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포늪 그믐날 밤 산책 밤길을 걸었다. 우포늪에서였다. 우포늪 어떤 부분은 밤이 되면 칠흑같이 깜깜하다. 사람 불빛이 사방 어디에서도 새어나지 않는다. 5월 25일, 그믐날이었다. 날씨는 아침부터 청명해서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었다. 술판을 접고 산책을 나선 것은 밤 10시 30분 즈음이었다. 벌레들 소리가 요란했고 나무들 바람에 쓸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며 풀냄새가 짙었다. 7,000원을 주고 장만한 손전등은 조그마했다. 필요할 때만 최소 범위에서 밝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 [Read more...] about 달이 너무 밝으면 별도 은하수도 빛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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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기, ‘뿌리깊은 나무’의 삶과 생각
얼마 전 쓴 글에서 밝혔듯 나는 요즘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직접 가보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방식으로 전시의 일부나마 더듬거리며 들여다보고 있다. 필요하면 아이에게 부탁하여 현장에서 판매하는 자료집이나 전단을 대신 구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남도전통문화연구소의 한창기 20주기 추모 전시회 《뿌리깊은 나무의 미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서울로 가는 대신 아이에게 그 전시회에 가 보라고 했고, 아이는 5월 초 … [Read more...] about 한창기, ‘뿌리깊은 나무’의 삶과 생각
우리의 뇌가 다이어트를 방해한다?
수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성공해도 조금 있으면 다시 본래 체중을 되찾는 경우 역시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많이 먹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경우 먹는 걸 줄여도 체중 조절이 쉽지 않은 것은 체중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몸이 이런 상황에 적응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먹는 걸 줄여도 에너지 소비도 같이 줄기 때문에 체중 감량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체중을 감량할 때는 열량 … [Read more...] about 우리의 뇌가 다이어트를 방해한다?
왜 영국만 18세기에 실질임금이 상승했을까?
일전에 소개했던 글 ‘세계경제사 -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임금이 상승하고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는?’에서 동양에 비해 서유럽, 특히 영국 런던의 실질소득이 높았던 것이 산업혁명 발생의 이유였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 논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산업혁명 이전 시절,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본은 희소하고 대신 노동력은 풍부했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기계를 투입하느니 남아도는 인력을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서유럽, 특히 영국은 지속적인 실질임금의 … [Read more...] about 왜 영국만 18세기에 실질임금이 상승했을까?
박준영 변호사, 법과 약자를 말하다
법에 최초로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사회문화와 정치 과목을 통해서 법의 기본적인 이름을 알게 되었고, '법과 사회'라는 과목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배우는 재미에 빠졌다. 성적이 좋았다면 정말 법대를 가고 싶었으나 실력이 되지 못했다. 사회탐구 과목 법과 사회에서는 고득점을 받았지만 역시 수능시험의 수학을 비롯한 주요 세 과목을 너무나 못 봤었다. 아마 그 당시 나는 법대를 가겠다는 확고한 목표보다 그냥 대학을 가고자 할 뿐이었던 것 같다. 나는 간절하지 … [Read more...] about 박준영 변호사, 법과 약자를 말하다
8년, 노무현을 다시 배웅하면서
8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죽음을 심상하게 받아들이려 했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어서가 아니라 그 죽음은 너무 무겁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그것은 ‘운명’이라는 짧은 유서를 남겼던 그 자신뿐 아니라, 참담한 부음 앞에서 목 놓아 울었던 시민들의 가슴에 화인처럼 찍힌 뜨겁고 아픈 한과 슬픔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꿈과 희망'이고, '환멸'이고 '배신'이었다 그는 내가 표를 주어 당선된 첫 번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재임 기간 중에 … [Read more...] about 8년, 노무현을 다시 배웅하면서
손석희, 배우 송강호를 인터뷰하다 : 보고 싶었던 ‘투샷’
JTBC 뉴스룸 목요 문화 초대석, 배우 송강호와 앵커 손석희의 멋진 만남 어제 JTBC 뉴스룸에서 배우 송강호와 앵커 손석희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많은 사람이 보고 싶어 했던 투샷이라고 생각한다. 앵커 손석희는 공정한 보도를 통해서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배우 송강호는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두 사람이 서로 처음 만났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웃는 모습이 '이제야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벗어나 … [Read more...] about 손석희, 배우 송강호를 인터뷰하다 : 보고 싶었던 ‘투샷’
“에이리언: 커버넌트” 열광하거나 실망하거나
"평가의 범주를 넘어섰다. 리들리 스콧은 영화 철학자다." "<프로메테우스>의 세계관은 사라지고 진부함만 남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린다. 보통 평이 갈릴 땐 평론가와 관객 사이에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전적으로 호불호의 차이다. 이 영화의 서사구조가 어느 정도 미흡하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별다른 사연 없이 등장해 희생되는 등장인물들은 소모적이고, 마지막 반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 [Read more...] about “에이리언: 커버넌트” 열광하거나 실망하거나
스마트 농업, 먼저 온 미래: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농업의 조건
2016년 6월 바이엘(Bayer)이 몬산토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는 큰 뉴스였다. 거대한 종자 및 농업 케미컬 기업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지 던 때라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2016년 3월에는 켐차이나가 430억 달러에 신젠타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었고, 그보다 앞선 2013년에는 중국 육가공업체인 솽후이(雙匯)가 미국 최대 축산 패커인 스미스필드(Smithfield) 사를 71억 달러에 인수했다. 각 기관에서는 세계 종자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바빴다. 그런데 … [Read more...] about 스마트 농업, 먼저 온 미래: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농업의 조건
친문의 분노와 친문패권주의
한경오와의 전쟁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진보언론과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의 충돌이 예상보다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은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 ‘한경오’로 지칭되는 진보 언론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 반노 경향의 논조로 노무현 정부의 실패, 나아가 노무현의 죽음에까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지자들은 영부인 김정숙 씨를 ‘김정숙 씨’라 지칭했다는 점이나, 기사 제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라 칭하면서 문 대통령은 ‘문’이라고 칭한 점, 한겨레 … [Read more...] about 친문의 분노와 친문패권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