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가 빚어낸 맥주는 특별한 것이 있다.”
우리의 세계 여행은 맥주 가게에 가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각 나라의 맥주를 마셔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다. 우리는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이 좋아하는 나라의 맥주로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특별한 날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하면 시키는 맥주는 정해져 있었다. ‘에델바이스’ 오스트리아 맥주.
에델바이스를 까면 세계맥주 가게에는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텔레비전 드라마만 보다가 아이맥스 영화관을 간 느낌. 아니, 작고 어두운 맥주 가게가 청정 공기의 알프스로 느껴진다고 할까나?
그렇다. 에델바이스의 신선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 입안 가득 퍼지는 허브의 향긋한 풍미는 맥주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조차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좋은 맥주는 마실수록 가치를 알아보는 법. 오늘은 이 설렘의 에델바이스가 어디에서 왔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근본 중의 근본! 1세대 밀맥주가 알프스에서 태어난 이유는?
에델바이스의 고향은 오스트리아 서부 잘츠부르크다. 이곳은 모차르트가 태어난 음악의 성지이자, 알프스 산맥의 관문,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로 유명한 장소다. 1646년 잘츠브루크 근교, 알프스 산맥의 아래 양조장이 지어졌다. 이름은 ‘칼텐하우젠’이다.
칼텐하우젠의 탄생에는 알프스가 역할을 했다. 알프스에는 순수한 물이 흐르고, 허브들이 자라고 있었다. 게다가 산맥 아래는 상쾌하고 차가운 공기가 오가기 때문에 맥주를 양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자연이 만들어주는 냉장고라고 할까(아니다).
자연과 함께 태어난 칼텐하우젠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밀맥주 양조장이 되었다. 이곳의 레시피는 그리고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의 맥주로 꽃을 피우게 된다. 잘츠브루크 사람들은 자신들의 맥주가 독일 바이에른의 밀맥주 양조장들보다 더욱 역사가 오래되었기에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고. 그런데 에델바이스는 독일의 밀맥주와는 맛이 약간 다르지 않나?
바이젠, 위트비어, 블랑? 밀맥주에도 계파가 있다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밀맥주는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 심지어 독일의 ‘맥주순수령(보리와 물, 홉으로만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피해 간 맥주였다. 맥주순수령을 선포한 빌헬름 4세(를 비롯한 귀족들)도 밀맥주를 좋아했거든.
풍성한 거품과 부드러운 맛은 법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맥주순수령이 미치지 않았던 오스트리아나, 벨기에 등은 더욱 다양한 허브와 재료로 맛있는 밀맥주를 빚어냈다.
바이젠, 위트비어(윗비어), 블랑 등 밀맥주를 부르는 말 또한 다양하다. 모두 ‘하얀색’이라는 단어다. 아직 투명하고 황금색의 필스너가 인기를 끌기 전의 맥주들은 모두 둔탁한 색깔이었거든.
다만 스타일에 따라 나눠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바이에른식 바이젠 맥주는 맥주순수령의 기본재료에 밀을 더한 맥주다. 바나나나 바닐라향을 느낄 수 있고 포근하다. 그다음은 위트비어다. 독일이 재료에 한정을 주고 맥주를 만들었을 때 위트비어는 부가 재료를 넣어 독특한 맛과 상큼한 향을 만들어냈다. 양조자를 넘어 연금술사 같은 모습이었다고 할까? 에델바이스는 허브향을 더한 밀맥주 위트비어다.
알프스의 청정함과 상쾌함이 들어있는 에델바이스
많은 맥주 이름 중에 왜 ‘에델바이스’였을까? 에델바이스는 오스트리아의 국화다. 고귀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얗고 예쁜 꽃로 알프스를 상징하기도 한다. 순수함을 뜻하는 독일어 ‘Edel’과 하얀색이라는 ‘Weiss’가 아닌 ‘Wessbier(바이스 비어)’를 합친 말이라고 한다. 언어적인 유희를 섞었다고 할까?
에델바이스에는 알프스의 정취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알프스 산맥의 깨끗한 물이 들어가 있고, 훌륭한 밀은 물론, 마운틴 허브를 통해 마치 청정하고 상쾌한 알프스 공기를 맡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술자리에 가면 퀴퀴한 향을 우아하게 바꿔주는 아름다운 맥주다.
에델바이스를 잔에 따르면 밝은 색 맥주가 잔을 채우고, 그 위를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온다. 알프스 산맥의 쌓인 눈 같은 거품은 카푸치노처럼 부드럽다. 뒤이어 맥주가 들어오면 부드러운 향과 맛이 입안을 감돈다. 보통의 밀맥주가 풍부하고 진득한 맛이라면, 에델바이스에는 우아하고 풍성한 느낌이 가득하다.
에델바이스를 잔에 따르면 밝은 색 맥주가 잔을 채우고, 그 위를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온다. 알프스 산맥의 쌓인 눈 같은 거품은 카푸치노처럼 부드럽다. 뒤이어 맥주가 들어오면 부드러운 향과 맛이 입안을 감돈다. 보통의 밀맥주가 풍부하고 진득한 맛이라면, 에델바이스에는 우아하고 풍성한 느낌이 가득하다.
FEEL THE ALPS, 동네 맥주에서 세계인이 사랑하는 맥주로
추억 속 술자리의 주인공, 세계맥주 가게에서 가장 비싸고 맛있던 그 녀석. 에델바이스는 2018년부터 국내에 정식 수입이 되어 더욱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2003년 하이네켄그룹에 인수되고 세계 곳곳에서도 알프스의 정취를 에델바이스로 전달하고 있다.
알프스가 빚어낸 맥주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화사하고 상쾌한 맛과 향은 그 날의 맥주 자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단지 맥주를 마셨을 뿐인데 어떤 순간은 추억 속으로, 또 어떤 순간은 알프스의 하얗고 청정한 자연 속으로 데려간다. 이것이 바로 오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델바이스의 특별한 힘이 아닐까?
원문: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