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링클레이터만큼 시간이라는 관념을 작품 내외적으로 활용하는 감독이 있을까? 그는 작품 사이 9년의 간격을 두고 18년 동안 공개된 <비포> 트릴로지와 12년의 시간을 담은 <보이후드>를 만들었다. 링클레이터의 힘 있는 기획력과 한 편의 작품을 위해 뭉치는 영화 공동체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루이스 블랙과 카렌 번스타인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는 1991년 <슬래커>로 데뷔한 링클레이터의 영화관을 … [Read more...] about 영화는 공동창작예술이라는 시선과 태도 ‘리처드 링클레이터: 꿈의 연대기’
영화
우리가 여성 스파이 액션 영화에 바라는 모든 것 ‘아토믹 블론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의 베를린, MI6의 에릭 그레이(토비 존스)는전세계 모든 스파이의 신상과 행적이 마이크로필름에 담긴 리스트를 위해 로레인 브로튼(샤를리즈 테론)을 보낸다. MI6의 베를린 지부장 데이빗 퍼시발(제임스 맥어보이)과 공조하여 리스트를 회수하는 것이 로레인의 임무. 하지만 영국을 비롯해 독일과 미국, 소련 등 많은 국가에서 리스트를 노리고, 동독과 서독을 오가는 싸움이 벌어진다. 그러던 중 로레인은 프랑스의 신입 요원 델핀(소피아 부텔라)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음을 알게 … [Read more...] about 우리가 여성 스파이 액션 영화에 바라는 모든 것 ‘아토믹 블론드’
‘중독’에 대한 편견과 진실
나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소풍이랍시고 오른 관악산을 비롯해 설악산, 지리산을 포함 여러 산에 올라가 본 바 있지만, 여전히 왜들 산에 올라가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같이 오르던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해봐도 뾰족한 대답은 없다.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르나 누구는 산이 자신을 깨끗하게 해주고 정신 집중을 하게 만든단다. 몸을 깨끗하게 하려면 목욕을 할 일이며, 생각을 정리하려면 조용히 일기를 쓸 일이지, 왜 하필 산이란 말인가. 누구는 운동을 위해서란다. 산은 오를 때는 … [Read more...] about ‘중독’에 대한 편견과 진실
자기애적 부모로부터 탈출하기
라푼젤만의 고유한 서사 영화 <라푼젤>은 우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귀여운 동물 조연? 나온다. 끝없는 노래들? 나온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나 장면들? 당연히 나온다. 그것도 이번엔 3D로. 생기발랄하고, 착하고, 아름답고, 순수하고, 용감하고, 현명하기까지 한 여자 주인공? 물론 나온다. 그에 걸맞게 순진해서 주인공에게 장단맞춰주는 사람들? 빠지면 섭하다! 감화해 개심하는 남자? 나온다. 절대 뉘우치지 않아 파멸하는 악역? 두말할 … [Read more...] about 자기애적 부모로부터 탈출하기
두뇌싸움을 포기한 데스노트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영화 <데스노트>가 공개됐다. 오바타 다케시와 오바 츠구미의 소년 점프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미 일본에서 TVA와 2부작 영화(그 외 스핀오프 두 편)로 제작됐었고, 국내에서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한 작품이다. TVA를 제외하면 『데스노트』를 영상화한 대부분의 작품은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넷플릭스가 <블레어 윗치>의 애덤 윙가드를 기용해 제작하는 <데스노트>에 대한 기대는 굉장했고, … [Read more...] about 두뇌싸움을 포기한 데스노트
천만 영화 등극한 ‘택시운전사’에서 잊어선 안 될 6가지
1.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의 2가지 공로 대한민국 5,000만 명 인구 중 5분의 1인 1,000만 명이 관람한 ‘천만 관객 돌파 영화’는 20~30대 청년층과 40~50대 중·장년층의 고른 지지를 받아야 가능합니다. 극장의 주 고객 20~30대 청년층의 SNS에 올리는 평점, 리뷰 등 입소문이 그 출발점입니다. 이렇게 형성된 입소문은 중·장년층의 관람을 이끕니다. 그리고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영화로 등극하고 질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택시운전사〉는 두 가지 역사적 사실을 … [Read more...] about 천만 영화 등극한 ‘택시운전사’에서 잊어선 안 될 6가지
픽사가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의 22가지 법칙
"세상의 모든 뛰어난 글의 처음은 대부분 최악이었다." 앤 라모트(Anne Lamott) 픽사의 전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엠마 코트(Emma Coats)는 그녀가 감독과 동료에게 배운 픽사의 스토리텔링 법칙을 22가지로 정리해 ‘#storybasics’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블로그, 소설, 프레젠테이션 등 스토리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적용될 법칙이기에 소개한다. 1. 캐릭터가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을 더 … [Read more...] about 픽사가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의 22가지 법칙
기준 없이 인간성을 논하는 실책, ‘몬 몬 몬 몬스터’
※ 이 글은 영화 <몬 몬 몬 몬스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한 고등학교, 주인공은 학급의 왕따이며 학급비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담임과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를 주도한 일진 패거리를 찾아가 따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력과 조롱일 뿐이다. 이를 몰래 녹음해 담임에게 들려주지만, 담임은 그저 불경을 외우며 진정하라고 한다. 그러던 중 일진 패거리에게 이끌려 어느 낡은 아파트에 있다는 보물을 훔치러 간다. 보물상자로 보이는 … [Read more...] about 기준 없이 인간성을 논하는 실책, ‘몬 몬 몬 몬스터’
신선하지만 영화를 지탱하지 못한 아이디어 ‘데이브 미로 만들다’
<데이브 미로 만들다>는 신선한 시놉시스와 직접 골판지 상자를 자르고 붙여 만든 거대한 세트, 미셸 공드리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아날로그 특수효과 등을 동원해 만들어진 독특한 비주얼의 작품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애니(미라 로힛 쿰브하니)는 집 거실에서 박스로 만들어진 미궁을 발견한다. 남자친구인 데이브(닉 순)가 주말 동안 만들어낸 골판지 박스 미궁 속에서 스스로 길을 잃고 말아버린 것.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던 애니는 어렵사리 만들어낸 미궁을 부수지 말아 달라는 데이브의 … [Read more...] about 신선하지만 영화를 지탱하지 못한 아이디어 ‘데이브 미로 만들다’
컬트는 유희적 정신으로 충만한 무심함에서 나온다
가장 성공한 영화 마니아의 이름을 말하라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이 제일 처음 떠오른다. 〈킬 빌〉 〈재키 브라운〉 〈펄프 픽션〉 등 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취향의 범주에 속한 모든 영화를 뒤섞어 만들어낸 결과물처럼 느껴진다. 그의 영화는 언제나 마이너 장르의 변주이자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들의 모자이크와 같았다. 타란티노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이자 그라인드하우스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데쓰 프루프〉는 한 영화에 바치는 그의 고백이자 한 작품을 경배하는 최고의 방식이다. 그가 〈데쓰 프루프〉를 … [Read more...] about 컬트는 유희적 정신으로 충만한 무심함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