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가 요즘 시대를 살아가면서 종종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때가 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하기보다 금방금방 보이는 한 가지 답을 검색해보고, 그 답이 나와 맞는 답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답을 선택한다. 작게 보면 맛집이 그렇고, 크게 보면 진로와 인생이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보는 게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르므로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맛집이 아닐 수가 있다. 하물며 우리의 삶으로 … [Read more...] about 나를 알 수 있는 ‘인생질문’
생활
프루스트 현상: 오직 냄새만이 감정과 추억을 자극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부분이 발병 초기에 후각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후각 상실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뇌 단백질인 ‘타우(tau)’를 과잉생산하는 실험용 생쥐는 후각 상실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타우가 후각 상실의 원인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후각 상실이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환자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많은 파킨슨병 환자도 발병 초기에 후각 상실 증상을 … [Read more...] about 프루스트 현상: 오직 냄새만이 감정과 추억을 자극한다
여행 중 꼰대를 만났을 때 대처법
여행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꼰대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말에 불편해 하거나, 불쾌해 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유형별로 대처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니, 대처법이라기보다는 사실 정신승리 하는 법이랄까요? 1. 시기, 질투형 젊은 사람이 돈이 어디서 났어? 집이 부자야? 팔자가 늘어졌네. 이런 소리 어디 한두 번 듣나요. 그런 분들 다 결국 부러워서 그러시는 겁니다. 그렇다고 얼굴 붉힐 필요는 없습니다. 우물쭈물하며, 이 돈을 내가 얼마나 힘들게 모았고 … [Read more...] about 여행 중 꼰대를 만났을 때 대처법
테이크아웃의 비밀
커피 한잔할까? 맛있게 점심을 먹고 배를 두드리며 다시 사무실로 가려는 와중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하면 할인을 해 준다는 카페의 현수막이 보인다. 보아하니 몇 무리가 줄을 서서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머릿속은 이미 아메리카노의 칼로리가 음료수에 비해 매우 낮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탄산음료 한 잔보다 커피 한 잔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이미 아메리카노 컵을 손에 쥐고 다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한 잔당 1,500원이라는 … [Read more...] about 테이크아웃의 비밀
개미 아저씨의 사랑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은 전쟁 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했다. 그때 나는 지금은 사라진 알래스카 순대라는 함경도 순대집을 촬영 중이었는데 식당 한켠 높다랗게 올려져 있던 작은 TV 화면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비행기 트랩에 나와 감개무량하게 아래를 굽어 보는 장면부터 예상을 깨고 공항에 나온 김정일 위원장이 박수를 치던 순간까지 생생히 지켜 봤었지. 아마 그 순간은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봤고 기억하는 광경이리라 … [Read more...] about 개미 아저씨의 사랑
월셋집 주인은 왜 노인들일까
월셋집 주인은 왜 노인들일까? 텔레비전 드라마나 혹은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집주인의 이미지가 있다. 보통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나 할머니이고, 대개 성격이 깐깐하고 잔소리가 많으며, 월세가 밀리면 잔소리를 엄청 퍼붓는다는 식이다. 반면 집주인이 젊은이이거나, 혹은 회사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왜 한국의 월셋집 집주인은 죄다 노인들일까? 오랫동안 궁금증을 풀지 못했는데,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 덕분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책 209~210 … [Read more...] about 월셋집 주인은 왜 노인들일까
6월 말, 성적 정정 메일을 받는 어느 교수의 소회
6월 말은 일 년 중 가장 괴로운 시기다. "인맥을 통해 기출문제를 구해다가 달달 외운 학생들 때문에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들이 있어서, 지난 네 학기의 시험 문제와 풀이를 수업 자료실에 모두 올려준다. 기출문제라 해봐야 어차피 교과서 예제 수준의 문제들이지만. 그리고 이번 전자기학 중간고사는 총 50점 중에 44점 어치를 기출 문제에서 그대로 냈고, 기말고사도 총 50점 중에 40점 어치를 그대로 냈다. 이런 시험의 평균이 총 100점 만점에 … [Read more...] about 6월 말, 성적 정정 메일을 받는 어느 교수의 소회
점점 더 캐주얼해지는 섹스, 왜?
※ 이 글은 뉴요커지에 실린 기사 「CASUAL SEX: EVERYONE IS DOING IT」를 번역한 글입니다. 자나 브란갈로바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이른 봄날, 자신이 심리학 외래교수로 재직중인 뉴욕대 근처의 작은 커피숍에서 그녀는 우리가 만나 대화하기로 한 주제인 자신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노트북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 사이트가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굵은 테 안경을 쓰고 다양한 표정을 잘 짓는 서른 네살의 … [Read more...] about 점점 더 캐주얼해지는 섹스, 왜?
도로명 주소, 바꿔주소
우리 악연의 시작, ACTIVE-X 새 정부가 우리를 공인인증서와 Active-X로 부터 해방시켜준다는 말을 듣고 광복의 기쁨만큼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정말인가 싶어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정부 홈페이지에서 플러그인 따위를 설치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고 가정해보자.'라는 문구를 읽는데 순간 그런 날이 정말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봄처녀 가슴 설레듯 알싸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정부 관련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제발 오늘 문제없이 … [Read more...] about 도로명 주소, 바꿔주소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 그것이 당신의 적성이다
※ Paul Graham의 「What Doesn't Seem Like Work?」를 번역한 글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수학자였다. 내가 어린 시절 내내 아버지는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사에서 핵융합 모델링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았던 운 좋은 사람 중 하나였다. 어린 시절을 이야기할 때마다 “12살 때쯤 수학에 관심이 생기던 시절”이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영국령 웨일스 지방의 풀헬리(Pwllheli)라는 작은 시골에서 … [Read more...] about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 그것이 당신의 적성이다