런데 유명하지 않은 틱톡커에게 일을 주는 것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하민: 보통 인스타나 유튜브는 유명한 사람에게만 광고를 주잖아요? 핀플리 틱톡 광고가 대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인기 있는 틱톡커에게만 부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600명 틱톡커와 핀플리 광고 챌린지를 했죠. 그러다 보니 틱톡만 들어가면, 추천 게시물로 핀플리가 나오고, 틱톡하는 초중고생은 핀플리를 알고, 타고 올라가 3040까지 핀플리 영상을 보게 된 거죠.
리: 어… 그래도 팔로워가 많은 이들에게 뿌리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요?
하민: 저도 틱톡 광고 많이 받아봤지만, 틱톡은 팔로워 수가 많다고 능사가 아니에요. 팔로워 수보다 ‘추천 피드’에 올라가는 게 훨씬 중요해요. 5천 팔로워라도 영상을 잘 뽑아내서 추천 피드에 올라가면, 조회수 500만은 그냥 넘어요.
리: 헐, 500만;;; 근데 추천 피드에 올라가는 걸 예상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하민: 그래서 아이기스는 물량공세를 곁들여요. 팔로워가 10명이든 100명이든 100만이든, 누가 추천에 들지는 몰라요. 많은 틱톡커와 함께 할수록 추천 피드에 뜰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사실 틱톡 광고는 운빨이 좀 커요. 10명 중 1명도 안 터지면 정말 운이 안 좋았던 거고, 10명 중 10명이 다 떴다, 그러면 그 광고는 대성공인 거예요.
@dyrjk20kgcg1 엄마한테 핀플리 소개 시켜 주기❤️ #핀플리#핀플리같이듣자#추천#추천뜨자#추천간판#추천떠라#fyp ♬ Big mood – aApVision
팔로워 1만명이 되지 않지만, 3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리: 그래도 제가 광고주라고 하면, 얼마 정도는 보장해줘… 라고 할 것 같은데요…
하민: 팔로워도 많고 조회수도 많은 분들을 ‘탑티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분들은 할 때마다 정말 딱딱 추천에 떠요. 애초에 어떤 연출이 먹히고 영상이 뜨는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거든요. 예로 핀플리 광고에서도, 영프린스님, 박지녕님이 “끊기지 않는 음악, 핀플리에서”라는 소재로 영상을 하나씩 올렸는데, 각각 33만, 77만 뷰수(조회수) 나오면서 댓글 반응도 뜨거웠거든요.
@jh.___.97 #광고 박지녕 눈사람☃️#틱톡순삭 #추천 #핀플리 #무료음악앱 ♬ 오리지널 사운드 – 박지녕🔫
77만뷰 ㄷㄷㄷ…
리: 그래도 노출이 보장된 소수의 탑티어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요?
하민: 둘을 같이 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아요. 그래도 탑틱톡커는 어느 정도 좀 시크한? 그런 면이 있는데, 크게 뜨지 않은 분들은 광고 받은 걸 자랑하고 싶어서, 이걸 또 인스타, 유튜브 쇼츠에도 올리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퍼지는 거죠. 여기에 틱톡커의 주변인들, 또 개성 따라 니치한 쪽에도 어필할 수 있고요.
Part 3.
리: 그나저나 하민님은 어쩌다 아이기스에서 일하게 됐나요?
하민: 원래 패션 MD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기스 대표님께서 틱톡커 워크샵을 여셨어요. 거기서 틱톡커들이 진짜 활발하게 의견을 냈거든요. MCN 들어가도 뭐 없더라, 관리대상이 아니라 좀 재밌게 일하고 싶다, 영상 터지려면 이게 꿀팁이다… 여기서 아이기스 대표님께서, 자기는 나이가 들어서 힘든데 틱톡커들과 어울릴 만한 바이브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연봉은 맞춰줄 테니, 너가 이야기한 그 일 한번 해봐라… 그래서 입사하게 된 거죠.
리: 어떤 이야기를 했기에, 즉석 스카우트된 건가요…
하민: 틱톡커의 꾸준한 창작활동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저는 어지간한 직장인 월급만큼은 버는데, 그건 틱톡이 아니라 인스타 덕분이에요. 제 인스타 팔로워는 틱톡 1/10밖에 안 되는데, 광고단가는 비슷해요. 거기에다가 틱톡은 영상 아이디어 짜야해, 시안 찍어 보내야해, 온갖 피드백 받아야해… 근데 인스타는 그냥 친구랑 카페에서 사진 몇 장 찍어보내면 끝이거든요.
리: 그러면 창작자의 활동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나요?
하민: 금액은 많지 않더라도 꾸준히 광고를 주면 됩니다. 틱톡커에게 필요한 건 대박 광고 한두 건이 아니에요. 유명한 틱톡커들 사실 되게 불안해해요. 한번 광고 들어올 때 500 받고 몇 달을 손가락 빨고 그러거든요. 1회당 300, 1000, 이렇게 받는 것보다, 꾸준히 월급처럼 들어오길 원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유명 MCN의 탑급 틱톡커 단가만 보고 지레 연락도 않는 거죠. 그러면서 틱톡커들은, 어린 게 돈만 밝힌단 이야기 듣고 상처받고…
리: 그러면 아이기스의 틱톡 광고는 어떤 모델인가요?
하민: 저희 틱톡 상품은 물건 대량구매할 때, 도매가격이나 할인이 되는 것처럼 많은 틱톡커들을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이에요. 돌아다니는 틱톡커 광고단가 보면, 다들 수백만원, 심하면 수천만원씩 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비싸게 받지 않아요. 그러니까 광고회사, MCN들이 단가는 높여뒀는데, 정작 일이 들어오는 건 극소수의 틱톡커에 불과해요. 누구는 한 건에 천만원 넘게 받는데, 대부분 유명 틱톡커는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에요.
Part 4.
리: 근데 팔로워 수백만 되는 사람한테 “야, 100만원 콜?” 이거 되게 실례되는 행동 같은데…
하민: 아니, 그렇지 않아요. 그거야말로 진짜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에요. 오히려 틱톡커들이 힘들어하는 건, 기업들의 빡빡한 가이드라인이에요. 광고비는 부차적인 문제예요.
리: 아니, 그래도 돈 많이 주면 일단 형 아닙니…
하민: 지금도 입소문 타고, 저희랑 같이 일하려는 틱톡커가 계속 넘어오고 있는데요. 그 가장 큰 이유가, 외부 광고 가이드라인이 너무 단단해서 애들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저희 핀플리 광고를 틱톡커들이 좋아했던 이유가 가이드라인이 없었어요. 그냥 ‘무료음악 앱 핀플리’만 언급하면 됐거든요.
리: 아니, 그러면 광고효과가 있나요-_-?
하민: 저는 오히려 가이드라인이 광고효과를 막는다고 생각해요. 핀플리 광고는 ‘무료음악 앱 핀플리’만 달면 됐잖아요? 장난으로 다른 회사 광고에 해시태그를 달아봤어요. 그러니까 영상 하나로 2개 광고비를 받더라고요. 그냥 재미로 제 온갖 다른 영상에도 핀플리 해시태그를 달았어요. 그러니까 제 친구들도 아무 생각 없이 핀플리 해시태그를 달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훨씬 더 퍼진 거죠.
@2003rockstar 입고 싶은 데로 입자구~@markgonzales_kr #핀플리 #옷고를때 #무료음악앱 #markgonzales #마크곤잘레스 #NTC_챌린지 ♬ We do not care – JQ
무성의한 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놀면서 광고하는 거다
리: ……………….
하민: 그러니까 클라이언트는 자꾸 틱톡을 광고라 생각하고 접근해하는 게 문제예요. 그리고 자신들의 선입관을 씌우죠. 예를 들어 저희가 섭외를 도와준 소개팅 앱 G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 노출이 많이 되게, 그리고 남녀 비율을 7:3으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렸죠. 틱톡은 그렇게 접근하면 안된다고. 크리에이터의 컨셉에 맞게 유쾌하게 풀어가는 게 중요하지, 어른들이 쓰는 SNS 광고 공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저만 해도 인스타와 달리 틱톡은 남자 팔로워가 더 많아요.
리: 그렇다고 너무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욕 먹을 영상이 나올 위험도 있지 않나요?
하민: 보통 틱톡 광고주들은 이거 해줘, 저거 해줘, 하면서 상상력을 제약해요. 반대로 이런 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면서 왜 그런지 설득해야죠. 예를 들어 경쟁사 비방은 절대 안되는데 그 이유는 뭐예요… 소개팅 앱 G 같은 경우에도 외모 관련, 성적 발언, 이런 건 하지 말아달라 했죠. 그것만 지키면 되니, 틱톡커들 상상력이 폭발했고, 그 결과 G의 1회 틱톡 캠페인이 총 2,300만뷰가 나왔고 영프린스는 130만뷰로 틱톡커들에게 자유를 준 효과가 엄청났어요.
@ziro_prince_s.s #광고 여친 자랑이 위험한 이유😨 #글램 #소셜엔터테인먼트 #글램라이브 #glam @glam_live ♬ 오리지널 사운드 – 영프린스👑
댓글 반응도 엄청나다, 자유로운 광고의 힘이다
Part 5.
리: 근데 틱톡커들 광고 영상 보면, 유튜브나 인스타와 달리 너무 제품 소개나 설명이 없는 것 같은데요.
하민: 네. 맞아요.
리: 그러면 광고주 입장에서 좀 그렇지 않나요? 내 돈 쓰고, 이야기한 제품 설명은 안되고…
하민: 얼마 전에 지인이, 왁싱크림 광고를 왜 틱톡커랑 하냐는 질문을 했어요. 틱톡커들 주변 나이는 아직 제모크림 쓰기에는 좀 이르잖아요? 그런데 제가 계속 반복하지만, 틱톡커를 너무 기존 광고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광고만 해도 예전에는 성능 위주로 이야기했지만, 아이폰 광고 보면 막 성능 자랑하진 않잖아요? 그냥 사람들 나와서, 멋진 음악 듣고 영상 세련되게 돌아가고 그러다 끝나잖아요?
@bokdeuk #광고 여동생몰래 왁싱하기 #추천 #바나다왁싱 #에이블리 #셀프왁싱 ♬ 오리지널 사운드 – 복득이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요즘 애들은 이렇다 받아들여야 한다
리: 음… 그렇긴 하지요?
하민: 티비 광고, 또 유튜브 PPL도 되게 기를 쓰고 만들잖아요. 틱톡은 그렇지 않아요. 저희랑 계약한 크리에이터가 150명 정도 되는데, 우리들끼리 단톡방이 따로 있어요. 또 예를 들어 핀플리 광고를 시작하면,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단톡방을 따로 만들어요. 거기서 서로 영상 올리며 이거 어때? 저건 어떨까? 쉴새 없이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아요.
리: 이건 뭔가 광고를 만들기보다는 같이 어울려 노는 느낌 같네요;
하민: 맞아요. 같이 노는 거죠. 생각보다 팔로워 수십만, 백만대도 재미삼아 하는 분들이 많아요. 파워블로거처럼 광고 들어오면 성의 있게 쓰자, 이러지 않아요. 그냥 수익이 난다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러니까 이분들에게 중요한 건 광고도 재밌게 놀면서 만들 수 있는 환경이지, 엄청난 광고비가 아니에요. 그래봤자 큰 건 한번 받고 몇 달 일이 없어 불안하기만 하죠. 저희는 그걸 가능하도록 수십수백명의 틱톡커 챌린지를 진행하는 거고요.
리: 근데 아이기스에 탑 틱톡커도 많잖아요? 이분들 팔로워 수가 수백만인데도 일이 안 들어와요?
하민: 그분들이야 잘 벌죠. 사실 애매한 건 그 밑에 수십만 팔로워 수준 분들인데, 유튜브는 이미 이런 분들이 카테고리 잡고 많이 벌잖아요? 이건 아직 유튜버와 달리 틱톡커 분들이 광고업계 어른들과 가깝지 않은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어린 틱톡커 관리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러니 친한 틱톡커한테만 일을 줘요. 저도 지난 번에 모 회사 파티 한번 다녀왔는데, 너무 잘나가는 일부 틱톡커들만 챙기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 잘나가는 틱톡커도 수시로 바뀌어요. 틱톡은 워낙 흐름이 빠르니까.
Part 6.
리: 허허… 틱톡커들 어릴텐데 상처받겠네요…
하민: 네. 예전에 군소 MCN 많을 때, 이쪽에서 틱톡커 엄청 계약 많이 했거든요. 그때 힘들어한 틱톡커들이 되게 많아요. 2년 정도 묶여있는데, 광고는 꼭 회사 통해 받아야 하고, 단가 높으니 일은 안 들어오고, 회사는 탑 틱톡커만 챙기고… 그래서 애들은 계약 해지하고 싶어하는데, 심한 곳은 그때 계정을 넘기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는 회사도 있었어요. 회사에서는 그 영상을, 가이드 위반되는지 테스트하는 계정으로 쓰고…
리: … 그러면 아이기스의 계약은 어떻게 다른가요?
하민: 저희는 말이 계약이지, 독점력이 전혀 없어요. 우리가 주는 광고 중 받고 싶은 광고만 받아라, 우리 말고 다른 회사에서 주는 광고 개인적으로 따로 받아도 된다, 원하면 언제든지 계약해지해도 된다… 대신 우리랑 같이 하면, 월급처럼 꾸준히 받아갈 수 있는 광고 물량은 줄게… 이런 거죠.
리: 엥. 근데 이 정도면 계약서 효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하민: 어찌 보면 그렇죠. 소속보다는 크루 같은 개념이니. 그런데 서로 안 맞는데 같이 해봐야 기분만 상하잖아요. 저희도 딱 맞는 틱톡커랑 이야기하는 게 편하고, 틱톡커도 여러 회사 중 우리가 잘 맞는 회사여야죠. 저희 지금까지 계약한 200명 중, 해지한 분이 7명밖에 안 돼요. 계약 때문에 질질 끌며 같이 하는 거 많이 봤는데, 서로가 불행해지더라고요. 틱톡커 입장에서는 자기를 무시한다 생각하고, MCN 입장에서는 큰 회사 광고 들어오면 당연히 탑티어부터 챙겨줄 수밖에 없고…
리: 그런데 아이기스에서는 광고를 꾸준히 주는 인식의 전환으로 이를 풀어냈다…
하민: 네. 광고주 입장에서는 전혀 부담 없죠. 합쳐서 합쳐서 약 팔로워 910만명인 탑티어 5명에 500만원, 여기에 총 팔로워 2400만명 50명에 750만원… 기존 단가 20%도 안 될 걸요. 그런데도 저희랑 같이 하는 틱톡커들은 재밌게 해요. 꾸준히 일 들어오니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좋고, 또 저희는 그걸 재밌게 풀 수 있도록 노력해요. 핀플리 같은 경우, 발렌타인 때는 발렌타인 노래,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노래, 이렇게 월별로 꾸준히 챌린지를 주니, 광고 만드는 걸 아이디어 경진대회처럼 즐기곤 해요.
리: 기업은 이걸 광고 내리기보다, 크리에이터 후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될까요?
하민: 물론 돈을 썼으니 당연히 성과를 내려는 건 당연하겠죠. 그런데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기다려도 괜찮아요. 팔로워가 많지 않은 틱톡커들은 광고 받은 것 자체가 자랑거리에요. 신분증이 없어서 돈도 부모님 통해 받거나, 아니면 카톡 기프티콘으로 주거든요. 그거 가지고 카페 가서 케이크 쏜다, 이거 자체가 어린 틱톡커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되도록이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광고 측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낳더라고요.
Part 7.
리: 그러면 아이기스는 뭘로 돈을 버세요? 광고주들 수수료로 버는 건가요?
하민: 네. 그런데 굉장히 낮아요. 딱 10%만 가져가요.
리: 수수료는 왜 그렇게 낮게 가져가세요?
하민: 저희가 큰돈 주는 것도 아닌데, 많이 떼어가면 양아치 같잖아요. 10만원 주는데 10만원 남기면 양아치죠. 근데 이걸 또 틱톡커들도 다 알아요. 광고주만 소개해주고, 수수료 많이 떼어가는 회사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신뢰가 생기지 않고, 이 바닥이 좀 아사리판이 난 것이기도 하고…
리: 그래도 탑틱톡커 분들은 좀 남지 않나요?
하민: 아, 그 분들은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광고비 전액을 드려요.
리: 그건 또 왜죠?
하민: 저희를 통하면 그분들과 저렴하게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그분들이 급 낮은 분들이 아니잖아요. 틱톡계의 GD 같은 분이, 작은 광고회사와 함께 해주는 게 영광인 셈이죠. 그리고 이분들이 되게 좋은 게, 정말 연예인처럼 소속사를 빛내줘요. 탑틱톡커 분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아이기스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 틱톡커들이 많아요. 거기에 저희는 카톡방으로 수시로 대화도 나누니까, 돈 내고서라도 엮이고 싶죠. 그런데 우리는 꾸준히 광고 물량 주고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죠.
리: 그러면 너무 안 남는 장사 같은데요.
하민: 당장에 적게 벌더라도, 틱톡커에게 좋은 광고회사가 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광고주들도 점점, 틱톡커와 이렇게 함께 해야 하는지 알게 될 거니까요. 그러면 틱톡커 한두명에게 일 던지고 마는 비효율적인 광고를 벗어나, 100명 이상 틱톡커와 함께 왁자지껄 파티 벌이듯 함께 노는 쪽으로 갈 거라고 봅니다.
Part 8.
리: 뭔가 옛날옛적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 같네요.
하민: 맞아요. 저도 틱톡커지만, 여기가 또 하나의 세계거든요. 틱톡커들끼리는 나 영프린스님 봤다, 그 분이랑 DM했다, 친해졌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고… 또 탑티어 분들 각각의 세계도 다양해요. 그냥 돈 때문에 하니까 돈 안 주면 안 움직여, 돈은 많지 않아도 나 연예인 대우해 줬으면 좋겠어, 혼자 다 만들 수 없으니, 내 아이디어 줄 테니 만들어봐… 다양해요.
리: 뭔가 연예인인 듯 아닌 듯 느낌이네요.
하민: 이게 좀 다른 재능이라서… 연예인은 정말 예쁘고 잘생기고, 노래에 연기도 잘해야 하고… 영화감독이나 PD는 정말 영상 제작 잘하고 각본도 잘 맞춰야 하고… 그런데 틱톡커는 이도저도 아니죠. 음… 어찌 보면 틱톡커는 매력 그 자체예요. 오히려 너무 잘난 느낌 준다, 너무 영상이 세련됐다, 이런 것보다 진짜 날 것 그대로의 매력? 사람 그 자체예요. 그래서 틱톡커들 중 계정 사라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분도 많아요. 트위터에 나 계정 새로 팠다, 하면 그대로 다 팔로워가 모이니까.
리: 하지만 날 것 그대로면 또 기업 광고를 받는데 한계가…
하민: 그렇죠. 우리 아이기스가 그걸 조금씩 바꿔나가려 하는 거고… 어찌 보면 틱톡커는 서비스와 제품의 매력을 ‘다양하게’ 전달하는데 최적화된 이들이라 생각해요. 파워블로거처럼 전문성에 힘쓰거나, 유튜버들처럼 각 잡고 찍지 않아도, 자기가 보는 제품과 서비스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거든요. 심지어 굳이 사람일 필요도 없어요. 동물 계정도 인기 많고, 어떤 분은 그림자로, 어떤 분은 상어인형, 어떤 분은 드론… 이렇게 수십명의 다양한 시각으로, 제품을 알리는 걸 넘어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cool_eun0118 제일 슬픈 짝사랑 썰 고정 #추천 #그림자#짝사랑썰#서늘 #givelove#오조오억년만에_추천 #고정#추천#손댄스_만들었당 #손댄스 ♬ original sound – Chris Andrian Yang
그림자 틱톡커 서늘, 틱톡은 이렇게 다양한 개성이 존재하는 사회다
리: 정말 별의별 사람이 다 있군요.
하민: 네. 그래서 저는 애초에 틱톡에서는 브랜드를 너무 한정지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틱톡커들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2차 저작권 활용도 허락해주고는 해요.
리: 에… 2차 저작권 프리면 크리에이터들 반발 있지 않아요? 뷰티 유튜버들 2차 저작권 되게 단가 비싸던데…
하민: 우리는 일회성 광고가 아닌, 광고주와의 지속적인 광고를 지향해요.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광고를 만들고, 서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거죠. 어차피 틱톡은 1분 내외의 숏폼 영상이잖아요? 2차 저작권 활용에 과도한 비용을 받기보다, 차라리 맘대로 쓰되 저희와 2차, 3차 캠페인을 같이 하자는 거죠. 괜히 돈 받고 2차 저작권 허용했는데 잘 안 되면 서로 부담인데, 그러기보다는 계속 서로 잘되게 밀어주자는 취지예요.
Part 9.
리: 근데 님… 실례지만 넘 나이를 알 수 없는 외모라, 몇 년생이셔요?
하민: 아, 저는 올해 20살… 03년생입니다.
리: 우와… 03… 한일 월드컵 때 이 세상에 없었군요…
하민: 아, 네… 그런데 제가 어려서 이 일에 잘 맞기도 해요. 쓰는 말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서 어린 틱톡커 분들에게 ‘내방 후 미팅 가능할까요?’라고 하면, 내방은 뭐고 미팅은 뭐고 이럴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아예 대화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수백명 틱톡커와 이야기하다 보니, 어떤 경우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시나리오가 선 거죠. 근데 아무리 그렇게 매뉴얼화해도, 결국 같은 틱톡커로 계속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 같아요.
리: 그 많은 틱톡커 한분한분 이야기하는 것도 일이겠네요;;;
하민: 그렇죠. 그런데 반대로, 이런 일상적 대화를 통해 틱톡 광고업계의 문제를 많이 알게 돼요. 예로 틱톡커들이 제때 광고 납품 안한다고 개념 없다고들 하거든요. 근데 아무리 이 친구들이 틱톡커고 크리에이터지만, 시험 기간에는 여유가 잘 안 난단 말이죠. 하고 싶어도 부모님 눈치도 봐야 해서 힘들어요. 이런 거 들어주고 받아들여주고, 이런 작은 대화 하나하나가 크루들을 더 뭉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리: 알겠습니다.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민: 틱톡 유니버스를 만들어 틱톡커들끼리 단편 영화, 시리즈물과 같은 여러 가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마블에 어벤져스와 같이 히어로들이 모여서 한 영화에 출연에 엄청난 이슈를 만드는 것처럼 틱톡도 많은 크리에이터가 모여 영상을 제작한다면 틱톡에서 큰 쟁점이 되고 모두에게 이득 될 것이기에 모두 함께 도전하려 합니다.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하민: 저희는 보기 싫은 광고가 아닌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듭니다. 많은 광고주들이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